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석열 “법치 말살, 헌법정신 파괴” 발언, 도 넘었다

‘수사·기소 분리’ 글로벌 원칙 부정,‘과격 발언’ 정치적 의도

 

 

여권 일각에서 수사·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고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떼어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정신의 파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검찰개혁의 당사자로서 의견을 개진할 수는 있으나 수사·기소 분리라는 선진 형사사법의 원칙마저 부정하며 과격한 발언을 쏟아낸 것은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태도다. 게다가 당정이 중수청 설치 여부를 아직 결론 내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검찰 의견을 수렴하는 공식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검찰총장이 유례없이 특정 언론과의 인터뷰로 목소리를 낸 것도 정치적 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수사·기소 분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데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동의한다. 그러나 윤 총장은 “법 집행을 효율적으로 하고 국민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사와 기소가 일체가 돼야 한다”고 정반대의 주장을 폈다. 검찰이 객관적인 위치에서 수사기관을 견제하기보다 스스로 수사기관이라는 정체성을 고수함으로써 인권침해와 증거조작이 걸러지지 않고 무리한 기소 끝에 무죄로 판명난 사건이 헤아릴 수 없다. 수사·기소 분리야말로 국민 권익을 위해 고안된 형사사법 체계다. 윤 총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강자와 기득권의 반칙 행위에 대한 단호한 대응’도 수사·기소를 담당하는 여러 기관의 건강한 견제·협력관계를 통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수사·기소를 독점한 검찰이 과거 우호적인 정권이나 재벌 수사에서 솜방망이를 휘둘러도 아무런 견제 수단이 없었다. 권한 독점의 최대 수혜자는 비리를 저지른 검사들이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물론 윤 총장의 주장 가운데는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대목도 있다. 지능화·대형화하는 중대 범죄에 대응하려면 수사·기소의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또한 거대한 단일조직인 검찰이 광범위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져야 하는 근거는 될 수 없다. 윤 총장 스스로도 “비대한 검찰권이 문제라면 검찰을 쪼개라고 말해 왔다”고 했다. 중수처 설치도 이런 맥락과 다르지 않다. 다만 부패·경제·마약 등 특정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기관이 수사·기소권을 동시에 가질지, 그마저도 분리할지는 외국의 경험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여권 일각에서 충분한 검토와 논의 없이 중수청 설치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게 윤 총장 반발의 빌미가 된 측면도 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말해주듯이 검찰개혁은 무엇보다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윤 총장이 ‘헌법정신 파괴’니 ‘법치 말살’이니 ‘형사사법 시스템 붕괴’니 하며 “중남미 국가들에서 부패한 권력이 얼마나 국민을 힘들게 하는지 우리 모두 똑똑히 봤다”,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는 식으로 여권과 대립각부터 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 합리적인 여론 형성보다는 정치적 선동 효과나 존재감 과시를 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퇴임 뒤 정계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현직 검찰총장이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윤 총장이기에 더욱 그렇다.

중수청 설치 문제는 형사사법체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사안인 만큼 정치권과 검찰 모두 신중하면서도 절제된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윤석열 “100번이라도 직 걸겠다”…‘수사-기소 분리’ 초강경 반발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 폐지를 위한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을 두고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정신의 파괴”라며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1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며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이른바 ‘검수완박’)은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검찰에게 부여된 직접 수사권 폐지를 위한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 여권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을 거론하며 “단순히 검찰 조직이 아니라 70여년 형사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다.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또한 자신이 수사한 대선자금 사건, 대기업 비자금 사건,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 국정농단 사건을 예로 들며 “이 사건들이 ‘수사 따로 기소 따로 재판 따로’ 였다면 절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윤 총장은 “거대한 이권이 걸린 사건일수록 범죄는 교묘하고 대응은 치밀하다. 수사와 공소유지가 일체가 돼 움직이지 않으면 법 집행이 안된다고 단언할 수 있다. 지금 검찰을 정부법무공단처럼 만들려고 하는데, 이는 검찰권의 약화가 아니라 검찰 폐지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법 집행을 효율적으로 하고 국민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사와 기소가 일체가 돼야 한다”며 “나날이 지능화, 조직화, 대형화하는 중대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수사와 기소를 하나로 융합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지금의 검찰 시스템이 국민 권익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의 영향력이 커서 문제라면, 오히려 소추 기관을 쪼개 독립된 검찰청들을 만들라고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지휘 밖에 반부패검찰청 금융범죄검찰청 마약범죄검찰청 등을 두는 식으로 검찰 조직을 분리하는 방안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식보다 합리적이란 설명이다.

그는 다만 “‘살아 있는 권력’ 수사 때문에 (수사청 신설) 입법이 추진된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장예지 기자


윤 총장의 전례없는 언론 인터뷰…“지지층 결집 방식” 지적도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을 신설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려는 여권의 움직임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례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발하면서, 의견 표명 방식과 표현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총장은 1일 인터뷰에서 수사청 신설에 대해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70여년 형사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라고 여권을 맹비난했다. 특히 그는 수사청 신설을 위한 입법을 두고 “법치 말살” “헌법 정신 파괴” “검찰 해체” 등 과도하고 단정적인 표현을 써가며 날을 세웠다. 검찰총장의 개별 언론 인터뷰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의사 표현 방식이다.

애초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할 때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대검찰청이 이날까지 수사청 신설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2일 윤 총장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검찰 내부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윤 총장의 의사 표현 방식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도 “검찰총장은 검찰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며 “공식적인 의견을 얘기할 땐 기자회견이나 공식 문서를 통해서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도 “기자회견을 하면 정부와 여권에 정면으로 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윤 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밝힌 것 같다”면서도 “수사청 신설이 형사사법 체계를 바꾸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총장이 나서려면 기자회견 등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윤 총장이 비판적 질문 등을 피하면서도 개인적 소회 등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윤 총장이 인터뷰에서 사용한 표현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은 “윤 총장이 특정 인터뷰를 통해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국민들께서 졸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도록 지켜보시길 부탁드린다’고 한 것은 검찰총장이라는 주요한 공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적절한 처신이 아니다”라며 “이는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정치인들이나 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욱 기자


수사-기소 분리를 “법치 말살” 규정…검찰총장의 여론전

수사청에 “헌법 파괴” 맞서 “윤 총장이 국회 설득 큰 벽”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신설을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수사권-기소권 분리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반발을 끌어모아 총장이 직접 여론 설득에 나선 것으로, 청와대·여권과 전면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윤 총장은 2일 인터뷰를 통해 “(여당의 수사청 신설은)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정신의 파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총장은 이어 “검찰이 밉고 검찰총장이 미워서 추진되는 일을 무슨 재주로 대응하겠나”라며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야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사회적 강자와 기득권의 반칙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며 여권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이 검찰개혁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어 “윤 총장의 인터뷰는 ‘중대범죄 대상 검찰 직접수사권 전면폐지’를 전제로 한 입법 움직임에 대해 우려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의 공개 여론전에 대해 검찰 내부는 대체로 총장의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이지만, 일부에선 ‘총장의 전면 등판은 실질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는 “총장 징계 사태와는 차원이 다른 중대한 사안이다. 구성원 대부분이 법안 내용이 사실상 ‘기관 폐지’라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도 “그동안 검찰이 잘못한 일도 있지만 70년 수사 노하우를 축적해 기본권을 보장하려고 애써왔다”며 “기소만 하고 무죄가 나면 누가 책임지나. 국가 시스템을 죽이는 법안”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한 검사장은 “검사들이 빠르게 추진된 검찰개혁에 지쳤고, 수사청 도입에도 분노하고 있지만, 정치권(여당)이 어차피 우리 의견을 받아주지 않을 거란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형식의 전면전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고검장 출신의 한 인사는 “스스로 인터뷰에서 인정했듯이 여권의 저런 속도전은 윤 총장이 초래한 면이 크다. 여권의 잘잘못을 떠나, 총장이 이런 상황을 미리 예상했어야 했다. 조직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이제 와서 저러는 건 좀 무책임해 보인다”라고 잘라 말했다. 지방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도 “국회를 설득해야 하는데, 윤 총장 존재 자체가 너무 큰 벽이 돼버렸다. 인터뷰로 역공할 게 아니라, 이 사안은 국민들을 위해서도 너무 중요한 문제라서, 내가 떠날 테니 검찰의 의견을 경청해달라고 했으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검찰은 이날 인터뷰를 시작으로 당분간 조직적 대응을 이어갈 전망이다. 대검은 일선 검사들의 의견이 모이는 대로 이르면 3일 입장을 발표한다. 윤 총장도 3일 대구고검·지검 방문 때 공개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나 여권은 윤 총장을 공격하는 대신 수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구성원들의 걱정을 잘 알고 있다.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며 “저는 언제나 열려 있고 (윤 총장을) 만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검찰과 잘 얘기해 이해시키도록 하겠다”며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일찌감치 ‘속도조절론’을 주문한 바 있는 청와대는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며 인터뷰 형식의 반발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배지현 장예지 기자


공개 대응 자제한 민주 “수사청 의견 수렴… 급할 것 없어”

“검찰 저항 예견했던 것” 윤석열 발언에 별다른 대응 안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신설 법안을 강도 높게 비판한 데 대해 “예상했던 반응”이라며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생 이슈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윤 총장과 다시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정무적 판단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총장의 반응과 상관없이 당내 의견이 모이지 않은 점을 들어 수사청 신설법 발의 시점 등에 대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 대부분은 “직을 걸어서라도 수사권 폐지를 막겠다”는 윤 총장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2일 “예상했던 반발”이라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남은 직접수사권을 떼어 내 수사청에 모두 넘기는 방안에 대한 검찰의 저항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검찰개혁특위 소속 한 의원은 “윤 총장 입장에선 임기도 몇 달 남지 않았는데 후배들한테 면을 세울 수 있는 게 이거 하나고, 본인 입장에서도 손해될 게 없다고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심한 듯한 윤 총장의 반발과 별개로 민주당은 ‘수사청 신설법안 3월 발의-6월 처리’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기류로 흘러가고 있다. 검찰개혁특위 일부 위원들 중심으로 처리를 서두르자는 목소리가 강했으나, 사법체계 변화와 관련해 당 내부와 외부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안착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우리가 군사 작전하듯 (3월에 발의하겠다고) 날짜를 꼭 잡아놓은 건 아니다”며 “당내 의견 수렴절차도 남았고, 당·정뿐 아니라 사회 각계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검찰도 하고 싶은 얘기를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 지도부도 신중한 분위기다.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수사청 법안 발의는) 사법체계를 많이 개편하는 작업인 만큼 법안 발의 시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사법체계 변화와 관련해) 나름대로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당과 정부가 충분히 정책협의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핵심 관계자는 ‘3월에 법안을 발의하냐’는 질문에는 “안 할 수도 있다. 더 숙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사청 신설 법안 등을 논의하는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도 이런 지도부의 의견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특위 관계자는 “언제 발의할지 아직 정해진 게 아니다”며 “지금까지 검찰 의견제시가 없었는데 윤 총장이 의견을 내놓았으니까 검찰 쪽 얘기도 들어보고 우리 입장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이 여당의 검찰개혁 방향을 ‘반헌법적’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검찰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검찰과도 잘 얘기해서 이해시키겠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김남국, 윤석열 비판…"임기 몇 달 남겨놓고 직 건다고?"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2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추진에 강하게 반발한 것과 관련해 "임기를 불과 몇 개월 남겨놓지 않고 직을 건다고 하면 우스운 일"이라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잘못된 수사 등에 대해 검찰총장이 책임지고 사과하거나 물러날 시기가 국면국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하나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과거 윤 총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수사·기소 분리에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찬성했다"며 "그때는 검찰총장이 하고 싶어서 찬성하고, 이제 와서 직을 걸고 반대한다고 하면 결국 진심과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수청은 하루아침에 뚝딱 설치될 수 없고, 1∼2년이 걸린다"며 "지금 하는 수사를 빼앗아 중수청에 주려 한다는 비판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수청 추진에 대해 "힘 있는 세력에 치외법권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말했다.

동생 넬리 코르다 게인브리지 대회 정상

언니 제시카 코르다는 1월 개막전 우승

 

                       넬리 코르다가 28일 열린 LPGA 게인브리지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올랜도/AP 연합뉴스

 

‘코르다 자매’가 올 시즌 두 차례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연승했다.

넬리 코르다(23·미국)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앤컨트리클럽(파72·6천701야드)에서 열린 게인브리지 LPGA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상금 30만달러.

앞서 언니 제시카 코르다(28·미국)은 1월 열린 LPGA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24언더파 260타)했다. 상금 18만달러.

이로써 올해 LPGA 두 개 대회 우승컵은 ‘코르다 자매’의 품으로 돌아갔다. 코르다 자매는 LPGA 투어 역사에서 두 번째로 ‘자매 연속 우승’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넬리 코르다(왼쪽)와 제시카 코르다.

2000년 3월 안니카 소렌스탐과 샬러타 소렌스탐(이상 스웨덴)이 엘피지에이 연속 대회 자매 우승을 기록한 뒤 21년 만의 일이다.

엘피지에이에서 우승을 경험한 자매는 코르다 자매, 소렌스탐 자매, 모리야 쭈타누깐과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자매 등이다.

이날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안니카 소렌스탐은 “너무 재밌고 보기 좋다. 동생과 경기했을 때의 추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날 넬리 코르다는 부모님과 언니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 퍼트를 했다. 1월 제시카 코르다가 다이아몬드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도 부모와 동생이 함께 있었다.

코르다 자매는 테니스 스타 부모 아래서 출생했다. 아버지인 페트르 코르다는 1998년 호주오픈 단식 우승자이며, 어머니 레지나는 1988 서울올림픽 테니스 대회에 체코 대표로 출전했다. 코르다 자매의 남동생인 서배스천 코르다(21)는 2018년 호주오픈 주니어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의 고진영(26)은 올해 처음 출전한 게인브리지 대회에서 11언더파 277타로 단독 4위에 올랐다. 김창금 기자

 

두번째 성희롱 증언 뒤 하루 만에 “오해됐다면 미안”
주 검찰총장이 지명하는 외부 법률가의 조사도 수용
요양원 발생 코로나-19 사망자 수 축소 보고도 조사

 

앤드류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 AFP 연합뉴스

 

앤드류 쿠오모(63·민주당) 미국 뉴욕 주지사가 옛 참모의 성폭력 피해 주장에 사과를 표하고 독립적 조사를 수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투명하고 신속한 코로나19 대응으로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던 쿠오모는 최근 코로나19 사망자 축소 발표 의혹에 이어, 두 명의 옛 참모가 성추행·성희롱 피해를 잇따라 폭로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쿠오모는 28일 성희롱 주장과 관련해 성명을 내어 “내가 말한 것들 중 일부가 원치 않는 추파로 오해됐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그렇게 느껴졌다면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는 “명확히 하자면 나는 누구도 부적절하게 만지지 않았고 같이 자자고 하지 않았으며 불편하게 느끼도록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와 별도로 쿠오모 주지사실은 성명을 내어, 성희롱 주장에 대한 독립적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쿠오모 쪽은 애초 이 조사를 자신과 가까운 변호사에게 맡기려고 했으나, 티시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 반발하자 제임스 총장에게 민간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물러섰다. 이 변호사는 증인소환권 등을 갖고 독립적인 조사를 하게 된다.

쿠오모의 이날 발표는 전날 그의 전 비서 샬럿 베넷(25)이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쿠오모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하루 만에 나왔다. 베넷은 쿠오모가 지난해 자신에게 한 사람과만 성관계를 하는지, 나이든 사람과 잔 적 있는지 등 성생활에 관해 물었다고 말했다. 쿠오모는 베넷에게 20대 여성과 사귈 수 있고 주청사가 있는 앨버니에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베넷은 주장했다. 베넷은 “쿠오모가 나와 자고 싶어하는 걸로 이해했고, 끔찍하게 불편하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에는 경제개발 참모였던 린지 보일런이 쿠오모가 2016~2018년 맨해튼 사무실에서 자신에게 강제로 입을 맞췄고, 출장 중 비행기 안에서 ‘스트립 포커’(옷 벗기기 카드 게임)를 하자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성폭력 피해 주장이 잇따라 나오자 민주당 안에서도 비난이 들끓었다. 알레샌드라 비아지 뉴욕 주상원의원은 28일 트위터에 쿠오모를 향해 “당신은 괴물이고 지금은 물러날 때”라고 적었다. 이날 뉴욕 주의회의 민주당 여성 의원 20여명은 쿠오모와 무관한 인사에게 독립적이고 강력한 조사 권한을 줘야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여성으로서 (베넷의 폭로 기사를) 읽기 힘들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도 관련 조사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쿠오모는 2018년 브렛 캐버노가 성폭행 의혹에도 대법관에 임명되자 여성 권리에 일격을 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투(MeToo) 운동이 번지던 2019년에는 직장내 여성 보호 법안에 서명하고 “용기를 내어 (성폭력 피해) 얘기를 해준 여성들을 존경하자”고 말했다.

쿠오모는 성폭력 피해 주장들이 나오기 전에 이미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축소 보고한 의혹으로 연방 수사당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 뉴욕주 요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8500명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1만5000명이라고 시인한 것이다. 쿠오모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응에서 거짓과 무시로 일관한 도널드 트럼프와 대조를 이루며 한때 국민적 영웅으로 추어올려졌으나, 올들어 급격하게 나락으로 향하고 있다.

쿠오모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지내고 뉴욕주 검찰총장을 거쳐 2010년 11월 이후 뉴욕 주지사에 3연속 당선돼 10년 넘게 재임하고 있다. 아버지 마리오 또한 1983년~1994년 뉴욕 주지사를 지냈고, <CNN>의 유명 앵커 크리스가 그의 동생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지난 21일 설교서…교회협 망언 사죄 사과 요구
“일본군 위안부는 군인 성적 해소 위해 필연적”
한국교회, 전 목사 이단성 결과 조속히 공개해야”

 

지난해 2월22일 광화문 집회에 나선 전광훈 목사.

 

최근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예수의 족보에 나온 여성들 모두 창녀(매춘부)”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총무 이홍정 목사) 여성위원회(위원장 최소영 목사)가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1일 교회협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는 지난 21일 사랑제일교회 주일 설교에서 “마리아도 미혼모고, 예수의 족보에 나온 여성들 모두 창녀(매춘부)다. 또, 전쟁 중 창녀촌 운영은 남성 군인의 성적 해소를 위해 필연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 신도들에게 “여러분은 이미 사탄과 하룻밤을 잔 사람들이니 창녀야 창녀”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회협 여성위는 “전광훈은 차마 옮기기도 민망한 막말과 망언을 쏟아내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전광훈은 잘못된 성인식과 성서해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공동체의 본질을 왜곡시켰다”고 비판했다. 교회협 여성위는 이와 관련해 △전광훈은 잘못된 성인식과 성서해석에 대한 망언을 회개하고, 모든 활동을 중단할 것 △전광훈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당사자와 활동가, 그리고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세계 시민사회에까지 사과할 것 △한국교회는 전광훈에 대한 이단성 연구 결과를 조속히 공개 발표할 것 등 세 가지를 촉구했다.

교회협 여성위는 “전광훈은 소속 교단 예장백석대신에서 이미 목사 면직·제명됐으나, 스스로 같은 이름의 교단(예장 대신)을 따로 만들어 목사로 행세하고 있다”며 “이미 교계에서는 지난해 전광훈의 이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일부 대형교단들이 이를 보류하면서 사회적 해악이 더욱 커지고 있으므로 한국 교계는 모두 책임을 통감하며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문제가 된 21일 설교에서 앞서 “하나님 까불면 죽어”라는 말로 파문을 낳은 것과 관련해 “예수님도 욕을 하고 경박스러운 말을 썼다”며 스스로를 예수와 비교하며 성경 속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 그는 여성 신자들에게 “이미 여러분들은 육신적으로 깨끗하게 살았어도 여러분은 이미 사탄하고 하룻밤 잔 사람들이야. 창녀야 창녀. 여러분이 창녀란 걸 인정해요?”라며 “니는 창녀보다 더 나쁜 년이야. 니는 588 출신이야”라는 막말을 퍼부었다.

전 목사는 3·1절 집회와 관련해서도 “1200만 기독교인이 있으면서 멍청한 목사 새끼들이 말이야. 구원론만 가르친다고 되는 줄 알아? 정신 차려야지. 우리가 돌아오는 3·1절 다시 한 번 싸움을 하려고 하는 거예요. 기독교인들이여 일어나라. 그날 문재인 끌어내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전 목사와 이번 발언에 대해 사랑제일교회 한 부목사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