환태평양훈련 등 참가…모의전투서 한 번도 안 들키고 28회 공격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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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안창호함 [연합]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건조된 3천t급 1번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Ⅲ)이 161일간의 태평양 왕복 횡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일 오전 진해 해군기지로 복귀했다.

 

지난 3월 25일 진해 해군기지를 출항한 도산안창호함은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항과 미국 하와이, 괌 등을 거쳐 다시 진해로 복귀하는 동안 총 2만8천여㎞ 거리를 항해했다.

 

대한민국 잠수함이 태평양을 횡단한 것은 도산안창호함이 처음으로, 이번 기록으로 우수한 작전 지속능력과 장비 신뢰성, 승조원 편의성을 입증했다고 해군은 자평했다.

 

도산안창호함은 출항 기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다국적 해상훈련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참가했다.

 

도산안창호함 모의전투에서 다른 함정에 단 한 번도 들키지 않으면서 총 28회의 모의 공격에 성공해 국산 잠수함의 우수한 전투능력과 은밀성을 자랑했다.

 

도산안창호함은 또한 한국-캐나다 연합협력훈련에도 참가해 양국 해군 간 상호운용성을 확인하고, 지휘통신체계인 연합 C4I 체계를 활용해 캐나다 태평양함대사령부와 교신하며 다국적 작전지휘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해군은 이날 오후 경남 창원시 해군잠수함사령부 연병장에서 곽광섭 해군작전사령관(중장) 주관으로 도산안창호함 입항 환영행사를 거행한다.

 

이병일 도산안창호함장(대령)은 "대한민국 해군과 잠수함의 역량을 입증해 낸 도산안창호함의 161일간의 항적은 전 세계에 국산 잠수함의 위상을 드높인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라며 "도산안창호함은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침묵의 수호자'로서 앞으로도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김철선 기자 >

 

 

 

 

지지율 하락에 국정동력 확보 노린 중폭…중기 이소영, 성평등 용혜인 발탁

조국혁신당 이해민 AI수석으로 … 하정우 재등용, 김경수 정무특보 등 인선

 

김승원 공취모 출신 입길,  경제는 관료들 다시 등장,  국방 문민장관 단명 또 육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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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비서실장, 2차 개각 인사 발표  = 강훈식 비서실장이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8.30 superdoo82@yna.co.kr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재선 김승원 의원이 30일 발탁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6곳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애초 법무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공석만 채우는 '순차개각'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이 대통령은 집권 2년차 국정 전반에 걸친 추진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폭 이상의 일괄 개각을 택했다.

 

우선 김 후보자 인선과 관련, 강 실장은 "판사 출신이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은 재선 의원으로,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취지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만큼 피해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보호하며 새로운 제도를 빠르게 안착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제파트 인선도 이어졌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는 이형일 현 재정경제부 1차관이 지명됐다.

강 실장은 "이 후보자는 경제 정책 요직을 두루 거친 손 꼽히는 정책통"이라며 "중동발 고유가 사태를 맞아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주도하며 실행역량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젊은 경제 사령탑으로 역대 최대 경제 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인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는 홍지선 현 국토교통부 2차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각각 낙점됐다.

 

그 중 홍 후보자에 대해 강 실장은 "경기도에서 주택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현장형 관료로, 주택공급 정책 설계부터 현장 집행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고 주거안정을 실제 성과로 연결한 경험이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곳에 충분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보호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폭 넓은 정책 경험을 갖고 있다"며 "국가창업시대 전환 및 소상공인 육성과 지원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는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지명됐다.

강 실장은 "합참 작전본부장 등 요직을 역임한 4성 장군 출신으로,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미래전에 대비한 자주 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 혁신을 위한 새로운 길을 과감하게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용 후보자는 1990년생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될 경우 첫 '90년대생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아울러 이번 개각에서 첫 야당 소속 장관 후보자가 나온 만큼, 이번 용 후보자 발탁이 향후 '연립내각' 구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강 실장은 "용 후보자는 디지털 성범죄 방지, 일 가정 양립 여건 조성 등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선명한 목소리 내온 청년 재선의원"이라며 "세대 간 성별 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 모두의 성평등을 지향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청와대, 2차 개각 인사 발표  =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포함한 6곳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윗줄 왼쪽부터 재정경재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형일 1차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강신철 전 연합사 부사령관. 아랫줄 왼쪽부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국토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홍지선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민주당 이소영 의원. 2026.8.30 [청와대 제공.연합]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는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을 낙점했다.

이 의원에 대한 인선 역시 용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범여권에 속해 있는 야당 인사를 등용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강 실장은 "구글 엔지니어 출신 차세대 정치인으로, AI산업의 범부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으로는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을 발탁했다.

강 실장은 "초대 AI수석으로 전문성을 입증한 하 부위원장은 향후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방향을 잡고 산학연 역량을 밀도 있게 결집해 국가 AI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으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임명했다.

대표적 친문(친문재인)계 인물을 중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인사다.

강 실장은 김 특보에 대해 "풍부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와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국정으로 연결하면서 국민 통합 및 안정적 국정 운영의 가교 구실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주도할 청와대 메가 프로젝트 보좌관 자리는 이원주 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에게 돌아갔다.

강 실장은 "이 보좌관은 에너지·산업 등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라며 "2019년 소재·부품·장비 규제 등 국가적 위기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하며 전문성을 축적했다. 검증된 문제 해결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끌 적임자"라고 했다.

                                                                                          < 고동욱 설승은 기자 > 


청와대 인사 발표 =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에 하정우 전 AI수석(왼쪽부터)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는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을, 대통령비서실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에 이원주 기후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2026.8.30 [청와대 제공, 연합]
 
 
 

 

김승원 지명에 “이 대통령  공소취소, 사법리스크 덜어줄 수단” 정의당도 비판

6개월 전 “대통령 공소취소 측각추진” 촉구한 공취모 공동대표
정관용 “지지율 하락, 쇄신인사 맞나” 송영훈 “용혜인? 청년 기막혀”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026년 2월23일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모임 공동대표로써 공소취소 즉각 추진 구호가 담긴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김승원 페이스북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장관 등 6개 부처 장관에 대한 개각 인선을 발표한 것을 두고 쇄신의미도 떨어지고 ‘공소취소모임’ 공동대표를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명했다는 점에서 공소취소 추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청와대가 공소취소를 하라고 김 후보자를 내정한건가라는 반문이 검찰 내에서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대표도 대통령에 불리한 사건을 정리하고 사법리스크를 덜어주기 위한 인선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휴일인 30일 오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을, 법무부장관 후보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법사위 간사)을, 국방부 장관 후보에 강신철 주 사우디아라비아왕국대한민국대사관 특명전권대사(한미연합사 부사령관)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비례)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에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에 이소영 민주당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이밖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에 하정우 전 청와대 AI수석을,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정무특보)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정당개혁추진단장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을, 청와대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에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특히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승원 의원은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추진했던 검찰개혁 강경파 인사다. 김승원 후보자는 지난 2월23일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출범 인사말에서 “윤석열 정권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고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남발했다. 그 짙은 그림자가 바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부당한 사법적 족쇄”라며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공소취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공소취소모임 공동대표로서 어떤 압박과 저항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이 결의를 반드시 완수하겠다”라고 했다.

 

경향신문 등은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취모의 공동대표인 김 의원이 법무부 장관이 되면 공소취소를 지휘할 건가. 청와대에서는 공소취소를 하라고 김 의원을 장관에 내정한 건가”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공봉숙’ 명의의 페이스북을 보면, ‘공취모 대표가 법무부장관?’이라는 글에서 “공취모(이재명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의 공동대표이신 김승원 의원께서 법무부장관이 되시면 공소취소 지휘를 하실 건가”, “청와대에서는 공소취소를 하라고 김승원 의원을 법무부장관으로 내정한 건가”, “대통령께서는 '위와 같은 의문들이 제기되어도 어쩔 수 없다' 싶을 정도로 마음이 조급하신 걸까”라고 공개 질의한 글이 게재돼 있다. 이 글이 공 검사의 페이스북 계정이 맞느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대검찰청 대변인은 30일 오후 SNS메신저를 통해 “공봉숙 검사의 계정을 따로 모니터링 등 하고 있지 않아서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양경규 신임 정의당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김승원 후보자를 두고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와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추진해온 인사”라며 “검찰개혁을 시민의 인권과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는 제도 개혁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불리한 사건을 정리하고 사법리스크를 덜어주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이런 인사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검찰개혁의 목적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위한 것임을 보여준다”라고 질타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지명을 두고도 양 대표는 “부적절하다.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에 입성한 정치인을 국무위원으로 발탁하는 것은 위성정당 정치에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며 “피해자들의 거센 우려에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던 인사가 여성과 소수자, 피해자의 권리를 책임질 적임자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양 대표는 “지지율이 하락하고 민생의 경고등이 켜졌다면 바꿔야 할 것은 장관의 얼굴이 아니라 국정의 방향”이라며 “그러나 정책은 그대로이고, 친정체제는 더 강해졌으며, 위성정당 정치까지 국정운영의 자산으로 끌어들였다. 이번 개각을 네 글자로 평가한다. 구태의연(舊態依然)”이라고 강조했다.

 

정관용 진행자도 이날 오후 KBS 라디오 ‘정관용의 시사본부’에서 재경부장관과 국토부 장관 교체가 부동산 정책 국민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워낙 거센데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를 두고 “그런데 둘 다 현직 차관을 뽑았다는 의미에서는 ‘이게 무슨 문책이야’, ‘무슨 무슨 쇄신이야’ 이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며 “이른바 지지율 하락을 반전시킬 극적 효과는 거의 없다”라고 해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도 같은 방송에 출연해 “경질이라면은 다른 이미지를 확 줘야 되는데 차관이 그대로 승진한 거라 문책성 경질인가 하는 메시지로서 맞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변인 출신의 송영훈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지명을두고 “자기 재판을 없애겠다는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에 대한 집요한 의지는 여전하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 인선에도 “국회의원으로서 도대체 무슨 성과가 있어서 비례정당에 운좋게 두 번이나 올라타서 비례 재선을 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게다가 장관이라니요”라며 “정작 청년들은 기가 막혀 할 인사”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부 대변인이 30일 오후 미디어오늘에 전한 김승원 후보자 입장을 보면, 김 후보자는 “지금 대한민국은 70년간 이어진 형사사법체계의 대전환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제도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법무부 대변인은 ‘공소취소 추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SNS메신저 질의에 “아직 답변드릴 단계가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김윤 의원 지역사무소 개소식 인사말에서 이번 인사를 두고 “세 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젊음, 전문성, 개혁 진보 연대의 강화”라며 “세 가지를 합치면 무엇이냐, 전당대회 이후 우리 당이 지향하고 있는 민생, 실용, 확장 노선과도 딱 맞다”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도 이번 개각이 “민생실용확장의 당 기조와도 전면부합한다”라며 “당은 청문회를 통해 전문성을 검증하고, 새 내각멤버들을 포함한 더 강화된 당정협력으로 심기일전”하겠다고 썼다.                                 < 조현호 기자 >

 

6개 부처 개각…2년 차 국정 운영 일신하나

30%대 터치한 국정 지지율 반등 계기 될까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포함한 6곳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윗줄 왼쪽부터 재정경재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형일 1차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강신철 전 연합사 부사령관. 아랫줄 왼쪽부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국토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홍지선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민주당 이소영 의원. 2026.8.30.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6개 부처 중폭 개각과 청와대 인사를 단행했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엔 현직 차관을 내부 승진시켜 전문성과 정책 안정성을 모두 챙기는 실용 기조를 유지했다. 개혁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엔 검찰개혁에 앞장섰던 판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을 기용해 안정적인 개혁 과제 마무리를 도모했다. 청와대 인사와 관련해서도 공석이었던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 구글 출신 조국혁신당의 이해민 의원을,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각각 내정함으로써 실용과 내부 통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에도 여권 내부 대립이 지속되고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한 여론조사까지 나온 상황에서 반등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에 이형일 현 1차관,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홍지선 현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민주당 이소영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현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민주당 김승원 의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6개 부처 장관 인선엔 실용과 개혁, 통합을 두루 고민한 흔적이 읽힌다. 먼저, 민생과 직결되는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에 경제 정책 요직을 두루 거치고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비서관 등을 지낸 이형일 1차관을,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홍지선 2차관을 기용한 것은 실용에 방점이 찍혀 있다.

 

강 비서실장은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중동발 고유가에 맞서 석유최고가격제 도입을 주도하는 등 실행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며 "젊은 경제 사령탑으로서 역대 최대 경제 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해 우리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당시 주택 공급 정책 설계부터 현장 집행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며 주거 안정을 실제 성과로 연결한 바 있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곳에 충분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신철 전 연합사 부사령관의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지명도 실용과 통합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강 후보자는 진보·보수 정부를 막론하고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연합사 부사령관 등 요직을 두루 맡았다.

국방부 장관이 문민 출신에서 육사 출신으로 되돌아가게 됐지만, 육사 출신으로 연합사 부사령관까지 지낸 만큼 전작권 환수와 사관학교 통합 문제 등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비서실장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래전을 대비한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 혁신의 새로운 길을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8.30. 연합

 

현직 의원들의 내각 진출에도 눈길이 쏠린다. 개혁과 실용, 여권 내부 통합까지 모두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법무부 장관에 판사 출신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섰던 민주당 김승원 의원을 지명한 것은 안정적으로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재선 의원으로, 당정청뿐 아니라 야당과의 소통에도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 비서실장은 "형사사법 체계 개편 취지를 누구보다도 깊이 이해하고 있는 만큼 피해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보호하며 새로운 형사 사법 체계를 빠르게 안착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에 30대 여성 청년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지명한 점도 눈에 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현 성평등가족위원회) 활동을 한 점도 고려됐지만, 정부가 최근 청년과의 소통 확대에 나선 상황에서, 인사를 통해서도 청년 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강 비서실장은 "용 후보자는 디지털 성범죄 방지, 일 ·가정 양립 여건 조성 등 사회적 약자 편에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온 청년 재선 국회의원"이라며 "현장감 있는 참신한 시각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세대 간, 성별 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중기벤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소영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활동을 하고, 민생과 직결된 스타트업·소상공인 지원 입법을 했던 경험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강 비서실장은 "그동안 축적해 온 역량과 남다른 추진력을 바탕으로 국가 창업 시대 전환과 소상공인 육성 지원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6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이어 인공지능(AI) 국가 전략과 관련된 청와대 인사사도 함께 발표됐다. 전문성과 정무적 판단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인사로 보인다.

 

먼저 하정우 전 AI수석의 국회의원 선거 출마로 장기간 공석이었던 청와대 AI 수석엔 구글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와 오픈서베이 최고제품책임자 등을 지낸 조국혁신당의 이해민 의원이 내정됐다. 전문가 출신의 혁신당 의원을 발탁함으로써 실용과 범여권 내부 통합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혁신당은 "정부여당과 민생에는 협력, 개혁 분야에 있어서는 경쟁을 통한 자강을 추구한다는 기조에 따라, 더이상 비워 둘 수 없는 AI수석 자리에 이해민 의원을 발탁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에 하정우 전 AI수석(왼쪽부터)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는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을, 대통령비서실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에 이원주 기후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2026.8.30. 연합

 

신임 AI수석과 발맞출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엔 하정우 전 AI수석을 지명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AI수석으로 전문성과 정책 역량이 검증된 만큼 정치인 출신 신임 AI 수석과 함께 발맞춰 정책에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설 예정인 가칭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은 이원주 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을 내정했다. 이 실장은 산업통상부에서부터 에너지·산업 분야 요직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에 에너지 정책이 중요한 열쇠라는 점을 고려해 전문성 있는 관료를 기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AI수석과 AI전략위 부위원장,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에 정치인부터 관료까지 두루 기용함으로써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22대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며 공석이 된 대통령 정무특보에 노무현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 출신으로 친문계 구심점 역할을 해온 김경수 전 경남지사(전 지방시대위원장)를 내정한 점도 주목된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의 AI수석 내정 등과 함께 범여권 내부 통합 의지를 보여주는 인사로 풀이된다.

 

강 비서실장은 "김경수 특보는 풍부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국정에 연결하고, 현안별 이해와 공감대를 넓힘으로써 국민 통합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든든한 가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김성진 기자 > 

 

용혜인 비례의원직 유지 입장에 “위성정당 면죄부 주나”…

진보 진영 포함 야권 거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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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성평등가족부 장관에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비례의원직을 유지할 입장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에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진보 진영에서도 “위성정당 정치에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용 후보자는 민주당 개평으로 연속해서 두 차례나 비례 배지를 단 꿀수저”라며 “하물며 장관이 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며 귀족 행세를 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용 후보자는 이 정부를 끝장 낼 자폭카드가 될 것”이라며 “국민 분노를 유발하고 여당은 물타기조차 어려운 나락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정권의 용혜인 지명은 준연동형비례제 야합이 낳은 헌정사의 참사”라며 “누더기 선거법이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부작용을 낳았는지 우리는 지금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고 했다.

 

진보 진영에서도 문제 지적이 나왔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전날 논평을 내고 용 의원 지명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에 입성한 정치인을 국무위원으로 발탁하는 것은 위성정당 정치에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며 “피해자들의 거센 우려에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던 인사가 여성과 소수자, 피해자의 권리를 책임질 적임자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반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기본소득당은 용혜인 후보가 대표고, 의원직을 사퇴하면 원외 정당이 된다”며 “기본소득당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국민들이 정치권에서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2020년 기본소득당을 창당했고, 같은 해 민주당이 추진한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들어왔다. 이후 기본소득당으로 돌아갔으나, 22대 총선에서도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재선 의원이 됐다.

1990년생인 용 의원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되면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최연소 장관이 된다.                                                            <  김송이 기자 >

 

논평 "이재명 정부 8.30 개각은 쇄신인사 인가?" 

        "협소한 인재풀로 인해 개혁적 인선의 한계를 보여줘"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일부 각료인사를 단행했다. 6개부처여서 중폭 규모다.

 

지지율이 30%대로 속락하는 위기감 속에서 국정일신이 필요하다는 예견과 관측에 뒤따른 개각이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대체로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이 우세한 것 같다.

 

그 중에는 ‘국정 일신’ 인사인지, ‘쇄신 시늉’ 인사인지 헷갈리는 개각이라는 주장과 아울러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이재명 식 애매모호한 의중을 드러낸 두루뭉술 인사”라는 비판적 해석과, 협소한 인재풀로 인해 개혁적 인선의 한계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도 없지않다.

 

우선 법무장관 후보로 인선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의원은 법사위 간사로 강한 검찰개혁론자라는 점에서 검찰개혁의 순탄한 출범을 준비할 중책을 맡겼다는 분석과 함께 ‘공취모’ 즉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추진모임 공동대표 출신이어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실행을 위한 인선이 아니냐는 의혹과 비판의 소리가 나온다.

 

국방장관 후보 강신철 주 사우디 대사는 육사와 4성장군 출신으로, 안규백의 불안한 리더십을 교체한 측면도 있으나, 계엄사태를 겪은 군 개혁을 위한 문민장관 시대가 단명에 그쳤다는 불만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고, 특히 계엄‘소굴’이라고 까지 지탄받은 육사로 회귀한 점, 그리고 진행중인 사관학교 통합개혁도 불투명해졌다는 시각이 많다.

 

재경부(이형일)와 국토부(홍지선)는 차관들을 영전시켰다. 이는 재정경제 정책을 다시 관료에게 의탁하겠다는 것으로, ‘경제마피아’를 용인하고 재등장과 발호의 적폐를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인다. 아울러 행정가 출신 대통령이 부리기 쉽고 충성스런 관료 의탁과 신뢰를 버리지 못했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벤처부의 이소영 민주의원은 친명의 목소리를 내온 소신파 여성의원에게 기회를 줬다는 시각과 김앤장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지적도 있다.

또 성평등가족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범여 진보그룹의 소수당 배려라는 점과 30대 연소 발탁으로 청년층을 의식했다는 분석이지만, 비례만 2선한 경력에 능력이 전혀 검증 안된 인사라는 점에서 시혜성 인사에 불과하며, 오히려 청년층의 반감을 살 것이라는 눈총도 없지 않다. AI 미래기획수석에 구글출신 이혜민 조혁당 의원을 임용한 것도 범여권 소수당 배려로 평가된다.

 

이밖에 하정우(국가 인공지능전략위 부위원장) 및 김경수(대통령 정무특보) 인선은 IT전문가 재등용과 친문인사 껴안기로 보인다. 반면 총선 낙선자들을 배려한 인사로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8월22일 국치일, 116년 전 그날의 일그러진 초상들

● COREA 2026. 8. 29. 04:55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공포한 8월 29일, 백성은 통곡하고 왕공족은 웃었다

 

‘조선귀족령’ 왕족, 고관대작 76명 작위 수여
극히 일부만이 수작 거부, 자결, 망명 등 저항
‘조선귀족 일본관광단’ 천황에게 감사 인사

 

고종 독살설, 의친왕 독립운동설도 진실 아냐
대한민국에서 지금도 황손 자처 해괴한 짓
가장 큰 책임자들에게 더 엄한 책임 물어야

 

1910년 8월 22일 융희제 앞에서 열린 어전회의에 참석했던 대한제국의 대신들은 대부분 병합에 찬성하였습니다. 융희제는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에게 전권을 주어 한일병합에 관한 조약에 조인하였고, 8월 29일에 공식적으로 반포를 하였습니다. 이날부터 통감부가 조선총독부로 바뀌었어요. 그러니까 8월 22일은 조인한 날이고, 29일은 반포한 날이었습니다. 이번 8월 29일은 116년째 되는 국치일이지요.

 

이 날을 맞이하여 나라가 국권을 잃고 치욕을 당할 때, 당시 대한제국을 지배하던 최고 권력자였던 황실과 고위 관료들은 과연 어떤 행태를 보였는지 똑바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가진 것 없고 나라로부터 받은 것 없었던 민초들이 목숨을 걸고 의병에 가담하였으니까요. 더구나 광복절을 전후하여 한 배우의 조상 이야기로 말미암아 일어난 친일 논란을 보면서 역사의 무게를 새삼 더 느끼게 됩니다.

 

일본 육군대신의 통감 부임 후 일사천리 진행된 병합조약

 

1910년 7월 23일 데라우치 마사다케가 제3대 통감으로 대한제국에 출현했는데요. 그는 조슈번 출신의 육군 대장으로서, 가쓰라 내각의 육군대신을 맡고 있었지요. 특이하게도 그는 조선통감으로 오면서도, 육군대신을 겸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부임하면서 이미 일본 내각을 통과한 ‘한일합병 조약문’을 가지고 왔어요. 8월 16일에 이완용과 조중응 등 친일파 대신을 통감 관저로 비밀리에 불러들여 병합조약에 대한 상의를 마쳤습니다.

 

 

제3대 조선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

 

데라우치 통감이 제시한 병합안에 대해 총리대신 이완용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다만 ‘한국’이라는 국호의 존속과 황제의 칭호를 ‘왕 전하’로 해달라고 요청하였어요. 국민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습니다. 일본은 국호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조선’을 유지했지만, 황실의 칭호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만 양보했어요. 원래 일본 측의 병합조약안에는 왕이 아니라 태공 및 공 전하로 호칭할 계획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융희제는 [조선총독부 관보] 제1호를 통해 일본에 국권을 넘긴다는 것과 국민들에게 일본에 대한 복종을 요구하는 내용의 ‘칙유’를 발표했습니다. 같은 지면에 데라우치 총독의 ‘유고’가 실려 있는데요. 일제의 조선 통치에 대한 시행 강령을 알리는 글로서, 상단에는 일본어로 하단에는 국한문혼용으로 쓰여 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앞에 있는 내용이 ‘대한제국 황실에 대한 예우’, ‘협력자에 대한 작위 및 은사금 수여’였습니다.

 

 

조선총독부 관보 제1호

 

이왕가로 전락한 대한제국 황족들, 융숭한 예우에 만족

 

병합 이후 황실의 호칭은 순종을 이왕으로, 고종을 이태왕으로, 황태자 영친왕을 ‘왕세자’로 격하시켜 왕족으로 불렀어요. 그리고 의친왕과 고종의 친형인 이재면은 이강공, 이희공이라는 공족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왕공족은 일본 황족에 편입된 것이 아니라, 조선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신분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었어요. 궁내부가 폐지되고 ‘이왕가’와 관련된 사무를 담당하는 기구로서 이왕직이 설치되었습니다.

 

일본 측은 대한제국 황실이 병합에 강력히 저항하지 않고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식민 통치를 신속하게 안착시키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일제는 조약 체결 이후 황실 가족이 품위를 유지하며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막대한 세비와 예우를 제도적으로 보장했어요. 결과적으로 대한제국 황실은 왕공족 신분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며 통치 체제에 흡수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융희제 순종

 

그리고 일본 황실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성의 하부기구로, 조선의 ‘왕공족’의 업무를 담당하는 이왕직이 설치되었어요. 경비는 ‘이왕’의 세비로 충당하는데, 조선총독부 예산에 따르면 이왕가 세비는 1911년부터 1920년까지 일본 화폐 150만 원, 1921년부터는 180만 원이었습니다. 쌀값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일본 화폐 1원이 현재 1만 3000원 가량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현재 금액으로는 200억 원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천황에게 감사인사 올린 ‘조선귀족 일본관광단’

 

한편 일본은 ‘조선귀족령’을 반포하여 왕실의 종친이나 고관이었던 사람들에게 일본의 정책에 순응하고 협력한 공로를 인정하여 5단계의 작위를 주어 이들을 식민 지배의 보조 세력으로 회유, 포섭하려 했어요. ‘조선귀족’ 역시 일본 화족에 편입된 것이 아니라, 조선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신분이었습니다. 수작자의 선정은 통감부가 1차 심사하여 일본 정부로 보내면, 내각회의에서 논의를 거친 후 천황의 재가를 받는 절차를 밟았어요.

 

 

백작 작위를 받은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

 

결국 왕실의 친척 10명에게 후작 6명 백작 2명 자작 2명을, 대한제국에서 대신을 지냈던 자를 중심으로 백작 1명 자작 22명 남작 45명 등 모두 66명에게 작위를 주었습니다. 데라우치 총독이 주재하는 10월 7일에 열렸던 수작식에는 76명 중 50여 명이 참석했지요. 이들은 마차와 가마를 타고 의기도 당당하게 희열에 들떠 수작식에 참여했는데, 이 광경을 보도한 언론은 “일장 가관이었다”고 꼬집었습니다.

 

부인을 포함해서 모두 74명으로 구성된 ‘조선귀족 일본관광단’은 1910년 10월 23일부터 11월 중순까지 20여 일의 일정으로 일본 주요 도시와 명승지를 돌아보며 ‘문명국’ 일본의 발전상을 시찰하고 다녔어요. 특히 관광단 일행은 일본 천황의 생일인 11월 3일의 천장절 행사에 특별 초대받아 천황이 하사한 음식을 즐겼습니다. 다음 날 관광단 일행 중 22명은 직접 천황을 ‘배알하고 수작의 감사인사를 올렸다’고 하지요.

 

 

조선귀족 일본관광단

 

극히 일부만이 수작 거부, 자결, 망명 등으로 저항

 

1911년 1월 13일 조선총독부 정무총감실에서 공족 및 조선귀족에 대한 은사공채권 교부식이 열렸습니다. 수작자들은 현금일시불이 아니라 최고 50만 4000원에서 최저 2만 5000원에 해당하는 은사공채를 받았어요. 참고로 이강공과 이희공은 83만 원이었습니다. 각 은사공채의 원금은 5년 거치 50년 이내 상환이었고, 매년 3월과 9월 두 번에 걸쳐 5%의 6개월 분 이자를 지급받았습니다. 하지만 일제 지배 기간이 50년이 못되어 원금을 받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76명 가운데 8명은 작위와 은사금을 받지 않았습니다. 김석진, 조정구, 민영달, 유길준, 윤용구, 조경호, 한규설, 홍순형 등인데요. 그 가운데 김석진은 자살을 했으며, 그의 아들 김영한도 습작을 거부했습니다. 흥선대원군의 사위 조정구는 자결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금강산에 들어가 승려가 되었어요. 민영달은 만주로 망명해서 신흥강습소에 재정지원을 하고 대동단에 가담했습니다. 이들에게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건국훈장이 수여되었어요.

 

 

작위를 거부하고 자결한 김석진 의사의 묘비.

 

한편 유길준, 윤용구, 조경호, 한규설, 홍순형은 수작을 거부했지만, 이후에 적극적인 항일운동에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훈되지 않았습니다. 일제로부터 작위와 은사금을 받기는 했지만, 의친왕의 장인이었던 김사준은 보안법 위반, 김윤식과 이용직은 3.1운동이 일어나자 <독립청원서>를 제출하여 법적 처벌을 받고, 김가진은 상하이로 망명하여 작위를 박탈당했어요. 하지만 이들의 경우에도 서훈을 받지 못했습니다.

 

역사의 진실 가리는 고종 독살설, 의친왕 독립운동설…

 

작위를 거부하거나 거절하는 행위에 대해 「조선귀족령」을 비롯한 어디에도 법적·강제적 조항은 없습니다. 또 이로 인해 신체적으로 고통을 받거나 물리적·경제적으로 직접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도 찾을 수 없지요. 작위를 받은 것이 일제 측의 일방적인 강요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즉시 작위를 거부하거나, 수용했더라도 독립운동과 관련해 실작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수작은 강제병합을 당연하게 여기고 협력했다는 반증이지요.

 

그런데 병합 이후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자들은, 현재 대표적인 친일파로 지목되어 있고 재산환수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귀족보다 더 높은 왕족 지위와 고액의 은사금을 받은 대한제국 황실과 그 구성원들은, 가장 심한 친일파로 지목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을 동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식으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주체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있는 현실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심지어 근거도 없어 고종 독살설을 퍼뜨리는 경우도 있어요. 이는 역사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낭설입니다. 고종은 일본제국의 조선 지배에 어떤 위협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황족 여성과 결혼해서 일본군의 장군까지 오른 영친왕을 동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요. 더구나 근거도 없이 의친왕이 독립운동을 주도라도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반성은커녕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황손을 자처하는 해괴한 짓을 용납하면 안되겠지요.

 

독립운동가들이 대한민국을 선포한 이유

 

1917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선포된 대동단결선언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융희 황제가 삼보(三寶)를 포기한 8월 29일은 즉 우리들 동지가 삼보를 계승한 8월 29일이니, 이때 순간도 멈추거나 쉼이 없음이라. 우리들 동지는 완전한 상속자니 그의 황제권 소멸의 때가 즉 민권 발생의 때요, 구한국 최종의 하루는 즉 신한국 최초의 하루이니, 어찌 연관 없겠는가. (중략) 비한인(非韓人)에게 주권 양여는 근본적 무효요."

 

 

대동단결선언문

 

따라서 1910년 융희제의 주권 포기는 국민들에게 대한 묵시적 선위이기 때문에, ’우리 동지는 당연히 삼보를 계승하여 통치할 특권이 있고, 또 대통(大統)을 상속할 의무가 있도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선언에서 말하는 ‘삼보’는 토지와 국민과 정치를 의미하고, ‘선위’라는 말은 ‘권위를 양도한다’는 뜻인데요. 대동단결선언은 신규식, 신채호, 박은식, 윤세복, 조소앙, 박용만 등 내로라하는 명망가 14인이 만들었습니다.

 

독립지사들은 일본인에게 넘긴 주권 양여는 근본적인 무효라고 주장했어요. 그리고 이미 그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독립운동이 대한제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 아님을 선언한 것입니다. 3.1운동 이후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민주공화제를 채택한 것은 갑작스런 것이 아니었어요. 그것은 황실과 고위관료들이 일본으로부터 왕공족, 귀족으로 우대를 받으며 재정지원을 받은 것에 대한 거부선언이었습니다.

 

친일 역사의 해결은 어떻게 가능할까

 

최근에 한 여배우가 별 생각 없이 집안 이야기를 했다가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마침 광복절이다 보니 더 반응이 뜨거웠지요. 사실 증조부 안상호는 의학사에서나 언급될 뿐, 일반적으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가 친일파인 것은 맞고 여러 친일단체의 임원을 했으므로 비판받을 여지가 충분하지요. 하지만 『친일인명사전』 등에 굳이 수록되지 않았을 정도로 그의 친일행위가 두드러졌던 것은 아닙니다.

 

 

일본과 조선은 하나라는 '내선일체' '일선동화'의 모범가정으로 소개된 안상호의 가족 사진. 1918년 12월 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상호는 "나는 일본 사람과 똑같다. 지금 조선 옷은 한 벌도 없고, 매운 음식은 조금도 못 먹는다"며 "다섯 자녀들은 일본어만 쓰고 조선말은 전혀 하지 못한다. 조선 사람과는 그리 상종하는 일이 없으므로 불편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연합

 

증조부가 범한 잘못으로 자손들이 책임을 지는 것은 연좌제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친일을 정당화하거나 옹호하게 되었을 때 그것은 본인의 책임이 됩니다. 그런데 자신들 사주들의 친일행위에 대해서는 외면하거나 감싸던 언론들의 과열된 보도를 보면, 평소에 친일문제에 단호한 태도를 보여온 사람들조차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있어요. 이 기회에 잘 반성하고 역사인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주진오 역사학자·상명대 명예교수

 

그동안 TV 다큐멘터리와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친일문제는 빨리 정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해 왔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그냥 묻어버릴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망각과 은폐로는 해결되지 않고, 역사의 빚으로 남아 이자가 계속 불어나니까요. 이제는 당사자들이 세상에 없는 상황에서 반성도 처벌도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친일문제를 어느 선에서 해결할 것인지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 주진오 역사학자 >

 

 

청,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반려키로
"제청 절차, 헌법상 국민주권 원리에 부합해야"
"사전협의 관행 저버려 사법부 독립 근거 약화"

 

후보들에 '재추천' 타진도 "인사절차 신뢰 훼손"
조희대에 손봉기 대신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
"추천위 결과 존중해 신속히 재제청 진행해야"

 

87년 이후 첫 재제청…청 "내부 법률검토 마쳐"
제청 지연 이어 '쪽지 제청' 책임론 커진 조희대
재제청 늦추면 대법관 장기공석 책임도 안아야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 눈을 감고 있다. 2025.10.13. 연합

 

청와대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7개월간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미루던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사전 조율한 뒤 대통령을 직접 만나 후보를 제청해 온 관례를 뒤엎고, 별도 협의 없이 서면으로 후보를 제청한 데 대해 임명권을 침해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다고 본 것이다. 이른바 '쪽지 제청'에 청와대가 '재제청 요구'로 맞받으면서 조 대법원장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청와대는 오늘 두 대법관 후보자 중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에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강 수석대변인은 재제청 요청의 배경을 두고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선출한 국민의 대표자이고,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청과 임명은 3권분립의 원칙하에 서로 다른 헌법기관에 배분된 권한"이라면서 "국민주권의 원리에 비춰 볼 때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대체하거나 무력화하는 권한이 아니라 임명권이 올바르게 행사되도록 뒷받침하는 권한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역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 협의를 거쳐 제청에 이르러 온 것도 '각 기관 간의 권한을 상호 존중하라'라는 헌법의 취지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이번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자에 대한 제청은 그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의 협의 관행은 임명권자와 제청권자 어느 한쪽의 의사만으로 최고법원이 구성되는 일을 막고, 그 과정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온 절차적 장치였다. 사법부가 그 관행을 저버린 것은 지금껏 사법부 독립을 지탱해 온 근거를 스스로 약화시키는 일이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며, 대법관 인선 파행의 책임이 사법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28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대법관 후보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8.28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

 

아울러 강 수석대변인은 "손봉기 후보자 제청 직전 법원행정처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에서 법원조직법에 따라 추천한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타진한 사실도 국회에서 확인됐다"며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 시 추천위 추천 내용을 존중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미 정당하게 추천된 후보자들을 제청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후보자 개인에게 타진한 것은 인사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법원조직법이 정한 대로 추천위의 추천 결과를 존중해 제청권이 공정하게 행사될 때, 비로소 제청에서 임명에 이르는 전 과정이 헌법상 국민주권 원리와 적법절차 원칙에 부합할 수 있다"며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대법관 임명이다. 국민주권정부의 첫 대법관 인선은 결과에 앞서 절차의 정당성 측면에서부터 국민께서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는 오랜 기간 시민들과 법조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요구이며, 이는 최고법원이 우리 사회의 여러 목소리를 고르게 반영해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이라는 대법원 본연의 역할을 고려할 때 손 후보자에 대한 이번 제청이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라는 국민적 요청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재제청 요청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예정한 상호 견제의 한 방식으로서, 제청이 각 기관에 대한 존중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대법관의 장기 공석으로 인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발표에 앞서 청년 예산과 주요 사업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6.8.28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

 

이날 청와대가 재제청 요청으로 다시 공을 조 대법원장에게 돌리면서, 법원 내부에서는 당혹감이 감지된다. 대법원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재제청에 관한 명시적인 근거 규정이 없어 추천위 재구성 여부 등을 두고 법조계에서도 해석이 엇갈리는 만큼 조 대법원장도 과거 사례와 재제청 절차, 추천위 재구성 절차 등을 두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내부 법률 검토 결과, 재제청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에 대해 "1987년 현행 헌법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는 유사 사례가 없다. 과거 이승만 전 대통령이 대법원장 임명을 거부한 전례는 있다"면서도 "대통령의 임명권이라는 것 자체가 실질적인 심사 재량을 내포하고 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기속되지 않는 권한으로 재제청을 요청할 수 있다고 법률 검토 후에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청와대는 재제청이 가능한 만큼 대법관 공백 최소화를 위해 기존 후보 가운데서 제청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천위를 다시 꾸려야 하는지 아니면 기존 후보 중에 다시 제청이 가능한지'를 묻는 기자 질문에 "대법원장에게 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브리핑 내용에도 들어가 있다"면서, 기존 추천위에서 다시 제청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사법부와의 갈등으로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되면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에도 차질이 생기는 만큼 '신속한 재제청'으로 조 대법원장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그와 동시에 손봉기 부장판사에 대해 반려하면서도,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한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대법관 2인 공백'을 피하고 대법관 공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전당대회 뒤 처음으로 열린 의원 총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8.20. 연합

 

반면 공을 되돌려받은 조 대법원장의 경우, 현직 대법관 12인(대법원장 제외)이 추천위 발표 뒤 임명 제청까지 평균 12.1일밖에 걸리지 않았던 만큼 재제청을 지연하거나 추천위를 재구성해 대법관 공백을 장기화하면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 대법관 후보를 별다른 이유 없이 7개월간 제청하지 않고, 합의없는 서면 제청으로 사태를 키운 책임도 이미 지고 있어 추가적인 절차 지연은 조 대법원에게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공석이 길어진 경위는 제청이 지연된 데 있다"며, 조 대법원장의 귀책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재제청이 이뤄지면 청와대는 후속 절차를 즉시 진행할 준비는 돼 있다"며 "국민의 재판권 보장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추천위가 추천한 후보 가운데 이날 반려된 손봉기 부장판사를 제외하면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여성 후보인 박순영·김민기 서울고법 고법판사가 남는다. 다만 윤 부장판사의 경우 내란전담재판부 재판장이 되면서 사실상 제청이 어려워졌고, 박순영 고법판사의 경우 2021년 3월부터 중앙선관위원을 겸하고 있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부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일각에선 청와대의 재제청을 두고 진보 성향의 김민기 고법판사를 염두에 둔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고법판사의 경우, 배우자가 현 정부에서 취임한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라 재판소원제와 관련해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 이 대통령은 김 고법판사 제청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김 고법판사 제청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고만 답했다.                              < 김성진 기자 >

 

조희대, 청와대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다음 주에 정리되면 알리겠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했다. 연합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임명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재제청을 요구한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이후 대응에 대해 “다음주 중에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리겠다”라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재제청 요구에 대해 입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우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자세한 내용은 우리가 검토 중에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모든 내용은 다음주에 정리되면 여러분께 정식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노 전 대법관 후임자에 대한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 이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