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국방전략 핵심 과제로 대국민 보고
국정기획위, 13일 국방·대북·외교 15개 국정과제 선정

강한 안보·군사주권 환수·군의 정치 중립 의지 보여
전작권 논의 주한미군 임무 변경 맞물려 착수할 듯

남북관계 정상화 '연락망 복원'으로 시동, 대화재개
시민의 균형적 대북 인식·국민 합의 기반 통일 추구
통상 위기 극복 위해 '경제안보점검회의'를 정례화

 

국정기획위원회가 13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표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는 5대 분야 123개. 지난 6월 16일 발족해 58일 동안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검증·토론을 거쳐 확정한 과제들이다. 외교안보분과는 5대 분야 가운데 가장 적은 15개 과제를 보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민석 국무총리, 이 대통령,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2025.8.13. 연합
 

먼저 '국민에게 신뢰받는 강군'을 기치로 내세운 국방 부문은 △ 3축 방어체계 고도화 △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 방첩사 폐지 및 필수기능 분산 이관. 각각 대북 억제력 강화와 군사주권의 회복, 군의 정치화 차단을 위함이다. 발표된 국정과제들은 정부의 최종 검토와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한국형미사일방어-킬 체인(Kill Chain)-대량응징보복으로 구성된 3축 방어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궤를 같이한다. 2006년 1차 핵실험 뒤 국방부가 한국형미사일방어(KAMD)를 방어 전략으로 채택한 뒤 2013년 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KMPR)을 추가해 3축 체계를 정립했다. 우선순위와 명칭은 보수, 진보 정부에 따라 달라졌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선제타격과 응징에 방점을 두고 '한국형 3축 체계'로 명명했다. 대북 억제와 평화적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았던 문재인 정부는 3축체계를 '핵·대량살상무기 대응체계'로 바꾸었고, 킬체인을 '전략 표적 타격'으로, 대량응징보복을 '압도적 대응'으로 각각 고쳤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형 3축 체계' 명칭을 복원하고 공격·방어·응징·보복 능력과 태세를 강화했다.

 

이재명 정부는 '3축방어체계'로 명명함으로써 방어적 성격을 분명히 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독자적 억제력 확보'를 명시, 한국군의 자체적인 능력 고도화 의지를 밝혔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협력적 자주국방'을 표방했던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사안. 유사시 '한국 방위의 한국화'라는 한미 간 합의가 바탕에 깔려 있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동전의 양면이기에 전작권 환수를 독립변수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홍현익 국정기획위원회 외교안보분과장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 국민보고대회에서 외교안보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25.8.13. 연합
 

홍현익 국정기획위 외교안보분과장은 이날 보고대회에서 각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달 25일 첫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당장 구체적인 환수 협의에 돌입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역대 두 차례 전작권 환수의 일정이 제시됐었다. 1993년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고 2년의 유예기간 뒤 전작권을 환수하기로 했지만 불발됐다. 노무현 정부가 2006년 2012년 4월로 환수 시점을 조지 부시 미 행정부와 합의했지만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가 환수 시점을 2015년 12월로 늦추고, 박근혜 정부가 조건에 따른 환수 방침을 결정,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기 때문이다. 군사주권을 50년 가까이 미국에 헌납한 결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5월 15일 미 육군협회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자신이 한미 연합사(CFC) 사령관 자격으로 "유사시 (한국군을 포함) 75만 명의 육군과 해군, 해병을 책임진다"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내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작권 환수는 되레 미국 측에서 수요가 있는 사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 세계 미군 주둔 재검토와 국방 전략의 우선순위를 미국 본토 방위에 두고 북한, 이란 등의 위협은 동맹과 우방에 맡긴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주한미군 역할 변경 또는 재배치와 맞물려 한미 간 협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0월 한미 연례안보회의(SCM)에서 윤곽이 드러날 사안.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휙위 국민보고대회에서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25.8.13. 연합
 

한미는 조건에 따른 전작권 전환에 맞춰 미래연합군사령부의 능력은 기본운영능력(IOC)→완전운용능력(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중 마지막 FMC만 남겨 놓고 있다. 지상군 병력의 유지를 주장하는 미 육군과 펜타곤의 저항이 예상되지만,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작지 않다.

 

방첩사 폐지 문제는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이 이름만 바꾸는 방식으로 미뤄왔지만 12.3 계엄 과정에서 방첩사의 폐해가 거듭 확인된 만큼 이번에는 실질적인 해체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정희 군사독재가 육해공군에 분산돼 있던 방첩, 정보, 수사 기능을 통합해 국군보안사령부로 재편한 것은 1977년. 이후 기무사령부(1991~2018), 안보지원사령부(2018~2022), 방첩사령부(2022~)로 이름만 바꿔왔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계엄 검토 문건을 작성하더니, 지난해 친위쿠데타의 출발점이 됐다. 반세기 전에 출범한 '정권의 도구'를 폐지하는 결정은 불법 계엄을 막아낸 '빛의 혁명' 정신에도 부합한다. 

 

국정기획위는 또 국방환경 변화에 따른 국방개혁 추진과 K-방산 글로벌 4강 도약도 과제로 설정했다. 국방개혁에는 인구감소에 따른 상비병력 감축과 군구조/병과 개편, 민간자원 활용, 예비전력 정예화 등이 포함된다. 방위산업 발전과 관련해 인공지능(AI), 드론, 첨단엔진, 국방우주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 방침이 눈길을 끈다.

 

'평화 공존과 번영의 한반도' 과제에서는 '적대·대결'에서 '화해·협력'으로의 남북관계 대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남북 연락 채널을 '복원'하고 남북회담·민간교류·인도적 협력을 '재개'하겠다는 게 실행계획이다. 남북 평화 공존 기반을 구축해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경제를 구현하고 '남북기본협정'을 체결한다는 게 최종 목표다. 북한이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뒤 남북관계는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 당장 성급하게 나서기보다 안보 위협을 감소하는 한편, 대화 의지를 표명하는 게 잠정적인 대처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제안에서 이행까지 국민의 정책 참여와 평화·통일·민주시민교육을 병행하는 '국민 공감 대북·통일정책 추진'을 과제로 설정한 것은 기왕의 남북 교류·협력 과정에서 드러난 남남갈등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이 20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사령관, 한미연합사 사령관, 유엔사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2.20. AP 연합 

 

'국익 중심 실용외교' 과제는 주변 4국 관계 증진→신남방·신북방 정책의 계승과 발전→글로벌 사우스로 외교적 지평을 동심원처럼 확대하는 구조다. 미국과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전시키고, 일본과 미래지향적 발전을 도모하며,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도모한다. 한러 관계와 관련해 '안정적 관리 및 발전 추진'이라는 두루뭉술한 규정에 그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이뤄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북·러 군사협력 심화 탓에 당장 착수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경제외교 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임박한 과제로는 올가을 경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경제안보점검회의' 정례화를 꼽았다.

 

123개 국정과제 중에서 외교안보 부문에는 당장의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 많지 않다.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이 격화되는 동북아 정세 및 우크라 전쟁 등 세계 정세의 변수를 고려한 결과로 읽힌다. 원칙과 방향을 설정하되 당분간 좌표를 찾는 작업에 집중할 것을 예고한다.                     < 김진호 기자 >

 

중앙당사·의원회관 기획조정국 등 대상…영장 제시 임의제출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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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팀 현판식, 발언하는 민중기 특검

 

김건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교인들의 무더기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 등을 확인하고자 국민의힘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팀은 13일 오전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에 수사관을 보내 수사에 필요한 전산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필요한 자료를 임의로 제출받는 형태다.

 

국회의원회관 내 국민의힘 기획조정국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기획조정국은 당 지도부 직무를 보좌하고 당무 전반을 총괄하는 일종의 전략실이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이 연루된 통일교·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권 의원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통일교 핵심 간부 윤모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에 등장한다. 전씨와 윤씨가 권 의원을 당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당시 윤씨는 문자메시지로 전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로 필요한가요"라고 물었고,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이라며 권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건희 씨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도 윤씨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권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에게 전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대가로 통일교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해달라는 취지의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구속된 윤씨는 특검 조사에서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윗선'의 결재를 받아 2021년부터 권 의원 등에게 자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관련 물증을 확보하고자 지난달 18일 권 의원 자택과 국회의원 및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권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어떤 정치자금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통일교 측도 "교단 차원에서 특정인에게 불법적인 후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김건희 씨의 주요 혐의 사건인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에도 국민의힘 인사들이 언급돼왔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이른바 '공천개입 의혹'의 뼈대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상현 국민의힘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하는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 이의진 기자 >

 

AFP "윤석열-김건희 부부 극적 몰락의 상징"
NYT, 김건희 혐의 뭉개온 한국 검찰 비판
"윤 정치 경력, 부인·장모 스캔들로 훼손"
가디언 "한때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
아사히 '캄보디아 사업' 거론해 눈길

 

온갖 패악을 저지른 것도 부족해 영구 집권까지 꿈꾼 내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권력을 잃고 마침내 동시 구속된 한국의 전직 대통령 부부의 사건을 세계 주요 언론도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전 대통령 부인, 부패 혐의로 구속'이란 기사에서 "탄핵 되고 쫓겨난 한국 대통령 윤석열의 부인 김건희 씨가 뇌물수수, 주가조작, 정치적 불법 영향력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며 "그는 한국 역사상 구속된 첫 전 대통령 부인이다"라고 보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5.8.12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NYT "한국 검찰, 윤에 권력 있을 땐
김건희에 어떤 혐의도 제기 안 해"

 

뉴욕타임스는 "윤 씨도 내란 혐의로 이미 감옥에 있으며, 재판을 받는 중"이라고 전하고 "한국에서 이전에 4명의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간 적은 있지만, 전직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 모두 수감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신문은 "윤석열 씨가 권력을 잡고 있을 때, 검사들은 김건희 씨에게 어떤 혐의도 제기하지 않았다"며 "윤 씨는 야당이 장악한 국회가 자기 부인 관련 의혹을 수사할 독립 검사 임명 법안을 통과시키자, 이를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면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적용한 혐의도 상세하게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김건희가 △ 주가조작을 통해 수십만 달러를 챙겼고 △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집권당 공천 과정에서 한 정치인에 불법으로 도움을 줬으며 △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2개를 대선 이후 통일교 고위인사로부터 뇌물로 받았다는 등의 혐의를 소개하고 "특검은 현재 다른 부패 의혹도 수사 중인 만큼 김 씨에 대한 혐의를 추가로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7.9. 연합

 

"검사였다 전국 인물 된 윤석열,
부인·장모 둘러싼 스캔들로 훼손"

 

그러면서 특검팀은 2022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때 착용했던 6000만 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가 한국의 한 기업가로부터 받은 선물이었지만, 김건희는 저가의 모조품이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검사였던 윤석열은 전직 대통령들과 재계 거물들이 연루된 고위층 부패 사건을 수사하며 전국적 인물로 떠올랐지만, 그의 정치 경력은 부인과 장모를 둘러싼 스캔들로 인해 계속해서 훼손됐다"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도 이날 '한국 법원, 탄핵 된 전 대통령 부인 구속 명령'이란 기사에서 "김건희는 한국 역사상 구속된 첫 전직 대통령 부인"이라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결정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 김건희에 대한 16개 범죄 혐의를 수사할 특검이 발족했지만, 구속영장에는 단지 3개의 혐의가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 "김건희, 남편 대통령인 동안
한때 막후서 막강한 영향력 휘둘러"

 

가디언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김건희는 사생활이 검증받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며 재판장에게 '결혼 전 문제까지 계속 거론돼 속상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대통령인 동안 한때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른 걸로 여겨졌던 그 전직 전시기획사 대표는 현재 검찰이 재수사 중인 악명 높은 디오르 백 스캔들을 포함해 (윤석열) 재임 기간 내내 여러 문제에 휩싸였다"며 "최근 몇 주 동안엔 그의 석사와 박사 학위가 둘 다 논문 표절로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AP 통신은 '한국 법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구속 명령'이란 기사에서 "서울중앙지법이 자정 무렵 김건희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특검의 구속영장 발부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통신은 "윤석열이 몰락을 자초해 수십 년에 걸친 한국 대통령들의 불행한 말로는 이어졌지만, 윤과 김은 범죄 혐의로 동시에 구속된 최초의 대통령 부부"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 조작기소대응 태스크포스(TF) 한준호 단장 및 의원들이 8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보석 석방 관련 고발장 제출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5.8.8 연합
 

AP·로이터·AFP·교도 통신도 타전
AFP "윤-김 부부 극적 몰락 상징"

 

로이터 통신은 연합뉴스를 인용해 '한국의 전 대통령 부인, 영장실질심사 후 구속'이란 기사를 내보냈다. 로이터는 "김건희는 구속된 한국의 유일한 전직 대통령 부인이며 현재 수감 중인 남편,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하게 됐다"고 부부 동시 구속 사실을 알렸다.

 

AFP 통신도 '한국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구속'이란 기사에서 "서울중앙지법이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심사한 지 몇 시간 만에 구속이 이뤄졌으며, 신체 구금에 따라 김건희의 법적 위기는 더욱 가중되게 됐다"고 진단했다. AFP는 "이번 구속은 (작년) 12월 3일 전 대통령 윤석열의 전격적인 계엄령 선포 이후 전 대통령 부부의 극적인 몰락을 상징한다"고 논평했다.

 

일본 교도 통신은 '한국, 내쫓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스캔들로 구속'이란 기사를 통해 관련 소식을 팩트 위주로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대통령 경험자의 배우자가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대통령 윤석열도 내란죄 등 다른 혐의로 이미 체포, 수감돼 있어,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체포되는 것도 최초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1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체포돼 이동하고 있다. 2025.8.12 연합

 

아사히 '캄보디아 사업' 거론 눈길
알자지라 "수년 징역형 처할 수도"

 

아사히는 "김건희 씨는 지인이 운영하는 독일 자동차 수입 판매 회사의 주가조작에 관여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전 간부로부터 캄보디아 사업 등에서 편의를 봐달라는 의뢰와 함께 그 대가로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고급 가방을 받은 수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알자지라는 '한국 법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구속 승인'이란 기사를 통해 "김건희에 대한 혐의는 주식 사기에서 뇌물수수, 그리고 사업가와 종교인, 정치권 실세가 연루된 불법 영향력 행사에까지 이르며 수년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 기자 >

 

특검, 법정서 목걸이 모조품 - 실물 제시하며 구속 필요성 강조

김건희 집사 김예성도 베트남서 귀국 인천공항서 특검에 체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주가 조작, 불법 정치자금 및 금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구속됐다. ‘김건희 특검법’에 따라 특검이 수사를 개시한 지 41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여사까지 구속되면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수감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김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가 아닌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대기하다가 수감됐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전날 김건희 씨에게 ‘6천만원짜리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사줬다’는 자수서와 함께, 김 여사에게서 돌려받은 뒤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진품 목걸이를 특검에 제출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서희건설 쪽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2022년 6월 나토(NATO) 순방 당시 김건희씨가 착용한 반클리프 목걸이를 교부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자수서에는 이 회장 비서실장의 어머니 명의로 반클리프 매장에서 ‘스노우 플레이크 펜던트’를 구매했으며 상품권으로 결제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이런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오 특검보는 “(김 여사의 목걸이) 반환 시점은 (고가 목걸이 착용이) 다수 언론 보도로 문제가 되었던 이후”라며 “(관련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이 2022년 9월에 들어왔는데 (목걸이 반환은) 그 이후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가 장신구 착용 문제로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이 일자 김 여사가 이 회장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돌려줬고, 이 회장이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 여사는 그동안 순방 때 착용했던 이 목걸이가 모조품이라고 주장했고, 오빠 김진우씨의 장모 집에서는 실제로 모조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목걸이 공여자인 이 회장이 자백을 하면서 김 여사의 허위 진술이 드러난 셈이다. 특검팀은 앞서 압수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모조품과 이 회장이 특검에 제출한 진품을 이날 법정에서 제시하기도 했다. 오 특검보는 “김건희씨를 비롯한 모든 수사 관련자들의 수사 방해 및 증거 인멸 행위를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 곽진산  배지현  조해영 기자 >

 

“목걸이 사줬다” 자수, 진품 압수에도…김건희, 끝까지 “받은 적 없다”

김건희, 영장실질심사에서 1시간가량 혐의 부인
특검, ‘적극적 증거 인멸’ 근거 구속 필요성 강조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건희 씨는 그동안 2022년 6월 국외 순방에서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가 모조품이라고 주장하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지만, 특검은 이미 서희건설 회장에게서 ‘목걸이를 내가 사줬다’는 자수서를 받고 진품 목걸이까지 압수한 상태였다. 지난 7일 김 여사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증거 인멸 우려를 강조했던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영장심사에서도 ‘탄로 난 거짓말’을 근거로 김 여사를 구속 수사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건진법사 금품 청탁 의혹) 혐의로 김 여사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심문은 4시간25분 동안 이어졌는데 특검팀은 3시간 가까이 △김 여사가 각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범죄가 중대하며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김 여사 쪽은 1시간가량 혐의를 부인하며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특히 김 여사의 증거 인멸 우려를 강조했다. 특검팀은 전날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 여사에게 6천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사줬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확보해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 오빠 장모의 자택에서 이 목걸이를 발견했는데 모조품으로 판명됐다. 김 여사도 특검 조사에서 십수년 전 홍콩에서 모조품을 사서 어머니 최은순씨에게 선물했고 이걸 빌려서 국외 순방 때 착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과 다른 거짓 진술이었고 실물을 숨기려고 모조품을 일부러 갖다 둔 정황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정 부장판사는 심문에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받은 게 맞나”라고 물었지만 김 여사는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김 여사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수수 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진품 목걸이를 확보한 경위를 상세히 설명했다. 수사에 혼선을 주려 했던 적극적인 증거 인멸 행태를 강조한 것이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구속의 필요성을 설명하려면 사건 전후 경위 등이 상세하게 얘기될 수밖에 없는 그런 절차”라며 “(법원에서) 구속이 필요한 사유를 판단할 때는 혐의사실의 전후와 경위, 공범 관계, 수사의 필요성까지 전체적으로 심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가 목걸이 수수가 구속영장 청구서에 범죄 혐의로 포함되진 않았지만 향후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를 숨기기 위한 증거 인멸 행위도 구속영장 발부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직후 휴대전화 단말기를 교체하고 자신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노트북을 포맷했을 뿐만 아니라,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한 정황도 영장실질심사에서 강조됐다. 또 특검팀은 ‘경호용 로봇개’ 사업가로부터 5400만원짜리 명품 시계를 직접 전달받고도, 김 여사 오빠 장모의 자택에선 보증서만 확보되고 실물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김 여사의 증거 인멸 우려를 키우는 사실이라고 판단한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구속되면 이 회장의 사위인 박성근 변호사의 국무총리 비서실장 기용이 목걸이 선물의 대가였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또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공흥지구 개발 특혜 △대통령실·관저 이전 부당 개입 △수사 방해·무마 혐의 수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김가윤  배지현 기자 >

 

서희건설 회장 실토…“김건희에 6천만원 반클리프 목걸이 사줬다”

목걸이 대가로 이봉관 회장 사위 ‘인사 청탁’ 의혹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스페인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때 착용한 프랑스산 반 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비슷한 제품이 김건희씨의 오빠 김진우씨의 장모 집에서 발견됐다. 대통령실 제공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전달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제출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서희건설 쪽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2022년 6월 나토(NATO) 순방 당시 김건희씨가 착용한 반클리프 목걸이를 교부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 쪽이 2022년 3월 대선 직후 비서실장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인 스노우 플레이크 펜던트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자수서에는 이 회장 비서실장의 어머니 명의로 반클리프 매장에서 구매했으며 상품권으로 결제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쪽은 전달자나 전달 장소 등도 자수서에 기재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서희건설 쪽으로부터 김 여사에게 전달됐던 목걸이 실물을 임의제출 받았으며 이날 김 여사의 영장실질심사 법정에서 증거로 제시했다.

 

오 특검보는 "반환 시점은 (김 여사의 고가 목걸이 착용이) 다수 언론 보도로 문제가 되었던 이후"라며 "(관련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이 2022년 9월에 들어왔는데 (목걸이 반환은) 그 이후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고가 장신구 착용 문제로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이 일자 김 여사가 이 회장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돌려줬고, 이 회장이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특검팀은 김 씨 오빠의 장모 집에서 나온 목걸이 모조품은 김 여사 쪽이 ‘바꿔치기’했다고 보고 있다. 오 특검보는 “서희건설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수사과정에서 (김 여사가)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 진술했다”며 “수사방해, 증거인멸행위를 명확히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같은 모델의 목걸이 구매자 명단에 서희건설 관계자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희건설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건넨 경위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목걸이를 건넨 대가로 이 회장 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의 ‘국무총리 비서실장 임명’을 의심하고 있다.               <  배지현  조해영 기자 >

 

 ‘김건희 집사’ 인천공항서 체포…광화문 특검 사무실로 압송

 입국장서는 혐의 전면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압송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씨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김건희 특검팀은 12일 오후 5시10분께 인천공항 탑승동에 있는 121번 탑승게이트에서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후 탑승게이트 앞에 마련된 세관 임시 엑스레이 장비 검색대에서 25분 동안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김씨의 서류 가방 등을 압수했다. 비행기에 타면서 휴대한 물품 외에 위탁수하물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특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습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대기업으로부터 184억원을 투자받았는지, 도피성 출국이 아니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출국장을 빠져나오면서 김씨는 “그 어떤 불법적인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된 적 없다”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아무개씨가 12일 오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들어서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씨를 보딩브릿지에서 체포했고 특검 사무실로 이동해 조사할 예정이다. 김혜윤 기자 
 

공항 밖으로 나간 김씨는 특검팀이 준비한 은색 승합차에 탑승했다. 특검팀은 서울 종로구 케이티(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조사실로 김씨를 데려가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주 또는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서면 조사 후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집사 게이트’의 핵심 당사자인 김씨는 2023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자신이 걸립하고 지분을 가진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에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김씨가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면서 베트남 출국이 도피를 위한 것 아니었냐는 의혹이 있었다. 특검팀은 이후 김씨에 대해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다.

김씨 배우자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처했다.                            < 이승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