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차별철폐위, 8년만에 일본 여성정책 심의결과 발표

 

'종군위안부' 표현 삭제한 일본 중학교 교과서= 일본 문부과학성이 3월 22일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고 2025년도부터 일본 중학교에서 쓰일 사회과 교과서 18종이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중 일부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기술이 개악됐다. 사진 왼쪽 빨간 줄이 그어진 야마카와출판의 기존 역사 교과서에서는 "전장에 만들어진 '위안시설'에는 조선·중국·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이 모였다. (이른바 종군위안부)"고 적혀 있다. 하지만 오른쪽에 있는 새 교과서에는 조선 앞에 '일본'을 추가하고 '(이른바 종군위안부)'라는 부분을 삭제했다. 2024.3.22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이하 위원회)가 29일(현지시간)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피해자 배상 청구 등의 권리 보장 노력을 계속해 가도록 일본 정부에 권고했다고 교도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여성차별철폐위는 29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일본 여성 정책에 대한 최종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앞서 2016년 3월 일본 정부에 대한 권고에서도 2015년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위안부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접근을 완전하게는 하지 않았다"며 "진실과 정의, 배상을 요구할 희생자들의 권리를 보증하고, 이들의 입장에 맞는 해결을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위원회는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 포함하고 객관적 역사적 사실을 많은 학생과 일반인이 알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도 주문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2021년 4월 각의(국무회의)에서 "'종군위안부'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오해를 부를 우려가 있다"며 "단순히 '위안부'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채택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희석하기 위해 이런 견해를 채택한 이후 정부 검증을 통과한 일본 교과서에서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내용이 더욱 많아졌다.

2016년 이후 8년 만에 일본 정부에 대해 대면 심사를 실시한 위원회는 또 부부가 같은 성(姓)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민법 규정을 재검토해 '선택적 부부별성'을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위원회가 일본 정부에 부부가 다른 성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선택적 부부별성을 권고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일본 민법에 따르면 부부가 남편이나 부인 성 중 하나만 택해야 하는데 대부분 부인은 남편 성을 따른다.

위원회는 아울러 왕위 계승권을 남성에게만 인정한 '황실전범'에 대해서도 여성차별철폐조약 이념과 양립하기 어렵다며 개정을 권고했다.

일본 황실전범은 제1조에서 왕위에 대해 "남계 남자가 계승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왕족 여성은 왕족 이외 사람과 혼인하면 왕족 신분을 잃는다고 명시했다. '남계 남자'는 왕실 남성이 낳은 남자를 뜻한다.

앞서 2016년 심사 때는 황실전범 개정 권고를 담은 최종안에 일본이 강하게 항의해 초안 단계에서 관련 기술이 삭제됐다.

위원회는 1979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여성차별철폐조약에 따라 1982년 설치된 조직으로 변호사와 인권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성 차별과 관련된 과제에 대해 개선점을 제안하거나 권고하며 권고 내용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  < 도쿄=연합 박성진 특파원 > 

“북한 전투병, 러시아 파병은 국제법 위반”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재강(더불어민주당)·김준형(조국혁신당)·정혜경(진보당) 의원 주최로 열린 ‘북한군 파병설에 대한 한국 정부 및 정치권 반응 문제점과 대응 방향’ 긴급 좌담회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양무진 북한대학교 총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표하며 북한군 병력의 즉시 철수를 요구했다. 또 “정부가 살상무기 지원 등의 강경 대응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협조하여 평화적으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김영배 의원이 29일 대표발의한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 철군 및 한반도 평화안정 촉구 결의안’에서 민주당은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에 파병의 즉각 철수, 추가 이송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북한의 러시아 파병 규모가 3천명 이상이고, 연말까지 1만900명을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실질적인 북-러 군사동맹화에 따른 국제적인 파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 등을 언급하며, 직접적인 전쟁참여마저 불사할 의도를 비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움직임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및 우리 군 파병 등의 직접적인 전쟁에 참여하는 행위가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실질적인 우리 국민의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며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평화적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은 이미 발의된 국민의힘 결의안과 함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병합심사된 뒤 국회 본회의에 올라갈 예정이다.                 < 한겨레 고경주 기자 >

 

[해외 미디어 동향] 28일 정오까지 20만 명, 전체 8% 구독 해지
베이조스 “대선 후보 지지 포기는 신문 신뢰성 높이기 위한 것”

 
 
▲ 워싱턴포스트 사옥. 사진=flickr
 

워싱턴포스트(WP) 사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 대한 WP의 지지 선언을 막았다는 의혹이 나오자 WP 전체 10%에 가까운 구독자들이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조스는 입장을 내고 해리스 지지 사설을 거부한 것이 개인 이익 때문이 아닌 매체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미국 NPR 보도에 따르면, WP가 이번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이후 28일 정오까지 20만 명 이상이 WP의 디지털 구독을 해지했다. NPR은 “전체 유료 구독자(지면 포함) 250만 명의 8% 정도”라며 “해지 건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했다.

마틴 배런 전 편집장은 NPR에 “이 결정이 3년 전, 2년 전, 심지어 1년 전에 내려졌더라도 괜찮았을 것”이라며 “선거가 끝나기 불과 몇 주를 남겨놓고 급하게 결정됐으며 내부 편집위원회와 진지하게 논의하지도 않았다. 원칙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에 (결정이) 내려진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성향 신문으로 분류되는 WP가 36년 만에 처음으로 후보 지지를 밝히지 않겠다고 결정하자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윌리엄 루이스 WP CEO는 지난 25일 “WP는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이후 노조가 비판 성명을, 편집인은 사의를 표명했다. 오피니언부 필진 19명도 WP의 결정이 “끔찍한 실수”라는 공동 성명을 냈다.

▲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사진=flickr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WP 내부 편집위원회는 해리스 후보에 대한 지지 사설 초안을 작성했다. 하지만 베이조스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데이비드 시플리 WP 편집장과 윌리엄 루이스 CEO는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전통을 포기하지 말자는 주장을 사적으로 제기했지만 베이조스가 관행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조스는 자신이 설립한 아마존, 블루 오리진 등의 기업 때문에 행정부와 이해관계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우려해 해리스 후보의 지지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베이조스는 28일 ‘어려운 진실: 미국인들은 뉴스 미디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글에서 회사의 결정은 WP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베이조스는 “올해 여론조사에서 언론인은 의회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며 “우리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컨트롤이 가능한 부분에선 더 열심히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대선 후보 지지를 거부하는 것 자체만으론 신뢰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조치”라며 “선거와 좀 더 멀리 떨어진 시점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는 의도적인 전략이 아니라 불충분한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WP는 2017년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Democracy Dies in Darkness) 슬로건을 발표하며 홈페이지 첫 화면과 신문 제호 아래에 해당 문구를 삽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 비판 언론을 ‘가짜뉴스’(fake news)라고 비판하던 트럼프 행정부와 정면 대응한다는 취지로 해석돼 구독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국정원 예상과는 다른 보도   “소모 가능한 병력 보낸 듯”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가 22일(현지시각)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아스트라는 “블라디보스토크 세르기예프스키에 위치한 러시아 지상군 제127자동차소총사단 예하 44980부대 기지에 북한군 병력이 도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ASTRA) 텔레그램 채널 갈무리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최정예 부대가 아닌 징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0~20대 초반의 ‘소모 가능한 병력’일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이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각)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의 전선에 도착했다. 그들은 싸울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관련 영상과 정보당국의 말을 종합한 결과, 이번에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집결한 군인들은 10~20대 초반으로 징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로 키가 작고 마른 체격인 이들은 북한의 만연한 영양실조 실태를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18일 국정원은 “북한이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위 폭풍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만2천여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매체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겪을 어려움을 차례로 열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의 특수부대 훈련은 주로 산악 지형인 남한에 침투해 암살과 기반 시설을 파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반면, 우크라이나 전장은 평원에서 참호전 양상으로 펼쳐진다”며 “북한군은 노후화된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며, 파병된 병사들은 (이전까지) 나라 밖에 나가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연합
 

그러면서 “(북한군은) 총알받이 용병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통상 파병하면 그 나라 군대의 지휘 체계를 유지하고 군복, 표식, 국기를 달고 자랑스럽게 활동한다. (하지만) 북한은 러시아 군복으로 위장하고 러시아군 통제 하에 아무런 작전 권한도 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발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을 러시아에 파병한 원인에 대한 분석도 실었다. 매체는 미국 싱크탱크 퍼시픽포럼 제임스 제이비(JB) 박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상대적으로 소모 가능한 병력을 보내 국내외 반응을 살피기를 원했을 수 있다”며 “이들은 더 숙련된 군인들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추가 병력을 요청하거나, 김정은 위원장이 두 나라 간 강한 동맹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이전보다 강화된 전력으로 추가 파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 한겨레 최윤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