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부에 딸린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보고서

코로나19 역풍,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반감도

미국 반중 정서 주도, 양국 무력 충돌 치달을 수도

 

코로나19 확산 속에 세계적으로 반중 감정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중국 대결 구도 심화로 양국이 무력 갈등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중국 정보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지난달 말 시진핑 국가주석을 포함한 지도부에 제출한 내부 보고서에서 코로나191989년 천안문(톈안먼) 사태 이후 세계적으로 반중 감정이 최고조에 도달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고 5<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198964일 천안문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각종 제재 조치가 있었다.

보고서는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서구식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경제·안보적 위협이자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에 대한 대중적 신뢰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코로나19가 촉발한 반중 정서로 일대일로(·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한 반감도 커질 수 있으며, 미국이 역내 동맹국에 대한 경제·군사적 지원을 늘리면서 아시아의 안보 상황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반중 정서를 주도하는 가운데 미-중 갈등이 증폭되면서 양국이 무력 충돌이란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을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통신은 덧붙였다.

해당 보고서는 국가안보부에 딸린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이 작성한 것으로, 이 연구소는 중국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보고서의 내용은 중국 지도부가 코로나19 확산의 역풍으로 중국의 대외 전략투자와 안보적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 쪽은 보고서 내용에 대한 논평 요청에 관련 정보가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군 병사들이 4일 베네수엘라 해안을 침공하려는 용병 급습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용의자를 호송하고 있다. 이 장면은 베네수엘라 국영 텔레비전이 이날 보도한 장면이다. <로이터 연합>

 

미 용병 포함된 무장세력, 베네수엘라 해안 침공하려다 격퇴당해

교전으로 8명 사망200여명 체포와 추적2의 피그스만사건?

미 용병회사 대표, “베네수엘라 침공 기드온 공작주도했다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과이도와 계약60명이 침공작전


미국 출신 용병들이 주도한 베네수엘라 침공 사태가 벌어졌다. 1960년대초에 미국 정보기관이 사주해 쿠바를 침공하려다 실패한 피그스만 침공사건과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4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려고 자국 해안을 침공한 용병 급습사건에 관련된 미국 시민 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용의자들은 전날 베네수엘라 정부에 의해 무산된 미국이 지원한 음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5천명의 병력을 동원해, 이 사건과 관련된 무장 세력들을 추적해 소탕중이라고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용병들이 이웃 국가 콜롬비아에서 쾌속정을 타고서 베네수엘라에 들어오려고 했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인 타렉 윌리엄 사아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114명이 체포됐고, 92명을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국영 텔레비전은 4일 손이 뒤로 묶인채 땅바닥에 누워있는 무장대원들의 사진을 보도했다. 국영 텔레비전은 체포된 이들이 중부 지역인 아라구아 주의 츄아오에서 체포됐다고 전했다.

미국 쪽에서도 미군 특수부대 출신의 퇴역군인이 이 침공 작전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에 있는 미군 그린베레 출신의 조던 구르도는 4일 베네수엘라를 해방하려는 목적으로 하루 전에 시작된 작전에서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일했다고 밝혔다. 구드로는 자신이 전날 작전에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 침공 작전을 격퇴하며 8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구드로는 플로리다에 있는 보안회사 실버코프 유에스에이를 운영하고 있다. 실버코프의 누리집은 구드로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한 많은 훈장을 받은 퇴역군인이라고 설명했다.

구드로는 베네수엘라 정부에게 체포된 이들은 4일 새벽에 시작된 기드온 공작이라는 임무를 맡았고, 이 공작은 베네수엘라 항구 도시 라구아이라 인근 해변에 배로 상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드로는 마두로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미국이 지원하는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와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이도는 이 주장을 부인했다.

구드로는 과이도가 이 계약을 완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2명의 미국 퇴역군인이 포함된 60명의 전사를 동원해 자금을 지원받지 않은채 작전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구드로는 이 작전에 하비에르 니에토라는 베네수엘라 군 장교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구드로는 현장 작전에 참가했던 미국 용병 덴먼 및 베리와 마지막 교신을 했는데, 당시는 이들이 베네수엘라의 카리브해 연안에서 도달하려다 베네수엘라 해군에 적발될 때 였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해군은 이들 용병들과 교전해, 8명을 사살시켰다. 구드로가 언급한 덴먼과 베리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체포했다는 미국 시민 2명으로 추측된다.

베네수엘라 관리들은 또 8명의 다른 용병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1년 전에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군부쿠데타에 참가했던 국가경비대 대위 안토니오 세퀘아도 포함됐다. 구드로는 세퀘아가 이 작전에 참가한 지휘관이라고 확인했다.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구드로는 내가 모든 차원의 사람들에 접근하려고 했다아무도 내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고, 악몽이었다고 말했다. 구드로는 또 4<에이피> 통신과의 전화에서 52명의 무장대원들이 이미 베네수엘라 영토에 잠입해, 자신들에게 가담할 치안 병력들을 모집하는 첫단계 임무를 수행중이었다고 밝혔다.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는 자신들의 개입을 강력히 부인했다. 한 미국 관리는 미국 정부는 이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또 미국 정보 기관의 한 소식통은 미국 정보기관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급습과 어떠한 연관도 없다고 말했다. < 정의길 기자 >


국제 보건 기구 통해 백신·치료제·진단법 개발·분배에 사용

미국과 러시아 등은 불참

세계 지도자들이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74억 유로(99148억원)를 약속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3시간에 걸친 '코로나19 국제적 대응 약속 온라인 회의'가 끝난 뒤 각국 정상이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진단법 개발에 이 같은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노르웨이와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일본이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진단법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 주최한 모금 행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은행이 공동 구성한 '전 세계 준비태세 감시 위원회'(GPMB)가 추산한 국제적 자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75억 유로(10551억원) 모금을 목표로 했다.

모금된 기금은 국제 민간공동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 주로 국제 보건 기구를 통해 진단법, 치료제, 백신을 개발하고 분배하는 데 사용될 방침이다.

목표액 가운데 40억 유로가량은 백신에, 20억 유로가량은 치료제에, 15억 유로가량은 진단 부문에 쓰일 예정이었다. 되도록 빨리 누구나 살 수 있을 만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우리가 백신을 개발하지 않으면, 그때까지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면서 EU 집행위는 10억 유로(13398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오늘은 국제적인 약속 마라톤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dpa 통신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 집행위가 밝힌 지원액이 EU 회원국의 기여분이 포함된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억 유로(6699억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2500만 유로(734억원)를 약속했다. 이탈리아는 14천만 유로(1876억원), 노르웨이는 10억 달러(12255억원)를 약속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백신을 찾기 위한 경주는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니라, 우리 생애의 가장 긴급한 공동의 노력"이라면서 38800만 파운드(5899억원)를 약속했다.

이밖에 사우디가 5억 달러(6128억원) 등의 지원을 발표했다. 호주, 이스라엘, 일본, 요르단,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정상과 함께 EU 주재 중국 대사도 이번 회의에서 발언했다.

그러나 미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러시아도 불참했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이번 회의에 앞서 로이터에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하고 이날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총 모금액 집계에는 지난 130일 이래 발표된 금액도 포함돼 각국이 이날 새롭게 약속한 금액이 얼마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목표액은 필요한 속도로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기 위한 착수금이라면서 필요한 총 투자액은 5배가량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전세계 손잡는데트럼프만 아메리카 퍼스트

 독일·캐나다·일본 등 40여개국 10조원 지원 약속

 보리스 영 총리 국가 경쟁 아닌 공동의 노력

 미국은 불참하고 독자적 백신 개발 속도전

 이기적 경쟁과 부익부 빈익빈초래 우려

 

전세계 지도자들이 4일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치료제 연구에 82억달러(10조원)의 지원금을 내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세계 최강국이자 코로나19 최다 감염국인 미국은 여기서 쏙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가 코로나19 대응에서 전세계 공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각자도생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주도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화상 정상회의와 국제 모금행사가 열렸다. 독일·영국·프랑스·캐나다·일본·터키·이란 등 40여개국 정상과 민간 자선단체 등이 참여했다. 중국 쪽에선 유럽연합 주재 대사가 참석했다. 행사의 취지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전세계가 백신 개발과 치료제 연구를 공동지원하고, 그 결과물은 개발한 국가나 부유한 나라뿐만 아니라 가난한 나라 등 필요한 곳에 적시에 보급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선 총 82억달러가 모였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노르웨이가 각각 10억달러를, 일본이 8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독일·프랑스·사우디아라비아가 5억달러 이상씩을 약속했다. 한국은 5천만 달러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에서는 미국의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12500만달러, 가수 마돈나가 100만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이 돈은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 국제 보건기구를 통해 코로나19 진단법과 치료제, 백신 개발과 보급에 쓰일 예정이다. 절반인 약 40억달러가 백신 개발에 들어간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54일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왜냐면 오늘 세계가 뭉쳤기 때문이라며 단합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백신 개발을 위한 경주는 국가들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우리 평생에 가장 절박한 공동의 노력이라며 아무도 이걸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진정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모금에 주요국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인도가 빠졌다. 특히 세계 리더 구실을 해온 미국의 불참이 두드러진다. 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불참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즉답을 피한 채, 미국이 국제 보건·인도·개발 지원에 거액을 쏟아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국제 협력이나 다자기구를 거부하고 미국의 이익만을 최우선에 둬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를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폐기하고 파리협정을 탈퇴했으며, 세계무역기구(WTO)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강한 불신을 보여왔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에 편향돼 있다고 공격하면서 지난달 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는 사태 초기 백신 독점을 위해 독일 제약사인 큐어백을 인수하려 해 독일 정부의 반발을 샀다. 최근에는 작전명 초고속이라는 이름으로 백신 개발 기간을 8개월 줄여, 올해 말까지 완성하는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진행 중이다. 백신이나 치료법을 둘러싼 이기적 경쟁과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미국이 앞장서 불러내려 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젊고 따뜻한 나라가 코로나 피해 적다?"여러 요소 복합작용"

 

                    

NYT, 지역별 코로나19 피해 다른 원인 분석인구·문화·환경·정부대응 주목

"운도 중요한 요인한국, 신천지발 확산 없었으면 확진 사례 절반 수준일 것"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최초로 나오고 약 5개월이 지난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 침투했다.

하지만 감염병의 피해 규모는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4(그리니치표준시·GMT) 오전 2시 기준 이란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6천명을 넘었지만, 국경을 맞댄 이라크에선 사망자가 100명이 채 안 된다.

역시 지리적으로 인접한 인도네시아(사망자 845)와 말레이시아(105)도 코로나19 피해가 확연히 차이 난다.

3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국가별로 코로나19 피해가 다른 배경으로 인구분포, 문화, 환경, 정부 대응의 4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신문은 지역별로 감염 피해가 다른 원인에 관한 지식은 각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중요한 함의를 지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젊을수록 감염위험 낮아

NYT는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일어나지 않은 국가 상당수는 인구가 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25세 이하 청년이 전체 인구의 60%가 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인 아프리카가 대표적이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45천명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에 속하는 이탈리아는 국민의 중위 연령이 45세가 넘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의 로버트 볼링거 감염내과 교수는 젊은 사람일수록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증상이 약하거나 없어 주변에 전파할 가능성이 작다고 설명했다.

WHO에 따르면 젊은이들은 코로나19를 치명적으로 만드는 기저 질환이 있을 확률도 낮다.

하지만 인구가 젊을수록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적다는 이론에는 반례도 있다.

전 세계에서 인구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일본은 사망자 수가 520명으로 비교적 적으며, 에콰도르 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인 과야스주는 전국에서 주민 연령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내제된 문화

일부 국가들은 문화에 '사회적 거리두기'적 요소가 함유돼 코로나19로부터 비교적 안전했을 수 있다고 전염병학자들은 분석한다.

확진자 수가 적은 편인 태국과 인도 국민들은 주로 먼 거리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인사를 나누며, 일본과 한국에선 예전부터 건강이 나빠지면 마스크를 쓰는 풍토가 있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반하는 사례도 있다. 이라크와 페르시아만 인근 국가 등 중동 지역 사람들은 인사를 나눌 때 껴안거나 악수하지만 코로나19 감염률은 낮은 편이다.

지리적, 혹은 정치·경제적 요인으로 다른 국가들로부터 '격리'된 국가들도 대체로 감염 피해가 적은 편이다.

관광객이 잘 찾지 않는 남태평양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 분쟁 중인 시리아와 리비아 등이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따뜻한 기후가 확산세 완화에 도움 돼

NYT는 코로나19가 확산한 국가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높은 온도에 약하다고 추정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미국과 이탈리아는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에 속하며, 확산세는 겨울에 격화했다. 반면 열대국인 차드와 가이아나에선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도 덥고 습한 기후일수록 전염성이 떨어진다고 NYT는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브라질, 인도네시아, 페루 등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열대국도 있기 때문에 따뜻한 기후가 그 자체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교수는 "여름 기후가 도움은 되겠지만, 그 자체로 확산세를 상당히 늦추거나 확진 사례를 줄이지는 못한다는 것이 가장 좋은 추정"이라고 평가했다.

신속하고 엄격한 봉쇄

정부가 폐쇄 및 격리조처를 엄격하고 신속하게 도입된 곳일수록 주로 코로나19 피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에볼라, 결핵, 에이즈 등 감염병 사태를 수차례 경험한 아프리카국들은 미국과 유럽국에 비해 감염자 추적과 국경 봉쇄 등 조처를 빨리 도입했다.

중동 국가들도 각종 종교 시설을 일찌감치 폐쇄한 점이 미국과 유럽국과 같은 '재앙적'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분석에도 반례는 있다. 레바논은 무슬림과 기독교도 주민 상당수가 주기적으로 코로나19 피해가 큰 이란과 이탈리아를 방문하지만 비교적 확진 사례가 적다.

NYT는 코로나19 피해가 국가별로 다른 것에 단 하나의 원인이 있지 않으며, 4가지 요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자들은 ''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화와 기후가 비슷한 국가도 일명 '슈퍼전파자'의 출현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운이 나빴던 대표적 국가로 한국을 거론하며 "대구에서 61세 여성이 교회에 가서 다른 참석자 수백 명에게 병을 전파했고 이후 수천 명에게까지 확산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여성이 그날 집에 있었다면 한국 내 감염 사례는 현재의 절반 수준이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