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만난 브라질 룰라 대통령 “국민들이 뽑아준 이유 잊지 말길”

주요 7개국 정상회의서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G7 및 초청국 기념촬영 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 머물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아침(현지시각)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호주에 이어 세번째로, 이날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비롯한 여러 정상과 ‘릴레이 양자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한-브라질 정상회담 직후 “이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과의 취임 축하 메시지에 감사를 표하며, 룰라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브라질이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국으로 위상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한국의 남미 최대 교역·투자국인 브라질과의 경제협력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브라질의 교역액은 2023년 기준 548억달러로, 전체 교역 비중의 4.3%를 차지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사우스(남반구나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120여 개발도상국)와의 협력 강화 등 외교 영역 다변화를 공약한 바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어려움과 정치적인 핍박을 이겨내고 결국 승리했다는 두 사람의 공통점을 언급하면서 룰라 대통령과 교감했다고 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소년공 시절 프레스기에 눌려 팔을 다친 일화를 말하자 룰라 대통령은 몇 살 때 일이냐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뽑아준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뼈 있는 조언을 건넸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에서의 공조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도 확대해 가기로 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브라질이 의장국을 맡은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이 대통령을 초청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기후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룰라 대통령의 초청에 감사를 표하고 가능하면 참석해 보도록 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좌우 통합과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공통의 국정철학을 바탕으로, 한국과 브라질 간 10년 만에 개최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선 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과정에서 룰라 대통령 사례를 거듭 언급한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은 검찰 수사로 구속됐다가 무죄를 확정받고 3선에 성공했다. < 캘거리/엄지원 기자 >

 

소년공 경험부터 만델라까지…이 대통령 아이스브레이킹 눈길

 

정상들과 '한국 민주주의 회복력' 대화…멕시코 대통령엔 '높은 지지율 비결' 질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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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한-멕시코 정상회담 = 이재명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17일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6.18 [공동취재]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캐나다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1박2일 간의 현지 스케줄을 소화하며 9번의 정상회담과 2번의 약식회동을 하는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은 상대국 정상에게 때로는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때로는 공통의 관심사를 끌어내 회담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우선 이 대통령은 17일 오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소년공으로 일하던 시절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이 소년공 시절 공장 프레스기에 눌려 팔을 다친 일화를 소개하자 룰라 대통령은 "몇살 때 일이냐"고 물으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게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설명이다.

 

전날인 16일 캐나다 앨버타주 수상이 주최하는 환영 리셉션에서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만나 고(故)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얘기하기도 했다.

 

라마포사 대통령과는 한국과 남아공의 민주화 경험, 최근 계엄 사태에서 이어진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과정에 대한 얘기들도 나왔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이 대통령이 셰인바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배경에 관해 물었다고 한다.

 

이에 셰인바움 대통령은 "일주일에 3∼4일은 직접 시민을 찾아 대화하고 야당과 토론을 한다"는 답을 했다고 강 대변인이 서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캘거리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대통령이 특유의 친화력과 유머를 활용해 격의 없는 대화를 끌어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가벼운 분위기에서 대화하는 상황이 자주 만들어졌다"며 "앞으로 정상외교를 잘 추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캘거리=연합 임형섭 설승은 기자 >

 

이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항공기 사고에 깊은 위로"

주요 7개국 정상회의서

 

이재명 대통령(뒷줄 다섯번째)이 17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G7 및 초청국 정상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 머물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지난주 270여명의 희생자를 낸 인도 항공기 사고에 대해 애도의 말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발생한 항공 사고와 관련하여 사고 희생자와 가족, 인도 국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힌 뒤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이해 양국 간 전략적 협력과 전방위적 관계 심화를 통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모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애도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양국간 상호 긴밀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정치적으로 성장해온 배경이나, 상대국에 대한 개인적 기억을 언급하며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모디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은 두 사람 모두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에서 태어나 각 나라의 지도자가 되었다며 공감대를 나눴다”고 했다. 모디 총리는 25년 전 한국을 방문했던 기억을 전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인도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고 전했다고 한다. 모디 총리는 2천년 전 가야의 김수로왕과 혼인한 인도 아유타야 출신 허황옥 공주와 그의 성 씨인 김해 허씨를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모디 총리에게 “550여 우리 기업이 인도에 투자·진출해 인도 제조업 성장과 내수·수출 진작에 기여하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 고위급 소통을 활성화하고 호혜적 경제협력, 핵심기술·국방·방산 등 전략적 협력, 그리고 문화 협력을 더욱 확대하여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모디 총리가 가까운 시일내 이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줄 것을 희망했으며, 이 대통령은 초청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인적·문화 교류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향후에도 이와 같은 교류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 캘거리/엄지원 기자 >

 

이 대통령,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FTA 개정 문제 진전돼야"

스타머 총리 "국방 · 방위 문제에서도 협력 강화 희망"

양 정상, 한반도 평화·중동 정세·우크라이나 전쟁 등 의견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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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한-영 정상회담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한영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5.6.18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오후(현지시간) 캐내내스키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에게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대통령님과 함께 일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강력한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현재화하는 문제, 국방과 방위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FTA를 개정하는 문제에 사실 더 진전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오늘 회담이) 양국 간 기존의 협력 관계를 더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 대통령의 언급에 "좋다. 감사하다"고 화답했고,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협력해 주신 점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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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한-영 정상회담=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한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6.18 
 

이어진 회담에서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아울러 두 정상은 최근 중동 정세가 악화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역내 긴장이 조속히 완화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고, 우크라이나 평화와 재건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 캐내내스키스=연합 임형섭 설승은 기자 >

 

유엔 사무총장, 이 대통령에 “유엔 총회서 한국 민주주의 들려달라”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업무 오찬을 겸해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 참석해 있다. 김태형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 머물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아침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UN) 사무총장과 약식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앞서 16일 환영 만찬에서도 만난 바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구테헤스 사무총장에게 12·3 비상계엄과 탄핵 등 한국 민주주의 회복력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9월에 열릴 UN 총회에서 이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한국이 앞으로 아시아에서 매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평화를 위해 유엔이 할 일이 많다고 언급하면서 과거 한국이 받은 도움을 국제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화답했다.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국제 평화안보, 인권, 지속가능한 발전, 기후변화 대응 등 분야에서 한국의 기여를 높게 평가하고, 다자 협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가 당면한 공동의 도전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한국의 지속적인 역할을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양쪽은 “한국과 유엔의 특별한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자며 향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약속했다.< 캘거리/엄지원 기자 > 

 

이 대통령, EU 지도부 첫 회동…EU "강력 대러제재 함께 지지"

EU 수장 "공통 과제 직면…안보방위 파트너십 토대로 협력 강화"

EU측 "브뤼셀서 한-EU 정상회담 하자"…이 대통령 "지속 소통하자"


              한-EU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G7 정상회의 계기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동하고 있다. 2025.6.17  [EU 제공]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처음으로 만났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후 이 대통령과 회담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압승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EU와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가깝다"며 "우리는 공통된 과제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안보·방위 파트너십 하에 더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한국과 EU) 모두 자유로우며 주권적인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이를 위한 강력한 대(對)러시아 제재도 함께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두 정상의 취임 축하에 사의를 표하고, "올해는 한-EU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5주년인 의미 있는 해인 만큼,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심화해 가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에 EU 지도부는 "EU로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파트너인 한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계기를 통해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EU 지도부는 그간 한-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양측의 교역·투자가 확대된 점을 평가하고 디지털과 환경, 안보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어 올해부터 '호라이즌 유럽'(EU가 지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연구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양측 간의 공동 연구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데 기대감도 표했다.

 

아울러 "세 정상은 한반도, 우크라이나 등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다만 EU 측이 언급한 '대(對)러시아 제재'에 대해선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브뤼셀을 방문해 제11차 한-EU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한 EU 지도부에 "차기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지속 소통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 G7 정상 및 초청국 단체 기념촬영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의장국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등 G7 및 초청국 정상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스캇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이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2025.6.18 
 

EU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한국과 지난해 한·EU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디지털통상협정(DTA)을 체결하는 등 협력 범위를 한층 확대하고 있다.

 

최근 유럽이 일명 '재무장'을 목표로 국방비 증액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의 방산 수출시장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EU에서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과 27개국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상임의장은 모두 외교 의전상 단일국가의 정상급으로 대우받는다. 이에 공식적인 다자간 혹은 양자 회담에는 두 사람이 모두 나오는 게 관례다.

 

EU는 G7 소속이 아니지만 1977년 정상회의 개최국인 영국이 EU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를 처음 초청한 이후 1981년부터 모든 G7 회의에 참석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미국과 함께 대러 제재를 주도했다.  < 브뤼셀 ·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연합 정빛나 특파원 · 설승은 기자 > 

 

 

 

김 여사 캘거리서 한인동포 유학생 등 만나고 장애인예술센터 방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6일(현지시각) 캐나다 캘거리 한 호텔에서 열린 캐나다 주수상 주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국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박3일 일정으로 캐나다를 방문중인 가운데, 대통령을 반보 뒤에서 챙기는 부인 김혜경 여사의 ‘그림자 내조’가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여사는 17일 오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한인회관을 찾아 밴쿠버 한인회장, 캘거리 한인회 및 여성·문화단체 대표를 비롯해 한글학교 교장, 대학교수, 유학생 등 교민들을 만났다. 영부인으로서 대통령 없이 수행한 첫 단독 일정이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행사장을 찾은 교민들을 향해 “요즘 보면 해외에 계시는 우리 동포분들이 한국 소식을 저희보다 더 잘 알고 계신다. 멀리 떨어져서 타국에 계시더라도 조국을 생각하는 여러분의 마음이 살고 있는 저희보다 훨씬 더 간절하다는 것을 더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또 “힘든 일도 많고 또 조국의 걱정 때문에 한동안 더 많이 힘드셨을 텐데 오늘 그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하고, 또 조국에 바라는 일, 새로운 대통령께 바라는 일 이런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그런 시간이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행사장을 찾은 교민들은 “캘거리 교민들이 많이 기다렸다”고 환호하며 “이재명”을 연호했다. “아들 결혼을 축하드린다”는 교민도 있었다.

 

김 여사는 행사를 마치고 한인회관 방명록에 “우리 동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당당한 조국 함께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오후에는 캘거리 국립장애인예술센터를 찾아 장애를 극복하고 작품활동 중인 예술가들을 만나 작품을 소개받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캐나다를 방문한 김혜경 여사가 17일(현지시각) 캘거리 한인회관에서 캐나다 서부 동포사회와의 대화 참석 전 환영 나온 교포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김 여사의 조용한 내조는 이 대통령의 출장 기간 동안 정치권 안팎의 호평을 받고 있다. 김 여사는 앞서 16일 저녁 ‘전통의상 또는 서양식 정장’을 드레스코드로 한 지7 초청국 환영 리셉션에 초대받았는데, 연노란 한복 치마에 녹색 저고리를 갖춰입어 여러 참석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통의상을 입은 분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눈에 띈 분 중엔 인도식 전통 복장을 한 분이 계셨다”고 말했다. 정상회의 출국길 대통령 전용기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기내 간담회 당시에도 배석한 김 여사는 이 대통령 뒤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에 대해 언론에 알려진 것 외에 잘 몰랐는데, 대통령 취임식 등에서 볼 때 이 대통령보다 반보 뒤따라가며 대통령이 놓친 내빈 인사 등을 소리없이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전임 대통령의 영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돌출적인 행보와 대조돼 더 관심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캘거리/엄지원 기자 >

 

 

프랑스 “가장 큰 실수…카오스 초래”
독일 “미국 결정 가까운 시일에”

 
 
17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정세를 이유로 일정을 단축하고 16일 밤 조기 귀국했다.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정세를 이유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를 급히 떠난 가운데, 이곳에 남은 유럽 정상들은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놓고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고 있다.

 

1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담 장소인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 정권을 폭력적인 방식으로 무너뜨리는 것에 반대하며 “가장 큰 실수는 군사적 수단을 통해 이란의 정권의 교체를 시도하는 것이다. 이는 카오스(혼란)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말할 수 없다”며 “우리는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는 어떤 행동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미국이 격화하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에 참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은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UNCONDITIONAL SURRENDER)”며 “우리는 소위 ‘최고 지도자(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지칭)’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과 외교를 재개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란과 이스라엘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것을 거듭 요청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을 두둔하며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캐나다에서 독일 매체들과의 인터뷰에 응한 메르츠 총리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란 정권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전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며 “결정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향해 시작한 공세를 두곤 “우리 모두를 위해 이스라엘이 하고 있는 더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ARD)·체트데에프(ZDF)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과 정부가 (공습을) 실행할 결단을 내린 데 최대한의 존중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공격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란 정권의 테러를 몇 달, 몇 년 더 봐야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의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국의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개입을 반대했다. 이날 유럽연합 외교장관 화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 나선 칼라스 고위대표는 “미국이 개입하면 중동 지역을 더 광범위한 분쟁에 몰아넣을 것”이라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해결하는 최선책은 외교적 해법이며 유럽은 필요한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기 전, 캐나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분쟁에 개입할 것이라고 시사할 만한 발언을 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떠나기 전 저녁 만찬에서 옆 자리에 앉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을 완화시키는 데에 진지한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이니에게 최후통첩
“쉬운 표적이지만 지금은 제거 않겠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무실이 지난 3월 21일 제공한 사진. 그가 테헤란에서 열린 신년 연설 중 군중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이스라엘과 이란 간 격화하는 무력 충돌과 관련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은신처를 알고 있다면서 “적어도 지금은 제거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은 미사일을 민간인이나 미군에 쏘지 말아야 하며, 미국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이란 공격 지원 결정을 앞두고 나온 최후통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시엔엔(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자산으로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는 데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여러 글에서 “이란은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며 “우리는 소위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거기서 안전할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절대적인 통제권을 갖고 있다. 이란은 양질의 추적 시스템과 방어 장비를 다수 보유하고 있었지만, 미국에서 설계하고 제작한 장비와는 비교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제공권 장악의 주체를 ‘이스라엘’이 아닌 ‘우리’로 표기했다.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린 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약 1시간 20분간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어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에 대한 개입 방안을 논의했다. 시엔엔은 정통한 2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 미군 자산을 사용하는 데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외교적 해결에는 시큰둥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조기 종료하고 귀국해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귀국 비행기 내에서 그는 기자들에게 “이란은 협상에 응했어야 했다. 지금은 협상할 기분이 아니다”며 “진짜 종전과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문제의 핵심인 우라늄 농축을 종식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결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지난 25년간의 어리석은 대외정책 시기 이후 사람들이 외국 상황에 말려드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며 “하지만 나는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국민) 신뢰를 얻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이 문제를 가까이서 개인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트럼프 대통령)가 미군을 미국 국민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활용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지난 5일간 미사일 공습을 통해 이란 핵 프로그램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추가 지원이 이란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무력화할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특히 산속 지하 약 80m에 있는 포르도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미국산 벙커버스터 폭탄(GPU-57)과 B-2 스텔스 폭격기의 지원을 원하고 있다.

 

GBU-57은 조지 더블유(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이란과 북한이 산속에 숨긴 핵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폭탄이다. 무게 3만파운드(약 13.6t)에 이르는 이 폭탄을 실을 수 있는 폭격기도 미군이 보유한 B-2가 유일하다. 이란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서는 같은 장소에 여러 번 이 폭탄을 떨어뜨려야 한다. 전폭기 조종과 투하도 모두 미군이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미국이 직접 가담함을 의미한다.

 

미군이 중동 지역에 전투기를 추가 배치하고 기존 전투기의 배치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배치되는 기종에는 F-16, F-22, F-35 등 최첨단 전투기가 포함되어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 2명은 이러한 전투기들이 방어적 목적에 쓰이고 있으며, 드론과 발사체 격추에 사용됐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이란과 협상이냐, 핵시설 폭격이냐…트럼프의 선택 초읽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이란-이스라엘 전쟁 때문에 중단하고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위해 전용기로 걸어가고 있다.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이 이란과 이스라엘의 교전으로 큰 분수령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동참할 것인지, 이란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 앉아 외교로 분쟁의 실마리를 풀지를 선택해야 한다. 문제는 어떤 선택도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6일 ‘트럼프의 이란 선택지, 마지막 외교냐 벙커버스터 폭탄이냐’라는 제목의 기사로 트럼프가 이란과 핵 협상 담판을 벌일지 혹은 이스라엘을 도와서 이란의 포르도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할지, 선택에 몰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폭격을 하고 있으나 산속 지하 약 80m에 위치한 포르도 핵시설은 거의 타격을 입지 않았다. 이란 핵시설 핵심으로 꼽히는 이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는 미군만이 보유한 벙커버스터 GBU-57이 유일한 것으로 꼽힌다. GBU-57은 조지 더블유(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이란과 북한이 산속에 숨긴 핵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폭탄이다. 무게 3만파운드(약 13.6t)에 이르는 이 폭탄을 실을 수 있는 폭격기도 미군이 보유한 B-2가 유일하다.

 

이란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서는 같은 장소에 여러번 이 폭탄을 떨어뜨려야 한다. 전폭기 조종과 투하도 모두 미군이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미국이 직접 가담함을 의미한다. 다른 언론들도 이스라엘이 개전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벙커버스터 폭탄 투하를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거절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직접 가담한다면 이란은 중동 지역 미국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 더 나아가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6분의 1, 가스의 3분의 1이 오가는 길목이 막히는 것이다.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겠다는 트럼프가 이런 선택을 한다면 스스로 공언해온 대외 정책의 파산을 의미한다.

 

트럼프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공격을 두둔하며 이란에 협상을 압박해왔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이란과의 협상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트럼프는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을 떠나기 전에도 “그들은 타협을 원한다. 내가 여기를 떠나자마자 우리는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말해, 협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타결을 중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중동으로 갈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얘기하고 있다. (…) 직접 대화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것이다”라고 답해, 대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실제 이번주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의 만남을 놓고 백악관과 이란이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액시오스는 이날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핵 합의 및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종식과 관련된 외교적 제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도 미국과의 협상 용의를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전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참전하지 않고,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미국 쪽에 통보했다고 한다.

 

양국 간 협상이 시작돼도 이란의 우라늄 농축 문제는 여전하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수 없다는 트럼프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있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우리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어떠한 협정에도 준비됐다”면서도 “이란에 핵 권리를 빼앗는” 어떠한 거래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협상이 시작되면 미국은 트럼프가 파기한 이란과의 국제 핵 협정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과 비슷한 합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는 벙커버스터로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할지, 이란과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섰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벙커버스터 폭탄 사용의 결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마지막 외교 기회’가 남아 있고, 트럼프가 이를 걷어찬다면 그의 대외 정책도 길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 정의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