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밤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승리 연설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힘이 아니라 모범으로 세계 이끌어 갈 것”
‘코로나, 경제위기, 인종차별, 기후변화’ 대응 강조
“나라를 단합시키는 대통령이 되겠다. 전 세계에서 존중받는 국가가 되도록 하겠다.”
조 바이든(77)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8시 39분(한국시각 8일 오전 10시 39분)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 앞에서 대국민 연설에 나서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바이든은 “신뢰에 감사한다. 여러분은 우리에게 분명한 확정적인 승리를 안겨줬다”며 “전국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이제 희망,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새롭게 생겨났다. 저는 나라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합시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단상에 가볍게 뛰어오른 바이든은 16분 동안 이어진 승리 연설에서 치유와 통합, 위기극복, 미국 정신의 회복 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고, 인종차별을 종식시키고, 우리 보건의료 체계를 강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기후변화를 억제함으로써 지구를 구해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정치적 예의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우리 모두가 요구하는 공정한 기회를 국민들에게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우선 과제로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들었다. 그는 “우리는 일단 코로나19 사태 억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생명을 구해야 한다. 전문가와 과학자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요직에 임명할 것이다. (대통령 취임일인) 2021년 1월20일부터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는 노력을 시작할 것이다. 그것의 기반은 바로 과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제 상대를 악마화하는 관습은 지금 당장 중단하겠다”며 “민주당과 공화당은 언제나 협력해 왔다. 우리의 의무는 협력하는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든 의원이 협력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정신을 회복하겠다. 미국은 언제나 선과 악의 투쟁 속에서 발전해 왔고, 이제 미국의 희망, 선이 다시 한 번 승리할 때다”라며 “미국이 이제 전 세계의 희망의 등불이 될 것이다. 힘이 아니라 모범을 보이면서 세계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통령 당선자인 카멀라 해리스(56) 상원의원은 이날 바이든보다 먼저 무대에 올라 “조 바이든 당선자는 치유와 단합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스스로도 비극적 개인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목표를 단합 속에서 회복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승리 연설 행사는 애초 오후 8시로 예고됐으나, 27분 늦게 시작됐다. 연설장에는 바이든 지지자 수백여 명이 모여 미국기인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했고, 미국과 각국 언론 등이 몰려 연설 장면을 생중계했다.
앞서 바이든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가 확정된 직후 본인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미국이 나를 선택해줘서 영광”이라며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이날 대부분을 윌밍턴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보냈다. 그는 승리 연설문을 이미 작성했지만, 연설 직전까지 수정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은 투표 나흘만인 이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부통령 후보인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세기 이후 미국에서 재선에 실패한 여섯 번째 대통령이 됐다. 최현준 기자
해리스 “여성 부통령 내가 처음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
“오늘밤 어린 소녀들이 본 건 가능성의 나라”
7일 밤, 미국 대선 승리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에 오르게 된 카멀라 해리스가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당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윌밍턴/AP 연합뉴스
“내가 첫 여성 부통령이 됐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7일 밤, 미국 대선 승리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에 오르게 된 카멀라 해리스의 당선 일성이다. 미 언론들이 일제히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확정한 뒤,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승리 연설에서 해리스는 “오늘밤, 이 나라의 어린 소녀들이 본 것은 가능성의 나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흰 바지 정장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해리스는 “이번 선거는 미국의 정신이 걸려 있는 선거였다. 여러분이 미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역대 최고의 투표율로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또 46대 대통령이 된 바이든에 대해 “치유자이자, 통합자, 경험많고 안정된 일꾼”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조 바이든을 택한 것은 희망과 단합, 예의, 과학 그리고 진실을 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량을 이용해 유세 현장을 찾은 1천여명의 지지자들은 그가 한마디 한마디를 외칠 때마다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이정애 기자
'축제의 장' 승리연설…마스크 쓰고 뛰어나와 "통합" 역설
평소처럼 드라이브인 연설…환호와 '경적의 물결'로 승리 축하
수천명 지지자 환호, 가족·청중 모두 마스크…축하 불꽃 수놓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연설에 지지자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 밤 조 바이든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연설이 열린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 주변에는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모여 바이든의 승리를 축하하는 등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센터 앞에 설치된 무대 주변을 수많은 차량이 에워싸는 등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고집했던 드라이브인 형식으로 연설이 진행됐다. 바이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거리 두기를 위해 차량 유세를 주로 해왔다.
먼저 무대에 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10여 분 연설한 뒤 바이든 당선인을 호명하자 그는 경쾌하게 뛰어나와 무대 정중앙에 섰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넥타이에 검은 마스크를 쓴 바이든이 나타나자 군중들은 환호로 그를 맞았다.
연설 내내 지지자들은 환호와 차량 경적으로 화답하는 모습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도로에 차량이 쏟아지며 경적이 물결을 이뤘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 승리 연설의 핵심은 '통합'으로 귀결됐다.
그는 승리를 선언한 뒤 "분열이 아닌 단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을 약속했다.
특히 민주당원이 아닌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 대선 과정에서 분열된 미국을 다시 하나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승리를 공식화하는 연설이긴 했지만, 정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외교 방향과 관련해서도 "미국이 다시 세계로부터 다시 존경받게 하겠다"고만 했다.
연설이 끝나자 흥겨운 음악 속에 마스크를 쓴 부인 질 바이든 여사 등 가족은 물론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가족도 무대에 올라 기쁨을 만끽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흘러나온 음악 중에는 2015년 뇌암으로 숨진 바이든 당선인의 아들 보가 생전 좋아했던 밴드 콜드플레이의 '별이 가득한 하늘'(Sky Full of Stars)도 포함됐다.
CNN은 "이 노래는 바이든이 대선후보를 수락했던 전당대회 불꽃놀이 당시에도 나왔었다"며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은 보가 팬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그의 제안으로 2015년 보의 장례식에서 연주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는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고, 전광판에는 'BIDEN'(바이든), 'PRESIDENT ELECT'(대통령 당선인), 미국 46대 대통령을 뜻하는 '46'이라는 글자가 켜지기도 했다. 무대 옆 대형 스크린에는 '국민은 열정, 희망, 과학, 진실, 통합을 선택했다'는 문구가 새겨졌다.
무대 주변에 몰려든 지지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고, 성조기와 푸른색 경광등, 당선인 이름이 적힌 팻말을 흔들면서 축하하는 모습이었다.
WP는 "대부분 마스크를 썼지만, 무대 주변 펜스 바깥에 자발적으로 모여든 군중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안 지키는 모습도 보였다"고 전했다.
늦가을답지 않은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에서 야외 좌석이 있는 주변 식당은 금세 꽉 들어찼다. 한 멕시코 음식점은 '승리 칵테일'을 팔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연합뉴스
골프장서 ‘바이든 승리’ 접한 트럼프, “선거 끝나려면 멀었어”
바이든 지지자들 “넌 해고야”…트럼프 지지자들 “언론 거짓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곳에 도착하고 약 한 시간 뒤 미 언론은 일제히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이겼다고 보도했다. 스털링/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골프장에서 접했다.
트럼프 차량 행렬은 이날 오전 10시39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 도착했다고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그로부터 약 30여분 뒤인 오전 11시24분 <CNN>을 시작으로 미 언론은 일제히 ‘바이든, 제46대 미 대통령 당선’ 소식을 타전했다. 라운딩 중에 속보를 접한 것이다.
트럼프는 일단 바이든 승리 보도에 대해 캠프를 통해 반박 성명을 냈다. 트럼프는 이 성명에서 “이 선거는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게 단순한 팩트”라며 오는 9일부터 개표에 문제를 제기하는 소송전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오후 2시30분 골프장을 출발해 백악관으로 향했다. 골프장 입구에는 트럼프와 바이든 지지자들이 모여있었다. 바이든 지지자들은 “넌 해고야”, “네가 싼 x 싸들고 가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고 풀기자단이 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 중에는 “CNN은 짜증난다” “언론은 거짓말만 한다”고 외치는 이도 있었다고 한다.
한편, 트럼프는 성명에서 “우리는 모두 조 바이든이 왜 서둘러 거짓으로 승자처럼 행세하는지, 그의 미디어 우군들이 왜 그토록 그를 열심히 돕는지 알고 있다”며 “그들은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월요일(9일)부터 우리 캠프가 반드시 선거법이 완전히 지켜지고 적법한 승자가 취임할 수 있도록 법원에서 소송 사건을 추진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고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정직한 개표 결과를 가질 때까지 나는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주변에서는 선거 결과를 승복하는 게 옳다는 의견도 있으나, 트럼프는 그럴 뜻이 없다고 미 언론은 전하고 있다.
트럼프 개인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는 바이든 승리 보도 직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표 과정에서 우편투표를 점검할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진술할 50~60명의 참관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쪽의 불복 움직임에 대해 바이든의 선임고문인 사이먼 샌더스는 기자들에게 “선거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다. 이 나라 유권자들은 매우 분명하게 선택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바이든, 미 46대 대통령으로…삼수 끝 고지, 경합주 대역전 개표 5일만에 승리
트럼프 "바이든 거짓승자" 반발… 소송전· 재검표로 당선확정까지 혼란 불가피
취임시 '트럼프 지우기' 예상…미 주도권 회복·동맹중시, 한반도 정세 변화 예고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11·3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복 의사를 밝히며 반발해 당선인 확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핵심 경합주의 피 말리는 박빙 승부 끝에 대선 개표 5일째인 이날에야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확보하며 어렵사리 승자 타이틀을 얻었다.
특히 승리의 쐐기를 박은 펜실베이니아(20명)는 개표율 95%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추월하는 막판 대반전의 드라마를 썼다.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73명이다. 바이든 후보는 개표가 진행중인 조지아(16명), 애리조나(11명), 네다바(4명)에서도 이기고 있다.
이곳을 모두 이기면 538명의 선거인단 중 최대 304명을 확보할 수 있다.
바이든 후보는 언론의 승리 확정 보도 직후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미국이 나를 선택해줘 영광"이라며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고 단합과 통합을 간절히 호소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경우 일부 경합주 재검표와 소송전의 관문을 넘어야 한다.
2000년 대선 때 플로리다 재검표 논란의 경우 대선일부터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승복 선언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36일이 걸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한 소송전에 나설 경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번 선거가 전혀 끝나지 않았다는 게 단순한 팩트"라며 바이든 후보가 서둘러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며 불복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소송전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번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왔다.
바이든 후보가 이 관문을 통과하면 내년 1월 20일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취임 시 만 78세인 그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 되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를 부정하고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을 기치로 내걸어 미국 안팎에서 '트럼프 시대' 청산을 위한 대대적인 기조 전환이 예상된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톱다운'을 선호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실무협상부터 단계를 밟아가는 상향식 방식을 취해 북미 관계와 비핵화 협상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미 현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접근법을 취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바이든 후보의 대권 도전은 1988년, 200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는 1972년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 당선을 시작으로 내리 6선에 성공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8년 간 부통령을 지내는 등 화려한 정치 경력을 갖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여론조사에 앞서다가 대선 당일 무릎을 꿇은 역전패의 기억을 일단 지우게 됐다.
이번 대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경기침체, 인종차별 항의시위 등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의 연속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 '법과 질서의 대통령' 이미지 구축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선거에서 진 것은 1992년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28년 만이다. 1789년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231년간 백악관을 거친 대통령 45명 중 연임에 실패한 이는 지금까지 10명에 불과했다.
'정치권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워싱턴 오물을 청소하겠다'는 구호와 '아메리카 퍼스트'를 기치로 내걸고 깜짝 승리했지만 좌충우돌식 행보와 분열적 언사로 각종 논란을 달고 살았다.
남은 절차는 다음 달 14일 선거인단 투표, 내년 1월 6일 연방 의회의 선거인단 개표 결과 승인, 그리고 같은 달 20일 연방의회 의사당 앞 취임식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불복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미국 사회는 새 대통령 확정과 취임 때까지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바이든 "선택해줘 영광…분노와 거친 수사 뒤로 하고 하나될 때"
미 언론 승자 예측 후 성명·트윗 통합 촉구…이날 중 대국민연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7일 성명을 내고 유권자들의 선택에 감사를 보내며 통합을 촉구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낸 '바이든 당선인의 성명'을 통해 "미국 국민이 나와 해리스 당선인에게 보내준 신뢰가 영광스럽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전례없는 장애물들에 직면해 기록적 규모의 미국인이 투표했다"며 "민주주의가 미국의 심장 깊은 곳에서 고동치고 있음이 다시 입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후보는 이어 "선거는 끝났고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며 "미국이 단합하고 치유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가 같이 하면 못할 것이 없다"고 부연했다.
바이든 후보는 승리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윗에서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미국이 나를 선택해줘 영광"이라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우리 앞에 놓인 일들은 험난할 것이지만 이걸 약속하겠다. 나는 나를 뽑았든지 그렇지 않든지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내게 준 믿음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한편 선거 과정에서 한층 분열된 미국 사회의 통합을 위해 정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며 단합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가 끝나지 않았다며 불복 의지를 거듭 피력하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을 포함해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8시 대국민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는 8일 오전 10시다.
미국 첫 여성부통령 해리스 "조, 우리가 해냈어요"
대선 승리로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에 오르게 된 카멀라 해리스 후보는 7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해냈다"며 감격해했다.
바이든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해리스 후보는 이날 승리 확정 보도 후 자신의 트위터에 바이든 후보와 통화하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공원에 있던 해리스 후보는 통화에서 "우리가 해냈다. 조, 우리가 해냈다"라고 거듭 말한 뒤 "당신이 이제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조, 우리가 해냈어요"…바이든 후보와 통화하는 해리스 후보
이 휴대전화 영상은 해리스 후보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가 직접 촬영한 것이라고 한 보좌관이 CNN방송에 전했다.
이와 별도로 엠호프는 아내와 포옹하는 사진과 함께 "당신이 너무 자랑스럽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해리스 후보는 미 언론이 일제히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확정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대선은 바이든이나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에 대한 선거"라며 "미국의 정신과 이를 위해 싸우려는 우리의 의지에 관한 선거"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해리스 후보는 "우리 앞에는 할 일이 아주 많이 있다"면서 "시작해보자"라고 말했다.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최초의 아시아계 부통령으로도 역사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일등공신 오바마 "자랑스럽다…역사적 승리“
빌 클린턴 "민주주의가 이겼다"…펠로시 "미국 위한 새로운 날의 새벽 밝았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7일 역사적 승리라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를 축하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의 다음 대통령 조 바이든을 축하하는 데 있어 더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표가 개표되면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역사적이고 결정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적·인종적 불평등, 민주주의의 위기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한 시기에 대통령에 필요한 자격을 갖춘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자신에게 표를 줬든 그렇지 않든 모든 미국인을 위해 진심으로 일할 것이라면서 "모든 미국인이 그에게 기회를 주고 지지를 보내주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위터에 성명을 올리면서 "우리의 다음 대통령과 부통령인 내 친구 바이든과 해리스를 축하한다"고 썼다.
2008년 오바마와 바이든(오른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에 일등공신이나 다름없다. 퇴임 이후에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핵심 경합주를 누비는 적극적인 유세로 바이든 후보를 지원했다.
그는 한때 바이든 후보의 대선 출마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바이든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기를 굳혀가자 지난 4월 공식적으로 지지 선언을 했다.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 "민주주의가 이겼다"면서 "이제 우리는 우리 모두를 섬기고 우리를 하나로 모을 대통령·부통령 당선인이 있는 것"이라며 축하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축하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오늘 미국을 위한 새로운 날의 새벽이 밝았다. 기록적인 7천500만의 미국인이 바이든을 미국 대통령으로 뽑으려 표를 던졌다"면서 "민주당에 행동에 나설 권한을 주는 역사적 승리"라고 강조했다.
차 경적 울리고 발코니 나와 박수…미 곳곳서 '환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선 승리 소식에 미국인들이 곳곳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주말인 7일 오전 11시30분께 CNN과 NBC 등 주요 방송사들이 바이든 후보의 '당선 확정' 소식을 일제히 보도한 직후 뉴욕과 워싱턴DC, 시카고, 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에서는 운전자들이 너도나도 경적을 크게 울리며 환호했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도 휴대전화로 뉴스 속보를 접하자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환호성을 지르거나 공중에 주먹을 휘두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집 안에 있던 뉴요커들이 발코니로 나와 함성을 지르고 손뼉을 치는 장면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지난 봄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해 발코니로 나와 프라이팬이나 냄비를 두드렸던 뉴욕 시민들이 오랜만에 프라이팬과 냄비를 다시 꺼내 들기도 했다.
백악관 앞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광장에 모여 바이든 승리에 환호하는 시민들
워싱턴DC에서는 백악관 인근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광장으로 수백명이 집결해 함성을 지르고 웃으며 기쁨을 나눴다.
AF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곳곳에서 시민들이 현관으로 나와 샴페인이나 데킬라 잔을 들고 건배를 하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축하했다.
바이든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자 오랜 지역구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도 흥분한 미국인들이 거리에서 함성을 지르고 하늘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윌밍턴의 강에서 카약을 타던 두 남성이 반대편으로 노를 젓던 한 커플을 향해 "조가 이겼다. 승리 확정 보도가 나왔다"라고 소리치자, 강변에 있던 시민들이 함성을 지르는 장면이 목격됐다.
최종 승부를 결정한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서는 한 여성이 울면서 "너무 행복하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감격해하는 장면이 CNN방송에 포착됐다.
증조부 고향 아일랜드도, 특별한 미 동맹 영국도 축하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7일 승리하자 각별한 인연을 가진 아일랜드와 미국의 특별한 동맹 영국이 축하 소식을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아일랜드계 혈통으로, 자신의 뿌리에 대해 종종 언급해왔다.
증조부인 패트릭 블레윗은 아일랜드 북서부 메이요 주에서 1832년 태어나 1850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바이든 후보의 또 다른 증조부인 오언 피네건은 아일랜드 동북부 라우스 주 출신이다.
이날 바이든 후보의 승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트위터에서 "미국의 새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에게 축하를 건네고 싶다"면서 "그는 일생을 이 나라의 진정한 친구로 지내왔다. 앞으로 그와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틴 총리는 "상황이 허락하면 그가 고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 역시 "재임하는 동안 그와 미국 국민에게 모든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역사적 성취를 이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에게도 축하를 건넨다"고 밝혔다.
히긴스 대통령은 "바이든, 해리스와 함께 아일랜드와 미국의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9월 영국이 북아일랜드 내전 종식을 가져온 벨파스트 평화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국내시장법안' 추진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국내시장법안'은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을 무력화할 수 있는 조항을 담아 영국 정치권 내부는 물론 EU 등의 반발을 불러왔다.
바이든 후보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북아일랜드에 평화를 가져온 벨파스트 평화협정이 브렉시트의 희생양이 되도록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영국의 무역 합의는 (성금요일) 협정을 존중해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에서) '하드 보더'(hard border)를 막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특별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온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축하 대열에 합류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후보의 승리와 함께 첫 여성이자 흑인 부통령이 되는 해리스 상원의원의 역사적 성취를 함께 축하했다.
존슨 총리는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며 "기후변화에서 무역, 안보에 이르기까지 공유된 우선순위에 관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개표 기간 미국 대선에 관한 발언을 자제하며 신중한 모습을 유지해왔다.
메르켈 총리 "협력 고대…대서양 우정은 대체 불가"
마크롱 대통령 "도전 극복 위해 함께 할 일 많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했다는 소식에 축하를 보내면서 "향후 바이든 대통령과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라고 밝혔다.
로이터,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그의 행운과 성공을 빈다"면서 이같이 밝히고 "만약 우리가 이 시기의 큰 도전들을 극복하기를 원한다면 우리 대서양 양안의 우정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에 오르게 된 카멀라 해리스 후보에게도 축하를 보내면서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라고 언급했다.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도 "우리는 차기 미국 행정부와 일하기를 고대한다"면서 "우리는 대서양 양안의 새 출발과 뉴딜을 위해 우리의 협력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7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향후 글로벌 이슈와 관련해 긴밀한 협력 의사를 나타냈다.
dpa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미국은 그들의 새 대통령을 선택했다. 조 바이든과 (부통령 승자인) 카멀라 해리스에게 축하를 건넨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날의 도전 과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함께 노력해보자"고 당부했다.
EU 기구 수장들 "대서양 협력관계 강화 준비됐다"
유럽연합(EU) 주요 기구 수장들은 7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축하의 뜻을 전하면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축하하고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기를 고대한다"면서 "EU 집행위는 우리가 직면한 긴급한 도전들을 해결하기 위해 새 행정부, 의회와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그에 따른 경제, 사회적 영향과 싸우고 기후변화에 함께 대처하고,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공동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간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 "EU와 미국은 친구이자 동맹이며 우리의 시민들은 가장 깊은 유대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양측은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토대로 유례없는 대서양 협력 관계를 함께 구축해왔다고 강조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트위터를 통해 축하를 보내면서 "EU는 강력한 대서양 협력관계를 위해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 "코로나19, 다자주의, 기후변화, 국제 무역은 유럽이 함께 해결하기를 바라는 도전 중 일부"라고 밝혔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트위터에 "미국과 유럽을 위해 좋은 날"이라면서 "우리는 우리의 협력관계를 재건하기 위해 새로운 행정부와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라고 말했다.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도 트위터에 "세계는 유럽과 미국 사이에 강력한 관계를 필요로 한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 기후변화와 싸우고 커지는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라고 썼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바이든 후보가 "나토와 대서양 관계의 강력한 지지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북미와 유럽 간 유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매우 긴밀히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더욱 공세적인 러시아와 국제 테러리즘, 사이버, 미사일 위협,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제적 힘의 균형의 변화를 포함해 우리가 직면한 많은 도전을 다루기 위해서 우리는 이 집단적인 힘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이 도전을 함께 마주할 때만 안전하고 성공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외신들 "트럼프 정부의 혼란상에 대한 심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언론들은 7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신속하게 보도했다.
다만 일부 매체는 아직 개표가 최종적으로 마감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시인하지 않은 상황 등을 감안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AP통신은 이날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된다"면서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호칭하며 당선을 기정사실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치하 격동의 4년을 끝내며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차지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바이든이 이날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유권자들이 분열적이고 남을 괴롭히는 대통령을 거부하면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겼다"란 제목으로 선거 결과를 전했다.
CNN 방송은 "바이든이 자신이 태어난 주에서 승리해 270표 이상의 선거인단 표를 확보함에 따라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조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차지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BBC는 바이든이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며 백악관을 차지하는 데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 득표 문턱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의 승리 예상이, 개표를 이미 마감한 주(州)들의 비공식적 결과와 위스콘신 등 여전히 개표가 진행 중인 주들에서 예측되는 결과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르몽드는 "조 바이든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며 "4일간의 견딜 수 없는 긴장 끝에 이 민주당원이 미국의 46대 대통령에 공식적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부실한 대처와 분열을 조장하는 그의 언행, 정부의 혼란상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라고 풀이했다.
또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첫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 될 것이란 점을 들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정치적인 정상 상태, 혹독한 보건·경제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가적 통합의 정신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하며 바이든이 당선됐다"며 "바이든의 승리는 분열적인 행동과 혼란스러운 행정부에 지친 수백만 유권자들의 트럼프에 대한 거부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승리가 "여성과 유색인종, 노인과 젊은 유권자, 불만을 품은 한 줌의 공화당 지지자의 예상 밖의 동맹에 의해 달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후보가 첫 여성 부통령이 되면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또 WP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거부로 바이든이 이 나라의 4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처와 대통령으로서 분열적이고 남을 괴롭힌 그의 행동을 거부한 여성과 소수자 유권자들 군단이 원동력이 됐다"고 짚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 탄생을 앞둔데 대해서는 자메이카와 인도 이민자의 딸로서 이 나라의 첫 번째 여성, 첫 번째 흑인, 첫 번째 아시아계 부통령이 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선거 결과로 트럼프는 1990년대 이후 첫 단임 대통령이 됐다"며 "이번 선거는 1900년 이후 투표자 수가 가장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바이든은 지금까지 미국 대선 후보로는 역대 가장 많은 7천300만여표를, 트럼프도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7천만표에 가까운 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밖에 르몽드는 '조 바이든, 생존자의 승리'란 제목 아래 "그는 물러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고함을 질러댔던 모든 것을 상징하며, 그의 나라를 자신과 화해시켜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싸움 절대 포기 안해"…트럼프 회견중 생중계 끊기는 굴욕
바이든 캠프, 트럼프 겨냥 '백악관서 끌어낸다' 언론도 트럼프 비판
미국의 11·3 대선 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기 싸움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리의 무게추가 바이든 후보 쪽으로 기울며 패색이 짙어지자 재차 부정선거 주장을 제기하고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불복의 길로 향하는 형국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예고하는 등 사실상 당선인 모드로 전환하며 승리 쐐기 박기와 기선 제압을 위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국 국민이 모든 투표 집계와 선거 인증에 완전한 투명성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미국 국민이 우리 정부에 대해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법의 모든 측면을 통해 이 과정을 추구할 것"이라며 "나는 당신과 우리 국가를 위해 싸우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이미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조지아, 네바다에서 선거 부정행위와 유권자 사기를 주장하면서 소송을 냈고 추가 소송도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바이든 후보는 이날 밤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황금시간대에 대국민 연설에 나설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CNN방송은 참모들은 승리 연설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개표 상황에 달린 상태라고 전했다.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도 바이든 후보에 앞서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패배자" 구호 달고 백악관 근처를 지나는 트럭
대선 캠프 간 신경전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성명을 내고 "미국 국민이 대선을 결정한다"면서 "미국 정부는 백악관에서 무단침입자를 데리고 나올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한 것은 아니지만 임기가 종료되면 '백악관 무단침입자'로 간주하고 공권력을 동원해 끌어낼 수 있다고 조롱성 경고를 날린 것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아예 '바이든 당선인'이라고 부르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을 승자로 잘못 예측한 것은 최종 결과와는 거리가 먼 4개 (경합)주에서 나온 결과에 근거한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며 '불복' 의사를 거듭 밝혔다.
트럼프 캠프의 총괄 변호사 맷 모건은 성명에서 "바이든은 백악관에 대한 거짓 주장을 위해 이들 주에 의존하고 있지만, 일단 선거가 마무리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에 대해 대부분 언론은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AP통신은 "불법적으로 투표한 표가 개표되거나 그 과정이 불공정하고 부패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주요 방송사들이 중간에 생중계를 끊어버리는 굴욕까지 당했다.
3대 방송사인 ABC, CBS,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의 진실성에 대한 거짓 주장을 쏟아내자 중계를 끊고 앵커들이 끼어들어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MSNBC는 가장 빠른 35초만에 생중계를 끊었고, CNN은 중계를 이어가면서도 화면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증거도 없이 부정이 있었다고 말한다'는 자막을 달았다.
지난 3일 대선일부터 나흘째 진행 중인 개표 작업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바이든 후보는 막판 맹렬한 추격세를 보이며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잇따라 역전하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반전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그는 조지아에서는 개표율 99% 상황에서, 펜실베이니아에서는 개표율 95%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따돌린 뒤 표차를 늘려가며 점점 승기를 굳히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이 두 곳에서 이기면 536명의 선거인단 중 승리에 필요한 과반인 270명을 넉넉히 넘긴다. 펜실베이니아 한 곳만 이겨도 승자로 결정된다.
CNN은 "바이든 후보의 선거인단 270명 확보가 임박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불복공세 차단' 공화 우군 잡기 … "매코널과 곧 대화"
대선 합법성 확보 행보…"매코널, 바이든 내각 인준에 핵심역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불복 공세를 높이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결과의 합법성을 높이기 위해 그 키를 쥔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인사의 '협조'를 모색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6일 보도했다.
CNN은 이날 바이든 후보 측 관계자를 인용, "바이든 후보는 대선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대응이 결론 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 없다"면서 바로 당선인 체제로 이행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러한 기류를 전했다.
바이든 캠프의 정권 인수팀은 수개월 전부터 당선됐을 때를 물밑에서 준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의 합법성에 문제를 실제로 제기하자 더욱 이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바이든 후보의 참모진은 이번 대선 결과의 합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면에서 공화당의 지원을 견인하는 작업에 공격적으로 임해왔으며, 불복 입장을 거듭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밤 기자회견을 보고 공화당 및 공직생활에서 알고 지낸 오랜 우군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구상에 본격 착수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후보의 가장 중요한 대화 상대 중 하나는 공화당의 상원 사령탑인 매코널 원내대표라고 CNN이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의 한 참모는 아직 바이든 후보와 매코널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면서도 바이든 후보가 6일 늦게나 아니면 조만간 매코널 원내대표와 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CNN고 전했다.
미 상원 공화당 매코넬 의원.
공화당이 상원의 과반을 차지할 경우 매코널 원내대표는 바이든이 구성할 새 내각을 인준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할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CNN은 해설했다.
현재 상원의원 선거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48대48의 동률을 기록한 가운데 개표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남은 4석의 향배에 따라 다수당이 결정될 예정이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측근은 CNN에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을 둘러싼 상황이 민감하긴 하지만 적절한 시점에 바이든 후보와 전화할 것이고 그렇게 하길 바랄 것이다"라고 말했다.
둘은 당은 다르지만, 상원의원 시절 오랫동안 인연을 맺었다.
이런 적극적인 정권 인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 맞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 세력 뿐 아니라 공화당원까지 바이든 후보가 합법적인 당선자라는 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이 방송은 해석했다.
CNN은 또한 바이든 후보가 6일 밤 대국민 연설을 할 델라웨어의 자택에 불꽃놀이 시설이 갖춰졌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 연설에서 사실상 대선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20년전 재검표 사태 부시 변호인 "트럼프 승소 가능성 없다"
선거법 전문가들 '일부 승소하더라도 승부 뒤집긴 어렵다'
패색이 짙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더기 소송전에 착수해 과연 대선 승부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측이 소송에서 이길 것 같지도 않고, 설령 승소하더라도 선거 결과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의 선거법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번 상황과 가장 유사한 지난 2000년 대선 플로리다주 재검표 사태 때 조지 W. 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 캠프의 소송을 이끌었던 변호인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당시 부시 후보의 수석변호인이었던 배리 리처드 변호사는 6일 CNBC방송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 소송전에 대해 "지금까지 제기된 소송들은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캠프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네바다, 조지아 등 근소하게 뒤진 경합주들을 대상으로 개표 중단 혹은 재검표를 요구하는 각종 소송을 제기했다.
네바다 소송의 경우 이미 사망했거나 실제로 다른 주에 거주하는 수천명의 우편투표가 불법 개표됐다는 주장을 담았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 측이 승소 기대를 할 수 있는 사건은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에 관한 소송 정도라고 전문가들이 꼽았다.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은 11월3일 선거일로부터 사흘 안에 도착하는 우편투표의 개표를 허용했으나, 연방대법원에서 이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펜실베이니아의 승자가 바뀐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대선일 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세기도 전에 이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근소한 차로 역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뉴욕대 법대 새뮤얼 이사샤로프 교수는 CNBC에 지금까지 트럼프 캠프로부터 어떠한 법적 전략도 볼 수 없었다"며 "그들이 내놓는 유일하게 일관된 법적 이슈는 선거일 이후 도착한 펜실베이니아주 부재자 투표 문제인데, 이들의 표는 아직 세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사샤로프 교수는 "(트럼프 캠프의) 소송은 '선거가 사기'라는 수사적인 입장을 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뉴욕대 교수인 릭 필데스는 "대부분의 소송은 무효표가 아니라 개표 과정의 투명성을 더욱 요구하는 내용"이라면서 "일부 승소하더라도 합법적인 개표 감시인이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지지층서 퍼지는 가짜뉴스…‘폭스뉴스’마저 외면
미 대선 승자를 결정짓지 못하는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혼란을 부르는 ‘가짜뉴스’가 여럿 보도되고 있다.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미시간주에서는 개표 과정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표가 13만표 늘어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표는 한 표도 늘어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을 정리한 그래픽이 트위터 등에 퍼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리트위트했다.
이 현상은 기술적 이유 때문으로 드러났다. 개표수를 집계하는 주당국이 오류가 난 파일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데, 묘하게 오해가 생겼다는 것이다. 해당 선거 모니터링 누리집 관계자는 “데이터 입력 오류를 인지하고 정정한 것뿐”이라며 “이런 일은 선거 날 밤에 일어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정정된다”고 <비비시>(BBC)에 말했다. 결국 논란을 제기했던 트위터 이용자는 해당 글을 삭제했으나, 일부 트럼프 지지자 등은 이 글을 아직도 공유하고 있다.
선거인단 10명이 걸린 위스콘신주에서는 투표수가 등록 유권자 수보다 많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위스콘신주의 등록 유권자 수가 312만9천명인데, 최종 투표수는 323만9920명으로 10만명 이상 많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이런 주장을 리트위트하기도 했다.
이 역시 단순 실수였다. 위스콘신주의 지난 1일 기준 등록 유권자 수는 368만여명인데, 누군가 등록 유권자 수를 잘못 적은 것이다. 게다가 위스콘신주는 선거 당일 유권자 등록을 허용하고 있어, 실제 등록 유권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하는 ‘샤피펜’으로 투표를 하면 기계가 인식하지 못해 무효 처리된다는 소식도 가짜뉴스로 드러났다. 애리조나 주민들이 선거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샤피게이트’(#SharpieGate)라는 해시태그도 확산됐다. 애리조나주와 미시간주 당국은 “샤피펜 등 어떤 종류의 펜을 사용해도 투표 용지는 처리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쪽은 부정투표 의혹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지만, 제대로 근거를 대지 못하면서 우군이었던 매체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이날 <폭스 뉴스> 아침 쇼 ‘폭스와 친구들’에 출연해 늦게 도착한 우편투표를 ‘부정투표’라고 말했다가 진행자에게 “실제 사례가 있으면 말해달라”는 질책성 질문을 받았다. 본디 전 장관은 구체적으로 답하지 못한 채 얼버무렸다. 이 방송은 전날 트럼프 쪽 변호인 로버트 줄리아니가 개표중단 소송을 낸 것을 중계방송한 뒤 “그 불법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언론은 더 냉정하다. <에이비시>(ABC)와 <시비에스>(CBS), <엔비시>(NBC) 방송은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합법적인 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며 거짓 주장을 이어가자 아예 생중계를 중단했다. 최현준 이정애 기자
미 대선 개표 3일째 지연 …펜실베이니아 최종집계 "5일 밤"
조지아·네바다 등 '회색 지대'…최장 12일까지 우편투표 인정
미국 대선 결과가 사흘째인 5일 밤까지도 드러나지 않으면서 누가 됐든 승부가 언제 결판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CNN 방송은 이날 현재 판세가 결정되지 않은 주로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알래스카 등 6곳을 꼽았다.
나머지 주에서는 개표가 끝나 승리가 확정됐거나, 득표율 격차가 커서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이 없는 곳이다.
이들 6곳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빨간색 또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칠하지 않고 여전히 회색으로 남아있다.
회색 지대 중에서 가장 먼저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주는 6대 경합주 중 하나로 꼽혀온 펜실베이니아다.
캐시 부크바 펜실베이니아 국무장관은 이르면 '5일 밤' 최종 집계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정도가 된다.
펜실베이니아에는 선거인단 20명이 걸려있는데, 여기서 만약 현재 추세를 유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다면 전국 개표 레이스는 더 연장된다.
반대로 만약 바이든 후보가 추세를 뒤집고 역전에 성공한다면 이전까지 확보한 선거인단 253명에 20명을 추가하게 되는 것이어서 매직넘버 '270'을 넘어서며 곧바로 승리로 직행한다.
현재 펜실베이니아 득표율 격차는 0.9%포인트로 근소하게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고 있다.
다만 우편투표 도착 지연 등으로 아직 개표되지 않은 표가 수십만장 남아있으며, 개표가 진행될수록 표 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결론이 안 난다면 다음 결승선은 조지아로 옮겨간다.
여기에는 선거인단 16명이 걸려있어 조지아의 색깔이 결정되는 데 따라 바이든에게 승리를 안길 수 있다.
WP 집계로는 이날 현재 4만2천장이 미개표로 남아 있으며, 마감 시한인 7일까지 군부대 및 해외 부재자 표 8천900장이 도착할 가능성도 살아 있다.
개표율로 보면 조지아가 99%, 펜실베이니아가 98%를 보이고 있어 이날 두 곳 중 한 곳에서 매직넘버가 나올 수 있다.
네바다(선거인단 6명)에서는 아직 19만장을 더 개표해야 하며, 유효표 마감 시한은 오는 10일이다.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5명)는 미도착 부재자 투표가 11만장에 달하며, 마감 시한은 오는 12일이다.
조지아주 0.1%P 차이…바이든 맹위 속 4개주 '초접전'
주요 관심을 끄는 지역은 6개 경합주 가운데 핵심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를 비롯해 조지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네바다주 등이다.
현재 판세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나머지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동부시간으로 5일 오후 7시30분 현재(한국시간 6일 오전 9시30분) 94%의 개표가 진행된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49.8%로 바이든 후보(48.9%)를 0.9%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우편투표 개표가 진행되면서 두 후보 간 격차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앞서 76% 개표 상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54.8%를 얻어 43.9%의 바이든 후보를 10.9%포인트 이기고 있었다.
조지아주에서는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98%의 개표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49.4%, 바이든 후보는 49.3%를 기록해 두 후보 간 격차는 0.1%포인트에 불과하다.
조지아주 역시 개표 중반 상황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0%포인트 안팎의 우위를 유지했었다. 개표 94% 상황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2%포인트 차이로 앞섰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개표가 95% 진행된 상황에서 트럼프 후보가 50.0%로 48.6%를 기록 중인 바이든 후보를 1.4%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개표가 89% 진행된 네바다주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49.4%, 트럼프 대통령이 48.5%로 0.9%포인트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는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애리조나주의 경우 AP통신과 폭스뉴스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 지역으로 예측했다. 애리조나주는 86%의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50.4%로 트럼프 대통령(48.3%)을 2.1%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 같은 예측을 기준으로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네바다주 가운데 한 곳만 이겨도 매직넘버(선거인단 270명)를 채워 승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4곳을 모두 이겨야 매직넘버를 넘길 수 있다.
AFP통신은 전날 바이든 후보가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매직넘버까지 6명이 남았다고 평가했다. 이 경우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6명이 걸린 네바다주에서만 이기면 매직넘버를 채워 승리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봤다.
‘선거 불복’도 거래의 기술? 트럼프의 계산된 소송 전략
지지층 결속·퇴임 후 보장 노려…각종 혐의 ‘거래용’ 해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출마 때부터 패배에 승복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는 자신이 패배할 경우는 불법이나 조작된 선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며, 패배 승복 자체를 거론하지 않아왔다. 트럼프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에다 지지층을 결속해 격동시키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트럼프는 2020 대선을 앞둔 지난 7월부터 다시 선거 결과 승복을 거부해왔다.
그는 당시 <폭스 뉴스> 회견에서 ‘선거에서 패배하면 평화적 정권 이양에 협조할 것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결과를 봐야 한다”고 대답을 회피하며 선거 불복을 시사했다. 그 이후 줄곧 우편투표 등을 문제삼아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심지어 선거일 연기 주장까지 내밀기도 했다.
9월23일 기자회견에서도 우편투표가 사기라고 거듭 주장하며, “솔직히 이양은 없을 것이다.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망한 루스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을 즉각 임명하는 이유로 대선 결과 분쟁을 들며,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법정 다툼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대선은 경합주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고 표차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아래 민주당에 유리한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 결과에 불복하기 위해 미리 ‘고리’를 걸어둔 것이다.
트럼프의 ‘선거 조작’ 주장은 퇴임 뒤를 대비한 거래용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대통령 취임 전후에 저지르거나 드러난 각종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일부 혐의는 영장이 발부됐으나,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집행되지 않은 채 계류 중이다. 뉴욕주 등 주검찰과 연방검찰은 트럼프 및 트럼프재단과 관련된 세금 탈루 등 각종 불법 재무처리,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 등을 수사하고 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면 당장 기소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로서는 지지층과 함께 이번 개표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퇴임 이후 발언권과 방어력을 동시에 높이는 방법이다. 개표 분쟁을 놓고 타협하고 나중에 통 크게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하면, 분규를 잠재우고 분열을 봉합하려는 바이든 쪽도 트럼프의 타협과 양보를 조건으로 그의 ‘퇴임 이후’를 고려해주지 않을 수 없다. 상대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압박을 하다가 막판에 타협하는 모습은 트럼프가 자신의 거래 기술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정의길 기자
트럼프, 근거없이 또 “이번 선거는 조작됐다…합법 표 계산 내가 이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한번 이번 선거는 “조작됐다”면서 “합법적인 표를 집계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선거를 관리하는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디트로이트 등에서 억압적인 선거 부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법적인 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6시48분께 웨스트윙 회견장에서 “우리는 역사적인 수치로 이겼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호도했다. 블루 웨이브(민주당 지 물결)는 없었다. 그것은 거짓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레드 웨이브(공화당 지지 물결)가 있었다”고 했다. 또 월스트리트의 막대한 자금과 거대 미디어, 테크 기업들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겼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미국 언론과 여론기관들이 바이든이 선전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 위해 “허위 여론조사”, “가짜 여론조사”를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이 플로리다뿐 아니라 오하이오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크게 이기고 있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자신이 크게 이겼다고 했다.
우편투표 개표가 이어지며 판세가 역전된 위스콘신은 선거 “억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표들이 “마법처럼 사라졌다”며 민주당 쪽이 얼마나 많은 표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그 표들을 뒤늦게 우편투표로 만들어내 선거를 뒤집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편투표가 “우리의 시스템을 파괴”한 “부패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가 막판에 무서운 추격세로 따라잡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바이든 표가) 자꾸만 들어오고 있다”며 “우리의 참관자(의 입회)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지아에서 선거 당일 4시간 동안 개표가 중단되는 등 곳곳에서 개표가 중단되고 그 뒤 갑자기 민주당 표가 늘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디트로이트 등의 개표 현장에 공화당 참관인들의 입회가 거부당했다고도 강조했다. 조지아에서는 선거 당일인 3일까지 접수된 우편투표만 유효한데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으며 투표자의 신원 확인 절차도 없이 투표가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와 디트로이트에 대해 “부패한 민주당 기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민주당에서 “모든 표의 집계를 원한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그들이 합법적인 표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합법적인 투표의 집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투명성을 원하고 은밀한 투표용지나 선거 이후 행사된 불법적인 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합법적인 투표는 선거 당일까지 접수된 우편투표만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직한 선거와 정직한 개표, 개표를 담당하는 정직한 사람들을 원한다면서 선거 전반이 부패와 부정으로 얼룩졌다는 주장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위해 “법적인 절차”를 지켜 이를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연방대법원에서 끝날 수도 있다고 언급해 4일 회견 때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던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는 “완전한 거짓”이라며 “단순히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행”이라고 비난했다. 김지은 기자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소송의 핵’…트럼프 ‘무더기 소송’ 어떻게 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4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우편투표 소송 계획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기자회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왼쪽) 부부도 참석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은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등 주요 격전지의 우편투표 부정 의혹을 내세우며 무더기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공언한 지 반나절 만에 본격적인 소송전에 돌입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법정 참관인을 허용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각각에서 (공화당이) 크게 우세하다. 선거인단의 투표를 요구한다”고 썼다. 이들 주에서 자신이 승리했고 우편투표는 신뢰할 수 없으니, 선거인단이 자신에게 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펜실베이니아(20명), 조지아(16), 노스캐롤라이나(15명)는 열세에 놓인 트럼프가 승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곳들이다. 트럼프는 “널리 보도됐듯 (미시간주에서는) 비밀리에 버려진 표가 대량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트위터는 이 트위트가 ‘논란과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가림 처리했다.
트럼프 캠프는 실제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공화당 참관인들이 개표에 “의미있는 참여”를 할 수 없었다는 내용이다.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위스콘신에서는 재검표를 요청했다. 위스콘신주 선거규정에 따르면 두 후보의 표차가 1%포인트 이내일 경우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는데, 5일 새벽 개표가 99% 진행된 상황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의 표차가 2만여표(0.6%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트럼프 쪽은 조지아주 채텀 카운티에서도 소송을 낸 상태다. 우편투표 접수 기한인 3일 오후 7시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가 유효한 우편투표와 섞였다면서 분리해달라는 요구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 소송이 불과 투표용지 53개에 영향을 미치며, 펜실베이니아에서 문제로 삼은 투표용지도 100개 미만이라고 전했다. 위스콘신에서는 주 선거규정에 따라 재검표가 이뤄질 수 있으나, 미시간은 사실상 개표가 끝난 상황이다.
실제로 트럼프 캠프가 화력을 집중한 곳은 펜실베이니아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이기도 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주지사는 이날 오후 트럼프의 둘째 아들인 에릭 트럼프 등과 함께 필라델피아에서 ‘죽은 사람도 투표를 했다’거나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한테서 펜실베이지나 선거(승리)를 훔쳐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개표 중단 소송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화당 쪽은 앞서 펜실베이니아에서 주 대법원이 우편투표 마감시한을 연장한 결정과 관련해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은 11월3일 이전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를 6일까지 접수하도록 판결했는데, 연방대법원에 올라간 이 사건은 4 대 4로 기각됐다. 트럼프 쪽은 펜실베이니아 대법원 결정의 위법성 여부를 조속히 검토해달라며 연방대법원에 다시 소를 제기했고, 연방대법원은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판단을 보류하면서, 선거 뒤 사건을 검토할 의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펜실베이니아) 주 대법원의 결정이 연방 헌법을 위배했을 개연성이 상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쪽은 4일 이 사건의 당사자로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며 연방대법원에 신청서를 냈다. 대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트럼프 쪽은 “(판단의) 시간이 왔다. 어젯밤 결과를 보면, 펜실베이니아의 표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요청했다.
조슈아 더글러스 켄터키대학 로젠버그법대 교수는 ‘주 우편투표 기한을 연장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확실히 살아있는 법적 이슈”라면서도, 두 후보의 표차가 미미할 경우가 아니고는 대법원이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유권자들이 합법적이라고 굳게 믿고 행사한 투표를 무효화하는 데는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대법관들이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지즈 허크 시카고대 헌법학 교수도 “투표 계산과 관련한 분쟁이 연방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이밖에도 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카운티와 벅스카운티 선거 당, 캐시 부크바르(민주당) 펜실베이니아주 국무장관 등을 상대로 선거 전에 무효표를 수정할 기회를 줬다는 등 이유로 3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공화장 쪽은 같은 날 네바다주에서도 클라크카운티의 개표 중단을 요구했으나 패소했다. 주대법원 만장일치로 기각 결정을 해 클라크카운티는 10일까지 3일 이전 우편 소인이 찍인 투표 용지를 포함해 16일까지 개표를 마무리하게 됐다. 네바다에서는 5일(현지시각)까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약 8000표 앞서고 있다. 김지은 기자
바이든 “선거인단 270명 확보 충분… 개표 끝나면 승자될 것”
“모든 투표 집계돼야” “미국 대통령으로 통치” 통합 메시지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4일 당선을 위한 선거인단 확보에 충분할 만큼 여러 주에서 이기고 있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연설을 통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에 도달하기에 충분한 주들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개표가 끝나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그것은 "민주주의와 미국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가 이겼다고 선언하기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니라 개표가 끝나면 우리가 승자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고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여러 지역에서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백악관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또 "모든 투표를 중단하기를 원한다"며 소송방침도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핵심 경합주에서 재검표 요구와 개표 중단 소송을 냈다. 바이든 후보는 이를 겨냥, "모든 투표는 반드시 집계돼야 한다"며 "우리 국민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은 국민에게 치유와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모든 국민을 위한 지도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당원으로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통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직 자체는 당파적 기관이 아니다. 이 나라에서 모든 사람을 대표하는 유일한 직책이며 모든 미국인을 돌볼 의무가 요구된다"며 "그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분열의 리더십'으로 지적받아온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대선 승기를 굳혀가는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적이 아니다"며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것은 우리를 갈라놓는 그 어떤 것보다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또 "이제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항상 해왔던 일을 해야 할 때"라며 "이제 선거운동의 거친 언사를 뒤로 하고, 서로 존중하고 돌봐야 한다"면서 단합하고 하나의 국가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미시간 역전… 270명 확보 가능성 높혀 승기
애리조나 이기고 위스콘신 역전하며 승리 발판 마련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4일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윌밍턴/ AP 연합뉴스
미시간이 뒤집혔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4일 오전 미국 대선 개표가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바이든 후보가 주요 경합지인 미시간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역전했다. 미시간에서는 민주당 성향이 강한 디트로이트 대도시 지역의 개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대도시 지역의 개표가 진행될수록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바이든이 미시간에서 승리를 굳히면, 선거인단 과반인 270표에 바짝 다가서며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
바이든은 미시간에서 줄곧 뒤지다가 4일 새벽부터 추격을 시작해, 역전했다. 4일 동부 표준시 오전 9시 기준으로 93% 개표 상황에서 49.3%를 득표해, 49.2%의 트럼프에게 역전했다고 <폭스 뉴스> 등이 전했다. 이 방송은 미시간에서 바이든의 승리 확률은 95%로 내다봤다.
바이든은 위스콘신에서도 역전해, 동부 표준시 기준으로 4일 오전 9시 현재 두 후보의 승패가 확정되지 않은 주들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네바다, 애리조나 7개다. 이들 주를 제외한 두 후보의 선거인단 확보 수는 바이든은 224명, 트럼프는 213명이다.
이들 7개 주 중 네바다와 애리조나에서는 바이든이 앞서고 있고, <폭스 뉴스> <에이피>(AP) 통신 등 몇몇 언론들은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했다. 95%의 개표가 진행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가 50.1%로 앞서,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의 1.1%포인트 승리를 일찌감치 예측했다.
바이든은 위스콘신에서 뒤지다가 대도시인 밀워키 지역의 개표가 진행되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위스콘신에서는 97%가 개표된 상황에서 바이든이 49.5%, 트럼프가 48.8%를 얻으며 승리를 굳히고 있다. <폭스 뉴스> 등은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했다.
조지아에서도 바이든은 맹추격하며 역전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94% 개표된 상황에서 트럼프가 50.5%, 바이든이 48.3%이다. 조지아의 대도시 지역으로 민주당 성향이 압도적인 애틀랜타 등 대도시 지역의 개표가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뉴욕 타임스>는 조지아에서 바이든이 0.4%포인트의 신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시간에서는 바이든이 5%포인트 이상 차로 뒤지다가 대도시인 디트로이트와 그 주변 지역의 개표가 진행되면서 트럼프에 역전했다. 바이든에게 유리한 대도시 지역의 개표율이 상대적을 낮아서 바이든의 역전승을 굳힐 여지가 크다.
승패가 확정되지 않은 7개 주에서 바이든이 애리조나·네바다·위스콘신·미시간·조지아를 가져오면, 선거인단 286명으로 승리가 확정된다. 바이든은 조지아를 잃는다 해도 선거인단 270명으로 승리할 수 있다.
개표 중반을 넘으면서 승부를 가를 최대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가 앞서고 있다.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를 잃는다 해도 미시간에서 승리하면 당선을 확정지을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민주당 성향이 압도적인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 지역의 개표율이 낮아서, 아직 승패를 확정짓기엔 이르다. 이에 더해, 140만표의 부재자 투표가 아직 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펜실베이니아의 부재자 투표의 개표에서는 바이든이 압도적 표차로 이기고 있어, 이런 차이로 진행되면 바이든이 승리할 수도 있다고 <뉴욕 타임스>의 선거분석 전문가 네이트 콘은 분석했다. 네이트 콘은 지금까지의 개표 패턴이 진행되면, 바이든이 50.3%의 득표율로 이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의길 기자
바이든 경합주 위스콘신 미시간 역전..피말리는 러스트벨트 승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도 승패확정 안돼
남은 경합주 승부서 판가름.. 선거인단 269명 동률 가능성도
미국의 11·3 대선 개표가 피말리는 승부로 진행되고 있다.
개표율이 올라갈수록 일부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간 우열이 뒤바뀌는 박빙 싸움이 진행되면서 승패 예측이 힘든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북부 3개 경합주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싸움이 가장 치열하다. 이들 3개 주는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우위를 보였지만 바이든 후보가 맹추격전을 벌이거나 추월을 한 상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시간은 90% 개표 기준으로 바이든 후보가 49.3%의 득표율을 얻어 49.1%의 트럼프 대통령을 불과 0.2%포인트 앞서고 있다.
위스콘신 역시 97% 개표 현재 바이든 후보가 49.5%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8.8%)을 앞질렀다.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로 이기는 곳들이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는 76% 개표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54.8%를 얻어 43.9%의 바이든 후보를 10.9%포인트 이기고 있다.
러스트벨트의 경우 바이든 후보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은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바이든의 맹추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아직 승패의 최종 확정이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경합 지역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득표전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네바다와 애리조나는 바이든 후보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득표를 올리고 있다.
지금 득표 상황 그대로 개표가 마무리된다면 538명의 선거인단 중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각각 269명의 선거인단을 얻어 동률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