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가 8층 건물 4층에서 화재

27명 심폐정지… 24명 사망

경찰, 방화 제보 토대로 조사

 

17일 오전 소방관들이 화재가 발생한 오사카 건물에서 현장을 살피고 있다. 오사카/교도 AP 연합뉴스

 

일본 제2 도시인 오사카의 건물에서 17일 화재가 발생해 27명이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NHK) 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오사카시 기타구의 쇼핑·유흥가에 있는 8층짜리 건물의 4층에서 이날 오전 10시18분께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소방차 75대가 출동해 불은 30여분 만에 꺼졌다. 현장에서는 28명이 구조됐으나 이 중 27명이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24명은 사망이 확인됐다. 27명 모두는 4층에 있던 이들이었다. 심폐정지 상태까지는 아니었던 부상자 1명은 6층에서 구조된 여성이었다.

 

제이아르(JR) 기타신치역 주변에 있는 이 빌딩에는 제약사와 영어학원 등이 입주해 있으며, 불이 난 층은 정신과 의료시설이었다. 화재는 이 의료시설이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다른 층 입주자들은 신속히 대피해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원인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나이 든 남성이 가연성 액체가 흐르는 가방을 갖고 건물로 들어간 뒤 불이 났다는 제보를 근거로 방화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교도> 통신은 이 남성이 불을 질렀다는 목격담이 나왔다고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그는 화재가 발생한 정신과 의료시설에 다니는 환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2019년에는 일본 교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방화로 36명이 숨졌다. 2008년에는 오사카의 비디오점 방화로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본영 기자

인도 ‘반도체 공장 모시기’에 뒤늦게 뛰어들어

 15일 결정…“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 지원”

 일본도 14조원 들여 반도체 기업 모시기

 미국도 삼성전자·TSMC 등 혜택주며 유치

 

     반도체 제조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미국·일본 등이 주도해온 반도체 공장 유치 경쟁에 인도가 뛰어들었다. 미-중 전략 경쟁이 첨예화되며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각국이 사활적 국익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인센티브를 내걸고 공장 유치에 앞다퉈 나서는 모습이다.

 

15일 <힌두스탄 타임스>와 <로이터> 통신 등 보도를 보면,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인도 정보기술통신장관은 인도 내각이 이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를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100억달러(11조8천억원) 규모의 인센티브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함께 낸 성명에서 “이 프로그램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제조와 설계를 담당하는 기업들에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전자제품 제조의 신시대를 열기 위한 것”이라고 이 조처의 의의를 설명했다. 계획이 확정되면, 인도 정부는 자국에 투자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에 투자 비용의 최대 50%까지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

 

인도는 2025년까지 자국 내 전자제품 생산량이 현재 750억달러(89조원)보다 5배가량 증가한 4천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국 전자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원활한 확보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인도 정부는 이 계획에 의해 88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져 약 3만5000개의 양질의 일자리와 10만개의 간접적 고용이 생기는 등 첨단산업의 ‘글로벌 가치 사슬’에 더 깊숙이 편입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인도 반도체 공장 건설에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이스라엘의 타워반도체(TSEM), 아이폰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전자 분야 제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 싱가포르 컨소시엄 등이고,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에 관심이 있는 업체는 인도의 베단타 그룹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대만 언론은 지난달 “인도 정부가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티에스엠시(TSMC)를 포함해 인텔, 에이엠디(AMD), 유엠시(UMC), 후지쓰 등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티에스엠시가 뉴델리에 75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를 놓고 인도 정부와 협상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1990년대 세계 반도체 산업을 주도했던 일본도 반도체 생태계 재건을 서두르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5일 일본의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1조4천억엔(약 14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일본 정부는 2021년도 보정예산(추가경정예산)안에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는 기금 6000억엔을 책정했고, 관련법 개정안 2개를 임시국회에 제출했다. 인도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티에스엠시는 일본 소니와 손잡고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티에스엠시의 초기 설비 투자액 8000억엔(약 8조3000억원)가운데 4000억엔을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등을 히로시마에 유치하기 위해 2천억엔을 보조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자국 내 반도체 제조 기반의 재건을 위해 세계 1·2위 반도체 업체인 티에스엠시와 삼성전자의 투자를 확정 짓는 등 반도체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텍사스주는 삼성전자에 세금 감면 등으로 10억달러(1조2천억원)의 혜택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준 기자

 

미-중 갈등에 반도체 M&A ‘흔들’…‘인텔 인수’ 난감한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에스케이(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연내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하려고 했던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중국 정부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으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업계에선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갈등이 중국 당국 심사 지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에스케이하이닉스 쪽은 “연내 승인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과 90억달러(약 10조6천억원)에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8개국 가운데 7개국(한국·미국·대만·싱가포르·EU·영국·브라질) 경쟁당국이 승인을 결정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독점 심사 결과는 감감무소식이다.

 

업계에선 계약 체결 당시만 해도 두 회사의 결합이 중국의 심사를 통과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3개 업체(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시장 90%를 지배하는 디(D)램 시장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상당수 업체가 경쟁 중이라 상대적으로 독과점 우려는 적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낸드 시장점유율은 12.4%(4위)로 인텔(6.7%, 6위)의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면 업계 2위에 오르긴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국내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미국 기업 매그나칩은 중국계 사모펀드로의 매각이 무산됐다. 지난 3월 중국계 자본인 와이즈로드캐피털에 주식 전량을 매각한다고 발표한 이후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심사기간이 두 차례 연장되는 등 사실상 통과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심사 마지막 날인 이날 엠앤에이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6월 매그나칩에 회사 매각 계약을 일시 중단하라는 ‘중간명령’을 한 바도 있다. 이 회사의 첨단 디스플레이구동칩(DDI) 기술 등이 중국에 넘어갈 경우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한국 정부도 디디아이 기술 등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매그나칩 매각에 개입할 근거를 만들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망 이슈를 계기로 강화된 미-중의 자국 산업 보호정책이 매그나칩의 인수합병 무산과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승인 지연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계 자본의 매그나칩 인수는 승인하면서도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승인에는 머뭇거리는 것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 전략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며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한 에스케이하이닉스가 낸드 시장 2위 사업자로 커지면, 향후 이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중국 업체에도 잠재적 위협이 되는 만큼 시간을 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중 간 반도체 패권 다툼이 계속될 경우 2030년까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를 달성하려는 삼성전자도 불똥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 시스템반도체 업계 1위인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와 경쟁하려면 신규 공장을 짓거나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해야 하는데, 최근의 상황에 비춰볼 때 인수합병 시도는 미-중 갈등 탓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향후 3년간 전략적 시설투자 확대와 의미 있는 엠앤에이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담은 기자

아프리카 최악 가뭄에... 사람도 동물도 비명

● WORLD 2021. 12. 16. 06:3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기린 여섯마리가 뒤엉켜 죽어 있었다…이 비극의 시작과 끝은?

케냐 북동부, 저수지 찾아 헤매다가

기린 4천마리 가뭄에 멸종위기 우려

국토 절반이 메말라…사람도 사투

케냐 “기아 위기 놓인 인구 210만명”

 

케냐 북동부 마을 저수지에서 가뭄 때문에 숨진 채 발견된 기린들. 사진기자 에드 람이 촬영했다. 게티이미지

 

아프리카 케냐 북동부 와지르카운티 인근 저수지에 기린 여섯 마리가 나선 모양으로 엉킨 채 숨진 광경이 발견됐다.

 

사진기자가 공중 촬영한 참사 장면은 케냐의 극심한 가뭄을 보여주며, 사람들과 동물들이 물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케냐 북동부 와지르카운티의 한 마을 촌장이 죽은 기린 사체들을 가리키고 있다. 게티이미지(Ed Ram 촬영)

 

이미 야윌대로 야윈 기린들은 근처 저수지를 찾아 헤매다 진흙 속에 갇힌 채 숨진 것으로 보인다. 기린 사체들은 저수지 물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을 외곽으로 옮겨졌다.

 

위기에 놓인 건 동물뿐이 아니다. 지난 9월 케냐 가뭄관리당국은 전 국토의 절반에 심한 가뭄이 들어 210만명이 기아에 직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은 14일 케냐에서 인도적 지원이 긴급한 인구가 여전히 290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특히 일부 지역의 강수량은 최근 수십년래 최악의 수준으로 적었다고 유엔은 설명했다.

 

유엔 인도지원조정국은 조사보고서에서 “사람과 가축이 필요로 하는 수자원이 고갈돼 가족들은 물을 구하기 위해 더 먼 거리를 걸어야 한다. 특히 가뭄은 지역사회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 언론인 <스타뉴스>는 누리집에서 4천마리의 기린이 가뭄으로 멸종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기린 보호구역의 한 직원은 “농부들이 강변에서 농사를 짓는 바람에 야생동물이 물에 접근할 수 없어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쿠데타 이후 첫 확인된 사진기자 사망

시위 참가자 등 현재 1330명 이상 숨져

 

숨진 미얀마 사진 기자 소에 나잉이 취재에 나섰던 지난 10일 침묵 시위 때, 양곤에서 텅빈 거리에 자전거를 탄 시민 1명이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양곤/AP 연합뉴스

 

미얀마 사진 기자가 군사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취재하다가 체포된 뒤 숨졌다.

 

타이 방콕에 본부를 둔 미얀마 민주화단체가 발행하는 온라인 매체 <이라와디>는 프리랜서 사진 기자 소에 나잉이 지난 10일 양곤 중심가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가 군인들에게 체포 당한 뒤 숨졌다고 14일 전했다. 소에 나잉은 당시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벌어진 침묵 시위를 취재하다가 군인들에게 동료와 함께 잡혀갔다.

 

지난 10일 양곤에서는 2월1일 군부 쿠데타에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시민들이 외출과 출근을 하지 않고 거리에서 침묵하는 무언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는 최근 몇개월 동안 벌어진 반쿠테다 시위 중 최대 규모였다. 영국 <가디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소에 나잉이 체포된 뒤 심문을 받다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는 사실을 군부가 유족들에게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이라와디>는 소에 나잉의 원래 직업은 그래픽 디자이너였고 쿠데타 이후 반대 시위 취재에 자주 나서 사진 기자들 사이에는 상당히 알려진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소에 나잉은 쿠데타 이후 군부에 붙잡혀 사망한 언론인으로 확인된 첫 사례다. 국경없는기자회는 14일 “소에 나잉이 폭력적인 심문 뒤 구금 상태에서 사망했다는 것을 알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군부를 비판했다. 소에 나잉의 나이는 30대로 유족으로는 아내와 4살 아들이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난 쿠데타 뒤 미얀마에서는 시민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고 군부는 이를 힘으로 누르고 있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AP) 집계에 따르면 15일까지 군부의 탄압으로 숨진 이들은 1339명에 이른다. 조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