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허위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이 2026년 상반기에만 최소 13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한 끼 식사 비용으로 많게는 1인당 20만 원을 지출했는데, 대법원이 식사 참석 인원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1인당 5만 원 이하의 식사를 한 것처럼 업무추진비 자료를 허위 작성한 것이다.
나아가 대법원은 허위로 작성한 자료를 국회에 국정감사용으로 제출하기까지 했다. 형법상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범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정부 차원의 감사,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 허위 작성 조희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추가 확인
이게 다가 아니다. 올해 5월 26일 조 대법원장은 ‘국제심의관 전출 기념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한강이 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판사들과 점심 식사를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식사 비용 44만 6,000원을 업무추진비로 결제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식사 인원을 15명이라고 적어 넣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거짓말, 허위다.
▲대법원에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뉴스타파는 취재를 통해 대법원장 업무추진비의 카드 영수증을 새롭게 확보했다. 여기에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바로, 주문 내역이다. 식사 인원이 몇 명인지 정확히 특정할 수 있는 정보다.
주문 내역을 보면 ‘스페셜 코스’ 5개가 찍혀 있다. 식사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5명이었던 거다. 그런데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자료에 식사 인원이 15명이었던 것처럼 인원을 부풀려 적어넣었다.
▲뉴스타파가 취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카드 영수증. ‘국제심의관 전출 기념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5명인 것으로 확인된다.
올해 2월 5일 조 대법원장은 퇴직 법관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고급 한식 레스토랑을 찾았다.
조 대법원장은 업무추진비로 식사 비용 60만 원을 결제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식사 인원을 12명이라고 적어넣었다. 이 역시 거짓말, 허위다.
▲대법원에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뉴스타파가 새롭게 확보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의 카드 영수증을 보면, 주문 내역에 와인 1병과 1인당 16만 원짜리 코스 요리 3개가 찍혀 있다. 식사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3명이었던 거다. 그런데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자료에 식사 인원이 12명이었던 것처럼 인원을 부풀려 적어넣었다.
▲뉴스타파가 취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카드 영수증. ‘퇴직 법관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3명인 것으로 확인된다.
조희대 ‘허위 업무추진비’… 2026년 상반기에만 최소 13건 확인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은 2026년 자료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실을 통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치만 공개된 상태다. 건수로는 총 59건이다.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서울에 위치한 식당에서 ▲카드로 결제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26건을 중심으로, 대법원에서 허위로 작성한 내용이 있는지 검증했다.
취재는 이렇게 진행했다. ①먼저 식당 한 곳 한 곳에 직접 찾아가 주문 내역이 나오도록 카드 영수증을 다시 발급받았다. ②이 영수증 속 주문 내역을 통해 확인되는 실제 식사 인원과 대법원에서 작성한 자료 속 인원을 대조했다.
검증 대상으로 삼은 26건 가운데 13건은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영수증을 재발급받지 못했다. 결제한 날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결제 영수증을 다시 발급하는 게 불가능한 식당이 여럿 있었다.
카드 영수증을 다시 발급받아 실제 식사 인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나머지 13건. 한 건도 빠짐 없이 전부, 대법원이 식사 인원을 허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4배 넘게 부풀린 식사 인원… 1인당 식사 비용 20만 원 → 5만 원
허위 작성의 목적은 분명해보인다. 대법원은 많게는 4배 넘게 식사 인원을 부풀렸다. 그 결과 1인당 최고 20만 원이었던 식사 금액은 전부 5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
"40만 원, 50만 원 썼는데 그걸 인당 금액 5만 원 이하로 맞추는 방법은 참석 인원을 늘리는, 부풀리는 수밖에 없잖아요.
그거는 결국에는 뭔가 어떤 지침이든 법령이든 뭔가를 좀 회피하기 위한, 그걸 위반했는데 위반을 감추기 위한 그런 거라고 봐야죠."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대법원, 국회에 조희대 ‘허위 업무추진비’ 자료 제출…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가능성
심각한 문제, 더 있다. 대법원은 이렇게 허위로 작성한 자료를 다름 아닌 국회에, 그것도 국정감사용으로 제출했다.
"국회가 자료 제출 요구를 해 가지고 대법원이 자료를 제출했다면 그거는 공문서라고 봐야죠.
왜냐하면 국회의원의 공식적인 자료 제출 요구에 의해서 보낸 것이기 때문에 다 공문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형법상 허위 공문서 작성 등 범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이런 일을 다른 곳도 아니고 대한민국 사법부의 정점에 있는 대법원이 벌였다.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했기 때문에 만약에 그 참석 인원 같은 것들을 허위로 기재하면 그거는 ‘허위 공문서 작성죄’도 성립될 수 있고요.
고의성이 있느냐에 따라서 형사 처벌 여부는 가려지는 거지만 참석 인원을 허위로 적는다는 걸 인식하면서 적었으면 그 사람이나 또는 그렇게 하도록 지시한 사람, 이런 사람들은 이제 다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 있죠."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감사, 나아가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뉴스타파는 ▲대법원에서 공개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가운데 허위 작성 사실이 확인된 내역의 원문과 ▲취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조 대법원장 업무추진비의 카드 영수증(주문 내역) 원본을 공개한다. < 임선응 김규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