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만에 이란 본토 타격 ...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6대 동원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가 지난 4월 30일 미주리주 와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노블노스/로이터 연합
 

미국이 21일(현지시각) 이란 지하 핵시설 포르도 등 3곳을 직접 폭격했다. 특히 포르도에는 최신형 벙커버스터인 지비유-57(GBU-57) 12발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1979년 혁명 이후 줄곧 미국과 갈등을 빚어온 이란을 상대로 미국이 본토의 주요 시설을 직접 타격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상 전쟁행위로 간주된다.

이란의 보복이 이어질 경우 광범위한 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어 중동 전역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핵시설은 완전히, 그리고 철저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47분(한국시각 22일 오전 8시47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지하 핵시설인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총 3곳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란 내 3개의 핵시설,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을 대상으로 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 모든 전투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벗어났으며, 주공격 대상인 포르도에 폭탄을 완전 투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항공기는 무사히 귀환 중이다. 위대한 미군 전사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평화를 위한 시간이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포르도는 끝장났다”는 게시물을 공유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이란 고위 관리 3명을 인용해 “미국군이 오전 2시30분(이란 현지시각·한국시각 오전 8시)께 포르도와 나탄즈를 폭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작전에는 B-2 폭격기가 동원됐다. 특히 포르도 폭격에는 벙커버스터 중에서도 최신형인 지비유-57(GBU-57) 12발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포르도 핵시설이 지하 깊숙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B-2 폭격기 6대가 3만 파운드짜리 벙커 버스터 폭탄 12발을 투하했다”며 “또한 해군 잠수함에서 나탄즈 및 이스파한 시설을 향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30발이 발사됐으며 나탄즈에는 (추가로) 벙커 버스터 폭탄 2발도 투하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스라엘이 이번 주 수백 건의 공습과 정보전을 통해 이란의 대공 방어 체계를 무력화시키며 미국의 공습 경로를 실질적으로 확보했다”며 “이에 따라 미국의 직접 군사 개입이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공습 대상 중 하나인 나탄즈는 이란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우라늄 농축 시설로, 이미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이 시설은 15년 전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가 사이버 공격으로 타격했던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은밀한 사이버 공격은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 모두 직접 폭격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르도는 이란이 2021년부터 고농축 우라늄 대부분을 생산해온 핵심 시설로, 지하 산속에 위치해 공습이 극히 어려운 곳이다. 미국은 특수 벙커버스터 폭탄을 이용해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파한은 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 넣을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는 핵심 시설들이 위치해 있었으며, 이스라엘이 일부 파괴했지만 지하에는 여전히 약 10개 핵무기 제조에 충분한 고농축 우라늄이 저장되어 있었다. 이번 공습으로 해당 물질이 파괴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오늘 밤 전 세계에 보고할 수 있다.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대한 이번 공습은 눈부신 군사적 성공이었다”며 “중동의 불량배인 이란은 이제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향후 공격은 훨씬 더 강력하고 훨씬 쉬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에게는 평화가 오든지, 아니면 우리가 지난 8일간 목격한 것보다 훨씬 더 큰 비극이 올 것”이라며 “아직도 많은 목표물이 남아 있다. 오늘 밤의 목표는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어쩌면 가장 치명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평화가 신속히 찾아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남은 목표들을 정밀하게, 신속하게, 그리고 능숙하게 제거할 것이다. 그들 중 대부분은 몇 분 만에 제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강력히 지지하고 나섰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했다”고 평가했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도 “이란 정권의 실존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적절한 결정”이라며 지지를 보냈고, 짐 리쉬 상원 외교위원장도 “정확하고 제한적인 공습이었다”며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의회의 승인 없이 군사 행동이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공화당의 토머스 매시 의원과 민주당의 로 카나 의원은 전쟁권한법에 따른 의회 표결을 요구했고,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이것은 우리의 싸움이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 국무부는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미국 시민 및 영주권자들을 위한 대피 항공편 운항을 시작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아테네로 향하는 두 편의 항공기가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앞서 미국이 분쟁에 개입할 경우 중동 전역에 배치된 미군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외교관계협의회 중동 연구 수석 연구원인 레이 타키예는 뉴욕타임스에 “그들은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굴욕을 당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자존심을 회복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공격은 전쟁 행위로 간주된다. 지미 카터 대통령 이래로 여러 미국 대통령들이 피하려 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트럼프, B2 동원 이란 지하 핵 시설 폭격…"정권 교체 없다"

트럼프 담화 "이란에 평화 아니면 비극"

지하 요새화된 '포르도'엔 벙커버스터 사용
트럼프 "이란 핵 시설 공격 매우 성공적"

이란 대응 따라 미-이란 전면전 우려
이란, 미국 공격에도 "핵 활동 계속"

 

미국이 21일(현지시간) 끝내 포르도와 나탄즈, 에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시설을 직접 타격했다. 이 공습에는 미군 B-2 스텔스 전략 폭격기가 동원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매우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모든 비행기는 현재 이란 영공 밖에 있다. 주 목표인 포르도에는 탑재했던 모든 폭탄이 투하됐다. 모든 비행기는 안전하게 귀환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 막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2025년 6월 14일자 위성 사진은 이란 중부에 위치한 포르도 연료 농축 시설을 보여준다. 2025. 06. 14 [AFP=연합 자료 사진]

 

미국, 전폭기와 벙커버스터 동원
포르도 등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

 

미국과 이스라엘 등 서방은 이란이 대표적 핵시설인 포르도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해왔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트럼프는 B-2 스텔스 폭격기가 사용되었다고 말했지만, 어떤 종류의 폭탄이 투하되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B-2 폭격기에 사용되는 3만 파운드의 벙커버스터 GBU-57일 공산이 크다. B-2 폭격기는 지하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현존 유일한 초대형 폭탄인 '벙커버스터 GBU-57'을 2개 이상 탑재 가능한 미 공군의 최첨단 자산이다.

 

미국의 직접 개입에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기습적 선제공격을 시작으로 일주일 넘게 이란을 공습해 이란의 방공망과 공격용 미사일 능력을 체계적으로 제거하고 우라늄 농축 시설도 일부 손상시켰다. 그러나 지하 깊숙이 요새화돼 있는 핵연료 농축 시설인 포르도는 미군의 스텔스 폭격기와 3만 파운드 벙커버스터 폭탄만이 파괴할 수 있어 트럼프는 미군의 직접 공격 가담이란 위험한 도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이 폭탄은 폭발 전에 약 60m 깊이의 땅을 관통할 수 있고 연속 투하 시 폭발할 때마다 더 깊이 파고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오후 10시 백악관에서 이란 핵 시설 직접 폭격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2025. 06. 21 [AFP=연합]

 

트럼프 "포르도 사라져…역사적 순간"
이란 대응 따라 미-이란 전면전 우려

 

트럼프의 이 같은 도박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정권의 대응 여하에 따라 미-이란 전면전으로 확전할 가능성과 함께, 중동 지역 전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트럼프는 또 다른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포르도는 사라졌다"(FORDOW IS GONE)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세계를 위한 역사적 순간"이라며 "이란은 이제 이 전쟁을 끝내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고 압박라고 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오후 10시(한국시간 22일 오전 11시) 백악관에서 한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의 목적은 이란의 핵농축 역량을 파괴하고 세계의 최대 테러 후원 국가가 제기하는 핵 위협을 저지하는 것이었다"면서 "공습은 군사적으로 극적인 성공이었다.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의 불량배인 이란은 이제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이란에는 평화가 아니면 비극이 있을 것이며 그 비극은 우리가 지난 8일간 목격한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력 작전을 펼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감사와 축하를 전했다.

 

AP는 이번 공습은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 공격에 가담한다면 보복을 다짐한 만큼 위험한 결정이며, 트럼프 개인도 미국을 값비싼 해외 분쟁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약속으로 백악관에 귀환한 데다 미국의 개입주의의 가치를 비웃었던 인물인 만큼 위험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상징되는 미국 우선주의, 미국 고립주의에 대한 부정인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는 금요일인 20일 기자들에게 앞으로 "최대 2주"의 시간을 이란에 주겠다고 해놓고 바로 포르도 등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하는 기만책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왼쪽),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 2025. 06. 18 [연합 합성사진]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빛바래
'2주' 주겠다고 내놓고 불시 공격

 

이란은 미국의 자국 핵시설 직접 타격을 확인하면서도 핵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P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원자력청(AEOI)은 미국의 핵 시설 공격은 야만적이고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고 "적들의 사악한 음모가 핵 순교자들의 피로 이뤄진 이 국가 산업 발전의 길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위대한 이란 국민에게 약속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공격을 예상해 미리 포르도 내 핵 시설을 빼뒀기 때문에 결정적 피해는 없었다는 이란 의회 관계자의 발언도 나왔다.

 

앞서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는 18일 미국에 이슬람 공화국을 겨냥한 공격이 "그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어떤 미국의 개입도 역내 전면전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도 미국 공격 전에 미국의 군사 개입이 "모두에게 매우,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기술자들이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420km 떨어진 이스파한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작업하고 있다. 2005. 08. 08 [AFP=연합 자료사진]

 

AP는 지난 5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공격을 중단했던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합류할 경우 홍해에서 미군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미 CBS 방송은 미국은 이란에게 이번 공격이 계획의 전부이며 정권교체를 추진할 계획은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얼마전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우리는 소위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목표물이지만 그곳에서 안전하다. 우리는 그를 제거(살해!)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이란 언론도 핵시설 피격 보도…“이제 미국 시민은 합법적 표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미국이 직접 타격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란 언론도 자국 핵시설이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각) 이란 국영 이르나 통신과 반관영 타스님 통신 등은 포르도 핵시설이 위치한 곰 지역의 당국자를 인용해, 이날 새벽 포르도 핵 시설이 공격 받았고 이에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스파한, 나탄즈의 핵시설도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파한 인근에서 방공포가 작동했으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에이피(AP) 통신 보도를 보면, 폭스뉴스의 진행자 숀 해니티가 폭격 이후인 이날 저녁 9시께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을 때 6개의 ‘벙커 버스터’ 폭탄이 포르도 핵시설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또한 400마일(약 640㎞) 떨어진 곳에서 미군 잠수함이 나탄즈와 이스파한의 핵시설을 향해 30개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다. 모든 항공기는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며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폭탄 전체 탑재량이 모두 투하됐다”고 덧붙였다.

 

포르도는 대표적인 이란의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시설로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파한과 나탄즈도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곳으로 이란의 핵 개발 능력에 핵심적인 장소로 꼽혔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으로 이번 분쟁의 전개 과정이 주목되는 가운데 이날 이란 국영 티브이 진행자는 역내 모든 미국 시민이나 군인은 이제 합법적인 표적이 됐다고 경고했다.        < 김지훈 기자 >

“새 정부 국정운영 발목 잡는 무책임한 권력 남용”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경찰 특별수사단의 2차 출석 요구일인 6월12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하지 않은 채 반바지 차림으로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상가를 활보하고 있는 모습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전문성 없는 ‘윤석열 코드’ 인사와 무능한 공공기관장들은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D·E)을 받은 기관장 7명 중 5명이 이른바 ‘윤심’으로 임명된 낙하산 인사들로 밝혀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윤석열에 대한 충성심을 우선시하고, 전문성 없는 ‘코드 인사”가 결국 공공기관의 무능과 난맥상을 초래했다”며 “이는 명백한 인사 실패”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탄핵 이후 내란 세력이 새로 임명한 ‘알박기’ 인사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새 정부 국정 운영까지 발목 잡는 무책임한 권력 남용”이라고 덧붙였다.

 

백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 있고 검증된 인물들로 (공공기관장들이) 교체돼야 한다”며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을 방해하지 말고 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다해주기 바란다”고도 했다.

 

댓글 조작 의혹 등을 받는 보수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과 윤석열 정부 교육부 간 연계 의혹을 철저히 밝혀야 한단 요구도 이어졌다.

 

백 원내대변인은 “리박스쿨 대표 손효숙씨가 공동대표로 있던 단체가 지난해 5월 교육부 및 대한노인회와 3자 업무협약을 추진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윤석열 정부 교육부와 극우 단체 간의 연계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역사 기관장을 뉴라이트 인사들로 채웠고, 논란이 컸던 뉴라이트 교과서를 부활시키는 데 일조했다”며 “이번 업무협약 시도까지 드러난 이상 극우단체의 교육계 침투는 윤석열 정부의 비호와 암묵적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도 말했다.  < 최하얀 기자 >

 “내란 특검법상 20일간의 수사 준비기간엔 공소제기가 불가”주장 기각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장 이용 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내란 특검의 추가 기소는 특검법 위반’이라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법원에 낸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됐다.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검팀은 21일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이 신청한 집행정지 사건은 기각 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김 전 장관이 지난 20일 조은석 특검의 추가 기소에 반발하며 서울고법에 낸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앞서 조 특검은 지난 18일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민간인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건넬 비화폰을 지급받고(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자신을 수행하던 경호처 직원에게 노트북과 컴퓨터를 부수고 공관 서류를 파쇄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로 기소했으며 구속영장 발부도 요청했다. 오는 26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이 예정된 김 전 장관의 구속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임명 6일 만에 서둘러 추가 기소한 것이다.

 

이에 김 전 장관은 “내란 특검법상 20일간의 수사 준비기간에는 공소제기가 불가하다”며 불법 기소라고 주장하며 서울고법에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조 특검은 ‘수사를 개시한 이후에 공소를 제기했으므로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고, 법원도 김 전 장관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김 전 장관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심문은 오는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 배지현 기자 >

[논썰]

내란 특검, 윤석열 체포·재구속 방안도 경찰과 협의중

김건희 특검, 김건희·김주현·심우정 ‘비화폰 커넥션’ 주목

 
 
 
‘김용현 추가 구속’ 칼 뺀 특검, 윤·김·심 지옥문 열렸다 [논썰] 한겨레TV

 

드디어 특검 수사가 본격 개시됐습니다. 조은석 내란 특검이 가장 먼저 전광석화로 칼을 뽑았습니다. 조 특검은 1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혐의로 기소하고 구속영장도 추가로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임명 엿새 만입니다. 이를 법원이 받아들이면 김 전 장관은 오는 26일 구속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풀려나지 못하고 계속 구속 상태로 있게 됩니다.

 

“26일날 이제 구속기한이 끝나기 때문에 그때 풀어주게 되면은 자유롭게 많은 사람들을 또 만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여러 가지 증거를 인멸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한 국민의 법감정상 내란수괴와 함께 여러 가지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실행한 사람이잖아요. 그런 사람이 자유롭게 나가서 또 여러 가지 얘기도 하고 또 메시지도 내고 지지자들과 또 함께하는 모습 뭐 이런 거 보이면 날도 더운데 화도 많이 날 거 아니에요. 그래서 법률적인 것과 또 국민 법감정상 이거는 다시 구속을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판단을 한 거 같습니다.”(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19일 MBC ‘뉴스바사삭’)

‘김용현 추가 구속’ 칼 뺀 특검, 윤·김·심 지옥문 열렸다 [논썰] 한겨레TV

 

검찰·법원 김용현 간덩이 키워, ‘제2 지귀연’ 다시 없어야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전 장관까지 풀려나 거리를 활보할까 걱정과 답답함이 크셨을 텐데요. 이번에는 법원이 국민 뜻을 배신하지 않는 적절한 판단을 내려서 그런 황당한 상황만은 막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2의 지귀연’은 결코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 대목에서 먼저 특검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검찰의 무능과 무신경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27일 ‘내란 주요 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오는 26일이면 1심 최대 구속기간인 6개월이 만료됩니다. 일반적 범죄의 경우 대개 6개월 안에는 1심 판결이 나옵니다. 실형을 선고받으면 계속 복역하면서 상급심 재판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번엔 내란 재판이 길어지면서 1심 진행 중에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상황입니다. 재판 진행을 끈 지귀연 재판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재판하고 비교해 보면 재판부가 사실상 재판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 의심스럽거든요. 박 전 대통령 당시에는 공판준비기일을 5월2일, 5월16일 이렇게 굉장히 압축적으로 … 진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귀연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을 한달, 두달 이렇게 걸쳐서 느슨하게 잡아서, … 이것은 내란범들을 구속기간 내에 제대로 재판하지 않겠다, 그리고 풀어주겠다, 이런 의지로 읽혀서…”(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17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이대로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김 전 장관은 26일 석방돼 자유의 몸으로 재판을 받게 됩니다. 내란 수괴에 이어 핵심 공범까지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검찰 책임은 더 큽니다. 이런 일을 막자면 검찰이 내란죄 혐의와는 다른 혐의를 적용해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추가로 청구하고 법원이 발부하면 됩니다. 그러면 구속기간이 다시 최장 6개월 늘어나 내란범이 재판 중에 풀려나는 얼토당토 않은 사태를 막을 수 있습니다. 과거 박근혜, 최순실씨도 이런 식으로 추가 혐의를 적용해 1심 재판 중에 풀려나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에는 이런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내란 ‘제2 주범’의 석방이 뻔히 예견되는데도 6개월이 다 되도록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검찰이 그전에라도 구속영장을 받아서 다른 범죄로 구속을 했었어야 되는 사안이거든요. 그것은 법원과 검찰 모두의 합동 책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17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그러다가 구속기간 만료를 불과 보름 앞둔 지난 11일에야 내란 재판부에 직권보석을 요청합니다. 보석으로 풀어주되 출국 시 사전 허가를 받고 사건 관련자 접촉을 금지하는 등의 조건을 달아달라고 한 겁니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은 이조차도 거부합니다. 어차피 26일 풀려나면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는데, 굳이 조건이 달린 보석을 택할 이유가 없다고 본 겁니다. ‘추가 구속’이란 효과적 방식을 알아서 제외한 검찰의 물렁하고 소극적인 태도가 김 전 장관의 간덩이를 키운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김용현 전 장관을 위한 특혜라고 봅니다.”(장경태 민주당 의원, 17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용현 추가 구속’ 칼 뺀 특검, 윤·김·심 지옥문 열렸다 [논썰] 한겨레TV

 

조 특검 하루 새 추가혐의 적용, 윤석열 재구속은?

 

그런데 검찰이 여섯달 동안 못하거나 안 한 걸 조 특검은 불과 엿새 만에 다른 혐의를 찾아 적용한 겁니다. 그것도 임명 엿새 만이지 사실은 하루 사이에 다 한 일입니다. 조 특검은 18일 경찰로부터 김 전 장관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한 뒤 당일 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습니다. 경찰은 최근 대통령실 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은 비화폰 정보 등을 통해 김 전 장관의 추가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합니다. 이래서 ‘특검, 특검’ 하는 건가 새삼 효능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래. 이럴려고 정권교체 했지’ 정권을 바꾼 보람을 만끽하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봅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김 전 장관이 지난해 12월2일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지급받은 뒤 이를 내란 공범이자 비화폰을 받을 자격이 없는 민간인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입니다. 증거인멸 교사는 김 전 장관이 수행비서 역할을 한 민간인 양아무개씨에게 비상계엄 사태 직후 계엄 관련 서류 등을 모두 없애라고 지시한 혐의입니다. 내란 전모를 밝혀내고 내란 범죄 은닉 과정을 규명하는데 필수적인 단초가 되는 혐의들입니다. 머리 좋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수재들이 모인 검찰이 이를 몰라서 간과했을 리는 없다고 봅니다. 김용현을 계속 가둬두는 데 부담을 느꼈거나 무슨 이유에서든 관련 범죄로 더 깊게 파고 들어가기가 꺼려져서 그런 게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검찰의 내란 관여 의혹을 가리기 위한 고의적 부실 수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장경태 “심우정도 내란공범 아닙니까. 저는 내란공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심우정 총장도요? 그 얘기는 역시 그 비화폰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장경태 “비화폰도 물론이거니와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데 검찰에 아무런 요청을 하지 않았다? 비상계엄 당시에 방첩사, 특전사, 수방사뿐만 아니라 경찰에도 요청을 하고요. 심지어 법원행정처, 대법원에까지도 요청을 합니다. 계엄사가 파견 요청을 합니다. 그런데 검찰에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 17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실제 윤석열·김용현 등에 대한 검찰 공소장엔 이상하게 비워진 채 공백으로 남은 대목이 적지 않습니다. ‘노상원 수첩’으로 한자락이 드러난 외환 유치 혐의는 아예 싹 빠져 있습니다. 군 드론을 이용한 대북 전단 살포, 북한 오물 풍선 원점 타격 등을 통한 국지전 유발 의혹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도 최근 이런 점을 지적했죠.

 

 

“지난 6개월간 내란 혐의 수사에서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의혹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합참과 방첩사, 드론사, 지작사 네곳이 계엄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경향신문 19일치 인터뷰)

 

비화폰을 이용한 정권 핵심부의 내란 모의와 계엄 실패 뒤 증거 인멸 과정의 전모도 밝혀져야 합니다.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과 한덕수 총리, 최상목 부총리, 이상민 행안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국무위원은 물론, 심우정 검찰총장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도 반드시 규명해야 합니다.

 

“지금 검찰이 그러니까 비화폰을 관리하던 가령 김성훈 차장이나 이런 사람들을 계속 영장을 못 치게 했잖아요. 막았잖아요. 기소를 막고 왜 그랬겠습니까? 연관되어 있는 거죠. 사실 이번 내란 쿠데타는 결국 정치검찰에 그 뿌리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어떻게든 검찰은 그와 관련된 것들을 숨기려고 했을 거고, 비화폰의 통화 목록은 그거를 증명해 줄 결정적인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민형배 민주당 의원, 17일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심 총장과 비화폰을 둘러싼 의문은 잠시 뒤 ‘김건희 특검’을 다루면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윤 전 대통령도 비화폰 사용과 관련된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재구속 사유로 제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도록 경호처에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데 이어 최근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계엄 관련 비화폰 통화 기록을 지우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교사)로 추가 입건됐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세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모두 불응했습니다. 경찰은 “체포영장 신청 등에 대해 내란 특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 공소장에 적시되지 않은 ‘내란의 목적’, ‘계엄의 동기’부터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이 역시 ‘야당과의 갈등’ 같은 윤 전 대통령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따다 쓸 게 아니라 ‘노상원 수첩’에 단초가 드러난 ‘헌법 개정’ ‘재선’ ‘3선’ 등 독재 구축을 시사하는 용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곽종근 전 사령관도 윤 전 대통령이 지난 총선 전부터 국정에 대해 비정상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집권 초부터 장기집권 목표를 갖고 계엄을 기획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느끼기론 특전사령관 취임(2023년 11월) 당시부터 윤 전 대통령 머릿속엔 이미 반국가세력과 종북세력 구도가 있었습니다.”(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경향신문 19일치 인터뷰)

 

조은석 특검은 임명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말대로 내란 전모와 사실관계를 한점의 미진함, 한올의 치우침 없이 명명백백히 밝혀내길 바랍니다.

 

‘김용현 추가 구속’ 칼 뺀 특검, 윤·김·심 지옥문 열렸다 [논썰] 한겨레TV

 

김건희 “수익 배분” “와이브로 에그” 육성, 주가조작 인지 증거

 

김건희 특검팀도 19일 검사 파견을 요청하고 기자단과 첫 상견례 자리를 가졌습니다. 김건희 특검은 16개 범죄 의혹을 수사하게 돼 있습니다. 특검 출범을 앞두고 최근 화제가 되는 사건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입니다. 이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고검이 김건희씨가 이른바 ‘2차 주가조작 시기’에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며 수익 배분을 언급하는 내용 등이 담긴 육성 녹음파일 수백개를 확보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검찰은 파일 분석 결과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김건희 여사가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녹음파일에는 또 김 여사가 계좌 관리자 측이 수익금 배분을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17일 SBS 뉴스 [단독] “그쪽에서 주가 관리”…‘김건희 녹음’ 수백 개 확보)

“JTBC 취재 결과, 검찰은 김 여사가 블랙펄에 20억원을 두 달가량 맡기고 수익의 40%를 배분해주기로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검찰은 20억원을 약 두 달간 맡기는 대가로 주식 수익의 40%를 주기로 한 건 주가조작을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18일 JTBC 뉴스 [단독] 김건희, 주가조작 일당에 ‘20억 두 달 맡기고 수익 40% 약속’ 정황)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씨에 대한 주가조작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습니다.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관리를 위탁하거나 직접 주식거래를 했다고 보기 어려워 혐의없음 결정을 했습니다.”(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그러나 서울고검은 재수사 착수 한달여 만에 김씨가 주가조작을 통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 없이는 약속할 수 없는 40% 고수익을 주가조작 세력에게 약속해줬다고 털어놓는 육성파일을 확보한 것입니다. 이 육성파일에는 김씨가 미래에셋 직원에게 ‘주식용 와이브로 에그가 있다더라’고 말하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에그’는 무선 와이파이가 상용화되기 전 사용된 휴대용 인터넷 연결 장치입니다. 접속할 때마다 인터넷 접속주소(IP)가 바뀌어 2010년대 초반 주가조작 과정에서 활용된 장치입니다. 이런 얘기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음을 말해줍니다.

 

“아마 조상원 차장의 워딩이었을 거예요. (김건희씨에 대해) 주식시장에도 이해도가 낮은 일반

투자자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신주인수권부까지 거래하는 분이 어떻게 낮다고 볼 수 있습니까? … 더군다나 그 에그를 썼다라는 표현을 미래에셋 증권 관리자와 통화하면서 얘기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이거는 IP 추적을 피하기 위한 것이고 그거를 김건희씨가 알고 있었다 이렇게 보는 게 합리적이죠.”(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19일 MBC ‘뉴스바사삭’)

 

서울중앙지검 쪽에선 자신들도 미래에셋을 압수수색하긴 했지만, 김 여사의 미래에셋 계좌 거래가 증권사 직원을 통한 전화 주문이 아니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 기록이 존재한다는 점을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해명을 두고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 당시 이제 수사를 했던 사람의 해명인 거 같아요 우리 무능력해요라고 얘기하는 것이 부실 수사한 거 아니야, 봐주기 한 거 아니야 이러한 지적을 받는 거보다 훨씬 법적인 책임을 면피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우린 몰랐어요, 그냥 우린 무능력해요 이렇게 얘기한 건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못 믿겠습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19일 MBC ‘뉴스바사삭’)

 

서울중앙지검이 이미 관련 녹음파일을 확보하고도 김씨 관련성이 드러날까봐 못 본 척 한 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옵니다.

 

심인보 “2021년 9월에 이제 9개 증권사를 압수수색할 때 그때 미래에셋도 압수수색을 했고요. … 그런데 제가 갖고 있던 수사 기록을 확인해 보니 21년 9월에 검찰이 당시에도 미래에셋증권의 매매 보조 자료 녹음파일, 그러니까 증권사 직원과 고객 간의 통화를 당시에도 이미 녹취록으로 풀어서 기록으로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을 했거든요.”

진행자 “잠깐만요. 수사기록에 그게 포함이 되어 있습니까?”

심인보 “그렇습니다. … 이 수사기록 목록을 저희가 쭉 보니까 156쪽에 별건 20-3 이렇게 되어 있어서 여기에 ‘매매 보조 자료 녹음파일 녹취서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DB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이 기록이 있는 거예요.”

(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19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아이고, 진짜 이런 녹음 파일이 있네. 아유 이거 안 돼, 안 돼. 우리 이거 확인해 보지 말자 이거, 덮은 것이 아닌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19일 MBC ‘뉴스바사삭’)

 

김건희-김주현-심우정 ‘비화폰 커넥션’, “지옥문 열렸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발표를 하기 위한 마지막 수순으로 김씨에 대한 ‘출장 조사’에 나서기 10일 전에 김건희씨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비화폰으로 두차례나 장시간 통화를 나눴다는 사실도 한겨레 단독 보도로 드러났습니다. 대통령 부인은 아무런 공적 권한이 없는 민간인 신분입니다. 그런데 비화폰을 지급받아 썼다는 것부터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비화폰은 2, 3천개 국정원에서 제작합니다. 그래가지고 정부 고위직 나눠 주는데, 그 비화폰은 안보를 위해서 사용하게 돼 있지 김건희처럼 주가조작하는데 사용하라는 건 아니에요. … 영부인은 공직자가 아니에요. 대통령 부인일 뿐이에요.”(박지원 민주당 의원, 18일 MBC ‘뉴스외전’)

 

더구나 민정수석과 두 차례에 걸쳐 30분 넘게 통화했다는 건 더욱 이해불가입니다. 자신의 조사를 앞두고 민정수석을 통해 검찰에 압력을 행사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이 통화 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해 7월20일 서울 창성동 대통령경호처 부속건물로 찾아가 휴대폰마저 반납한 채 김 여사를 알현 조사하는 ‘검찰 수치의 날’을 연출합니다.

 

“자기의 범죄 혐의는 개인 변호사를 통해서 법률적으로 대응을 해야 되지, 이 비화폰을 통해서 민정수석과 검찰총장에게 줄 닿는다 이거는 엄청난 국정농단에 속하는 범죄 행위다…”(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 소장, 17일 MBC ‘뉴스바사삭’)

‘김용현 추가 구속’ 칼 뺀 특검, 윤·김·심 지옥문 열렸다 [논썰] 한겨레TV

 

나아가 이 통화가 있고 석달 뒤인 지난해 10월에는 김주현 민정수석과 심우정 검찰총장이 비화폰으로 두차례 통화했다는 사실도 역시 한겨레 단독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이 통화가 있고 6일 뒤에 서울중앙지검은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무혐의 처분합니다. 또 창원지검이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명씨가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하던 시점과도 시기가 겹칩니다.

 

심 총장은 이 통화에 대해 “안부 인사와 함께 검찰 정책과 관련한 통화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일반 정책 관련 통화를 비화폰으로 했다는 주장인데요. 여러분은 이게 믿기십니까?

 

“비화폰을 쓸 일이 뭐 있습니까? … 안보와 관련된 국가 기밀 사항과 관련된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비화폰을 쓰는 건데, 지금 정치와 행정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통화를 했다고 하는데. …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그 수사와 관련된 도이치 모터스 덮으라고 얘기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추측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박성준 민주당 의원,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안보용 비화폰을 대통령 배우자와 검찰총장에게 지급한 건 윤석열 정권에서 처음 벌어진 일입니다. 대통령 배우자와 민정수석, 민정수석과 검찰총장이 비화폰으로 장시간 통화한 것도 당연히 초유의 일입니다. 대통령 배우자의 수사와 관련한 부당한 청탁과 봐주기가 오간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한 것 아닌지 누구라도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를 위해서 쓰라고 비화폰을 이제 특정인에게 제한적으로 지급을 하는 시스템이잖아요. 근데 이거를 마치 무슨 범죄자들끼리 사용하는 대포폰처럼 사용을 해 가지고 … (13:28) 비화폰이 일종의 국가인증 대포폰이 된 거예요.”(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 16일 한겨레TV ‘뉴스다이브’)

 

이 통화가 심 총장이 그토록 기를 쓰고 경찰의 비화폰 수사를 막으려 한 이유의 하나였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심 총장을 두고는 비화폰을 통해 내란과 관련한 임무를 부여받았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죠. 이걸 감추기 위해 경찰이 신청한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 영장과 서버 관리 책임자였던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여러 차례 반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민정수석과의 부적절한 통화 내역이 드러나는 걸 막으려는 목적도 깔려 있었을 가능성까지 더해진 셈입니다.

 

내란 관련 의혹은 내란 특검, 김건희 수사 관련 의혹은 김건희 특검 담당입니다. 심 총장은 두 의혹 다 부인하고 있습니다만, 더 이상 특검 수사를 피하기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자업자득이요 사필귀정입니다.

 

“김건희 특검법에 보면 2조 1항 15호에 따르면 김건희 수사 대상 범죄에, 수사를 방해한 이런 의혹도 수사에 포함되어 있거든요. 그러면 심우정 검찰총장의 비화폰 사용 자체도 당연히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 대상이고, 심우정 검찰총장은 수사를 받아야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김건희 특검법뿐만이 아니라 검찰이 지난 12·3 내란 당시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사실 규명되지 않지 않았습니까? … 조은석 특검은 … 검찰이 12·3 내란에 가담한 부분에 대해서도 당연히 조사해야 되고, 그것이 ‘비화폰의 지옥문이 열렸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비화폰의 통화를 추적해서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규명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17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심 총장뿐 아니라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전 서울중앙지검 4차장 등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한 수사 지휘부와 책임자들도 빠짐 없이 특검 수사를 받아야 합니다. 두 사람은 대선 직전 부랴부랴 사표를 내고 도망치듯 검찰을 떠났습니다. 수사 실무 책임자인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은 아직 현직에 있습니다. 이들이 왜 그토록 무리하게 김건희 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는지 경위와 배경을 낱낱이 규명해야 합니다.

 

“김건희 특검 같은 경우는 봐주기 수사한 검사가 지금 예상이 되지 않습니까? 그럼 그 사람들부터 당장 압수수색하고 잡아들이고 수사하고 구속하고. (그러면) ‘아, 잘하고 있네’ 이렇게 박수를 치지 않겠습니까? 내란 특검도 마찬가지겠죠.”(정청래 민주당 의원, 18일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검찰 권력이 대통령의 사병 노릇을 하며 뒤를 든든히 받쳐주지 않았다면, 윤석열 정권의 유례없는 국정 전횡과 폭주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다시는 검찰권력 사유화의 악몽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하고 신속한 단죄가 이뤄져야 합니다. 선출되지 않은 검찰권력이 또 다시 국민 주권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근본적 제도 개혁도 반드시 실현돼야 합니다.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 손원제 기자 >

 

https://youtu.be/JxZoxy1IO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