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다수 "부분·전면 존치 찬성" 조사에 혼란
'검·경 개혁 전담' 사법센터가 확고한 입장 천명
'수사-기소 완전한 분리' 형사소송법 개정 촉구
"범죄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들 보호는 두텁게"

 

"그 방법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일 순 없어"
"직접수사권과 기소권 결합은 민주주의 위협"
경찰의 부실·암장 수사 막을 방안 다각도 제시
"지금 검찰개혁 골든타임, 정부·여당 결단할 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센터가 2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신속한 형사소송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 원칙에 따라 보완수사권은 폐지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민변 홈페이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센터가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 원칙에 따라 보완수사권은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민변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회원 4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안에 관한 의견 조사'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부분 또는 전면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67%를 차지해 혼란을 빚기도 했으나, 민변에서도 검찰·경찰·법원 개혁 문제를 전담하는 사법센터 측이 이번에 더할 나위 없이 분명한 방침을 천명함으로써 여당이 추진하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민변 사법센터 소장인 박용대 변호사와 운영위원인 김남준·이석범·황선기 변호사 등은 2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주선으로 '신속한 형사소송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 바로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다.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과 약속한 공소청, 중수청의 10월 2일 출범을 위해서는 지금 형사소송법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소청, 중수청 출범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정부서울청사에서 평검사들과 '검사와의 대화'를 한 때가 2003년 3월 9일이다. 그때로부터 무려 23년이 넘도록 우리는 검찰개혁을 논의해 왔다"면서 "이제는 검찰개혁 논의에 대해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이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거나 지체해서는 곤란하다. 국민과 약속한 대로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원칙으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홍기원 의원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를 비롯해 민주당 일각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이나마 존치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다시는 장윤기 사건과 같은 범죄, 부산 돌려차기 강간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와 유족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주는 부실 수사, 봐주기 수사 등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범죄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들을 두텁게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일 수는 없다.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사에게 직접수사권인 보완수사권까지 주는 방법만이 유일한 방안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과정에는 직접수사권, 영장청구권, 기소권이라는 3개의 막강한 권한이 있다. 지난 80년간 검찰은 이 3개의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어느 누구도 검사의 전횡을 막지 못했고 그 폐해는 심각했다"며 "심지어 '검사 통치'를 했던 윤석열은 내란이라는 끔찍한 범죄로 우리가 힘들게 쌓아온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기까지 했다. 그와 같은 검사의 나라를 끝내고 시민의 나라로 가고자 하는 것이 검찰개혁이다. 수사와 기소가 완전하게 분리돼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룰 때 권한 남용의 폐해를 방지할 수 있고 올바른 형사사법 체계를 수립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검사의 위법하고 부당한 불기소를 막아야 하는 것처럼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 암장 수사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미 제안된 많은 방법은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면서 "검사에게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에 더해 보완수사요구권, 시정조치요구권, 재수사요구권, 불송치 사건에 대한 자료 검토권, 이의신청한 송치 사건의 검토권을 통해 검사로 하여금 수사기관의 수사권을 간접적으로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수사 초기부터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의 긴밀한 협력 제도 등을 마련해 부실 수사, 암장 수사의 폐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개혁 완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 대행은 "'검사는 수사 않는다'는 대원칙에 당내 어떤 이견도 없다"고 밝혔다. 2026.7.22. 연합
 

반면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이라는 2개의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사가 직접수사권인 보완수사권까지 가진다면 그 폐해를 막을 방안은 없다는 점도 역설했다.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가진 검사가 자신이 직접 보완수사를 해서 무고한 피의자를 기소해 버리는 경우엔 이를 통제하거나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범죄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억울하고 무고한 피의자와 피고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형사사법체계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들은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가진 검사에게 직접수사권까지 부여해서는 안 된다. 다른 방법으로 범죄 피해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존치시키는 방안은 잘못된 처방이다. 잘못된 처방은 시민과 피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검사를 위한 처방이 될 뿐이고, 우리 사회를 다시 시민의 나라가 아닌 검사의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의 결합은 무고한 피해자를 낳고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매우 잘못된 처방"이라고도 했다.

 

민변 사법센터가 지난 7일 공개 제안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피해자의 형사절차 참여 보장 ▲범죄 피해자에 대한 정보 제공 ▲수사 및 재판 절차에서의 배려 규정 ▲특정 범죄 피해자에 대한 국선 변호사 선임의 특례 규정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자의 범위를 고발인, 범죄피해자로 확대하는 방안 ▲피해자의 형사기록에 대한 열람 등사권의 실질화 ▲피해자가 증인신문과 별도로 공판기일에 출석해 진술할 수 있는 권리 ▲피해자 의견을 양형에 반영하는 규정 등이 포함돼 있다. 피해자가 수사와 재판 절차에서 보다 두텁게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들이다. 이에 더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유능한 수사관과 법률가로 구성된 '아동, 청소년 성보호 범죄, 아동학대범죄, 성폭력범죄, 스토킹 범죄, 장애인을 상대로 한 범죄, 인신매매 등의 범죄'를 대상으로 한 특별 전담 수사조직을 구성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제시한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다. 약속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많은 시민은 중수청과 공소청의 출범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 걱정이 많다"며 "정부와 여당은 더 이상 좌고우면해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 방안에 관해서는 지난 20년간 수많은 토론을 했고, 그 답은 나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결단을 하고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마무리해야 할 때다. 검찰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신속한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주권자인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할 때이다. 검사의 나라에서 시민의 나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 김호경 기자 > 

 

윤호중 "보완수사권 폐지해도 경찰 통제 수단 많아"

 

"검찰만 경찰통제 가능하다는 인식이 문제"
"사회적약자 사건, 협력수사부 등으로 가능"
"내부비리수사대로 경찰 민주적 통제 강화"

 

"중수청 8월 말 임용…청사 계약도 막바지"
"대통령 억울할 것"…도그마식 논쟁엔 비판
"개혁 안하는 게 아니라 안전망 만들자는 것"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2일 시민언론 민들레와 취재편의점,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이 청와대 춘추관 오픈스튜디오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유튜브 프로그램 '청기백기'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7.22. 민들레TV 갈무리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22일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론에 대해 "검찰의 보완수사권만이 경찰 수사가 잘못되는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권 말고도 많은 수단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하나도 써보지 않고 검찰에 수사권을 남겨놓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시민언론 민들레와 취재편의점,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이 청와대 춘추관 오픈스튜디오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유튜브 프로그램 '청기백기'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면서 "행안부는 보완수사권을 공소청에 남겨두면 안 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했다.

 

윤 장관은 "검찰은 보완수사권이 아니더라도 영장청구권과 기소권 등 사법적인 통제 수단을 많이 갖고 있다"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경찰 수사를 통제할 장치들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16일 발표한 경찰 수사 쇄신안과 연계해 "보완수사를 요구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을 때, 수사팀의 변경 또는 수사관서의 변경·교체도 요구할 수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에 관한 사건이라든가, 3개월 이내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등에 대해서는 합동협력수사부를 구성해서 검사가 직접 수사관들과 수사를 협의하고 같이 수사를 하는 방법도 동원할 수 있다"고 했다.

 

경찰 수사비리 근절과 민주적 통제 강화를 목적으로 신설하는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에 대해선 "경찰이 아닌 문민 출신 감찰 조사단을 만들어 안팎에서 감시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게 핵심"이라며 "영국의 경우엔 1050명 정도 대규모 감찰단이 있고, 중앙뿐만 아니라 지방관서에도 감찰기구를 두고 통제하고 있다. 사실상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사건 하나하나를 다 들여다보고 있다고 할 정도인데, 그럴 정도의 감찰 기구를 (우리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2일 시민언론 민들레와 취재편의점,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이 청와대 춘추관 오픈스튜디오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유튜브 프로그램 '청기백기'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7.22. 민들레TV 갈무리

 

10월 2일 개청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관련해선 "8월 말 정도부터는 임용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검찰청 검사들에게 중수청 전직 희망을 받는 절차도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중수청 청사에 대해선 "본청과 서울청을 비롯해 중수청 청사는 6곳이 필요한데, 수원청은 소재지 문제를 두고 막판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나머지 5곳은 계약이 이뤄졌거나 계약 직전 단계"라고 전했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과 같은 전산 시스템 구축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윤 장관은 "핵심 기능은 중수청 출범과 함께 가동할 것"이라며 "시스템을 완전히 갖추는 시점은 연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대통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보완수사권 폐지 작업이 더딘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대통령의 말을 비판하는 분들은 검수완박, 수사·기소 완전 분리, 보완수사권 폐지가 아니면 모두 다 반개혁이라고 도그마처럼 이데올로기화하고 여기에 꿰맞춰지지 않으면 개혁이 아니라고 보는데, 대통령은 완전히 (보완수사권을) 폐지해도 되는데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대한 답을 가져와야지 왜 개혁을 안 하려고 하느냐고 얘기하면 동문서답"이라며 "(대통령의 의도는) 논의를 해서 보완할 부분은 보완해서 이 정도면 선의의 피해를 입는 억울한 국민들은 없겠다는 정도의 안전망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며 "(비판하는 분들이) 자기 사고의 틀에 딱 맞춰 재단해서 논쟁하면, 대통령은 좀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유튜브 채널 '민들레TV'와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김성진 기자 >

 

 

유학생 간첩단 조작…국정원, 취소 요청 안해
공적서에 기재되지 않았다는 기계적 이유

국정원 86건, 국방부 76건, 경찰청 36건
국방부 신군부 76명 무공 훈포장 무더기 철회
박종철 고문치사 강민창·박처원·이근안 취소
경찰청 남민전 사건 관련 포상 29건 등 포함

 

5·18 민주화운동 진압·삼청교육 관련자 진행 중

 

1975년 11월 22일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사건'에 대해 언론에 직접 브리핑을 하는 김기춘 당시 중앙정보부 공안수사국장. 이 사건으로 간첩으로 몰렸던 유학생들은 40여년 만에야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는다. 유신시대 대표적인 용공조작 사건이다. ⓒ 뉴스타파

 

김기춘 중앙정보부 공안수사국장은 1975년 11월 22일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신 정국의 한복판에서 교포 유학생 20여 명이 간첩으로 몰려 무더기로 기소된 것이다. 1970년대와 80년대 툭하면 발표됐던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사건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

 

재판 결과 유학생 4명에게 사형이 선고됐고 10여 명도 무기징역 등 중형이 언도됐다. 민주화 이후 감형되긴 했으나 다수가 10년 이상 옥고를 치러야 했다. 2010년대 들어서야 피해자들의 재심 청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들의 법적 명예가 회복됐으나 잃어버린 청춘을 보상받을 순 없었다.

 

수사를 지휘해 피해자들에 의해 '조작 주역'으로 지목된 김씨는 나중에 검찰총장과 국회의원(3선)이 되고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일세를 풍미했다. 그는 수사 결과 발표 이듬해에 공안수사 업무 수행 전반에 공로를 세웠다는 이유로 보국훈장 천수장을 받았다.

 

정부가 2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포상 취소를 의결했는데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가 1970~1990년대 대형 실적으로 발표한 간첩단 사건이 다수 포함됐다. 이날 결정된 포상 취소 총 198건 중 86건(43%)이 국정원 소관(중앙정보부와 안전기획부), 그 중 간첩조작 사건이 19건이었다. 포상이 취소된 인물 167명 가운데 71명이 중정과 안기부 소속이었다.

 

국정원에 따르면 재심 무죄가 확정된 17개 사건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국정원 진실위원회가 지적한 2개 사건 등 19개 사건에서 수사절차 위반과 인권침해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는 반헌법적 행위와 간첩조작사건 등 국가폭력 사건 연루자에게 수여된 정부포상을 바로잡기 위해 국방부·경찰청·국가정보원과 함께 포상의 적절성을 검토한 뒤 당사자 사전통지와 공적심사위원회 개최 등 행정절차를 진행했다. 취소된 포상 가운데 국방부 소관 76건, 경찰청 소관 36건이었다.

이번 정부포상 취소는 지난 1월 보국훈장 등 11건, 3월 무공훈장 10건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 박원철 이의영 부장판사)는 이날 김 전 실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024.1.24. 연합 자료사진

 

당시 사건에 관여한 중앙정보부 직원들에게 주어진 포상이 대거 취소됐는데 정작 수사를 지휘한 김기춘 공안수사국장의 이름은 명단에 들어 있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앞서 법무부는 김씨가 유신헌법 기초 작업에 참여한 공로로 1970년대 받은 훈장의 취소를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정원 추천으로 주어진 포상은 국정원이 취소를 요청하게 돼있다. 하지만 국정원은 수사 지휘자의 훈장 취소 요청을 하지 않았다. 국정원은 그 이유를 "김기춘 공안수사국장이 1976년 보국훈장을 받았지만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의 공적으로 수훈한 사실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시민언론 민들레 등 각종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김씨의 보국훈장 공적으로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이 자주 거론됐으나 정작 공적서에 이 사건 수사가 기재되지는 않았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국정원은 "현재 상훈법상 서훈 취소는 공적 내용이 허위인 경우에 한하여 시행하는 것으로, 국정원은 실정법 테두리 내에서 취소 여부를 검토했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시 그가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하긴 했지만 이 사건이 훈장 사유로 공식 기재된 것이 아닌 만큼 해당 훈장을 취소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너무 기계적으로 자구에만 얽매인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국정원도 이번 포상 취소 명단이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영수 행안부 의정관이 대독한 발표문을 통해 "현재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서훈 취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재심 무죄사건 등을 확인하거나 기존 취소사건 관련 수훈자를 발견하면 총괄부서인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서훈 취소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훈이 취소된 사건 중에는 신군부 집권 초기인 1981년 전남 보성의 명망가인 봉강 정해룡 일가 30여 명을 간첩단으로 조작해 멸문에 가까운 비극을 초래한 '보성 가족 간첩단 사건' 담당자들에게 주어졌던 상훈도 포함됐다. 또, 김성식·민병두 전 의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제헌의회(CA)그룹 사건'(1987), 미국과유럽에 유학한 학생들을 북한에 포섭된 간첩 혐의로 수사한 '구미(歐美) 유학생 간첩단 사건'(1985)도 들어 있다. 

 

이날 발표 현장에는 국방부와 경찰청 당국자는 참석했지만, 국정원은 불참해 행안부가 대신 피해자들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김영수 의정관은 "국정원은 브리핑 참석이 불가하여 (발표문을) 행안부가 대독한다"며 "국가정보원은 당시 인권 침해로 고통받으신 당사자 및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12·12 군사반란 주역인 34인의 신군부 육사 기수와 당시 계급, 생존 여부, 안장정보 등을 나타낸 표.(정성일 제공) 2026.5.8 

 

취소 목록에는 1979∼1981년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비상계엄 업무 관련자 76명에게 수여된 무공훈장·무공포장 76건과 1960∼1990년대 간첩조작사건 등 관련자 91명에게 수여된 훈·포장,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122건이 포함됐다. 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관여한 강민창 전 내무부 치안본부장과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 '고문기술자' 이근안에게 수여된 정부포상도 취소됐다.

 

국방부는 지난 3월 12·12 군사반란 중요임무 종사자 10명에게 수여된 충무무공훈장을 취소한 데 이어 1980∼1981년 무공훈장과 무공포장을 부당하게 받은 76명을 추가로 확인해 취소 절차를 밟았다. '국가안전보장 유공'으로 서훈받은 42명은 근무 경력과 당시 대간첩 작전 기록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무공훈장 수여 요건인 '전투에 준하는 직무 수행'이나 무공포장 수여 요건인 '국토방위에 대한 헌신·노력'에 해당하는 공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12·12 군사반란 성공을 기념하며 전두환과 함께 보안사 앞마당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조홍, 최석립, 백운택에 대한 충무 무공훈장이 포함됐다. '계엄업무 유공'으로 서훈받은 34명도 상훈법상 거짓 공적에 해당한다고 국방부는 판단했다.

 

비상계엄이 헌정질서를 파괴한 국헌문란 및 내란행위로 사법적 평가가 확정됐고, 계엄사령부와 예하 부대에서 수행한 업무도 신군부의 불법적인 권력 장악과 내란에 조력한 행위여서 서훈 공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국방부는 서훈 일부가 취소됐다고 해서 국가유공자 자격이나 국립묘지 안장 자격이 자동으로 박탈되는 것은 아니며, 관련 요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된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이 1993년 2월 선고공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뒤 허탈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경찰청 소관 36건은 훈장 15건, 포장 3건, 대통령표창 12건, 국무총리표창 6건이다. 이 가운데 1979년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80여명을 검거한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 관련 포상이 29건으로 가장 많았다.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관련 포상 2건, 서울대 무림사건 3건, 함주명 간첩사건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 사건 관련 포상 각 1건도 취소 대상에 포함됐다. 

 

취소 대상에는 강민창 전 내무부 치안본부장에게 수여된 보국훈장 삼일장·천수장·국선장과 홍조근정훈장 등 4건이 포함됐다.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이 받은 녹조·홍조근정훈장과 대통령표창 2건 등 4건도 취소됐다. 이근안에게 수여된 국무총리표창 1건도 취소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청은 장관 표창 51건도 관계기관에 취소를 요청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박처원·이근안·강민창에게 취소되지 않은 서훈이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 "재심 무죄나 인권침해 사실이 확인된 사건과 관련해 수여된 서훈은 이번에 모두 취소된다"며 "장기근속 표창 등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취소를 포함해 이근안에게 수여된 7건의 정부포상은 모두 박탈됐으나 강민창은 8건, 박처원은 11건이 남아 있다. 여태수 경찰청 인사담당관은 "약 10만건의 정부포상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는 재심 무죄 사건을 중심으로 검토했고 현재 민주화운동 탄압, 인권침해, 진실화해위원회 관련 사건 등을 대상으로 포상 173건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포상을 대거 취소한 것에 대해 "오랫동안 누적된 왜곡을 잘 정리했다"고 밝혔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국무회의 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서훈 취소 대상자들이 더 있을 수 있는지'를 묻는 자신의 말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조사를 하고 있고 더 살펴볼 예정"이라고 답하자 "잘못되거나 반론에 부딪히지 않게 꼼꼼하게 파악해 잘 다뤄달라"고 당부했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자국민을 죽여서 받게 된 훈장을 지금까지 유지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46년이 지난 현재 바로 잡혀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법망을 피해 여전히 훈장을 유지하고 있거나 처벌받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며 "5·18 진상규명을 이어가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극정 5·18 부상자회 회장도 "5·18 당시 시민군을 진압한 사실만으로 국가의 서훈을 받은 것은 유가족들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였다"며 "국가가 그들에게 표창·서훈을 내렸기 때문에 부당한 일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남식 5·18 공로자회 회장은 "시민군을 짓밟은 계엄군을 지휘한 신군부 세력에 대한 잔재 정리가 덜 된 탓에 현재까지 왜곡과 폄훼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스타벅스' 판매촉진 행사, 5·18 조롱 응원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양재혁 5·18 유족회 회장은 "서훈 취소 결정은 정의와 역사를 바로 세우는 당연한 조치"라며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당한 5·18은 시간이 흘러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운 역사로 기록돼야 한다"고 전했다.

 

행안부는 이날 반헌법적 행위와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돼 부적절한 정부포상을 받은 167명과 198점에 대해 무공 훈·포장을 취소했다.

이 가운데 76명은 1980∼1981년 12·12 군사반란, 5·18, 계엄 업무 관련으로 포상받았다.

                                                                                                   < 임병선 기자 >

 

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증거인멸 염려"

감사원 사무총장 재임 시절 감사 주도
대면조사 대신 서면 대체 지시한 혐의

 

김건희 씨 22일 소환해 관여 여부 조사
감사보고서 결론 은폐와 축소에도 관여
유 위원 "후임 사무총장 시절 벌어진 일"

 

2년 가까이 감사 기획하고 실행한 유씨
'월성원전' 지휘 최재형 변호 나섰지만...
전 정권 표적 감사 경위 밝히는 게 본령

 

유병호(59) 감사원 감사위원은 숱한 논란과 의혹의 중심에 서 온 인물이다. 일일이 열거하기가 숨가쁠 지경이다. 온갖 위법을 일삼은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감사,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 민간인 표적 사찰 등 이른바 전 정권 표적 감사가 그 중에서도 손꼽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저 이전을 감사하면서 정권 호위 감사를 했다는 의혹은 곁가지로 여겨질 정도다.

 

감사원 내 '타이거파'란 파벌을 만들어 온갖 전횡을 일삼았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자녀의 원전 업체 주식 보유 논란, 전 정권 비위를 파헤친다면서 공무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 인권을 유린했다는 논란, 예산 불법 전용 및 정치적 중립 위반, 인사·감찰 권한을 남용해 군사기밀을 누설했다는 논란, 파벌을 조성해 조직 내 기강을 해쳤다는 논란, 최재해 감사원장 퇴임식에서 “영혼없는 것들”이라고 외친 뒤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을 휴대전화로 틀어놓은 난동, 후임 사무총장 정상우의 취임식에 엿을 선물하고 이를 보도자료로 알린 기행도 빼놓을 수 없다.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7.20 [공동취재] 연합

 

그에게 제기된 숱한 의혹들 가운데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것은 전 정권 의혹들을 폭압적인 방식으로 감사하도록 지시한 것이 꼽힌다. 그런데 핵심에서 비껴난 것으로 보이는 대통령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의혹으로 유 감사위원이 20일 밤늦게 구속됐다.. 2차종합특검이 이제라도 그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특검 기간이 연장될 것으로 보이는 한 달 동안 그의 핵심적인 범죄 혐의 수사에 큰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유 위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권창영 2차 종합특검 팀은 그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쳐 윤 정부 초기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실 관저 이전과 관련한 감사 결과를 축소 또는 은폐하기 위해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은 당선 후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관저를 옛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각각 이전했다. 이후 공사업체 선정 과정과 공사비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됐고, 2022년 10월 참여연대 등이 국민감사를 청구하면서 감사가 진행됐다.

 

감사원은 2년 가까이의 감사 끝에 2024년 9월 '대통령실·관저 이전과 비용 사용 등에 있어 불법 의혹 관련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는 논란의 시발점이 됐던 공사 업체 선정 경위 등이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아 '봐주기 감사' 지적이 나왔다.

 

특검팀은 유 위원이 감사 관련 조사 진행 방식과 자료 요구 절차 등을 두고 감사단에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감사단은 21그램을 비롯한 공사 관련 업체 관계자들을 대면조사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송달해둔 상태였지만, 유 위원은 이를 철회시키고 서면 조사로 대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실에 자료를 요구할 때도 공문이 아닌 구두로 요청하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대한 대면 조사를 자제하라는 취지의 지시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특검팀은 유 위원의 이런 지시가 감사원 사무총장의 권한을 남용해 감사단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관저 이전 부실 감사 의혹'과 관련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유병호(오른쪽) 감사원 감사위원이 조사를 위해 13일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7.13 연합

 

유 위원은 감사보고서 결과가 은폐·축소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감사원은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테리어 공사 업체인 21그램이 종합건설업 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에 증축 공사 참여를 요청해 공사가 이뤄졌다고 적었다.

 

그러나 21그램은 당시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증축 등 공사 전반을 총괄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건설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을 내세워 합법의 외관을 만들고, 실제로는 공사 자격이 없는 21그램이 모든 공사를 도맡아 진행한 것이다.

 

감사원 역시 이런 사실을 파악했지만, 감사보고서에는 이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21그램이 인테리어 공사만을 담당한 것처럼 기재했다고 특검팀은 보고 있다. 21그램은 김건희 씨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은 업체로, 이 회사 김태영 대표가 김씨와 국민대 대학원 동문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JTBC는 감사가 한창인 2023년 3월 대통령 비서실 관계자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에게 연락해 "21그램을 대면 조사 대신 서면 조사 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정황을 특검이 포착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특검은 김태영 대표가 김건희씨에게 연락해 요청을 전달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검은 비서실 요청을 받은 유 전 사무총장이 감사팀에 21그램 서면 조사를 지시한 내부 문건 등도 확보했다고 JTBC는 전했다.

 

반면 유 위원은 특검팀이 문제 삼은 의혹의 대부분은 후임 사무총장 시절 벌어진 일이며 모든 감사 업무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진행됐다며 제기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2022년 6월 15일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취임해 ‘정권 호위 감사’ 논란을 낳으며 온갖 전횡을 일삼다 감사위원 자리를 약속받은 듯 사표를 낸 것이 2024년 2월이었다. 2024년 9월에 조사결과가 발표된 감사를 전반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한 책임은 유 위원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양측 의견을 모두 검토한 법원도 영장을 발부해 특검 측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영장심사에는 감사원장을 지내고 국민의힘 의원을 지내기도 한 최재형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 전 원장과 유 위원은 감사원에서 함께 근무할 때 문재인 정부의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이 과정에 큰 곤욕을 치렀는데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입장발표하는 권창영 종합특검 연합
 

특검팀은 구속된 유 위원을 상대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 등 '윗선'의 관여 여부를 본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22일에는 김씨 소환조사도 예정돼 있다.

 

유 위원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서 특검팀이 수사 기한 연장의 명분을 쌓기 위해 무리하게 영장을 남발한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유 위원은 종합특검팀 출범 후 일곱 번째 신병이 확보된 사례다. 특검팀은 수사 기한 막바지에 접어든 이달 들어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대거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주에만 4명의 구속영장이 사흘 연속 기각되면서 수사 역량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4일 종료 예정인 특검팀의 수사 기한을 30일 연장하고, 파견 공무원 수를 20명 증원하는 내용을 담은 특검법 개정안을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야당은 법 개정에 반대하며 즉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들어가 진행 중이지만 21일 오후 종료돼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 임병선 기자 > 

80년 언론인 강제해직 ‘역사재판’ 열렸다

● COREA 2026. 7. 21. 12:0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20일 국민대토론회… 국가 사과·배상 청구소송 맞춰
"전두환 집권 K공작계획 등 국가폭력 전모 밝혀야"

 

군사독재정권에 의한 언론인 강제해직의 진실을 규명하고 그 역사적 책임을 묻는 '역사재판'의 장이 국회에서 열렸다.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이하 80해언협)는 20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80년 언론인해직의 역사재판 국민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기된 언론인 강제해직에 대한 국가 사과 및 배상 청구소송의 첫 재판(7월 16일)에 맞춰 법원의 실정법 재판과 병행하는 ‘역사적 재판’의 의미로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언론노조, 한국기자협회 등 주요 언론단체와 광주5·18기념재단 등 5·18 관련 단체들, 그리고 국회의원 45명이 공동주최로 참여했다.

 

20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80년 언론인 강제해직의 역사재판 국민대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오른쪽 넷째부터 조경태 의원, 조정식 국회의장, 김재홍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정근식 서울교육감, 전진숙 의원, 정진욱 의원.

 

기조발제를 맡은 김재홍 80해언협 공동대표는 “전두환이 언론인 해직 명단을 결재한 장본인이라면, 노태우는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직을 물려받아 해직 언론인의 취업을 제한하고 사찰을 감행한 실행 책임자”라며 사후 관리의 전모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공동대표는 신군부의 ‘전두환 KING 만들기’ 음모였던 이른바 ‘K공작계획’의 실물 복사본과 내용을 공개하고 “취업 금지와 제한으로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박탈했으며 감시 사찰로 총제적 기본권을 말살한 전방위적 국가폭력이었다”고 규탄했다. K공작계획은 1989년 국회 5공청산 청문회와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들에 포함됐으나 일반 공개가 충분히 되지 않았던 것이다.

 

토론회에서는 과거 군사정권이 자행한 언론 통제의 구체적인 수치와 학술적 진단도 제시됐다.

 

주제발표 1 ‘해방 후 군사독재정권의 언론탄압사’에서 김서중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언론은 일제 강점기, 미군정, 이승만 독재 정권, 5.16군사쿠데타 박정희 유신 정권, 신군부 5공정권을 거치면서 최소 100년 기간 동안 서구 근대 언론의 초기 상황에 머물렀다”고 정리했다.

 

김 명예교수는 특히 박정희 유신 정권의 언론 통제에 대해 “언론인 통제, 언론사 통제, 보도 내용 통제 등으로 구분하여 살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언론인 통제로 민족일보 탄압과 조용수 사장의 사형 집행, 프레스 카드 제도 도입과 언론인 강제 퇴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언론인 강제 해직, 유신체제 아래 언론사 통폐합, 보도내용 통제와 보도지침 등에 대해 분석 평가했다.

 

주제발표 2 ‘80년 내란집단의 언론검열과 언론인 강제해직’에서 김주언 뉴스통신진흥회 전 이사장은 “518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난 지 거의 반세기가 흘렀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면서 “끝도 없이 이어지는 광주항쟁 왜곡과 비하는 전두환 내란세력에 대한 완전한 청산 작업과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배상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 이사장은 “보도 검열과 비판 언론인 축출이 내란의 필수 수단”이라면서 “1979년 10월27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된 뒤 1981년 1월24일 해제시까지 1년3개월 동안 신문 방송 통신 잡지에 대해 총 108만 5,096건을 사전 검열하고 2만 9,010건을 보도 관제했다”고 공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정식 국회의장이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해직언론인 여러분께 빚을 지고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는 그 희생 위에 서 있기 때문”이라며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검열을 거부한 해직언론인의 싸움은 5·18 정신의 표상이며, 그 정신을 헌법 전문에 새기는 개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80해언협은 “오랫동안 상처를 안고 살아오며 국가와 동료 시민에게 듣고 싶었던 위로를 국민 대표인 국회의장이 대신해 주었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정근식 서울특별시 교육감(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회장) 역시 축사를 통해 이번 토론회의 의미가 미래 세대에게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80년 신군부의 언론인 강제해직은 중대한 국가폭력이자 학생들이 기억하고 배워야 할 민주주의의 역사”라며 “오늘의 연구와 증언이 학교와 시민사회로 널리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80해언협은 “이번 국민대토론회가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언론 탄압을 제대로 단죄함으로써, 향후 어떠한 권력도 언론의 자유를 흔들 수 없도록 만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 이명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