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더타임스 “정보당국 조사 중”보도

“바이러스, 인위적으로 만들어” 논문도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지난해 5월 방역요원들이 출입이 통제된 주민들에게 전달할 식재료를 들고 거리를 걷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영국 정보기관이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바이러스가 처음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영국을 비롯한 서방 정보기관은 초기에 코로나19의 우한 연구소 기원설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지만 재평가 결과 개연성 있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정보기관들도 코로나19 우한 연구소 기원설을 현재 조사 중이다. 영국의 관련 조사에 대해 아는 한 서방 정보기관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우리를 한 방향으로 이끄는 증거들이 있고,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증거들도 있다"면서 "중국은 어느 쪽에서나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정보기관은 중국 내에 인적 정보망(휴민트)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에서 나오는 정보의 수집은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 가능한 웹)에서 중국 정보기관원을 포섭하는 작업에 치중해 이뤄진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다크웹에서는 중국 측 정보원들이 당국에 체포될 위험이 없이 익명으로 자신이 가진 정보를 서방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 세인트 조지 대학교 앵거스 달글리시 의대 교수와 노르웨이 바이러스 학자 비르게르 쇠렌센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밝혔다고 일간 데일리메일과 미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들이 작성한 22쪽 논문에 따르면 인체 침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유기화합물의 구조가 발견됐다. 스파이크에서 양전하(+)를 띠는 4개의 아미노산이 한 줄로 늘어선 배열이 발견됐는데, 이는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아미노산이 음전하(-)를 띠는 인체 세포에 자석처럼 달라붙게끔 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배열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야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러스가 자연에서 시작되지 않았음을 가리키는 독특한 지문들이 발견됐고, 중국 연구기관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의 전염력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한 적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이런 주장을 펴왔지만 학계에서 무시당했다며 국제학술지 'QRB 디스커버리(Quarterly Review of Biophysics Discovery'에 논문을 실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유출됐을 수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한 후부터 바이러스의 기원을 다시 조사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WSJ는 지난 23일 비공개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세 명이 첫 발병보고 직전인 2019년 11월에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고 보도해 실험실 기원설을 재점화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정보당국의 코로나19 기원 판단이 엇갈린다며 90일 내 다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바이든, 코로나 기원 추가조사 지시…중 “미 실험실부터 하라”

‘우한연구소 유출설’ 놓고 대립...중국에 진실규명 협조 압박도

정보당국 뚜렷한 결론 못내자, 바이든 “90일안 다시 보고하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중국 실험실 유출설’을 다시 꺼내들자, 중국이 “미국 쪽 실험실부터 조사하라”며 맞불을 놓고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가설이 사실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힌 뒤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미-중이 ‘코로나19의 기원’을 놓고 다시 첨예하게 맞붙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성명을 내어 “정보당국에 분명한 결론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노력을 배가해 90일 안에 다시 보고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월스트리트 저널>이 “코로나19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되기 전인 2019년 11월 우한연구소 직원 3명이 코로나19와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해 논란에 기름을 부은 뒤, 바이든 대통령까지 직접 가세한 상황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정보당국에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에서 온 것인지, 실험실 사고로 발생했는지 등 기원에 대한 가장 최신 분석을 하도록 임무를 맡겨 그 결과를 이달 초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서 정보당국은 두가지 시나리오로 모아졌지만 분명한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당국의 현재 입장에 대해 “정보당국 중 두곳은 전자의 시나리오(동물 유래설)에, 한곳은 후자(실험실 유래설)에 각각 낮거나 보통 수준의 확신을 갖고 기울어 있다”며 “정보당국의 대다수는 이 가운데 어느 하나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충분한 정보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진실 규명에 협조할 것을 압박했다. 그는 정보당국 추가 조사에 “중국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을 포함시킬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이 완전하고 투명하며 증거에 기초한 국제 조사에 참여하고, 모든 관련 자료와 증거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전세계의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글로벌 타임스>는 27일 “올해 초 우한을 방문했던 세계보건기구 전문가팀은 중국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결론을 이미 내렸다”며 “미국은 동맹과 합세해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를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는 딱지를 붙인 뒤 악의적인 정치적 선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세계보건총회(WHA) 개막(5월24일~6월1일) 직전에 미 언론이 ‘정보당국’의 보고서를 근거로 코로나19 실험실 유출설에 불을 지핀 것이 우연의 일치인지 알 수 없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험실 유출설을 ‘음모론’이라고 했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까지 나서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주장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문은 “세계보건기구의 2단계 조사는 필요하지만, 중국 우한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세계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미국 포트 디트릭 연구소에선 2019년 이후 눈길을 끌 만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미국이 아시아 각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물학 연구소 역시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긴급히 조사 대상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메릴랜드주 프레더릭에 자리한 포트 디트릭은 미 육군에 딸린 고위험군 바이러스 연구소로 2019년 7월 ‘안전상의 이유’로 잠정 폐쇄된 바 있다. 이 연구소는 같은 해 11월 부분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해 3월 말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다. 중국 쪽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우한연구소 유출설’이 불거질 때마다 이 연구소 문제를 거론해왔다.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미국인들은, 입으로는 진실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마음속으론 정치적 조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른바 ‘실험실 유출설’을 비롯한 음모론과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행태는 세계보건기구 전문가팀의 과학 정신과 연구 결과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세계적인 방역 노력과 연대를 모독하고 유린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워싱턴 베이징/황준범 정인환 특파원

 

"중 우한연구소 연구원들, 코로나 첫 보고 직전 병원치료“

WSJ, 미 비공개 정보보고서 보도…'유출' 의혹 힘 실을 수도

연구소 측 "항체 나온 직원 없어…몇 명 아픈 것은 정상"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발병보고 직전인 2019년 11월 병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는 정보를 미국이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미국 정부의 비공개 정보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출지'라는 의혹을 받는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이 연구소 연구원들이 아팠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곳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올해 3월 활동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은 우한 현장조사를 거쳐 나온 보고서에서 '실험실 유출설'은 사실일 가능성이 극히 낮은 가설이라고 밝혔다.

조사팀은 "2019년 12월 이전에 어떤 실험실에서도 코로나19와 밀접하게 관련된 바이러스에 대한 기록이 없다"라고 이유를 댔다.

다만 조사팀은 '직원의 우발적 감염으로 자연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실험실 밖으로 나온 경우'만 평가했을 뿐 고의로 유출했을 가능성 등은 고려치 않았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전 아팠다는 정보는 이전에도 나왔다.

미국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막바지인 지난 1월 15일 발간한 보고서(팩트시트)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오기 전인 2019년 가을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코로나19 및 계절성 질병에 부합하는 증상을 보이며 아팠다고 믿을 근거가 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때 국무부에서 코로나19 기원 조사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애셔는 지난 3월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세미나에서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아팠던 것이 '첫 번째 코로나19 집단감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다루는 실험실 내 고도로 보호된 환경에서 일하는 3명이 같은 주에 독감(인플루엔자)에 걸려 입원하거나 중태에 빠질 정도가 됐는데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이 없다는 것은 매우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WSJ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들이 2019년 11월 병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는 정보의 '신뢰도'에 대해 전·현직 관계자의 견해가 엇갈렸다고 전했다.

한 인사는 정보가 '한 국제적인 파트너'로부터 제공됐고 앞으로 의미가 있을 수는 있지만, 여전히 추가조사와 보강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인사는 "여러 출처에서 얻은 매우 훌륭한 품질의 정보"라면서 "매우 정확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에 안 담긴 것은 연구원들이 아팠던 정확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정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으나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통해 "중국 내 코로나19 기원을 포함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상황과 관련해 심각한 의문을 계속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1월 15일 국무부 보고서에 대해서는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전임 행정부 보고서는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았으며 기원과 관련해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에 초점을 뒀다"라고 말했다.

 

WSJ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소의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최고 권위자인 스정리(石正麗) 박사는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되지 않았다면서 WHO 조사팀 현장조사 시 연구소 직원 전원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연구소 코로나바이러스팀에서 이직한 직원도 현재까지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2019년 가을 연구소 직원들이 아팠다는 정보와 관련해선 "가끔 아픈 사람이 있는 것이 정상"이라면서 "한두 명이 아팠을 텐데 이는 확실히 별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WHO가 우한에서 추후 코로나19로 명명된 '정체불명의 폐렴'이 퍼지고 있다고 처음 확인한 시점은 2019년 12월 31일이다.

첫 확진자는 12월 8일 감염된 40대 남성으로 알려졌다.

 

다만 10월부터 12월 초 사이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에서 폐렴 등 코로나19에 걸렸을 때와 유사한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가 92명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은 코로나19 초기상황과 관련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고 비판받는다.

 

지난달 2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대학에서 시노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자 줄선 대학생들. [AFP=연합뉴스]

피에몬테주 마조레 호수변 휴일 낮 사고

1978년 20명 숨진 이후 최대 인명 피해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알프스산맥 주변 관광지에서 23일 추락한 케이블카 주변을 구조대가 수색하고 있다. 스트레사/AP 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 관광지에서 23일 케이블카가 추락해 적어도 어린이 한 명을 포함한 14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피에몬테주의 마조레 호수변 스트레사에서 모타로네산 정상까지 연결하는 케이블카가 이날 낮 12시30분께 정상 도착 직전 20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적어도 14명이 숨지고 어린이 한명이 크게 다쳤다. 현장에서 두 명의 어린이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한명은 소생시키지 못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숨진 이들 가운데 5명은 이스라엘인이라고 이스라엘 외교부가 확인했다.

 

사고 케이블카는 코로나19 여파로 1년 이상 멈춰있다가 방역 완화에 따라 전날 운행을 재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들은 정상에서 300m 지점의 케이블이 손상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현장 주변인들은 케이블카 운항 전에 철저하게 점검했다고 전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케이블카는 유명 관광지인 마조레 호수와 주변 알프스산맥의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어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날은 날씨가 좋아 관광객들이 꽤 몰린 것 같다고 <아에프페>가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케이블카는 1970년 8월 운행을 시작했으며, 2014~2016년 전체적인 보수 작업이 이뤄졌다. 이날 사고는 1978년 낮게 날던 미군 비행기가 돌로미티산맥에 있는 스키장의 케이블카 케이블을 끊어뜨려 20명이 사망한 이후 최악의 케이블카 사고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사고 뒤 성명을 내어 “비극적인 사고 소식을 접하고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24일 정부 관계자들을 현장에 보내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사망·부상자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기섭 기자

 의학 전문가 "공기 · 산소 치료 중 흡입"

"면역력 떨어진 코로나 환자 주로 감염"

 인도 정부, 항 곰팡이제 긴급 조달나서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한 병원에서 곰팡이균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왼쪽). [AFP=연합뉴스]

 

최근 인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검은 곰팡이증'이 사람 간의 직접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감염증을 일으키는 곰팡이 포자가 체내에 흡입되는 경로는 공기와 산소 치료 등 다양한 것으로 추정됐다.

 

인도 최고 의료기관으로 꼽히는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의 란디프 굴레리아 소장은 22일 현지 NDTV와 인터뷰에서 검은 곰팡이증은 접촉에 의해 전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 등 외신도 이날 "검은 곰팡이증은 전염되지 않으며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확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털곰팡이증(또는 모균증, mucormycosis)이 공식 명칭인 검은 곰팡이증은 평소에는 흔히 볼 수 없는 질병으로 분류된다. 그간 면역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에서 가끔 발견됐다.

인도 전국 29개 도시에 병원이 있는 AIIMS에서 1년간 발견되는 털곰팡이증 환자는 12∼15건에 불과할 정도였다.

 

CNN방송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료를 인용해 해당 질병은 1992∼1993년 샌프란시스코만 지역에서 연간 100만명 가운데 1.7건꼴로 발생할 정도로 매우 드물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단 감염되면 코피를 흘리고 눈 부위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눈, 코 외에 뇌와 폐 등으로도 전이될 수 있으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사율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치료를 놓칠 경우 뇌 전이 등을 막기 위해 안구, 코, 턱뼈 등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이 질병이 검은 곰팡이증으로 불리는 것은 감염된 피부 조직이 괴사해 검게 변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올해 이날까지 인도에서는 8천848명의 관련 환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희소병임에도 불구하고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환자는 주로 코로나19 감염자나 음성 판정 후 회복하고 있는 이들이다.

사람 간 검은 곰팡이증 전염 가능성은 없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평소 털곰팡이 포자에 노출될 가능성은 큰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털곰팡이는 흙이나 거름, 썩은 나뭇잎과 과일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니킬 탄돈 AIIMS 교수는 현지 일간 민트에 "확률은 매우 낮지만 곰팡이가 공기를 통해 사람의 폐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도 자발푸르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인 곰팡이균 감염 환자(왼쪽). [AFP=연합뉴스]

 

다만, 털곰팡이에 노출되더라도 면역력이 강한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별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인도에서 최근 검은 곰팡이증이 많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면역력 약화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굴레리아 소장은 "(인도의) 많은 당뇨병 환자와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사용 때문에 검은 곰팡이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치료에 욕심을 낸 코로나19 환자들이 스테로이드를 과용하면서 면역력이 심각하게 떨어졌고 이로 인해 곰팡이균에 쉽게 감염됐다는 것이다.

 

인도는 세계에서 당뇨병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힌다. 인도 성인 남성 중 12∼18%가 당뇨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에서는 처방전 없이도 약품 대부분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 과용이 심각한 경우가 많다. 스테로이드는 염증 치료나 면역 과잉 반응 방지 등에 주로 사용된다.

 

굴레리아 소장은 "지난해 1차 유행 때도 검은 곰팡이증은 있었지만, 이번 2차 유행 때는 스테로이드 과용 때문에 관련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비위생적인 현지 환경이 곰팡이증 확산을 가속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포르티스 병원의 당뇨·비만·콜레스테롤 팀장인 아누프 미슈라는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에 "만약 병원이나 가정의 벽, 환기 시스템, 의료 장비 등이 곰팡이로 오염된 상태에서 살균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면 검은 곰팡이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잘라 시그너스 그룸 병원의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산디프 가르그는 코로나19 중환자에게 의료용 산소가 투입되는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가르그는 "의료용 산소는 환자에게 투입되기 전에 가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그런데 가습에 사용되는 물이 제대로 살균되지 않으면 검은 곰팡이증 감염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은 곰팡이증에 걸렸더라도 8주가량 항곰팡이 약품을 투여하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인도에서는 최근 암포테리신-B 같은 항곰팡이 약품 공급이 달리면서 품귀현상을 빚는 상황이다.

이에 연방정부는 이날 2만3천680회분의 암포테리신-B를 추가로 조달해 각 주 정부에 나눠주겠다고 밝혔다고 민트는 보도했다.

 

코로나 19 대확산에 이어 검은 곰팡이증까지 퍼지자 현지 교민 사회에도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 교민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병원 치료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희귀한 곰팡이증까지 퍼지고 있다니 많이 걱정된다"며 "전문가들도 정확한 감염 경로나 치료법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라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 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초 41만명까지 늘었다가 조금씩 줄어들어 이날 24만842명(이하 보건·가족복지부 기준)까지 감소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2천653만132명이다.

신규 사망자 수는 이날 3천741명을 기록했으며 누적 사망자 수는 29만9천266명으로 30만명에 육박했다. 연합뉴스

 간쑤성 100㎞ 대회에 172명 참가…저체온증에 속수무책

"얼굴 아플 정도로 빗줄기 때려…경기 일찍 중단시켰어야"

 

            서로 어울려 추위를 견디는 중국 산악마라톤 참가자들 [중국 웨이보 갈무리]

 

악천후에서 강행된 중국 서북부의 산악마라톤대회에서 21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중국 CCTV 등은 23일 서북부 간쑤(甘肅)성에서 전날 열린 100㎞ 산악마라톤 크로스컨트리 경주 대회 도중 거센 비바람을 만나 참가자 21명이 사망했다고 구조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라톤 참가자 172명 가운데 151명이 구조됐는데 이 중 8명은 경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대가 산악마라톤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번 산악 마라톤은 간쑤성 바이인(白銀)시 징타이현의 황허스린(黃河石林) 지질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22일 오후 1시께 고지대의 20∼31㎞ 구간에서 날씨가 돌변했다. 우박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마저 몰아쳐 가뜩이나 고산 지대의 낮은 기온은 급강하했고 많은 참가자가 신체상의 불편과 저체온증을 겪었다.

참가자 마오수즈는 "강한 비바람 때문에 중간에 경기를 포기했는데 당시에는 너무 후회됐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살아 돌아온 것이 다행이었다"고 훙싱(紅星)뉴스에 말했다.

그는 22일 오전 11시 전후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바람도 많이 불었는데, 곧 그칠 것이라는 다른 참가자의 예상과 달리 굵어진 빗줄기가 얼굴을 아플 정도로 때려 결국 기권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코스의 난도가 높지 않은 편이었고 완주하면 1천600 위안(약 28만원)의 현금을 격려금으로 받을 수 있어 참가한 사람이 비교적 많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른 참가자 장샤오타오는 저체온증으로 2시간 넘게 의식을 잃었다가 주민의 도움으로 살아났다며, 함께 참가한 친구는 숨졌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다고 중국 매체 펑파이에 밝혔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대회 참가자들이 함께 몸을 밀착시켜 체온을 유지하는 사진 등이 올라왔다.

이번 참사는 악천후 예보에도 대회를 강행한데다 실제로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는데도 신속하게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산악마라톤이 열린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