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컵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콰줄루나탈 주의 응칸들라 자택에서 법원모독죄로 인한 실형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법정 모독죄로 실형을 선고받고도 경찰 출석을 거부했던 제이컵 주마(79)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결국 수감됐다.
주마 전 대통령은 7일 콰줄루나탈주의 자택에서 차를 타고 경찰에 출석했고 이후 인근 한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그의 재단이 밝혔다. 앞서, 경찰은 주마에 대해 이날까지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남아공 헌법재판소는 29일 주마가 부패 사건 관련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법정 모독죄를 적용해 15개월 실형을 선고하고 경찰에 출석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주마는 실형 선고에도 불구하고 법원에 체포 중지 긴급 가처분 신청을 내며 출석을 거부해왔다. 결국, 헌재는 주마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7일 자정까지는 경찰이 주마를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결국 주마는 7일 자정을 얼마 앞두고 경찰에 출석했다.
주마가 법정 모독으로 15개월형을 선고 받은 이유는 9년간 대통령 재직 기간 중에 벌어진 부패 사건에 대해 진술하라는 법원의 명령에 계속 불응했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이 정치인들과 공모해서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부패 의혹 사건에 대해, 주마는 자신은 정치적 음모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해왔다. 주마는 또 지난 1990년대에 50억달러(5조7300억원) 상당의 무기거래와 관련된 부패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8년 소속당인 남아공민족회의(ANC)의 요구로 대통령직에서 사임하며 사실상 축출당했다. 하지만, 주마는 열성적인 지지자에다가, 출신 지역인 콰줄루나탈 주에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남아공의 백인 정권 시절에 흑백분리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운 대표적인 정치인으로서,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정의길 기자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적진에서 꺾고 53년 만에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이탈리아는 11일 영국 런던의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자국에서 열렸던 1968년 대회 이후 무려 53년 만에 유럽 축구 정상에 우뚝 섰다.
2000년대 들어 2차례(2000년·2012년)나 결승에 진출하고도 번번이 준우승에 그쳤던 이탈리아는 2전 3기 만에 다시 유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60년 만에 경험했던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아픔도 이번 우승으로 보기 좋게 씻어냈다.
*선제골 넣고 좋아하는 잉글랜드 선수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는 또 34경기 연속 무패(27승 7무)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잉글랜드는 홈에서 이탈리아의 벽에 막혀 유로 첫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제1회 대회가 열린 1960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으로 대회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서독을 꺾고 웸블리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55년 만에 메이저 대회 2번째 우승을 이루겠다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대회 MVP(최우수선수상) 격인 '플레이어 오브 더 토너먼트'로는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선정됐다.
1996년 대회부터 시상한 이 상을 골키퍼가 받은 것은 돈나룸마가 처음이다.
돈나룸마는 이탈리아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무실점을 포함해 총 4실점 짠물수비를 펼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5골씩을 넣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체코의 파트리크 시크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잉글랜드가 전반 2분, 킥오프 1분 57초 만에 터진 루크 쇼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키이런 트리피어가 오른쪽에서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골대 반대편에 있던 쇼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문을 갈랐다.
이 득점은 유로 결승 역대 최단 시간에 터진 골로 기록됐다.
* 이탈리아 동점골 넣은 보누치 [AFP=연합뉴스]
중원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가운데 이탈리아도 득점 기회를 만들어나갔다.
전반 35분 페데리코 키에사가 상대 수비와 경합을 이겨내고 페널티지역 근방까지 돌파해 들어간 뒤 기습적인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감독은 후반 9~10분께 니콜로 바렐라와 치로 임모빌레를 차례로 빼고 브라얀 크리스탄테와 도메니코 베라르디를 투입했다.
교체가 이뤄진 뒤 공격에 활기를 더한 이탈리아는 결국 후반 22분 동점골을 뽑아냈다.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마르코 베라티의 헤더를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퍼드가 가까스로 쳐냈으나, 이를 보누치가 재차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이탈리아가 계속 잉글랜드 진영을 몰아쳤으나 승부를 내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연장전에서는 잉글랜드가 다소 우세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기서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 승부차기 실패한 산초 [로이터=연합뉴스]
결국 우승컵의 주인은 승부차기에서 결정됐다.
이탈리아가 선축을 잡은 가운데 이탈리아의 2번째 키커 안드레아 벨로티의 슛이 픽퍼드에게 막혀 잉글랜드가 앞서나갔다.
그러나 잉글랜드의 3번째 키커 마커스 래시퍼드가 실축하고 4번째 키커 제이든 산초의 슈팅이 골키퍼 돈나룸마의 선방에 막혀 이탈리아가 다시 3-2로 리드를 잡았다.
래시퍼드와 산초는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이 연장전 막판 승부차기를 위해 교체 투입한 선수들이었다.
이탈리아의 5번째 키커 조르지뉴의 슈팅이 픽퍼드에게 막혔지만, 잉글랜드 마지막 키커 부카요 사카의 슈팅 역시 돈나룸마를 뚫지 못하면서 이탈리아가 우승을 확정했다.
유로2020...누가 이기든 ‘오랜 꿈’ 실현된다
2020 유럽축구챔피언십 결승전
유로 2020 결승 12일 웸블리 구장서
이탈리아 53년 잉글랜드 55년 ‘열망’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왼쪽)과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감독. AFP AP 연합뉴스
유럽 정상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2020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 2020) 결승은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맞대결로 확정됐다. 두 팀은 12일 새벽 4시(한국시각: EST 11일 오후3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누가 승리하든, 오랜 염원을 푼다. 결승에 선착한 이탈리아는 53년 만의 유럽 정상에 도전한다. 이탈리아는 1968년 자국에서 열린 유로 대회에서 우승한 뒤로는 한 번도 유로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이에 맞서는 잉글랜드는 ‘축구종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1960년 첫 대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유럽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준결승에 두 번 오른 것이 종전 최고 성적이다.
기세는 양쪽 다 좋다. 이탈리아는 33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수비에 막강한 공격력까지 장착했다. 스페인(13골)에 이어 12골로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로베르토 만치니(57) 이탈리아 감독은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이탈리아 국민에게 즐거운 밤을 연이어 선사하게 돼 정말 기쁘다. 그러나 아직 이탈리아 국민이 즐겨야 할 밤이 하루 더 남았다”고 말하는 등 자신감이 넘친다.
최후방을 지키는 잔루이지 돈나룸마(22)의 존재도 든든하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는데, 이 과정에서 돈나룸마의 활약이 주효했다. 돈나룸마는 이날 승부차기에서 상대 첫 번째 키커 다니 올모와 네 번째 키커 알바로 모라타의 슛을 차례로 막아냈다. 그는 경기 뒤 “승부차기가 시작됐을 때, 승리를 확신했다”고 밝힐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만약 결승전이 연장전까지 가게 된다면, 돈나룸마의 존재만으로도 압박이 될 수 있다.
* 잔루이지 돈나룸마. EPA 연합뉴스
잉글랜드는 자국의 축구 성지인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이 열리는 점이 호재다. 웸블리는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결승전이 치러진 장소로, 잉글랜드가 월드컵 첫 우승을 차지했던 곳이다. 선수들 입장에선 55년 만에 당시의 영광을 재현할 기회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도 “다시 잉글랜드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결승전에는 총 수용 관중의 75%에 달하는 약 6만명의 팬이 입장할 전망이다.
* 해리 케인. EPA 연합뉴스
주포 해리 케인(28)의 부활도 반갑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었던 케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많은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토너먼트에 들어와 3경기 연속 중요한 득점을 뽑아내며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케인은 이번 대회 4골을 기록해, 5골을 기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패트릭 쉬크(체코)의 뒤를 이어 득점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이준희 기자
잉글랜드, 첫 유로 결승 진출에 '코로나 하루 3만명' 불구 열광
코로나 급증에도…우승 기대 한껏 들뜬 영국
휴일 추가 지정 · 감독 기사작위 가능성 거론
'축구 종가' 영국 잉글랜드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첫 우승 기대에 잔뜩 부풀어 코로나19 우려도 뒷전이다.
잉글랜드는 11일(현지시간)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와 우승컵을 두고 붙는다. 잉글랜드는 주요 국제대회 결승전 진출 자체가 55년 만이고 이번에 이기면 사상 첫 유로 우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유로 2020 준결승 승리 후 런던 도심 [A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우승시 공휴일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더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덴마크와 준결승전을 관람한 존슨 총리는 공휴일 지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되는지 봅시다"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당장 경기 다음 날을 휴일로 지정하긴 어렵고 한 주 뒤인 19일이 얘기되고 있다. 이는 실내 마스크 착용 등의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대거 해제되는 날이기도 하다.
의회에도 이미 경기 다음날인 월요일을 공휴일로 정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가 있고 전날 밤까지 27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존슨 총리의 대변인은 직원들이 경기를 보고 게 출근해도 봐주라고 제안했다. 더 선은 일부 기업과 학교에서 출근과 등교 시간을 늦췄고 800만명이 휴가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결승전 날 술집 영업시간은 이미 연장됐다.
*유로 2020 준결승 웸블리 스타디움 [AFP=연합뉴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50) 잉글랜드팀 감독에겐 기사 작위를 수여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금껏 기사 작위를 받은 축구 감독은 1966년 월드컵 우승을 이끈 앨프 램지 등 2명 뿐이다.
입장권 가격은 최고 180배까지 치솟았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유로 열기는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세에도 끄떡없어 보인다.
영국은 현재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명 이상이고 조만간 5만명이 넘는다는 것이 정부 예상이지만 준결승 때 웸블리 스타디움엔 수용인원의 75%인 6만여명이 모였고 도심과 술집마다 응원소리가 가득했다.
*유로 2020 준결승 승리 후 런던 도심 [AP=연합뉴스]
영국은 실외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기 때문에 언뜻 보면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모습이다.
유로 2020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노동당은 결승전 전에 잉글랜드 스포츠 경기 대규모 관중 수용 시험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유로 2020 잉글랜드전 이후 웸블리에 다녀온 팬의 15%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잉글랜드, 덴마크 꺾고 첫 유로 결승 진출
2020 유럽축구챔피언십 4강전
해리 케인이 8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4강전 덴마크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사상 처음으로 유럽 챔피언에 도전한다.
잉글랜드는 8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 2020) 4강전에서 덴마크를 연장 혈투 끝에 2-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로 잉글랜드는 12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와 결승전을 치른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영국의 축구 성지로 꼽히는 곳이다.
잉글랜드로서는 첫 유로 결승 진출이다. 잉글랜드는 1960년 처음 시작된 유로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날 잉글랜드는 전반 30분 덴마크 미켈 담스고르에게 프리킥 득점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하지만 전반 39분 상대 수비수 시몬 키예르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경기는 1-1 상황에서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승부를 가른 건 비디오판독(VAR). 연장 전반 12분 잉글랜드 라힘 스털링이 상대 진영을 파고들다가 넘어졌고, 비디오판독 결과 덴마크의 파울이 인정돼 잉글랜드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키커로 나선 케인은 첫 슈팅 시도가 상대 골키퍼 슈마이켈에 막히자 다시 슈팅을 시도해 결승골을 넣었다. 이날 득점으로 이번 대회 총 4골을 기록한 케인은 5골을 기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패트릭 쉬크(체코)에 이어 득점 공동 3위에 올랐다. 이준희 기자
ABC협회 관련 발표하는 황희 장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ABC협회에 권고한 제도개선 조치사항에 대해 최종 이해 여부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신문의 판매 부수를 조사하는 한국ABC협회가 '부수 부풀리기' 의혹으로 결국 정책적 활용이 중단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ABC협회가 제도개선 권고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정부광고 집행과 언론보조금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ABC협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지원했던 공적자금의 잔액 약 45억원도 환수할 방침으로, ABC협회는 존폐 기로에 놓였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ABC협회 사무검사 조치 권고사항 이행점검 결과 및 향후 정부광고제도 개편계획'을 발표했다.
황 장관은 "권고 조치 이행 시한인 6월 30일 협회가 제출한 최종 보고를 토대로 이행 여부를 점검한 결과, 엄중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권고사항 총 17건 중 불이행 10건, 이행 부진 5건, 이행 2건으로 제도개선을 위해 실질적인 이행 결과나 의지가 미진해 종합적으로 조치 권고를 불이행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문체부는 더 이상 ABC 부수공사(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정부광고 집행 등에서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우선 문체부는 정부광고를 집행할 때 신문사 대상 조사였던 '부수'를 대체해 핵심지표로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전국 5만 명 국민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구독자 조사'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언론중재위원회의 직권조정 건수와 자율심의기구 참여·심의 결과 등 언론의 사회적 책임 관련 자료를 활용하도록 정부광고 제도를 본격적으로 개편한다.
아울러 구독자 조사와 사회적 책임 등 핵심지표와 함께 참고지표로서 포털제휴, 기본 현황, 인력 현황, 법령준수 여부 등의 객관적인 복수 지표를 활용할 계획이다.
황 장관은 "정부광고 제도를 개편해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지표를 토대로 매체의 영향력을 파악하고, 연간 2천452억 원에 달하는 인쇄 매체 정부 광고가 더욱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집행되도록 하겠다"라며 "새 신문지가 해외에 폐지로 수출되는 등 '부수'를 참고지표로 활용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또 ABC협회 지원 공적자금 가운데 올해 잔여자금인 45억원을 환수하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ABC제도 운영 기금은 1995년 방송광고공사 공익자금 50억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 30억원 등 80억원이 출연됐으며 2007년 문체부 감사에서 투자손실, 운영적자 등으로 기금 원금이 39억원으로 확인됨에 따라 공적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언론진흥재단에서 추진 중인 보조금 사업의 지원기준과 사업 참가 요건, 지역신문발전특별법 지원 대상 등에서 'ABC부수' 기준을 폐지한다. 재단의 보조금 사업은 신문 우송비 지원사업(16억원), 소외계층 구독료 지원사업(18억원) 등이 있다.
앞서 문체부는 '부수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되자 사무 검사를 벌였으며 지난 3월 부실 조사를 확인하고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권고하면서 불이행 시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신문부수 조작 신속히 수사해야":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 상생 TF 소속 의원들이 지난 3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ABC협회 직원의 내부고발로 일부 일간신문의 유료부수가 조작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며 언론정상화를 위해 신문부수 조작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문체부 강경 대응에 ABC협회 문 닫나…출범 32년 최대 위기
공적자금 회수 등에 운영난 예상… ABC협회 노조 "명예회복 투쟁"
ABC협회 관련 발표하는 황희 장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ABC협회에 권고한 제도개선 조치사항에 대해 최종 이해 여부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8일 한국ABC협회의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고, 공적자금도 회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협회가 출범 3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2천450억원대의 인쇄매체에 대한 정부광고 집행에서 ABC협회의 부수공사(조사)를 활용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신문사들이 회원 자격을 유지할 유인이 크게 줄어 협회는 존폐 갈림길에 섰다.
ABC협회는 신문·잡지 등의 부수공사를 수행하는 민법상 법인으로 1989년 회원사 78개사로 설립됐다. 당시 회원사는 발행사 34개사, 광고주 27개사, 광고회사 14개사, 조사회사 3개사로 구성됐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종이신문 구독률이 감소해 ABC협회의 정책적 실효성은 감소했지만, 2009년 정부광고 훈령에 ABC협회의 발행부수 검증에 참여한 신문·잡지에 정부광고 우선배정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회원사가 대폭 증가했다.
또한 2018년 12월 정부광고법 시행으로 2019년 회원사는 1천648개사로 늘었으며 올해 3월 기준으로는 1천591개사다.
그러나 ABC협회의 부수 조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고,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ABC협회 직원의 내부고발로 일부 신문의 유료부수가 조작됐다며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문체부도 지난 3월 16일 ABC협회에 대한 사무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A신문사의 발행부수 대비 유료부수 비율이 ABC협회 자료에는 95.94%였지만, 실제는 67.24%였다며 부수공사 과정 전반에서 불투명한 업무처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5월 MBC 스트레이트도 새 한국 신문지가 동남아의 포장지로 대량 수출되고 있다며 ABC협회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사무검사 결과 종이신문 부수와 온라인 신문 트래픽을 함께 조사하는 통합ABC제도 도입 등 17개 과제를 권고했으나 ABC협회는 이행 시한인 6월 30일까지 2건만 이행했다.
ABC협회는 또 문체부의 공동조사단 추가조사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협조하지 않아 결국 정책적 활용 중단을 자초했다.
반면 ABC협회 신현길 사무국장은 이날 문체부에 제출한 조치결과 공문을 공개했다. 이 공문에서는 권고조치 사항 대부분에 대해 '조치완료' 또는 '개선수용'으로 평가했다.
공문은 또 "제3자 검증을 해야만 부수공사에 대한 모든 의혹을 풀 수 있다. 8월 하반기 부수공사부터 가능하다"며 제3자 검증을 제안했다.
그러나 황희 문체부 장관은 ABC협회의 추가 조사 비협조 등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제도개선을 위해 실질적인 이행 결과나 의지가 미진해 종합적으로 조치 권고를 불이행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ABC협회를 배제한 정부광고 개선안을 추진하고, 언론재단 지원 기준에서도 제외하기로 결정해 신문사들이 ABC협회 회원을 유지할 실익이 크게 줄었다.
아울러 ABC협회의 공정한 운영을 위해 공적자금이 지원됐지만, 문체부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올해 기준 잔액 45억원을 회수할 방침으로 운영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ABC협회는 출범 6년 차인 1995년 독립적이고 공정한 운영을 위해 기금을 80억원 조성했지만, 2007년 문체부 감사 결과 투자손실(12억원)과 운영적자 충당(29억원) 등 부실한 기금운용으로 기금 원금은 39억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ABC협회의 내부 갈등도 위기를 불러왔다.
ABC협회 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온갖 음해와 핍박으로 훼손된 자존심과 명예회복을 위해 온몸을 던져 맞설 것을 밝힌다"며 "검은 세력의 횡포에 한 치의 양보 없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장문은 또 이번 문체부 사무감사가 시작된 폭로성 진정서는 전 사무국장이 제출한 것이라며 "전 사무국장은 직원 급여를 불법으로 투자한 사건을 감추기 위해 부수조작 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직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문체부의 공동조사 참여를 수용했지만, 비대위가 아닌 공사원은 거부해 조사가 취소됐다고도 주장했다.
문체부는 ABC협회에 대해 "정책으로 활용되는 만큼 신뢰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부수공사 과정이 투명하게 운용됐어야 하나, 운영상 내부 갈등과 신뢰성 문제제기가 지속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