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COVID19 백신 노바백스 임상시험 3상에 참가

안희경 (생물학 박사, 영국 노리치 세인스버리연구소)

 

영국 노리치에서 식물과 미생물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안희경(33) 박사는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진행된 미국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3)에 자원했다. 한국 정부는 현재 노바백스와 백신 구매 협상을 하고 있다. 전례 없이 짧은 기간에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한 기대와 걱정 속에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자원자들의 노력을 들어봤다. 19일 기준 영국 하루 신규 확진자는 33355, 누적 사망자는 91470명이다.

타국살이는 언제나 고달픈 일이라지만, 2020년 영국에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우지 못한 영국에서는 무려 세 번이나 전국 봉쇄령이 내려졌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1월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매일 4~5만명, 사망자도 매일 천여명이 발생한다. 낙후한 공공체계, 한발 늦은 추적 시스템, 그리고 초기 진단검사 수 부족이 맞물려 현재 영국 상황을 만들어냈다.

근무하는 연구소가 언제 또다시 닫힐 지 알 수 없어서, 살얼음판 위를 걷는 기분으로 출근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이라는 공고를 보았다. 같은 연구단지에 있는 임상시험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었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노바백스(Novavax)의 백신으로 진행되는 임상시험이었는데, 미력하나마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외피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세포에 침투한다. 노바백스의 백신(NVX-CoV2373)은 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만들었다. 특히 스파이크 단백질이 여러 개가 한 데 모여 별 모양의 작은 나노입자가 되는데, 이런 형태는 인체 내에서 항체 생성율을 높인다. 그리고 이 항체가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하게 된다. 여기에 함께 접종되는 식물 추출물은 면역 반응을 촉진해서 항체 생성을 더욱 증폭한다. 단백질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냉장보관이 가능하며 유통기간이 길다.

영국에서 실시하는 백신 임상시험은 15천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3상 임상시험으로, 이미 1, 2상 시험을 통해 검증된 안전성과 유효성을 최종 확인하는 단계다. 내가 참여한 임상시험의 경우 65살 이상 참가자가 25% 이상이다. 당뇨, 고혈압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참여한다. 다양한 인구의 백신 반응을 확인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3주 간격으로 두 번 접종이 이루어지고, 그 후 1년간 추적 검사가 이루어진다.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한다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임상시험 참가를 독려해 주었지만, 부작용을 걱정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임상 3상을 실시하기 전, 1·2상 임상 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100명 남짓이었다. 부작용이 적었다고는 하나, 미처 발견되지 않은 부작용이 임상 3상 진행 중에 생길 수 있었다. 두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백신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해야 하며, 그 데이터는 임상시험에 참가하는 이들로부터 나온다. 이들이 없이는 백신의 효과를 증명할 수 없다. 임상시험 참가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이 없어도, 그와 상관없이 기꺼이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다.

무엇보다 임상 3상시험은 참가자의 다양성이 중요하다.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인종, 그리고 다양한 생활패턴을 가진 이들이 두루 참가할수록 백신의 안정성과 효율성에 대한 결과가 다양한 인원을 대표하는 것이 된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처럼 전세계 인구에게 접종될 수도 있는 백신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의 1·2상 시험 참가자는 총 131. 그 중 아시안과 흑인은 각각 17명과 2명이었다. 임상시험에서의 편향된 인구 구성 때문에 혹시라도 어떤 부작용을 놓칠지 모른다는 우려 역시 임상시험장으로 날 이끌었다. 나의 가족이 접종 받게 될지도 모를 백신인데, 그 안전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라도 참여할 것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쿼드럼연구소 진료실에 들어가니 동년배로 보이는 의사가 앉아 있다. 함께 임상시험 동의서를 한장 한장 확인했다. 동의서에 포함된 내용 중 어느 하나라도 불편하다면 바로 임상시험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 동의를 한 후에는 기본적인 문진이 이어졌다. 이 과정이 끝나고 연구간호사의 진료실에서 보다 자세한 검진을 받은 후 접종이 이루어진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자원한 안희경 박사에게 노바백스에서 제공한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임상시험 자원자 카드.

접종은 보다 넓은 처치실에서 이루어졌다. 참가자 중 절반은 백신을, 그리고 남은 절반은 플라시보(가짜 약)인 소금물을 접종 받는다. 하지만 임상시험은 이중맹검(주관적 편향을 막기 위해 시험자와 피험자 모두 접종 내용을 모르게 하는 것)으로 진행되어서 제조실 외에는 접종하는 이도, 접종 받는 이도 무엇을 접종하는지 알 수 없다.

다들 무엇을 접종 받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의 참여로 조금이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진료실 분위기는 활기차다. 처치실에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의료진도 참가자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가벼운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 보면 접종 후 대기 시간 30분은 금새 지나간다. 두 차례 접종을 받으면서 발열, 오한, 혹은 접종 부위가 부어 오르는 증상을 경험하지 않았다. 대기 시간 30분이 지나고 나면 일상 생활로 복귀하면 된다. 접종 후에는 몇 달 간격으로 항체 생성율을 검사하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도 확인한다. 이렇게 1년간 백신의 안전성, 유효성, 부작용 등에 대한 추적 검사가 진행된다.

백신트래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임상 3상시험이 진행 중인 백신은 20종류다. 보통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승인이 되는 데 10년이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코로나19가 발견되고 1년만에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이렇게 우리가 접종 가능한 백신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백신 물질을 개발한 과학자들, 임상시험을 준비한 연구진과 의료진, 임상시험에 기꺼이 참가하기로 자원한 이들이 있다.

백신 하나의 효과를 입증하는 데만 수만명이 참여한다. 이런 백신이 20종류니, 못해도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뿐일까. 임상시험을 진행한 후에는 국가별로 승인심사가 진행되고, 그 다음에는 실제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영국에서는 접종 전문인력만 8만명, 보조인력까지 하면 십수만명이 매일 바이러스와 싸워 나가고 있다.

내가 1년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한 결과는 아마도 몇 달 후 논문에 나오는 그래프의 점 몇 개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모인 수만개의 점이 인류가 접종 받을 수 있는 또다른 안전한 백신을 증명할 수 있다면,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1년 간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코로나19라는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하루에도 수천, 수만명이 죽어가는 현실이 끝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코로나19, 이민, 국제기구 관련 등11건은 트럼프 조처 뒤엎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 직후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파리기후변화협정 복귀,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 등 행정명령 17건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등한시했거나 그의 정책 중 문제가 있는 것들을 뒤엎은 것이다. 앞서 미국 대통령 4명이 취임 첫날 내린 행정명령은 모두 합쳐 4건이었다.

이날 오후 취임식을 마치고 352분께 백악관에 입장한 바이든 대통령은 1시간 반 뒤인 오후 519분께 행정조치에 서명했다. 그는 집무실 책상 왼쪽에 행정명령 서류를 쌓아놓은 채 하나하나 펼쳐 서명에 들어갔다. 행정명령은 의회 입법 절차 없이 연방법 입법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다. 핵심 국정과제나 시급한 과제를 처리할 때에 한해 사용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은 17건이다. 코로나19 관련 4, 이민 관련 6, 국제기구 관련 2, 환경·인권 관련 3, 기타 2건이다. 이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행한 조처를 뒤집은 명령이 11건에 이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행정명령 서명이 취임 첫날 많은 것들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오늘 서명하는 행정적 조처 일부는 코로나19 위기의 흐름을 바꾸고 우리가 오랫동안 하지 않은 기후변화와 싸우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코로나19와 관련해 전체 국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장려하기 위해 ‘100일 마스크 챌린지행정명령을 내렸다. 또 연방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상황을 직접 보고하는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직책을 신설했다. 코로나19 관련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의회에 요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정과 세계보건기구에도 복귀한다. 백악관 발표 자료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151212일 파리에서 체결한 파리협정을 검토했다미국 대통령으로서 해당 협정 및 모든 조항을 수락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30일 내 파리협정에 공식 복귀한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세계보건기구 탈퇴 절차도 중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주 세계보건기구 이사회 회의에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한 반이민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슬람 주요 7개국 여권 소지자에 대한 입국 제한을 없애고,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시켰다. 불법체류 미성년자 등에 대한 추방 유예 제도(DACA)도 강화했다. 미등록 이민자를 인구조사에서 배제한 조처도 되돌렸다.

대기오염도가 높은 캐나다 원유를 미국으로 들여오는 대형 프로젝트인 키스톤 엑스엘(XL)’ 송유관 건설 허가가 취소됐고, “좌파가 학생들을 세뇌시킨다며 애국교육을 촉진하기 위해 설치된 1776위원회도 폐지하기로 했다. 또 규제완화 차원에서 새 규제를 1개 도입할 때 기존 2개의 제재를 폐지하도록 한 규제완화 정책도 폐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행정명령은 이전 대통령들의 첫날 업무와 차이가 크다. 트럼프(2)와 버락 오바마(0), 조지 부시(1), 빌 클린턴(1) 등 이전 대통령들의 취임 첫날 행정명령은 다 합쳐도 4건이다. 정치매체 <더 힐>은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10일 동안 모두 53건의 행정조치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현준 기자

 

문 대통령,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 만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통화하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에게 국제적 리더십을 기대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취임 축하 전문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축전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화합과 재건의 메시지가 미국인들에게 큰 울림이 되고 있다.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낼 것이라고 전했다고 강민석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기후변화, 경제 위기 등 산적한 국제 과제에 대응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 발휘도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 바이든 행정부의 여정에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며 -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흔들림 없는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또 가까운 시일 내에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만나, 우의와 신뢰를 다지고 공동의 관심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바이든 새 대통령은 20일 낮 12시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통합을 강조했고, 동맹 회복과 미국의 귀환을 내걸어 대내외 정책에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이완 기자

 

각국 축하 이어져중국·이란 '관계개선' 희망

 

조 바이든 미국 46대 대통령이 20일 부인 질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성경 위에 왼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각국은 축하를 보내면서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주문을 쏟아냈다.

먼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국은 관계 정상화를 촉구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내고 "새로운 미 행정부가 중국을 객관적, 이성적으로 보면서 상호존중과 평등, '윈윈'의 정신으로 협력하고 갈등을 관리하며 중미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의 정상 궤도로 돌려놓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중압박을 계속하면 정면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훼손하면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과 관계가 크게 나빠진 이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복원을 기대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국무회의 연설에서 "폭군의 시대는 끝났고 오늘은 그의 불길한 통치의 마지막 날"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독설을 날렸다.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경력은 끝났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이란 핵합의는 아직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이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와 핵무기 개발 중단을 골자로 2015년 체결한 핵합의 복원을 희망한다.

이란 외무부 사이드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트위터에 "트럼프와 폼페이오 및 그 일당이 저지른 외교적 반달리즘(파괴행위)은 제도적 절차가 붕괴한 데서 비롯됐다"라면서 "미국만이 미국을 고칠 수 있음을 온 세계가 안다"라고 남겼다.

러시아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 연장을 촉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 협정의 존치를 지지한다"라면서 "미국이 실제로 협정연장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보여준다면 환영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맺은 뉴스타트는 실전에 배치된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협정은 연장되지 않으면 다음 달 5일 만료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양국관계 강화 및 이스라엘과 아랍세계 간 평화가 지속되도록 하는 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일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위협을 중심으로 양국이 함께 직면한 과제에 맞서는 데 협력할 것도 고대한다"라고도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별도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해주고 이스라엘과 아랍세계의 평화합의 4건을 성사시켜주는 등 이스라엘에 해준 모든 훌륭한 것들에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반면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트럼프는 부정의의 최대 근원이자 후원자였다"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잘못 들어선, 정의롭지 않은 정책들의 경로를 뒤바꿔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유럽국가들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훼손한 민주주의와 국제협력을 복구하고 기후변화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등 인류의 난제를 함께 극복하자는 당부가 나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미국이 돌아왔다"라며 "유럽은 신뢰받는 오랜 파트너와 다시 연결하고 소중한 동맹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준비가 됐다"라고 남겼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바이든 대통령, 새 미국 정부와의 협력을 고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미국과 유럽의 안보증진 등을 양국이 협력할 시급한 공통의 문제로 거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어와 프랑스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파리기후협정으로 복귀를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시대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함께 강해질 것"이라며 "우리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의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영상 성명을 통해 "오늘은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미국은 엄청난 난제에 직면했으나 견뎌내고 있다"라고 축하를 보냈다.

그는 "미국의 제도적 조직, 선거 관리자들, 주지사들을 찢으려는 시도에도 사법부, 입법부는 강력한 것으로 입증됐다"라며 "오늘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해 안심이고 독일의 많은 이들이 이에 공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 총리는 다자주의 협력체계를 재건해 세계 공통의 난제에 대응해가자고 요청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한 대중행사에서 "5년 전 우리는 트럼프가 그저 '나쁜 농담'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그는 다름 아니라 세계 최강의 민주주의를 위험해 빠뜨린 이였다"라면서 "바이든의 승리는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웃한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극복과 경제재건, 기후변화 대응, 다양성 증진, 민주주의와 안보수호 등에 협력하자고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몇 년간 미국에서 일하며 위대한 나라 미국의 발전에 기여한 우리 동포들이 합법체류 자격을 얻어야 한다"라고 이민법규 개정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추종자와 같은 성향과 행보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축하를 보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가 공통난제를 해소하는 데 협력하자며 이날 서한을 보내 양국 간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시아에선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성명을 내어 "바이든 행정부의 부드러운 정책실행을 바란다"라면서 "향후 상호간 협력을 위한 양국간 파트너십의 강고한 기반을 마련하길 고대한다"라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등도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바티칸 원수이자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이 지향하는 가치를 회복해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길 기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 건국 때부터 다른 국가들에 영감을 준 고매한 정치, 윤리, 종교 가치로부터 미국인들이 계속 힘을 얻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보편적 공동선 증진을 위해 미국 내에서, 또 세계 국가들 사이에서 이해, 화해, 평화를 조성하는 데 노력하도록 이끌어달라고 모든 지혜와 진리의 근원인 하느님께 기도한다"라고 강조했다.


46대 미국 대통령 취임 동맹 복원하고 다시 세계와 협력할 것

코로나19, 정치 극단화, 백인우월주의 이겨낼 것모든 미국인의 대통령 되겠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일 워싱턴 연방 의사당 앞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정오부터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이 됐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78) 전 부통령이 20일 정오(한국시각 21일 오전 2)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혼돈과 분열의 도널드 트럼프 시대 4년을 끝내고 새 대통령에 오른 그는 취임사를 통해 통합을 강조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결별하고 동맹 회복과 미국의 귀환을 내걸어온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 대내외 정책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47분께 워싱턴 의사당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할 것을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진 취임사에서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를 가리키면서 우리는 민주주의가 소중하고 깨지기 쉽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됐다“(그러나) 이 순간,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와 인종 불평등, 정치적 극단화, 백인우월주의, 국내 테러리즘 등 미국이 마주한 도전을 언급하고, “위기와 도전의 역사적 순간이다. 통합만이 성공을 향한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 없이는 평화가 없다. 비통과 분노가 있을 뿐이라면서 서로를 적이 아닌 이웃으로 바라보고 품위와 존경으로 대하며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빨강 대 파랑, 농촌과 도시, 보수와 진보를 서로 적으로 만드는 이 야만의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맹세한다나를 지지한 사람들을 위해서와 마찬가지로 나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폐기 방침도 명확히 했다. 그는 전세계를 향해 우리는 동맹을 복원하고 다시 세계와 협력할 것이라며 평화와 발전, 안보의 강력하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단순히 힘의 과시가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 입성한 뒤 ‘100일간 마스크 착용’,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일부 이슬람 나라에 적용된 입국금지 철회 등 17개의 행정명령과 지시에 서명하며 트럼프 지우기에 본격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 최우선 과제로 코로나19, 경기침체, 기후변화, 인종 불평등을 꼽고 앞으로 열흘 동안 관련 조처들을 쏟아낼 예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에 극심해진 분열과 추락한 민주주의를 추스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상원에서의 트럼프 탄핵심판이라는 정치적 과제도 놓여 있다.

이날 취임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참석 인원이 대폭 축소된 채로 진행됐다. 예전에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렸던 의사당 앞 내셔널몰은 약 191500여개의 성조기로 대신 채워졌다.

트럼프는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채 이날 오전 820분께 백악관을 떠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로 날아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유색인종 50%·여성 46%다양성 꽃피운 바이든 내각

백악관에 '젠더정책위' 신설하고 성소수자 위상도 높여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는 역대 가장 다양성 강한 내각으로 출범했다. 당선자 시절부터 미국처럼 보이는 행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언해온 그의 말처럼, 바이든 정부의 첫번째 팀에는 유색인종과 여성, 이민자 등이 다양하게 포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전날인 19일 대선 때 공약한 대로 성평등을 위한 백악관 젠더정책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성폭력 공동대응 단체인 타임스업전략정책실장인 제니퍼 클라인과 줄리사 레이노소 전 우루과이 대사가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인 레이철 러빈 펜실베이니아주 보건장관을 보건차관보에 지명했다. 의회 인준을 거쳐야 하는 고위직에 공개적으로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이가 기용된 것은 처음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이날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이 성소수자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국무부에 성소수자(LGBTQ) 특사를 즉시 임명하고 그 지위도 대사급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유색인종 오바마 때 42%보다 많아

바이든 행정부에서 각료는 부통령과 15개 부처 장관, 각료급은 백악관 비서실장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10명이다. 모두 26명의 각료 및 각료급 인사들 가운데 유색인종이 50%.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대만계인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 지명자 등이 해당된다. 내각에 유색인종 비율 50%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16%는 물론이고 42%를 기록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보다도 높다. 다만 아시아계에서 15개 부처 장관은 나오지 않았다.

바이든 내각 26명 중에 여성은 12명으로 46%를 차지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농무·교통·보건복지·내무·교육부의 부장관을 모두 여성으로 지명했다. 트럼프 정부 첫 내각에서 여성은 25명 중 4명이었고, 오바마 정부는 22명 중 7명이었다.

트럼프 불복과 조지아주 결선투표 탓 인준은 ‘0

첫 여성이자 유색인종 부통령에 오른 해리스를 비롯해 유리천장을 깬 여성도 다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의회 인준을 받으면 그 자리에 오르는 첫 여성이 된다. 데브 할런드 내무장관 지명자는 첫 아메리카 원주민계 장관을 바라본다. 인준될 경우 로이드 오스틴은 첫 흑인 국방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는 첫 이민자 출신 국토안보장관이 된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지명자는 공개적으로 성소수자임을 밝힌 첫 장관이 된다.

바이든 정부에는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오바마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이들이 다수 중용돼 오바마 2.5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다만 의회 인준을 받은 각료가 0명인 채로 출범했다. 트럼프가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상원 다수당 지위를 결정할 조지아주 결선투표가 지난 5일 치러지면서 의회 청문회 등 인준 절차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19일에야 블링컨 등 5명에 대한 상원 청문회가 줄줄이 열렸다. 2017년 트럼프 정부 출범 때는 2, 2009년 오바마 정부 출범 때는 6명이 인준받은 상태였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바이든, 백악관 입성인파 없는 거리서 간소 퍼레이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인파가 없는 거리에서 간소한 퍼레이드를 마친 후 백악관에 입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후 호위를 받으며 백악관으로 향했다.

천천히 움직이던 호위 행렬은 백악관 인근 재무부 청사에 멈춰섰고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344분께 전용차량에서 내렸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여사 및 가족과 함께 퍼레이드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폭력 사태 우려에 따른 삼엄한 경계로 취재진 등을 제외하고는 거리에 인파는 거의 없었다.

5분 정도 걸어간 바이든 대통령과 가족은 백악관에 입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현관 앞에서 부인 질 여사와 포옹하고 손을 흔든 뒤 안으로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에 들어선 첫 순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내 백악관에 친숙하기는 하다.

            

마스크 쓰고 1.8떨어져 앉고코로나로 달라진 취임식

엄격한 방역수칙 적용카터 전 대통령·고령 대법관, 건강 우려로 불참

       

미국을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축제의 장이었던 신임 대통령 취임식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2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엄격한 방역 수칙이 적용됐다고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역대 취임식 때마다 워싱턴DC 공원과 거리를 가득 메웠던 인파는 자취를 감췄고, 취임식장에는 한정된 축하객들만 자리를 잡았다.

대신 대부분의 미국인은 제46대 바이든 대통령이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는 장면을 방송과 온라인 생중계로 지켜봤다.

코로나19 사태에다 우익 민병대의 무장 시위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새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퍼레이드 행사는 가상으로 전환됐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취임식 참석자들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했다.

취임식장 연단 뒤에 배치된 좌석은 6피트(1.8) 간격으로 띄워졌다.

참석자들이 서로를 반기며 포옹하는 것 등도 보기 어려웠다.

취임 선서하는 해리스 부통령

통상 미 대통령 취임식에는 20만장의 입장 티켓이 배포되지만, 올해는 1천명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연방의원 앞으로는 본인을 포함해 2장의 입장권만 할당됐다.

과거 신임 대통령 취임식 때 의사당 서쪽 야외무대에 자리를 잡지 못한 일부 축하객들이 입석 전용 코너에서 행사를 지켜봐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고 USA 투데이는 전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45만명의 관중이 운집했던 내셔널 몰은 일반인 출입이 아예 금지됐다. 대신 그 자리에는 미국 국기가 빼곡히 들어섰다.

코로나 감염 등 건강 문제를 우려해 참석하지 못한 고위 인사들도 있었다.

올해 97세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나 이번에는 불참했다.

7080대 고령인 클래런스 토머스, 스티븐 브레이어, 새뮤얼 앨리토 연방대법원 대법관 3명도 건강상 이유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레이디가가, 금빛 비둘기 브로치 달고 국가 열창

 


브룩스는 어메이징 그레이스2015년 오바마 화합 촉구 선창 상기

제니퍼 로페즈도 애국적 가사 담은 노래 택해 공연하며 취임 축하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등장한 팝스타 레이디가가는 큼지막한 금빛 비둘기 모양 브로치로 단숨에 이목을 끌어모았다.

올리브 가지를 입에 문 비둘기가 날갯짓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브로치는 검은색 상의와 대조를 이루며 금방 눈에 띄었다.

평소에도 개성 있는 옷차림으로 눈길을 끌어온 레이디가가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비둘기 브로치를 착용, 극심한 분열과 대립을 겪어온 미국에 평화를 호소한 셈이다.

레이디가가가 미국 국가를 열창하면서 분위기는 금방 숙연해졌다. 불과 2주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민주주의를 짓밟은 현장에서 대통령 취임식의 국가가 울려퍼진 것이다.

레이디가가는 바이든 대통령을 강력 지지해왔다. 대선 직전의 유세에도 바이든과 직접 무대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미국의 인기 컨트리가수 가스 브룩스는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

그는 노래를 하다가 취임식 참석자들뿐만 아니라 집이나 직장에서 취임식 중계를 보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가 돼 함께 노래를 부르자고 권하기도 했다. 공화당원인 브룩스가 민주당 대통령의 취임식 공연에 나서면서 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선택한 것이다.

바이든과 포옹하는 오바마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미국에서 원래도 애창되지만 20156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 추도식에서 추모연설을 하다가 선창하며 화합을 호소하는 장면으로 미국인의 뇌리에 깊이 남아있는 노래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재임 중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백인의 증오범죄로 무고한 흑인 여럿이 희생된 참사 앞에서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직접 선창하며 분열의 종식과 화합을 촉구한 것이다.

또다른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는 하얀색 샤넬 의상을 입고 나와 '아름다운 미국''이 땅은 여러분의 땅'이라는 노래로 축하무대를 꾸몄다.

애국적 가사로 미국인에게 친숙한 노래를 택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한 것이다.

라틴계인 로페즈는 공연 도중 스페인어로 '모두에게 정의를!'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의 일부를 스페인어로 외치기도 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제니퍼 로페즈

 

트럼프, 백악관 떠나취임식 불참·셀프 환송 후 역사속으로

분열 남긴채 권좌 이별"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겠다" 메시지

마린원·에어포스원 타고 앤드류스 공군기지 거쳐 플로리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4년간의 백악관 생활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불복과 의회 난동사태 조장, 후임 취임식 불참 등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미국 사회를 남겨둔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는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이 취임한 이날 정오부터 재임 중 처음으로 하원으로부터 탄핵당한 대통령이란 오명을 가진 자연인 신분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820분께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출발해 인근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했다.

코트에 붉은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 탑승 전 취재진을 향해 "(미 대통령 재임은) 일생의 영광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집"이라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앤드루스 기지 활주로에는 붉은 카펫이 깔렸고,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가진 환송행사 연설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항상 여러분을 위해 싸우겠다"라고도 했다.

전날 동영상 연설과 마찬가지로 새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다. 또 자신의 업적을 스스로 치하하면서 가족을 향해서는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모른다. 그들은 더 쉬운 삶을 살 수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송별 행사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과 측근, 전직 행정부 관리 등이 초청됐지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느라 불참했다.

트럼프는 이날 정오 의사당에서 열린 바이든의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통령은 1869년 앤드루 존슨 이후 152년 만이다. 존슨 전 대통령 역시 트럼프처럼 하원으로부터 탄핵당했었다.

1호기에 마지막 탑승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부부[EPA=연합뉴스]

취임식에 불참하고 군 기지에서 셀프 환송식을 한 대통령은 트럼프가 최초다.

일반적으로 퇴임 대통령은 후임 취임식에 참석한 뒤 워싱턴DC를 떠나기에 예우상 제공되는 대통령 전용헬기와 항공기의 이름은 이그제큐티브원, 특별임무기로 각각 불린다. 하지만 트럼프는 바이든이 취임하기 전에는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기 때문에 전용기 이름을 그대로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기 전 바이든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겼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후임에게 덕담과 당부의 내용을 담은 편지를 집무실에 있는 대통령 책상인 '결단의 책상'에 남기는 것은 백악관의 전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를 남기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전통은 지켜졌다.

멜라니아 여사도 질 바이든 여사에게 편지를 남겼다고 CNN은 보도했다.

행사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손을 흔들었고, 비행기는 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시각 활주로를 이륙해 플로리다로 향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 오늘 취임…152년 만에 전임자 없는 취임식

     의사당 앞 특별공연·화상 퍼레이드 소영웅 출연 축하쇼무도회 대체

     트럼프, 참석도 백악관 초대도 않고 비대면에 준전시 긴장감 속 진행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희생자 추모행사를 가장 먼저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취임식 준비모습.

 

조 바이든 당선자가 20일 정오(한국시각 21일 새벽 2) 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지난해 113일 대선에서 승리하고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투쟁으로 두달 반 동안 대혼란을 겪은 끝에 백악관에 들어가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정 복귀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로 점철된 트럼프의 4년 지우기에 착수하는 한편, 코로나19 대응과 국가 통합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자는 미 역사상 남북전쟁 시기의 에이브러햄 링컨이나,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에 비견될 정도로 극심한 국가 분열과 위기 속에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의 취임식부터 전례 없는 방식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행사를 최소화한데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 가능성 때문에 준전시 상태의 긴장감 속에 취임식이 열린다. 바이든 당선자는 지난 15일 지지자들에게 미국 역사상 가장 특이한 취임식일 것이라면서도 미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식 전날인 19일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해 백악관의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묵는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은 원래 당일 오전 물러나는 대통령이 새 대통령 부부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담소를 나눈 뒤 취임식이 열리는 의사당으로 함께 이동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게 관례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자를 백악관에 초대하지도 않을 뿐더러 취임식에도 불참한다.

취임식은 20일 오전 1130분께 내셔널몰이 내려다보이는 의사당 서쪽 야외 특별무대에서 리오 오도너번 신부의 기도로 시작된다. 가수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부르고 시인 어맨다 고먼의 축시 낭송, 배우 겸 가수 제니퍼 로페즈의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공화당원이지만 2017년 트럼프 취임식 공연 요청은 거절한 컨트리 가수 가스 브룩스도 공연한다. 이어 낮 12시 직전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가 소니아 소토마요르 연방대법관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12시에 바이든 당선자가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에게 취임선서를 한다.

이때부터 대통령이 되는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사를 통해 국정 비전을 제시한다. 취임식준비위원회는 바이든 당선자가 취임사에서 코로나19 극복과 미국의 재건, 통합, 치유에 관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사 준비에는 바이든 당선자의 오랜 참모로 백악관 선임고문에 지명된 마이크 도닐런과 역사학자 존 미첨이 관여하고 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취임사 뒤 바이든 당선자는 의사당 동쪽으로 이동해 평화적 권력 이양의 상징으로 의장대 사열을 받는다. 이어 오후 230분께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다. 헌화에는 바이든 당선자와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부부 외에도 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부부도 동참한다. 그 뒤 바이든 당선자는 백악관 바로 옆 15번가에서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백악관에 입성한다. 바이든·해리스 당선자가 각각 나온 델라웨어대와 하워드대의 악대도 호위에 참여한다.

이어 오후 315분부터 배우 겸 감독인 토니 골드윈의 진행으로 예술인, 체육인, 일반인 등이 참여하는 화상 전국 퍼레이드가 열린다. 이는 예년의 의사당백악관 사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서의 실제 퍼레이드를 대체한 것이다.

저녁 830분에는 배우 톰 행크스가 진행하는 90분짜리 텔레비전 축하 쇼 미국을 축하하며가 열린다. 바이든·해리스 당선자가 이 쇼에서 발언하고, 존 본 조비 등 유명 연예인과 택배기사 등 소영웅들이 출연한다. 이 쇼가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하는 대통령의 첫날 밤 무도회를 대신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바이든 "기억해야 치유한다"워싱턴 입성해 코로나 희생자 애도

     "국가공동체 기억 중요"취임 후 방역의지 강조

     해리스 "오늘 비통 속에 치유 시작" 국민통합 촉구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부부.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워싱턴DC에 입성해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19일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있는 링컨기념관 근처 리플렉팅풀에서 열린 애도 행사에 참석해 "치유하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그는 "기억하는 것이 때로는 힘들지만 그것이 우리가 치유하는 방식"이라며 "국가 공동체로서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날 내셔널몰을 비롯한 전국 명소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를 애도하기 위해 불을 밝히고 야간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리플렉팅풀에는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40만명을 상징하는 조명기기 400개가 설치돼 주위를 밝혔다. 워싱턴DC 성당에서는 미국인 희생자를 1천명씩 애도하는 종이 400차례 울려 퍼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기억하려고 여기에 있다""해가 지고 땅거미가 지는 사이에 신성한 리플렉팅풀을 따라 어둠에 빛을 밝히고 우리가 떠나보낸 모든 이들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그의 배우자인 더글러스 엠호프, 차기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오늘 우리는 비통 속에서 함께 치유를 시작한다""우리 미국인은 정신적으로 함께 뭉쳤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변치 않는 소망과 기도는 우리가 이 역경을 계기로 새로운 지혜를 얻는 것"이라며 "소박한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 서로 마음을 조금 더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을 이틀 앞둔 워싱턴 연방 의사당 앞 잔디밭 내셔널몰에 20만개의 성조기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추모행사에는 가톨릭 워싱턴DC 교구의 윌튼 그레고리 대주교를 비롯한 내빈이 소수만 참석했다.

미국은 1년 가까이 진행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확진자,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국가로 기록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를 411천여명으로 집계했다.

AP통신은 이 같은 사망자 규모가 뉴올리언스, 클리블랜드 같은 도시의 인구보다 많고 뇌출혈, 알츠하이머, 당뇨, 독감, 폐렴으로 한 해에 숨지는 미국인의 수를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하루 15만명 정도가 새로 감염되는 추세라서 사망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워싱턴DC로 떠나면서 "어두운 겨울에 임기를 시작한다"며 방역에 진력할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20일 정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대통령직을 물려받는다.

바이든 당선인은 열차로 이동하려는 계획을 보안 우려 탓에 취소하고 항공기를 이용해 워싱턴DC 근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그는 관례대로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군경·철조망에 긴장 가득축제의 장 아닌 '요새'

시내 폐쇄주방위군, 이전의 2배 반 25천명 투입

군중 자리는 '깃발 들판'으로러 매체 "미국판 '미니 바그다드'"

 

바이든 취임식 앞두고 출입 막는 미 의사당의 주 방위군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 취임식이 거행될 워싱턴DC는 극도로 강화된 보안 속에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를 떠나 워싱턴DC에 도착해 취임 태세에 들어갔다. 바이든 당선인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워싱턴DC 중심구역 내셔널몰에 있는 리플렉팅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행사로 취임식과 관련한 첫 행사에 나섰다.

삼엄한 경계 속에 내셔널몰 일대는 폐쇄됐고 취임식장이 마련된 연방 의사당과 인근 주요 도로도 통행이 차단됐다.

CNN방송에 따르면 워싱턴DC에는 미국 전역에서 모인 약 25천 명의 주 방위군이 배치됐다. 이런 규모는 역대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약 2배 반가량 많은 수치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를 연결하는 여러 교량이 폐쇄됐고, 이들 다리가 위치한 포토맥 강과 아나코스티아 강 주변은 봉쇄됐다. 경호 당국은 워싱턴DC 중심부에 그린존과 레드존을 각각 지정한 상태다. 레드존에는 특별 허가를 받은 차량만 진입할 수 있고, 그린존에는 해당 지역과 관련성이 확인된 차량, 주민, 사업자만 들어갈 수 있다.

의사당 주변 그린존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날이 달린 '레이저 와이어' 펜스가 설치됐다.

주 방위군은 수 마일에 이르는 철조망을 체인으로 연결해 울타리를 만들었고 콘크리트 장벽도 쌓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금 워싱턴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중심지라기보다 군사 기지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영문보도채널 러시아투데이는 의사당 주변 그린존에 대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바그다드에 조성된 그린존을 연상시킨다""아마도 취임식 날에는 '미니 바그다드'의 미국 버전이 될 것"이라고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고 APTN이 보도했다.

미 연방 의사당 주변 철책 위에 설치된 '레이저 와이어' [AP=연합뉴스]

워싱턴DC 주민들도 긴장감 속에 취임식 행사 준비를 지켜보고 있다. 지역 주민 딜런은 "주 방위군이 시내의 거의 모든 지역을 폐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요크라는 시민은 "이 도시 주변에 이렇게 많은 군대와 경찰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우리는 그 이유를 이해하지만 매우 기이하게 느껴진다""거의 디스토피아적"이라고 반응했다.

로이터통신은 통상 미 대통령 취임식 때는 성대한 파티가 열리지만 지금 워싱턴DC"군인들이 있는 유령도시"라며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치고 25천 명의 주 방위군으로 둘러싸인 '무장 요새'라고 전했다. 또한 워싱턴DC에 며칠 동안 축하 분위기가 분출했던 이전의 취임식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부연했다.

로이터는 주 방위군과 함께 경찰 등 보안 요원들이 시내 곳곳에 배치됐다면서 이는 지난 6일 의사당 난입 폭동으로 촉발된 "전례 없는 작전"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취임식을 앞두고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보안상 제약으로 인해 워싱턴DC에 방문객이 거의 없다고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

내셔널몰에 배치된 주 방위군 [AFP=연합뉴스]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일반인 참석을 제한하는 대신 내셔널몰에 '깃발의 들판'을 조성해 191500개의 성조기와 미국 50개 주 및 자치령의 깃발을 장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미국 전역의 국민을 대표하는 의미를 지닌다.

로이터는 "대통령 취임식은 일반적으로 보안 수준이 높은 행사"라면서도 "하지만 올해의 경계 조치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더힐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은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취임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워싱턴DC는 이번 주 내내 초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전했다.

 

블링컨 대북 정책 접근법 전반 점검· 일과 긴밀히 상의

국무장관 상원 청문회,트럼프 시대 톱다운접근 재고 시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 위싱턴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 기존의 미국 대북 접근법과 정책을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톱 다운식 대북 접근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블링컨 지명자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나는 대북 정책과 접근법 전반을 점검할 생각이고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왜냐하면 이것은 행정부마다 괴롭혔던 어려운 문제다. 나아지지 않았던 문제다. 실제로는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시작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시작하겠다그래서 우리가 하려는 첫번째 일 중 하나는 우리의 선택지 전반에 대한 접근법을 점검하는 것이며, 그것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압력을 높일 수 있는지와 더불어, 다른 가능한 외교적 방안은 무엇인지 (점검하는)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 특히 한국과 일본 그리고 나머지와 긴밀히 상의해 모든 권유를 점검하는 것에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전체적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외교 분야에서 강조한 동맹의 회복을 주요하게 언급했다. “우리는 우리의 핵심 동맹을 되살릴 수 있으며, (그렇게 해서) 우리의 영향력을 증대할 수 있다. (동맹과) 같이 한다면 러시아, 이란, 북한의 위협과 맞서기 위해 그리고 민주주의 인권을 위해 일어설 수 있는 훨씬 더 나은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조기원 기자

 

미 국방장관 지명자  “한국 방위비분담 협상 조기에 마무리

오스틴 지명자 청문회에서 -미 동맹은 평화·안보 핵심축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19일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는 19일 장관에 취임할 경우 한국과의 방위비분담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오스틴 지명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미국과 한국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해결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에 인준받으면, 나는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의 현대화에 초점을 둘 것이고, 그런 노력의 하나로써 한국과의 비용 분담 협상의 조기 결론을 추구하겠다고 답했다.

-미는 2020년도 분 방위비 협상을 진행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년 대비 50% 인상을 요구하고 정부는 13% 인상으로 맞서면서 멈춰선 상태다. 오스틴 지명자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20일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이른 시일 안에 방위비분담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차기 대통령 또한 동맹을 갈취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만큼, 트럼프 정부에서 요구하던 수준보다 합리적 범위에서 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스틴 지명자는 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비핵화한 북한이라는 공동의 목표 증진을 위해 중국을 포함해 동맹 등과 일관되게 조율된 노력을 추진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라고 본다고 대답했다. 북한의 위협 억지 조처와 관련해서는 인준받으면 내 최우선순위 중 하나는 역내 동맹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 미군이 동북아에서 견고한 준비태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갖도록 보장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같은 중요한 파트너들과의 관계는 역내 안보와 안정성에 핵심적이고 북한의 위협에 강력한 억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오스틴 지명자는 한-미 동맹을 이 지역 평화·안보의 린치핀(핵심축)이라고 표현했으며, 미국의 최고 위협으로 중국·러시아와의 전략적 경쟁과 함께 이란·북한의 위협도 함께 꼽았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의 인준 청문회도 이날 열렸다. 블링컨 지명자는 북한과 어떤 일을 하든간에 우리는 안보 측면 뿐만 아니라 인도주의적 측면도 들여다보는 것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블링컨 지명자가 대북 접근법과 정책 전반에 관해 재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바이든 정부 장관 지명자들, 일제히 중국에 강경 메시지

트럼프 정부 대중 강경기조 유지시사동맹국 협력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초기 행정부를 이끌어갈 장관 지명자들이 19일 열린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일제히 대중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미중 갈등 구도 속에서 20일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대중 정책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승계할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강경 기조의 틀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은 분명히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라고 밝혔다.

옐런 지명자는 "외국 정부가 무역에서 우위를 얻기 위해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는 모든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을 지목한 발언을 이어갔다.

옐런 지명자는 중국이 불법 보조금과 덤핑, 지식재산권 도둑질, 무역장벽 등을 동원해 "미국의 기업들을 약화하고 있다""우리는 중국의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관행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무역 현안과 관련해 "다양한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무역 분야는 트럼프 행정부 임기 4년 내내 미국이 중국과 가장 첨예한 갈등을 이어온 분야다. 미중 대립은 기본적으로 중국이 미국에 대적할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양국의 헤게모니 다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대규모 관세 부과 등 '무역 전쟁'으로 표면화됐기 때문이다.

옐런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대규모 관세, 화웨이·틱톡 등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시장 퇴출 조치 등의 현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 "우리는 동맹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중 강경 기본 틀은 유지해 나가되 트럼프 정부가 추진했던 일방적 방식이 아닌, 동맹국과의 다자적 협력을 통한 압박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도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해 부과한 3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와 관련, 즉각적인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도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이 가장 중대한 미국의 도전 과제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블링컨 지명자는 "나는 많은 분야에서 그(트럼프)가 진행한 방식에는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에 대한)기본 원칙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신장 지역 위구르족 등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의혹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이 '집단학살'에 해당한다고 규정한 데 대해 동의한다면서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중국 제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인권 탄압에 가담한 기업들로의 수출 역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중국의 위구르족 관련 정책을 '집단 학살'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한 것과 관련, 역시 동일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이날 성명에서 "활용 가능한 사실을 세심하게 검토한 결과, 공산당의 지시와 통제 속에서 중국이 신장 지역에서 무슬림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을 상대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는 이날 인준청문회에 맞춰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중국에 대해 '중대 도전', '추격하는 도전'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중국 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다만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을 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정보 활동과 무역 분야에서 중국은 '확실히 적국'이라고 못 박았다.

헤인스 지명자는 중국의 불공정과 불법, 공격적·강압적 행동뿐 아니라 인권침해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더 잘 뒷받침하기 위해 정보력을 활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새정부 성공 기원" 고별연설 바이든 거명않고 자화자찬만

의사당사태엔 "폭력 용납안돼"지지자 향해 "우리 운동 이제 시작"

 

고별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퇴임을 하루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현지시간) 고별 연설에서 미국이 새 행정부의 성공을 기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내놓은 1947초 분량의 동영상 연설에서 "이번 주 우리는 새 행정부를 출범시키고 새 행정부가 미국을 안전하고 번영하게 하는 데 성공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연설 내내 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은 한 번도 거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의 상당 부분을 재임 기간 치적 설명에 할애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했다"며 경제 발전을 강조했다.

또 국경 안보 강화, 중동평화협정, 중국에 맞선 각국의 결집 등을 선전하면서 "세계가 우리를 다시 존중한다"며 차기 정부를 향해 "그 존중을 잃지 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도 내놓았다.

그는 "새 행정부에 권력을 넘겨줄 준비를 하면서, 우리가 시작한 운동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힘든 전투, 가장 힘든 싸움, 가장 어려운 선택들을 맡았다"며 이는 자신이 그렇게 하도록 국민이 뽑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거짓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고 자신의 기록을 선전하면서 '우리의 운동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선언했다"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이 지난 6일 미 대선 결과를 확정하는 의회 회의 때 난입 폭동을 일으킨 것에 대해선 "모든 미국인은 우리의 의사당에 대한 공격에 몸서리쳤다""정치적 폭력은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에 대한 공격이다. 그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의제는 우파나 좌파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그건 공화당이나 민주당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한 국가의 이익에 관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WP는 지난 4년 동안 미국은 어느 때보다 분열 양상을 띠게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초당적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려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수십 년 만에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은 첫 대통령이 된 것이 특히 자랑스럽다"고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개정한 것 등을 언급하다 "일방적인 한국과의 협정에 대해 협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선 미국의 요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한 바 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에 대한 그의 뻔뻔스러운 접근법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고, 국민을 위해 일했다면서 업적을 소개하는 데 치중했다고 지적했다.


통원 치료 중 확진 직원과 밀접 접촉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감염 예방을 위해 외부 병원으로 이송됐다.

최근 어깨 수술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호송차량에 동승했던 서울구치소 직원이 19일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이 밀접 접촉자가 된 것이다. 20일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박 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고령인 점과 밀접 접촉에 의한 감염 예방을 위해 당분간 외부 병원에 입원해 격리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 호송 직원을 포함해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구치소에서는 전체 수감자를 대상으로 한 진단검사가 이뤄진다.

서울동부구치소 집단감염은 두 차례 유행을 통해 확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법무부 합동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초까지 구치소 직원을 고리로 1차 유행이 일어난 뒤 12월 중순부터 무증상 신규 입소자를 통한 2차 유행이 이어졌다. 이날 기준 구치소 내 확진자는 모두 1203(사망 2)으로, 수용자 누적 발병률은 42.9%, 구치소 직원은 4.9%였다.     옥기원 서혜미 기자

           

     

박근혜, 서울구치소 확진 직원과 밀접접촉…“코로나 검사”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20박 전 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과 밀접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오전 중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다고 밝혔다.

확진 직원은 19일 코로나19 전수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하루 전인 18일 박 전 대통령의 외부의료시설 통원치료 시 근접 경계보호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호송차량 동승 경계감호 당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양성인 경우 방역당국 등과 협의해 음압실이 설치된 전담병원에서 치료할 계획이고 음성이 나와도 예방 차원에서 외부병원 입원해 일정 기간 격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전국 교정시설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수감자 전수검사를 실시해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옥기원 기자

외교부 장관 정의용,…문체 황희· 중기부 권칠승 의원

문체부·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재선 정치인 깜짝 발탁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새 외교부 장관에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왼쪽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을 내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출범부터 함께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임으로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지명하는 등 추가 개각을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권칠승 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고 20일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정 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 인사 관련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는 평생을 외교·안보분야에 헌신한 최고의 전문가라며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간 재임하면서 한-미 간 모든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 협상,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도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교 전문성 및 식견, 정책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바탕으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일본·러시아·유럽연합(EU) 등 주요국과의 관계도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임으로는 재선의 권칠승 의원을 지명했다. 권 후보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정 수석은 정부, 지방의회, 국회 등에서 쌓아온 식견과 정무적 역량 및 업무 추진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경영위기에 처한 중소기업 등을 속도감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도 재선의 황희 의원을 발탁했다. 황 후보자는 민주당 홍보위원장, 국회 국방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정 수석은 기획력과 업무추진력, 의정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체육·관광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포츠 인권 보호 및 체육계 혁신, 대국민 소통 강화 등 당면 핵심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친문 부엉이 모임출신 3임기말 국정 관리용 친위 내각

리더전해철에 황희·권칠승 가세, 임기말 국정관리 전념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개각을 단행하며 친문재인계인사 3명을 동시에 장관으로 발탁했다. 임기말 안정적 국정관리를 위한 사실상의 친위 내각을 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하고 각각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으로 지명된 황희·권칠승 후보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86(80년대 학번·60년대생)세대·친문·참여정부 출신이라는 점이다. 황 후보자는 숭실대 경제학과 86학번, 권 후보자는 고려대 경제학과 84학번이다. 참여정부 시절 황 후보자가 청와대 정무·홍보수석실 행정관으로, 권 후보자는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권 후보자가 민정수석실에 근무할 당시 민정비서관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민정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두 후보자는 지금은 해체된 부엉이 모임회원으로 함께 활동한 이력도 있다. ‘부엉이 모임2017년 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의 계파조직으로 현직인 전해철 장관도 이 모임 소속이었다. 청문회를 앞둔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부엉이 모임 소속은 아니었지만 친문으로 분류된다. 퇴임 시점이 가까워오면서 내각에 측근인사들이 중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에서 일했던 한 민주당 의원은 네 사람 모두 노무현 정부 출범 뒤 현장 실무를 오랫동안 함께 해온 동지적 관계. 누구보다 문재인 정부의 목표를 잘 알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임기 안에 국정과제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배치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권 초기보다 입각 희망자들이 적어 측근들을 전진 배치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덜했던 점도 이들의 동시 입각을 가능하게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개각으로 정치인 출신 장관(후보자 포함)도 대폭 늘어났다. 18개 정부 부처 가운데 앞에 언급한 부엉이 모임 등 친문 출신 4명을 포함해 7개 부처 장관이 정치인 출신이다. 유은혜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여기에 속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21대 국회 임기가 3년이나 남았고 여당의 의석수도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과거 어느 때보다 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치인 출신 장관 발탁은 당과 정부의 협력에 바탕해 국정과제를 잘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미 조율사정의용, 바이든 시대 대북정책 돌파구 찾나

2018년 북미 싱가포르 회담관여 한반도 비핵화 등 대북정책 꿰뚫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125일 오전 부산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태국 양자회담에 참석해 회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정의용 외교부 장관 카드를 뽑아 들었다. 2018년 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동을 일궈냈던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재기용해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이라는 난제 해결을 맡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정 후보자 지명 이유에 대해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간 재임하면서 한-미 간 모든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 협상,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도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일본·러시아·유럽연합(EU) 등 주요국과의 관계도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 설명대로 정 후보자는 20183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4시간12분 면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대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한 뒤, 이 사실을 미국에 전해 그해 6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정 후보자가 그해 3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어둑해진 백악관 앞뜰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알린 순간은 한국 외교사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18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바이든 신임 행정부가 2018년 북-미 정상이 합의한 싱가포르 선언을 출발점 삼아 대화를 재개하길 바란다고 밝힌 만큼, 회담의 산파였던 정 후보자에게 다시 한-미 간 대북정책의 조율을 맡긴 것은 어떤 의미에서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지명자는 트럼프식 톱다운부정적

하지만 정 후보자 앞에 가로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정 후보자의 대화 상대(카운터파트)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등 미국 외교안보라인의 핵심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식대북 접근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온데다 싱가포르 선언에도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블링컨 지명자는 19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한·일 등 동맹국과 상의하면서 북한에 대해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검토하겠다는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 등에 검증된 동결을 하는 대가로 제재 완화를 하는 단계적 접근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문제는 더 나빠졌다. 우리가 어떤 선택지를 갖고 있는지, 북한에 압력을 증가하는 것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데 효과적일지, 다른 외교적 계획이 가능할지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맹국인 ·일과 긴밀히 상의하겠다는 평소 지론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대북 인도지원과 관련해선 우리는 단지 방정식의 안보적 측면만이 아니라 인도주의적 측면도 유의하고 있음을 확실히 하고 싶다며 상대적으로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앞서 블링컨 지명자는 지난해 10월 미국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최악의 독재자와 연애편지를 주고받았고, 준비 없는 텅 빈(empty) 세번의 정상회담을 했다고 꼬집으며 우리는 동맹국인 한국·일본과 긴밀히 연대하고, 중국이 경제적 압력을 강화하도록 요구해 북한을 교섭 테이블로 나오게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톱다운방식의 양자대화보다 착실한 실무 검토를 통한 보텀업과 한··일 등과 협력하는 다자적 접근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길윤형 기자

 

황희·권칠승, ‘부엉이모임민주4.0’ 거친 친문재인 핵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취재진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지명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 여당 소속 재선 국회의원이다. 해당 부처와 관련한 정치 이력이 뚜렷하지 않지만 친문재인 핵심 그룹이라는 공통된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다. 지금은 해체된 당내 친문계 의원 모임인 부엉이모임에서도 함께 활동했다.

문화·체육 관련 이력 없으나소통·기획능력 고려

문체부 장관에 발탁된 황희 후보자는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노무현·친문재인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1997년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비서로 정계에 들어왔고, 2003년부터 4년간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2017년 대통령선거 때는 문재인 캠프 총무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친문계 의원 모임인 부엉이 모임의 간사를 맡기도 했다. 지난해 11민주정부 4기 어젠다를 준비하겠다며 당내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을 주도적으로 기획해 출범시켰다. 당 안팎에선 당내 최대 친문 모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도시공학 전문가인 황 후보자는 문화·체육·관광 분야와는 인연이 없는 편이다. 황 후보자는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도시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 총선에서 서울 양천갑에 출마해 당시 새누리당 이기재 후보를 꺾고 당선됐고,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재선 의원이 됐다. 황 후보자는 당선된 이후 민주당 부동산 안정 및 서민주거복지 티에프(TF) 위원,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 위원 등을 맡으며 도시계획 분야에서 활약했다. 상임위원회 활동 무대도 국토교통위원회와 국방위원회였다.

청와대는 이날 문체부 쪽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황 후보자의 경력보다는 소통능력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황 후보자가 당의 홍보위원장을 했고,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하면서 정책·소통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 도시재생 뉴딜 관련 정책을 많이 했는데, 그 부분이 문화예술, 관광 등과 접목한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화 관련 사업들이 어려운 점이 있어서 이런 기획력과 소통능력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21대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황 후보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을 두둔하다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페이스북을 통해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공개한 당직 사병의 실명을 거론하며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실명 공개와 단독범표현에 대한 비판이 일자 이를 지우고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20일 국회에서 허종식 의원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노조·지방의회 거친 권칠승 후보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지명된 권칠승 후보자도 중소·벤처기업 관련 분야에 뚜렷한 전문성과 경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청와대·지방의회·국회를 두루 거친 정무 능력과 업무 돌파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게 청와대 쪽 설명이다.

경북 영천 출신인 권 후보자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했다. 그 뒤 동부화재에서 일하며 노동조합 운영위원을 맡기도 했다. 이후 1997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선거기획단에 합류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 민정비서관이었던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일한 바 있다.

권 후보자는 2010년 경기도 도의원에 당선됐고, 2016년 총선에서 경기 화성병에 출마해 국회에 들어왔다. 지난해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권 후보자는 지난 20대 국회 전반기 2년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부엉이 모임을 거쳐 민주주의 4.0’에도 참여하고 있다.

청와대는 권 후보자가 정부, 지방의회, 국회 등에서 쌓아온 식견과 정무적 역량 및 업무 추진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경영위기에 처한 중소기업 등을 속도감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지혜 서영지 기자

 

이런 외교장관 존재감처음강경화, 37개월 만에 퇴장

비주류인권전문가, 역대 외교장관 중 대중·국제 인지도 최고

 

2018522일 백악관에서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부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조윤제 주미한국대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화하는 모습.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20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발탁된 최장수 각료인 강경화 장관이 물러나게 됐다. 37개월 전 무명에 가까웠던 비주류여성 인권전문가의 파격 발탁으로 인한 충격만큼, ‘소리소문 없는전격적인 교체도 화제다.

강 장관은 20175월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비외무고시 출신의 다자외교에서 경력을 쌓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전대미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정책특보로 활동하던 강 장관은 발탁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 1차 내각에서 가장 큰 조명을 받았다. 1948년 외무부 설립 이후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자, 38명의 한국 외교부 장관중에 국제적으로는 물론 대중들에게도 가장 널리 알려졌다는 평가가 따른다.

강 장관 교체설은 지난해 중반부터 이어져 왔다. 본인도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교체설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데다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이유로 교체설은 번번이 사그라들었다.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된 그를 대신할 만큼 상징적인 인물이 없고 교체 명분도 약하다는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연말을 넘긴 뒤에는 문 대통령과 임기 5년을 함께 하는 이른바 오경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후임이 발표되며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마지막 장관도 물러나게 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17619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이 끝난 뒤 경례를 한 경비 직원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있다. &lt;한겨레&gt; 자료사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17619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이 끝난 뒤 경례를 한 경비 직원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외교부 혁신이라는 목표를 들고 입성한 강 장관의 외교부는 지난 37개월간 많이 달라졌다.

가장 부각되는 건 조직 문화의 변화다. 여느 조직처럼 연공서열 중심의 수직적 문화가 깨졌다는 게 내부 평가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큰 조직 중 (외교부처럼) 수평적이고 존중하는 문화를 단시간 내 만든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야근과 주말 근무가 필수였던 과거 비효율적인 업무 형태도 사라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올빼미기질의 전임 시절 모두가 잠 못 드는 밤을 보냈는데 강 장관이 들어오면서 그런 문화는 사라졌다고 했다. 앞서 강 장관은 취임사에서 대기성 야근과 주말 근무가 업무에 대한 헌신으로 평가되지 말아야 한다워라밸을 강조했다. 그 탓에 일각에선 외교부 직원들의 나사가 빠졌다고 비판하지만, 외교부 직원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다.

강 장관 임기 동안 외교부 조직 구성도 크게 변했다. 여성 간부의 비율이 높아졌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와 북미국 등 핵심 부서에서 여성 과장들이 탄생했다. 외교부 내에선 엘리트 코스로 꼽히는 워싱턴 주미대사관으로 배치된 실무진이 과거 북미·북핵 중심에서 다양해졌다거나, “공정한 절차를 거쳐 인사가 공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니어급의 사기를 올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사무관이 영어로 써서 올린 연설문을 장관이 수정한 뒤 ‘K’(케이)라고 써서 돌려주는 등 소소한 행동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식이다. 이날 강 장관의 교체 소식에 다수의 외교부 직원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임기 내내 각종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취임부터 강 장관을 따라다닌 평은 북핵·북미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임기 초반 북핵·북한 관련 메시지를 잘못 발신해 혼선을 빚는 등 잇따른 말실수도 그런 평가에 무게를 더했다. 2018년 북-미 협상이 시작됐지만 외교부의 존재감이 약했다거나 한-일 관계가 바닥으로 치닫는 동안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강 장관이 성비위 불관용 원칙을 밝혔지만 해외 공관에서 성비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점도 아쉬운 지점이다. 외교부에선 성희롱·성폭력 고충 상담창구를 각 재외공관에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하는 등 신고 및 처리 체계를 공식화해 더 많이 드러났다고 반박하지만, 강 장관 재임 기간 중 성비위 문제 해결이 큰 숙제였던 건 분명하다. 국제무대에선 경력을 인정받는 인권 전문가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필요할 때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강 장관을 둘러싼 평가는 앞으로도 갈릴 수밖에 없다. 일부에선 외교부 장관의 새로운 상을 정립했다고 평가할 것이지만, “한국 외교의 핵심 고민인 북핵 및 4강 외교에서 성과를 못 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38명의 역대 장관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외교부 장관일 것이라는 점이다. 김지은 기자

 

김현종 뉴욕 촌놈이 두 대통령 모셔난 운 좋은 사람

안보실 2차장 111개월 만에 물러나며 페이스북 소회

 

김현종 신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페이스북 갈무리

 

20일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은 111개월 만에 직에서 물러나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를 맡게 됐다. 김 전 차장은 이날 인사 발표 직후 미국 뉴욕 촌놈이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모시며 조국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두 번이나 누렸다며 소회를 남겼다.

김 전 차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부로 청와대 국가안보실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좋아하고 존경하는 두 대통령님,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며 조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누렸다고 이임사를 밝혔다. 스스로를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밝힌 김 전 차장은 짤막한 글과 함께 노무현·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전 차장은 또 통상과 안보의 중책을 맡아 국민들의 땀과 눈물에 보답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익균형과 국익극대화 원칙에 따라 협상과 업무에 응해 왔다지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할 것을 확신하며 대한민국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차장은 그동안 공격적인 업무 스타일로 인해 안보실 내부뿐 아니라 관계 부처들과 크고 작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및 최종건 외교부 차관과의 불화설 불거지기도 했다.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