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전 7이닝 7안타 2실점…평균자책점 3.26→3.22

탈삼진 8개 추가해 시즌 102개… 볼넷 없는 깔끔한 투구

 

로저스센터에 처음 등판한 류현진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캐나다 연고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4)이 홈팬들 앞에서 처음 승전고를 울렸다.

 

류현진은 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7안타를 맞았으나 삼진 8개를 뽑으며 2실점으로 막았다.

 

투구 수는 99개였고 볼넷은 허용하지 않았다.

 

올 시즌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화끈한 득점 지원을 하는 토론토 타선은 홈런 두 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몰아쳐 7-2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로써 시즌 11승 5패를 기록한 류현진은 크리스 배싯(오클랜드 애슬레틱스)과 아메리칸리그(AL)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평균자책점은 3.26에서 3.22로 떨어졌다.

 

류현진은 2019년 12월 23일 토론토와 8천만달러(약 930억원)에 4년 계약을 맺었으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인해 그동안 홈구장에서 한 번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류현진

 

계약 체결 이후 무려 586일 만에 처음 홈구장에 등판한 류현진은 로저스센터에서 첫 타자 마일스 스트로우를 상대로 초구에 144㎞짜리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낚아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2번 아메드 로사리오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3번 호세 라미레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첫 이닝을 마쳤다.

 

공수 교대 후 토론토 타선은 기선을 잡았다.

 

1회말 선두타자 조지 스프링어가 클리블랜드 선발 잭 플리색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2사 후에는 보 비셋이 내야안타와 포수 패스트볼로 2루까지 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우월 2점홈런을 뿜어 3-0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2회도 삼자범퇴로 막았다.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하던 클리블랜드는 3회초 선두타자 오스카 메르카도가 기습번트 안타로 출루했다.

 

처음 주자를 내보낸 류현진은 로베르토 페레스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어니 클레먼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해 1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후속타자 스트로우와 로사리오를 연속 외야 뜬공으로 처리해 실점없이 넘겼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 호세 라미레스에게 빗맞은 내야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2사 후 바비 브래들리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아 1실점 했다.

 

중계플레이에 나선 토론토 수비진은 홈에서 주자를 잡을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2루수 세미언이 악송구를 뿌려 실점하고 말았다.

 

토론토 타선은 공수 교대 후 곧바로 반격했다.

 

에르난데스가 좌전안타, 로우리데스 구리엘 주니어는 우월 2루타로 1사 2,3루의 득점 기회를 잡은 뒤 브레이빅 발레라가 내야 땅볼로 1점을 보탰다.

 

5회초는 류현진이 뜬공 3개로 처리하자 토론타 타자들이 5회말 다시 힘을 냈다.

 

스프링어가 2루타, 세미언은 좌전안타로 1사 1,3루에서 비셋의 외야 희생플라이와 에르난데스의 적시타가 이어져 2득점, 6-1로 달아났다.

 

류현진

 

승기를 잡은 류현진은 6회초 아웃카운트 2개를 쉽게 잡았으나 2사 후 프랜밀 레예스와 아롤드 라미레스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다시 1실점 했다.

 

류현진은 브래들리에게는 투수 직선 내야안타를 허용해 2사 1,3루의 위기가 계속됐으나 메르카도를 낙차 큰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내 이닝을 마쳤다.

 

토론토는 6회말에도 리즈 맥과이어의 번트 2루타와 스프링어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 7-2로 달아났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토론토는 8회초 라파엘 돌리스, 9회초 라이언 보루키가 차례로 등판해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도쿄에 남은 대표팀 선수 위해”

망명 선수는 폴란드 무사히 도착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가 강제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가 폴란드에 무사히 도착했다. NHK 갈무리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가 강제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 육상 선수가 폴란드로 망명한 가운데, 이 사건과 관련해 코치 2명이 올림픽에서 퇴출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 선수를 강제 귀국시키려는 사건에 연루된 벨라루스 코치 2명의 올림픽 참가 자격을 박탈했다고 6일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공식 트위터에서 “도쿄에 남아 있는 벨라루스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안녕을 위해 잠정적인 조치로써 두 코치의 에이디(경기장·선수촌 출입증)를 취소하고 없앴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어 “이들은 선수촌을 떠나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였으며 앞으로 소명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마노우스카야 선수는 지난 4일 일본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폴란드에 도착했다. 이 선수는 5일 바르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앞으로 체육계에 머물며 경력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선수가 망명을 결정한 것은 벨라루스에 있는 가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영국 <비비시>(BBC)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안전하지 않다고 집에 오지 말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일본에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미디어에서 이 선수가 정신질환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가족들은 그가 귀국할 경우 정신병원으로 끌려 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앞서 올림픽 육상 100m와 200m에 출전한 그는 갑자기 예정에 없던 1600m 계주 출전팀에 포함된 것을 알고 자국 육상팀을 비판했다가 강제 귀국 위기에 몰렸다. 그는 벨라루스 야당 쪽이 운영하는 온라인 누리집에 올린 비디오에서 “그들(벨라루스 당국)은 내 동의도 없이 나를 벨라루스로 데려가려 하고 있다”며 “그래서 국제올림픽위원회에 개입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그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올림픽중 망명신청 벨라루스 육상선수, 폴란드 향해

주일 폴란드대사관 나서 도쿄 나리타공항 도착

인도주의 비자 발급해준 폴란드로 출국 예정

 

4일 오전 도쿄 나리타국제공항에 도착한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왼쪽) [로이터=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가 강제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의 여성 육상선수가 자신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해준 폴란드로 향했다.

 

4일(현지시간) 교도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의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는 이날 아침 일찍 자신을 보호해준 폴란드대사관을 나서 항공편 탑승을 위해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는 곧 폴란드행 항공편에 탑승할 예정이다.

 

치마노우스카야는 도쿄올림픽 참가 도중 자국의 강제소환 시도에 반발해 외국 망명을 요청했다.

 

육상 100m와 200m에 출전한 그는 갑자기 예정에 없던 1천600m 계주 출전팀에 사전논의도 없이 포함된 것을 알고 자국 육상팀을 비판했다가 강제 귀국 위기에 몰렸다.

 

지난 2일 선수촌에서 끌려 나와 강제로 귀국 항공편에 태워질 뻔했던 치마노우스카야는 도쿄올림픽위원회와 일본 경찰의 도움을 받아 하네다공항에서 위기에서 벗어난 뒤 도쿄의 폴란드대사관에 머물렀다. 폴란드는 그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벨라루스가 올림픽에 출전 중인 치마노우스카야를 강제로 귀국시키려 한 일에 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작년 8월 벨라루스 대선 이후 야권의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 시위로 정국 혼란이 계속되던 당시, 재선거와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는 공개 성명에 참여한 2천여 명의 체육인 중 한 명이다.

 

작년 벨라루스 대선에서는 30년 가까이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재선된 뒤 부정선거와 개표 조작 의혹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3만5천여 명이 체포됐다.

 

4일 오전 도쿄 폴란드대사관에서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를 기다리는 취재진 [로이터=연합뉴스]

 

해외도피 벨라루스 반체제인사 의문사…'자살로 꾸민 타살' 수사

우크라에서 철권통치 피란민 지원해온 열성 활동가

유엔, 진상조사 촉구… 미국, 벨라루스 정권 규탄

'유럽 최후 독재자' 루카셴코 묻지마식 야권탄압 지속

 

우크라이나에서 의문사한 비탈리 쉬쇼프를 추모하고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벨라루스인들[EPA=연합뉴스]

 

벨라루스 반체제인사가 탄압을 피해 활동해오던 우크라이나에서 의문사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수도 키예프 경찰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벨라루스인 집' 대표 비탈리 쉬쇼프(26·남)가 실종 하루만인 3일 자택에서 가까운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벨라루스인 집'은 키예프에 등록된 사회운동단체로, 벨라루스 정부의 탄압을 피해 우크라이나로 이주한 벨라루스인들에게 거처를 마련해주고 일자리, 법률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쉬쇼프는 전날 아침 조깅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키예프 경찰은 쉬쇼프의 휴대전화와 개인 소지품 등을 사건 현장에서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위장한 타살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쉬쇼프의 신변이 계속 불안했다는 점, 신체에 의문의 상흔이 있다는 점 때문에 살인사건 수사가 시작됐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경찰청장은 쉬쇼프의 코와 무릎에 찰과상이 있으나 피습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성급하다고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쉬쇼프는 반체제시위에 가담하다가 작년에 모국을 떠난 뒤 신변불안을 느껴왔으며 협박, 납치, 살해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 도피한 벨라루스인들의 쉬쇼프 애도 집회[EPA=연합뉴스]

 

벨라루스 반체제인사가 우크라이나에서 의문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명 언론인 파벨 셰레멧은 2016년 7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타고 가던 승용차가 폭발해 사망했다.

 

당시 벨라루스 정권의 공작원이 차량에 심어놓은 폭탄을 원거리에서 폭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는 폴란드, 리투아니아와 함께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철권통치를 피해 달아난 반체제인사들의 피란처 역할을 해왔다.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나도 언젠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쉬쇼프 사망사건을 일제히 우려 속에 주시하고 나섰다.

 

마르타 우르타도 유엔 인권최고대표 사무소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당국에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우르타도 대변인은 "벨라루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우리의 우려와 걱정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쉬쇼프 사망사건의 원인에 대한 우크라이나 당국의 수사를 면밀하게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루카셴코 체제가 벨라루스 시민사회에 자행하는 폭력적 탄압, 국가를 넘나드는 억압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웃 유럽국가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십자포화 속에서도 벨라루스의 권위주의 행보는 계속 강화되고 있다.

 

무려 27년간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벨라루스 대선에서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이에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시위가 몇 개월 동안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3만5천 명 이상이 체포됐다.

 

정치 혼란은 지금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야권은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대선 이후 공식 취임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벨라루스 당국은 야권 인사 체포와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말 루카셴코 정권에 반대하는 벨라루스의 전직 보안기관 요원 모임인 '비폴'(BYPOL)은 벨라루스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외국에 거주하는 야권 지도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대규모 작전을 시작했다고 폭로했다.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던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가 올림픽 도중 지난 2일 선수촌에서 끌려 나와 강제 귀국 위기에 처했다가 폴란드로 망명 신청을 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는 벨라루스 대선 이후 야권의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 시위로 정국 혼란이 계속되던 당시, 재선거와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공개 성명에 참여한 2천여명의 체육인 중 한명이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일본 정부 한 번 사과로 해결될 문제 아냐…끝없이 얘기하고 소화해야"

"일본 정부, 독일 정부 자세와 유대인 학살 다루는 기억 문화 본받아야"

 

"소녀상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반일이 아니라 기억의 문화인데, 일본의 압박은 직접 겪어보니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독일 공공박물관 중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기획한 레온티네 마이어 판멘쉬 독일 드레스덴 민속박물관장은 1일 인터뷰에서 전시된 소녀상 철거를 위한 일본의 전방위 압박에 혀를 내둘렀다.

 

 

독일 드레스덴 민속박물관장과 큐레이터= 레온티네 마이어 판멘쉬 독일 드레스덴 민속박물관장(오른쪽)과 바바라 회퍼 독일 드레스덴 민속박물관 큐레이터(왼쪽).

 

일본군 위안부 피해와 해결 노력을 다루면서 이동식과 청동 등 2개의 소녀상을 선보인 '말문이 막히다-큰 소리의 침묵' 전시회는 이날 3개월 반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일본의 압박은 지난 4월 14일 전시회 개막 기자회견 하루 전날 주독일 일본대사관 문화담당 공사의 소녀상 철거 요청 서한부터 시작됐다.

 

판멘쉬 관장은 "소녀상 철거 요청은 전시회 전날부터 폭풍우처럼 밀려들기 시작했다"면서 "일본인, 미국인, 독일인 등 다양한 국적의 시민을 자처하는 이들로부터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이메일을 하루에 100통 넘게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구와 시, 연방정부 차원에서 전방위로 압박도 있었다"면서 "외교적 차원까지 간 것"이라고 말했다.

 

바바라 회퍼 큐레이터는 "이메일 폭탄이 쏟아진 것 외에 사무실 전화통에도 불이 났다"면서 "전시회 바로 다음 날 전화를 한 한 일본인은 전시장소인 드레스덴과 멀리 떨어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산다면서 우리가 소녀상을 전시해 아이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드레스덴 민속박물관 측은 직원들에게 매일 수백통씩 쏟아진 소녀상 철거 요구 이메일 폭탄에 대해 관할 작센주 범죄수사국에 수사 의뢰했다.

 

주독일 일본대사관 측에는 이메일 발송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했지만, 자신들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박물관 측이 독일 외교부를 통해 대사관 측에 재차 이메일 발송 중단을 요청하자 이틀 후 이메일 발송이 중단됐다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독일 공공박물관에 처음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독일 드레스덴 박물관연합 특별전시관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판멘쉬 관장은 "진정 황당한 것은 우리가 소녀상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반일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위안부를 비롯해 트라우마적 기억에 대한 침묵 깨기를 통해 개인적 기억과 집단적 기억간 상반되는 요소들을 소화하는, 기억의 문화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침묵을 깨고 한 첫 공개증언을 시작으로 다른 피해자들이 공개 증언에 나선 이후 이어진 시민사회의 해결 노력은 '기억의 문화'로서 본보기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는 나치 치하 드레스덴에서 유대인 학살, 나미비아에서 독일제국의 20세기 최초 종족 말살,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 유고슬라비아 전쟁범죄, 호주 원주민 카우르나족의 몰수 피해 등 말문을 막히게 하는 트라우마를 정조준했다.

 

전시회가 진행되는 와중에 독일 정부는 110여년만에 나미비아에서 종족학살을 자인하고 용서를 빌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터키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집단학살로 공식 인정하고 숨진 모든 이들을 기리겠다고 밝혔다.

 

 

독일 공공박물관에 전시된 소녀상= 독일 공공박물관 중 최초로 드레스덴 박물관연합 특별전시관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회퍼 큐레이터는 "예술을 통해 이런 문제를 계속 보여주는 것은 힘겹고 오래 걸리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궁극적으로는 변화를 가져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판멘쉬 관장은 "일본에 기억의 문화에 대한 논의에 공식 라운드테이블이나 토론회 등을 통해 참여하라고 제안했으나, 이는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각종 트라우마를 다룬 우리가 본보기로 지향한 것은 유대인 학살을 다루는 독일의 기억 문화"라면서 "일본 정부는 독일 정부의 자세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은 한국 정부에 이미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 이는 한 번 얘기하고, 한 번 사과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끝없이 얘기하고 또 얘기해서 개인적 기억과 공동체적, 국가적 기억 사이에 상반된 감정과 긴장을 소화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 촬영하는 독일 공공박물관 소녀상 전시 부부작가= 1일 독일 드레스덴 박물관 연합 특별전시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 후 폐막식에서 참가자들이 평화의 소녀상에서 부부 조각가 김서경·김운성 작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판멘쉬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전시회를 개막하기 전부터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았지만, 매일 수백통의 이메일 폭탄 속에 압박이 실제로 닥쳤을 때 제대로 자세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힘든지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전시를 본 관객들은 위안부 문제는 물론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서도 처음 알게 됐다는 반응이 많았고, 어마어마한 공감과 공명이 이뤄졌다"면서 "전방위 압박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시 전시회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이 전시회를 하고, 소녀상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녀상 전시는 매우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그 변화는 현재진행 중"이라며 "많은 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했고,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동식 소녀상은 휠체어를 타고 드레스덴 시내 곳곳을 활보했고, 많은 시민과 대화를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박물관장으로서 유럽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앞으로도 소녀상처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탈식민주의와 관련된 주제를 다뤄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파나마 국적 '아스팔트 프린세스' 납치…이스라엘 유조선 공격 닷새만

이란, 공격 연루 부인…"서방국이 이란에 적대적 여론 조성하려는 것"

 

지난달 29일 공격받은 머서 스트리트호[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란군으로 추정되는 무장 세력에게 파나마 국적 유조선이 나포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는 3일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항에서 동쪽으로 약 60 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선박 납치(hijacking)'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주변 선박들에 극도의 주의를 경고했다.

 

가디언과 BBC, 로이터 통신 등은 UKMTO 관계자를 인용,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파나마 깃발을 단 아스팔트 탱커 '아스팔트 프린세스'가 8~9명의 무장 세력에게 나포(seizure)됐다면서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영국 외무부는 관련해 "UAE 해역에서 발생한 선박 사건을 긴급하게 조사 중"이라고 밝혔고, 미 국무부 대변인은 "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했다.

 

미군은 사태를 주시하기 위해 최소 한 척의 군함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연루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수비대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이란군과 중동의 이슬람 저항운동 모든 세력들은 이번 사태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 사건은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들이 이란에 적대적인 국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오만해 유조선 피습 사건 발생 5일만에 벌어진 선박 나포로 이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 해운사가 운용하는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가 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

 

당시 공격으로 영국인 선장 1명과 루마니아 보안요원 1명 등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건 발생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 영국은 일제히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이 유조선을 목표로 삼아 하나 이상의 무인 항공기를 사용했다"며 "고의적이고 목표가 설정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미국은 이란이 이번 공격을 시행했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적절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과 루마니아, 라이베리아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이스라엘 유조선 공격은 이란 소행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공격은 국제 해상 안전에 대한 위협이고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 같은 행위는 국제 사회에서 규탄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이 사안을 안보리 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이스라엘도 별도 서한을 통해 "이란의 적대 행위가 지역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자국민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