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짙어지는 국정원의 계엄 사전 기획 의혹

 

총선 전 민간인 불법 사찰과 사전 계엄 검토?
국정원의 어두운 역사 – 간첩 조작과 공안정국
윤석열의 내란 준비와 도구가 된 종북 프레임

 

계엄 벌어진 그날 밤, 국정원의 수상한 움직임
실세 홍장원의 과거 행적과 특검 기소의 충격
시민 저항으로 막은 내란과 국정원 개혁 과제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대한 내용을 폭로했다. 국정원이 계엄 선포 훨씬 전인 2024년 초부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 등 30여 명의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그 결과를 매주 윤석열 대통령실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계엄을 선포하기 3개월 전인 2024년 9월에는 '계엄상황시 대공수사권 행사 가능 여부 검토'라는 제목의 문건까지 작성했다고 윤 의원은 고발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이것이 특정 부서나 내부 보고에 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내용은 국정원 모든 부서에 조직적으로 배포됐고, 각 부서는 이에 대응하는 더 구체적 문건들을 준비했다고 한다. 하나의 부서가 아니라 조직 전체에 대한 동원 시도가 있었다는 말이다. 이를 근거로 윤건영 의원은 "국가정보원이 불법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주도적으로 준비했다"고 지적했고, 한발 더 나아가 국정원이 "비상계엄의 최초 기획자일 수 있다"는 파격적 주장까지 내놓았다. 

 

 여당 정보위 간사로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 국정원의 계엄 사전 공모 및 조직적 계엄 가담 의혹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6.8.19 연합뉴스

 

이것은 결코 근거 없는 억측이 아니며 충분히 설득력 있는 추정이다. 왜냐하면 국정원은 이 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핵심적인 비밀 정보기관이자, 동시에 가장 오랜 억압적 국가기구였기 때문이다. '반국가 세력', '종북 좌파'라는 프레임을 생산해낸 원조가 바로 이 조직이며, 국가보안법을 무기 삼아 숱한 간첩 조작 사건을 만들어내고 그때마다 공안 정국을 조성해온 어두운 역사를 갖고 있다.

 

유신 시절 중앙정보부가 저지른 인혁당 재건위 조작 사건이나 김대중 납치 사건에서부터, 국가안전기획부 시절의 각종 간첩단 조작에 이르기까지, 이 기구의 이름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그 뿌리는 숨길 수가 없었다. 박정희나 전두환 같은 군사독재자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수우파 정권들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억누르는 데 가장 의존했던 권력기관이 바로 이 조직이었다.

 

중앙정보부에서 국가안전기획부로, 다시 국가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꿔왔지만 그 문제점들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심의 시선이 존재해 왔다. 민주당 계열 정권들이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을 법으로 금지하거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등 개혁을 시도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우파가 다시 정권을 잡을 때마다 이러한 개혁의 흐름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반복돼 왔다.

 

윤석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집권하자마자 검사 출신의 최측근 인사들을 국정원 요직에 배치해 이 기구를 자신의 정치적 무기로 삼으려 했다. 실제로 국정원은 윤석열 정권 초기부터 이른바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을 비롯한 일련의 공안 사건을 잇달아 터뜨리며, 결과적으로 훗날의 내란으로 이어지는 길을 앞장서 닦아놓았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시점부터 윤석열은 공개 석상에서 툭하면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국정원식 언어와 사고방식이 대통령의 입을 통해 그대로 흘러나온 장면으로 보였다. 이런 윤석열이 자신의 정치 생명과 모든 것을 걸고 벌인 절체절명의 쿠데타 시도 과정에서, 정작 자신이 무기삼아 장악해온 국정원의 힘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처음부터 믿기가 어려웠다.

 

관련 방송 화면 갈무리

 

실제로 12월 3일 계엄의 늦은 밤에 국정원에는 130여 명의 직원이 출근해서 각종 회의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이 정도 규모의 '심야 비상 소집'이 직원들의 자발적 판단만으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하는 것은 누구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청사로 출동했던 군 간부에게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곧 검찰과 국정원이 올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증언도 남아있다.

 

방첩사 간부와 검찰청 검사, 그리고 국정원 처장 사이에 오간 통화 기록 역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되며 계엄이 해제된 새벽 시간대에도 국정원이 계엄사령부에 인력을 파견하려 한 정황이 최근 추가로 밝혀졌다고 한다. 계엄이 끝난 뒤에도 조직 차원에서 계엄사와의 연결 고리를 유지하려 했다면, 단순한 방관자나 협조자 수준을 넘어서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모든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국정원이 내란을 미리 알고 함께 기획하고 준비했다'는 윤건영 의원의 추정은 상당히 강력한 정황적 뒷받침을 얻는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그동안 내란 저지에 기여한 인물로 알려져 왔던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된다. 홍장원은 30년 가까이 국정원에서 경력을 쌓아온 조직 내부의 핵심 인사이며, 이른바 블랙요원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곧 그가 국정원의 어두운 역사와 관행으로부터 자유로운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원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 국정원이 저지른 민간인 사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이른바 '댓글부대'를 동원한 여론 공작, 나아가 내란음모 조작 사건과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에 이르기까지, 그가 이러한 흐름과 무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이러한 과거 때문인지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에서 밀려나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윤석열이 집권하면서 그는 다시 국정원의 주요 보직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무엇보다 그는 명목상 상관인 국정원장 조태용을 사실상 건너뛰어 대통령 윤석열에게 직접 보고하는, 조직 내 '실세 중의 실세'로 통해왔다는 점이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져 있다. 

 

국가정보원법 위반, 직무유기, 위증 등의 혐의를 받는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1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2025.11.11. 연합뉴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윤석열이 쿠데타를 감행한 직후 국정원장인 조태용이 아니라 굳이 홍장원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도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었다. 또한 윤건영 의원의 지적대로 '국정원이 내란을 미리 알고 함께 기획하고 준비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조직의 2인자였던 홍장원만 이 흐름에서 배제된 채 아무것도 몰랐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내란이 벌어진 그날 밤 홍장원이 구체적 지시를 내리고 역할을 수행했다는 증언과 증거들이 드러나면서, 최근 종합특검이 그를 조태용과 함께 내란 혐의로 정식 기소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소식은 그동안 홍장원을 '윤석열의 위법한 지시를 거부하고 내란을 막아내는 데 기여한 용기 있는 내부고발자'로 기억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함께 의문을 안기고 있다.

 

그가 처음부터 내란에 반대했던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내란에 일부 발을 담그고 있다가 상황이 실패로 기울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어느 순간 태도를 바꿔 돌아섰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12월 3일 밤의 쿠데타를 막아낸 진짜 힘이, 목숨을 걸고 국회와 거리로 뛰쳐나온 평범한 시민들에게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해주는 이야기가 된다.

 

바로 그 시민들의 힘이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국회에서 신속하게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도록 만들었고, 동시에 내란 세력 내부에서도 균열과 이탈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돌이켜보면 12월 3일 직후에도 홍장원의 일부 진술에는 석연치 않은 대목이 존재했다. 당시 그는 자신이 체포 대상자 명단을 받아 적으면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의 이름을 잘 몰랐다고 했었다.

 

그러나 국정원의 핵심 간부가, 이 나라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단체이자 국정원의 오랜 감시와 탄압의 주된 표적이었던 민주노총의 위원장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잘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최근에도 홍장원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면서 '국정원은 계엄의 무풍지대였다', '나도 TV를 보고 처음 계엄 선포를 알았다'는 등 쉽게 납득하기 힘든 취지의 주장들을 내놓았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6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6.26. 연합뉴스

 

물론 아직 진실이 완전히 밝혀졌다고 볼 수는 없으며, 앞으로 진행될 추가 수사와 재판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홍장원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자칫 윤석열의 12·3 내란 자체에 대한 사법적 심판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특정 증인이 기소됐다 해서 그동안의 모든 진술을 일괄적으로 배척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각 진술과 증거를 개별적으로 따져 신빙성을 판단하는 것이 옳다.

 

무엇보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윤석열의 내란죄는 홍장원 한 사람의 진술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수많은 종합적인 물증과 다수의 독립적인 증언들을 통해 충분히 입증되어 온 사안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함께 겪어낸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며, 어느 한 증인의 신뢰도 문제로 그 본질이 흔들릴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앞으로 수사와 재판을 통해 더 많은 사실이 밝혀져야겠지만, 만약 홍장원이 뒤늦게나마 내란 세력에게서 등을 돌리고 민주주의의 편에 서게 된 것이 사실이라면, 그 스스로가 더 철저히 성찰하며 국정원 조직과 이번 내란, 그리고 국정원의 어두운 과거에 관한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 역시 이러한 사태를 계기로, 국정원의 더 철저하고 근본적인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

 

20일 온타리오 우드바인 경마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기염

 

러스터의 경기 모습(맨 왼쪽)  [블러드홀스 홈페이지 캡처]

 

한국마사회의 씨수말인 닉스고의 첫 세대 자마, 러스터가 캐나다 최고 권위 경주인 제167회 킹스플레이트 스테익스(총상금 100만 캐나다달러)에서 우승했다.

 

한국마사회는 20일 "암말인 러스터가 지난 16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우드바인 경마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2위와 7과¼마신 차(말 7마리+¼ 몸길이 차이)로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킹스플레이트는 캐나다산 3세마가 성별과 관계없이 출전하는 경주로, 2,000m 인조 주로에서 펼쳐진다.

 

1860년 창설돼 북미에서 가장 오래 연속 시행되고 있는 경주이며, 캐나다 트리플크라운의 첫 관문이기도 하다.

 

통산 6전 5승을 거둔 러스터는 킹스플레이트 역사상 40번째 암말 우승마로도 이름을 올렸다.

 

경주에서는 단승식 배당 1.25배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인기마로 평가받았고, 실제 경주에서도 경쟁마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며 우승했다.

 

러스터는 닉스고의 첫 자마 세대에서 배출된 경주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닉스고는 한국마사회가 자체 개발한 유전능력 평가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경주마로, 미국 경마에서 정상급 경주마로 성장한 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테일러메이드 목장에서 씨수말로 활동했다.

 

올해 초엔 국내로 이송돼 현재 제주목장에서 씨수말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이진우 소장은 "러스터의 킹스플레이트 우승은 닉스고의 씨수말 능력이 북미 무대에서 검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해외종축개발사업으로 확보한 우수 씨수말 자원을 적극 활용해 국내 생산마의 수출까지 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경윤 기자 >

 

 

트럼프, 캐나다 '50% 관세' 3일 보류…카니 "주요 과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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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카니 총리  [AP=연합 자료사진]

 

미국과 캐나다가 타결을 추진 중인 무역합의에 따라 일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가 현행 50%에서 25%로 낮아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양국의 잠정 합의안에 일부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5%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협상 소식통을 인용해 캐나다산 자동차·트럭에 대한 기본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5%로 낮추고, 철강·알루미늄 관세율은 50%에서 25%로 절반 인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동차, 주류, 유제품 산업에서 캐나다가 무역 차별을 하고 있다며 일부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가 협상 진전을 이유로 시행 시점을 사흘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합의를 이뤘고, 모두에게 좋은 합의라고 생각했기 관세를 사흘 연기했다"며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도 양국이 "합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 임수정 기자 >

 

 

 

3월에 의원 112명이 탄핵안 서명했으나 무산
김민석, 대표 취임하자마자 "사퇴"로 몰아치기
'법치 파괴 조희대 물러나야' 전국 현수막 지시
국회의장엔 "대법원장 무법" 단호한 조치 요청

 

그러나 탄핵까진 아직…'자진 사퇴'가 공식 입장
법적·정무적 난점 많아 여론전부터, 시기 저울질
"조희대 씨 충분히 탄핵될만…국민께 더 알려야"
"행동 들어가면 완벽한 100점 맞을 준비 시작"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2026.8.19. 연합

 

이재명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를 '1+1'으로, 그것도 '서면 제청'하고 심지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후보 추천 결과는 백지화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 집권여당이 연일 사퇴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이미 지난 3월에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직선거법 상고심 파기환송 사태와 12·3 비상계엄 관련 헌법·법률 위배 행위 등을 사유로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에 범여권 의원이 112명이나 서명했음에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풍'을 우려해 포기했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번엔 실제 탄핵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련 기사 "조희대 탄핵 3월에 가능했는데…뼈아픈 실기"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20일 당 차원에서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한다'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전국에 걸도록 지시했다. 김 대표는 20일 오전 세종 은하수공원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김남준 홍보위원장을 임명한 후 전국에 현수막 두 개를 필수 게첩하라는 첫 지시를 내렸다"며 "하나는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합니다'이고 또 하나는 '민주의 황금시대를 열겠습니다'이다"라고 밝혔다.

 

당 대표 후보이던 지난달 30일 이미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 다음은 사법개혁"이라며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은 마냥 미루고 9월 퇴임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인선은 진행하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직무유기가 도를 넘었다. 후임 제청을 즉각 하지 않고 헌정 수호 차원의 탄핵을 피할 수 있겠는가?"라고 경고했던 김 대표는 전날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 씨는 물러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장 집무실을 찾아 조정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조정식 의장님의 원만한 정치적 리더십과 풍부한 경륜에 기초해 이번 국회가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정치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국회로 기록되었으면 좋겠다"며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의 제명을 거론한 데 이어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회 차원의 '단호한 시정' 조치도 요청했다.

 

김 대표는 "국회는 헌법 기관 가운데 국민에 의해서 선출된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 관련 사태에 있어서 지난 계엄 내란을 국회에서 막아낸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중심을 잡고 풀어냈으면 좋겠다"며 "대법원장 스스로가 내란 시기부터 씌워져 있는 국민적 혐의를 해소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무법에 무법을 더하는 현재의 상황을 국민들이 인내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장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사법부 스스로 자기 정화되고 견제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제대로 되지 못할 때에는 국회가 사명감을 가지고 한편으로는 사법개혁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잘못된 조치에 대해서 단호하게 시정을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저희 당도 노력할 테니 의장님도 잘 지도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사법부의 '자기 정화'에 따라 조 대법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으니 그 경우 국회의장도 협조해달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과정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6.8.19. 연합

 

원내 사령탑인 한병도 원내대표도 보조를 맞췄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대법관 기습 제청을 '대통령 임명권 침해'로 규정한 뒤 "어제 법사위는 제청을 장시간 지연한 연유와 기습 제청한 경위, 추천인 4인 후보 중 특정인을 배제한 채 본인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불공정한 임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는지, 후보자 선정 기준을 철저히 따져 묻기 위해 대법원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끝내 불참했다"면서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드는 인사 농단을 저질렀다. 즉시 대국민 사죄하고 대법원장직을 사퇴하라"며 "단순히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대한민국 사법의 최고 심판 권한을 가진 대법관 자리를 조희대 한 사람 마음대로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못한다면 인사 농단을 해서라도 판을 깨버리겠다는 것"이라고 사안의 중대성을 짚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 역시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즉각 사퇴를 당 공식 입장으로 촉구했다. 그는 "대법관 임명 절차를 정치적 충돌의 장으로 만들고도 어떠한 설명도 않는 것은 국민 기만이자 오만의 극치다. 조 대법원장은 더 이상 숨지 말고 법사위에 출석하라"면서 "계엄 당시의 행적부터 대선 직전 파기환송, 대법관 제청 지연과 기습적 서면 제청까지 국민 앞에 책임 있게 답하라. 끝내 답변을 거부하고 사법농단을 계속한다면 그 역할을 책임질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강도 높게 압박하고는 있으나 김민석 지도부는 아직 탄핵 추진 계획까지 직접적으로 표명하고 있지는 않다. 지난 3월 정청래 지도부 때처럼 전국 단위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을 직무 정지시키는 사상 초유의 선택을 한다는 건 엄청난 후폭풍을 감수해야 해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민생 중심 정치'를 기치로 내걸었는데 취임하자마자 대법원장 탄핵에 나설 경우 중도층을 비롯한 다수 여론이 과연 긍정적으로 반응할지 낙관하기도 어렵다.

 

특히 조 대법원장의 '사전 조율 없는' 대법관 제청 행위가 법리적으로 위헌 등 탄핵 사유가 되진 않는다는 점에서 당장의 탄핵소추 계기로 삼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할 경우 사법부 전반의 강력 반발은 불문가지이고 그에 따른 극한 대치가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지점이다. 국민적 지지 여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칫 민심 이반을 가속화하고 수구·극우 세력의 반동 명분을 키워줄 심각한 정치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9월 16∼19일 서울에서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가 열린다는 점도 현실적으로 조기 탄핵 이행을 힘들게 하는 요소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전당대회 뒤 처음으로 열린 의원 총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8.20. 연합

 

청와대는 이번 서면 제청 사태를 두고 공개 충돌을 자제하면서 탄핵엔 더욱 신중한 분위기다. 지난 6일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청와대도 공감하고 있다는 취지의 일부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즉각 "대법원장의 탄핵 및 거취와 관련해 청와대가 공감한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은 바 있다. 김성회 원내대변인도 이날 한병도 원내대표 주재의 정책조정회의 뒤 기자들에게 "사퇴 요구를 당의 입장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탄핵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법리적·정무적으로 난점이 많아 김 대표는 일단 당 내부적으로 탄핵소추안 마련 및 법률 검토 등 준비는 하되,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위한 여론전에 주력하면서 공감대를 좀 더 확산시킨 뒤 탄핵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그 같은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저는 조희대 씨가 이미 탄핵 될만한 충분한 자질과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아직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는 국민께 충분히 알릴 시간을 조금 더 갖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을 다시금 '조희대 씨'라고 호칭한 김 대표는 "이미 탄핵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 결정을 하는가 아니냐와는 별론으로 하고, 당에서 어떤 행동에 들어갈 경우에 완벽한 100점짜리를 맞을 수 있는 준비는 시작하겠다"면서 "다만 굳이 그렇게까지 않고도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물러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기 때문에 온 국민의 요구로 물러날 수 있도록 하는 충분한 설명을 하는 것도 저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 김호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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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추천위원회 다시 꾸릴 가능성…대법관 장기 공석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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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8.21 [연합]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제청 요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법원의 향후 대응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제청 과정을 두고 "협의를 건너뛴 유례없는 일방 통보"라고 규정하며 재제청 요구 등 후속 방침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손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을 반려할 경우 대법원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에 해당하는 새 후보자를 검토할 전망이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대법관)도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를 제청할 권리가 있고 거기에 따라 대통령과 국회는 임명권과 동의권을 행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역시 손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헌법상 임명권을 행사해 제청을 반려하는 가능성을 검토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면서 후보자 천거 작업부터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법원조직법상 추천위원회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를 제청할 때마다 꾸려지고 후보자를 추천하면 해산된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신속한 후속 인선을 위해 앞서 작년 12월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추천을 위해 구성된 추천위를 재가동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위원회는 각계에서 천거돼 심사에 동의한 이들 가운데 3명 이상을 후보자로 추천한다. 앞서 추천된 후보들이 다시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사례를 보자면, 지난 2012년 7월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 제기로 자진사퇴하자 대법원은 2주 만에 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

 

대법원은 당시 신속한 인선을 위해 기존 추천위를 재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위원회를 처음부터 다시 꾸렸다. 이후 추천위가 후보자 3명을 새로 추천하기까지는 약 한 달 반이 걸렸다.

 

대법원이 앞서 추천위에서 추천된 후보들 가운데 1명을 다시 제청하는 방법도 검토될 수 있다.

 

손 부장판사를 제외한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다.

다만 이들 후보를 놓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번 사태가 불거진 만큼 후보를 바꿔 제청하더라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어떤 방식이 되든 대법관 장기 공백 상황은 불가피하게 됐다.

대법원은 지난 3월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뒤 5개월 넘게 1명이 공석인 상태다.

 

청와대가 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선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낼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이 경우 대법관 2명이 장기간 공석인 상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미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