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천 전 장로회신학대 교수 페이스북 글 파문

 

 
 
소기천 전 장로회신학대 교수. 유튜브 갈무리
 

신학대 교수 출신 목회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암살 계획의 성공을 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내란죄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개신교계의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기천 전 장로회신학대(장신대)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에 “암살 계획의 성공을 빈다”며 이 대표를 사형시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같은 날 민주당이 최근 이 대표에 대한 신변 위협 제보가 많아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의원들을 통해 많은 제보가 있었는데, 러시아 권총을 밀수해 암살할 계획이 있다는 등 여러 문자를 받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소 전 교수의 극단적 발언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야권을 적대시하는 극우 개신교계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이재명이 죽어야 문재인도 죽고, 임종석도 죽는다”, “이재명 사형시켜라”, “국민의힘 자폭하라”와 같은 섬뜩한 주장들로 가득하다. 다만 14일 오후 5시 기준 암살 관련 글은 페이스북에서 찾아볼 수 없다. 언론 보도 등으로 논란이 확산하자 글을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소 전 교수는 이 대표뿐만 아니라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사형 대상으로 거론했다. 그는 12일 장신대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직접 참여해 기도하기도 했다. 소 전 교수는 1998년부터 장신대에서 목사 후보생을 가르쳐왔고 2023년 은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선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왔다. 극단적 주장이 확대 재생산돼 실제 폭력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몇몇 목사들이 이 대표에 대해 험한 말을 할 때 ‘미친 소리다’ 정도로 넘어가서는 안 되는 문제”라며 “이 미친 시그널이 누군가한테는 명령어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목사가 아니라 악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십계명에 살인하지 말라고 분명히 쓰여 있다. 십계명을 안 지키는 목사는 목사가 아니”라고 질타했다. “무슨 종교가 암살과 사형을 외치나”, “목사 입에서 나올 소리냐”는 등의 반응도 나왔다.

 

소 전 교수는 이날 교계 전문 언론 ‘뉴스앤조이’와 인터뷰에서 “시민으로서의 반응이었을 뿐이다. 목사는 욕 못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탄핵반대 시국선언 집회에서 기도 중인 소기천 은퇴교수 ⓒ 평화나무 제공관련사진보기

                           ▲시국선언 집회에 참석해 기도 중인 장신대 김태섭 교수(신약학) ⓒ 평화나무 제공
 

지난 11일(화), 장로회신학대학교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장신대 학생들과 전·현직 교수 3명, 동문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극우 성향의 활동으로 알려진 김철홍 교수와 소기천 은퇴 교수와 달리, 상대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김태섭 신약학 교수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시국선언 참여 이유를 묻는 학생들에게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몹시 불편했다"라며 "윤 대통령 지지 여부를 떠나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가기로 했다. 교수 단톡방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라는 말이 있었기에 나도 지도하러 나갔다"고 밝혔다.

"이건 선을 넘어선 행동" ...당혹감 감추지 못하는 장신대

그러나 해당 집회에서 기도를 맡았던 소기천 은퇴 교수가 SNS에 야당 대표 살해를 부추기는 극단적인 글을 올리며 논란이 크게 확산됐다. 그는 "암살계획 성공을 빈다. 전과 5범 이재명 내란선동 법치파괴 국기문란 입법독재 사형시켜라"는 게시글을 올린 데 이어, "이재명이 죽어야 문재인도 죽고 임종석도 죽는다"는 등의 거친 표현을 연이어 게재했다.

소기천 교수가 이재명 대표 암살 성공을 빈다며 올린 글 ⓒ 소기천 교수 SNS 갈무리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의 반발 댓글이 빗발쳤다. 누리꾼들은 "목사를 떠나 사람도 아닌 듯" "처벌할 방법이 없나"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이 사람이 제정신인가 싶다"고 지적했고, 변상욱 전 기자도 "장신대의 전설... 전공 필수 과목임에도 학생들이 수강을 보이콧하던 수준"이라며 과거 논란을 언급했다.

장신대 내부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A교수는 "동문들에게 많은 전화를 받고 있다"라며 "학교 명예를 위해 본인이 직접 글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임성빈 전 총장 역시 "이건 선을 넘어선 행동"이라며 "은퇴 교수라 학교 차원에서도 행정적 조치를 취하기 어려워 더욱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동문 역시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송선호 목사는 "장신대가 공작원을 배출하는 것이냐"라며 개탄했고, 정희국 목사는 "나라가 미쳐가니 이런 자들이 나오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욕이 나온다"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 오마이 정병진 기자 >

 

민감국가 분류시 원자력·인공지능(AI) 등 미국 첨단기술 분야와 교류·협력 엄격 제한

 

 
 
2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미국 워싱턴 의사당 중앙홀(로턴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마치자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축하의 말을 건네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

 

미국 정부가 한국이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Sensitive and Other Designated Countries List·SCL)에 포함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 1월 초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결정한 조치로 파악됐다. 다음 달 15일 시행을 앞두고 양국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14일(현지시각) 연합뉴스의 확인 요청에 “에너지부는 광범위한 ‘에스씨엘(SCL)'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전 정부가 2025년 1월 초 한국을 에스씨엘 내 최하위 범주인 ‘기타 지정 국가'(Other Designated Country)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부 대변인은 “현재 한국과의 양자 간 과학·기술 협력에 새로운 제한은 없다”며 “에너지부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증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목록에 포함됐다고 해서 반드시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정국 가운데는 에너지, 과학, 기술, 테러방지, 비확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기적으로 협력하는 국가들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종료 직전 한국을 목록에 추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 에너지부 누리집을 보면, 국가 안보·핵 비확산·지역적 불안정성·경제안보 위협·테러지원 등의 이유로 민감국가를 지정할 수 있으며, 에너지부 산하의 정보기구인 정보방첩국(OICI)이 국가원자력안보국(NNSA) 등과 함께 이 리스트를 관리한다.

민감국가로 분류되면 원자력·인공지능(AI) 등 미국 첨단기술 분야와의 교류·협력이 엄격히 제한된다. 미 에너지부는 국가 안보나 핵 비확산, 지역적 불안정성, 경제안보 위협, 테러지원 등의 이유로 민감국가를 지정하고, 이들 국가의 연구기관이나 학자들과의 교류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에너지부 대변인은 “에스시엘에 포함됐다고 해서 미국인이나 에너지부 직원이 해당 국가를 방문하거나 협력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국가 국민이 에너지부를 방문하는 것도 제한되지 않으며, 이러한 방문과 협력은 사전 내부 검토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을 목록에 포함한 것은 사실이며, 4월 15일 발효되기 전에 이를 시정하기 위해 한국 외교 당국이 미국과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 워싱턴 김원철 특파원 >

 

미국 워싱턴 디시(D.C.)에 위치한 에너지부 본부. 지난달 18일 촬영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한국 이미 ‘민감국가’ 분류한 미국 국립연구소…실태 파악도 못한 한국 정부

정부 “최종 확정 아닌 것 같다” “상황 파악중”
일부 정치인, 불이익 무시하고 핵무장 ‘표팔이’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참여한 국회 ‘무궁화포럼’이 지난달 12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도입 전략과 비전’ 토론회를 열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

 

미국 원자력 연구개발과 핵무기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에너지부(DOE) 산하 한 국립연구소 누리집에 한국이 ‘민감국가’로 분류돼 올라있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상황을 파악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17개 국립연구소 중 한 곳인 제퍼슨랩 누리집에 올라 있는 ‘민감국가 명단-사전 여행 승인 필요’에 한국이 북한과 함께 올라 있다. 제퍼슨랩 누리집 갈무리

 

미국 에너지부 산하 17개 국립연구소 가운데 하나인 ‘제퍼슨랩’(토머스 재퍼슨 국립 가속기 연구소) 누리집에는 연구소 방문 6주 전 반드시 승인을 받아야 하는 민감국가 명단에 한국이 북한 등과 나란히 올라있다. 한겨레는 앞서 다른 국립연구소에도 한국이 포함된 민감국가 명단이 ‘2025년 4월15일부터 적용된다’고 명시된 공문이 전달된 걸 확인한 바 있다.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명단이 공식적으로는 발표되지 않고, 내부 규정 등으로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 연구소에서 비슷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민감국가 지정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상황을 파악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조태열 외교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닌 것 같다”며 “미국도 배경과 경위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고, 아마 내부적으로 상황이 파악된 다음에 저희에게 의논할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아직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날 주미대사관 관계자도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닌 것 같다”고만 했다.

 

외교 전문가인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에너지부의 비확산 담당 부서에서 진행하는 일인데, 평소 우리 외교부가 협력하는 부서에서는 제대로 모를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설명만 기다리는 식으로 대처하며 시간만 흘려보내게 될 것을 우려했다.

 

위 의원은 “보통 외교 사안에선 미국이 우리에게 알리고 의견을 묻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사안은 해당국의 소명을 듣는 절차 없이 이미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니 두고봐야 한다’는 식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사안에는 외교부는 물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안보실 등이 모두 관련이 있지만, 현재 정부에선 이를 통합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

 

‘철통 같은 동맹’을 강조해온 미국이 한국을 안보상 우려가 있는 민감국가로 분류하려는 이유를 두고서, 원자력 분야 전문 학자들은 국내 정치권에서 확산시키고 있는 핵무장론에 대한 미국의 경고 성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민감국가 지정 이유는 국가안보, 핵확산, 테러 지원인데, 이 가운데 한국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은 핵확산 문제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가 주도하는 첨단기술 분야 연구 현황. 에너지부 누리집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핵무장으로 나아갈 경우 제재로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동안 정치권에서 핵무장론은 금기였지만 최근 일부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핵무장론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버린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정치인들이 앞장선 핵무장론이 계속 확산될 수록 미국의 견제 수위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미의 첨단기술 연구 협력은 당연히 제한될 것이고, 이대로 계속 가면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핵 연료도 심의를 받게 되고 핵연료 사용에 대해 아주 상세한 보고를 요구받는 등 대단히 심각한 제재 조치가 추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 의원은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핵무장론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불이익을 제대로 알리고 핵무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외교에 나서야 현재의 상황을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박민희 기자, 워싱턴/김원철 기자 >

 

조태열 “미국 에너지부 한국 민감국가 분류 최종 확정 아닌 듯”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

 

미국 원자력 연구개발과 핵무기 프로그램 등을 담당하는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분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조태열 외교장관은 “아직 (민감국가 분류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부에 직접 확인을 했는지에 대해선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11일 오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선 그동안 ‘철통 같은 동맹’임을 강조해온 미국이 한국을 안보상 우려가 있는 ‘민감국가’로 분류하려는 초유의 움직임에 대해 의원들 질문이 집중됐다.

조태열 장관은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비공식 경로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을 (근거로) 우리가 문제 제기를 해서 미국 에너지부에서 다시 내부 상황을 자체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 “미국도 배경과 경위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고, 아마 내부적으로 상황이 파악된 다음에 저희에게 의논할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주미한국대사관이 미국 에너지부를 접촉 중이지만 이 안건을 담당하는 담당자가 공무상 이유로 부재중이어서 명확한 답변은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조 장관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하기는 했지만,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명단에 올리기로 검토 중인 것인지 이미 확정된 것인지도 불분명한 셈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에는 관련된 17개 국립연구소가 있는데, 이 가운데 일부에는 이달 초에 ‘2025년 4월15일부터 적용된다’고 명시된 민감국가의 구체적 명단이 담긴 공문이 전달되었고, 그 가운데는 한국을 비롯한 5개국이 새로 민감국가로 추가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최근 한겨레가 확인했다.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4월15일 전까지 이런 상황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한국은 원자력 산업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첨단기술 전반에서 미국과의 협력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감국가 명단) 확정까지의 절차가 어떻게 되는가? 우리가 소명을 하거나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조 장관은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그다음에 절차 문제가 논의될 텐데, 지금 미국 에너지부 내부에서 경위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고 그다음에 우리한테 연락하겠다는 상황”이라고만 답했다. 한국이 민감국가 검토 대상에 오르게 된 이유가 최근 국내 핵무장론이 비등하는 상황과 관련이 높아 보인다는 위 의원의 지적에 대해 조 장관은 “여러 가지 추정되는 논리로서 그런 말은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반드시 그것만이 이유인지는 좀더 봐야 한다”고 답했다.  < 박민희 기자  >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가운데)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핵무장론’ 확산에 미, 한국 ‘민감국가’ 분류…AI 등 첨단기술 협력 길 막힐라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에너지부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미국의 에너지 정책과 원자력 연구·개발 및 군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국가’(Sensitive Counrty)로 분류해 규제하는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9일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됐다. 민감국가로 분류되면 원자력·인공지능(AI) 등 미국 첨단기술 분야와의 교류·협력이 엄격히 제한된다. 한국이 미국 정부에 의해 민감국가로 분류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를 두고선 최근 한국에서 대두되고 있는 ‘핵무장론’에 제동을 걸기 위해 미 정부가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국과 미국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4월15일부터 한국을 민감국가로 분류하기로 하고 산하 국립연구소들에 이를 사전 통보하는 등 행정적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미 에너지부는 국가 안보나 핵 비확산, 지역적 불안정성, 경제안보 위협, 테러지원 등의 이유로 민감국가를 지정하고, 이들 국가의 연구기관이나 학자들과의 교류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미국의 동맹인 한국은 그동안 항상 ‘비 민감국가’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민감국가 명단로 분류된다는 공문이 에너지부 산하 연구기관들에 이달 초에 통보되었다고 한다. 공문에는 기존의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등에 더해 이번에 새로 한국을 비롯한 5개국을 4월15일부터 민감국가 명단에 추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민감국가 명단 안에서도 북한과 이란 등은 ‘테러지원국’, 중국과 러시아 등은 ‘위험국가’로 별도로 지정되어 있다.

 

미국 국책 연구소의 한 연구자는 “4월15일 (명단이) 발효되자마다 그에 따라 모든 행정처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하도록 3월 초에 공문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 연구자는 “정부가 이번 조치가 이뤄진 이유는 공유하지 않았는데, 연구소 내 연구자들 모두 한국이 민감국가 명단에 포함됐다는 데 놀라고 난감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부 누리집을 보면, 국가 안보, 핵 비확산, 지역적 불안정성, 경제안보 위협, 테러지원 등의 이유로 민감국가를 지정할 수 있으며, 에너지부 산하의 정보기구인 정보방첩국(OICI)이 국가원자력안보국(NNSA) 등과 함께 이 리스트를 관리한다.

 

한국이 갑작스럽게 민감국가로 분류된 원인은 한국 정치권과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핵무장론일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원자력 분야 전문가인 이춘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초빙전문위원은 “미국 에너지부는 원자력 산업부터 핵무기에 들어가는 핵물질까지 모두 관리하는 부서이고, ‘민감국가’를 분류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핵확산 우려”라며 “한국에서 핵무장론이 확산된 것이 이번 조치의 가장 핵심적인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핵무장론이 계속 확산되는데, 한국 원전 가운데 월성원전의 원자로 4기(1기는 폐로중)는 플루토늄을 바로 추출할 수 있는 중수로여서 미국이 더욱 경계한다”며 “미국은 한국의 약점을 다 파악하고 있고, 한국이 실제로 핵 무장이나 핵 잠재력을 향해 움직일 경우에 더 강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계속 증강되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무시 기조가 뚜렷해지자 국내 정치권에서는 자체 핵무장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나경원·윤상현·유용원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자체 핵무장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핵 잠재력’(핵무기는 만들지 않지만, 언제든 핵 무장이 가능한 능력을 갖추자는 주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분류하기로 하면서 정치권의 무책임한 핵무장론이 한국의 안보를 강화하기는커녕 큰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에너지부의 규정을 보면, 민감국가로 분류될 경우 원자력 분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양자과학, 첨단 컴퓨팅 등을 비롯한 첨단 과학기술 협력을 엄격하게 제한되기 때문이다. 민감국가 출신 연구자들은 미 에너지부 관련 시설이나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것은 물론, 관련 연구에 참여하는 데도 엄격한 신원조회와 승인 절차가 필요해진다. 미국 국립연구기관과 대학에서 원자력 관련 기술, 인공지능, 양자 과학 등과 관련한 연구 참여가 금지될 수도 있다.

 

국가안보실에서 기술·사이버안보 업무를 담당했던 장용석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은 “실제로 한국이 민감국가로 분류된다면, 미국과의 첨단기술 협력 전반이 매우 어려워지게 된다”며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 등 새로운 과학기술 획득이 매우 중요해진 시기인데, 미국과 과학기술 협력이 어려워지면 한국은 대단히 엄중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민감국가 리스트는 에너지부가 다른 정보기구와 함께 관장하기 때문에 한국이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외교부는 한겨레의 취재가 시작된 뒤 “관계 부처들과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 한겨레 박민희 장나래 기자 >

윤석열 탄핵 찬성 58%, 그들의 검찰 신뢰도는 13%

● COREA 2025. 3. 15. 10:39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한국갤럽] 탄핵 관련 기관 중 경찰, 법원만 신뢰 높아

검찰은 ‘신뢰’ 26% ‘비신뢰’ 64%로 신뢰도 가장 낮아

 

한국갤럽이 3월 11~13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1%p 95% 신뢰수준, 응답자 이념성향: 보수 314 중도 342 진보 248,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해 물은 결과 58%가 찬성, 37%가 반대했다. 5%는 의견을 유보했다. 20~50대에서는 열에 예닐곱이 탄핵에 찬성하고, 60대에서는 찬반(48%:47%)이 갈렸다. 70대 이상은 찬성 31%, 반대 62%다. 성향 중도층, 무당층에서는 탄핵 찬성이 60%대, 반대가 20%대다.

 

지난주는 찬성이 60%, 반대가 35%였고, 최근까지 갤럽 조사에서 찬성이 60%-59%-60%를기록하는 등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헌법재판소, 경찰, 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 등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 탄핵 심판 관련 6개 기관의 ‘신뢰’ 여부를 물은 결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대해서는 53%가 '신뢰한다'(이하 '신뢰'), 38%가 '신뢰하지 않는다'(이하 '비신뢰')고 답했고, 경찰 48%:41%, 법원 47%:41%, 중앙선거관리위원회 44%:48%,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29%:59%, 검찰 26%:64%로 나타났다.

 

탄핵 찬성 여부로 극명히 갈라진 기관 신뢰도

 

탄핵 찬성자와 반대자 간 기관 신뢰도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 탄핵 찬성자 중 70% 내외는 헌재와 선관위를 신뢰하고, 절반가량은 경찰·법원·공수처도 신뢰하지만 검찰에 대해서는 그 비율이 13%에 그쳤다. 반면 탄핵 반대자 중에서는 선관위, 헌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각각 84%, 72%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공수처와 검찰 신뢰도가 두 달 전(1월 7일~9일) 조사(공수처 15%, 검찰 22%) 보다 상승했는데 공수처는 주로 탄핵 찬성자(1월 20% → 3월 46%), 검찰은 탄핵 반대자(29%→46%) 신뢰 강화에 힘입은 변화다. 탄핵 반대자의 경찰, 법원 신뢰 상승폭 또한 10%포인트 이상이다. 비상계엄 수사와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이들 기관이 보인 거취에 일부 유권자들이 인식을 달리한 듯하다. 한편 선관위 신뢰는 성향 중도·보수층을 중심으로 하락했는데, 이는 최근 공개된 고위직 간부 자녀 채용 특혜 문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헌법재판소 신뢰:비신뢰는 1월 57%:31%, 2월(7~9일, → 제611호) 52%:40%, 3월 53%:38%로 바뀌었다. 탄핵 반대자의 헌재 불신은 여전하지만, 2월보다는 완화했다('신뢰하지 않는다' 1월 64% → 2월 84% → 3월 72%). 국민의힘 지지층(55%→81%→69%), 성향 보수층(49%→69%→62%)에서도 그러하다.

 

'장래 대통령감' 선호도는 여전히 이재명 독주

 

다음 대통령선거 관련,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 41%,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 51%로 나타났다. 8%는 의견을 유보했다. 성향 보수층의 78%가 여당 후보 당선, 진보층의 90%는 야당 후보 당선을 기대했다. 중도층에서는 여당 승리(30%)보다 야당 승리(61%) 쪽이 많고,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도 마찬가지다(30%, 44%).

 

누가 장차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로 여겨지는지 헤아려보는 '장래 대통령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34%,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6%, 오세훈 서울시장 4%, 홍준표 대구시장 3%,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2%,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1% 순으로 최그의 추세에 큰 변화가 없다. 6%는 이외 인물(1.0% 미만 약 20명 포함), 35%는 특정인을 답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397명)에서는 이재명이 78%로 확고하고, 국민의힘 지지층(364명)에서는 김문수가 25%, 한동훈·오세훈·홍준표가 10% 안팎이다. 윤 대통령 탄핵 찬반 기준으로 보면 찬성자(576명) 중 58%가 이재명을, 탄핵 반대자(372명)의 25%가 김문수를 꼽았다.

 

성향 중도층의 민주당 신뢰 37%:비신뢰 53%,

국민의힘 16%:76%, 무당층은 양당 신뢰 10% 밑돌아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6%, 더불어민주당 40%로 지난주와 같다.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19%로 나타났다.

 

한편 양대 정당 각각에 대한 신뢰 여부를 물은 결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37%가 '신뢰한다'(이하 '신뢰'), 55%가 '신뢰하지 않는다'(이하 '비신뢰')고 답했고, 국민의힘은 26%:67%로 나타났다. 지난 1월(21~23일)과 비교하면 양당 모두 신뢰 하락했다(민주당 41%→37%, 국민의힘 31%→2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84%, 국민의힘 지지자의 66%가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현재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의 대통령 탄핵 관련 견해는 민주당 쪽에 가깝지만, 양당 신뢰는 10%를 밑돈다. 성향 중도층의 민주당 신뢰:비신뢰는 1월 44%:45%에서 3월 37%:53%로, 같은 기간 국민의힘은 22%:71%에서 16%:76%로 바뀌었다.  < 민들레 강기석 기자 >

 

기각 결론만 내세워 민주당-이재명 맹비난

국회 탄핵소추 정당성 인정한 것은 무시
조중동뿐 아니라 거의 모든 언론 다를 게 없어
감사원-검찰의 권력비호 비판했는지 돌아봐야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것을 놓고 주요 언론들은 14일 맹비난을 퍼부었다. 억지탄핵이었다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언론의 주장은 헌재의 판결 중의 기각 결론만을 갖고 탄핵 소추가 자체가 부당했던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헌재가 검사 탄핵과 관련해 밝혔듯 “검사들의 헌법·법률 위반 행위는 일정한 수준 이상 소명되었으며" 국회의 탄핵소추 목적도 법적 책임을 추궁하고 재발을 예방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최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헌재는 훈령을 어기면서 주심위원의 권한을 침해하고 국회 현장검증에서 회의록 열람을 거부하는 등 법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언론들의 보도에서 그같은 위법 사실 확인에 대한 언급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검찰에서 헌재에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따지지 않는다.

 

언론들은 헌재의 기각 결정을 인용할 때는 헌재의 권위에 기대지만 헌재가 확인한 위법 사실이나 탄핵소추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무시해버리고 마는 2중성을 보인다. 이들 신문의 보도는 ‘줄탄핵’으로 국정 혼란에 행정 공백이 생기고, 혈세도 낭비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탄핵 인용 결정과는 별개로 왜 탄핵소추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하지 않는다.

 

헌법재핀소의 탄핵 기각 소식을 전하는 14일자 한국일보의 1면.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지검장의 얼굴을 크게 싣고 있다. 

 

역시 가장 맹렬한 비난을 퍼붓는 곳은 조선일보다. 2면에 <관저 이전 부실감사 근거 없어… 전현희 표적 감사 아니다>, 3면에는 <2년간 29회 탄핵에 행정공백·세금 낭비… 질질 끈 헌재도 책임론>(3면) 등의 기사를 쓰면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검사들이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면죄부'라도 받은 듯이 헌재의 판결을 왜곡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정략 탄핵 전부 기각, 이 대표 국민에게 사과하라>에서 “검사 탄핵의 진짜 목적은 이 대표 방탄일 것”이라면서 “남에게 해를 입히려고 거짓을 꾸며 고소·고발하면 무고죄가 된다. 거짓이나 힘으로 누군가의 업무를 방해하면 업무방해죄, 세금을 낭비하면 국고손실죄를 적용한다. 모두 큰 범죄다. 민주당의 정략적 무더기 탄핵은 실질적으로 이 범죄에 모두 해당한다”고 했다. 검사 탄핵을 무고 행위이며 업무방해 행위로 단정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탄핵소추 8전8패…민주당 정치적 책임 져야>라는 사설에서 민주당이 법리는 뒤로하고 정략적 의도를 내세워 다수 의석의 횡포를 부려 정부 핵심 조직을 마비시켰는데도 사과도 반성도 없다고 비판한다. 민주당의 탄핵소추를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억지 혐의'를 만들어” 무더기 탄핵을 한 것이라고 쓰고 있다. 민주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성 탄핵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사설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실 관계를 무시한 '억지 주장'이다. 

 

최근 탄핵 정국에서 조선 중앙일보와 매우 다른 논조를 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동아일보도 이 사안에 대해서는 별반 다를 게 없다. <감사원장-검사 3명 기각… 그래도 ‘줄탄핵’ 사과조차 없는 野>라는 사설을 냈다. 동아일보는 “탄핵안이 기각됐다고 해서 최 원장이나 검사들이 완전히 면책된 건 아니라는 얘기”라면서도 “그렇다고 무더기 탄핵으로 정부의 기능을 방해한 야당의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원내 제1당이 탄핵 남발로 국정 혼란을 가중시킨 것에 대해 최소한 공식 사과라도 하는 게 도리”라고 했다.

 

'보수 언론'으로 분류되는 조선 중앙 동아, 이른바 '조중동'뿐만 아니라 다른 신문들도 비슷하다.  한국일보도 “정치적 탄핵을 멈춰야 한다”고, 서울신문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국정 공백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1면은 헌재의 기각 결정에 환한 표정의 최 감사원장의 얼굴을 크게 싣고 있다. 2022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발언해 감사원 독립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인식을 드러낸 최 감사원장이 헌재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가 최고 감사기구를 이끌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은 없다. 

 

나란히 사진이 실린 이창수 지검장은 헌재로부터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를 압수수색 한번 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한 것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한 수사를 하였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하였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헌재는 김건희 씨의 무혐의를 뒷받침하는 근거만 강조하며 마치 수사를 제대로 한 것처럼 국민을 혼동시키는 발언을 한 점도 인정했다. 그에 대한 헌재의 탄핵 기각은 무죄라기보다는 다만 판단 자료가 충분하지 않고 고의성을 입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서도 1면에 실렸어야 할 것은 면죄부를 받은 듯한 표정의 사진보다 역시 공권력을 대표하는 기관의 수장 역할을 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언론들의 보도에서 가장 어처구니 없는 대목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 중 하나로 ‘줄탄핵’을 언급했다고 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최재해 원장과 이창수 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안은 지난해 12월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면서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의 단초를 제공한 사건이라고 했다. “비상계엄을 옹호할 순 없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한국 정치가 이 지경으로 망가진 것은 ‘묻지 마 탄핵’을 자행한 민주당도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해 고질적인 양비론을 제기하는 것을 넘어 계엄 발동에 민주당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이들의 헌법·법률 위반이 일부 인정되거나 의심할 정황은 있지만 파면을 해야 할 정도로 중대하거나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국회의 탄핵소추권이 남용된 게 아니라는 것도 분명히 했다. 헌재의 결정은 탄핵소추가 부당했다는 실의 확인은커녕 탄핵소추 자체도 정당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었다.

 

국회의 검사 탄핵은 김건희 씨나 대장동 50억클럽 수사를 시늉만 하며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에 반하고 검찰 출신 대통령이 정치검찰을 업고 제멋대로 권력을 남용한 것에 대한 견제였다. 정치검찰 탄핵이자 윤석열정권의 권력사유화와 폭정에 대한 견제였다. 그것이 22대 국회에 보낸 민심의 요구였다.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규정된 탄핵소추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국회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받았을 상황이었다. 또한 감사원과 검찰의 행태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과 견제를 하지 않았던 언론의 상당한 공백 상황에서 국회가 권력 견제에 나선 것이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지 않는 언론의 헌재의 탄핵 기각에 대한 '반쪽 보도'는 정치검사만큼이나 탄핵받아야 할 것이 언론 자신임을 다시금 보여준다.   < 민들레 이명재 기자 >

 

헌재 판결 불복 '은밀히' 부추기는 조선일보

사설로 '헌재가 국민 갈등 자초'…신뢰 흔들어
"헌재, 중심 못잡고 민주당에 휘둘린단 인상"

국회 탄핵 권한남용 아니라는데도 '정략 탄핵'
헌재 불신 조장해 혼탁한 싸움판 몰아가

 

13일 헌법재판소가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를 기각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에 대해 헌법재판관들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은 맞지만, 그 위반 정도가 중대하여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지 않는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은 분명하지만 위반의 정도가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말한 것이다.

 

같은 날 헌법재판소는 이창수 검사장 등 3명의 검사에 대한 국회 탄핵 소추 역시 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했다. 하지만 헌재는 ‘탄핵소추권이 남용됐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피소추자의 헌법 내지 법률 위반 행위가 일정한 수준 이상 소명되었으며 동종의 위반 행위가 재발하는 것을 예방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정치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다 하더라도 탄핵소추권의 남용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이고 있다. 즉 탄핵소추권은 국회의 고유한 권한임을 못 박은 것이다.

 

결국 탄핵 판결의 핵심은 중대하고 명백하게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로 모인다. 중대하다는 말은 중요한 법률 즉 헌법을 비롯한 법률을 위반한 정도를 말한다. 명백하다는 말은 일반인의 정상적인 인식 능력에 따른 판단이다. 즉 문서상 나와 있는 규정을 정상적인 인식 능력으로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제1항은 대통령의 계엄에 대해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만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석열의 파면 여부를 판단한 근거다.

 

헌법재판소 정문.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을 비롯한 변호인측은 12월 3일에 발동한 비상계엄이 평화적이었다고 강변한다. 군을 동원한 평화적 계엄이라는 말로 국민들을 개돼지로 생각하고 있음을 실토한 셈이다. ‘계몽령’이란 말로 우매한 국민들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에서는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낀다. 왕처럼 군림하는 자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국민들을 깨우치려는 계몽 군주의 고뇌에 찬 결단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들이 정상적인 인식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꼴이다.

 

조선일보는 권영세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감사원장 탄핵을 기각한 헌재의 판단이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결정이다” “법과 원칙의 엄정한 기준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내란을 옹호하는 정당을 대표하는 사람의 말이라 울림이 크다. 여러 차례 헌재 결과를 승복하겠다고 말했단다. 물론 당이 아니라 ‘저는’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탄핵 국면에서 그가 차지하고 있는 옹색한 위상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의 입장이 일관성을 유지하길 간절히 바란다.

 

조선일보는 앞서 “여야의 헌재 압박은 ‘불복’ 예고와 다를 게 없다”(03.11)는 사설을 내보냈다. 이 모든 사태를 초래한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이 귀담아들어야 한다. 그는 이미 법을 빙자하여 탈옥과 다름없는 사태를 연출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양식 있는 시민들은 윤석열 측이 일부러 국민을 대결 상태로 몰고 가기 위해 흉계를 꾸민 것으로 의심한다. 구속 취소라는 황당무계한 법란으로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의 기대를 부풀려 정상적인 평의 절차에 압박을 가하려는 꼼수는 아닌지 염려하는 것이다.

 

조선일보 3월 14일자 기사 갈무리

 

사설 안에서조차 조선일보의 검은 속셈은 쉽게 드러난다. 헌재가 나라가 두 쪽 나는 사태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광기는 더욱 기승을 부린다. 헌재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엄중하게 중심을 잡는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통령 탄핵 심판을 서두르고 한덕수 탄핵 심판 결정은 미루면서 민주당에 휘둘린다는 인상을 준 것이 사실이라고 우겨댄다.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접수된 순서에 따라 처리하는 데도 한덕수의 탄핵 심판 결정을 서두르라고 억지를 부린다. 더구나 윤석열의 내란으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져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조선일보는 법원이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한 것은 검찰과 공수처가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변한다. 이런 윤석열 관련 법란의 법원 측 당사자인 지귀연 판사는 ‘재판부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것이 아니며 공적 비판과 논의에 열려 있다’며 법관인지 학자인지를 헛갈리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심우정 검사장은 검찰의 즉시 항고권을 포기하며 절차적 정당성에 결정적인 흠결을 제공했지만 조선일보는 이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묻지 않고 그대로 묻어 버린다.

 

급기야 3월 14일 “정략 탄핵 전부 기각, 이 대표 국민에게 사과하라”를 사설이랍시고 내보낸다. 정략 탄핵이 아니라는 점은 헌재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조선일보가 야당의 사과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자신들 입맛대로 붙인 정략이라는 딱지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다. 가뜩이나 윤석열의 내란으로 나라가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는데 대한민국을 혼탁한 싸움판으로 밀어 넣으려는 흉계는 당장 멈춰야 한다. 더구나 우리는 윤석열 파면 여부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실정 아닌가. 

조선일보 3월14일자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중대하고도 명백한 내란을 애써 덮으려 한다. 이번 윤석열 탄핵 소추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으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윤석열이라는 괴물이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도록 방치할 것인가를 좌우하는 사활적 사안이다.

조선일보는 만에 하나 탄핵이 기각되었을 때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으로 남을 수 없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 국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대통령이라는 자가 제2, 제3의 계엄을 가장한 내란을 언제라도 되풀이할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도 경고해야 한다. 음흉하게 헌재를 헐뜯으며 판결 불복을 부추기는 조선일보는 언론이 아니다. 그리하여 다시 조선일보는 폐간만이 답이다. < 이득우 언소주 정책위원·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 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