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신 새누리당 시의원들 공공개발 총력 저지

공공개발 설명회 물론 예산까지 보류 또는 ‘보이콧’

당시 지켜본 최만식 의원 “이제 와보니 이유 알겠다”

 

 2012년 12월31일 회기 종료까지 대장동 등 성남시의 부동산 공공개발 정책을 반대하며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아 텅 비어 있는 2013년 1월3일 성남시의회의 모습.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판교 대장지구 특혜 의혹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사업시행사인 성남의뜰 지분 7%를 보유하고도 4천억여원 배당금을 가져간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천화동인을 두고 국민의힘은 “화천대유의 주인은 누굽니까” “설계자는 이재명”이라며 공세를 펴지만, 이재명 지사는 ‘공공개발의 발목을 잡은 건 국민의힘’이라며 반박한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논란의 뿌리인 2010년 이재명 성남시장 취임 직후 개발방식을 둘러싼 논쟁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봤다

 

“성남시는 막대한 지방채를 발행해 위례신도시 분양아파트 건립에 3400억원, 대장동 도시개발 사업에 4526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재명 시장은 1조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하면서 약 8천억에 이르는 돈을 개발 사업에 쏟아부을 예정이라는 얘기인데 과연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을 가린다…(중략) 훨씬 경험 많은 아파트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기업도 수익내기가 어려운 요즘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이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빚 갚겠다는 얘기를 누가 믿겠나?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감시로 성남시의 이 위험한 계획이 실행되지 못하도록 막아내야 한다.” (2011년 11월21일 제181회 성남시의회 정례회·박완정 시의원)

 

2010년 7월 성남시장에 취임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그해 10월 ‘성남시 관내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을 공공개발로 추진해 개발이익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10여년 전 성남시의회 회의록 등을 보면, 당시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은 시의회 불참 등 보이콧은 물론 예산도 세워주지 않으며 총력을 다해 공공개발을 저지하려고 했다.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 과반(34명 가운데 18석)을 차지했던 성남시의회는 2010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의견 청취안을 부결시키고, 이듬해 3월까지 세차례 설명회조차 거부했다. 또 상임위와 본회의 각각 한차례씩 심사를 보류하기도 했다.

 

2011년 11월에는 대장동 등 공공개발을 위한 지방채 발행 계획안과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반대 의견을 냈다. 이어 같은 해 11월27일~2012년 6월까지 관련 조례안을 3차례나 부결시켜 성남시와 마찰을 빚었다.

 

“대장동 개발은 원래 민영개발이 원칙이었다. 이재명 시장이 성남시장이 된 이후에 개발허가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대장동 개발허가를 해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원래 대장동 개발은 민영개발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민영개발회사의 이익이 얼마 남든 손해가 나든 개발허가를 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2012년 2월24일 제183회 성남시의회 임시회·문화복지위원회 박영일 시의원).

 

2012년 12월31일에는 대장동 공공개발을 반대하며 집단으로 등원을 거부하며 2013년도 예산안을 보이콧하기도 했다. 이에 집행부(성남시)가 직전 회계연도 예산에 준해 필수경비만 사용하는 ‘준예산 편성’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2013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됐지만, 계속되는 시의회의 반대로 100% 공공개발은 관철될 수 없었다.

 

2015년 제209회 임시회에서 새누리당 김영발 시의원은 “(대장동 개발을 위한)기반시설 확충에 200억~500억원 정도가 든다. 그러면 우리 수익률도 떨어지지만, 그쪽(민간개발업자)의 수익성도 담보할 수 없다”며 수익률을 고려했을 때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 구성 과정에서 출자자가 나타나겠느냐고 따졌다. 앞서 2014년 같은 당 안극수 시의원도 “사회적인 경기침체라든지 시대적인 흐름이 왔을 때 혹시라도 그런 부분(손실)이 있다고 하면 거기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대장동 개발에 성남시의 참여를 사실상 만류했다.

 

‘대장동 등 성남시의 부동산 개발 공공사업 참여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위험하다. 공공개발 사업을 포기하고 민간에게 모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2013년 1월6일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시의회의 파행으로 준예산 체제에 들어갔지만, 취약계층 생명·생계와 직결될 사업비를 예산 편성 전에 지급하는 긴급조치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대장동 개발은 공공민간 복합 개발이 이뤄졌고, 성남시는 5503억원의 개발이익을 환수했지만, 민간개발사업자에게 수천억을 안겨줬다는 특혜 의혹에 휩싸이게 됐다.

 

3선 성남시의원 출신인 최만식 경기도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공공개발로 시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를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여 전무후무한 결과를 초래한 사건”이라며 “당시 새누리당 시의원들은 공공의 이익을 민간으로 빼돌려 주는 일을 도맡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를 쓰고 100% 공공개발을 막은 이유를 이제 와 보니 확실히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금껏 “당시 새누리당의 지시를 받은 성남시의원들이 공공개발을 포기하도록 집요한 압력을 넣어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는 등 시정까지 방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이재명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국민의힘, 도적떼 같다”

  제주 기자간담회서 강경 발언

“김기현 점잖은 줄 알았는데 후안무치한 도적떼의 수괴같아”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7일 오전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제주와 관련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제주에서 최근 불거진 특혜 논란이 불거진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을 ‘도적떼’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11시40분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탈당했다고 한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저를 ‘화천대유는 누구 거냐’고 공격하고, 국민의힘이 전국에 이를 현수막으로 도배했다. 추석 전에 김 원내대표가 (곽 의원) 아들이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것을 싹 빼고, 월급으로 250만~300만원을 받고 다녔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저를 공격했다”며 “김기현 원내대표가 점잖은 분인 줄 알았는데 후안무치한 도적떼의 수괴 같다”고 비난했다.

 

이 지사는 이어 “화천대유는 국민의힘과, 그와 결탁한 토건세력의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하는 행동이 도적떼 그 자체다. 반성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다시 촛불로 다 타 없어지는 수가 있다”며 “저를 비난한 대선 후보라는 분들, 김기현 원내대표, 당 지도부는 석고대죄해야 한다. 앞으로 더 나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허호준 기자

 

박영수 딸, 화천대유 아파트 분양받아…8억원 올랐다

 

올 6월 회사소유 대장동 84㎡ 한 채

6억~7억에 매입…현재 호가 15억원

박 전 특검쪽 “분양 취소분 특혜 없어”

 

화천대유 “일부 직원 분양은 사실”

곽상도 아들 분양 여부는 안밝혀

 

이성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표가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사무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근무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이 회사가 보유한 아파트를 최근 분양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특검 쪽은 화천대유가 보유한 아파트 분양 취소분을 정상적 절차를 거쳐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특검 딸은 지난 6월 화천대유가 소유한 대장동 아파트 1채(84㎡)를 분양받았다. 당시 아파트 분양가는 6억~7억원 수준이었고, 현재 이 아파트 호가는 15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아파트는 애초 다른 사람에게 분양됐다가 계약이 취소되면서 화천대유가 관리해온 회사 보유 물량이었다고 한다. 박 전 특검 쪽은 “해당 지역은 송전탑 문제와 교통이 불편한 탓에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화천대유는 당시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분양 취소분에 대해 직원들에게 매입을 제안했다. 박 전 특검 딸은 가지고 있던 서울 주택을 처분한 뒤 그 돈으로 아파트 대금을 납부하고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박 전 특검 딸은 2015년 6월 이 회사에 입사해 최근까지 근무하고 지금은 퇴직 절차를 밟고 있다. 박 전 특검 쪽은 “현재 퇴직 절차가 진행 중이라 (아직까지) 퇴직금이나 성과급 등을 받지는 않았다. 경제적으로 독립했기 때문에 딸의 경제활동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이 회사에서 근무한 곽상도 의원(무소속·전 국민의힘) 아들은 6년여 동안 대리로 일하고 대기업 회장 수준의 퇴직금 50억원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전 특검 쪽 설명대로라면 화천대유가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물량 일부가 이 회사 직원이나 주변인들에게 분양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화천대유 쪽은 곽 의원 아들 분양 여부는 확인하지 않으면서 “박 전 특검 딸을 포함해 일부 직원이 분양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손현수 배지현 기자

"피해자 2명분 5억여원 상당 특허권 · 상표권 매각하라"

 

미쓰비시중공업 명판= 도쿄 마루노우치 니주바시빌딩의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명판.[연합]

 

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피해 배상을 외면해온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 매각명령을 처음으로 내렸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민사28단독 김용찬 부장판사는 강제노역 피해자인 양금덕(92) 할머니와 김성주(92) 할머니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상표권·특허권 특별현금화(매각) 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번 재판은 미쓰비시중공업 측이 양금덕·김성주 할머니를 상대로 신청한 상표권·특허권 압류명령 재항고 사건을 지난 10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가 기각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일본 정부의 사죄 촉구하는 양금덕 할머니= 일제 강점기에 근로정신대로 일본으로 건너가 노역에 시달렸던 양금덕 할머니가 2019년 6월27일 정기 주총이 열린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죽기 전에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상표권 2건(양금덕 할머니)과 특허권 2건(김성주 할머니)이다.

 

매각에 따라 확보할 수 있는 액수는 1명당 2억970만원 상당(이자·지연손해금 포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명령 이후엔 감정평가·경매·매각대금 지급·배당 등으로 이어지는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강제노역 피해와 관련해 국내에서 법원이 일본 기업 자산 매각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법원은 2018년 11월 미쓰비시중공업이 일제 강점기에 동원돼 강제노역한 한국인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한국 법원에 의해 압류 결정된 미쓰비시중공업의 로고 [미쓰비시중공업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은 대법원 확정 후에도 위자료를 지급하지 않았고, 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에 한국 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을 압류하는 강제 절차를 결정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이 압류명령에 불복해 올해 초 항고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대법원에 재항고했지만, 대법원도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자산압류 조치가 정당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한국대법 판결 외면' 미쓰비시, 자산 매각명령에 불복 뜻 밝혀

대전지법 결정에 즉시항고 방침 …"일 정부와도 협력해 적절히 대응"

 

일제 강점기의 강제노역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주라는 한국대법원 판결을 거부해온 미쓰비시중공업은 27일, 옛 조선여자근로정신대(정신대) 출신인 소송 원고들이 압류처분을 받아낸 자사의 상표권과 특허권과 관련해 매각명령이 내려진 것에 대해 즉시항고 방침을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쓰비시 측은 옛 정신대원의 청구권 문제는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돼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법원의 매각명령에 불복하는 즉시항고 절차를 밟고, 일본 정부와도 협력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나고야 미쓰비시·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지원 모임' 일본인 회원들이 지난해 6월 26일 미쓰비시중공업 도쿄 본사 앞에서 옛 정신대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한국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대전지법 민사28단독 김용찬 부장판사는 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92)·김성주(92) 할머니 등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상표권·특허권 특별현금화(매각) 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반도 출신인 징용 및 강제 노역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한국 내에서 벌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 가운데 승소 확정판결이 나온 사안에서 배상 책임을 외면하는 피고 기업의 자산에 대한 매각명령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2018년 10월 일본제철과 같은 해 11월 미쓰비시중공업에 각각 위자료 배상 책임을 지우는 한국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잇따라 나온 뒤 판결에 불응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매각을 통해 현금화되는 등 실질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복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이에 따라 매각명령이 집행돼 현금화로 이어지면 두 판결을 계기로 경색된 한일 관계는 한층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각명령에 대해서도 미쓰비시중공업이 즉시항고를 통한 이의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매각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나고야 미쓰비시·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지원 모임' 일본인 회원들이 지난해 6월 26일 미쓰비시중공업 도쿄 본사 앞에서 옛 정신대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한국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대법원은 2018년 11월 미쓰비시중공업이 일제 강점기에 동원돼 강제노역에 시달린 피해자와 유족들에 1인당 1억∼1억5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미쓰비시 측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개인 배상 책임이 없어졌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 입장에 따라 응하지 않았다.

 

이에 양금덕·김성주 할머니 등 원고 측은 관할 지방법원에 신청해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상표권과 특허권에 대한 압류 결정을 받아냈다.

 

미쓰비시 측은 올해 초 항고했다가 기각되자 재항고했고, 대법원도 압류조치가 정당하다며 지난 10일 재항고를 받아들이지 않아 이번에 대전지법의 매각명령으로 이어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이 자산압류 조치에 불복해 낸 재항고를 한국대법원이 기각한 것에 대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현금화에 이르면 한일 관계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게 되므로 피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유럽 지도자 중 지지율 최고…대형 위기에 강한 총리

 

 

독일이 26일 연방하원 총선거를 치르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시대가 16년 만에 막을 내린다.

 

독일은 선거제도의 특성상 하나의 정당이 단독 정부를 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총선이 끝나도 연립정부 협상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이날 총선 결과에 따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누가 이을지가 결정된다.

 

총선 유세 현장의 메르켈 총리와 아이들 [로이터=연합뉴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독일 역사상 첫 여성, 동독 출신 총리로 선출된 뒤 16년간 재임하다, 자의로 총리직을 내려놓는 첫 총리가 된다.

 

목사의 딸로, 동독의 평범한 물리학자였던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한 1989년 훗날 기독민주당(CDU)에 합류한 옛 동독의 정치단체 중 하나인 민주궐기(DA)를 통해 정계에 입문, 구동독 마지막 정부의 대변인을 지냈다.

 

통일 이후에는 헬무트 콜 독일 총리의 발탁으로 기민당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된 뒤 '콜의 양녀'로 불리며 19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 1994년 환경부 장관, 기민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AFP=연합뉴스]

 

1999년 비자금 스캔들에 휩싸인 '정치적 아버지' 콜 전 총리에게 정계 은퇴를 요구하면서 결별했고, 권력의 공백 속에 2000년 첫 여성 기민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기민당 총리 후보로 추대되고 2005년 총리로 선출돼 정계 입문 이후 총리까지 불과 15년 만에 초고속 출세 가도를 달렸다.

 

총리 취임 후에는 2009년 총선, 2013년 총선, 2017년 총선에서 내리 승리하면서 4차례 연임했다. 그는 이후 2018년 말 자의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연정 협상이 길어져 오는 12월 19일까지 총리로 재임한다면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취임선서 하는 메르켈 총리 [AFP=연합뉴스]

 

메르켈 총리는 2005년에는 1966년 이후 처음 사회민주당(SPD)과의 대연정을 성사시켰고, 이후 자유민주당(FDP)과 연립했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3차례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이끌었다.

 

그는 정치 노선과 관계없이 사안마다 실용적으로 접근하되, 독일 시민들의 의견에 항상 세심히 귀 기울이면서 절충·타협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이른바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2011년과 2015년 유럽 부채위기, 2015년 유럽 난민위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등 위기 때마다 성공적으로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시리아 내전으로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유럽대륙으로 밀려들었던 2015년 유럽 난민위기 당시에는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구호 아래 상한을 두지 않고 난민을 받아들이는 통 큰 리더십을 보였다.

 

난민과 셀카 찍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EPA=연합뉴스]

 

유럽 부채위기 때는 구제금융에 제동을 걸어 '마담 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유로화가 실패하면 유럽도 실패한다"면서 최종적인 유럽연합(EU)의 붕괴를 막아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 때도 메르켈 총리는 EU 내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조달을 성사시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도 EU의 통합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 최저임금 도입 ▲ 동성결혼 허용 ▲ 2022년 말까지 탈원전 선언 등을 성사시켜 독일 사회의 진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미국을 대신해 서방 자유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다. 유럽연합(EU) 내에서는 "벌써 메르켈 총리가 그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퇴장하는 메르켈 총리[AP=연합뉴스]

 

재임 기간이 16년에 달하면서 이 기간 태어난 메르켈 세대는 총리는 여성만 할 수 있는 것으로 믿는다는 우스갯소리를 탄생시킨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유럽 안팎에서 유럽 주요 지도자 중 가장 높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달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6개국에서 조사한 결과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 알렌스바흐에 따르면 독일 유권자 중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 비율도 66%로 2005년(45%)이나 1998년(50%)보다 높다.

 

자비네 크롭 자유베를린대 정치학과 교수는 ZDF방송에서 "메르켈 총리는 첫 여성 총리이자 첫 동독 출신 총리로 어려운 시기에 침착하게 정부를 운영해냈고,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면서 "반면에, 기후정책이나 디지털화 등 큰 미래과제는 질질 끌고 해결하지 못해 차기 정부에서 방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슈퍼총선 개시…16년만에 사민당 주도로 정권교체 되나

메르켈 후계 결정…"사민당 유례없는 추격전 끝 승리 가능성"

 

독일이 2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계를 판가름하는 연방하원 총선거를 개시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격차가 줄었지만, 모든 여론조사에서 사회민주당(SPD) 지지율이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보다 1∼3%포인트(P) 앞서면서 16년만에 사민당 주도로 정권교체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투표하는 올라프 숄츠 독일 사민당 총리후보 [AP=연합뉴스]

 

독일은 이날 오전 8시 전국 6만여곳 투표소에서 투표를 개시했다.

 

각 투표소에서 전체 유권자 6천40만명은 오후 6시까지 1인 2표씩 행사할 수 있다. 4년마다 한 번씩 치러지는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 제도는 1인 2표제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지역구 후보와 지지 정당에 각각 투표할 수 있다.

 

법정 의석수는 598석이지만 정당의 전체 의석수는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결정되고, 지역구 투표율에 따른 의석이 많을 경우 초과 의석을 그대로 인정하기 때문에 현행 709석인 연방의원수는 최대 900명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독일 녹색당, 사민당, 기민당의 선거포스터 [EPA=연합뉴스]

 

독일 알렌스바흐 여론조사연구소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1천554명을 상대로 실시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사민당 지지율은 26%, 기민·기사당 연합은 25%로 양당간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이다.

 

이어 녹색당이 16%, 자유민주당(FDP)이 10.5%,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0%로 뒤를 이었다.

 

또 여론조사기관 포르자가 20∼23일 2천2명을 상대로 실시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사민당의 지지율은 25%로 기민·기사당 연합(22%)을 3%포인트 앞선다.

 

녹색당은 17%, 자민당은 12%, AfD는 10%를 각각 차지했다.

 

여론조사 결과대로 사민당이 승리할 경우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16년 만에 새로운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될 전망이다.

 

숄츠 후보는 메르켈 총리와 함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대연정을 이끌어온 신뢰감을 부각하면서 유례없는 추격전 끝에 사민당에 승리를 안기게 된다.

 

올해 봄에만 해도 13%까지 떨어졌던 사민당의 지지율은 반년만에 12%포인트 치솟았다.

 

마지막 선거 유세 나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아르민 라셰트 독일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AP=연합뉴스]

 

반면에 올해 초에만 해도 지지율이 37%에 달했던 기민·기사당 연합은 유례없는 추락끝에 역대 최악의 선거결과를 기록하게 된다.

 

숄츠 후보가 연정 구성에 나서게 되면 정당 상징색에 따라 적(사민당)·녹(녹색당) 연정을 꾸리고, 과반이 형성되지 않을 경우 신호등(사민당-빨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가 승리할 경우 '자메이카(기민당-검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법적으로 지지율이 가장 높은 정당만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격차가 근소할 경우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 모두 주도적으로 연정 구성을 시도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 첫 주자…웅장한 야경 배경 '퍼미션 투 댄스'

 

숭례문 앞에서 퍼포먼스 펼친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BTS)이 국보 숭례문에서 촬영한 퍼포먼스로 전 지구적 자선 콘서트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의 첫 무대를 장식했다.

 

BTS는 26일 오전부터 장장 24시간 동안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의 가장 첫 공연을 맡아 행사의 막을 열었다.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는 국제자선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기후변화,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분배, 빈곤 등 지구촌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개최한 대규모 자선 콘서트다.

 

정상급 팝스타들과 세계적 명사, 지도자, 활동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 세계 6개 대륙 다양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연과 이벤트가 열렸다.

 

파리·뉴욕·런던·뭄바이·라고스 등 대륙별 주요 도시에서 진행자들이 릴레이로 첫인사를 건넨 뒤, 로스앤젤레스(LA) 공연 진행자인 방송인 스콧 에번스가 "지금 전세계에서 이보다 인기 있는 그룹이 있는지 모르겠다. 서울의 상징적인 장소 숭례문에서 공연을 선사한다"며 BTS를 소개했다.

 

"웰컴 투 서울, 코리아"를 외치며 등장한 BTS는 웅장한 숭례문의 야간 경관을 배경으로 사전녹화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공연을 선보였다.

 

다채로운 조명으로 빛나는 숭례문 앞에 글로벌 시티즌 로고 모양의 무대가 설치됐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무대 세트는 숭례문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도록 원형으로 제작됐고, 무대 구조와 바닥 디자인 등에도 한국 전통 문양이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BTS는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곡을 소화했다. 후반부에는 40명의 댄서가 합류해 국제수어를 활용한 '퍼미션 투 댄스' 후렴 안무를 함께하며 생동감을 더했다.

 

                               숭례문 앞에서 퍼포먼스 펼친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숭례문 앞 대로를 활보하며 펼친 '버터' 무대도 BBC를 통해 별도로 공개됐다. 숭례문과 서울의 빌딩 야경을 배경으로 화려함과 세련미를 강조했다.

 

이날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에서는 BTS를 시작으로 각 도시의 상징적 장소에서 다양한 팝스타들의 공연이 진행됐다.

 

관객 6만 명으로 가장 성대하게 열린 뉴욕 센트럴 파크 공연에선 제니퍼 로페즈, 빌리 아일리시 등에 이어 세계적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무대가 클라이맥스를 이뤘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24일 BTS와 컬래버레이션으로 발표한 신곡 '마이 유니버스'도 들려줬는데, BTS 멤버들이 대형 전광판에 홀로그램으로 함께 등장해 공간을 초월한 무대를 연출했다. 보컬 크리스 마틴은 '마이 유니버스'의 한국어 가사를 직접 소화하기도 했다.

 

이후 전설적인 포크 듀오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폴 사이먼이 깜짝 등장해 피날레를 장식했다.

 

에펠탑을 둘러싼 파리 샹드마르스 광장에서는 2만 명 관객이 모인 가운데 엘튼 존과 에드 시런, 블랙 아이드 피스 등이 공연했다.

 

LA 그릭 시어터 공연은 스티비 원더가 헤드라이너를 맡았고 영국 런던에서는 듀란 듀란과 카일리 미노그 등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5년 만에 재결합한 전설적 힙합 그룹 푸지스의 무대도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 일환으로 전파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