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빈민가 여성들, 태권도 방어기술 배워 성폭행범 격퇴

 

지난 16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코로고초 빈민가에 마련된 태권도 수련장에서 훈련생 그룹의 지도자인 제인 와이타게니 키마루(60)가 태권도 발차기를 선보이고 있다.[AP=연합뉴스]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코로고초 빈민가에서는 여성들이 성폭행범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성폭행은 누구에게라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60세부터 90세를 훌쩍 넘는 여성까지 태권도 방어기술을 배워 성폭행범에 맞서기로 했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련생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에 진행되는 수업에 늦게 도착하면 벌칙으로 윗몸 일으키기와 팔벌려뛰기 등과 같은 벌칙을 받을 정도로 진지하다고 수련회를 이끄는 수석 트레이너 제인 와이타게니 키마루(60)는 말했다.

 

케냐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되고서 전국적으로 최소 5천 건의 성폭력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고초와 같은 빈민가는 과부와 싱글맘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특히 성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들은 범인들이 종종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며 성폭행이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권도를 훈련 중인 72세의 에스더 왐부이 무레이티는 "어느 날 나를 강간하려는 지인에게 공격을 받았지만 방어할 능력이 없었다. 그는 내가 소리를 지르자 도망갔다"고 말했다.

 

왐부이는 그러면서 "지금처럼 훈련을 잘 받았다면 손가락으로 그의 눈을 찌르고 신체 중요 부위를 발로 찬 뒤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76세의 앤 와이테라는 나이 든 여성들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걸리지 않았다는 믿음 때문에 성폭행 표적이 되었다고 믿는다면서 자신도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한 경험이 나를 이 훈련 그룹에 합류하게 했다. 나를 방어하는 방법과 가해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데 정말 도움이 되었다"라며 "이제는 큰 소리로 안 돼! 안돼! 안돼!"라고 외치는 방법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검, 실명 판결문 열람 검사 곧 조사

공수처, 연휴때 압수물 분석에 집중

 

 서울중앙지검 전경.

 

범여권 인사와 언론인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추석 연휴 압수물 분석을 상당 부분 마친 뒤 주요 관련자 조사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2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최창민)는 연휴 동안 지난 16일 임의 제출 형식으로 확보한 대검찰청 감찰부의 감찰 자료를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앞서 감찰부는 9월 초부터 2주간 고발장 전송자로 지목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의 지난해 3~4월 업무 내용과 카카오톡 등 메신저 대화 상대방 등을 복구하는 데 주력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3일 텔레그램 메시지로 국민의힘 쪽에 전송된 실명 판결문을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을 통해 열람한 검찰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에 곧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핵심인 손준성 검사 및 고발장 전송 즈음 손 검사와 집중적으로 연락한 검사 등에 대한 조사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게 된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도 연휴 기간 압수물 분석과 디지털 포렌식에 주로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 10일 손준성 검사 사무실과 집 등을 압수수색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 등을 확보한 바 있다. 검찰보다 수사 범위가 넓은 공수처는 물증 분석 등이 끝나는 대로 손준성 검사 등 주요 관계자를 불러 고발장 작성과 전송에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게 된다. 공수처는 주요 관련자 조사를 묻는 질문에 “(추석 연휴 전과) 크게 변동사항은 없다”고 했다.

 

한편 지난 1월 출범한 공수처는 다음달 12일 첫 국정감사를 받는다.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고발 사주 의혹 사건으로 입건한 만큼 수사 적정성 등을 두고 국민의힘 쪽에서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감사에는 김진욱 공수처장, 여운국 차장,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최석규 부장검사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전광준 기자

‘대기질 가이드라인’ 16년 만 업데이트…“깨끗한 공기 인간 기본권”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지난 5월의 서울.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으로 매년 수백만 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초미세먼지의 권고 수준을 강화했다.

 

WHO는 22일(현지시간)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오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 물질 6종에 대한 ‘대기질 가이드라인’(AQG)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5년 AQG를 발표한 이후 처음 업데이트한 것이다. 이 가운데 WHO는2013년 발암물질로 규정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공중 보건 위협에 특히 주목했다.

 

WHO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으며, 초미세먼지의 경우 “혈류로 들어가 심혈관 및 호흡기는 물론이고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는 연간 평균 15㎍/㎥ 이하로, 24시간 기준 45㎍/㎥ 아래로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초미세먼지의 가이드라인은 이전보다 2배 강화한 연간 5㎍/㎥ 아래로, 24시간 기준 15㎍/㎥ 이하로 정했다. 권고 수준을 넘는 농도에 노출되면 인체에 해롭다는 설명이다.

 

WHO는 대기오염이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나 흡연 등과 동등한 수준으로 질병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오염은 성인의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아동은 폐 기능 감소 및 호흡기 질환 등을 각각 앓게 하면서 매년 7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깨끗한 공기는 인간의 기본권이자 건강하고 생산적인 사회를 위한 필요 조건이어야 한다”며 “대기질을 개선하면 기후변화 완화 노력을 강화할 수 있고, 배출량을 줄이면 공기 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아이티인들 도강 막으려

기마 국경순찰대 채찍 휘두르며 돌진해 위협

‘트럼프와 다른 게 뭐냐’ 민주당서도 비판

아이티 위기 미국행 인파에 바이든 ‘딜레마’

 

19일 멕시코와의 국경인 리오그란데강을 건너온 아이티인들을 미국 국경순찰대가 내쫓고 있다. 델리오/AFP 연합뉴스

 

말을 탄 국경순찰대원들이 채찍을 휘두르며 강을 건너온 아이티 난민들을 내쫓는 장면이 사진과 비디오로 알려지면서 미국 내에서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와 멕시코의 국경 지대인 델리오의 리오그란데 강변에서는 지난 19일 아이티인들을 내쫓으려고 기마 순찰대원들이 출동했다.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현장을 보면, 순찰대원들은 말을 타고 아이티인들을 향해 돌진하며 채찍을 휘둘렀다. 순찰대원들은 “멕시코로 돌아가라”고 외치며 사람들을 몰아붙였고, 혼비백산한 아이티인들은 말을 피하려다 넘어지고 채찍을 맞지 않으려고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기마 순찰대원들을 동원한 추방 작전은 리오그란데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밑에서 난민 신청 절차를 기다리는 인원이 8천여명으로 불어난 가운데 이뤄졌다. 아이티인들은 먹거리와 생활필수품이 부족해 강 건너 멕시코 땅을 오가며 물품을 조달해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행을 희망하며 국경 지대로 몰려드는 아이티인들이 늘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최근 아이티인들의 유입을 차단하려고 다리를 막는가 하면, 이들이 통로로 이용해온 댐의 배수로도 차단했다. 또 아이티행 전세기를 마련해 입국이 거부당한 이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최근 델리오의 ‘아이티 난민 캠프’를 10일 안에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국경순찰대원 600명을 증파했다. 다리 밑에서 살아온 아이티인들은 본국 송환을 피해 멕시코 쪽으로 다시 건너가기도 했다.

 

    아이티인들이 20일 아이를 들고 미국-멕시코 국경의 리오그란데강을 건너고 있다. 델리오/AP 연합뉴스

 

단속 장면이 끔찍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번 장면은 과거 도망 노예 추격 작전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는 흑인 비중이 높은 나라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의 데릭 존슨 의장은 “아이티 난민들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는 아주 소름이 끼친다”며 “이 행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남부 국경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어두웠던 순간들의 일부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쪽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종 혐오적이며 난민법을 무시하는 트럼프식 정책을 지속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한테 이민자 문제를 총괄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말을 탄 이들이 다른 사람들을 다룬 방식은 끔찍했다”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국토안보부가 이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델리오 현지의 국경순찰대장은 “이주민들은 계속 (미국과 멕시코를) 왔다갔다 한다”, “누가 밀입국자이고 누가 이주자들인지 분간이 안 된다”며 국경순찰대의 행동을 해명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은 그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인도적 난민·이민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델리오에서의 단속 과정은 ‘트럼프 때와 다른 게 뭐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 딜레마를 안기는 아이티 난민 문제는 2010년 50만명의 사상자와 180만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대지진에서 비롯됐다. 고국을 등진 아이티인들은 브라질이나 칠레 등 남미 국가에서 하층민 생활을 했다. 이들 중 일부가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미국이 자신들을 받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멕시코를 통해 미국 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7월에 아이티 대통령이 암살되고, 또다른 지진도 이어지면서 나라를 떠나려는 아이티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CNN>은 올해만 해도 미국행을 원하는 아이티인 3만여명이 파나마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에도 미국 입국을 원하는 아이티인이 3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아이티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고려해 미국 영토에 이미 도착한 아이티인들에 대한 임시 보호 조처를 발표했다. 하지만 그 이후 도착한 아이티인들은 예외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델리오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이런 가운데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수마일에 걸쳐 주방위군과 텍사스주 공공안전부 차량으로 ‘차벽’을 설치하는 “전례 없는” 월경 방지책 시행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혔다. 이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