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국 제명 요구 일주일 만에 배현진 윤리위 제소
한동훈 제명 관련 입장 표명했다고 문제 삼아
배현진 아동학대 논란으로 추가 제소될 수도

정성국도 "의원도 아닌데" 막말로 제소 검토해
원외 당협위원장, 정성국 제소 보류했지만…
당내 갈등 극한으로…출구 안 보이는 국힘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외통위 보임 인사를 하고 있다. 2026.1.28. 연합
 

친한동훈(친한)계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계기로 벌어진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벼랑 끝으로 가는 양상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윤리위 제소를 두고 '친한계 찍어내기'라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형 극우 유튜버 입맛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배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신청서를 접수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배 의원이 한 전 대표 제명 결정과 배치되는 입장을 서울시당 전체 의사인 것처럼 외부에 인식하도록 했다는 이유다.

 

앞서 지난달 27일 배 의원을 포함한 서울시당 당협위원장 21인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한 전 대표 제명 징계를 철회하라고 입장문을 낸 바 있다. 당시 당협위원장들은 "한 전 대표 제명 징계를 강행한다면 당의 심각한 분열 가운데 서울의 선거는 더 큰 고난에 직면할 것"이라며 "부디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선거 당사자들을 헤아려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제소 신청서에는 서울시당 위원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표시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도록 반복적으로 강요하는 건 예비후보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이 될 거란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배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을 비판한 누리꾼의 자녀 사진을 무단으로 게재해 당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배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니는 가만히 있어라"라고 댓글을 단 누리꾼에게 "내 페북와서 반말 큰 소리네" "자식 사진 걸어놓고 악플질"이라는 대댓글을 달았다. 배 의원은 대댓글에 해당 누리꾼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여자아이 사진을 걸어 '아동학대' 논란을 일으켰다.

 

제이티비시(JTBC)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은 배 의원을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와 개인정보보호법, 초상권 침해 혐의로 최근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 여부에 따라 배 의원에 대한 추가 제소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장동혁 대표의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고 있다. 2026.2.4. 연합
 

아울러 당권파 위주로 구성된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운영위원들은 친한계 정성국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도 검토했다.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정 의원이 원외이자 당권파인 조광한 최고위원에게 "의원도 아닌 것이 감히"라고 막말을 했다는 이유다.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78인은 막말을 한 정 의원을 향해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오전까지 검토되던 정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보류됐다.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는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정 의원 제소와 관련, "전체 명의로 (정 의원에게) 공개사과 요구 성명서 냈으므로, 정 의원의 인격을 믿고 기다려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현선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장 직무대행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고 하루도 안 된 시점에서 윤리위 제소를 논의하는 건 아니라는 게 중론이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한 차례 미뤄졌지만,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가 공개 사과 요구를 전제 조건으로 건 만큼 정 의원의 향후 행보에 따라 제소가 다시 이뤄질 수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제소 건으로 국민의힘이 대형 극우 유튜브의 입맛대로 당무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당원인 극우 성향 유튜버 고성국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배현진의 패륜적 페북질, 제명이 답이다'라는 영상을 올리고 "즉각 제명해야 된다. 한동훈이랑 똑같다. 문제되면 댓글 지우면 되는 줄 아냐"고 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고 씨의 발언대로 제명까지 검토될 수 있는 윤리위 제소가 이뤄진 셈이다. 

 

고 씨는 이날도 '패륜적 막말, 정성국을 제명하라' 영상을 통해 "정성국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감히'라는 말을 쓴 것은 판단 부재, 정치적 경량화의 증거"라면서 "정성국은 당원 전체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한다"고 하기도 했다. 정 의원에 대한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공개 사과 요구 역시 고 씨의 주장대로 이뤄지는 듯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오른쪽). 2026.1.27. 연합
자료사진
 

이에 친한계 소장파에선 '극우 스피커' 역할을 하며 당권파를 지지하는 고 씨에 대해 일찌감치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한 전 대표를 제명한 데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친한계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형동·고동진·박정훈·정성국·우재준·유용원·안상훈·김건·한지아·진종오 의원은 지난달 30일 고 씨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고성국은 본인의 유튜브를 통해 당의 정강과 기본정책 및 당론에 명백하게 어긋나는 언행 및 타인에 대해 모욕적·협박적 표현을 지속적·반복적으로 행했다"며 "철저히 조사해 당헌·당규에 따라 의율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고 씨가 국민의힘 당사에 전두환·윤석열 사진을 걸자고 주장한 데 대해 "현재 국민들,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2024년 12월 3일 계엄선포행위와 그로 인해 촉발된 정치적 상황 때문에 차기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걱정이 많다"며 "이 시점에서 내란죄로 처벌받은 두 명의 전직 대통령(전두환·노태우)의 사진을 당사에 걸자는 주장은 당을 민심에서 이반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 김민주 기자 >

 

“지도부의 지혜로운 과정 관리 필요... 난상토론이라도 해야”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모임인 ‘더민재' 강준현 의원 등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열고 합당 추진 등 당내 현안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 분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4일 민주당 재선 의원들이 모여 “갈등 국면이 지속되어선 안 된다”며 “의원들의 과한 표현도 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민주당 재선의원 모임인 ‘더민재’ 대표인 강준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민재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의견이 분분했다. 여러 의견이 있었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더민재 역할은 갈등 국면을 빨리 수습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재선 의원 모임은) 수습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더민재 모임에는 재선 의원 46명 가운데 20여명이 참석했다.

 

강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모인 의견이 크게 세 가지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첫 번째로 “지금 이 갈등 국면이 너무 지속되어선 안 되겠다, 갈등이 증폭되어서도 안 되겠다. 각각 의원의 과한 표현은 자제하는 것이 맞고 특히 지도부 안에서도 과한 표현들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에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두 번째로 “지도부의 지혜로운 과정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이 모였다”며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고 그런 상황에서 너무 오래 끌게 되면 국민과 당원들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밤을 새워서라도 일단 지도부가 지혜롭게 과정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세 번째로 “현재 갈등으로 비칠 수 있겠지만, 사실 이것도 토론 숙의 과정”이라며 “빨리 (논의를) 끝내려면 당내 논의 기구를 하나 만들어서 심도 있게 논의한다든가, 더해서 의원총회도 했으면 좋겠다. 난상토론이 있더라도 밤을 새워서라도 집단지성을 모아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 의원은 “(합당에 대한) 찬반이 빨리 결론을 낼 사안은 아닌듯 하다”며 “추후 한 번 더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최하얀  김채운 기자 >

 

박지원 “합당 논의 권력투쟁으로 가선 안 돼”...중진 회의 제안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연합
 

더불어민주당 5선 의원인 박지원 의원은 3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찬반 논쟁이 격화하자 정청래 대표에게 중진들과 숙의하는 회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당내 논쟁이 위험수위를 넘나들자 중진 의원으로서 수습과 중재에 나서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3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전격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께서 (당)대표를 할 때도 5선 이상이 모인 중진회의에서 (주요 현안을) 논의를 했다”며 “(이번에도) 중진 의원들을 모아서 한번 논의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처음부터 합당을 찬성한 사람”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절차와 과정상 문제가 있다고 하면 조금 숙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지공개념의 도입을 조국혁신당에서 요구한다고 하면 중도 확장에 문제가 있고 급진적인 좌파 정책이라 우리도 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저는 건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합당 반대파가 혁신당 주장에 대해) ‘너무 급진 좌파적인 요소가 있어 우리 민주당의 외연 확장, 선거 승리와 집권을 위해서는 좀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하니 조금 더 숙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만 “이게 어떤 권력 투쟁으로 이어가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기자간담회에서 ‘1인1표제나 통합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그건 숙의를 하자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전날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 논의와 관련해 “과정과 절차는 결과 이상으로 중요하다”며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통합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저도 동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예로부터 불은 끄고 싸움은 말리라 했다”며 “저쪽 집(국민의힘)이 콩가루 집안이면 우리 집이라도 찰떡 집안이어야 국민이 불안해하시지 않는다. 지도부에서 충돌하고 다수 의원과 당원들이 반대한다면 절충점을 찾는 것이 정치”라고 썼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중진들이 나서 불도 끄고 싸움도 충돌도 막아야 한다”며 “당 대표가 중진 간담회를 가지시도록 건의한다”고 했다.               < 최하얀 기자 >

 

권력투쟁으로 번진 합당 내홍…당권 경쟁 얽히며 전선 확대

당내 세력 균형 변화 의식... 차기 당권과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 지역구 민감한 현역들 가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국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당헌개정의 건(1인1표제)이 통과된 뒤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조국혁신당과 합당 여부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지며 여권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합당이 불러올 당내 세력 균형의 변화를 의식해 차기 당권 주자와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를 노리는 중진, 지역구 상황에 민감한 현역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하며 사생결단식 대결을 펼치는 탓이다. 당의 원로와 중진, 정치 전문가들은 개인적 진로나 권력 확장을 염두에 둔 ‘공학적 접근’ 대신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한 세력 통합’에 초점을 맞춰 생산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3일 합당 논의에 반대하는 강득구 최고위원과 일대일로 만나 의견을 들었다. 전날 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을 만난 데 이어 이날까지 ‘반정청래 3인방’과 모두 개별 접촉을 한 셈이다. 합당에 가장 격렬하게 반발하는 이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정 대표에게 전날 ‘이재명 대통령 임기 초 합당 추진은 에너지 소모이며, 논의를 중단하고 선거와 민생에 주력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황 최고위원은 ‘합당 수임 기구를 만들어 합당 논의와 실무 준비를 맡기되, 본격 논의는 지방선거 뒤로 미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정 대표 쪽에 거듭 전달했다고 한다.

 

‘합당 제안을 했을 뿐, 최종 결정은 당원들이 하는 것’이라던 정 대표가 ‘반합당파’를 직접 만난 것은 합당 반대론이 당내에서 점차 조직화·세력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원 여론에선 찬성 의견이 60~70%로 앞선다며 자신감을 가졌지만, 갈등이 장기화되고 목소리 큰 의원들이 당내 논쟁을 주도하면서 결과를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고 본 것이다.

 

이날도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한준호 전 최고위원이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지방선거 이후에 해야 한다”고 했고, 당내 친이재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는 합당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전 당원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상황이 합당 찬성파와 반대파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자 당 중진 그룹을 중심으로 갈등 중재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중앙위원회 당헌개정의 건(1인1표제)가 통과된 후 기자간담회를 하며 조승래 사무총장, 박수현 수석대변이과 이야기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그동안 의견 개진을 자제해온 진성준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에 공개 토론을 제안했고, 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준비하는 박지원 의원도 중진 간담회를 열자고 판을 깔았다.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중진들이 나서 불도 끄고 싸움도, 충돌도 막아야 한다”고 썼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보완수사권 등 검찰개혁 논의나 장기적인 증시 활성화 대책 논의 등이 뒷전으로 밀렸고,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관련 고강도 메시지를 내보내는데 여당은 그저 구경만 하는 듯한 상태”라며 “넉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까지 무엇으로 득점 포인트를 쌓을지, 합당 찬반 어느 쪽이건 차분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논의를 생산적으로 이끌어갈 책임은 정 대표에게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정 대표가 합당을 기습 제안하는 순간 논의가 꼬여버렸다. 이 상태면 합당에 이르는 단계마다 갈등이 표출되게 돼 있다”며 “예측 가능한 조직 내 논의 절차를 거쳐 상황을 풀어가지 않으면 찬반 진영의 ‘동원 경쟁’이 과열되고 이렇게 되면 지방선거에도 도움이 될 리 없다”고 말했다. 임채정 민주당 상임고문은 “정치공학적 접근을 내려놓고 국민적 지지를 받아가며 합당 논의를 하길 바란다”며 “특히나 후유증이 남지 않는 논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 최하얀 김채운 기자 > 

 

‘원조친명’ 김영진 “합당, 지방선거 전에 해야…정청래 ‘대승적 결단’”

한준호 등 친명계 ‘지방선거 전 합당 반대’에
“본인 정치적 선택…‘대통령 뜻’ 해석 타당치 않아”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원조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당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조국혁신당과 합당에 대해 “지방선거 전에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청래 대표라고 경쟁자인 조국 혁신당 대표와 같은 민주당 운동장에서 뛰는 것을 좋아했겠느냐”며 합당 제안은 “대승적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나와 “계기적으로 지방선거 (전에) 한 당으로 움직이는 것이 효과적이고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본다”며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까지 긴 정치 프로그램이 있는데 지금 (혁신당과) 합당하는 게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하고 통합과 단결로 승리, 이재명 정부 성공으로 나가는 길에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혁신당이 대승적으로 대의를 위해서 민주당과 함께해왔던 일련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두 당이) 합당해서 더 힘 있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대 대선 때를 비롯해 여러 정치·정책 등을 두고 혁신당과 공조해온 사례 등을 들며, 힘을 합치자고 한 것이다. 그는 “대선 시기에 혁신당이 후보도 내지 않고 민주당보다 더 열심히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뛰었다”며 “(두 당의) 정치적인 노선이나 정책적인 컬러가 제가 보기엔 크지 않다”고 했다.

 

김 의원은 ‘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고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하며 마셔야 한다’는 뜻의 ‘음수사원’을 언급하며, “(혁신당은) 대선 시기에 같이 우물을 파고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 뛰었던 사람들인데 물을 마실 때도 같이 마셔야지 나만 마시겠다 하는 건 제가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당내 일각에서 정 대표의 전격적인 합당 제안이 이 대통령의 뜻과도 다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합당과 통합은 이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저는 그렇게 동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도 합당과 통합에 대해서는 총론적으로 동의한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 안에서도) 절차와 과정 문제, 시기를 조정하자 이런 얘기는 있지만, 어느 의원도 합당과 통합에 대해 반대하는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본 적이 없다”며 “큰 틀에서는 (의원들도) 통합에 동의한다고 바라볼 수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 친명계 한준호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합당 결정을 6·3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고 당원 참여형 공식 논의 기구를 먼저 설치해 충분한 숙의를 거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사회자가 이를 거론하며 ‘청와대 입장은 합당·통합이 지론인데 친명계 쪽에선 반대가 나오는 구도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하자, 김 의원은 “본인의 정치적인 선택과 판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의 생각이 이거다’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는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며 “현재 상황에서 왜 그런 판단들을 해 나가고 있는지를 서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라도 말했다.

 

김 의원은 “저도 정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충분한 숙의를 좀 길게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있다”며 “그 문제에 관해서는 정 대표도 유감을 표명했기 때문에, 또 다른 유감(표명)이 필요하다면 사과와 유감의 표시를 하면서 절차와 과정을 정상적으로 가져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의원은 “정 대표는 평소에 통합론자는 아니었다”며 “이해관계를 놓고 보면 정 대표는 조국 대표와 같은 운동장 내에서 경쟁하는 것을 썩 내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승리,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큰길 초기에 주춧돌을 놓는 것이 필요한 상황 속에서 정 대표가 본인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정치적 결단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정 대표가 차기 당권을 위한 과정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 통합을 (제안)했다는 그 논리와 해석은 완전히 틀렸다”고도 했다.                         < 최하얀 기자 >

 

지난해 12월 한차례 부결 끝 최종 통과

8월 전당대회 때 당원-대의원 표 가치 동일

당원 지지 높은 정청래 연임 ‘청신호’

 

정청래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핵심 공약인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 가치를 1대1로 맞추는 1인 1표제가 3일 가결됐다. 1인 1표제는 오는 8월 전당대회 때부터 적용된다. 당원 지지세가 강한 정 대표의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국혁신당과 합당 제안 후 정 대표에 대한 당내 비판이 분출하는 상황에서 1인 1표제가 최종 관문을 넘어서면서 리더십 약화에 대한 부담도 다소 덜 것으로 보인다.

 

민홍철 민주당 중앙위원회 의장은 이날 중앙위 투표 결과 재적 중앙위원 590명 중 515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0.58%(312명), 반대 39.42%(203명)로 1인 1표제를 도입하는 당헌 개정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87.29%였다. 투표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에 따라 향후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권리당원 간 표 가치는 현행 20대1 이하에서 1대1로 변경된다. 당원들이 주요 선거에서 행사할 수 있는 표 가치가 대의원과 동등해진 것이다. 개정안에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중 1명은 전략 지역 우선 배정, 전략 지역 투표 가중치 부여 등 취약 지역 대표성을 보완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 대표는 1인 1표제 가결 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민주권 시대에 걸맞은 당원 주권 시대가 열린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만시지탄 감이 없지 않으나 이제 더 넓은 민주주의, 더 평등한 민주주의, 더 좋은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인 1표가 시행됨으로써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에 계파가 해체될 것”이라며 “당원들이 공천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계파를 형성해 공천에 대한 이익이나 기득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적 변경이 된다”고 말했다.

 

투표 결과 최종 가결은 됐지만 1인 1표제에 대한 찬성률은 다소 낮아졌다.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한 차례 부결됐던 지난해 12월 중앙위 투표 당시 찬성률은 72.7%였다. 찬성률 하락은 1인 1표제를 놓고 막판까지 당내 찬반 의견이 충돌했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0으로 이기나 3대0으로 이기나 이긴 건 이긴 거고 승리한 건 승리한 것”이라며 “투표율과 찬성률에 저는 크게 마음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

 

당 지지세가 약한 전략 지역에 대한 후속 조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전략 지역 투표 가중치는 전당대회 준비위에서 결정한다”며 “전략 지역의 경우 1표가 아니라 1.2표가 될 수도 있고 1.3표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전략 지역은 당원들 입당이 너무 없어서 대의원으로 배려했다”며 “하지만 (이제) 대구·경북 지역 권리당원 숫자는 대부분 1000명을 넘는다. 대의원 구하기 어려웠던 때와 달라졌다”고 말했다.

 

1인 1표제는 정 대표의 연임 도전 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때 대의원을 비롯한 의원 표심에서는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권리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정 대표가 검찰개혁 등 주요 국면마다 당원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역시 당원이 주요 지지층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당원주권은 위기의 순간마다 당을 지켜낸 가장 강력한 힘”이라며 “1인1표는 당원주권주의 최초의 제도적 실현”이라고 밝혔다.

                                                                                        < 김한솔 심윤지 기자 >

‘부패 및 내란·외환죄 등 형 확정 지휘관’ 사진의 예우·홍보 목적 게시 금지

 

 
 
전두환(오른쪽), 노태우는 군형법상 내란죄, 반란죄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각각 사형과 징역 22년6월형을 선고받았다. 1996년 8월 26일 1심 선고공판에 나란히 선 두 사람. <한겨레> 자료사진
 

1979년 12·12 군사반란 주모자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진은 과거 이들이 지휘관으로 근무했던 군부대에 아예 걸 수 없게 된다.

 

국방부는 3일 내란·외환·반란·이적의 죄 등으로 형이 확정된 지휘관 및 부서장의 사진을 부대 회의실 등에도 게시할 수 없도록 부대관리훈령을 상반기에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정부 때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부대관리훈령의 빈틈을 노려 방첩사의 전신인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의 제20대, 제21대 사령관이었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을 다시 게시한 것과 같은 ‘꼼수’를 차단하려는 조처다.

 

앞서 방첩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11월 “부대관리훈령에 따라 본청 내부에 역대 사령관 중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도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기록, 유지하는 차원에서 게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지난 2019년 4월 역대 지휘관 사진 게시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국방장관 및 장성급 지휘관 사진 게시 규정 등 부대관리훈령’을 개정해 ‘부패 및 내란·외환죄 등으로 형이 확정된 지휘관’ 사진의 예우·홍보 목적 게시를 금지했다. 장군이 지휘하는 부대에는 외부인에게 부대의 역사와 역대 지휘관을 소개하는 홍보관이 있다.

 

이에 따라 내란·반란·이적죄로 형이 확정된 전두환(1공수여단·1사단·보안사)·노태우(수도방위사령부·9사단·보안사), 장세동(3공수여단) 등 12·12 군사반란 가담자 10명의 사진이 해당 부대 홍보관에서 철거됐다.

 

하지만 당시 국방부는 예우·홍보 목적 게시가 아닌 ‘역사적 기록 보존’ 차원에서는 외부인이 접근할 수 없는 부대 회의실 등 군 내부 공간에서는 이들의 사진을 유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었다.

 

개정될 부대관리훈령은 내란·외환·반란·이적의 죄로 형이 확정된 지휘관은 역사기록 보존 목적이라도 사진은 걸지 말고 계급, 성명, 재직 기간 등만 게시하도록 했다. 12·3 내란 가담자 중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도 형이 확정되면 그들이 지휘했던 부대에 걸린 사진이 내려진다.

                                                                                                   <권혁철 기자 >

1979년 12월12일 군사반란 뒤 정승화 당시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 체포를 발표하는 전두환 보안사령관. 한겨레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