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각 결론만 내세워 민주당-이재명 맹비난

국회 탄핵소추 정당성 인정한 것은 무시
조중동뿐 아니라 거의 모든 언론 다를 게 없어
감사원-검찰의 권력비호 비판했는지 돌아봐야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것을 놓고 주요 언론들은 14일 맹비난을 퍼부었다. 억지탄핵이었다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언론의 주장은 헌재의 판결 중의 기각 결론만을 갖고 탄핵 소추가 자체가 부당했던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헌재가 검사 탄핵과 관련해 밝혔듯 “검사들의 헌법·법률 위반 행위는 일정한 수준 이상 소명되었으며" 국회의 탄핵소추 목적도 법적 책임을 추궁하고 재발을 예방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최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헌재는 훈령을 어기면서 주심위원의 권한을 침해하고 국회 현장검증에서 회의록 열람을 거부하는 등 법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언론들의 보도에서 그같은 위법 사실 확인에 대한 언급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검찰에서 헌재에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따지지 않는다.

 

언론들은 헌재의 기각 결정을 인용할 때는 헌재의 권위에 기대지만 헌재가 확인한 위법 사실이나 탄핵소추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무시해버리고 마는 2중성을 보인다. 이들 신문의 보도는 ‘줄탄핵’으로 국정 혼란에 행정 공백이 생기고, 혈세도 낭비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탄핵 인용 결정과는 별개로 왜 탄핵소추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하지 않는다.

 

헌법재핀소의 탄핵 기각 소식을 전하는 14일자 한국일보의 1면.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지검장의 얼굴을 크게 싣고 있다. 

 

역시 가장 맹렬한 비난을 퍼붓는 곳은 조선일보다. 2면에 <관저 이전 부실감사 근거 없어… 전현희 표적 감사 아니다>, 3면에는 <2년간 29회 탄핵에 행정공백·세금 낭비… 질질 끈 헌재도 책임론>(3면) 등의 기사를 쓰면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검사들이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면죄부'라도 받은 듯이 헌재의 판결을 왜곡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정략 탄핵 전부 기각, 이 대표 국민에게 사과하라>에서 “검사 탄핵의 진짜 목적은 이 대표 방탄일 것”이라면서 “남에게 해를 입히려고 거짓을 꾸며 고소·고발하면 무고죄가 된다. 거짓이나 힘으로 누군가의 업무를 방해하면 업무방해죄, 세금을 낭비하면 국고손실죄를 적용한다. 모두 큰 범죄다. 민주당의 정략적 무더기 탄핵은 실질적으로 이 범죄에 모두 해당한다”고 했다. 검사 탄핵을 무고 행위이며 업무방해 행위로 단정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탄핵소추 8전8패…민주당 정치적 책임 져야>라는 사설에서 민주당이 법리는 뒤로하고 정략적 의도를 내세워 다수 의석의 횡포를 부려 정부 핵심 조직을 마비시켰는데도 사과도 반성도 없다고 비판한다. 민주당의 탄핵소추를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억지 혐의'를 만들어” 무더기 탄핵을 한 것이라고 쓰고 있다. 민주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성 탄핵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사설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실 관계를 무시한 '억지 주장'이다. 

 

최근 탄핵 정국에서 조선 중앙일보와 매우 다른 논조를 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동아일보도 이 사안에 대해서는 별반 다를 게 없다. <감사원장-검사 3명 기각… 그래도 ‘줄탄핵’ 사과조차 없는 野>라는 사설을 냈다. 동아일보는 “탄핵안이 기각됐다고 해서 최 원장이나 검사들이 완전히 면책된 건 아니라는 얘기”라면서도 “그렇다고 무더기 탄핵으로 정부의 기능을 방해한 야당의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원내 제1당이 탄핵 남발로 국정 혼란을 가중시킨 것에 대해 최소한 공식 사과라도 하는 게 도리”라고 했다.

 

'보수 언론'으로 분류되는 조선 중앙 동아, 이른바 '조중동'뿐만 아니라 다른 신문들도 비슷하다.  한국일보도 “정치적 탄핵을 멈춰야 한다”고, 서울신문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국정 공백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1면은 헌재의 기각 결정에 환한 표정의 최 감사원장의 얼굴을 크게 싣고 있다. 2022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발언해 감사원 독립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인식을 드러낸 최 감사원장이 헌재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가 최고 감사기구를 이끌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은 없다. 

 

나란히 사진이 실린 이창수 지검장은 헌재로부터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를 압수수색 한번 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한 것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한 수사를 하였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하였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헌재는 김건희 씨의 무혐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만 강조하며 마치 수사를 제대로 한 것처럼 국민을 혼동시키는 발언을 한 점도 인정했다. 그에 대한 헌재의 탄핵 기각은 무죄라기보다는 다만 판단 자료가 충분하지 않고 고의성을 입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서도 1면에 실렸어야 할 것은 면죄부를 받은 듯한 표정의 사진보다 역시 공권력을 대표하는 기관의 수장 역할을 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언론들의 보도에서 가장 어처구니 없는 대목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 중 하나로 ‘줄탄핵’을 언급했다고 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최재해 원장과 이창수 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안은 지난해 12월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면서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의 단초를 제공한 사건이라고 했다. “비상계엄을 옹호할 순 없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한국 정치가 이 지경으로 망가진 것은 ‘묻지 마 탄핵’을 자행한 민주당도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해 고질적인 양비론을 제기하는 것을 넘어 계엄 발동에 민주당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이들의 헌법·법률 위반이 일부 인정되거나 의심할 정황은 있지만 파면을 해야 할 정도로 중대하거나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국회의 탄핵소추권이 남용된 게 아니라는 것도 분명히 했다. 헌재의 결정은 탄핵소추가 부당했다는 실의 확인은커녕 탄핵소추 자체도 정당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었다.

 

국회의 검사 탄핵은 김건희 씨나 대장동 50억클럽 수사를 시늉만 하며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에 반하고 검찰 출신 대통령이 정치검찰을 업고 제멋대로 권력을 남용한 것에 대한 견제였다. 정치검찰 탄핵이자 윤석열정권의 권력사유화와 폭정에 대한 견제였다. 그것이 22대 국회에 보낸 민심의 요구였다.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규정된 탄핵소추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국회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받았을 상황이었다. 또한 감사원과 검찰의 행태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과 견제를 하지 않았던 언론의 상당한 공백 상황에서 국회가 권력 견제에 나선 것이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지 않는 언론의 헌재의 탄핵 기각에 대한 '반쪽 보도'는 정치검사만큼이나 탄핵받아야 할 것이 언론 자신임을 다시금 보여준다.   < 민들레 이명재 기자 >

 

헌재 판결 불복 '은밀히' 부추기는 조선일보

사설로 '헌재가 국민 갈등 자초'…신뢰 흔들어
"헌재, 중심 못잡고 민주당에 휘둘린단 인상"

국회 탄핵 권한남용 아니라는데도 '정략 탄핵'
헌재 불신 조장해 혼탁한 싸움판 몰아가

 

13일 헌법재판소가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를 기각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에 대해 헌법재판관들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은 맞지만, 그 위반 정도가 중대하여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지 않는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은 분명하지만 위반의 정도가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말한 것이다.

 

같은 날 헌법재판소는 이창수 검사장 등 3명의 검사에 대한 국회 탄핵 소추 역시 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했다. 하지만 헌재는 ‘탄핵소추권이 남용됐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피소추자의 헌법 내지 법률 위반 행위가 일정한 수준 이상 소명되었으며 동종의 위반 행위가 재발하는 것을 예방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정치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다 하더라도 탄핵소추권의 남용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이고 있다. 즉 탄핵소추권은 국회의 고유한 권한임을 못 박은 것이다.

 

결국 탄핵 판결의 핵심은 중대하고 명백하게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로 모인다. 중대하다는 말은 중요한 법률 즉 헌법을 비롯한 법률을 위반한 정도를 말한다. 명백하다는 말은 일반인의 정상적인 인식 능력에 따른 판단이다. 즉 문서상 나와 있는 규정을 정상적인 인식 능력으로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제1항은 대통령의 계엄에 대해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만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석열의 파면 여부를 판단한 근거다.

 

헌법재판소 정문.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을 비롯한 변호인측은 12월 3일에 발동한 비상계엄이 평화적이었다고 강변한다. 군을 동원한 평화적 계엄이라는 말로 국민들을 개돼지로 생각하고 있음을 실토한 셈이다. ‘계몽령’이란 말로 우매한 국민들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에서는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낀다. 왕처럼 군림하는 자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국민들을 깨우치려는 계몽 군주의 고뇌에 찬 결단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들이 정상적인 인식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꼴이다.

 

조선일보는 권영세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감사원장 탄핵을 기각한 헌재의 판단이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결정이다” “법과 원칙의 엄정한 기준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내란을 옹호하는 정당을 대표하는 사람의 말이라 울림이 크다. 여러 차례 헌재 결과를 승복하겠다고 말했단다. 물론 당이 아니라 ‘저는’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탄핵 국면에서 그가 차지하고 있는 옹색한 위상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의 입장이 일관성을 유지하길 간절히 바란다.

 

조선일보는 앞서 “여야의 헌재 압박은 ‘불복’ 예고와 다를 게 없다”(03.11)는 사설을 내보냈다. 이 모든 사태를 초래한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이 귀담아들어야 한다. 그는 이미 법을 빙자하여 탈옥과 다름없는 사태를 연출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양식 있는 시민들은 윤석열 측이 일부러 국민을 대결 상태로 몰고 가기 위해 흉계를 꾸민 것으로 의심한다. 구속 취소라는 황당무계한 법란으로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의 기대를 부풀려 정상적인 평의 절차에 압박을 가하려는 꼼수는 아닌지 염려하는 것이다.

 

조선일보 3월 14일자 기사 갈무리

 

사설 안에서조차 조선일보의 검은 속셈은 쉽게 드러난다. 헌재가 나라가 두 쪽 나는 사태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광기는 더욱 기승을 부린다. 헌재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엄중하게 중심을 잡는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통령 탄핵 심판을 서두르고 한덕수 탄핵 심판 결정은 미루면서 민주당에 휘둘린다는 인상을 준 것이 사실이라고 우겨댄다.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접수된 순서에 따라 처리하는 데도 한덕수의 탄핵 심판 결정을 서두르라고 억지를 부린다. 더구나 윤석열의 내란으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져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조선일보는 법원이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한 것은 검찰과 공수처가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변한다. 이런 윤석열 관련 법란의 법원 측 당사자인 지귀연 판사는 ‘재판부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것이 아니며 공적 비판과 논의에 열려 있다’며 법관인지 학자인지를 헛갈리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심우정 검사장은 검찰의 즉시 항고권을 포기하며 절차적 정당성에 결정적인 흠결을 제공했지만 조선일보는 이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묻지 않고 그대로 묻어 버린다.

 

급기야 3월 14일 “정략 탄핵 전부 기각, 이 대표 국민에게 사과하라”를 사설이랍시고 내보낸다. 정략 탄핵이 아니라는 점은 헌재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조선일보가 야당의 사과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자신들 입맛대로 붙인 정략이라는 딱지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다. 가뜩이나 윤석열의 내란으로 나라가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는데 대한민국을 혼탁한 싸움판으로 밀어 넣으려는 흉계는 당장 멈춰야 한다. 더구나 우리는 윤석열 파면 여부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실정 아닌가. 

조선일보 3월14일자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중대하고도 명백한 내란을 애써 덮으려 한다. 이번 윤석열 탄핵 소추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으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윤석열이라는 괴물이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도록 방치할 것인가를 좌우하는 사활적 사안이다.

조선일보는 만에 하나 탄핵이 기각되었을 때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으로 남을 수 없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 국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대통령이라는 자가 제2, 제3의 계엄을 가장한 내란을 언제라도 되풀이할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도 경고해야 한다. 음흉하게 헌재를 헐뜯으며 판결 불복을 부추기는 조선일보는 언론이 아니다. 그리하여 다시 조선일보는 폐간만이 답이다. < 이득우 언소주 정책위원·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 단장 >

 

 

검찰의 수사 무마·은폐 의혹에도 특검 거부

'막장 중 막장'…벌써 8번째 거부권 행사
특별검사 임명 간주가 임명권 침해라고?
특검 임명 안하고 사건 덮는 건 권리인가?

검찰이 이미 수사하고 있어서 특검 안된다?
공소시효 제한 안하면 윤건희 빠져나가는데
공소시효 정지가 적법절차 위반한 거라고?

검찰, 6개월 이상 수사 뭉개다가 걸리고
황금폰 폐기하라 피의자에게 강압까지 해
특검 아니면 사건 진실 파헤치기 어려운데

'윤건희·국민의힘 방탄'에만 목매는 최상목
노종면 "내란 대행 변명에 구토가 유발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치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3.14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벌써 8번째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이렇게까지 남용한 전례가 없다. 이번엔 대통령 부부의 범죄 의혹 관련 특검법 거부다. 더 이상 눈뜨고 봐주기 어려울 지경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윤석열·김건희 방탄' '국민의힘 방탄' 비판에도 기어이 '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최 대행은 거부권 행사 이유에 대해 줄줄이 언급했지만, 사건의 진상 규명과 철저한 처벌을 외면한 '꼼수'이자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 사실상 대통령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중대범죄 의혹에 대해 눈을 감은 셈이다. 민주당은 최 대행의 특검 거부 이유에 대해 "구토가 유발된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검, 수사 뭉개고 증거 인멸 종용했는데

수사 중이니 특검하지 말자는 최상목

 

최 대행은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권력분립 원칙의 중대한 예외인 특별검사 제도는 행정부의 수사소추권을 합리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을 때 한해 비로소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며 "해당 특검법안(명태균 특검법안)의 수사대상 사건에 대하여 주요 피의자에 대한 수사와 구속 기소가 진행됐고, 계속해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월 17일 발표된 중간수사 결과에 따르면, 검찰은 총 61개소를 압수수색하고 전현직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을 조사했다"며 "변호인 참여 등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해 이른바 '황금폰'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통해 다수의 파일에 대한 선별작업도 마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을 도입하는 것은 특별검사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며 "명태균 특검법안은 그 위헌성이 상당하고, 형사법 체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까지 도입하는 것은 '과잉'이라는 의미다.

 

창원지검이 2024년 11월4일 작성한 김건희 명태균 게이트 수사보고서. 2025.2.6. 뉴스타파 자료

 

그러나 최 대행이 특검 거부 근거로 언급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부터 이미 수사 무마 의혹이 확인된다.

 

창원지검이 작성한 2024년 11월 4일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검찰은 윤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 씨와 나눈 카카오톡 및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보하고 이들이 공천 개입을 한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창원지검은 지난달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공천을 주라고 했다는 내용의 육성 녹취 ▲김건희 씨가 김 전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던 수사 내용 등을 모두 제외했다. 애초부터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창원지검의 중간수사 결과뿐만 아니다. 이 사건 수사 과정 곳곳에서 은폐, 무마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검찰이 수사 자체를 덮으려고 한 정황도 확인됐다.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에 따르면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는 지난해 4월 총선 이전 창원지검에 출석해 4차례 신문조서를 작성하고 휴대폰과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모두 제출했다. 그러나 검찰은 언론에서 '명태균 게이트'를 터뜨린 그해 9월까지 6개월 가까이 사건을 수사하지 않고 뭉갰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창원지검장은 모두 '윤석열 측근'(김성훈)과 '윤석열 바라기'(정유미)로 분류되는 인물들이었다.

 

정유미 창원지검장이 17일 대구지검 신관 7층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4.10.17. 연합

 

특히 <워치독> 취재에 따르면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범정)은 강 씨에 대한 수사가 끝나기 전인 지난해 3월 명 씨 관련 사건을 인지하고 법무부와 대통령실까지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면 검찰이 사건을 의도적으로 뭉갠 것 아닌지 강하게 의심이 든다.(☞관련기사 : [단독] "검찰, '명태균-김건희 의혹' 작년 3월 알고도 뭉개")

 

여기에 더해 최근엔 수사 진행 과정에서도 은폐, 무마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명태균 씨 변호인에 따르면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명 씨에게 "황금폰을 검찰에 제출하면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내용만 남기고 나머지 내용은 없애버리자고 회유했다고 한다.

 

또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가 "전자레인지에 휴대전화를 돌려서 폐기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 외에도 "아이폰 13프로 비밀번호(비번) 16자리로 하지 그랬냐" "마창대교에서 (바다에) 던져지 그랬냐" 등 핵심 증거의 인멸을 종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워치독> 단독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관련기사 : [단독] 명태균 "검사가 황금폰 기록 선별삭제 회유")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지난 22일 명태균 씨가 갖고있다 검찰에 제출한 황금폰 3개와 이동식저장장치(USB)라며 공개한 사진. 왼쪽 황금폰 3개, 오른쪽 로봇모양 USB. 박범계 의원 페이스북

 

사건이 창원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에 올라온 뒤에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중앙지검으로 사건이 이첩된 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석열·김건희 부부보다는 검찰 출신이자 차기 대권주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오세훈 서울시장 및 홍준표 대구시장)의 불법 여론조사 대납 의혹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통령 부부가 개입한 정치 게이트 전체를 규명하기보다는 사실상 대선용 정치 수사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중앙지검이 이 사건 수사를 통해 사실상 검찰이 대선판에 뛰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자칫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악용될 우려가 있는 잠재돼 있는 것이다. 검찰 내부 사정이 이러함에도 대통령 권한대행이 검찰 수사가 '적법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특검을 거부한 것은 수사 은폐, 무마에 함께 가담하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두 달여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극장에서 제2연평해전을 다룬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5.3.2. 연합

 

공소시효 제한 안하면 윤건희 빠져나가는데

공소시효 정지가 적법절차 위반한 거라고?

 

아울러 최 대행은 "특검법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된 모든 경선과 선거, 중요 정책 결정 관련 사건 및 그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전부를 제한 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수사 대상 및 범위가 너무나 불명확하고 방대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훼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어떠한 특검법안에도 없는 특검 수사 기간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규정'과 특검의 직무 범위에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 유지 권한'이 포함돼 있다"며 "헌법상 '적법절차주의'를 위배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공소시효 규정을 둔 것은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6개월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사건과 관련된 선거 기간이 지났지만, 윤 대통령의 경우 임기 중에 시효가 중단됐기 때문에 탄핵이 인용될 경우 수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공소시효 정지 규정이 있어야 윤 대통령과 김건희 씨가 수사망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공소시효 정지 규정을 배제하라는 최 대행의 발언은 사실상 대통령 부부를 수사하지 말고 공소시효를 완성시키라는 말과 다름없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국정운영은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사진은 2023년 12월 12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당시 차량에 탑승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2024.12.14. 연합

 

특별검사 임명 간주가 임명권 침해?

임명 안하고 사건 덮는 건 권리인가?

 

또 최 대행은 "특검법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된 모든 경선과 선거, 중요 정책 결정 관련 사건 및 그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전부를 제한 없이 수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사하면, 수사 대상 및 범위가 너무나 불명확하고 방대하여,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 훼손이 우려된다"며 "특별검사의 직무 범위에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 유지 권한'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아울러 "'특별검사에 대한 임명 간주 규정'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여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이나 불법 여론조사 흔적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고, 대통령의 대선 운동 기간과 임기 중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그 범위를 특정하기가 현재로서는 어렵다. 그럼에도 수사 대상 및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검을 거부하는 것은 결국 수사를 축소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읽히지 않는다.

 

공소 유지 권한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은 수사를 뭉개다가 공소시효가 완성되면서 지난해 10월 '명태균 게이트' 공직선거법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이로 인해 정치자금법 혐의로만 이 사건의 일부 관계자만 기소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 게이트 전반을 수사할 특검에 공소 유지 권한을 넘기는 게 실질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의문이다. 사후 개입이라는 행정상 이유만으로 공소유지 권한을 아예 배제하라는 최 대행의 주장은 힘을 얻기 어렵다. 오히려 내란 우두머리임에도 석방되는 권력자를 상대로하는 만큼 수사뿐 아니라 기소에서도 외압을 받지 않도록 특검에 권한을 주는 것이 본래 취지에 부합되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마은혁 임명보류' 권한쟁의 선고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측 이동흡(가운데) 변호사, 임성근(왼쪽) 변호사가 출석해 있다. 2025.2.27 [공동취재] 연합

 

무엇보다 '특검 임명 간주 규정'은 최 대행 본인 때문에 생긴 규정이다. 내란 우두머리인 윤 대통령의 하수인과 같은 최 대행은 국회와 헌재가 임명하라고 한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여전히 임명하지 않고 있다. 행정권이 입법권과 사법권까지 무시하며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특검법대로면 최 대행은 국회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3일 내에 특별검사 1명을 임명해야 하지만, 대통령 부부와 여당에 대해 '방탄 모드'인 권한대행이 고의로 임명하지 않고 시간을 끌 경우 특검 자체가 자칫 시작도 하지 못하고 좌초될 수 있다. 최 대행은 '권력분립 원칙'을 운운하고 있지만, 선출된 권력도 아닌 대통령 권한대행이 과도하게 행정권을 남용해 입법권과 사법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먼저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상목 거부권 이유에 구토가 유발된다"

"긴 말 필요 없다…내란 대행은 단죄해야"

 

이날 최 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야당은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거부 명분은 구토를 유발한다"며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면서 위헌을 온몸으로 실천해온 주제에, 국회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의결한 특검법안에 위헌 요소가 들어있다는 녹음 파일을 또 재생했다"고 맹비난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차라리 내란의 시작이고 끝인 윤석열 부부에게 차마 특검의 칼을 겨눌 수는 없다고 고백하는 편이 낫다"며, 특검의 수사 범위가 넓어 위헌이라는 최 대행의 주장에 대해서도 "따지려거든 윤석열·김건희 부부에게 왜 그렇게 많이 저질렀느냐고 따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국회의원 당선자가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고 양회동 열사 CCTV 유출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22. 건설노조 제공

 

노 원내대변인은 또 "검찰이 사건을 선관위로부터 넘겨받은 시점이 2023년 12월이다. 지난 1년 4개월 동안 검찰은 충분히 수사했어야 했고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언론이 보도하고 국회가 증거를 찾아내면 하는 척, 그러다 잠잠하다 싶으면 일선 검사들의 수사 의지까지 꺾어버리며 시간을 갉아먹었다. 그래서 수사기간 동안 시효를 정지시키고 검찰이 마지못해 기소한 부분의 공소 유지 권한을 특검에 넘겨야 하는데도, 최상목 대행은 '헌법상 적법절차주의 위배', 이런 따위의 헛소리를 늘어놨다"고 비판했다.

그는 "긴 말이 필요 없다. 최상목 대행은 내란 대행"이라며 "이제는 단죄의 시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헌재 결정 버티는 최상목, ‘명태균 특검법’엔 위헌성 앞세워 거부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치안관계장관회의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위헌적 요소 등의 이유를 들어 ‘명태균 특검법’(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 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권한대행을 맡은 지 2개월여 만에 8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엔 버티기로 일관하면서도, 정작 위헌성을 이유로 거부권 행사를 이어가는 건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머리발언을 통해 “저는 이 특검법안의 법적 쟁점, 필요성 등을 국무위원들과 함께 심도 있게 검토했으며, 숙고를 거듭한 끝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기로 했다”며 앞선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 때와 마찬가지로 거부권 행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야당 주도로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명태균 특검법은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바탕으로 각종 선거에서 공천 거래와 불법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최 권한대행은 거부권 행사 이유로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비례의 원칙 △적법절차의 원칙 △권력분립 원칙 위배 등을 사유로 언급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된 모든 경선과 선거·중요 정책 결정 관련 사건 및 그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전부를 제한 없이 수사할 수 있어, 수사 대상과 범위가 너무나 불명확하고 방대한 데다 특검 수사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전례 없는 규정 등이 포함돼 있고, 특별검사의 직무 범위에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 유지 권한’까지 포함돼 있어, 공소시효 정지 사유를 엄격히 적용하는 공소시효 제도의 기본 취지와 헌법상 적법절차주의를 위배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최 권한대행은 또한 “그간 재의요구한 특검법들에서 지적했듯이 ‘특별검사에 대한 임명 간주 규정’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해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며 “검찰의 수사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을 도입하는 것은 특별검사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마지막으로 “이번 (명태균씨) 수사에 검찰의 명운을 걸고, 어떠한 성역도 없이 관련 의혹들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명확히 밝혀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을 겨냥한 정략적 특검인만큼 거부권을 행사하라는 여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도, 야당의 비난과 높은 특검 찬성 여론 등을 의식해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마무리한 것으로 읽힌다.

 

최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해 여당에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과 상법개정안에 대해서는 시한이 남은 만큼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 권한대행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서는 이날도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 권한대행이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를 언제 임명할 것인지, 즉시 임명하지 않을 거라면 위헌 상황과 국회의 권한침해 상태를 지속시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께 공개적으로 답변하라”고 요구했음에도 침묵을 지킨 것이다. 최 권한대행은, 헌재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을 기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 총리 복귀가 결정 때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권한대행이 지난달 27일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건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에도 2주가 넘도록 행정부의 헌법상 의무 이행을 하지 않으면서, 정작 위헌성을 이유로 여당의 요구대로 8개 법안째 거부권 행사를 이어가는 데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면서 위헌을 온몸으로 실천해온 주제에, 국회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의결한 특검법안에 위헌 요소가 들어있다는 녹음 파일을 또 재생했다”며 “차라리 내란의 시작이고 끝인 윤석열 부부에게 차마 특검의 칼을 겨눌 수는 없다고 고백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 한겨레 장나래 기자 >

 

관저이전 부실감사 불인정·'전현희 표적' 의혹도 "권한범위 내"

선관위 감찰도 소추사유 인정 안해 ...'중대성' 요건 충족안돼  

이미선·정정미·정계선 3명은 별개의견…"위법 있지만 파면할 정도 아냐"


변론기일 출석한 최재해 감사원장

 

헌법재판소가 13일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최 원장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지난해 12월 5일 헌재에 탄핵안이 접수된 때로부터 98일 만이다. 이번 사건은 헌정사 최초의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 사건으로, 기각으로 마무리됐다.

헌재는 이날 오전 최 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열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헌재는 "(감사원은) 대통령실·관저 이전 결정 과정에서 관련 법령이 정한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에 관한 감사를 실시했고 부실 감사라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회 측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공사업체 선정과 관련해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므로 부실 감사라는 주장을 추가했는데, 헌재는 "탄핵소추의결서에 적시되지 않은 사유이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회에서 기존 탄핵소추 사유의 범위에 포섭되지 않는 새로운 주장을 하는 것은 적법한 범위를 넘었다고 본 것이다.

 

헌재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를 했다는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서도 "다수의 제보를 근거로 실시한 특정사안감사"라며 "권익위원장 개인에 대한 개인 감찰뿐 아니라 권익위원회의 행정사무에 관한 감찰도 포함돼 있어 권익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감사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 요청도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현저히 자의적이라거나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것으로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 원장이 2022년 7월 29일 국회에 출석해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발언한 부분도 "성실한 감사를 통해 원활한 국정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위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직무감찰의 경우 "합의제 기관인 감사위원회의의 의결에 따라 실시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사원장의 지위에서 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감사 실시에 관한 의결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보더라도 피청구인이 감사위원에게 부여된 권한을 명백하게 어긋나게 행사했음을 인정할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소추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이태원 참사,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등과 관련한 감사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했다는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감사원이 훈령 개정을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감사청구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저해했다는 소추 사유에 관해서도 "감사원의 직무 범위나 권한에 실질적 변동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 중 2건에 대해서는 법률 위반을 인정했지만, 중대한 위헌·위법이라고는 평가하지는 않았다.

 

최 원장이 감사원의 전자문서 시스템을 변경해 주심위원의 열람 없이 감사보고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한 점, 국회의 현장검증 시 감사위원회의 회의록 열람을 거부한 점은 국가공무원법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으로 인정됐다.

 

다만 헌재는 "피청구인에게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해야 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공직자를 파면하려면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있어야 한다는 '중대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전자문서 시스템 변경, 회의록 열람 거부에 더해 훈령 개정 과정에서도 최 원장이 헌법 및 감사원법을 어긴 것은 맞지만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는 별개 의견을 남겼다.

 

최 원장 탄핵안은 지난해 12월 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헌재는 탄핵안을 접수한 뒤 세 차례 변론준비기일을 열어 쟁점과 증거 등을 정리했다. 지난달 12일 첫 변론을 열고 3시간여 만에 변론을 종결한 뒤 사건을 심리해왔다.

최 원장은 국회의 탄핵소추가 "사실과 다르거나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을 담고 있다"며 부인해왔다.  < 이도흔 기자 >

 

헌재, '김건희 불기소' 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 탄핵소추 기각

이창수·조상원 4차장·최재훈 반부패2부장 모두 기각…재판관 전원일치

"김건희 수사 적절했는지 다소 의문 들지만 재량권 남용 해당하지 않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수사2부장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부실수사했다는 등의 이유로 국회가 파면을 요구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의 탄핵소추가 기각됐다.

헌법재판소는 13일 이 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이들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지난해 12월 5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지 98일만이다.

 

헌재는 김 여사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적절히 수사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면서도 이들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는 평가하지 않았다.

 

헌재는 검찰이 제3의 장소에서 김 여사를 수사한 데 대해서 "현직 대통령 배우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데 경호상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전례에 비춰봤을 때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조사한 것이 부당하게 편의를 제공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 지검장이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 요청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수심위를 통한 의견청취는 임의적 절차로, 이 지검장이 재량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사 및 감사원장 탄핵심판 선고

 

헌재는 다만 수사 과정에서 시세조종 범행에 김 여사 명의의 증권계좌가 활용된 사실이 확인됐음을 언급하며 "김건희에게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는지, 정범이 시세조종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건희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PC 기록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음에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를 했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는 다소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세조종 사실이 일어난 지 상당히 기간이 지난 뒤 각 피청구인이 수사에 관여하게 돼 추가적으로 수사를 해도 별다른 증거를 수집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짚었다.

 

국회 측은 이들이 언론 브리핑과 국정감사장에서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헌재는 "최재훈은 장시간에 걸쳐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코바나컨텐츠 협찬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연관 지어 설명하다 다소 모호해 혼동을 초래하는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건과 관련해 의도를 갖고 허위사실을 발표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이 지검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질의응답을 하다 나온 발언도 맥락에 비춰봤을 때 허위진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회는 이 지검장 등 검사 3명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과정에서 관련 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등의 이유로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헌재는 두 차례 변론 끝에 지난달 24일 이들 사건의 변론을 종결했다.

세 사람은 변론에 직접 참여해 불기소 처분에 문제가 없고 김 여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 연합 황윤기 이도흔 기자 >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및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재판관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등 검사 3인의 탄핵심판 청구를 재판관 8인 만장일치로 전부 기각했다.

다만 헌법재판관들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는가에는 모두 의문을 표했다. 최 감사원장의 일부 법 위반도 인정했다.

이날 선고는 '2024헌나2' 최재해 원장 사건부터 시작됐다. 10시 2분, 재판장 문형배 재판관(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는 주문을 낭독한다. 뒤이어 김형두 재판관이 법정의견 요지를 설명했다. 국회가 주장한 ▲감사원의 독립성 훼손 ▲국민권익위원장 등 표적감사 ▲대통령실 이전 부실감사, 조은석 감사위원 열람 제한 등 감사원장 의무 위반 ▲ 국회 자료제출 요구 거부 모두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결론이었다.

[최재해 탄핵] 사유 대부분 기각했지만… '주심 배제' 등은 비판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한 13일 최 감사원장이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업무복귀하고 있다. 2025.3.13 ⓒ 연합


헌재는 최 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 회의에서 '감사원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한다'고 발언한 것 자체는 다소 부적절하지만 답변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고, 대통령의 국가원수 지위를 고려할 때 국가 전체를 이롭게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여지가 없지 않다고 봤다.

또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국무총리에게 공익감사청구권을 부여하도록 훈령을 개정한 것 역시 공익감사청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고, 감사의 기본원칙 등 감사정책을 변경한 것이 아니므로 절차상 문제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이 또한 법률 개정 대상이라는 별개의견을 냈다.

헌재는 참여연대의 대통령실·관저 이전 감사 청구사항 중 '의사결정과정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 및 불법 여부'에 관해 감사원이 감사보고서에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가 대통령실·관저 이전 결정과정의 타당성에 관한 사항은 이 사건 감사범위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기재한 것도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정의 타당성이나 당부에 관한 사항은 감사원 감사범위가 아니라는 이유다. 또 부실감사 의혹은 근거가 부족하고, 공사업체 선정 관련 불법 의혹은 탄핵소추의결 후 추가된 주장이므로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정리했다.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감사가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했다는 국회 쪽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재는 이태원 참사 감사를 2023년 연간업무계획에 넣었다가 '감사계획이 없다'고 허위 발언하고, 같은 내용의 보도참고자료를 작성·배포했다는 주장 또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감사는 최 원장 취임 전 일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감사의 경우 감사위원회 의결에 따라 실시한 것이지 최 원장이 원장의 지위로 행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봤다. '감사위원 최재해'로서도 권한을 잘못 행사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했다.

다만 재판관 8인 전원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감사가 '표적 감사'는 아니지만 일부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인정했다. 감사원이 전자문서시스템을 변경, 주심인 조은석 감사위원의 열람 없이 감사보고서 시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주심위원에게 실질적인 열람 결재 권한을 부여한 감사원 훈령 '감사사무 등 처리에 관한 규정'에 어긋나고,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국가공무원법 56조를 위반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이 일이 감사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고 직권남용죄 등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또 최 원장이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현장검증을 왔을 때 대통령실·관저 이전 감사 관련 감사위원회 회의록 열람을 거부하면서 국회증언감정법상 검증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는지 충분히 소명하지 않았으므로 법 위반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제출할 수 없다'는 취지의 감사원 답변으로 볼 때 직무유기죄,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모든 법 위반 사항을 종합하더라도 최재해 감사원장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는 게 최종 결론이였다.

[이창수 등 검사 3인 탄핵] 만장일치 기각, 만장일치 의심

13일 헌법재판소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오후 첫 변론기일 당시 출석하는 3인의 모습이다. 왼쪽부터 이 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이다. ⓒ 이정민


김건희 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의 '봐주기 수사' 책임 등으로 탄핵심판이 청구된 이창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2부 부장검사 사건도 재판관 8인 만장일치 기각 의견이었다.

헌재는 이들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기자회견과 국정감사 발언 등은 정황상 말실수에 가깝다고 판단했고, 김건희 씨를 대통령경호처 부속 건물에 방문조사 한 것은 수사에 관한 재량이라고 봤다.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한 의견 또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는 아니므로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이 재량 남용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재판관들은 김건희 씨가 정말 '혐의 없음'이 확실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추가 수사가 이뤄졌느냐를 두고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주범들의 시세조종 범행에 김건희 명의의 증권계좌들이 활용된 사실이 수사과정 및 주범, 공범에 대한 형사재판을 통해 확인됐다. 김건희에게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는지, 정범이 시세조종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건희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PC 기록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수 있음에도 각 피청구인(검사 3인)이 위와 같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를 하였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


헌재는 국회 쪽에서 이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수사기록인증등본 송부촉탁을 신청했지만 "서울고등검찰청은 송부 불가 회신을 하여 추가 수사 필요성 여부를 판단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또 하나의 의문을 결정문에 남긴 셈이다. 동시에 "설령 부수적으로 정치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탄핵소추권이 남용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도 남겼다.

하지만 이 모든 행위 또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문형배 재판관은 연달아 "주문.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고 말했다. 소수 재판관의 보충 또는 별개의견도 없는 만장일치였다.         < 오마이 박소희 기자 >

오세훈 측 "명태균, 민주당 만난 뒤 돌변" ?

명태균과 측근들, 오세훈 관련 진술 일관돼
2021년 지인과 녹취서 재확인되는 주장들

오세훈 쪽, 상황 불리해지자 물타기하는 듯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무궁화포럼 제6회 토론회 '북핵 앞에 선 우리의 선택, 핵 잠재력 확보를 위한 한미 안보협력 전략'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2025.3.11. 연합

 

명태균 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불법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게 한 의혹을 받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 씨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오 시장 쪽 주장과 달리, 명 씨가 주장하는 내용은 명 씨와 명 씨 측근뿐 아니라 4년 전 명 씨와 지인의 녹취 등에서도 이미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는 12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명씨의 진술이 구속 전후로 오락가락하면서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혹 대부분이 녹취나 메시지 캡처 등과 같은 물증이 아니라 명씨의 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진술의 신빙성을 둘러싼 논란이 수사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특보는 "명 씨가 지난해 10월 5일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 시장을 서울시장으로) 만들라고 했다'며 '오세훈은 본인이 왜 시장이 됐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고 과거 보도내용을 전했다. 또 "같은 달 12일 이뤄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도 (명 씨가) '오세훈은 지가 왜 (서울시장이) 됐는지 모른다'라며 같은 취지의 주장 펼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씨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나오고 있다. 2024.11.8. 연합

 

이 특보는 "하지만 이러한 명 씨의 입장은 같은 해 11월 15일 구속수감 후 180도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명 씨가) 연일 인터뷰했던 '오세훈은 모른다'는 '오 시장이 전화 와서 나경원이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내가) 이기는 방법을 알려달라,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돌변했다"고 말했다. 또 "'김종인 전 위원장을 통해 컨트롤했다'는 '오 시장과 7번 만났다'로, '무보수로 도왔다'는 '오세훈이 나한테 직접 전화와 김한정(오세훈 스폰서)이 비용을 부담할 테니까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 '김한정에게 2000만원 빌리러 가고 있다'로 연이어 탈바꿈했다"고 주장했다. 

 

이 특보는 그러면서 "명 씨의 태도가 이렇게 돌변한 데는 명 씨와 민주당 사이의 구치소 접견 시점을 주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이나 김한나 변호사 등 민주당 인사들이 지난달 명 씨를 접견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친야 성향 인터넷매체 '뉴탐사'가 민주당 부패·공익제보자 권익보호위원회 소속 김한나 변호사가 (지난달) 명씨와 접견한 사실을 공개했는데, 보도에 따르면 명 씨는 김 변호사에게 '민주당 공익제보자가 되어 보수 정치의 적폐 청산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면서 "이날 이후 명씨 측은 'SH공사 사장 자리 약속' '오 시장과 7번 만났다'(2월 27일 명씨 검찰 진술) 등 자극적 발언 쏟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소연 변호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명태균 씨 사진. 2024.11.13. 김소연 변호사 SNS

 

이 특보의 주장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시장 스폰서 김한정 씨 등과 관련된 발언이 구속 수감 이후 바뀌었기 때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게 내용의 골자다.

 

하지만 이는 설명 자체에서 애초에 전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오 시장 쪽이 말하는 명 씨의 주장은 각 언론 매체가 서로 다른 시기에 취재한 내용들로, 같은 선상에 놓고 단순히 비교해 진술이 바뀌었다고 주장할 수 없다. 명 씨의 발언이 나오는 상황과 질문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론조사 대납 의혹과 관련해 '오세훈'과 연결되는 '김종인' '김한정' '나경원' 등의 열쇳말들은 명 씨와 명 씨 측근에 대한 종합적인 취재, 인터뷰에서 확인되고 있다.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취재진이 지난달 초 만난 명 씨의 측근은 오 시장과 관련, "2021년 초 명태균이 오세훈 전화를 받았는데, 오세훈이 '언제 서울로 올라오실 거냐. 아직도 거기(창원)에 있으면 어떡하냐. 빨리 서울에 올라와달라'고 말하는 걸 직접 들었다. 그 후 무슨 중국집에서 만났고 그 자리에서 오세훈이 '살려달라'고 말했다고 명 씨로부터 추가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명 씨를 만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게 명 씨 측근의 설명이다.

 

아울러 명 씨 측근은 '오 시장에 대한 접근은 처음엔 명 씨가 적극적이었지만, 명 씨의 영향력을 확인한 오 시장 역시 만남에 적극적이었다'고 전했다. 명 씨 측근에 따르면 오 시장을 만나기 전, 명 씨는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나경원이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붙으면 밀리는데 오세훈이 박영선 후보와 붙으면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후 어떤 경로로 명 씨의 분석이 오 시장 쪽에 전달됐고, 오 시장 쪽에서 적극 만남을 갖자고 말해왔다는 게 명 씨 측근의 설명이다.

 

<워치독>의 취재를 종합하면 명 씨의 진술은 이종현 특보의 말대로 바뀐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언론 보도를 통해 조각이 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특보의 주장과는 반대로 그동안 언론에 제기된 ▲'오세훈이 명태균에게 나경원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한 대목이나 ▲'김종인이 컨트롤했다'는 대목 ▲ '김한정이 비용을 부담했다'는 대목 등을 모두 종합하면 오 시장과 관련된 의혹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4년 전인 지난 2021년 8월 5일 명 씨와 지인이 나눈 녹취에서도 등장한다(아래 영상 참고).

https://youtu.be/yGPb9vNcJJY

〈4년 전 녹취까지 있는데…오세훈 "명태균 모른다"〉. 2025.3.12. 영상 제작 뉴탐사 김은도 PD.

 

4년 전에 녹음된 명 씨의 대화에는 ▲명 씨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 플랜까지 다 만들어줬다"는 내용 ▲명 씨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오세훈을 서울시장으로 만들었다"는 내용 ▲오 시장의 스폰서인 김한정 회장도 "이 사람(명태균)이 다했다 해서 같이 (오세훈에 의해) 먼지떨이 됐다"고 하는 내용 등이 함께 등장한다. 4년 전 녹음된 대화 내용이지만, 현재 언론에서 제기되는 의혹들과 그대로 연결이 된다.

 

<워치독> 취재와 4년 전 명태균 씨 녹취록 등을 종합해 정리하면, 오 시장 쪽 주장대로 명 씨의 주장이 바뀐 것이라기보다는 명 씨나 명 씨 측근의 주장대로 '김종인' '김한정'이나 '나경원' 등을 열쇳말로 오히려 한 가지 그림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보는 편이 합당해 보인다. 모든 진술이 정확하게 떨어지지는 않지만, 4년 전 녹취에서도 언급한 내용들이 4년 후인 현재의 보도에서 일치하고 있고, 이를 종합하는 것이 사건의 진실을 그리는 데 가까워 보인다.

 

강혜경 씨가 오세훈 시장의 최측근이자 스폰서로 알려진 김한정 회장로부터 송금 받은 3,300만원의 입금 내역. 2024.11.22. 뉴스타파

 

다만 스폰서인 김한정 씨 역시 아직까지 오 시장 쪽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명씨를 선의로, 경제적으로 도운 적은 있지만 오 시장에게 명씨의 여론조사를 전달한 적은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을 대신해 보도참고자료를 낸 이종현 특보는 "일반적으로 진술의 신빙성은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같은 말을 하느냐 여부로 판단하는데, 수사당국은 명 씨의 진술이 누군가의 회유나 압박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따져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 씨는 반대로 오 시장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지난 10일 변호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오 시장은 강혜경이 자신에게 의뢰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비공표 여론조사가 명태균의 지시로 조작됐다고, 허위사실로 압박하고 여론몰이하자 불법적인 본인의 행위가 드러날까 봐 지레 겁을 먹고 거짓말을 마구마구 쏟아내며 신속한 검찰 조사를 요구한다며 쇼를 하다가 자기가 자기 무덤을 파는 엽기적이고 멍청한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 버렸다"고 했다.

 

명 씨는 "이런 사태가 발생할까 봐 나는 오세훈 시장에게 공개적으로 여러 번 경고를 했다"며 "배신 배반형인 오세훈 시장이 나를 먼저 고소해 벌어진 일이니 그 누구도 나를 원망하지 말라. 황금폰에서 나온 증거 때문에 지금은 돌이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