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편 부처 직제 신속 마련”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
 

행정안전부는 26일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개편되는 부처들의 하부 조직과 정원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반영한 각 부처 직제 제·개정령안을 신속히 마련해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일반 부처 개편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예산심사 일정과 제도 정비 등을 고려해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내년 1월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은 내년 10월께 각각 출범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이번 개편은 정부조직 전반에 국정 철학과 비전을 반영하고, 정부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정부조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특정 부처에 집중된 기능과 권한을 재배치하고, 기후 위기,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미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향을 설정해 기획재정부 분리, 검찰청 폐지, 기후에너지환경부 개편 등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으로 중앙행정기관은 19부 3처 20청 6위원회(총 48개)에서 19부 6처 19청 6위원회(총 50개) 체제로 바뀌게 됐다.     < 최혜정 기자 >

 

검찰청 78년 만에 사라진다…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통과

 

 
 
국회는 26일 본회의에서 검찰청 폐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

 

검찰청을 해체하고 기획재정부의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검찰청은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창설 78년 만인 내년 9월 기소 기능을 전담하는 공소청과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분리된다.

 

국회는 26일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80명 가운데 찬성 174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졸속 심사”라며 정부조직법 처리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펼쳤던 국민의힘은 의원 전원이 투표에 불참했다.

 

개정안 통과로 기소·수사권을 가진 검찰청은 내년 9월 폐지된다. 대신 기소 권한만 갖는 공소청이 법무부 산하에 새로 출범하고 행정안전부 산하에는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신설된다. 2020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2021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2022년 검찰청법 개정 등으로 점점 범위가 축소되어온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완전히 박탈되는 것이다.

 

개정된 정부조직법은 법무부 장관의 사무 관장 범위를 기존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에서 ‘검사사무·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로 바꿨다. 또 ‘검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둔다’는 조항은 ‘공소청을 둔다’로 변경됐다.

개정안에는 또 기획재정부를 예산 기능을 담당하는 국무총리 소속의 기획예산처와 경제정책·세제·국고·공공기관 업무를 담당하는 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내용이 담겼다. 장관급 부처인 기획예산처에는 장관 1명과 차관 1명을 두고, 재정경제부 장관은 부총리를 겸임한다. 기획재정부 개편은 부칙에 따라 내년 1월2일부터 시행된다.

 

정부·여당은 애초 개정안에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고, 금융위의 국내금융 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는 조항을 담았으나, 전날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돌연 철회했다.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려면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 등 연계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돼야 하는데, 야당 반대로 법안 심사가 원활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의 경우 소관 상임위가 정무위원회인데,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의원이어서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법안 처리가 불가능하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이 손잡고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경우 상임위 심사 단계를 건너뛸 수 있으나 법안 처리에 6개월가량이 걸리고 그 기간 동안 금융시장의 혼란과 정부 정책의 혼선이 커질 우려가 있었다.

 

개정안에는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환경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개편되며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원자력발전 수출 부문 제외) 사무를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하는 방안도 담겼다. 에너지 업무를 덜어낸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통상부로 명칭이 달라진다. 또 통계청과 특허청은 각각 국무총리 소속 국가데이터처와 지식재산처로 격상되고, 여성가족부 명칭이 성평등가족부로 바뀐다. 교육부 장관의 부총리 겸임을 폐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부총리를 겸임하는 방안도 새로 담겼다.

 

이날 개정안은 약 24시간에 걸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끝에 표결에 부쳐졌다. 첫 필리버스터 주자였던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17시간12분(전날 오후 6시30분∼이날 오전 11시42분) 동안 반대 토론을 해 역대 최장 기록을 깼다. 박 의원은 지난해 8월 민생회복지원금 반대 토론에서 15시간50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해 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지 1년여 만에 기록을 다시 세웠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검찰청 폐지 법안 처리를 환영하며 향후 사법·언론개혁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드디어 이재명 정부의 밑거름이 되어줄 정부조직법이 통과되고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던 검찰개혁도 힘차게 닻을 올렸다”며 “추석 귀향길 라디오 뉴스에 ‘검찰청은 폐지되었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제 개인도 기쁘다”고 말했다. < 최하얀  김채운 기자 >

 

검찰총장 대행, 검찰청 폐지 법 통과 뒤 “형사시스템, 공백 없도록 노력”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연합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검찰청을 폐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직무대행은 26일 저녁 국회에서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서울 서초동 대검찰창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게 생각한다. 국회 의결을 존중한다”며 “향후 형사사법 시스템이 공백 없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행은 “검찰 지휘부가 리더십 발휘를 하지 못했단 입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보완수사권은 유지가 돼야 한다고 보나”, “검찰은 헌법기관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한 뒤 퇴근했다.

 

앞서 노 대행은 지난 24일 “헌법에 규정된 ‘검찰’을 지우는 것은 도리어 성공적인 검찰개혁에 오점이 될 수 있다”는 입장문을 냈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내부 반발을 의식한 입장 발표였는데 이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튿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부적절하다”며 “어떤 조치가 적절할지 연구해서 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페이스북에 “지금의 검찰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으니,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라며 “공포 후 1년 뒤 새로 출범할 수사-공소기관은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국민의 인권을 수호하는 정의로운 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적었다. 정 장관은 이어 “법무부는 정부가 주도하는 후속 조치에 적극 임하면서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의 명령을 완수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 김수연 기자 >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정식 양자회담 이번이 처음

 

 
 
조현 외교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주요 현안 및 한반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부 제공

 

한국과 러시아 외교장관이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한반도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과 러시아 외교장관이 정식 양자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는 27일 뉴욕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전날(현지시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 구축을 추진해 나가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는 한편, 러북 군사협력 지속에 대한 엄중한 우려를 전달하고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을 겨냥한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의 군사 활동을 “도발적”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러시아 외무부가 이날 성명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러시아 측은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이 북한을 겨냥한 군사 활동과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 강압적 압박 정책의 도발적 성격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또 라브로프 장관이 “동북아의 장기적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신뢰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해 한반도의 현실을 바탕으로 상호 존중하는 대화로 복귀하는 것 외에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비록 한반도 정세를 두고 입장 차를 보이긴 했지만, 한-러 외교장관이 마주 앉아 정식 회담을 한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 7월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장에서 당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이 잠시 마주 앉은 적은 있지만, 약식 회동이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러 밀착이 심화하면서 한러 관계는 크게 악화했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한러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며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펼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선언을 논의하는 등 국제정세가 변화하는 것도 대화를 물꼬를 트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서영지 기자 >

 

 

거부권 못쓰니 무제한 토론으로 국회 마비
시급한 민생 법안 볼모 잡고 극단 대립으로

막가파식으로 행사한 윤석열 거부권 재탕
민주당 "대선 불복 필버" "자해 정치" 비판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2025.9.26. 연합
 

국민의힘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4개 쟁점 법안뿐 아니라 민생 법안을 포함한 비쟁점 법안 69개에 대해 '69박 70일'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강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생을 볼모로 삼은 국민의힘이 '무제한급' 필리버스터로 극한의 권력 투쟁을 벌이는 모습이 지난 윤석열 내란 정부의 막무가내식 '거부권 행사'를 연상케한다.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은 26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서 69개 법안(모든 법안) 필리버스터에 대해 "다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체적으로 비쟁점 법안도 필리버스터를 하는 게 좋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이미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4개 쟁점 법안을 둘러싼 '소모전'은 시작됐다. 국회는 전날인 25일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를 이날 오후 6시 30분쯤 강제 종료한 뒤, 여당 주도로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국민의힘 요청으로 다음 처리 법안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방미통위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곧바로 시작됐다.

 

방미통위법 이후 처리할 국회법 개정안과 국회 증언·감정법도 모두 필리버스터가 예상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포함한 4개 쟁점 법안 처리는 오는 29일에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 1개 처리에 24시간씩 걸리는 셈이다.

 

국민의힘도 내부적으로 69박 70일 필리버스터 강행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 논의와 별개로, 시급한 민생 법안을 볼모로 삼아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냈다는 점은 국민의힘 원내 전략이 얼마나 '마구잡이'인지를 보여준다. 일면 악의적이기까지 하다.

 

경기 변동으로 인한 대규모 고용위기에도 신속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이나, 체불임금 변제금 회수를 강화하는 '임금채권보장법' 개정안 등은 볼모로 잡힌 민생 법안의 대표적인 예다. 임대차 계약 시 관리비 부과 항목을 명시하도록 해 관리비를 통한 임대료 우회 인상을 막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안정적 영업을 돕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2025.9.26. 연합
 

윤석열 거부권 대체한 필리버스터

 

민생 법안들까지 '시간끌기' '발목잡기'하고 정쟁으로 몰아간다는 측면에서 국민의힘이 내세운 필리버스터 카드는 윤석열 정권의 '막가파'식 거부권 행사와 본질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운영됐던 윤석열 정권은 야당과 대화나 타협을 하지 않고 막무가내 거부권 행사로 맞서면서 극한 대립을 벌인 바 있다. 3년간 무려 42회의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과 같은 민생법안뿐 아니라 여야가 합의한 법안(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한우산업지원법 제정안)까지 막아세웠다.

 

심지어 간호법의 경우, 근시안적인 정쟁으로 인해 거부권을 행사했다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자 1년 만에 거부한 법을 정부·여당이 재추진하는 촌극까지 빚었다.

 

물론 형식상 행정 권력이 입법권을 무력화하는 막가파식 거부권과 국회 내에서 이뤄지는 필리버스터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모든 법안에 대해 거부하는 69박 70일 필리버스터가 현실화할 경우, 정기국회가 사실상 마비될 수 있는 만큼 민생 법안을 망가뜨리고 입법부를 형해화한다는 측면에서 윤석열의 거부권 행사와 필리버스터의 실질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윤석열 탄핵으로 더 이상 행사할 수 없는 거부권을 극한의 필리버스터로 대체했다고도 볼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6. 연합
 

현실적으로 여대야소 상황에서 원내 주도권을 잃고, 내란동조와 통일교 유착 혐의로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는 국민의힘이 윤석열의 거부권을 대체할 수 있는 카드도 필리버스터 외에는 딱히 없어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는 극한의 필리버스터 카드가 극우 세력을 결집할 '대선 불복'의 연장선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근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야당탄압 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당선무효"라고 외치한 바 있다. 이들에게 동조한 참석자들은 집회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며 "이재명을 끌어내리자"고 소리치기까지 했다. '대선 불복' 연장선상에서 필리버스터 카드가 나온 것이라면 더 극단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국회 밖에서는 막장 장외 집회, 안에서는 대선 불복 필리버스터, 국힘의 실체는 야당의 탈을 쓴 국정파괴세력이냐"며 "새 정부 국정운영 설계도를 파쇄하려는 국민의힘의 훼방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민생 볼모로 한 극우 정치"

 

다만 필리버스터로 민생 법안까지 반대한다는 비판은 국민의힘으로서도 부담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책임을 일단 여당으로 돌리는 모습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부터 우리 국민의힘은 정부조직 개악4법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착수했다"며 "민주당이 지금 본회의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가의 미래와 민생경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개악법이다. 나쁜 정부조직 개편이며, 국민들만 피해를 입게 될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 "국정의 근간을 무너뜨렸다"며 "정부여당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도 모자랄 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국가행정을 파탄낸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국정운영을 펼치기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5일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정부조직법 등 본회의에 상정된 정부조직법 등 4건의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진행을 발표하고 있다. 2025.9.25. 연합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민생을 막는다고 맞서면서, 대화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의 무제한 필리버스터는 국민의 삶을 위한 입법을 방해하고 민심을 역행하는 행위이며, 국회 본연의 책임을 방기하는 무책임한 행위"라면서 "국민의힘은 정치검찰을 지키려는 기득권 방탄 정치에 매달리며, 헌정 사상 최초로 정부조직법을 필리버스터로 가로막는 무책임한 발목잡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의 검은 속내는 정쟁을 키우고 극우 세력 결집을 위해 정치 불신과 국민 불안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며 "필리버스터 남발은 국회의 생산성과 책임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해적 정치일 뿐이다. 아무리 미뤄 봐도 내란정당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의미 없는 소모적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민생과 국익을 위한 협치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촉구한다"고 했다.

                                                                                                       < 김성진 기자 >

 

흰머리에 초라해 보이는 모습으로 재판 출석 
'내란범' 윤석열 "전직 대통령 기소할 건인가"

"2.8평 방에서 서바이브 힘들다" "보석땐 협조"
계엄선포문 폐기 혐의는 한덕수 탓으로 돌려

김병기 "윤석열의 갱생, 단언컨대 불가능"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6. 연합
 

내란 재판에 불출석하며 두문불출했던 윤석열이 85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체포 방해 혐의 사건 재판에 출석한 윤석열은 보석심문에서 "보석을 해주면 절차에 협조하겠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서는 윤석열이 보석을 목적으로 촬영도 불사하고 재판에 왔다면서 "모든 상황을 탈옥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 15분부터 낮 12시 24분까지 윤석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 사건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윤석열이 자신의 재판에 출석한 건 지난 7월 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 이후 85일 만이다. 윤석열은 특검에 의해 재구속된 뒤 건강상 이유로 기존 내란 재판에 11차례 연속 불출석했다.

 

윤석열은 오전 8시 35분쯤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오전 9시 40분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다. 법원 내 구치감에서 대기하다가 법정에 출석했다. 윤석열은 하얗게 센 짧은 머리에 남색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왼쪽 가슴엔 수용번호 '3617'이 적힌 배지를 단 채였다. 구치소에서 법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는 수갑과 포승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정에서는 모두 푼 상태였다.

 

윤석열은 재판부를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자신의 변호인들을 향해 손짓으로 인사했다. 이후 피고인석에 앉아 방청석을 잠시 쳐다보기도 했다.

 

피고인석에 서 있던 윤석열은 재판장이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에서 생년월일과 주소를 묻자 "1960년 12월 8일, 아크로비스타 ○○○호"라고 했다. 배심원이 유무죄를 판단하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느냐고 재판장이 묻자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윤석열은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의결권을 침해한 혐의, 계엄선포문을 사후 작성·폐기한 혐의 등을 받는다.

 

윤석열은 첫 공판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새로운 계엄선포문을 작성해 폐기한 혐의와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뜻대로 한 것이라고 직접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5.9.26. 연합

 

"2.8평짜리 방 안에서 '서바이브' 힘들다"

 

오후에는 윤석열의 보석심문이 열렸다. 앞서 윤석열은 지난 7월 내란 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뒤 법원의 허락도 받지 않고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내란 사건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그 뒤 내란 특검팀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하자, 지난 19일 사건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다.

 

윤석열은 보석심문에서 "구속이 되고 나서 1.8평짜리 방 안에서 '서바이브'(생존)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 특검팀)을 겨냥해 "신속한 재판이라고 얘기하는데 계속 끌어왔다"면서 "4월부터 불구속 상태에선 한 번도 재판을 빠진 적 없다. 특검 소환에도 성실하게 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속 상태에선 저 없이도 재판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나와서 말할 것도 없는 데다가, 중요하지도 않은 증인 갖고 계속 재판을 끌었다"면서, 거듭 특검팀으로 책임을 돌렸다.

 

윤석열은 특검의 소환조사 요구에 불응한 것에 대해서도 "불구속 상태에서 2번 출석했는데, 조서 자체가 이상하게 돼 있었다"며 "내가 그래도 검찰 출신인데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인 김건희 씨를 언급하며 "제 아내 특검에서도 기소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주 4~5회 재판을 하고 주말에도 특검에서 오라고 하면 가야 한다. 구속 상태에서 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윤석열은 "지금 기소된 사건이 전직 대통령에 대해 기소할 만한 건인가"라며 "대통령이란 직책이 얼마나 많은 재량권을 갖고 국정 전반에 대한 일을 하는데 이런 식은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저는 그냥 알아서 기소하고 싶으면 기소하고, 법정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차라리 처벌받고 싶은 심정"이라며 "보석 청구는 다른 것이 아니라 재판에 나가야 할 텐데 이 상태로는 힘드니까, 보석을 해주면 절차에 협조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모든 상황을 탈옥 기회로 삼아…갱생 불가"

 

여권에서는 특검 조사에도 불응하고 내란 재판에도 불출석한 윤석열이 자신의 보석 석방 필요성을 주장한 데 대해 '탈옥 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의 보석 심문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법조인인 윤 전 대통령은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에 보석 원칙이 불가능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보석을 신청했다"며 "어떤 의도로 보석을 신청했는지 많은 국민께서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누가 윤석열에게 희망고문을 하고 있나, 또 누가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느냐"며 "극우 성향의 '윤어게인' 세력이 주도하는 장외집회냐, 아니면 국민 불신 속에서도 유유자적 재판을 이어가는 지귀연 재판부냐, 그것도 아니라면 특검법 위헌 확인 헌법소원을 정식 심판에 회부하는 헌법재판소냐"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5.9.26. 연합
 

김 원내대표는 "윤석열은 이 모든 상황을 탈옥의 기회로 삼는 내란수괴"라며 "갱생은 단언컨대 불가능하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헛된 망상은 지귀연 재판부의 편법·불법 판결에서 시작됐다"며, 사법부를 향해 "자성과 결자해지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공판은 재판부의 법정 촬영 허가로 재판 시작 전 1분가량 촬영이 이뤄졌다. 재판 과정은 중계도 허용돼 재판을 마친 후 개인정보 비식별화 과정 등을 거쳐 인터넷에 영상이 공개된다.

 

재판부는 앞으로 재판을 주 2회 간격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다음 달 10일, 17일 재판을 진행한 뒤 21일부터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주 2회로 진행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일단 오는 12월 19일 15차 공판기일까지 지정했다.                      < 김민주 기자 >

  

윤석열 “1.8평에서 ‘서바이벌’ 힘들어···석방해주면 운동도 하고 재판 협조”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열린 법원의 보석 심문에서 “1.8평 (구치소) 독방 안에서 ‘서바이벌’ 하는 자체가 힘들었다. 재판에 출석하는 것도 체력적으로 어렵다”며 보석 청구 취지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특별검사 측 의견을 종합한 뒤 보석 허가 여부를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 사건의 1차 공판과 보석 심문을 열었다.

 

공판과 보석 심문 절차에 모두 참석한 윤 전 대통령은 심문을 마치기 전 직접 마이크를 잡고 20분 가까이 발언하며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제가 원래 목소리가 굉장히 큰데 (지금은 작다)”라고 말문을 연 윤 전 대통령은 “구치소 안에서 변호인 접견을 하는 이유도 왔다갔다 하는 걸로 운동이 되기 때문”이라며 “인간이 하루종일 법정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인들도 다 제 밑에 있던 사람들인데, 제가 법정에서 얼굴을 빤히 보고 있으면 이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 아니겠냐”며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때까지 불구속 상태에서도 재판에 계속 참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이 진행 중인 재판을 예로 들며 “4월부터 한 번도 재판에 빠지거나 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 검찰이 신청한 증인이 130명이라고 하고, 저와 직접 관련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은 증인들을 갖고 시간을 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 사건 재판장께서도 핵심 증인만 먼저 하자고 했는데도 검찰이 그렇게 안 한다”면서 “이 재판부도 심리를 주재해보시면 알겠지만 특검 조서가 질문과 답변이 모두 이상해서 차라리 진술 거부를 했어야 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 “보석 청구를 한 이유는 다른 것보다도 재판에 좀 나가야 할 것 같고, 그런데 이 상태로는 힘들기 때문”이라며 “집도 법원과 가깝고 하니 보석을 해주시면 아침, 밤늦게 조금씩 운동도 하고 영양도 챙기고 변호인들과 소통하면서 사법 절차에 협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보석 심문에 앞서 열린 공판에선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대통령으로서 비상상황에 따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에 따라 비상계엄을 해제했다”며 “그런데 특검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기소한 것에서 나아가 국무회의 소집 및 심의를 직권남용으로 의율(법률 적용)하고, 공보 행위를 범죄라고 하면서 허위 공보에 의한 직권남용으로 의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특검이 추가 기소한 것이 현재 같은 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에서 진행 중인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의 공소사실에 포함돼 이중기소라며 “이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국무위원의 계엄 심의·의결권을 침해한 혐의, 계엄선포문의 사후 작성과 폐기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허위 사실 공보를 지시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국제사회에 불필요한 우려를 줄 수 있었고, 대한민국의 대외신인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었다”며 “오히려 헌정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이고, 대통령과 국회 모두 각자의 역할에 의해 시스템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특검법에) 1심 재판을 6개월 안에 마무리하도록 돼 있어 주 1회 이상 재판을 진행하려 한다”며 “주로 금요일에 하고, 주 2회를 진행하게 되면 화요일에도 재판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이날 법정 중계를 허용하면서 재판 과정을 촬영한 영상은 개인정보 비식별화 과정 등을 거쳐 인터넷에 추후 공개된다.                    < 김정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