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통령 공약이행 절차 형식 못 갖춰"

"방통위, 반성없이 새 정부 공약 이행하겠나"
해수부는 보고자료 사전유출 경위 설명 못해
30~90분 만에 보고 중단시킨 뒤 "재보고하라"

20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정치행정분과 검찰청 업무보고에 대검찰청 관계자들이 참석해 있다. 2025.6.20. 연합
 

이재명 정부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위원장 이한주)가 진행 중인 부처별 업무 보고 사흘째인 20일 검찰, 방송통신위원회, 해양수산부의 업무 보고를 중지시켰다. 검찰은 이재명 대통령 공약의 이행 절차라는 형식을 갖추지 않았으며, 방통위는 앞뒤 맞지 않거나 불성실한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보고자료가 사전에 유출된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3년간 공직사회가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은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검찰 업무보고가 30분 만에 중단 된 직후 브리핑에서 "다시 보고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업무보고가) 정책공약집과 (관련된) 대통령 발언을 근거로 삼아서 공약 이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공약 이행 절차라는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보고를) 다시 작성해서 제출하고 추후 다시 보고받는 것으로 논의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통제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구두 보고에는 생략됐으나 나중에 제출한 자료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조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핵심적인 내용은 다 빼고 보고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정기획위원들은 질의 순서를 앞두고 논의를 거쳐 '재보고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국정위는 오는 24일까지 추가 자료를 제출받은 후 25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2차 업무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 대변인은 "검찰이 지금과 같은 행태를 보인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좋지 않다"며 "묵묵하게 자기 역할과 임무를 다하는, 일선에서 고생하는 검찰 직원들, 검사·수사관·행정직원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와 상식을 갖고 정의를 구현하는 수사기관이 될 수 있도록 검찰은 개전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위는 이날 검찰 업무보고를 시작하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권 배제'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해식 정치행정분과장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 배제를 전제한 상태에서 형사절차의 공정성,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보고가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제 검찰 권력을 개혁하지 않으면 민주공화국 헌정질서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 위원장은 "국민이 막강한 검찰권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판단할 때 검찰은 권력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며 "검찰은 지난 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환골탈태할 때가 됐다"고 경고했다.

 

김영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사무처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홍창남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0. 연합
 

같은 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진행된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는 1시간 30분 만에 중단됐다. 공개 보고에 이은 비공개 보고에서 지난 정권 1·2인 체제에서 벌어진 방통위 의결 사항과 이후 법원에서의 '줄패소' 문제를 놓고 기획위원들의 질타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무보고는 26일에 다시 받기로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정위는 방통위와 방심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시청자미디어재단의 기본적인 업무보고는 받았으나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분위기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원들은 방통위 실·국장마다 이전 정권에서 진행된 업무들에 문제가 있는데 그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새 정부의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보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부분이 공무원으로서 상급자 명령에 따랐다거나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소극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정위는 방통위 같은 합의제 조직에서 공무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려면 어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도 질의했으나 대부분 답을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방심위 측에도 정치적 방송 심의와 이후 법원에서의 패소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사무총장이 심의는 위원회 의결 사항이라 답할 이유가 없고, 자신에게는 사상의 자유가 있으며 정권에 부역한 적도 없다고 답하면서 결국 중단 사태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창남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장은 앞서 모두발언에서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각 부처) 업무보고를 다시 받아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는데 오늘 방통위 보고가 그릇된 상황에 정점을 찍지 않을까 시작부터 우려가 크다"고 했다. 

 

김현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방송·통신분과장은 방통위 이진숙 위원장을 저격해 "TV 수신료의 경우에 방통위가 용산 비서실로 전락해 분리 징수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파하는 나팔수가 됐었는데 오늘은 통합 징수를 하겠다면서 설명이 한 줄도 안 붙어있다"며 "이 업무보고에 대해 이진숙 위원장이 동의했는지 궁금하다. 위원장 소신과 다른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또 법원에서 부당하다고 한 방통위의 KBS 감사 임명에 대해 재항고했다는데, 이런 방통위가 현 정부와 궤를 같이하는 조직이냐"고 비판했다.

 

해양수산부의 업무 보고도 중단됐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해수부 보고가 오후에 진행됐지만 그전에 보고자료가 일방적으로 유출됐다"며 "그 경위에 대해 해수부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태도가 불명확해서 더이상의 보고가 무의미하다고 판단, 분과장이 보고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 김민주 기자 >

공무집행방해·증거인멸교사 혐의
구속기간 종료 따른 석방 차단 조처

 

조은석 내란 특검(왼쪽)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김경호 선임기자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1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했다.

 

조 특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경찰, 검찰과 협력하여 필요한 준비를 마친 후 기록을 인계받아 18일 수사를 개시하고, 같은 날 야간에 전 국방부장관 김용현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증거인멸교사로 공소제기 했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어 “앞으로 법원에 신속한 병합과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하는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김 전 장관이 법원의 조건부 보석 결정을 거부하고 구속기간이 종료돼 석방되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현재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장관은 오는 26일 구속 기간이 만료된다. 김 전 장관은 법원이 제시한 조건부 보석 결정을 거부하고 있어, 추가 구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정환봉 기자 >

 

내란 특검, 경찰·검사 73명 파견 요청…공소유지 검사 전원 포함

경찰 31명, 검사 42명... 엿새만에 수사 개시 속도전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경찰과 검찰에 총 73명의 파견을 요청했다.

 

조 특검은 19일 언론에 “경찰과 협의하여 선정한 중대범죄수사과장을 비롯한 수사관 31명의 파견을 경철창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소유지 검사 전원을 포함하여 검사 42명을 선정하고 파견을 추가로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조 특검은 20일로 주어진 수사준비 기간을 전날 조기에 마무리하고 6일 만에 수사를 개시했다. 이어 이날 구속기간 만료로 곧 석방 예정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아울러 법원에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할 계획이다.  < 정환봉 기자 >

 

내란 특검팀, 동부지검에 임시 사무실…김건희 특검팀은 광화문 쪽 물색

 

 
 
왼쪽부터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민중기 ‘김건희’ 특검, 이명현 ‘채상병’ 특검. 연합
 

내란 특검팀이 서울동부지검을 임시 사무실로 사용하다가 서울고검에 준비가 완료된 이후에는 사무실을 옮길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은 서울 광화문 쪽에 사무실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겨레 취재 결과, 내란 특검팀을 이끌 조은석 특별검사는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 임시 사무실을 꾸렸다. 이곳에는 조 특검과 행정직원 등 준비단이 특검보 임명 등 진용이 꾸려지기 전까지 사전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특검팀은 동부지검을 임시 사무실로 사용하다가 서울고검 사무실이 마련되면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

 

김건희 특검팀을 이끌 민중기 특검은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웨스트 건물 내 사무실 사용을 승인받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건물 입주와 관련된 국유재산사용승인 신청서를 발송했다. 이 건물 사무실은 국유지로 분류돼 국유재산사용승인을 받아야 한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 건물 외에 서울 강남권의 한 곳도 후보지로 남겨뒀다. 채상병 특검팀은 서울 서초구에서 사무실을 물색 중이다.  <  곽진산  정혜민  배지현  이나영 기자 >

 

‘에너지 안보 미래’와 ‘인공지능 기술 발전’ 주제로 각각 두 차례 발언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업무 오찬을 겸해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서 “안정적인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 인공지능 혁신에 민간 참여 확대, 인공지능 혜택의 국제사회 확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G7 회원국과 초청국이 모두 참석하는 확대세션에서 ‘에너지 안보의 미래’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주제로 각각 두 차례에 걸쳐 발언했다. 이 대통령은 첫 발언에서 “에너지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인 에너지 시스템 구축 추진이 필요하다”며 “국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나가는 동시에, 견고한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적인 에너지 시스템’의 사례로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전력 소비지를 연결하는 초고압직류송전망(HVDC) 등을 활용한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을 들었다.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는 호남 중심 풍력단지 등을 중심으로 호남-수도권을 연결하는 서해안 전력망을 1차로 만들고, 2단계로는 서·남·동해안을 잇는 유(U)자형 전력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경제 성장에 있어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핵심광물 보유국들과의 양·다자 국제협력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지난해 7월부터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으로 활동하며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은 공급망 안정화·다변화를 위해 미국 주도로 2022년 6월 출범한 동맹국·파트너 간 ‘소다자 협력체’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방향을 다룬 두번째 발언에서 “안정적인 글로벌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협력과 연대에 적극 기여하며 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NPU) 개발 등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인공지능 산업에 필수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인류가 인공지능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올해 경주에서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인공지능 협력의 비전과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주요국 정상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G7 핵심광물 행동 계획’과 ‘캐내내스키스 산불 헌장’ 등 2개 결과문서에 초청국 자격으로 동참했다. ‘G7 핵심광물 행동계획’은 공급망의 다변화를 위한 국제협력 방안을 담고 있으며, ‘캐내내스키스 산불 헌장’은 산불 예방·대응·회복력 있는 복구에 관한 전 사회적 접근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신형철 기자 >

 

이 대통령 이틀간 9개국과 회담…"정상외교 복원·실용외교 첫걸음"

 

숨가빴던 외교 데뷔전…대통령실 "G7 플러스 국가 위상 분명히 해"

한미회담은 '중동'발 불똥에 불발…'관계개선' 나선 한일회담은 성과

구매하기
이재명 대통령, G7 정상회의 기념촬영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G7 및 초청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6.18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무대에서 이틀간 펼친 정상외교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취임한 지 12일 만에 이뤄진 이 대통령의 첫 해외 방문으로, 이 대통령이 천명한 '국익 중심 실용 외교'가 처음으로 국제 무대에 오른 자리였다.

 

이번 회의에는 G7 회원국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외에 호주,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우크라이나 정상 및 이 대통령이 초청받았다.

 

◇ 한미회담 불발·한일회담 성과…"韓정상외교 완전 복원'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국을 떠나 이곳에 도착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하며 한일 정상 외교에 시동을 걸었고, 주요국 정상들과 친분을 쌓고 국제 정세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이번 순방의 최대 성과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회담은 불발됐다.

한미 정상 간의 만남은 당초 이날 예정됐었지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무력 충돌 사안에 따라 G7 참석 일정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한 데 따라 무산됐다.

 

이에 첫 한미정상 대면 외교는 과제로 남았고, 대통령실은 '가장 근접한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 성과로 가장 먼저 국제 사회에 한국의 민주주의 및 정상외교가 복원됐음을 알린 점을 꼽았다.

또한 '국익 중심 실용 외교'에 첫걸음을 뗐다는 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모든 양자 회담에서 예외 없이 무역, 투자, 통상, 공급망, 에너지 등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위성락 안보 실장은 이 대통령의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난 뒤 캘거리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이 설명하고 "한국의 정상 외교는 완전히 복원됐다. G7 플러스 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분명히 한 성과가 있었다"라고 자평했다.

 

위 실장은 이어 "앞으로 이재명 정부는 정상외교를 더 높은 단계로 강화하는 동시에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적극 실천해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李대통령, G7 이틀 차 정상외교 박차…G7 확대세션 참석

 

◇ 숨가빴던 실용외교 첫 무대…9개국 정상 만나 협력 강화 논의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기치로 들고 나선 이 대통령의 첫 정상 외교전은 분주했다.

이 대통령은 캐나다 현지에서 보낸 단 이틀 동안 초청국 정상 자격으로 모두 9개국 정상을 만나 경제 등 다양한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고, 유엔 수장과도 회동했다.

 

도착 첫날엔 캘거리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 정상과 잇따라 회담했다.

취임 후 타국 정상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이었던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교역 투자 및 에너지 협력 확대에 공감대를 이뤘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는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둘째 날은 G7 회의장이 있는 캐내내스키스에서 7건의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먼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브라질이 의장국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초청받았다.

 

한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국인 멕시코와의 정상회담에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을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마주해선 최근 인도 여객기 추락사고에 대한 위로의 뜻을 표하고, 핵심기술·국방·방산 등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유럽연합(EU) 지도부와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브뤼셀에서 조만간 한·EU 정상회담을 하자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매하기
이재명 대통령, G7 계기 한일 정상회담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6.18 [공동취재] 
 

이어 이 대통령은 이번 일정 가운데서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이시바 총리와 한일 협력 심화 및 셔틀 외교 복원, 한미일 공조의 지속적 유지·발전에 뜻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불발로 이 대통령의 G7 방문의 의미가 다소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으나,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이 서로의 국익 발전에 손잡고 관계 개선에 나서기로 한 점은 성과로 꼽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 주최 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양국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국가 정상과도 일정 중간 가벼운 인사와 대화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안보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G7 업무 오찬 및 확대 세션에서 한국의 에너지 관련 정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약식 회동에선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한국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매하기
김혜경 여사, 캘거리 한인회 방문 =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캐나다를 방문한 김혜경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캘거리 한인회관에서 환영나온 주민들의 요청에 티셔츠에 서명하고 있다. 2025.6.18 

 

◇ 김혜경 여사도 동행…첫 공개 단독 일정 소화

 

한편 이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도 이번 일정에 동행했다.

 

김 여사는 첫날 G7 초청국 대상으로 열린 환영 리셉션에 연노란색 치마와 녹색 저고리의 한복 차림을 하고서 이 대통령과 동반 참석했다.

 

이튿날에는 영부인 자격으로 첫 공개 행보에 나서 캘거리 한인회관을 방문해 현지 동포들을 만났고, 역시 캘거리에 있는 캐나다 국립장애인예술센터를 방문해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현황을 살폈다.  <  연합 임형섭 설승은 기자 > 

 

대통령실 “민주 한국 돌아왔다는 메시지 각인···정상들 높게 평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캘거리의 한 호텔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대통령실은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대해 “국제사회에 민주 한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각인시켰다”며 “(이 대통령이) 만난 정상 대부분은 한결같이 국내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한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또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전반적으로 아주 친근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7일 캐나다 캘거리의 한 호텔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이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 민서영  정환보 기자 >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각) 지7 의장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이날 카니 총리를 만나 이번 회의 의장국인 캐나다의 초청에 감사의 뜻을 나타내고,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카니 총리는 이 대통령의 참석에 사의를 표하면서 한국과 지7 간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두 정상은 안보·방산 분야,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인공지능(AI) 등 미래 분야를 중심으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인 양국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캐나다 잠수함 획득 사업 참여 등을 통해 오랜 우방국이자 글로벌 파트너인 캐나다와 안보·방산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카니 총리는 한국의 방산 역량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앞으로 역내 및 글로벌 안보 협력을 위해 양국이 적극 공조해 나가자고 했다.

 

한편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해 평가를 공유하고, 우크라이나·중동 정세 등 지정학적 상황이 악화되는 데 대해서도 우려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최근 중동 정세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역내 긴장이 조속히 완화되길 바란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 캘거리/엄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