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700㎞까지 발사체 도달

더미 위성, 궤도 안착은 못해

세계 7대 우주강국에 ‘성큼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성층권으로 향하고 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우주 비행에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과제를 남겼으나 모처럼 많은 국민이 환호하며 저 먼 우주를 내다본 ‘15분의 리허설’이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21일 저녁 7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에서 ‘누리호 발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통해 “오후 5시에 발사된 누리호가 전 비행 과정은 정상적으로 수행됐다. 하지만 3단 엔진이 일찍 연소가 끝나 위성모사체가 고도 700㎞의 목표에는 도달했음에도 초속 7.5㎞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발사체가 700㎞ 지점에 도달했다는 소식과 함께 ‘사실상 성공’으로 알려졌던 누리호의 성과가 좀 더 정확히 수정된 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서다. 문 대통령은 발사 1시간10여분 뒤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발사 관제로부터 이륙, 공중에서 벌어지는 두차례 엔진 점화와 로켓 분리, 페어링과 더미 위성 분리까지 차질 없이 이루어졌다. 완전히 독자적인 우리 기술이다.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분석 결과 누리호는 3단에 장착된 7톤급 액체엔진이 목표된 521초 동안 연소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됐다고 밝혔다. 부족한 46초가 누리호의 운명을 결정한 셈이다.

 

다만 누리호는 1단과 페어링, 2단의 분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마지막 위성모사체 분리까지도 원활하게 이뤄져 발사체 운용 면에서는 거의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에 이어 독자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로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나로호의 1단은 러시아에서 구입한 엔진이었다.

 

 

임 장관은 “항우연 연구진과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발사조사위원회를 즉시 구성해 3단 엔진 조기 종료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2차 발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누리호 1차 발사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 5월19일 2차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모든 계측된 데이터를 다 보는 데는 며칠 더 걸릴 것이다. 조기 연소 종료 원인은 3단 연료 및 산화제 탱크 압력 부족, 연소종료명령 잘못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텔레메트리(원격자료전송장비) 데이터를 분석해보고, 탑재된 밸브 등의 입출력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호 3단에는 기체공급계 밸브만 49개, 엔진공급계에만 35개의 밸브가 있다.

 

누리호는 발사 하루 전인 20일 오전 7시20분 조립동에서 이동해 제2발사대에 세워졌다. 21일에는 각종 전기·전자장비 등을 점검하고 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했다. 오후 4시50분께 발사자동운용(PLO)에 들어간 누리호는 10분 뒤인 5시0분에 발사됐다.

 

누리호는 이날 애초 오후 4시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발사체와 외부 시스템 사이를 연결하는 밸브와 관련한 이상 현상이 감지돼 점검하느라 발사 시각을 한 시간 늦췄다. 하지만 오후 4시50분 자동발사 시스템으로 돌입하면서 ‘12년 프로젝트’의 첫 비행은 가시화됐다.

 

위성모사체가 비정상 비행을 함으로써 우리나라는 7번째 실용위성 발사국 등극을 한발 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첫번째 발사로 대번에 성공한 네번째 국가라는 타이틀도 잠시 미뤄두게 됐다. 누리호 발사를 성공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애초 목표를 100% 이루지는 못했지만 중요한 부분은 거의 달성했기 때문에 성공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 연소 시간이 짧았던 부분은 이른 시간 안에 원인을 찾고 대책 수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정환 항우연 본부장도 “발사체 자세제어나 유도알고리즘 등 모든 발사 진행 과정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는데 마지막 3단 엔진 연소 시간이 짧아 궤도에 못 들어간 것이 아쉽다. 3단의 조기 연소 종료 원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며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두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부터 우주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은 과기정통부 장관에서 국무총리로 격상된다. 이근영 기자

 

문 대통령 “목표 이르진 못했지만 훌륭한 성과”

 

누리호 발사 참관 뒤 대국민 메시지

대통령 설명 통해 궤도 안착 실패 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 참관을 마치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발사체가 700㎞ 지점에 도달했다는 소식과 함께 ‘사실상 성공’으로 알려졌던 누리호의 성과가 좀 더 정확히 수정된 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서다. 21일 오후 5시 누리호의 도전을 참관한 문 대통령은 발사 1시간10여분 뒤 직접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진 못했지만 첫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경과보고를 받은 뒤 “발사관제로부터 이륙, 공중에서 벌어지는 두차례 엔진 점화와 로켓 분리, 페어링과 더미 위성 분리까지 차질 없이 이루어졌다. 완전히 독자적인 우리 기술이다”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이번 누리호는 700㎞ 상공에 이르러 위성 모사체를 초속 7.5㎞의 속도로 궤도에 투입함으로써 임무를 완수하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목표 궤도에서 분리된 더미 위성(위성 모사체)이 충분히 속도(최소 초속 7.5㎞)를 내는 데 실패하며 대미를 장식하진 못하게 됐다.

 

누리호의 첫 발사가 절반의 성공인 동시에 절반의 실패로, 첫번째 ‘리허설’인 만큼 남겨둔 과제들도 확인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며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두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산업 후발 국가로서 미래 비전 또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전세계 우주산업은 두배 이상 성장했다”며 “명실상부한 우주 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누리호 점검을 전제로 한) 발사체 성능 제고 및 다양한 위성 활용 △우주기술의 민간 이전 및 우주산업의 성장동력화 △2030 달착륙 프로젝트 진행 등을 제시했다. 임인택 기자

 

엔진연소 46초 부족…12년 프로젝트 ‘절반의 성공’에 울먹인 과학자

 

2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브리핑실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이 기자들을 상대로 설명하고 있다.

 

21일 오후 5시 우주로 떠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아쉬움을 남긴 채 첫 발사를 마쳤다. 첫 발사로 ‘9부능선’에 오른 기염, 그러나 결국 ‘9부능선’에서 멈춰 선 아쉬움이 교차하며 연구진들은 울먹이기도 했다.

 

발사체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전 과정의 독자기술을 1차 시험하는 누리호의 임무는 더미 위성(모사체)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하며 내년으로 도전과제를 넘겨두게 됐다. 3단 로켓 분리 뒤 엔진이 목표치에서 46초가량 짧게 연소되며 위성모사체의 속도가 필요한 만큼 추진되지 못했다. 연구진은 “엔진 문제가 아닐 수 있다”며 “조기 종료 원인은 탱크 압력 부족, 연소종료명령 잘못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계측된)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고흥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는 ‘15분의 비행’까지 종일 들썩였다. 밸브 점검, 기상 조건 등으로 발사 보류 가능성이 제기된 이날 오전의 긴장은 오후 4시50분 “발사자동운영에 들어갔습니다” “발사 5분 전입니다” 등의 안내와 함께 기대로 갈아탔고, 발사 뒤 “1단 분리 성공, 2단 엔진 점화, 페어링 분리 성공”에 이어 마침내 “위성 분리 성공”을 들으며 환호로 압도되었다.

 

하지만 발사 후 지상에서의 데이터 분석 등이 이뤄진 1시간10여분 만의 문재인 대통령 메시지를 통해 위성모사체 궤도 안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발표되며 지켜보는 이들의 희비가 뒤바뀌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원장,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등 질의응답에 나선 연구진은 “모든 것들이 정확하게 맞았는데 연소 시간이 짧아 궤도에 못 들어간 것이 아쉽다”며 브리핑 중 일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성공과 실패 어떻게 봐야 하나?

 

“한걸음 남았다고 말하고 싶다. 기술적 난관이었던 단 분리, 점화 등 어려운 기술들이 잘 진행됐다. 나중에 충분한 속도를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다음해 5월 2차 발사할 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성공할 것이다.”

 

―실패 원인은?

 

“(3단 분리된 뒤 연소 시간이) 40초에서 50초 정도 일찍 종료됐다. 계측된 데이터의 정밀한 분석은 며칠이 더 걸릴 것이다. 조기 종료 원인은 탱크 압력 부족, 연소종료명령 잘못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탑재된 밸브 등의 입출력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내부압력 부족, 연소종료명령 잘못 등 추정되는 원인은?

 

“추정하기로 3단 로켓 시스템에서 지상에서 실험한 기능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공급계 문제일 수 있고, 탱크 가압 시스템 문제일 수도 있다. 3단 추진기관 시스템에도 밸브가 30여종 40~50개가 들어가 있고 7톤 엔진에도 밸브가 43개 이상 들어가 있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잘못되면 추력을 제대로 못 낸다. 연료가 부족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밖에도 지상 설비에 있는 밸브 오작동 등이 추정된다.”

 

―목표 궤도가 700㎞인지, 아니면 더 (높이) 올라갔어야 하나?

 

“꼭 700㎞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목표 궤도에서 궤도 속도가 중요하다. 속도가 부족해 안착하지 못한 것이다. (누리호에서 분리된 단은) 필리핀 남쪽 해상에 떨어질 것이다.”

 

―속도에 못 미친 것이 연료 부족 때문인가?

 

“비행 전 계산으로는 연료가 부족해서거나 엔진 문제 같지는 않다.”

 

―2차 발사 때는 동일한 환경에서 같은 시험을 하나? 2차 때는 더 수월할까?

 

“우선 2차 발사를 위해서는 1차 발사 때의 원인을 규명하고 개선 조치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2차 발사는 성능검증위성을 탑재해서 동일한 비행시험을 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조사위 결과나 과기부 협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최종적 평가, 절반의 성공, 미완의 성공 등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애초 목표했던 100%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다 이뤘기 때문에 성공 쪽에 무게를 싣고 싶다. 시간이 짧았던 부분은 분석을 해봐야 하겠지만, 빠른 시간 안에 원인을 찾고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미래를 꿈꿀 수 있나? 미래 과학기술 투자에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민간 우주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 그동안 우주 개발은 정부 주도로 진행됐다. 앞으로 민간으로의 기술 이전과 민간 스스로가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는 등 공공 수요 진작을 통해 민간 우주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이런 우주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항우연은 원인 기초 분석 뒤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정확한 진단과 대책 마련을 해나갈 예정이다. 내년엔 재차 더미 위성에 200㎏의 소형 위성을 실제 탑재하기 때문에 더 중차대한 과제가 된다. 국민들의 기대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근영 최우리 기자

 

자력발사 9개국 중 6곳 첫 발사 실패…과제 남긴 누리호의 ‘리허설’

 

발사체 자력 성공한 국가 70% 첫 발사는 실패

소련 · 프 · 이스라엘만 첫회 발사 뒤 위성 안착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성층권으로 향하고 있다. 2010년 3월 개발사업이 시작된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날 발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누리호의 3단에 1.5t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을 탑재했다.

 

21일 발사된 누리호가 100% 미션 완료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내년 5월로 예정된 발사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국가우주위원회는 지난 8월 누리호 1차 발사 일정을 확정하면서 2차 발사도 내년 5월19일로 잠정 확정했다. 권현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1차 발사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2차 발사는 그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자력 발사에 성공한 9개국 가운데 첫번째 발사에서 성공한 국가는 옛소련(1957년), 프랑스(1965년), 이스라엘(1988년), 세 곳뿐이다. 일본의 경우 1966년부터 69년까지 네번의 실패 끝에 성공했으며, 프랑스·영국·독일 유럽 3개국이 공동으로 개발했던 로켓도 1968년부터 4년에 걸쳐 실패를 거듭했다.

 

이번 누리호 1차 발사와 내년 5월 2차 발사는 엄밀히 말하면 ‘리허설’에 가깝다. 발사체가 운송수단으로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단계여서 현장에서는 ‘시험발사’라고 지칭한다. 1차 때는 아예 더미 위성만을 실었고, 2차 때도 200㎏의 소형 위성과 1.3톤의 더미 위성을 탑재한다.

 

누리호의 본격적인 운용은 1·2차 시험발사의 성패에 상관없이 내년 말께부터 시작된다. 내년 12월에 발사될 예정인 3차 누리호에는 처음으로 실제 운용할 차세대 소형 위성 2호가 실린다. 2024년 4차 때는 차세대 중형 위성 3호와 초소형 위성 1호가 함께 탑재된다. 2026년 5차와 2027년 6차 때는 초소형 위성 5기, 6기씩이 탑재된다.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를 개발하고 있는 장태성 카이스트 책임연구원은 “기술적 신뢰도 확보를 위해 반복 발사가 필요하다. 또 다중 위성 발사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흥(나로우주센터)/이근영 기자

 

 

‘미완의 성공’에 미뤄진 축배…세계는 ‘뉴스페이스’ 향해 달린다

   한국의 우주개발 계획과 과제

 

    정부는 2030년까지 한국형 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보내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누리호 성공 축배의 남은 부분을 채우는 것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우주개발 청사진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세계의 우주 경쟁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2010년대 이후 우주산업으로 몰리는 돈이 급증하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스페이스 캐피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우주기업에 대한 민간투자액은 100억달러(약 11조8천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 98억달러보다도 많은 규모다.

 

때마침 한국의 우주개발을 옥죄었던 족쇄도 모두 풀렸다. 1979년 이후 발사 거리와 탑재 중량에 제한을 가해왔던 한-미 미사일 지침이 지난 5월 종료됐기 때문이다.

 

    달 궤도선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정부 계획은?

 

정부는 이미 달라진 상황을 반영해 지난 6월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수정했다. 이 계획에서 우선적으로 역점을 두고 있는 건 누리호의 신뢰성 확보다. 2020년 전세계에서 발사한 로켓 114기 가운데 10기가 실패할 정도로 신뢰성은 최우선 과제다. 네차례의 반복 발사를 위해 6800억원을 투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리호로 달 탐사선을 발사하려면 누리호 성능을 높이는 고도화 작업이 필요하다. 누리호도 500㎏의 소형 탑재물 정도는 달까지 보낼 수 있지만, 탐사 기능을 할 수 있는 착륙선을 보내려면 새로운 발사체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지난 6월 예비타당성 검토에서 누리호 엔진 고성능화 방안은 일단 유보됐다.

 

정부는 대안으로 누리호 상단에 고체추진단 킥모터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누리호로 달 탐사선을 지구 저궤도에 보낸 다음, 여기서 고체 킥모터로 달 궤도까지 투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어떤 우주 프로그램을 기획하느냐에 따라 누리호의 미래가 달라진다.

 

미사일 지침 이후 손 놓고 있던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도 재개된다. 정부는 2024년까지 소형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고체연료 로켓은 누리호 같은 액체연료 로켓보다 구조가 단순해 저비용, 단기 발사에 적합하다. 정부는 이런 점을 반영해 고체연료 로켓 개발은 기업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안재명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앞으로는 누리호 같은 국가 주도의 고성능 발사체와 민간 중심의 소형 발사체라는 포트폴리오를 갖춰 각각의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은 8기의 위성으로 구성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그동안 몇차례 미뤄졌던 달 탐사는 내년부터 시동을 건다. 먼저 내년 8월 한국형 달 궤도 탐사선(KPLO)이 미국 스페이스엑스(X)의 로켓에 실려 날아오른다. 달 궤도선은 내년 말 궤도에 도착한 뒤 달 상공 100㎞ 궤도를 돌며 1년간 탐사 활동을 한다. 총중량 678㎏의 달 궤도선은 이달 말까지 조립 작업이 모두 끝난다.

 

위성을 궤도에 올려보낸 후 지상으로 돌아오는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1단계 추진체. 스페이스엑스 제공

 

■ 달라진 국제 우주산업 환경

 

한국이 누리호 개발에 매달려 있는 사이 국제 우주산업 환경은 크게 변했다. 정부 대신 민간기업이 우주 기술과 산업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았다. 체제나 국력 경쟁 차원에서 이뤄지던 우주개발에도 저비용, 고효율을 우선하는 시대가 됐다.

 

현재 세계 발사체 시장의 최대 화두는 로켓 재사용 기술이다. 로켓을 재사용하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스페이스엑스는 재사용을 위한 1단계 추진체 회수 기록이 100번을 넘는다. 한 로켓을 최대 10번까지 쐈다. 1단계 추진체는 전체 로켓 발사 비용의 60%를 차지한다. 저비용을 내세워 세계 발사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독자적으로, 일본은 독일·프랑스와 함께 재사용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로켓랩의 소형 위성 전용 발사체 일렉트론. 로켓랩 제공

 

기술은 확보했지만 성공 축배를 들지 못한 한국으로선 갈 길이 멀다. 누리호는 소형 발사체였던 나로호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중형 발사체다. 하지만 주요국의 주력 로켓에 비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하나의 화두는 소형 위성 시장을 겨냥한 발사체 개발이다. 소형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500㎏ 미만의 소형 위성 발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저궤도 군집위성을 이용한 통신망 구축이 주요국들의 경쟁 무대가 됐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20년 28억달러(3조3천억원)에서 2030년 137억달러(16조1천억원)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국내엔 민간기업이 소형 발사체를 개발해도 이를 쏠 발사대가 없다. 정부는 우선 2024년까지 나로우주센터에 고체로켓용 민간 발사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누리호는 높이는 맨 왼쪽 아리안 5호와 비슷하지만, 추력은 10분의 1이 안 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런 일련의 흐름은 한국 우주 정책에 새로운 화두를 던져준다. 내년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게 되면 한국의 우주 인프라 구축은 1차적으로 완성된다. 누리호 이후엔 그 인프라를 세계 흐름에 맞춰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개량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한국 우주개발의 미래’ 토론회에서 “한국의 우주개발사는 누리호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누리호 이후엔 기술보다 목표와 비전을 먼저 세우고 그에 맞는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노필 기자

  

외신 반응 “한국, 자체 로켓으로 1t 물체 쏘아올린 7번째 국가 발돋움”

 

BBC, AFP 등 발사 직후 주요 언론 평가 잇따라

일 <닛케이>…“내년 2월 재발사. 개선책 찾을 듯”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5시 정각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2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외신들도 한국이 자체 개발 로켓인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는 소식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지 못하면서 아쉬운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AFP> 통신은 21일 오후 5시 이뤄진 발사 직후 ‘발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속보로 전한 뒤, 다시 5분 뒤 실황 중계하는 한국 텔레비전 방송을 인용해 “큰 문제 없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 같다”는 반응을 전했다.

 

통신은 이어 17분엔 “한국이 세계에서 12번째 경제 규모를 갖추고,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과 메모리칩을 생산하는 기술적으로 앞선 국가로 성장했지만, 우주 비행분야에선 뒤쳐져 있었다”면서 이번 성공으로 “아시아에서 중국·일본·인도·북한에 이어 위성 발사 기술을 갖춘 국가가 됐다”는 분석을 전했다. 1t이상의 물체를 자체 제작한 로켓을 통해 쏘아 올린 국가는 지금까지 6개국 뿐으로 누리호 발사가 성공으로 확인되면 한국은 7번째 주인공이 된다.

 

북한은 2012년 12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에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얹어 500여㎞ 높이의 우주 궤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광명성 3호의 무게는 1t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AP> 통신과 <로이터> 통신도 잇따라 속보를 내어 “한국이 자체 제작한 로켓 발사를 성공해 야심적인 우주 계획을 행한 중요한 도약을 했다”고 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한국이 인공위성을 탑재할 수 있는 첫 국산 우주 로켓 ‘누리호’를 쏘아 올렸다”는 소식을 속보를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교도통신>은 “누리호 발사가 북한이 미사일 시험으로 한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에 긴장감이 감도는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관영 언론들도 누리호 발사 소식을 신속히 전하며 누리호가 한국의 첫 자체 기술 발사체라고 보도했다. <환구시보> 로켓이 발사된 지 한 시간 뒤 문재인 대통령이 “위성을 예정된 궤도에 보내는데 실패했다”고 밝혔음을 사실을 추가로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누리호 발사 직후 속보를 내어 한국이 우주로 로켓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7번째 국가가 됐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탄도미사일과 우주로켓은 비슷한 기술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이런 움직임이 한국이 그동안 추진해 온 군비 강화 사업의 일부로 보이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누리호는 더미 위성을 예정 궤도에 안착시키진 못했지만, 1.5t짜리 물체를 700㎞ 고도까지 쏘아 올리는데 성공하며 한국이 상당한 수준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손에 넣었음을 입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이 “1.5t급 인공위성을 고도 700㎞까지 옮기는데는 성공했지만, 계획된 궤도에는 올려놓지 못했다”며 “2022년 4월 2호기 발사가 예정돼 있어 실패의 원인 규명과 개선책 찾기를 서두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로켓 H2A는 2001년 첫 발사 이후 97.6%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누리호가 거둔 놀라운 성공에도, 한국 우주산업이 일본을 따라잡기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은 셈이다. 길윤형 기자

미 상품선물거래위, 은행 전직 간부에 지급

2015년 리보금리 조작 사건 정보제공 대가

 

    도이체방크 사옥. 출처: 도이체방크 누리집

 

독일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은행 간 금리 조작을 제보한 내부고발자가 약 2억달러(약 2357억원)라는 천문학적인 보상금을 받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은행 간 국제 금리(리보금리)를 조작한 도이체방크의 행위를 제보한 이에게 이런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의 역대 보상금 중 최고액으로, 과거 내부고발자 보상금 최고액은 지난해 지급한 1억1400만달러였다.

 

내부고발자는 2015년 불거진 이 사건과 관련해 보상금 지급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거부당했다. 내부고발자가 애초 다른 기관에 제보했다거나, 보상 프로그램이 구비되지 않았다는 등의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보상금 재요구에 대한 심의에서 내부고발자의 정보가 조사에 도움이 됐다는 판단이 나왔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는 애초 이런 규모의 보상금 재원이 없다며 난색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 7월 보상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법률이 마련됐다. 내부고발자는 도이체방크의 전직 고위 간부로 알려졌다.

 

내부고발자를 대리해온 로펌은 그가 “2012년에 광범위한 자료와 거래 정보”를 규제 당국에 제공한 게 인정됐다며 “기준 금리 조작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면서 조작자들에게 이익을 안기는 행위”라고 밝혔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내부고발 전문 변호사 에리카 켈턴은 보상금 규모가 “역사적”이라며 “내가 알기로 미국의 내부고발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큰 보상금이 주어진 적은 없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다. 미국 상품거래위는 2014년에 내부고발 보상 제도를 마련한 이후 조사 결과로 부과한 과징금의 10~30%를 보상금으로 지급해왔으며, 최근까지 지급 총액은 3억달러였다.

 

리보금리와 연동된 파생상품 투자에서 수익을 올리려고 금리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도이체방크는 2015년 미국 당국과 과징금 25억달러에 합의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과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도 금리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 등에서 과징금을 물었다. 이본영 기자

             2014년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 선수들의 훈련 모습.[AP=연합뉴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집권으로 신변이 위험해진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 농구 선수 등 57명이 카타르 도하로 탈출했다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22일 밝혔다.

 

FIFA는 "카타르의 도움으로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로 구성된 57명이 20일 카타르 항공 전세기 편으로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주 여성 선수들을 포함한 약 100명의 축구 선수와 가족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떠나 도하로 대피한 이후 두 번째 스포츠 관련자들의 단체 출국이다.

 

FIFA는 카타르 정부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내 축구 선수들의 탈출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알바니아 정부도 이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카타르와 알바니아 정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다른 나라 정부와 전 세계의 축구 단체들도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8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여성에 대한 탄압이 심해질 것이라는 국제 사회 우려를 사고 있다.

 

FIFA는 "앞으로도 스포츠인들의 안전한 탈출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5·18단체 "학살 원흉 비호"…여야 모두 "묵과할 수 없는 망언" 맹비난

윤석열 "정치 다 잘했다는 것 아니고 권한 위임 부분 배울 점 있다" 해명

 

 택시조합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9일 부산 연제구 부산개인택시조합에 택시를 타고 도착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윤 후보 손에는 윤희숙 전 의원이 쓴 책 '정치의 배신'이 들려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일부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비난 여론이 일자 윤 전 총장은 "정치를 다 잘했다는 게 아니라 권한 위임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호남에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망언이자 호남 폄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후보는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찾아 "대통령이 되면 최고 전문가를 등용해 시스템 정치를 하겠다"는 발언을 하기에 앞서 전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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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왜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보았기 때문에 맡긴 거다. 그 당시 정치했던 사람들이 그러더라.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해라'며 웬만한 거 다 넘겼다고…. 당시 3저 현상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렇게 맡겼기 때문에 잘 돌아간 거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이어 대권을 잡은 뒤 시스템을 관리하면서 정국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지역과 출신 등을 따지지 않고 최고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한 뒤 시스템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은 해보면 어렵다. 경제 전문가라 해도 경제가 여러 분야 있어서 다 모른다. 최고 고수들, 사심 없는 분들을 내세워야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 권력, 정치 권력 수사하면서 저도 일반 국민 못지않게 익혔지만 조금 아는 것 갖고 다 할 수는 없다"면서 "최고 전문가 뽑아서 임명하고 시스템 관리하면서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소통하고 챙길 어젠다만 챙길 것이다. 법과 상식이 짓밟힌 이것만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 발언을 5·18 단체는 '망언'으로 규정하고 사죄를 촉구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성명을 내 "5·18 학살 원흉인 전두환을 비호한 윤석열은 광주와 호남 시민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을 했다"며 "망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김순례, 김진태, 이종명 의원이 2019년 국회에서 5·18을 왜곡하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상처 준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며 "국민의힘도 오월단체와 국민에게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제시하라"고 강조했다.

 

호남 정치권도 거세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성명을 내고 윤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두고 호남 폄훼라고 규탄했다.

 

광주시당은 "윤석열 후보가 호남이 전두환 정치를 옹호했다고 하는 부분은 도저히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망언이다"며 "전두환 집권 기간 호남은 정치적 차별뿐 아니라 경제적 차별까지 받으며 낙후의 길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또 "엄혹한 전두환 통치 기간에 그를 칭찬하고 찬양할 호남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나"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시 국민의힘 경남도당에서 "그분이 집권 7년 동안 잘못한 것 많고 정치를 전반적으로 다 잘했다는 게 아니다"며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게 그 후 대통령들이나 전문가들이 다 하는 얘기이며 호남분들 중에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했다"며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는데 전문을 보면 다 나온다"고 밝혔다.

 

여당, 윤성열 '전두환 발언' 맹비난 "참담한 역사관, 명백한 망발"

"군사독재 흠모…윤석열 정부 등장한다면 폭군 전두환 시대 부활"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참담한 수준의 망발이라며 맹폭을 퍼부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찾은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논란을 샀다.

 

윤석열

 

이소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제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찬양하는 윤 전 총장, 수준 낮은 역사 인식과 반복되는 참담한 발언에 국민들은 지쳐간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설화의 수준을 넘어 윤 후보의 참담한 정치관과 역사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학림사건, 부림사건, 수지 김 간첩 조작사건,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사건,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 등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리는 무수한 일들이 바로 전두환 정권 때 행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전두환의 정치를 찬양하여 호남까지 운운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명백한 망발이다.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 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시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 씨는 남긴 해악이 너무도 뚜렷해서 재평가의 여지조차 없다"고 말한 뒤 "윤 전 총장은 영남에서 인기를 끌어보겠다는 의도로 기본적 역사의식도 없는 발언을 마구잡이로 내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의원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우원식 의원은 '전두환이 정치 잘했다는 윤석열, 그 입 닫고 정치판을 떠나라'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군사독재를 흠모해온 윤씨의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우상호 의원도 '얄팍한 기회주의자, 윤석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표가 된다면 양잿물이라도 마실 기세"라고 비꼬았다.

 

홍영표 의원 역시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서의 최소한의 역사의식도 없이 독재자를 부러워하는 윤석열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용기 의원은 "윤 전 총장 논리라면 박정희도 군사 쿠데타만 빼면, 이명박도 BBK 사건을 빼면, 박근혜도 최순실 국정농단과 세월호 사건을 빼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며 호남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신정훈 의원은 "내심으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학살 원흉 전두환을 동경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지 않았나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성주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등장한다면 폭군 전두환 시대의 부활이고, 사기꾼 MB(이명박 전 대통령) 시즌2, 무능한 박근혜 정부의 재현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김원이 의원은 SNS에 "억울한 죽음과 평생 남아 있는 트라우마를 알고나 있는지…"라며 "도대체 생각이란 걸 하고 말을 내뱉는 것인지, 망언의 한계가 있는지, 그 최대치가 어딜지 이제 두렵기까지 하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메시지를 통해 "윤 전 총장은 광주묘역 비석 닦기 전에 본인의 정신부터 세척하기 바란다"며 "노동관, 역사관, 여성관, 환경관, 정치관 모든 부분을 총체적으로 닦아도 모자랄 것 같다"고 비꼬았다.

 

오현주 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이완용도 나라 팔아먹은 것 빼면 잘했다'는 말과 무엇이 다르냐"며 " 어설픈 변명보다는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장혜영 의원도 "지금까지의 망언과는 차원이 다른, 역사에 남을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 '전두환 옹호' 망언 파장…"헌법정신 망각" 야당 주자들도 맹공

 

홍준표 "광주서 울어놓고" 유승민 "입만열면 망언" 원희룡 "천박하고 한심"

윤석열 "앞뒤 다 떼고 논란이라니"…주호영 "호남 비하와는 관련없어" 주장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정치를 일부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경쟁 주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일자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으며 '권한 위임'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취지의 언급이었다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왜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라며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을 관리해봤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경쟁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사람만 잘 쓰면 된다는 인식이야말로 수천 년 왕조 시대의 왕보다도 못한 천박하고 한심한 지도자 철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하였을 뿐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실언을 사과하고 대통령의 사명을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윤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직후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고 비석 앞에서 울기까지 한 것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십수년간 우리 당이 광주에서 했던 모든 국민통합 노력이 자칫 국민께 쇼처럼 비칠까 우려된다"며 "국민께서 상식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윤 후보는 '1일 1망언' 후보를 넘어 입만 벌리면 망언을 뱉는 '벌망(입만 벌리면 망언)' 후보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정권교체 최대의 짐, '벌망' 윤 후보는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제발 그 입단속이라도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오후 국민의힘 경남도당 사무실에서 "권한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얘기는 전문가들도 다 하는 얘기"라며 "호남 분(들) 중에도 그런 말씀 하는 분들이 있다"고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잘한 부분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히 얘기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어서 (논란이라고)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은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도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5·18은 분명히 잘못됐다는 취지를 분명히 한 것이기 때문에 호남 비하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도 "'호남분들도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고 한다'는 윤석열 후보님. 광주 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며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고 맹비판했다.

 

이젠 ‘전두환’까지 미화한 윤석열의 몰역사적 인식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며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맡긴 거다”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게 한두번이 아니다. 오죽하면 ‘1일 1망언’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하지만 독재자 전두환씨를 미화하고 나선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대선 주자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몰역사적 인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소양 부족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미화 발언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전두환씨처럼 경제 등 각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기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그 당시 3저 현상 이런 게 있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맡겨놔서 잘 돌아가는 거다. 저도 최고 전문가들 뽑아서 적재적소 (배치)해놓고 전 시스템 관리나 하면서 (…) 챙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두환씨가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기용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를 두고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전두환 독재정권의 무자비한 폭압정치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짓밟혀 국민들이 고통받은 사실을 윤 전 총장은 모른다는 말인가. 국민들이 목숨을 걸고 독재 타도 투쟁에 나서 민주주의를 회복했을 때 윤 전 총장은 어디에 있었다는 말인가. 특히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5·18 희생자와 유족들의 아픔을 생각한다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7월30일 부산 민주공원 행사에서 이한열 열사의 사진이 담긴 조형물을 가리키며 “부마항쟁인가요”라고 하고 8월15일 광복절엔 안중근 의사 영정에 술잔을 올리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하면서는 윤봉길 의사의 말을 올려 실소를 자아내게 했는데, 이번 전두환씨 관련 망언은 묵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윤 전 총장은 발언의 파문이 커지자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했다”며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는데 전문을 보면 다 나온다”고 해명했다. 말꼬리를 잡는다는 불만인데, “전두환씨가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자기가 말해 놓고도 남탓으로 돌리며 딴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매번 이런 식으로 문제 발언을 하고 파문이 일면 발뺌을 하는 것도 치졸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더 이상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자신의 망언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