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율 ‘한국갤럽’도 취임 후 최저치 42%

● COREA 2026. 8. 28. 23:1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직무 수행 ‘부정’ 평가도 취임 후 가장 높은 50%
부정평가 이유는 '부동산 정책'이 27%로 1위
민주당 지지도도 전주보다 2%p 떨어진 39%
전작권 환수 시기 ‘ 임기 내’ 46%·‘연기’ 41%
우리나라 핵무기 보유 '찬성' 65%·'반대' 30%

 

한국갤럽이 2026년 8월 넷째 주(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응답자 이념성향: 보수 292명, 중도 324명, 진보 254명)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2점 척도, 재질문 1회), 42%가 긍정 평가했고 50%는 부정 평가했다. 8%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번 주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취임 후 최저치, 부정률은 최고치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3.1%p.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라는 평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77%)·성향 진보층(68%)에서, '잘못한다'는 국민의힘 지지층(87%)·보수층(74%)에 많다. 중도층은 긍·부정(41%:49%) 차이가 크지 않고, 지지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에서는 부정론이 우세하다(24%:58%). 연령별 직무 긍정률은 40·50대(50%대)에서 높고, 20대(31%)에서 가장 낮다.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 여전히 ‘부동산 정책’(27%)이 가장 높아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이하 '가중적용 사례수' 기준 424명, 자유응답) '외교'(16%), '경제/민생'(11%), '소통'(10%), '전반적으로 잘한다', '부동산 정책'(이상 7%), '서민 정책/복지', '직무 능력/유능함'(이상 6%), '열심히 한다/노력한다'(4%) 순으로 나타났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는(499명, 자유응답) '부동산 정책'(27%), '검찰 권한 축소', '경제/민생',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이상 7%),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국방/안보', '독재/독단'(이상 5%), '통합·협치 부족'(4%) 등을 이유로 들었다. 부동산 문제는 7월 넷째 주부터 줄곧 부정 평가 이유 최상위다.

 

민주당 지지율 여당 된 후 3번째로 40% 밑돌아

 

 

2026년 8월 넷째 주(25~27일) 현재 지지하는 정당은(당명 로테이션, 재질문 1회) 더불어민주당 39%,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4%, 개혁신당 3%, 진보당 1%, 이외 정당/단체 2%,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6%다. 지난주 대비 정당 지지 구도는 크게 바뀌지 않았으나, 현 정부 출범 후 주간 조사 기준 여당 지지도가 40%를 밑돌기는 세 번째다(작년 추석 전후 38%, 39%)

 

성향별로는 진보층의 70%가 더불어민주당, 보수층에서는 52%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도층에서는 더불어민주당 37%, 국민의힘 18%,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38%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8일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6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결의문 채택과 함께 국민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8.28

 

전작권 환수, 2006년 9월에는 29%만 찬성, 66% 반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데 이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언급하며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 전시작전권 환수와 통합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추진 중이다. 한국갤럽이 전작권 환수 시기, 북한의 전쟁 도발 가능성, 남북 군사력 비교, 핵무장 주장, 3군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대북 관련 여론을 알아봤다.

 

 

현재 미군인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있는 전시작전권(이하 '전작권') 환수 시기에 관해 물은 결과(항목 로테이션) 46%가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환수해야 한다', 41%는 '환수 시기를 더 연기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현 정부 임기 내 환수론은 성향 진보층(74%), 연기론은 보수층(64%)에서 두드러진다. 진보층과 보수층은 후행 질문인 북한의 전쟁 도발 위험성, 남북한 군사력 비교 등에서도 큰 인식 차를 보였다.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 사람(393명), 우리군보다 북한군이 우세하다고 보는 사람(209명) 중에서는 각각 60%가 환수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고 봤다.

 

전작권 환수 여론은 과거보다 전향적이다. 12년 전인 2014년 10월, 전작권 환수 시기를 2015년에서 2020년대 중반 이후로 연기한 결정에 당시 유권자의 32%가 '잘못한 일', 51%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2006년 9월에는 전작권 환수에 29%가 찬성, 66%가 반대했다(전국 유권자 611명 전화조사).

 

북한 전쟁 도발 위험성 '(많이+어느 정도) 있다' 39%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일으킬 위험성이 얼마나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4점 척도) ‘많이 있다’ 17%, ‘어느 정도 있다’ 22% 등 39%가 '있다'(이하 '위험성')라고 답했다. ‘별로 없다’ 35%, ‘전혀 없다’ 20%, 그리고 6%는 의견을 유보했다. 북한 전쟁 도발 위험성은 20·30대(50%대 초반; 40대+ 40% 미만), 성향 보수층(55%; 중도층 37%, 진보층 25%)에서 비교적 많이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1992년 조사에서는 우리 유권자 69%가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일으킬 위험성 있다고 봤으나, 1994년 김일성 사망,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기조와 더불어 그 정도가 완화됐다. 2002년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 공포로 개성공단 추진이 구체화되었을 때는 33%까지 줄었다가 1차 핵실험 1년 후인 2007년에는 51%로 다시 늘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간 김정은 체제하에서는 북한의 전쟁 도발 위험성이 40% 안팎으로 급변하지 않았다. 2022년 조사에서는 북핵·미사일 실험을 위협적이라고 느끼면서도, 군사적 해결책(25%)보다 평화·외교적 해결책(67%) 모색을 우선시했다. 이는 70년 넘게 지속된 휴전(休戰) 상태 적응, 과거보다 증강된 국가 경제력·군사력에서 비롯한 결과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14일 메인 뉴스시간인 저녁 8시 뉴스에 강원도 통천군에 위치한 자산해수욕장과 동림폭포에서 폭염을 피해 북한 주민들이 피서를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8.14 연합뉴스

 

남북한 군사력 비교: '우리군 우세' 70%, '북한군 우세' 21%

1992년 북한군 우세 69% → 2014년 북한군 42%:우리군 43%

 

우리의 군사력과 북한의 군사력 중 어느 쪽이 더 우세하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우리군 우세'가 70%로 '북한군 우세' 21%를 압도했다. 3%는 '비슷하다'고 봤고, 6%는 의견을 유보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응답자 특성에서 우리 군사력을 더 높이 평가했다.

 

1990년대 초반에는 북한군 우세론(1992년 69%)이 많았으나, 1999년부터 2014년까지는 격차가 줄어 비슷해졌고 이번 조사에서는 우리군 우세론이 주를 이뤘다. 이러한 인식 변화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높아진 한국 방위산업 위상도 일조한 것으로 짐작된다.

 

 

실사용 보다 자위적 방어용으로 ‘핵무장 찬성’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65%가 '찬성', 30%는 '반대'했으며 5%는 의견을 유보했다. 2013년(북한 3차 핵실험)부터 2017년(6차 핵실험)까지는 20대의 핵무기 보유 반대가 많았고, 50대 이상 약 80%가 찬성했다. 그러나 2024년 이후로는 20대를 포함한 전 연령대에서 핵무장 찬성이 50%를 웃돈다.

 

◎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일으킬 위험성이 없다고 보는 사람(551명) 중에서도 58%가 핵무기 보유에 찬성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유권자 상당수는 핵무기를 실사용 목적보다 전략적·자위적 방어 수단으로 보는 듯하다.

 

육·해·공 3군 사관학교 통합 ‘찬성’ 30% ‘반대’ 58%

 

육·해·공 3군 사관학교를 국군사관학교로 통합하는 것에는 '통합하는 것이 좋다' 30%, '하지 않는 것이 좋다' 58%로 나타났다.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성향 진보층은 53%가 통합에 긍정적, 보수층은 77%가 부정적이다. 여권 지지층을 제외한 대부분 응답자 특성에서 통합 찬반 격차가 작거나 반대가 더 많다.                              < 강기석 기자 >

 

어쩌다 민주당에 '위선'이란 딱지가 붙었을까

 


청년들에 "집사지 말라" 했던 정치인 자신들은?
'검찰에 대한 태도 여당일 때 야당일 때 표변' 인식
공정을 말하면서 자신과 남에게 이중 잣대 적용
도덕적 개혁성을 정치 자산으로 활용해온 민주당
공정 거스르는 행동 땐 '내로남불' 이미지 더 부각
조국 논란보다 청년이 눈여겨본 건 민주당 태도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글자 그대로인지 물어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인은 실수할 수 있다. 정책을 잘못 판단할 수도 있고, 사람을 잘못 선택할 수도 있고, 때로는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 정말 위험한 것은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이 있다. 남에게는 원칙을 요구하면서 자신에게는 예외를 허용하는 것.

 

프랑스의 사상가 라 로슈푸코는 이를 아주 짧게 표현했다. “위선은 악이 덕에게 바치는 공물이다.” 이 문장이 정치에서 무서운 이유는 위선이 아무 가치도 없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27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9월에 시작될 정기 국회에서의 선전을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8.27 연합뉴스

 

공정을 믿는 사회이기 때문에 공정을 말한다. 정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정의를 말한다. 특권을 싫어하기 때문에 특권 철폐를 말한다. 즉 정치인은 유권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의 언어를 빌려 자신을 설명한다.

 

문제는 그 언어와 행동이 충돌하는 순간이다. 필자는 오늘날 민주당이 청년층을 포함한 상당수 국민에게 ‘위선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다른 정당보다 반드시 더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민주당은 스스로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제시해 왔기 때문에,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순간 더 큰 정치적 비용을 치르게 된 것이다.

 

공정은 나에게 불리할 때 비로소 시험받는다. 민주당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가치 중 하나가 공정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약속은 한국 사회에 강한 울림을 줬다.

 

공정은 정치적 신뢰의 규칙이다. 여기서 철학자 칸트를 떠올릴 수 있다. 칸트의 윤리학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원칙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이런 질문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행동을,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했어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정치에 가져오면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상대 정당 정치인의 자녀가 특혜를 받았다면 비판한다. 그런데 자기 정당 정치인의 자녀가 같은 논란에 휩싸였다면 “사정이 있다”고 설명한다.

 

상대방 정치인의 부동산 투기를 비판한다. 그런데 자기편 정치인의 부동산 문제에는 “투자였다”고 설명한다. 상대방 정부가 검찰을 이용한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 같은 검찰 수사를 두고 “정의로운 수사”라고 평가한다. 그 순간 문제는 개별 사건을 넘어선다. 원칙이 아니라 진영이 기준이 된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4일 경기도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2026.6.4. 연합뉴스

 

조국 사태는 ‘공정’이라는 기준의 시험대였다. 이 사건은 한국 정치에서 ‘공정’이라는 가치가 실제로 어떻게 시험받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당시 논란의 핵심에는 입시와 특혜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청년에게 특별히 민감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년은 시험과 경쟁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가는 세대다. 따라서 입시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심은 단순한 정치적 논쟁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살아온 경쟁의 규칙 자체에 대한 의심이다. 더구나 당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핵심 가치가 ‘공정’이었다.

 

그래서 조국 사태의 정치적 충격은 단순히 한 장관의 인사 문제가 아니었다. 민주당이 자신에게 적용할 공정의 기준이 무엇인지 묻는 사건이었다. 여기서 민주당이 어떤 태도를 취했느냐는 사실관계만큼 중요했다. 청년이 보고 싶었던 것은 완벽한 정치인이 아니었다.

 

“우리 편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였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낀 순간, ‘공정’이라는 단어 자체가 흔들렸다.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진영이 판단을 대신하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가 전체주의와 정치적 책임을 분석하면서 끊임없이 강조했던 문제 중 하나가 사유의 중단이었다. 사람이 스스로 판단하기를 멈추고 주어진 논리만 반복하기 시작하면, 거대한 잘못도 평범한 일처럼 처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정당정치에도 생각해볼 대목이 있다.

 

정치적 진영에 속하면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다. 누가 했는지를 먼저 본다. 우리 편이 하면 이유가 있다. 상대편이 하면 문제가 있다. 우리 편의 의혹은 정치공작이다. 상대편의 의혹은 부패의 증거다. 우리 편에 대한 수사는 정치탄압이다. 상대편에 대한 수사는 법치의 실현이다. 이렇게 되면 정치적 판단은 사라지고 진영의 논리만 남는다.

 

이것은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힘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진영을 바꾸면 논리의 방향만 바뀔 뿐 구조는 똑같다. 그래서 민주당을 비판하는 가장 공정한 방법은 민주당에게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이 상대방에게 들이댔던 잣대를 민주당 자신에게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오찬을 위해 상춘재로 이동하고 있다. 2026.7.1 청와대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정부 시기 부동산 문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택 가격 상승과 부동산 정책의 실패 여부를 두고는 경제적·정책적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치적 신뢰의 관점에서는 조금 다른 문제가 있었다. 부동산을 둘러싼 정치인의 언행과 실제 보유·거래 행위가 일치했는가라는 문제다.

 

다주택 문제, 갭투자 논란, 지역구 이해관계, 부동산 보유와 정책 결정의 관계. 이런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청년에게 남은 인상은 단순히 “집값이 올랐다”가 아니었다. “국민에게는 집을 사지 말라고 하면서 정치인 자신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었다. 정치에서 메시지는 행동과 함께 평가된다. 특히 자산형성에 몰두하는 청년의 삶과 직접 연결된 문제에서는 더 그렇다.

 

민주당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도덕적 우월감’이다. 정당은 자신이 옳다고 믿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를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내가 옳다고 믿는 것과 내가 항상 옳다는 것은 전혀 다르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결국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는 것’으로 돌아간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태도.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 이것이 정치에도 필요하다. 그런데 정치가 도덕적 우월감과 결합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가 민주주의 세력이다.” “우리가 개혁 세력이다.” “우리가 약자를 대변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판단은 옳다.” 이 논리가 굳어지면 반대되는 의견을 정책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도덕적 결함으로 취급하기 쉽다.

 

청년들이 이런 태도에 반발하는 이유도 있다. 청년은 정치인에게 자신을 훈계할 권위를 쉽게 부여하지 않는다. 특히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치인의 과거 발언과 현재 행동을 비교할 수 있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정치인은 말보다 ‘기준’을 기억해야 한다 정치인은 많은 말을 한다. 하지만 유권자가 오래 기억하는 것은 의외로 몇 가지뿐이다. 그 사람이 어떤 원칙을 말했는지. 그리고 그 원칙을 자신에게도 적용했는지. 그래서 정치에서 말의 일관성은 매우 중요하다.

 

야당일 때는 검찰 수사를 옹호하다가 여당이 되면 검찰개혁을 이야기하고, 여당일 때는 검찰 수사를 옹호하다가 야당이 되면 검찰의 정치개입이라고 주장한다면, 유권자는 어느 쪽이 진짜 생각인지 알 수 없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에게 불리한 보도는 언론의 자유라고 주장하면서 자기편에 불리한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한다면, 공정하지 못하다. 상대방에게는 엄격한 도덕 기준을 요구하면서 자기편에게는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한다면, 그 순간 정치인의 말은 설득력을 잃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잼카 초대석'에 정봉주 전 의원이 출연해 함께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TV 유튜브 화면 갈무리

 

정치에서 일관성이 무너지면 말의 신뢰도 함께 무너진다. 그런데 왜 민주당의 문제는 더 크게 느껴지는가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민주당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힘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다. 정치권 전체가 진영논리에 갇혀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왜 특히 ‘내로남불’이라는 이미지와 강하게 연결되었을까. 나는 그 이유가 민주당이 ‘도덕적 개혁성’을 중요한 정치적 자산으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우리는 특권에 맞선다. 우리는 기득권을 개혁한다. 우리는 공정을 추구한다. 우리는 약자를 보호한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킨다. 이런 언어를 사용해왔다. 그렇다면 유권자는 자연스럽게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 스스로 높은 기준을 제시한 사람은 그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것은 민주당에 대한 과도한 공격이 아니다. 오히려 민주당이 스스로 선택한 정치적 전략의 결과다. 민주당 정치인 모두가 위선적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게 말하면 정치적 비판이 아니라 진영 공격이 된다. 그리고 사실도 아니다.

 

정당 안에는 원칙을 지키려는 정치인도 있고, 자기편을 비판하는 정치인도 있고, 실수를 인정하는 정치인도 있다. 문제는 정당의 정치문화가 어떤 행동에 보상을 주는가다. 자기 편을 무조건 방어하는 정치인이 당내에서 더 유리하다면,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손해를 본다면, 실패를 인정하는 것보다 끝까지 부인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면, 그 정당의 문화는 결국 방어와 합리화를 학습하게 된다. 이것이 훨씬 구조적인 문제다.

 

민주주의는 ‘우리 편의 승리’가 아니다. 정치에서 정당은 이겨야 한다. 선거에서 승리해야 정책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목적이 단순히 우리 편이 권력을 잡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내가 지지하지 않는 사람의 권리도 인정하는 제도다. 내가 싫어하는 언론도 존재할 수 있어야 하고, 내가 싫어하는 정치인도 법 앞에서 권리를 가져야 하며,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도 비판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수준은 우리 편을 얼마나 잘 감싸느냐가 아니라 우리 편을 얼마나 비판할 수 있느냐에서 드러난다. 이것은 민주당에도, 국민의힘에도, 모든 정당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9년 4월 30일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떠나는 모습. 2009.4.30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래서 여기서 노무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오랫동안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설명하는 데 활용해온 인물이다. 그가 남긴 말 가운데 지금도 중요한 것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다.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그런데 이 네 단어를 오늘날 정치에 가져오면 오히려 질문이 많아진다.

 

원칙이란 무엇인가.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할 때 지키는 것이다. 신뢰란 무엇인가. 틀렸을 때도 책임지는 것이다. 공정이란 무엇인가. 자기편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투명이란 무엇인가. 불편한 사실을 숨기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노무현 정신은 생각보다 불편한 정치철학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민주당에게도 예외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과 노무현을 계승하는 것은 다르다.

 

정치권에서 노무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추모식에서 연설하면 된다. 사진을 걸면 된다. 명언을 인용하면 된다. “사람 사는 세상”을 이야기하면 된다. 그러나 진짜 어려운 것은 따로 있다. 내 편이 잘못했을 때도 원칙을 적용하는 것. 내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잘못을 인정하는 것. 상대방의 옳은 말을 인정하는 것. 내가 비판받을 때도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 이것이 진짜 원칙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신을 정말 계승하고 싶다면 노무현을 더 많이 말할 필요가 없다. 노무현이 말한 원칙을 더 많이 실천하면 된다. 결국 청년이 민주당에 묻는 것은 하나다 “왜 우리를 설득하지 못합니까?” 이 질문이 아니다. “왜 우리가 국민의힘을 지지합니까?” 이 질문도 아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다. “당신들이 말하는 원칙을 당신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까?” 이 질문이다. 그 답이 ‘예’라면 민주당은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실수해도 된다. 정책에 실패해도 된다. 정치적 판단을 잘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고,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반대로 답이 ‘아니오’라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소용없다. 공정이라는 말도, 정의라는 말도, 개혁이라는 말도,노무현 정신이라는 말도 결국 정치적 구호로만 남는다.

 

청년은 민주당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청년이 원하는 것은 성인군자 정치인이 아니다. 최소한의 일관된 정치인이다. 상대방에게 한 말을 자신에게도 할 수 있는 정치인. 자기편의 잘못을 자기편이기 때문에 감싸지 않는 정치인. 잘못했을 때 “하지만”이라는 말을 붙이기 전에 먼저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정치인. 자신이 틀렸을 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정치인. 그런 정치인이라면 오히려 청년은 다시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청년은 정치인의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 세대가 아니라, 정치인의 거짓된 태도를 용서하지 않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정말 바뀌고 싶다면 새로운 슬로건부터 만들 필요는 없다.

 

이미 충분히 좋은 말을 해왔다. 공정. 정의. 원칙. 상식. 사람 사는 세상.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단어가 아니다. 이미 했던 말을 지키는 것이다.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공천 논란과 행태를 보면 자신들이 추구해오던 가치를 부정하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에 대한 청년의 불신을 단순히 ‘보수화’라고 설명하는 것은 너무 쉽다. 그 불신의 상당 부분에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 사이의 거리가 있다. 그리고 그 거리는 조국 사태 하나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건과 논란, 자기편 감싸기, 선택적 원칙, 책임 회피가 반복되면서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청년은 한 가지를 배웠다. 정치인의 말은 믿는 것이 아니라 검증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 민주당이 넘어야 할 벽은 정책의 벽이 아니다. 신뢰의 벽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훨씬 불편한 질문이 남는다.

 

민주당은 계속해서 ‘노무현 정신’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정말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정말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가? 노무현이 말했던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은 오늘의 민주당에서 살아 있는가?  아니면 선거와 추모식에서만 소환되는 정치적 언어인가. 다음에는 바로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    

                                                                                                                 < 이수영 기자 >

 

한국인 55% "미국 비호감"…20여 년만에 '첫 역전'

● COREA 2026. 8. 25. 11:3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트럼프 관세 반대 85%, 이란 대응 반대 약 75%
호감도, 2018년 80%에서 작년 61%, 올해 45%
'신뢰할 만' 비율 바이든 때 83%에서 57% 추락
'세계 평화·안정 기여'는 3년 전 74%에서 47%로
주한미군 현역 병력, 올 3월 기준 약 2만3400명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인의 과반이 미국에 비호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퓨리서치 센터는 4일 공개한 올해 봄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의 55%가 미국에 '비호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의 39%에서 16%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또한 작년에 9%에 그쳤던 '매우 비호감' 비율은 올해엔 18%로 크게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교육정책 홍보를 위해 마련한 ‘개학’ 주제의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 08. 24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인 55% "미국은 비호감"…20여 년만

 

반면, 미국에 '호감'을 표명한 한국인은 작년에는 61%였지만, 올해는 45%로 절반 미만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2년 차였던 2018년의 80%에 비하면 35%포인트 폭락했다. 퓨리서치는 이번 조사가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한미 연합군사연습 축소 지시가 있기 전에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해 지금은 대미 호감도가 더 떨어졌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퓨리서치는 "미국을 신뢰할만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한국인의 비율도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한국 성인의 57%가 여전히 미국을 신뢰할만한 파트너로 봤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의 83%에서 2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미국이 국제 정책을 결정할 때 한국 같은 국가들의 이익을 고려한다고 보는 한국인의 비율도 줄었다. '상당히' 또는 '어느 정도' 고려한다고 답한 한국인은 21%에 그쳤다. 동일한 문항을 갖고 마지막으로 조사했던 2023년엔 38%였다.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상당히' 또는 '어느 정도' 기여한다고 응답한 한국인의 비율도 2023년 74%에서 올해 47%로 추락했다.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와 비호감도. 2026. 08. 24. [출처., 퓨리시처]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관세 반대 85%, 이란 대응 반대 75%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인 관세 정책엔 한국인의 대다수인 85%가 비판적이었다. 이 중 63%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찬성 비율은 14%에 그쳤다. 퓨리서치는 "올해 초 트럼프는 한국 국회가 제안된 무역 협정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했고, 그 후 국회는 해당 협정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이란 대응 방식엔 한국인의 약 4분의 3이 비판적이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7%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퓨리서치는 "트럼프는 연합군사훈련의 축소를 요구하면서 미국이 이란과 군사적 충돌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지원을 꺼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선제공격을 시작으로 6개월의 대규모 군사 작전을 벌이고도 이란에 고전을 면치 못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24일 일단 군사 작전을 뒤로 물리고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2차 제재'를 가한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가 밝힌 대표적인 제재 품목에는 디지털 자산(가상화폐), 기술, 금, 항공, 해운 관련이다.

 

한국군과 미군 병사들이 파주에서 진행 중인 한미 군사연습 도중 군용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년. 연합뉴스

 

주한미군 병력, 3월 기준 약 2만3400명

 

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대미 호감도가 낮아졌지만, 한국인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미국을 압도적으로 꼽았다. 그러나 그 비율은 84%로 작년(89%)보다 소폭 줄었다. 2025년 조사에서 24개국 중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꼽은 비율이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이스라엘뿐이었다. 또한 한국인은 계속 북한을 가장 큰 위협으로 인식하는 걸로 조사됐다.

 

주한미군 병력 규모와 관련해, 퓨리서치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인적자원데이터센터(DMDC)를 인용해 2026년 3월 기준 약 2만3400명의 미군 현역 병력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 규모는 10년 이상 수천 명 안팎의 변동을 보이며 약 2만5000명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왔다. 2014년 3월 당시엔 주한미군 현역 병력은 3만 명이 넘었다.                                                                                             < 이유 기자 >

 

 

 

이진숙, '여자 히틀러' 발언에 김민석 대표 고소
'5·18폄훼 포럼'서 5공 실세 허화평과 나란히
진보당 "이진숙, '여자 전두환'표현은 수긍하냐"

 

"그래서 '전두환의 비서실장' 허화평 예우했냐" 
이진숙 "여자 전두환 제외는 절차 단순화 위해"
김민석 "여자 전두환, 한국서 발 붙여선 안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024년 7월 3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6.8.24. 연합뉴스

 

'5·18 폄훼 포럼'을 열어 파문을 일으킨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자신을 '여자 히틀러'라고 지칭했다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를 고소한 가운데, 진보당은 24일 이 의원을 향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모독자의 파렴치한 적반하장"이라며 "'여자 전두환'은 수긍하냐"고 직격했다.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이) '여자 히틀러'만 (고소 이유로) 콕 집었는데 그렇다면 '여자 전두환'이라는 표현은 수긍하냐"며 "그래서 '살인마 전두환의 비서실장' 허화평까지 굳이 ('5·18 폄훼 포럼'에서) 바로 옆에 앉혀두며 예우를 차렸냐"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도둑이 매를 든 격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악랄하게 모독하고 폄훼하면서 지금까지도 고통받는 광주시민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모욕'이라는 대못을 박은 자가 바로 이진숙 아니냐"며 "'히틀러'라는 표현에서 정말로 모욕감을 느꼈다면, 거꾸로 광주시민들과 우리 국민들이 받았을 모욕감부터 되짚어볼 수 있어야 비로소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김 대표는 당시 이 의원을 직접 지칭하지도 않았다"며 "(이 의원이) 문맥상 자신을 가리킨다며 고소에 나섰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표현이 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의 금뱃지야말로 심각한 모욕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진숙이 지금 당장 제출해야 할 것은 고소장이 아니라 바로 (국회의원) 사퇴서"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24일 피고소인 김민석(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이 쓰여진 고소장을 들고 서울 영등포경찰서 민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6.08.24. 유튜브채널 위풍당당이진숙 갈무리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전남광주 순회경선에서 '5·18 폄훼 포럼'을 국회에서 열어 파문을 일으킨 이 의원을 향해서 "민주주의와 5·18을 지켜내겠다. 이진숙이 5·18을 폄훼하면 (재적의원) 3분의 2로 제명할 수 없다면, 국회법을 고쳐서 과반수로 1년 자격정지를 내릴 수 있게 해서 실질적으로 국회에서 아웃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자 전두환도, 여자 히틀러도 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김 대표를 모욕죄 혐의로 고소했다. 이 의원은 경찰서 민원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는 저를 '여자 히틀러'라고 지목하면서 저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며 "제가 어째서 여자 히틀러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5·18 역사를 왜곡하고 부정하는 내용이 담긴 포럼을 주최한 것에 대해 비판하는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포럼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건 기자의 생각이고, 질문의 전제가 틀렸다"고 답했다.

그는 '여자 전두환'이라는 표현을 고소장에 쓰지 않은 이유를 묻자 "형사소송 절차를 훨씬 더 단순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에서 허화평(왼쪽 첫번째) 등과 함께 앉아있다. 2026.8.13 연합뉴스

 

지난 13일 국회에서 '5·18 폄훼 포럼'을 개최한 이 의원은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과 맨 앞줄 내빈석에 함께 앉은 바 있다. 허 이사장은 1979년 전두환 국군보안사령관의 비서실장으로 12·12 군사쿠데타의 밑그림을 짜고 실행에 옮긴 이로 '5공화국의 핵심 실세'로 불렸다. 허 이사장의 참석으로 일각에서는 '5·18 폄훼 포럼'이 전두환을 복권시키려는 숨은 의도와 관련돼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 김시몬 기자 >

 

국회 운영위 이진숙 제명 촉구 결의안 가결… 국힘 의원 전원 불참

여야 협의 불발 직권상정 “그대로 넘기면 극우 5·18 폄훼 요구 반복”
“윤리특위 구성해 실제 제명안도 강력 추진”

 
 

 

▲한병도 국회 운영위원장이 2026년 8월25일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제명촉구 결의안 표결결과 가결됐다고 선포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갈무리

 

국회 운영위원회가 5·18을 폄훼하는 주장이 쏟아진 국회 포럼을 개최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한병도 국회 운영위원장은 25일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어 ‘국회의원 이진숙 제명 촉구 결의안’ 의결 안건을 직권상정한 뒤 무기명 표결을 실시했다. 투표 결과 총 투표수 17표 중 가 17표로 이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고 한 위원장은 밝혔다. 한 위원장은 표결에 앞서 이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이 숙려기간 20일이 경과하지 않았지만 생략하는 의결을 한 뒤 직권상정했다. 한 위원장은 여야 간사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두고 “협의는 일을 하기 위해 거치는 절차”라며 “협의가 안 됐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그것은 직무유기”라고 직권상정 배경을 전했다.

 

한 위원장은 이 의원에 대한 제명촉구 결의안 외에 즉각 윤리특위가 구성될 수 있도록 강력히 추진하겠다라며 윤리특위를 통해서 반드시 단죄하고 절대 이 문제에 대해서 유야무야 넘어가지 않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특히 “5·18은 국가가 판단을 끝낸 역사다. 대법원은 1997년 신군부의 행위를 내란죄로 확정했고, 국회는 특별법을 만들어 5·18을 민주화 운동으로 공식 인정했고 2021년에는 그 왜곡을 처벌하는 조항까지 새로 넣었다”라며 “왜곡을 처벌하겠다고 법을 만든 그 국회에서 이진숙 의원이 버젓이 왜곡의 자리를 열었다. 법정에서 이미 허위로 판정된 주장에 학술과 재조명이라는 이름표만 바꿔 붙였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 원장은 “그러고는 스스로 집단 괴롭힘이라 주장한다. 광주 학살의 아픔에 조금이라도 공감한다면 어디서 감히 괴롭힘이라 할 수 있느냐. 국회는 이 일을 그냥 넘겨 왜곡을 묵인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8월14일 국회 소통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두고 한 위원장은 “1980년 5월 광주가 목숨으로 지키려 한 것이 바로 이 조항”이라며 “그 헌법으로 세워진 국회에서 그 헌법으로 선출된 국회의원이 그 헌법을 지켜낸 항쟁을 부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순히 제명 촉구 결의를 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라며 “국회가 신속히 윤리특위를 구성해서 이진숙 징계안을 심의하고 가장 중한 징계 조치를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사과도 없는 뻔뻔한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의 활동도 보나마나다. 뻔뻔한 모습을 보면 저희가 기대할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극우 세력이 국민의힘 위원들에게 이진숙 위원처럼 ‘세미나 개최를 해 달라, 문제가 없지 않냐’ 이런 요구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조현호 기자 >

 

문제는 대법관 제청권 아닌 대법원장의 추천 독점

● COREA 2026. 8. 25. 06:29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법관추천위 복원하고 법원행정처는 폐지해야
‘제청’은 유신 헌법이 만들어낸 상하 관계 용어

박정희가 사법부 통제하려 법관추천위 폐지
법원행정처는 제왕적 대법원장의 비서조직

 

며칠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박균택 민주당 의원 질문에 답변하면서 “대통령이 하라는 분을 무조건 제청해야 된다면 헌법에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규정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후 이른바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 ‘제청(提請)’이라는 용어는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조항처럼 하부 기관이 상부 기관에게 올려 ‘비준’이나 ‘동의’를 청(請)한다, 쉽게 말하자면 ‘여쭌다’는 의미이다. ‘제청’이란 결코 대등한 기관 간에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대등한 기관 간에 사용될 수 있는 용어라면 ‘제안’이나 ‘건의’ 정도의 용어가 타당하다. 그러므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말하는 것은 어느 의미로 보면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하부의 위상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셈이 돼버린다.

 

법원행정처장이 강조했던 이 ‘제청권’은 박정희의 유신 헌법에서 처음 출현하였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 조항이 본래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유신 헌법은 기존에 존재하던 법관추천위원회가 폐지하고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바꿔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 조항이 현재의 헌법에 이르기까지 계속하여 명문 규정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물론 현재 세계 어느 나라도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나라는 없으며, 이는 이른바 ‘유신 잔재’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2026.8.19. 연합뉴스

 

박정희는 자신의 영구 집권 구상에 당연히 하부조직으로서의 사법부를 상정하고 있었고, 그것을 헌법에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과 자신의 ‘임명’이라는 용어로써 명백하게 명문화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사실 이 ‘제청’이라는 용어가 헌법에 규정화되어 있고서는 사법부의 독립을 말하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럽게 된 상황인 셈이다.

 

원칙적으로 사법부는 3권으로 분립된 국가기관 중 민주적 정당성에 있어 가장 취약하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한다. 모든 국가기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주의에 의하여 사법부 역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사법부이지 않으면 안 된다. 사법부는 결코 국민 위에 군림하여 지배하는 조직일 수 없다. 법원 구성의 민주성 확보와 국민의 사법참여 그리고 법원에 대한 국민의 통제는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이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문제는 제청권과 임명권 간의 갈등보다도 대법관 추천 절차에서의 대법원장 독점에 있다고 봐야 한다.  

 

사법부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박정희가 사법부의 하부조직화를 위해 폐지한 법관추천위원회의 복원이 중요한 과제이다. 법관추천위원회의 정상화를 통하여 비로소 대법원 구성의 정상화를 기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법원행정처가 폐지되어야 한다. 법원행정처는 한마디로 제왕적 대법원장의 비서 조직이다. 법원행정처는 일본 제국 시대에 일본의 전체 법원과 재판관을 지배하고 통제했던 사법성(司法省)을 그대로 모방한 전형적인 ‘일제 잔재’다. 현재 세계적으로도 법원행정처라는 시스템은 사법 후진국인 일본을 제외하고는 그 유례를 찾아볼 수가 없다. 법원행정처는 인사관리실이나 기획조정실이라는 시스템을 통하여 법원 전체를 통제하는 강력한 중앙을 구축시킨다. 그리고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력은 이 법원행정처라는 강력한 중심을 토대로 하여 완성된다.

 

한편, 우리나라 사법부의 법관 인사제도는 수많은 승진단계가 존재하고 이를 사법구조와 직결시킴으로써 인사와 조직이 맞물려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중앙집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일원화된 중앙집권체제를 토대로 하여 대법원장 1인의 제왕적 권력이 법원 상층부를 경유하여 하부까지 전달되기에 용이한 체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법관의 독립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사법 후진국으로 불리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어느 국가도 법관을 인사하지 않는다. 법원행정처를 앞세운 대법원장의 과도한 권한은 이미 큰 문제다. 특히 독점적인 인사권은 시급히 바뀌어야만 한다. 독일 기본법 제97조 제2항은 법률의 판결이나 법률이 정하는 형식 및 이유에 의해서만 법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전보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법관의 전보 인사를 금지하고 있다. 그리하여 특정 법원의 법관으로 임명되면 퇴직까지 계속 한 법원에서 근무할 수 있다. 이렇게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사법 독립도 이뤄질 수 있게 된다.

 

박정희가 바꾼 지금의 헌법에는 맞춤법조차 틀린 곳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법원행정처장이 들고 나온 ‘제청권’은 박정희의 유신 헌법에 처음 규정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유신 헌법은 박정희의 영구 독재를 위하여 감사원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규정하였다.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국회 탄핵을 어렵게 만들었던 국회 재적의원 2/3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헌법 규정도 본래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통령 탄핵에 재적의원 과반수만의 의결로 가능했던 헌법 규정이 유신 직전인 1969년 개정한 헌법에서 대통령 탄핵을 어렵게 하기 위하여 현재와 같이 재적의원 2/3의 찬성으로 수정했던 것이다.

 

헌법은 결코 신성불가침일 수 없다. 국민 생활과 시대적 변화 그리고 국가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수정되어야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이미 30차례에 가까운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 더구나 지금 헌법에는 맞춤법조차 틀려있는 조문도 있다. 바로 즉, 헌법 제72조 규정은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로 규정하고 있는데, 당연히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가 맞는 맞춤법이다. 이 조항도 박정희의 5.16 쿠데타 이후 개정한 헌법에서 출현한 착오다. 세계 어느 헌법에도 찾아볼 수 없는 검사의 독점적 영창청구권 규정도 검찰조직을 권력의 도구로 활용하고자 한 박정희 유신 헌법의 작품이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단 한 글자의 헌법도 고치지 못하고 있는 부끄러운 ‘박정희 헌법 시대’를 이제 그만 벗어나야만 한다.                 < 소준섭 전 국회도서관 조사관 >

 

대법, '골프 접대' 김인택 판사에 정직 3개월…왜 이 시점?

 

작년 9월 뉴스타파 보도로 부적절 처신 알려져
대법관 임명 제청 앞서 서둘러 마무리한 건가
2023년 7월~지난해 5월 여섯 차례 골프 여행
재판 중 알면서도 명품 의류 대리 구매하게 해

 

약식기소 다음날 명·김영선 "무죄" 다음날 전보
김 판사 기소 불복 정식재판 청구,11월 첫공판
조 대법원장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 흔들림 없이"
김 헌재소장 "헌법의 시선으로 겸허한 성찰을"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김인택(56)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창원지법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2월과 5월 현대산업개발(HDC) 계열 신라면세점의 한 팀장과 골프 해외여행을 즐겼다. 문제의 팀장은 다른 사건으로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골프 여행으로 출국할 때마다 김 부장판사의 손에는 명품 의류가 들려 있었다. 그 팀장에게 자신의 여권을 사진으로 전달해 옷들을 구매하게 했다. 제값의 80~95%를 할인 받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싼값에 산다고 좋아할 일인데 그는 결제하지 않고, 문제의 팀장이 대신 결제했다. 물론 그는 나중에 옷값을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명품 대리 구매 의혹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9월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서였다. 법원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언론에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하고도 김 부장판사는 꿋끗이 법대에 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렀는데 그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문제의 팀장은 관세청에 고발돼 조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됐지만 그에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김인택 부장판사는 지난 2월 5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명씨의 증거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전날 검찰로부터 약식 기소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엄숙하게 판결문을 읽어내려간 것이었다. 이런 낯부끄러운 일에도 그는 아무 일 없다는 듯 같은 달 6일 창원지법을 떠나 수원지법으로 전보됐다. 4일 약식 기소 처분, 5일 명태균 씨와 김 전 의원에 무죄 판결, 6일 인사 명단 게재를 보면, 마치 각본을 짠 듯 착착 실행된 느깜마저 든다 

 

대법원이 김 부장판사의 잘못된 처신이 뉴스타파 보도로 처음 알려진 지 거의 1년 만인 지난 13일 정직 3개월과 징계부가금 347만 4632원의 중징계 처분을 내린 사실이 24일 관보 게재를 통해 알려졌다.

 

관보에 따르면, 징계대상자는 지인인 황모 씨로부터 2024년 10월 3일부터 같은 달 6일까지 106만 3300원 상당의 왕복항공권을 제공받고, 지난해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60만 9200원 상당의 왕복항공권 및 56만 2132원 상당의 숙박을 제공받고, 같은해 5월 3일부터 같은 달 6일까지 124만원 상당의 왕복항공권을 제공받고, 황씨가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2023년 7월 27일부터 지난해 5월 6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함께 해외여행을 하는 등 부적절한 친분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법관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당초 언론 보도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오래, 뿌리 깊게 두 사람은 유착돼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김 부장판사는 앞으로 3개월간 직무집행이 정지되고, 그 기간 보수를 지급받지 못한다.

 

그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부장 정유선)에 의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됐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그의 재판 첫 공판은 오는 11월 열릴 예정이다. 

 

약식기소는 혐의가 가벼워 재산형이 적당할 때 검사가 정식 재판 없이 벌금형을 구하는 절차다. 청탁금지법은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거나 한 해 3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그의 벌금형이 확정돼도 판사 직은 유지할 수 있다. 헌법 규정상 판사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 파면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김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확정한 대법원이 이날에야 관보에 게재해 공개한 사정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이홍구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각각 손봉기(60)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57)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난 19일 임명 제청하기 전에 김 부장판사 징계를 서둘러 마무리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의심하는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8.21 연합뉴스

 

한편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으로 정부·여당과 긴장을 이어가고 있는 조 대법원장은 이날 "사법제도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통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의 지배'라는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대한변호사협회 주최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축사를 통해 "법원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법권을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행사해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부는 본연의 임무인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은 지난 2월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권이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핵심 내용임을 명확히 확인하고, 이를 침해해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해 국민의 방어권을 보호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국민 권리 보호를 위한 사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올해 서울중앙지법과 창원지법에서 시범 운영한 '민생사건 적시처리 재판부'를 통해 법적 보호가 필요한 시기를 놓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는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는 최근 사법제도의 변화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다양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언제나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변호사 단체를 비롯한 법조계와 긴밀히 소통해 사법제도가 오직 국민을 위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축사에서 지난 3월 시행된 재판소원 제도의 의의를 강조했다. 김 소장은 "재판소원 제도는 법을 해석하고 실현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법조인에게 헌법의 최고 규범성을 보다 분명하게 인식하고 '헌법의 시선'으로 자신의 판단을 더욱 겸허하게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또 "사법제도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지만, 어떤 변화도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며 "제도의 효율성과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모든 국민이 공정한 절차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재 또한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사법 제도에 발맞춰 국민의 기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맡은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 임병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