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에도 이해 불가 결정 법무부 장관이 불법 계엄 막기는커녕 공모·가담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수도권 구치소에 3600명 수용 가능' 문건 삭제
그럼에도 "위법성 다툴 여지…불구속 원칙 우선" 중앙지법 영장전담 4명 중 3명이 수원지법에서 12·3 계엄 후 한꺼번에 인사 이동, 조희대 의도?
박 판사, 김혜경 여사 '10만 4000원' 법카 유죄 민주당 이상식 의원 당선무효형…2심서 뒤집혀 '집사 게이트' 3인방, '리박스쿨' 손효숙 영장 기각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가담한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10.14. 연합
내란 특검이 청구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박 전 장관의 범죄 중대성과 그간 계속된 책임 회피 및 증거인멸 행위에 비춰볼 때 상식 밖의 결정이어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박 전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의 상당성(타당성)이나 도주·증거인멸 염려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다"며 15일 새벽 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위법성을 인식하게 된 경위나 인식한 위법성의 구체적 내용, 객관적으로 취한 조치의 위법성 존부나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수사 진행, 피의자 출석 경과 등을 고려하면 도주·증거인멸의 염려보다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앞선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 9일 박 전 장관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공모·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인권 보호와 법질서 수호를 핵심 업무로 하는 법무부 장관 직책을 맡고 있었던 만큼 다른 국무위원에 비해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영장 청구서에 박 전 장관이 국헌 문란의 목적범에 해당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현행법상 내란 범죄는 국토 참절 또는 국헌 문란 목적의식을 공유했어야 처벌할 수 있다. 박 전 장관은 다수 국무위원과 달리 지난해 12월 3일 계엄이 선포되기 2시간 전인 오후 8시쯤 대통령실로 들어오라고 따로 호출됐고, 윤석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서 계엄에 관한 설명을 먼저 들어 국헌 문란 목적도 인지할 수 있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대통령실에서 특정 문건을 자신의 양복 주머니에서 꺼내 들여다보고 A4 용지에 메모하는 모습 등을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확인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2025.1.22. 연합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단순히 비상계엄을 방조한 것을 넘어, 계엄이 선포되자 법무부에 각종 후속 조치를 지시함으로써 윤석열의 내란 행위에 순차적으로 가담했다고 점에 주목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로 돌아와 간부 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회의에는 법무부 실·국장 등 10명이 모였는데, 이 자리에서 법무부 검찰국에 '계엄으로 설치되는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 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실제로 입국·출국 금지와 출입국 관련 대테러 업무를 맡는 출입국 규제팀이 법무부 청사로 출근한 사실이 확인됐다. 계엄 이후 정치인 등을 수용하기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의 이 같은 지시가 불법 계엄을 정당화하고 계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국헌 문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법무부 실·국장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켰다는 직권남용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팀은 지난 8월 25일 법무부, 서울구치소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교정본부가 계엄 당시 구치소별 추가 수용 가능 인원을 점검해 문건을 작성했다가 삭제한 사실을 찾아냈다. 박 전 장관이 지난해 12월 4일 새벽 1시쯤 신용해 교정본부장으로부터 '구치소 현황 문건'을 휴대전화 메신저로 보고 받은 뒤 삭제한 기록이 나온 것이다. 특검이 복구한 문건에는 수도권 구치소에 계엄 관련자 360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230쪽 분량의 의견서와 120장 분량의 PPT 자료 등을 토대로 구속 수사 필요성을 다각도로 제기했다. 박 전 장관의 휴대전화에서 구치소 수용 현황 관련 보고를 받은 데이터가 삭제된 점, 사건 이후 휴대전화가 교체된 점 등을 들면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그간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내란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통상적인 업무 수행'을 했을 뿐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다. 박 전 장관은 지난달 특검에 소환됐을 때도 서울고검 청사 1층이 아닌 지하를 통해 조사실에 들어가는가 하면 조서에 서명·날인을 하지 않고 조사를 마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안 보이는 태도로 일관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 추천위원회 회의에 입장해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추천위원들은 회의를 거쳐 8월 1일 퇴임하는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후보를 3배수 이상을 추천할 예정이며,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 중 3명을 선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청할 예정이다. 2024.6.13. 연합
그럼에도 구속영장을 기각한 박정호 부장판사는 12·3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 2월 수원지법에서 근무하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자리로 이동한 판사 3명(이정재·정재욱·박정호) 중 한 사람이다. 서울중앙지법 영장판사 총 4명(남세진 포함) 가운데 3명이 같은 법원에서 일하다 한꺼번에 영장전담 판사로 옮겨온 건 극히 이례적이어서 내란 관련 재판을 앞두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의도적으로 배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수원지법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었을 때부터 최근까지 이 대통령 및 주변 인물들에 대해 불리하거나 불합리한 판결을 다수 내렸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박정호 부장판사는 수원지법 형사13부 재판장이던 지난해 11월 14일 당시 더불어민주당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 원의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김 여사는 2021년 8월 2일 서울 한 식당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불과 10만 4000원어치의 식사를 제공했다는 혐의(기부행위)로 검찰에 의해 지난해 2월 14일 재판에 넘겨졌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선거운동이 5년간 제한된다.
박 부장판사는 역시 수원지법에서 근무하던 올해 2월 1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이상식(용인시갑) 의원에게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의원이 지난해 4·10 총선을 앞두고 재산 축소 신고 의혹 등이 제기되자 이를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문에 미술품 가액과 관련한 일부 허위사실을 넣어 유포했다는 혐의였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난 7월 24일 항소심에서 형량이 대폭 축소된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6일 오후 경기 수원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을 마치고 청사를 나오고 있다. 2024.2.26. 연합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가 20일 조사를 받기 위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8.20. 연합
이상식 의원 1심 선고 바로 다음날인 2월 20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으로 이동한 박 부장판사는 지난달 3일 소위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IMS모빌리티 조영탁 대표와 모재용 경영지원실 이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민경민 대표에 대해 김건희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줄줄이 기각했다. 집사 게이트란 김건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 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까지 가진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가 2023년 사모펀드 운용사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184억 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김건희 특검은 집사 게이트의 '키맨'인 이들 3인방에 대한 구속영장이 전부 기각되자 "매우 이례적이고 향후 진행될 수사와 관련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박 부장판사는 지난달 18일엔 김건희 측에 1억 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건네고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상대적으로 가벼운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했지만, 다음날인 19일엔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해 또 다시 충격을 줬다. 손 대표는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극우 성향의 여론 조작팀을 운영하며 이재명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등을 달게 하고, 리박스쿨 출신이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로 채용되게 했다는 중대한 혐의를 받았다. 여론 조작 관련 채팅방 폐쇄를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도 뚜렷했다. 그러나 박 부장판사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염려 등 구속 사유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했다. < 김호경 기자 >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리박스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7.10. 연합
묻고 싶어 질문하면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다"며 막아서고, 국감 증인으로 부르겠다 하면 "삼권분립의 관행상 부적절하다"며 거절한다.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면 "법관의 양심이 위축된다"고 말한다. 결국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을 쌓고자 하는 조희대의 사법부. 이것이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 사법부다.
그들은 '사법부의 독립'을 말하지만, 보여준 것은 '사법부의 독존'이다. 법의 이름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고, 판결의 권위로 상식을 압도한다. 삼권분립의 정신은 견제와 균형에 있는데, 사법권은 어느새 그 균형 위에서 벗어나 '무견제의 성역'으로 변해 버렸다. 증인선서조차 하지 않은 채 앉아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수장'이 아니라 '법복 뒤에 숨은 겁쟁이'였으며, 입법부를 하급기관 취급하는 오만함과 국민의 대표를 상대로 한 노골적인 무례였다.
그는 "법관은 자신이 내린 재판에 대해 무한책임을 진다"고 큰소리쳤으나, 정작 대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중대한 의혹 앞에서는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책임은 말로만, 독립은 방패로만 쓰는 꼴이다. 입법·행정 권력이 국민 앞에 서듯, 사법권 역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사법부의 독립은 권력의 방종이 아니며, 대법원장의 국회 출석은 민주주의의 기본 절차다. 그 절차를 모욕으로 여긴 순간, 사법부는 국민의 위임을 거부한 셈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저 완고한 태도는 '독립된 사법부'가 아니라 '고립된 사법부'를 상징한다. 노력없이 얻은 특권은 인간을 교만하게 만든다고 했던가. 지금의 사법부가 그렇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적은 없으면서, 민주주의의 과실은 가장 탐욕스럽게 따먹는다. 법의 이름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며, 자신을 심판의 대상이 아닌 심판자로 착각한다. 사법부가 국민 곁으로 내려오지 않는 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법 위의 심판자들'에 포위돼 있게 된다.
민주당 "특검이 검찰에 사건 이첩받아야" "검찰 5개월이나 어물쩍, 진상규명 회피하나" 특검법에는 '명태균' 수사 대상으로 규정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위의 전현희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 등 불법 혐의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0.10. 연합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을 규명해야 할 검찰 수사가 늦춰지고 있다며 "김건희 특검팀이 검찰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3대 특검대응 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태균 게이트에 김건희 씨와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연루된 것은 김건희 특검이 수사해야 할 핵심 사안"이라며 "그 중에서도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수사가 검찰에서 진행됐는데 지금은 수사를 중간에 멈춘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은 왜 이 수사를 중간에 멈춰서 진상규명을 회피하고 있는 거냐"고 지적하며 김건희 특검팀이 해당 수사를 이어나갈 것을 촉구했다.
특위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오 시장 관련 여론조사를 13차례 했고 그 중 여러 건은 불법 여론조작 조사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 시장의 최측근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3300만원을 불법적으로 대납한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들며 "국민 앞에 그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특위는 오 시장이 명 씨와의 관계에 대해 "한 두번 만난 것이 기억난다"고 하거나, 최측근 후원자였던 김 씨에 대해 "이분이 이렇게 사고를 치셨구나"라고 발언하면서 책임을 회피한 데 대해서도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형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떳떳하다면 측근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국민적 의혹에 답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위의 전현희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 등 불법 혐의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0.10. 연합
특위는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사건 전담수사팀이 지난 5월 오 시장을 소환 조사했는데 5개월이나 지난 지금까지 사건을 뭉개고 있다"며 "오세훈 시장 관련 수많은 불법 의혹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동작 그만' 상태에 돌입한 검찰의 뭉개기와 수사 지연에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은 오 시장에 대해 제기된 모든 의혹을 검찰로부터 이첩받아 철저히 수사하고 그 진상을 낱낱이 규명해야 할 것"이라며 "김건희 특검은 즉각 특검법이 부여한 책무에 따라 오세훈 시장 사건을 직접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김건희 특검법 제2조 11항은 '김건희, 명태균, 건진법사 등이 2021년 재보궐선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등에서 불법·허위 여론조사를 한 의혹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해병특검, '멋쟁해병' 이종호 첫 소환…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이종호, 취재진 질문에 침묵한 채 조사실로… 김건희 측근 이종호, '멋쟁해병' 단톡방 핵심 "임성근 사표내지 마라" "VIP에 얘기하겠다" 휴대폰 파손 등 증거인멸하려다 피의자 입건
구명로비 실체 밝혀질까…김장환도 수사 불응 특검, 다음 주 윤석열 '출석 요구서' 보낼 예정 본인 재판도 불출석하는 윤석열 수사 응할까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 8월 5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인 이정필씨로부터 25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받고 그가 형사재판에서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말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8.5. 연합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순직해병 특검팀)이 10일 김건희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대표가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오는 13일에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에게도 출석 요구서를 보낼 예정이다. 다만 윤석열이 실제 조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감색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14분쯤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관련 형량 청탁(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취재진은 이 전 대표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언제부터 알고 지냈는지' '김건희 씨에게 임 전 사단장을 거론한 적 있는지' '김건희 씨에게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적 있는지' 등 질문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 등에 연루된 이 전 대표는 김 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 순직한 채 상병의 상급 부대장으로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고 무리한 수색 작전을 지시했다는 혐의(업무상과실치사)를 받았다.
그러나 같은 달 31일 당시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후 국방부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 등 주요 혐의자들이 제외된 재검토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이른바 '멋쟁해병'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공익신고한 김규현 변호사의 통화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이 전 대표는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중심에 섰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8월 김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임성근에게) 절대 사표내지 마라고 했다' '내가 VIP(윤석열이나 김건희 지칭)한테 얘기하겠다'고 했다.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에서는 이 전 대표, 임 전 사단장, 대통령 경호처 경호부장 출신 송호종 씨, 사업가 최택용 씨, 경찰 출신 최모 씨 등이 교류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9일 포렌식 참관을 위해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며 입장문을 읽고 있다. 2025.8.19. 연합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피의자에서 제외된 배경과 이 과정에서 '멋쟁해병'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인원, 김건희 씨, 대통령실 등이 개입한 정황에 관해 물을 예정이다.
특검팀은 지난 7월 이 전 대표의 자택 및 차량을 압수수색했고 지난 8월에는 한강변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하려던 정황을 포착해 수사해왔다. 최근에는 '멋쟁해병' 단체 대화방 관련 인원들을 소환해 구명 로비 의혹 등에 대해 추궁했다.
아울러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 등도 특검팀의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상태다. 특검팀은 김 목사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세 차례 시도했지만 김 목사가 응하지 않으면서 불발에 그쳤다. 이에 특검팀은 김 목사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을 김 목사의 주소지 관할 법원인 수원지법에 청구했다.
한편 특검팀은 윤석열을 소환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다음 주 월요일(13일) 윤 전 대통령에 출석 요구서를 보낼 예정"이라며 "다음 주 중 일정을 정해서 소환조사를 받으라고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윤석열이 내란 특검팀과 김건희 특검팀 등 조사에 불응하고 있으며 법원 출석도 하지 않고 있어서 실제 조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