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대통령 윤석열씨를 검찰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1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는 기자단 공지를 통해 "피고인 윤석열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오늘(5.1) 불구속기소하였다"며 아래와 같이 밝혔다.

- 특수본은 2025. 1. 26. 대통령의 불소추특권(헌법 제84조)에 해당하지 않는 내란우두머리 혐의만을 분리하여 구속기소하였고, 이후 공소유지를 진행하는 한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보완수사를 진행하여 추가 기소하였다.


앞서 검찰은 현직 대통령 신분이었던 윤씨에 대해 헌법상 불소추특권에 해당하지 않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만을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이후 윤씨가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된 뒤 보완 수사를 거쳐 이날 직권남용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관련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진행하고, 피고인 및 관련 공범들에 대한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월 윤씨를 구속기소했던 것과 달리 이날 검찰은 불구속 기소를 택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1월1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과 직권남용 혐의로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기 때문에 형사소송법 208조에 따라 재구속이 제한돼 법률상 할 수 없게 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208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 의해 구속됐다가 석방된 자는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일한 범죄사실에 관해 재차 구속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내란과 직권남용 혐의 모두 비상계엄이라는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한 것인 만큼 재구속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검찰 관계자는 "직권남용죄는 내란죄와 사실 관계가 다르지 않다"며 "직권남용이라는 법리를 추가했다. 법원에 변론 병합을 신청해서 지금 재판하고 같이 심리해달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7일 윤씨의 내란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구속기간은 날이 아닌 실제 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윤씨에 대한 구속을 취소했다. 현재 윤씨는 구치소가 아닌 법원 건너편에 위치한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에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 오마이 김종훈 기자 >

이재명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시간"

윤여준 "경험·능력 부족하지만, 이재명돕겠다"
박찬대 "먹고 사는 걱정 없는 나라 만들겠다"
'경청'이 선거 방식…'위대한 국민에게 듣는다'

 

"성장과 회복, 통합과 재도약이 국민 행복의 길입니다. 6월 3일 반드시 승리해서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희망 있는 나라를 꼭 만들겠습니다. 국민이 주인이고 행복한 진짜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저 이재명은 민주당 후보이자 내란 종식과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국민의 후보입니다. 민주당의 승리를 넘어 국민 모두의 승리로 만들겠습니다. 함께 손잡을 때 분노의 상처는 아물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어깨동무할 때 정의와 통합의 강물이 흘러넘칠 것입니다. 다시 꿈과 희망이 넘치는 진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셨습니까. 위대한 국민의 에너지를 모아서 새로운 민주 공화국을 만들 시간이 됐습니다. 선거대책위원회 공식 출범과 함께 승리를 위한 한 걸음을 내딛게 됐습니다. 위대한 여정에 함께 해주고 계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4.30. 연합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민주당은 30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짜 대한민국 선대위' 출범식을 열고 21대 대선 선거 체제로 본격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날 선대위에서 상임·공동 선대위원장 인선을 발표했다. 진보부터 보수, 동교동계부터 친문 그룹까지 좌우 진영을 아울러 대통합을 지향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은 '보수 책사'로 불리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균형감있게 '투톱'을 맡았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는 참여정부 인사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문재인 정부 인사인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등이 두루 임명됐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는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상임위원장으로 중심을 잡은 가운데, 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송순호·홍성국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대거 포진됐다. 아울러 보수 진영에서 브레인 역할을 담당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국민대통합위원장 겸임)과 윤석열 캠프 인사였던 이인기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까지 영입됐다. 여기에 6선의 추미애·조정식 의원, 박지원 의원, 정동영 의원,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 등 경륜있는 인사를 배치됐다.

 

이러한 통합형 인재풀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시민언론 민들레 취재에 따르면 20대 대선에서 홍준표 경선 캠프인사였던 박창달 전 한나라당 의원도 선대위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홍준표 캠프 인사가 이재명 캠프로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내부적으로 나온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 후보와 동향인 안동 출신의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도 이 후보 지지선언을 하며 민주당에 입당했다.

 

선대위 위원장들의 소개를 마친 뒤, 윤여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능력과 경험이 부족하지만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박찬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민주당 선대위가 국민의 염원을 모아 출범한다"며 "6월 3일은 대한민국이 위기와 절망에서 벗어나 새롭게 태어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민생 파탄, 경제 폭망, 안보 위협, 외교 실종, 인권 추락, 생명 경시의 절망을 딛고 민주주의와 헌정 위기를 이겨내 국민 행복의 나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 후보의) 89.77% 역대급 득표율은 새로운 대한민국, 진짜 대한민국을 원하는 국민들의 간절함이 응축된 것"이라며 "이제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만의 후보가 아니라 모든 국민의 후보다. 간절한 열망을 담아 압도적 정권교체로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약속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먹고 사는 걱정이 없는 나라,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는 나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나라,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은 "중책을 맡겨줘서 영광스럽고 어깨가 무겁다"며 "굉장히 많은 분들로부터 격려와 축하 인사를 받았는데, 그분들 중에서는 지금이 대한민국의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은 굉장히 불안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이 선거를 지켜보고 있다"며 "국민들보다 더 절박하고 긴장된 마음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합심해서 국민 승리를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6월 3일 그날을 넘어서 진짜 대한민국 국민 승리 쟁취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30일 비명계부터 보수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한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우고 선거 체제로 본격 돌입했다.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윗줄 왼쪽부터)과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김부겸 전 총리(아랫줄 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후보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겸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25.4.30. 연합

 

정은경 총괄선대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지키길 소망했다"며 "우리는 팬데믹을 극복했지만 폭정과 내란으로 일상이 다시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어렵게 만든 경제와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분노했다"며 "우리의 미래가 굉장히 불안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평범한 일상을 되찾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지혜롭고 유능한 정부가 필요하다"며 "작은 힘이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김부겸 총괄선대위원장은 "진짜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 국민 경제를 회복시키고 성장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성장의 과실과 기회는 국민이 고루 가져야 한다"며 "진정한 국민 통합을 이루고 진짜 대한민국을 출범시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위원장인 김동명 총괄선대위원장은 "어제 한국노총 150만 조합원의 총의에 따라 이재명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길 결정했다"며 "이재명 후보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대선 투쟁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대선 출마 선언을 했던 김경수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수락 연설에서 '김경수의 꿈이 이재명의 꿈'이라고 했다"며 "함께 고생한 분들이 이 후보의 이 말 한마디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이재명의 꿈이 국민 모두의 꿈이며 대한민국의 꿈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섰다"며 "이재명의 꿈을 국민 모두의 꿈으로 만드는 것이 선대위의 역할"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꿈 중에서도 청년들의 꿈, 비수도권 지역과 수도권 과밀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꿈도 챙기겠다"며 "이번 대선은 유능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냐, 내란과 계엄으로 추락시킨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만든 대한민국으로 돌아가느냐의 싸움"이라고 했다. 또한 "대한민국 운명이 걸린 이 싸움을 압도적으로 이겨내자"고 덧붙였다.

 

국민통합위원장을 겸임하는 이석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제는 관용과 진실에 기초한 공동체 정신을 헌법적 가치로 회복해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야말로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헌법이 국민 통합의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며 "이 큰 틀 안에서 이 후보에게 조언도 하고 쓴소리도 하겠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아직도 이 후보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거나 거부감을 나타내는 국민에게 이 후보를 대신해서 한말씀 드리겠다"며 "그분들의 지지를 받지는 못하겠지만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방법을 '위대한 국민에게 듣는다'로 정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듣겠다는 '경청 캠페인'을 하겠다는 것이다. 김민석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경청 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비게 될 것"이라며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당원 등은 거리에 포스트잇을 모아서 경청 노트에 모아서 이 후보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2025.4.30. 연합

 

선대위 출범식 마무리 연설에서 이 후보는 6월 3일 대선 결과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며 "물가, 실업, 폐업, 민생 등 전부 벼랑 끝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권의 가치는 땅바닥으로 떨어졌고 국격은 추락했다"며 "끝내 친위 군사 쿠데타라는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불법계엄을 평화롭게 막아낸 위대한 국민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니 세 가지 약속을 하겠다"며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며 민생을 회복하고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어 "국민을 통합하고 세계로 나아가는 것까지 약속하겠다"며 "이 세 가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 선대위는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정한 국민 통합을 시작하겠다"며 "우리는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정당간 대결이 아니라 미래와 과거, 재도약과 퇴행, 희망과 절망의 대결"이라며 "대한민국을 세계 AI 인재가 몰려오는 균형 발전 국가, 문화 강국,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행복 국가로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또 "이런 결과를 만들기 위해 민생을 최우선으로 한 정책을 만들며 현장 중심의 선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선고가 티브이(TV)로 생중계된다.

 

대법원은 오는 1일 오후 3시 대법정에서 열리는 이 후보 사건 상고심의 티브이 생중계를 허가했다고 30일 밝혔다. 대법원이 자체 유튜브 채널 생중계 결정에 이어 방송사 생중계도 허용한 것이다.

 

이 후보는 2021년 대선을 앞둔 시기에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시절에 몰랐다고 하고, 한국식품연구원의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이 국토교통부 협박 때문이라는 발언을 해 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죄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는 이 후보의 일부 발언을 허위로 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대로 확정되면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중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항소심 재판부는 “(어떤 발언을 가지고 특정한 뜻을) 암시했다고 쉽게 인정하면 표현의 자유를 쉽게 침해할 수 있고, 하지도 않은 표현에 대해 형사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며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이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면 이 후보의 무죄가 확정된다. < 오연서 기자 > 

 

이재명 선거법 ‘무죄’ 기대감…대법 속전속결 선고에 더 커졌다

전원합의체 회부 9일 만인 5월1일 선고 ‘이례적’
“유죄 취지 파기환송은 물리적 시간 부족” 중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에프씨(FC) 뇌물 등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1일 나오는 가운데, 법조계 일각과 민주당 안팎에선 이례적으로 빠른 선고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지 일주일여 만에 선고가 이뤄지는 만큼, 유죄 취지 파기환송보단 상고 기각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판사 출신인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30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속전속결 선고’에 주목하며 “상고 기각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2일 소부에 배당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뒤 두 차례 합의기일을 열고 이례적으로 빠르게 선고기일을 지정했다. 1차 합의기일에서 절차적 부분을 주되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사실상 하루 만에 합의가 이뤄진 셈이라,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하기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전원합의체 성격상 선고기일 지정에 대법관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법관들 간 의견 차이가 커 합의 과정이 오래 걸리는 결론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 이 후보를 변호했던 조상호 변호사는 2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하루 만에 6만 쪽이 넘는 기록을 보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결국 상고기각만이 기록 검토 없이 법률상 선고할 수 있는 유일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부장도 “사안 자체가 명백해 상고 기각 외에는 법리적, 사실관계 관점에서 달리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면서 대법원의 최신 판례를 적용했다는 점도 상고 기각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해당 판례는 이 후보 사건 전원합의체 주심인 박영재 대법관이 속한 소부(대법원 2부)에서 내놓은 판례다. 판사 출신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박영재 대법관) 본인이 주심이 돼, 과거 본인이 찬성했던 대법원 판결을 인용한 항소심 판결을 깨트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여진다”고 했다. 조 변호사도 “작년에 본인이 선고한 법리를 거스를 수 있는 법관은 없다”고 말했다.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라면, 2심 재판→대법원 재상고 과정을 거쳐야 해 상당한 시일이 걸리므로 대법원이 선고일을 신속히 지정할 유인이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인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죄라면 어차피 2심으로 환송돼 다시 대법원 선고까지 한참 걸리기 때문에 (이 후보의 대통령) 출마 자격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대법원이) 무리하게 빨리 선고할 필요가 없다”고 짚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현충원 동선에서 의문의 남성 경호원에 붙잡혀

이에게 '서신 전달하겠다'…동작경찰서 인계

이, 작년 피습 이후 심각한 정치 테러 지속돼 
경찰 "대선 후보 대상 경호 인력 180명 지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첫 공식 일정부터 '괴한'을 마주할 뻔 했다. 다행히 미리 안전을 살피던 경호 인력 덕에 이 후보는 이날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다. '정치 테러범'인지는 경찰이 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각당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경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미 치명적인 정치 테러를 당한 적이 있다. 지난해 1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부지를 시찰한 후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정치 테러범의 양날형 칼에 목을 찔렸다. '살해 의도'를 품고 접근한 괴한의 칼에 맞아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 이 후보는 내정경맥 둘레의 60%가 손상된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중환자실을 거쳐 8일 만에 퇴원했다.

 

경찰은 이날 대통령 후보에 대한 경호 인력을 늘릴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각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신변 보호'에서 정식 경호로 수준이 높아진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이미 경호에 들어갔다. 민주당도 이번 일을 계기로 자체적으로 이 후보 안전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다.

 

한 남성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기다리고 있다가 경호 인력에게 발각된 후 사지가 붙잡혀 나오고 있다. 2025.04.28. 유튜브 황기자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순서대로 참배할 계획이었다. 이 후보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으로 이동 중이었다.

 

경호원이 안전을 위해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살피던 중 한 남성을 발견했다. 유튜브 <황기자>는 박 전 대통령 묘역에서 민주당 관계자와 경호 인력 7명이 한 남성의 사지를 붙잡아 묘역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을 포착했다. 남성은 붙잡혀서 내려오는 과정에 소리를 질렀다. 그는 상·하의 모두 어두운 색 옷을 입었고, 자신의 팔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손에는 A4 크기 정도의 종이를 들고 있었다.

 

경호 인력은 이 남성을 박 전 대통령 묘역에서 떨어진 곳에 내려놨다. 아스팔트 바닥에 앉은 남성은 고개를 숙인 뒤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남성이 미동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있자, 민주당 관계자 6명이 "그늘로 가자"며 다시 남성의 손·발을 들고 이동시켰다. 남성은 반항하지 않았고 스스로 걸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경호 인력은 이 남성을 다시 인근 정자로 이동시켰다. 이때 이 후보가 박 전 대통령 묘역 입구에 도착했다. 5분 상간에 발생한 일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해당 남성은 박 전 대통령 묘역에서 이재명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남성은 이 후보에게 서한을 전달하려고 했다. 현재는 동작경찰서에 인계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정치인들을 상대로 한 테러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에 계란 테러를 당하기고 했다. 정치 갈등이 심해 대선 운동 기간에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테러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 남성이 민주당 관계자와 경호 인력에게 사지가 붙잡혀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나왔다. 남성은 스스로 걸으려고 하지 않아 이후에도 경호 인력을 통해 정자로 이동했다. 2025.04.28. 유튜브 황기자

 

이재명 후보는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 테러 위협을 받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 후보에 대한 테러를 조장하는 글들이 종종 올라왔다. 네이버 밴드에는 '이재명 후보 체포조를 만들자'라는 글을 올려서 체포된 사람도 있었다. 당시 글을 올린 사람은 "이재명 후보가 정치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술김에 글을 올렸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지난달에는 민주당 지도부와 다수 의원이 '러시아제 권총을 밀수해 이 후보를 암살하려는 계획이 있다'는 내용의 협박 문자를 받았다. 민주당은 경찰에 이 후보에 대한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당시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 후에 대한 상시적 테러 위협이 있으나, 밀도나 강도에서 최근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총기 위협 등의 경우 일반 경호로는 막아내기 어렵다고 봐서 신변 보호를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우 유튜버로 추정되는 이○○가 '이재명 후보를 차량으로 치겠다'고 말해 테러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 후보에 대한 경호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8일 대선 후보들에 대한 경호 계획 관련 기자간담회를 했다. 이 대행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경우 오늘부터 경호를 시작했다"며 "정당별 대선 후보자에 대해서는 전담 경호팀을 배치해 관련 정당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후보자가 확정되면 주요 정당과 다른 정당에서도 경호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경호 인력 증원이 이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식으로 선출된 대선 후보에게는 밀착 경호가 이뤄진다. 이 대행은 "이전 대선 때도 그렇게 해왔다"며 "문제가 있다면 신변 보호를 위해 순차적으로 인력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인력 180명 정도를 선발해 놓았다"며 "미리 경호 기본 수칙 장구 사용법 등을 교육해 놔서 어제든 투입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전 대선보다는 늘어난 숫자"라며 "수십 명 단위로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 대선 때 경찰청은 후보자 경호 업무를 위해 150명을 모집했다. < 민들레 김민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