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감염병연구소의 효능평가 결과 기존 변이 6종·영국 변이엔 우수한 효능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유독 약해 “변이 모두에 효과 있는 항체물질 확보”

 

9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를 생산하는 인천 셀트리온의 제2공장에서 공개된 완제 공정 모습.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방대본에선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에 대해서는 해당 항체치료제의 사용을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립감염병연구소가 국내 바이오제약기업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해 진행한 효능평가 결과를 “기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6종과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우수한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이 확인되었으나, 남아공 변이주에 대해서만은 억제능력이 현저히 감소해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양상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 결과를 토대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에게는 해당 항체치료제 사용을 제한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국외에서 발표한 논문들에서는 이미 남아공 변이주의 돌기 단백질의 결정적인 부위(2484K)에서 변이가 일어났을 경우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항체치료제들도 효능이 매우 낮아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예측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 중인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는 “기존 변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영국,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모두에 대해서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권 부본부장은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현재까지 국내 118개 병원에서 4131명에게 공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권 부본부장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는 민관협력을 통해서 마침 영국 및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모두에 억제 효과가 있는 광범위 항체 물질을 확보하였다. 이를 활용해서 앞으로 바이러스 변이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오른쪽)이 8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셀트리온 제2공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생산 현장 점검''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샘플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은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연합뉴스

방대본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먼저 변이 바이러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하는 유전체 분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유전체 분석기관을 현재 2곳에서 다음달까지 8곳으로 확대한다. 유전체 분석기법도 기존에 유전체 전체를 분석하는 것에서 변이 부위만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단순화해 종전엔 5~7일 걸리던 분석 기간을 3~4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방역 강화 국가로 지정된 4개국 외에도 지정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2일부터는 아프리카 대륙 54개국 입국자도 남아공 입국자와 동일하게 강화된 방역조치를 적용한다. 24일부터는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도 국외에서 국내로 입국할 때 유전자 증폭 검사(PCR) 음성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입국 전, 입국 직후, 격리해제 전까지 모두 세 차례의 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변이 바이러스 발생국 입국자는 원칙적으로 격리에서 면제하는 제도도 중단하기로 했다. 공무와 국외출장 등 예외적 사유만 허용하고, 모든 격리면제자는 임시생활시설의 검사 이외에도 5~7일 이내에 유전자 증폭 검사 음성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시군구별로 국외입국자 관리책임관을 지정해서 하루 2번 이상 국외 입국 격리자의 격리 상태와 증상도 모니터링한다. 김지훈 기자

 

식약처,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허가

세계에서 세 번째 규제당국 검증 받은 항체치료제
고위험군 경증 · 18살 이상 중등증 성인 환자 대상

 

식품의약품안전처가 5일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대해 품목 허가를 결정했다.

식약처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치료제 검증을 위한 삼중의 전문가 자문절차 중 마지막 절차인 ‘최종점검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셀트리온이 지난해 12월29일 허가 신청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960mg(레그단비맙)’에 대해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품목허가하는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종점검위는 “임상시험을 비롯해 비임상시험, 품질, 위해성 관리계획, 제조·품질관리 등 이번 허가심사에 필요한 주요 자료가 충실히 제출되었고, 안전성·효과성과 관련한 각 분야별 심층 검토와 현장조사 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 품목허가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종점검위는 렉키로나주의 사용범위를 ‘고위험군 경증에서 중등증 성인(18살 이상) 환자’로 최종 결정했다. 용법·용량은 성인 체중 1㎏당 약 40mg을 90분(±15분)간 정맥으로 주사한다. 고위험군 경증 환자란 60살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경증 환자를 뜻한다.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선별하고 이 유전자를 대량생산이 가능한 숙주 세포에 삽입(재조합)한 뒤 세포 배양을 해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유전자재조합 중화항체 치료제다. 이날 허가 결정으로 ‘렉키로나주’는 국내 개발 의약품으로는 최초로 허가받은 코로나19 치료제가 됐다. 전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규제당국의 검증을 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다. 최하얀 기자


1천만명 접종한 영국 “화이자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안전”

“아스트라제네카도 65세 이상 고령층에 효과, 영국 변이도 대응”

 

1천만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영국에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안전하다는 추가 데이터가 나왔다.

아울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다른 연령층과 마찬가지로 65세 이상에도 효과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독립 규제기관인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지난달 24일까지 백신을 접종한 700만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관련 분석을 진행했다.

이들 대부분은 화이자 백신을 맞았고, 일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백신 접종자 1천명 중 3명꼴인 2만2천820명이 부작용 의심 사례를 보고했는데, 대부분은 근육통과 열, 주사 부위 염증, 두통, 피로 등 가벼운 증상에 그쳤다.

이는 질병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백신 접종에 따른 신체 반응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으며, 통상 며칠 후 호전된다고 MHRA는 설명했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 중 일부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지만 10만명당 1∼2명으로 매우 드물었다.

MHRA는 아직 예상하지 못한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백신이 코로나19 관련 심각한 증상을 막는다는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백신 승인에 관여한 인체용 약품 전문가 워킹그룹 위원회(Commission on Human Medicine Expert Working Group) 위원장인 뮈니르 피르모하메드 경은 "백신은 매우 안전하다. 효과가 리스크를 압도한다"면서 "내 가족에게도 이렇게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MHRA 청장인 준 레인 박사는 "안전이 우리의 좌우명이다"라면서 "통보를 받으면백신을 맞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만 65세 이상 등 고령층에도 효과가 입증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내 다른 국가들은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만 65세 미만에 대해서만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피르모하메드 경은 영국 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할 당시 65세 이상에 관한 충분한 자료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후 더 많은 이들이 임상시험을 끝냄에 따라 우리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추가 자료를 볼 수 있었다"면서 "이에 따르면 백신은 역시 노령층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령층 역시 강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접종에 들어간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미 1천만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1회차분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가 생산하는 백신을 개발한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이 백신이영국발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켄트주에서 제일 먼저 출현한 이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최대 70% 강하고, 더 높은 치명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이에 전 세계 각국은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백신 연구 그룹의 수석 조사관인 앤드루 폴라드 교수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보면 'ChAdOx1'(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원래의 팬데믹(세계적대유행)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지난해 말부터 확진자 급증을 불러온 새로운변이 'B.1.1.7'로부터도 (접종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을 주도한 세라 길버트 옥스퍼드대 교수는 영국 변이에는 백신이 효과가 있지만 미래에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변이에 맞춰 이를 변화시켜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최적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추미애, 노무현 묘소 참배 "촛불 힘으로 공수처 출범"

● COREA 2021. 2. 6. 03:09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미완의 개혁 멈추지않고 나아가겠다다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5"촛불 국민의 힘으로 마침내 공수처 출범과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되는 이제서야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대로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사실을 알리며 이같이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열심히 공을 들였지만, 검찰의 집요한 로비로 국회에서 막혀버린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한탄한 노 대통령을 떠올린다"면서 "아직 미완의 개혁이기에, 멈추지 않고 지치지 않고 더 나아가겠다는 다짐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대통령님의 꿈과 도전을 어느 한순간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상임위 자격 박탈안 ‘230 199’ 가결, 공화당 의원 11명도 찬성

 

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은 총기 규제론자들이 기획한 사건이라는 등의 주장을 펼친 음모론자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4(현지시각) 자신의 발언과 관련한 징계 투표에 앞서 워싱턴 의사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현재는 그런 음모론을 믿지 않는다는 해명 발언을 했지만, 마스크에 쓴 표현 자유에서 보듯, 자신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라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다. 워싱턴/ EPA 연합뉴스

 

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들은 총기 규제론자들이 꾸민 음모라는 등 음모론적 주장들을 펼쳐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이 하원 상임위원회에서 축출됐다.

미국 하원은 4(현지시각) 근거없이 선동적이고 분열적인 발언을 한 그린 의원의 교육위와 예산위 상임위원 자격을 박탈하는 징계안에 대해 230 199로 가결했다. 공화당 의원 11명도 찬성했다.

투표에 앞서 그린은 해당 발언이 의원 당선 전에 했던 것이며, 지금은 그렇게 믿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명했으나, 사과에 미치지는 못했다. 음모론 집단인 큐어넌 신봉자로 알려진 그린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지난 총선 때 큰 주목을 받으며 당선됐다.

공화당은 그린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으나, 징계에는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의 극심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국 의회에서 의원이 당선 전에 한 발언을 놓고서 상임위 활동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징계다.

그린은 이날 표결에 앞서 자신의 발언들은 선거 출마 전에 했던 것이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일들이 나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그는 큐어넌을 믿는 것을 중단했다며 이 집단의 글들에서 허위정보, 거짓말, 진실이 아닌 것을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6명이 사망한 2012년의 샌디훅 초등학교, 17명이 사망한 2018년 플로리다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의 총기난사 사건은 총기 규제론자들의 위장작전이라는 기존 주장에서도 한발 물러났다. 그는 학교 총기 사고는 절대적으로 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19·11테러 때 어떤 여객기도 미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에 충돌하지 않았다며 9·11 조작설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발을 뺐다. 그는 나는 9·11이 절대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은 말하고 싶다나는 그것이 가짜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쪽은 그린의 이런 발언이 징계를 피하려는 회피성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츄이 가르시아 민주당 의원은 나는 반성과 사과를 듣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공화당이 극단적인 음모론자를 받아들인 것에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그린 의원 제재는 다수당이 소수당 의원의 상임위 활동을 배당할 수 있다는 위험스런 전례를 남긴다고 반대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든 그린의 발언 자체는 비판했으나 그의 징계에는 반대했다. 또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민주당의 이날 징계에 대해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의길 기자

 

말의 전쟁피하겠다는 바이든의 대북 신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취임 뒤 처음으로 국무부 청사를 찾아 외교정책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4정상 통화와 관련한 백악관 발표문에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DPRK·디피아르케이)라는 이례적 표현이 쓰여 눈길을 끈다. ‘디피아르케이는 북한의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문 약칭이다.

-미 관계에서 미국 정부가 디피아르케이를 쓴 사례는 제네바기본합의’(19941021)가 처음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합의문인 싱가포르 공동성명’(2018612) 등 손으로 꼽을 만큼 적다. 역대 미국 정부는 “North Korea”(북한)라고 부를 때가 많았고, 이따금 깡패국가’ ‘악의 축이란 비유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미 관계는 무시하려는 미국을 상대로 한 북한의 처절한 인정투쟁의 역사인 까닭에, 북한은 미국 정부의 에 아주 민감하다. ‘바이든 백악관두 정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관련해 긴밀하게 조율하기로 합의했다북한이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 적은 게 범상치 않은 이유다. 세 문장짜리 발표문에 북한을 공격·비난하는 표현은 없다.

지난달 28일 미-일 정상 통화와 관련한 백악관 발표문의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erean Peninsula”(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문구는 더 의미심장하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관련 문구와 똑같다. 역대 미국 정부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뜻하는 시브이아이디’(CVID)를 사실상 공식 용어로 써온 데 비춰, ‘바이든 백악관완전한 비핵화일부러 골라썼다고 볼 여지가 있다. ‘에이비티’(ABT·anything but Trump, 트럼프 정책은 빼고)를 지향하는 바이든 백악관이 민감한 외교 사안에서 트럼프 용어를 회피하지 않은 사실은 그 자체로 대북 신호로 볼 수 있다.

여러 전직 고위관계자는 5매우 흥미롭고 주목할 만한 일이라며 가장 낮춰 봐도 대북정책 재검토가 끝날 때까진 말의 전쟁을 피하겠다는 정책 의지의 표현이라고 짚었다. 이제훈 기자


바이든  예멘 내전 개입 끝낼 것 외교 변화 신호탄

국무부서 대외정책 연설.. 친사우디-반이란기조 선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정책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현지시각) 예멘 내전에 대한 지원과 독일 주둔 미군 철수를 중단시키는 것을 포함한 새 정부의 대외정책 청사진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우선주의정책들을 파기하고 미국의 국제적 역할과 위상을 복원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이후 첫 부처 방문으로 이날 국무부를 찾아 대통령으로서 첫 대외정책 관련 연설을 했다. 그는 내가 오늘 세계에 들려주고픈 메시지는 미국이 돌아왔다. 외교가 우리 대외정책의 중심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라며, 세계 전역에 걸친 대외정책 기조를 설명했다. 취임사에서 언급했던 동맹 회복세계 관여의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예멘에서 전쟁은 끝나야만 한다우리의 약속을 강조하기 위해, 우리는 예멘 전쟁에서 관련 무기 판매를 포함한 공격적 작전들에 대한 미국의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전문가이자 외교관인 팀 렌더킹을 새로운 예멘 특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는 국외 분쟁 개입과 관련된 기존의 미국 대외정책뿐 아니라 중동정책을 수정한다는 신호다. 예멘 내전 개입을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겠다는 뜻이어서, 역으로 미국과 이란 관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등 서방은 이란의 후티 반군 지원을 예멘 내전 개입의 명분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사우디 주도 8개 아랍 수니파 국가 연합군은 2014년 예멘 내전이 일어난 뒤 정부군 편에서 후티 반군 진압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영국·프랑스가 이를 지원하고 있다. 사우디는 시아파 후티 반군이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도 중동 최대 동맹국인 사우디를 지원하는 한편 이란을 봉쇄하기 위해 예멘 내전 개입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사우디가 후티 반군과 이란의 관계를 과장해 내전 개입을 정당화한다거나, 사우디의 개입이 후티 반군에 대한 이란의 지원을 촉발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동 주둔 미군 감축 등을 진행하면서도 예멘 내전 개입은 축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는 취임한 뒤 사우디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반이란 정책을 격화시켜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시했던 독일 주둔 미군 철수도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전세계 미군의 태세에 대한 검토를 이끌 것이라며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독일로부터 어떤 병력의 철수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시절 해외 주둔 미군 감축을 지렛대 삼아 동맹을 금전거래의 대상으로 취급한 대표적 정책을 뒤집겠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독일의 국방비 지출이 적다며 채무 불이행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비난했고, 지난해 7월 당시 36000명이던 주독 미군을 240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주독 미군 감축 계획을 독일에 미리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발표해 독일 등 유럽 우방들의 반발을 샀다. 주독 미군 감축 중단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 회복공약을 실천하는 가시적 조처로 볼 수 있다.

28500명 규모인 주한미군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서 감축 지시가 실제로 내려진 적은 없고, 이날 바이든 대통령도 주한미군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시절에는 방위비분담 협상과 연동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바이든 정부에서 당장 주한미군 감축 카드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줄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미군의 전세계 태세 검토 결과에 따라 장기적으로 주한미군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미국의 난민 프로그램을 복원하기 위해 난민 수용 한도를 연간 125000명으로 상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 한도를 연간 15000명으로 줄인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공세적인 외교정책을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번영과 안보, 민주적 가치의 가장 심각한 경쟁국인 중국의 도전에 정면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중국의 부당한 경제활동과 인권 유린,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공세적으로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관련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선거 개입, 사이버 공격, 독살 등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 앞에 미국이 나가떨어지는 시절은 끝났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시절의 대러시아 저자세 외교에서 탈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경시했던 국무부 외교관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발언도 잊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여러분의 전문성을 소중히 여기고 여러분을 존중하며, 당신들의 뒤를 받쳐줄 것이라며 이 정부는 당신들을 겨누거나 정치화하는 게 아니라 당신들이 일할 수 있게 권한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정의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