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안정적 성장세 지속”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전 세계 성장률과 주요국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가운데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유지했다. 내년 전망치도 소폭 상향 조정하며 2023년까지 한국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거라는 평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1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유지했다. 지난 9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숫자와 동일하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는 신속한 백신 접종에 따른 거리두기 완화, 수출·투자 호조세, 정책효과 등으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에 이어 내후년까지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한다는 것이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진단이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지난 5월 2.8%에서 9월 2.9%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번에도 3.0%로 올렸다. 2023년 한국의 성장률도 2.7%로 전망하며 안정적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소비·고용 회복세가 확대되고, 대외수요 증가, 정부지원 등으로 수출·투자 증가세 지속이 예상된다”며 “2023년까지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한국에 코로나19 피해계층에 대한 ‘집중적’ 지원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완전한 경제회복까지 코로나19 피해계층을 대상으로 한 재정지원을 지속하되, 보다 집중적이고 일자리 전환을 돕는 방식을 제안한다”며 “공공투자는 뉴딜정책의 연장선에서 디지털화 촉진, 녹색 성장, 사회적 불평등 축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보고서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건전성 정책 강화 및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공급 노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전 대비 성장 흐름에서는 2023년까지 한국이 주요 선진국들 가운데 1위라고 밝혔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퍼지기 이전인 2019년의 실질 국내총생산을 100으로 볼 때 한국의 2023년 국내총생산 전망치는 109로 미국(108.3), 독일(104.3), 영국(103.2), 일본(101.5) 등 주요국보다 높다. 정부는 “한국 경제는 2023년까지 주요 20개국(G20)에 속한 선진국 중 위기 전 대비 가장 빠른 성장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위기 중 역성장 최소화에 이어 위기 회복과정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빠르고 강한 회복세 지속이 전망된다. 주요국 대비 성공적 위기대응을 다시 한 번 방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전 세계와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는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5.6%로 지난 9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최근 세계 경제는 공급망 차질, 원자재가격 상승,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됐다”며 미국(6.0%→5.6%), 중국(8.5%→8.1%), 일본(2.5%→1.8%) 등 주요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한편 일부 유로존 국가와 신흥국 전망은 상향 조정됐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확산을 고려해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의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우리나라 물가 전망도 올해 2.4%로 지난 9월 전망(2.2%)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정부는 “우리나라 물가 전망도 상향했지만 상향폭이 영국(+0.1%포인트)에 이어 두번째로 작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혜 기자

 

국민 정부기관들 만족도 조사에서 검찰이 '꼴찌'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고 이미란씨의 형부 김영수(65·왼쪽)씨와 하승수 변호사가 ‘서울중앙지검의 조선일보 방씨일가 관련 사건 봐주기·축소 기소 및 재판부의 공소장 변경 요구 거부에 대한 감찰’ 진정서 제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전광준 기자

 

방용훈(2021년 2월 사망) 전 코리아나호텔 회장의 배우자였던 이미란(2016년 사망)씨 유족이 <조선일보> 사주 일가 사건에 대해 검찰이 연이은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검찰청에 감찰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1일 오전 11시 이씨의 형부 김영수(65)씨와 유족 법률 대리인 하승수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의 조선일보 방씨 일가 관련 사건 봐주기·축소 기소 및 재판부의 공소장 변경 요구 거부에 대한 감찰’ 진정서를 대검에 냈다. 하 변호사는 “이씨가 세상을 떠난 뒤 방씨 일가와 관련된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여러 범죄 혐의가 드러났는데 이에 대해 검찰이 축소·봐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2016년 9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떴다. 이씨는 숨지기 전 남편 방 전 회장과 자녀들이 자신을 학대·폭행·감금했다고 주장했다. 그해 11월 방 전 회장은 장남 방성오 코리아나호텔 대표와 함께 처형의 집 현관을 돌로 부수고 무단침입하려 했다. 이씨 유족들은 주거침입 및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이 방 전 회장을 불기소 처분하자 유족들은 시시티브이 화면을 근거로 항고했다. 2017년 검찰은 방 전 회장과 장남을 각각 벌금 200만원과 4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유족은 경찰이 방 전 회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건 축소를 위해 공문서를 위조했으나 이를 수사하는 검찰이 법원의 공소장 변경 요구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검찰은 수사담당 경찰관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죄로 기소했다. 지난달 열린 공판에서 판사가 ‘공문서위조죄도 성립할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검사에게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 변호사는 “검찰 수사 결과 동료 경찰관이 관여한 것처럼 도장을 찍어 조서를 꾸미는 등 공문서위조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검찰이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만 기소하려 한다. 경찰관을 벌금형으로 가볍게 처벌받게 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공문서위조죄는 벌금형 없이 10년 이하 징역만 가능하다. 허위공문서작성죄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 가능해 형이 더 가볍다.

 

유족 쪽은 과거 방 전 회장 자녀들을 이씨에 대한 공동존속상해 혐의로 고소했을 때도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2017년 6월 경찰이 해당 혐의를 인정해 검찰에 넘겼는데 서울중앙지검이 해당 혐의는 무혐의 처분하고 대신 강요죄로 기소했다는 것이다. 하 변호사는 “법정형이 징역 15년 이하인 범죄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하고 징역 5년 이하인 강요죄로 기소했다. 상해진단서와 피멍이 든 사진이 있지만 해당 혐의를 부정한 것”이라고 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방씨 일가 비자금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해당 사건 기소가 이뤄진 전후로 비밀회동을 했다는데, 해당 만남과 축소 기소 사이 관련성이 있는지 대검 감찰부가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공판검사가 수사검사와 상의해 공소장 변경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출하긴 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진 않았다. 현재 검토 중인 상태다. (유족의) 다른 문제제기에 대해선 더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했다. 전광준 기자

 

국민만족도 높은 정부기능은 소방·IT·과학기술…검찰은 '꼴찌'

한국행정연구원 조사…소방안전, 만족도·중요도·향상 기대 모두 '최고'

검찰은 중요도 높지만 만족도·향상 기대 '최저'…"미션 조정 필요"

 

정부 기능 중 소방 안전 분야와 정보기술(IT),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가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검찰에 대한 만족도는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국민들은 검찰에 대해서는 전 분야 평균 이상으로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인력 규모를 키울 경우 서비스 품질이 향상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2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이 연구원은 각 정부기능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런 분석을 담은 '정부의 행정 활동·서비스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와 조직·인력 관리 전략'을 '정부디자인 이슈 8권'에 발표했다.

 

보고서는 소방/안전, 과학기술, 보건/식품안전 영역에 대해 점진적인 인력 증원을 통한 기능 증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검찰, 경제/산업/통상, 경찰, 국방/병무 영역에 대해서는 기능 효율화와 미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내년 대선 직후 본격화될 정부 조직 개편 논의의 참고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행정연구원 정부조직디자인센터 보고서]

 

◇ '소방/재난안전' 만족도·중요도 최상

 

연구진은 행정서비스의 수요자인 국민에게 20개 정부 기능에 대한 만족도, 중요도, 향상동의수준(인력 증원 시 서비스 수준의 향상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을 통해 지난 3월 9~12일 만 19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만족도는 정부 기능 중 소방/재난안전이 5점 만점 중 3.58점으로 가장 높았다.

 

전체 기능의 평균인 2.96점보다 높은 분야는 정보/통신(3.49점), 과학기술(3.34점), 출입국관리(3.26). 보건/식품안전(3.14점) 등이었다.

 

반면 검찰은 2.38점으로 가장 낮았고 고용/노동(2.59점), 재정/세제/금융(2.62점), 외교/통일(2.74점), 경제/산업/통상(2.75점), 경찰(해경 포함·2.79점) 등이 평균보다 밑이었다.

 

중요도에 대한 평가에서도 소방/재난안전은 4.4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 분야의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면서 중요성도 인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중요도의 전체 평균은 4.07점으로, 국방/병무(4.23점), 교육(4.22점). 경제/산업/통상(4.21점), 고용/노동(4.21점) 등이 평균보다 높았다.

 

만족도가 가장 낮았던 검찰은 중요도에서는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4.11점을 얻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경향은 경찰에 대한 평가에서도 나타났다. 낮은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중요도는 4.19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 "인력 늘리면 향상" 소방·복지 '긍정적' vs 검·경 '부정적'

 

소방/재난안전은 인력을 확대하면 행정 활동이나 서비스 수준이 향상될 것인지를 묻는 '향상동의 수준' 항목에서도 4.00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평균(3.20점)보다 높은 기능은 사회복지(3.63점), 과학기술(3.61점), 환경(3.28점), 보건/식품안전(3.46점) 등이었다.

 

검찰은 이 항목에서도 2.60점으로 가장 낮았다. 경찰 역시 3.13점으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검찰보다는 높았다.

 

외교/통일(2.76점), 일반행정(2.93점), 문화/체육(2.94점), 재정/세제/금융(2.94점) 등이 평균 이하의 낮은 점수를 얻었다.

 

연구진은 이런 세 가지 요인에 대한 국민 의견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능별로 향후 조직과 인력의 확대가 필요한지, 미션이나 기능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세 요인을 함께 분석한 것은 그간의 만족도 조사만으로 행정 수요를 예측하는데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만족도가 중요도와 함께 높은 경우 지속해서 유지해야 할 영역이지만, 만족도가 높더라도 중요도가 낮으면 중요도에 비해 노력이 과잉된 영역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만족도는 떨어지더라도 중요도가 높으면 만족도를 높일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만족도가 높더라도 향상동의 수준이 낮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미진하다면 지금 체계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행정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 예상된다. 중요도가 높지만 향상동의 수준이 낮다면 기능효율화 등의 혁신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 소방·과기·보건 '기능증대'…검·경·국방 '기능효율화' 필요

 

보고서는 이런 분석을 통해 소방/안전, 과학기술, 보건/식품안전 분야처럼 만족도와 중요도, 향상동의 수준이 모두 높은 영역을 점진적인 인력 증원을 통해 기능을 증대해야 하는 유형으로 정의했다.

 

검찰, 경제/산업/통상, 경찰, 국방/병무, 재정/세제/금융 분야는 중요도에 대한 평가는 높지만 만족도가 낮고 향상동의 수준도 낮은 영역이었다.

 

이런 영역에 대해서는 서비스에 대한 기능 효율화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조직의 미션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고용/노동, 교육, 환경 영역 등 중요도와 향상동의 수준은 높지만 만족도가 낮은 영역에 대해서는 서비스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고 인력 증원을 통해 수행 수준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 외교/통일 영역 등 만족도와 중요도 평가가 낮고 향상동의 수준이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인 경우는 조직의 미션 자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며 혁신이 미흡할 경우 기능 감소가 필요한 영역으로 봤다.

 

사회복지, 정보/통신, 출입국관리 등 만족도가 높지만 중요도는 평균 수준이고 향상동의 수준은 높은 편인 영역에 대해서는 기능 내 새로운 서비스 영역 발굴을 위해 점진적인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농림축산/해양수산, 문화/체육, 일반행정 등 만족도는 높지만 중요도와 향상동의 수준이 낮은 영역에 대해서는 상대적 중요도가 크지 않으니 기능 내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발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만족도는 높지만 중요도나 향상동의 수준은 낮은 교정/보호관찰 기능에 대해서는 행정 활동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고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 물가 상방, 하방 압력 동시에

상방 압력 더 클 것이라는 전망 많아져

파월 연준 의장 빠른 긴축 언급 나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으로 세계 경제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하자 애초엔 방역 강화로 물가 상승 압력은 다소 완화되고, 경기 개선세는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물가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결국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30일 ‘일시적(transitory) 인플레이션’ 입장을 철회하고, 시중에 푸는 돈을 빠르게 줄일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전 세계 물가는 오미크론으로 상승과 하락 압력이 동시에 발생한다. 오미크론은 풀릴 기미를 보이던 세계적 공급망 차질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다. 또 감염 우려로 사람들의 노동시장 복귀가 늦어지면서 인력난 부족은 더 심해진다.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는 요인이다. 반면 방역 강화로 경제 주체들의 이동이 제약되고, 상품을 찾는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물가를 낮추는 요소다. 최근 물가 급등세의 주된 원인인 국제유가도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지난달 30일 배럴당 66.18달러(WTI·서부텍사스유 기준)까지 내려갔다.

 

두 가지 요인이 혼재하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오미크론의 물가 상방 압력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공급난을 악화시키고 상품 물가에 상승 압력을 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무라증권의 조단 로체스터 외환전략가는 “오미크론이 물가 상승세 둔화에 끼칠 영향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오미크론 발생으로 인한 경제 충격은 코로나19 초기와 델타 바이러스 확산 당시에 비해서는 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달 30일 “경제학자들은 백신 출시와 코로나19에 적응하는 능력이 증가한 점 등을 들어 세계 경제가 오미크론을 비교적 쉽게 극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가는 더 높아지고, 경기 개선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미국은 급격히 통화정책 방향을 틀고 나섰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 의회 청문회에서 “경제가 매우 강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다”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더 빠른 마무리를 고려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여전히 기대한다”면서도 “물가 압력을 ‘일시적’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으며, 이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우리가 의미하는 바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기존보다 물가 상승 위험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이다.

 

연준은 1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했는데, 이 조처가 이어지면 내년 6월 양적완화가 종료된다. 테이퍼링 속도가 빨라지면 종료 시점도 달라지며, 그 다음 단계인 금리 인상 시기도 앞당겨진다.

 

연준이 긴축으로 빠르게 방향을 돌리면서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간밤 뉴욕 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2% 가까이 하락했으며, 통화정책 조정에 가장 민감한 국채 2년물 금리는 상승했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1일 전날보다 2.14%(60.71) 급등한 2899.7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던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일단 급반등했지만,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 연준의 긴축 움직임 속에 오미크론 확산 우려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의 내년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3700에서 3350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슬기 기자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컨소시엄 무산을 막아주는 대가로 시행사 화천대유로부터 2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영장이 1일 밤 기각됐다. 아들 퇴직금 50억원이라는 구체적 단서를 통해 수사 초기부터 곽 전 의원을 수사해온 검찰로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다.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밤 11시20분께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의자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구속 사유 및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검찰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검찰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자신의 아들을 통해 수십억원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의원직에서 물러났던 곽 전 의원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검찰은 입증이 까다로운 뇌물수수 혐의가 아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이마저도 법원의 1차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장동 개발에 뛰어든 화천대유와 ㅎ건설이 투자금을 대줄 하나은행을 두고 경쟁을 벌이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오랜 친분 관계에 있던 곽 전 의원을 통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쪽에 힘을 써줬다는 것이 혐의의 뼈대였다. 검찰은 2015년 화천대유 1호 사원으로 입사했던 곽 전 의원 아들이 지난 3월 퇴사하면서 퇴직금과 산재 위로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원 가운데 세금을 뗀 나머지 금액 25억원을 알선 대가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영장심사에서 검찰은 ‘화천대유가 아닌 다른 업체와의 컨소시엄이 논의되다가 갑자기 중단됐다’는 취지의 하나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임직원 진술 등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은 곽 전 의원이 알선 청탁을 받은 경위와 일시, 장소, 알선 대상과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상식적이지 않은 50억원이라는 거액의 퇴직금을 전방위로 수사하고도 검찰의 혐의 입증에 큰 구멍이 있었던 셈이다. 앞서 곽 전 의원은 영장심사가 끝난 뒤 아들이 받은 거액에 대해 “화천대유가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돈을 벌었다. 그래서 이런 이상한 일들이 생겼다”고 했다.

 

‘가장 확실한’ 피의자였던 곽 전 의원 수사가 난항을 겪게 되면서 앞으로 관심사는 검찰이 나머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어디까지 확대할지다. 이날 곽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50억 클럽에서 지금 문제가 되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나머지 거론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검찰이 면죄부를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그렇다면 50억 클럽이 실체가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자신을 포함한 이른바 ‘50억원 클럽’ 존재를 부인했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곽 전 의원,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경제매체 사주 홍아무개씨, 검찰 고위직 출신 법조인 등 6명의 이름을 공개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달 26∼27일 검찰 출신 법조인 2명을 뺀 4명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강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