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먼로주의 부활 시험대가 된 베네수엘라

루비오 국무 “베네수엘라 무너지면 쿠바가 뒤따른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왼쪽)와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즈가 2025년 11월25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행사(2026년 1월 3일 재발행)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
 

새해 첫 토요일인 3일 오전 2시께(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내 주요 시설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을 단행한 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체포해 국외로 압송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해온 베네수엘라 강경 노선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공습이 단순한 군사적 타격을 넘어 석유 이권 보호, 마약 카르텔 소탕, 이민자 대량 추방이라는 여러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치밀하게 기획된 분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2시께부터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에서 폭발음과 함께 낮게 나는 비행기 소리가 들린다는 언론 보도가 시작됐다. 오전 3시 30분께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이 수도 카라카스 등 여러 주에서 민간 및 군사시설을 공격했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미국 시비에스(CBS) 뉴스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인근의 군사 시설에 대한 공습을 지시했다”고 보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4시21분 공습을 공식 발표하면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가 체포되어 국외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시작은 지난해 5월 메모리얼 데이 직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비밀 회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역점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 통과를 위해 쿠바계 의원들의 표가 절실했다. 마두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쿠바계 의원들은 마두로 정권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로 여겨지는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사업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셰브론이 철수할 경우, 그 자리를 중국이 차지할 것을 우려했다. 뉴욕타임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타협안을 제시했다.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석유사업에 대한 이권은 유지해 대중국 견제 교두보를 사수하되, 마두로 정권을 ‘마약왕’으로 규정하고 군사적 타격을 가함으로써 쿠바계 의원들을 달래자는 제안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밀러 부비서실장에게 베네수엘라 타격은 이민 정책을 완결 지을 ‘법적 도구’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18세기 법령인 ‘적국 시민법(Alien Enemies Act)’에 주목했다. 미국과 전쟁 중이거나 미국을 침공한 국가의 국민을 재판 없이 즉각 구금·추방할 수 있게 하는 이 법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베네수엘라와의 ‘전쟁’이 필요했다.

 

실제 두 달이 흐른 지난해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라틴아메리카 마약 카르텔에 대한 군사 작전을 명령하는 비밀 지침에 서명했다. 이후 미군은 ‘1단계’ 작전으로 해상에서 마약 운반 의심 선박들을 타격해 100명 이상을 사살했다. 이번 카라카스 공습은 지상 작전을 포함하는 ‘2단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이는 밀러가 원하는 ‘전쟁 상태’를 완성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마두로 정권 끝나면”…미, 베네수엘라 봉쇄 뒤 쿠바로 향하는 시선

루비오 국무 “베네수엘라 무너지면 쿠바가 뒤따른다”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실과 바늘 관계
쿠바에 공급되는 하루 30만배럴 베네수엘라 석유도 차단

 

 
 
쿠바 아바나의 거리에서 지난 18일 주민들이 과일과 채소를 구입하고 있다. 쿠바 중앙은행은 이날 미국 달러당 410페소의 새로운 공식 환율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시행 중인 세 번째 환율로서 다른 두 개의 국가 고시 환율보다 비공식 시장 환율에 더 가까운 수준이다. 현재 쿠바 페소는 암시장에서 달러 당 약 450페소 내외로 거래된다. EPA 연합
 

미국의 베네수엘라 봉쇄가 쿠바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아메리카 대륙권에서 반미사회주의 진앙이었던 쿠바의 목줄을 쥐며, 국가전략의 우선순위가 된 서반구 우선주의를 시험하고 있다.

 

미군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첫번째 유조선을 나포한 지 이틀 뒤인 지난 12일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에 “마두로의 베네수엘라 공포정치가 곧 끝나기를 바란다. 그러면 그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 중 하나이자 우리 코앞에 있는 가장 억압적인 정권 중 하나인 쿠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그레이엄 의원은 중남미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책을 주도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밀접하게 협력해온 인물로, 결국 이들의 시선이 쿠바로 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조 바이든 시절 백악관에 재직했던 후안 곤잘레스의 말을 인용해 “베네수엘라가 무너지면 쿠바가 그 뒤를 따를 것”이라는 게 루비오식 접근법이라고 전했다.

 

이틀 뒤인 14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아바나에서 열린 쿠바공산당 중앙위 11차 전원회의 폐회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16~17세기 카리브해에서 활동했던 영국의 해적 선장을 빗대 “(프랜시스) 드레이크와 (헨리) 모건의 시대를 떠올리게 하듯, 도널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유조선에 자신의 해적들을 풀어놓아, 천박한 도둑처럼 뻔뻔하게 화물을 빼앗았다”고 했다. 그는 “그 적들에게 규칙이라는 것은 규칙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비난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월 초부터 강화해온 베네수엘라 옥죄기가 쿠바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지난 2000년 이후 실과 바늘의 관계를 유지해왔다. 쿠바는 최대 후원국이던 소련이 1991년에 붕괴한 이후 극도의 고립 속에서 체제 붕괴 위기를 겪다가, 1999년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가 집권한 이후 숨통이 열리게 됐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은 중남미에서 반미사회주의 성격의 차베스주의 확산을 내걸고, 쿠바를 든든한 동맹국으로 삼았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쿠바의 혁명 인력을 교환했다. 쿠바는 석유를 제공받는 대가로 베네수엘라에 의료·교육 및 보안·정보 인력을 제공했다. 특히 쿠바가 제공한 보안·정보 인력은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이 의도하던 정권교체 기도에 맞서 정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

 

쿠바의 정보 및 보안 요원들은 베네수엘라군과 관료 조직 내 ‘불충분자’를 색출하고, 쿠데타 음모를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차베스보다도 기반이 취약한 그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은 쿠바가 제공하는 정보와 보안 인력 및 서비스에 크게 의존했다.

 

차베스는 쿠바와의 관계를 “행복의 바닷속에서 하나로 묶인 두 나라”라고 표현하며, 하루 10만배럴의 석유를 쿠바에 공급했다. 베네수엘라가 제공하는 석유는 이제 하루 3만배럴로 줄었으나, 여전히 쿠바 석유 수입의 약 40%를 차지한다. 쿠바는 자국에서 소량의 석유를 생산하고 멕시코·러시아산 원유도 일부 들여오나, 전력 및 자영업자 분야에서는 상당 부분을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의존한다.

 

미국이 지난 9월 초부터 카리브해에서 마약선박을 단속하고 군사력을 전개한 이후부터 쿠바로 향하는 베네수엘라 석유도 영향을 받았다. 미국은 지난 10일부터 베네수엘라로 오가는 유조선을 나포하며 봉쇄해, 쿠바로 가는 석유의 완전한 차단도 예상된다. 베네수엘라 석유의 차단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재개된 미국의 제재로 악화한 쿠바의 사회경제 상황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이미 쿠바에서는 하루 18시간 이상 정전되는 지역이 있다.

 

쿠바의 사회경제 위기 담론은 미국 등 서방의 오래된 프로파간다이기는 하나 최근 위기는 1959년 쿠바혁명 이후 가장 심각하다는 평가이다. 쿠바 경제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제재를 강화한 2018년 이후 약 15%나 축소됐다. 2018∼24년까지 누적 인플레이션은 450%이다. 쿠바 페소는 암시장에서 2020년만 해도 1달러당 30페소 수준이었는데, 현재 약 450페소에 거래된다.

 

아바나의 인구학자인 후안 카를로스 알비주-캄포스의 계산에 따르면, 쿠바 인구의 약 4분의 1인 270만명이 지난 2020년 이후 쿠바를 떠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그는 “쿠바가 겪는 것은 인구 공동화이고, 이는 무장분쟁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인도적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도 “쿠바에는 엄청난 물질 부족이 있다”며 “거시경제 안정이 절박하다. 경제 효율 없이는 주권도 없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대외정책의 우선순위 지역을 기존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서반구로 이동시켰다.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의 세력권이니 유럽 열강들은 간섭하지 말라는 19세기 때 먼로주의의 계승을 내세웠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를 압박해 쿠바까지 위기에 몰아넣어 중남미 일대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트럼프의 먼로주의, 즉 서반구 우선주의가 본격화하는 시험대이다. <정의길 기자 >

 

트럼프의 먼로주의 부활 시험대가 된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 해군이 호위한 유조선 출항
미, “유조선 호위 작전 인지”…대응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유조선에 대한 봉쇄 명령을 발동한 가운데 17일 베네수엘라 라구아이라 항구에 한 화물선이 정박해 있다. AP 연합
 

미국의 ‘해상 봉쇄’에 맞서 베네수엘라가 해군에 유조선 호위를 명령해, 양국 충돌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소극적 자세였던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도 개입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가 국가안보전략(NSS)에서 국가안보의 최우선 사안으로 규정한 서반구 우선주의가 첫 시험대에 올라섰다.

 

■베네수엘라도 해군력으로 맞대응, 중국도 개입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해군에 석유 관련 제품을 운송하는 선박들을 호위하라고 명령했다고 로이터와 뉴욕타임스 등이 17일 보도했다. 앞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모든 제재 유조선에 대한 전면적이고 완전한 봉쇄”를 명령했다. 미국의 봉쇄에 베네수엘라도 해군 호위로 맞선 것이다.

 

마두로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월 초부터 카리브해에서 마약 선박 단속 등 자신들을 겨냥한 무력 조처들에 직접 대응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미국이 봉쇄하려는 유조선 등에 해군을 호위시킴으로써, 미국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베네수엘라 동부 연안에서는 16∼17일 해군의 호위를 받는 선박 몇척이 항해를 했다고 언론들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 배들은 트럼프가 봉쇄를 명령한 지 몇시간 뒤에 베네수엘라 항구를 출항했다. 요소, 석유 코크스 및 석유 관련 제품들을 수송하는 3척의 선박은 호세 항을 떠나 아시아로 향했다. 소식통들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트럼프의 위협에 맞서 이 선박들에 호위를 붙였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에너지 주권 수호, 합법적 무역 약속 이행, 해상 운영 보호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원유 수출 작업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유조선 호위 작전을 인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 항을 떠난 3석의 선박은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 선박 명단에 들어있지 않다고 뉴욕타임스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석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의 요청으로 이뤄진 통화에서 "중국은 모든 일방적 괴롭힘에 반대하며 각국의 주권·민족존엄 수호를 지지한다며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이며, 상호 신뢰, 지지가 양국 관계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9월2일 카리브해에서 마약 단속을 이유로 선박에 공격을 시작하며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압박한 이후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며, 간접적으로 미국에 자제를 시사했다. 중국 외교장관이 직접 나서기는 처음이다. 베네수엘라 석유 판매의 약 80%는 중국 민간업자들이 사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화해 개입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마두로에게 “회원국들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긴장을 완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유엔 쪽은 밝혔다.

 

■ 트럼프의 서반구 우선주의 시험대가 된 베네수엘라

 

미국은 지난 9월 초 이후 카리브해 등 중남미 연해에서 해군력을 동원해 마약 밀매 선박이라며 지금까지 모두 25차례나 공격해 최소한 95명이 숨졌다.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멕시코 등은 공격받은 자국 선박들은 어선 등으로 마약과 무관하다며 항의해왔다. 미국은 또 카리브해에 최대 항모인 제럴드포드, 3척의 구축함, 1만5500명의 병력을 전개해, 베네수엘라를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달 중순에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공작을 승인하는 한편 지상 공격도 시사했다.

 

마두로 정권 붕괴를 노리는 미국의 이런 압박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본토 및 주변 지역을 우선시하는 대외정책의 선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미국은 서반구에서의 우위를 회복하고 우리의 본토와 지역 전역의 주요 지형에 대한 접근을 보호하기 위해 먼로 독트린을 재확립하고 집행할 것”이라며 “비 서반구 경쟁자들이 우리 반구에 병력이나 기타 위협적 역량을 배치하거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산의 소유·통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이후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를 중국 억제에 두고 인도태평양 지역을 가장 중시하는 대외전략을 펼쳐왔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 아메리카 대륙의 서반구에서 더 중시하는 국가안보 전략으로 크게 선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반미정권을 제거하고 우호적인 친미 정권 수립이 서반구 우선주의 집행의 첫 과제가 됐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반미사회주의를 표방한 우고 차베스 정권이 들어선 1990년 초반 이후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추구해 왔다.

 

■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대응

 

트럼프가 이번에 명령한 봉쇄에서는 대상이 일단 ‘제재 유조선’에 한정돼, 부분적인 봉쇄로 간주되고 있다. 이때문에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이번 봉쇄 집행을 군이 주도해야 하는지 아니면 치안기관이 집행해야 하는지 혼선이 일고 있다.

 

군사력을 이용한 외국에 대한 봉쇄는 국제법적으로 전쟁 행위에 해당되고, 군이 개입된다. 해상봉쇄에는 안보리 승인이나 교전 상태가 요구된다. 지금까지 미국이 실제로 집행한 해상봉쇄는 1962년 쿠바 해상봉쇄가 마지막이었다.

 

미국 치안기관들이 봉쇄를 집행해도, 유조선을 호위하는 베네수엘라 해군과 충돌하면, 미군의 개입으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에서도 시민들은 베네수엘라 석유를 장악하려는 트럼프의 의도에 경악해, 군사력을 동원해 미국에 맞서려는 마두로에 대한 지지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는 봉쇄를 명령하면서 “과거에 미국에서 훔쳐간 모든 석유, 토지, 자산을 돌려줄 때까지 봉쇄를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976년에 석유 산업을 국유화했고, 우고 차베스 정권 이후에는 서방 석유회사들의 이권을 사실상 박탈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해군이 유조선을 호위하면, 이 지역에 배치된 전함에서 발진한 무장헬기를 이용해 선박을 나포할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주 이런 방식으로 선박을 나포했다.

 

하원 군사위의 애덤 스미스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는 마두로가 결국 굴복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들이 선박을 호위하고 우리는 그들을 잡으려고 전투를 벌여야 하는 다른 시나리오가 있다”고 우려했다.                                      < 정의길 기자 >

 "마두로, 미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에 체포"

 
 
미 공군의 F-35 라이트닝 II 전투기가 푸에르토리코 세이바에 위치한 구 루스벨트 로즈 해군기지 활주로에서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생포 사실을 발표한 직후인 3일 촬영됐다. 세이바/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미군의 특수작전이 실시간으로 마러라고에서 시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을 위해 마두로 대통령 은신처를 본뜬 훈련 시설을 지었고, 이곳에서 수개월간 훈련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아침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듯이 지켜봤다. 놀라운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전을 위해 마두로 대통령의 은신처를 정밀하게 복제한 훈련 시설을 사전에 건설했으며, 특수부대가 수개월간 여러 차례 훈련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문을 뚫는 데 몇 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작전이 완벽하게 실행됐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을 수행한 군부대명을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투입된 부대는 미 육군 델타포스”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작전에 델타포스와 ‘나이트 스토커스’로 알려진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가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델타포스는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제거로 유명한 해군 네이비실과 함께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의 핵심 전력이다. 1970년대 일련의 대형 테러 사건 이후 영국 공수특전단(SAS)을 모델로 1977년 창설됐다. 정식 명칭은 ‘제1특수부대작전분견대-델타’로 대테러·인질 구출뿐만 아니라 직접행동, 특수 정찰 등 광범위한 특수 임무를 수행한다. 나이트 스토커스는 빈라덴 제거 작전 당시 네이비실 대원들을 수송했다. 이들은 델타포스나 네이비실과 함께 저고도 항공 작전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보국(CIA)도 이번 작전에 깊숙이 개입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앙정보국은 지난해 8월부터 베네수엘라 현지에 요원들을 은밀히 파견했다. 요원들은 마두로의 ‘생활 패턴’과 이동 동선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으며, 이번 작전의 토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에서 미군 사망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헬리콥터가 피격되었을 때 일부 병사들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격된 헬리콥터가 손상된 상태로 베네수엘라를 벗어나 안전하게 철수했다”며 “작전 도중 전투기 여러 대를 베네수엘라 상공에 배치했다”고 언급했다. 미 정부 관계자 2명은 뉴욕타임스에 “전체 작전 중 약 6명의 병사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에 여전히 충성하는 베네수엘라 정부 인사들에 대해 추가 제재 또는 체포 작전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충성을 계속하면, 그들의 미래는 정말 나쁠 것이다. 대부분은 이미 돌아섰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마두로가 미국에 석유 접근권을 제공하는 협상을 제안했으나, 마약 범죄 연루 혐의 때문에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마약과 관련된 일을 한 건 정말 나쁜 일이다”고 비판하며, 베네수엘라가 죄수들을 풀어 미국으로 보냈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가 미 해군 USS 이오지마함에 이송되었으며, 뉴욕으로 옮겨져 새로운 기소장에 따라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폰세카 플로리다 국제대 Jack D. Gordon 공공정책연구소장은 엔비시(NBC) 뉴스 인터뷰에서 “어떤 영상 자료나 보도에서도 미군의 진입을 저지하려는 베네수엘라군의 대응을 본 적이 없다”며 “마두로 축출에 있어 정치 및 군부 엘리트들이 미국과 직접 혹은 야권을 통해 협상에 나섰을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새벽 2시에 울려 퍼진 폭발음…“미군 작전 종료 뒤, 백악관 발표 예정”

 
 
 
2026년 1월3일 미군의 공습으로 베네수엘라 최대 군사 단지인 푸에르테 티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AFP 연합
 

베네수엘라 내 군사 시설 공습과 관련해 백악관이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베네수엘라 내에서 미군 작전이 진행 중”이라며 “미군이 베네수엘라 영공을 벗어난 뒤 백악관이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공격대상이나 작전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현지시각 오전 2시께 벌어진 이번 공습은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중대 전환점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은 카리브해 지역에 특수작전 항공기와 병력, 장비를 대거 이동 배치해왔다.

 

작전 개시와 동시에 미 국무부는 베네수엘라에 머무는 미국인들에게 ‘현 위치에서 대기하라(shelter-in-place)’는 명령을 발령했다. 미국은 2019년 이후 베네수엘라 주재 외교 공관을 철수한 상태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마두로, 미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에 체포"

 

네이비실과 함께 미 특수전 핵심전력…2019년 IS 수괴 사살 작전 주도


지난해 8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부인 [AFP 연합]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에 체포됐다고 미 CBS 방송이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마두로 대통령이 미 정예 특수부대에 체포됐다고 미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베네수엘라 밖으로 이송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델타포스는 오사마 빈라덴 제거로 유명한 해군 네이비실과 함께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정식 명칭은 '제1특수부대작전분견데-델타'로, 대테러·인질 구출뿐만 아니라 직접행동, 특수 정찰 등 광범위한 특수 임무를 수행한다.

미 최고위층의 지시를 받아 위험한 비밀 작전에 자주 투입된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소말리아, 리비아 등에서 작전을 수행했으며, 2019년 이슬람국가(IS) 전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사살한 비밀 작전을 주도적으로 수행한 부대로도 유명하다.

 

2014년엔 IS 세력의 중심지인 시리아 동부에서 미국인 인질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IS의 격렬한 저항으로 고배를 맛보기도 했다.

 

창설은 1977년. 1970년대 일련의 대형 테러 사건 이후 영국 공수특전단(SAS)을 모델로 한 것이었다.

 

요원 선발 과정은 엄격하다. 통상 5년 이상의 군 경력자 중 엄격한 체력 및 지적 능력, 심리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후보자들이 다시 6개월 동안 전문교육 과정을 이수한 뒤 최종 검정을 거쳐 요원으로 선발된다.                                  < 김연숙 기자 >

 트럼프, “정권 교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미국 압송.. 국제법 위반 논란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베네수엘라에서 안전하고 적절한 정권이 이양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당분간이 이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백악관 유튜브 라이브 캡처.
 

미국이 3일 기습 군사작전을 벌여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논란이 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군을 주둔시켜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베네수엘라에서 안전하고 적절한 정권이 이양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당분간이 이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권 교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평화, 자유, 정의를 원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작전을 가리켜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완벽한 공격”이라며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러면서도 정권 교체에 대한 구체적인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석유 기업들을 베네수엘라에 투입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심각하게 훼손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하며, 국가에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했지만 국제적인 논란이 불가피하다. 혐의 자체가 논쟁적인 데다 주권 국가의 수장을 군사작전으로 체포한 점에서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입장을 내고 “베네수엘라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국제법과 유엔헌장의 원칙이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 금준경 기자 >

 

트럼프, 언론 인터뷰 “마두로 부부 미 함정 탑승…뉴욕 갈 것”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 미군에 체포돼 미군 함정으로 옮겨져 뉴욕으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폭스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마두로 부부는 미군 함정까지 “헬리콥터로” 이송됐으며 “그들이 배에 타고 있지만 뉴욕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향후 베네수엘라 국정 운영에 “우리가(미국) 매우 많이 관여할 것이다. 우리는 (베네수엘라) 사람들을 위해 자유를 주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미 특수부대의 이번 베네수엘라 작전이 미국이 “쉽게 휘둘리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베네수엘라 작전에 투입됐던 미군 병사들 가운데 일부가 다쳤으나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군 특수부대는 이날 새벽 2시께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진입해 군사기지 등 일부 시설을 공격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체포해 압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이날 엑스에 글을 올려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미국에 맞서 마약테러와 (미국으로) 코카인 수입을 공모하고 기관총 및 파괴적인 살상 무기를 소지하려 공모한 혐의로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기소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곧 미국 법정에서, 미국 땅에서 미국 사법의 전면적인 처벌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법무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20년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테러 등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 김지은 기자 >

 

 

병오년 신년사 발표…"이제 겨우 출발선, 회복 넘어 결실의 시간으로"

"성장 패러다임 완전히 바꿔야…창업중심 사회, 성장 과실 고루 나눠야"

"서울 경제수도·중부 행정수도·남부 해양수도 다극체제로…안전이 기본"

"페이스메이커로 남북관계 복원 모색…'모두의 대통령'으로 겸손하게 국정"


이재명 대통령, 2026년 신년사 발표=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2026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올 한 해를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해로 삼아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구현해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6.1.1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1일 "2026년이 '대전환을 통한 대도약의 원년'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오직 국민만 믿고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신년사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대대적인 도약과 성장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이 마음을 모아주신 덕분에 무너진 민생경제와 민주주의를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다"고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다만 "그러나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을 뿐"이라며 "남들보다 늦은 만큼 이제 더 빠르게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 한 해를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해로,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 우리 국민의 인내와 노력이 담긴 '회복의 시간'을 넘어 본격적인 '결실의 시간'을 열어젖히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대도약의 방법론과 관련해선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익숙한 옛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대전환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새로운 미래로 이끌 지름길"이라며 5가지의 '대전환의 길'을 제시했다.

 

우선 이 대통령은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며 "서울은 경제수도로, 중부권은 행정수도로, 남부권은 해양수도로 대한민국 국토를 다극 체제로 더욱 넓게 쓰겠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며 "공동체의 역량과 국민 전체의 노력으로 이뤄낸 공동의 성과가 중소·벤처기업까지 흐르고, 국민의 호주머니까지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고용 중심 사회에서 창업 중심 사회로의 전환에 발맞춰 청년 기업인이 자유롭고 담대하게 도전하며 마음껏 혁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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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대 학생들에게 인사하는 이재명 대통령 =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카이로대학에서 '함께 여는 빛나는 미래'를 주제로 연설을 마친 후 참석 학생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11.21 
 

이 대통령은 "생명을 경시하고 위험을 당연시하는 성장에서 안전이 기본인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또 "상품만 앞세우는 성장에서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며 "K-컬처가 한때의 유행에 머무르지 않도록 뿌리가 되는 기초예술을 비롯해 문화 생태계 전반을 풍성하게 만드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위협을 안고 사는 불안한 성장에서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에도 '페이스메이커'로서 북미대화를 적극 지원하고 남북관계 복원을 거듭 모색하겠다"며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한 한미동맹, 강력한 자주국방을 토대로 한반도 평화 공존의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디겠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올 한 해 국민주권 정부는 '국가가 부강해지면 내 삶도 나아지느냐'는 국민의 절박한 질문에 더욱 성실하게 응답하겠다. 지난 7개월보다 앞으로의 4년 5개월이 더 기대되는 정부가 되겠다"고 했다.

 

또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 개혁의 과정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모든 지난하고 위대한 과업이 국민 통합과 굳건한 국민의 신뢰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 고동욱 기가 >

 

이재명 대통령, 회복 자신감 발판 '도약' 선언…'5대 대전환' 제시

 
 

2년차 청사진 '대전환 통한 대도약 원년'…"성장 패러다임 바꿔야"

집권 첫해 성과 소개하면서도 "이제 겨우 출발선"…'주마가편' 인식

5극3특, 중소벤처 육성, 산업안전, 문화산업, 한반도 평화 등 강조


이재명 대통령, 2026년 신년사 발표=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2026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올 한 해를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해로 삼아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구현해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6.1.1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병오년 새해를 맞아 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대전환을 통한 대도약'이라는 집권 2년 차 국정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 배경에는 첫 해 비상계엄의 여파에 따른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자신감과, 국제질서 급변과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 국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절박함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지난해의 당면 목표였던 '회복'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인식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을사년은 걱정과 불안을 이겨낸 회복과 정상화의 시간이었다"고 신년사를 시작했다.

추경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코스피 4천 돌파, 연간 수출 7천억 달러 초과,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 확보, '민주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복귀, 대미 관세협상 타결, 핵추진 잠수함 건조 및 우라늄 농축·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 첫해의 성과도 하나씩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랑스러운 국민 여러분이 마음을 모아주신 덕분에 무너진 민생경제와 민주주의를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을 뿐"이라며 "남들보다 늦은 만큼 이제 더 빠르게 달려야 한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정치적 혼란과 리더십의 부재로 뒤처진 시간을 만회하려면 당장의 성과에 만족하기보다 '주마가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관세 협상의 혜택이 일부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연간 수십조원 규모의 방산·원전 수출도 마찬가지"라며 작년의 성과에 대해 일부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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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판단에 기반해 이 대통령은 "2026년 새해 국민주권 정부의 목표는 분명하다. 올 한 해를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도약의 기준은 '국민의 삶'이라며 "국민의 인내와 노력이 담긴 '회복의 시간'을 넘어, 본격적인 '결실의 시간'을 열어젖히겠다"고 약속했다.

 

대도약을 통한 성장의 과실은 모두가 함께 나눠야 한다며 "사회 곳곳에 남은 편법과 불공정을 없애고 '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도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동시에 이 대통령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대도약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도 명확히 했다.

특정 지역이나 기업, 계층에 '선택과 집중'하는 성장전략은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익숙한 옛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대전환하는 것이 대도약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새해 정부가 추진할 대전환의 원칙을 ▲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모두의 성장으로 ▲ 생명을 경시하는 성장에서 안전이 기본인 성장으로 ▲ 상품만 앞세우는 성장에서 문화가 이끄는 성장으로 ▲ 전쟁 위협을 안고 사는 성장에서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등 5갈래로 나눠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5극 3특 체제'로의 대전환을 필수 전략으로 꼽으며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더 두텁게, 더 과감하게 지원하겠다"는 소신을 재확인했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성장 과실의 고른 분배, 청년 기업인 및 창업가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 등도 공언했다.

그러면서 "어떤 아이디어도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스타트업·벤처기업 열풍 시대, 중소기업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명 경시에 대한 비용과 대가를 지금보다 훨씬 비싸게 치러야 한다"며 근로감독관 2천명 증원, 일터 지킴이 신설 등을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 청와대 복귀 후 대통령 첫 재가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한 뒤 여민1관 집무실에서 주한 베냉 공화국 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부여하는 등 첫 재가를 진행하고 있다. 2025.12.29 [청와대 제공]

 

또 "굳건한 평화는 성장의 다른 말이고, 튼튼한 안보가 번영의 동력"이라는 지론을 재차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도 계속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인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미국·중국 등 국제사회와 한반도 평화·안정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첫해의 외교 성과를 토대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들 5가지 대전환의 원칙은 낭만적 당위나 희망 사항이 아니라, 이뤄내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한 호소"라며 "더는 선택의 여지도, 머뭇거릴 여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을 향해 "지난해 힘을 모아 민주주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낸 것처럼, 전 세계가 따라 배울 '성장과 도약의 새로운 표준'을 함께 만들어내자"고 지지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신년사에서는 '성장'이 41회, '국민'이 35회, '전환'이 16회 등장했다. 경제(13회), 도약(12회), 기업(12회) 등도 자주 언급했다.

그만큼 경제 주체들의 힘을 모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 고동욱 황윤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