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해군이 계급의 직함을 좀 더 포괄적이고 성 중립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원래 직함인 "seaman"“sailor” 모두 선원이라는 뜻이지만, 앞으로는 성 중립적이면서 기존의 불어 명칭과 같은 “sailor”로 바꿔 사용한다. 이에 따라 계급은 이제 sailor 3, sailor 2, sailor 1, 마스터 sailor 등으로 나누어진다.
이 같은 직함 변경은 인력이 부족한 해군이 보다 다양하고 포용적인 모습을 갖추어 장병들이 안심하고 직업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조치다.
하지만 이런 변경 조치 때문에 해군은 올 여름 동안 온라인 상에서 비판을 받아왔는데, 너무 잦은 정치적 변화와 전통의 상실을 지적하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대해 캐나다 해군의 크리스 서덜랜드 부사령관은 "여성 혐오적이며 인종 차별적인 신념에 동의하는 해군은 해군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17일 밀튼의 메이플허스트 교도소에서 실수로 풀려난 수감자가 열흘 만인 27일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 17일 교도소에서 실수로 석방된 뒤 종적을 감췄던 아미리트팔 싱 오즐라 (Amritpal Singh Aujla: 28)가 공개 수배한 지 열흘만인 27일 노스욕에서 목격돼 검거했다고 밝혔다. 오즐라는 마약 소지, 훔친 물건 소지, 불법 거래 소지 등의 혐의로 메이플 허스트 교도소에 수감됐었다.
경찰은 오즐라가 사라진 뒤 사진과 옷 등을 공개하고 광범위한 수색을 실시했었다.
경찰은 오즐라가 교도소에서 석방 된 이후의 행적과 관련해 새로운 혐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혐의가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궤양성대장염 재발"근현대 최장기 독주 정치 종지부

 후임자 경쟁 본격화 아베 "영향력 행사하지 않겠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2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 근·현대 정치에서 최장기간 이어진 독주 체제가 곧 막을 내리게 됐다. 집권 자민당 각 파벌은 차기 총리 자리를 목표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거의 8년 만에 일본 총리가 교체되면 한일 관계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사임발표에서 건강문제인 지병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최근 바닥까지 추락한 지지율로 사실상 식물총리라는 평을 들을 정도여서 사임은 불가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코로나 사태 대응 실패를 비롯해, 경제정책 실패와 각종 부패 스캔들, 올림픽 개최 차질 등과 함께 평화헌법 개정을 강행하려다 일본 내 평화세력 반발은 물론 주변국과의 마찰 등 그의 극우적 독주 스타일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는 28NHK로 생중계된 가운데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8월 초순 궤양성대장염의 재발이 확인됐다""총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중학교 때부터 궤양성대장염에 시달렸으며 1차 집권기(20069262007926·366) 때 이 병을 이유로 사임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약과 새로운 약을 투여하기로 했고 이번 주 초 검사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어느 정도 계속 투약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병과 치료를 떠안고 있어 체력이 완전하지 않은 고통 속에서 중요한 정치 판단을 그르치는 것,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 여러분의 부탁에 자신을 가지고 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이상 총리의 지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사직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올해 6월 건강 검진에서 궤양성대장염 재발 징후가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달 17일과 24일 게이오대(慶應大)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을 계기로 24일 사임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28일 오후 일본 도쿄 중심지 긴자(銀座)에서 아베 총리의 사의 표명 소식을 전한 마이니치 신문 호외를 보고있는 시민들.

다만 즉각 사임하지 않고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 이상설은 이달 초 일본 주간지 '플래시'가 아베 총리가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고 이후 병원 방문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산했는데 한 달도 안 돼 사의 표명이라는 결말을 맞았다. 일본 주요 언론은 이날 호외를 찍어냈고 NHK 등 일본 방송사는 특보를 편성했다.

사임회견 1시간 내내…… 한일관계는 언급도 질문도 없었다

강제동원 해법 등 양국 입장 달라 정책전환엔 상당시간 소요

28일 총리관저에서 사임의 뜻을 밝히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독특한 역사수정주의를 내세우며 한-일 관계를 격랑 속으로 몰고 갔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으로 78개월에 걸친 긴 집권을 끝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상 최악이라 평가되는 한-일 관계의 미래에도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8일 오후 5시부터 1시간에 걸쳐 사임 기자회견을 열면서 한-일 관계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남기지 않았다. 그 대신 그가 해결하지 못해 통한의 극치란 표현을 사용한 3대 과제는 자신이 필생의 과업이라 거듭 언급해온 개헌과 일본인 납치 문제, 러시아와 평화조약 체결(쿠릴열도 남단의 섬 4개에 대한 러-일 영토 갈등 해결)이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 지도자들이 이전과 달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할 때 납치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했다며 자신의 성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이름을 짧게 거론하는 데 그쳤다. 일본 기자들도 한-일 관계에 대해 질문하지 않았다. 이는 아베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코로나19 위기 대응 등으로 한국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음을 방증한다.

앞으로 한-일 관계에 생길 변화는, 누가 아베 총리의 뒤를 이어 차기 총리 자리에 오르느냐와 밀접히 관련돼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차기 총리와 관련된 민감한 질문엔 내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 “당 집행부에 모든 것을 일임했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에게 후임 총재 선거의 방식과 일정에 대해 일임했다다음달 1일 열리는 당 총무회에서 정식으로 결정 내리는 방향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본은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어, 자민당 총재가 자동으로 총리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현재 한-일 갈등의 핵심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등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달라, 차기 총리가 타협적인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1810월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기 때문에 한국이 조기에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아베 총리는 이날 한 사람의 의원으로 계속 활동하겠다. 여러 정책 과제 실현을 위해 미력을 다하겠다며 총리 사임이 곧 정계 은퇴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특히 단장(장이 끊어질 듯한)의 마음이란 표현까지 쓴 개헌과 관련해선 유감스럽게도 국민적 여론이 충분히 고조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후에도 한명의 국회의원으로 (개헌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강민석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아베 총리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정부는 새로 선출될 일본 총리와 새 내각과도 한-일 간 우호·협력 관계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나갈 것이란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 길윤형 서영지 기자 >

선거6번 승리 이끌며 아베 1구축코로나 직격탄에 추락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임기를 1년 앞두고 28일 사임한 데는 중3 때 발병한 이후 50년간 앓고 있는 궤양성 대장염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지병은 200791차 집권 때에 이어 또다시 그의 발목을 잡았다.

내각의 간부들과 자민당은 기자회견 전날까지도 사퇴 불가분위기가 강했다. 28일 오후 2시부터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아베 총리의 사임 결정을 두고 일본 정치권에선 전혀 상상도 못 했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다.

아베 총리는 현재 건강상태로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회복, 내각·자민당 간부 인사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자민당 중견 의원은 “8월 중순 아베 총리가 주변에 전화를 걸어 외교도 잘 안되고 기력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아베 총리가 의욕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고 <선데이 마이니치>가 보도했다. 아베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병 치료를 하면서 체력이 완벽하지 않은데, 중요한 정치판단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연속 재임기간 2799)로 일본 정치사를 바꾼 인물이다. 1차 집권기(366)까지 포함하면 총리 재임 기간만 8년 반이 넘는다. 20069, 전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가 1년 만에 조기 퇴진했으나, 2012년 재집권한 뒤 ‘4연임설이 나올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재집권 뒤 여섯번의 대형 국정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3연임 기간 동안 아베 1체제를 굳혔다.

201370%대까지 치솟았던 아베 정권 지지율은 현재 30%대로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부실 대응, 측근 비리, 도쿄올림픽 연기 등 잇단 악재가 겹쳤지만,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실패, 무리한 평화헌법 개정 추진, 부적절한 공금 사용 의혹 등 정권 차원의 근본적인 문제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아베 총리가 적극 추진했던 외교 정책도 진전이 없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남쿠릴열도 4개 섬 반환 관련 러시아와의 협상 등은 제자리걸음이다. 일본군 위안부문제와 강제동원 피해자 등 역사문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은 경제 보복, 안보 불안까지 이어져 수교 이래 최악이라는 평가다.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아베 정권이 2014년 내각인사국을 새로 만들어 중앙부처 간부 인사를 장악하면서 관료가 총리관저에 아첨하는 손타쿠 정치가 횡행했다. 2017~18년 아베 정권을 흔들었던 모리토모학원 스캔들당시 재무성이 공문서를 변조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아베 내각에서 방위상을 지낸 나카타니 겐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 임기가) 너무 길어서 국민이 완전히 질리고 있다총리관저가 무엇을 해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김소연 기자 >

포스트 아베 누가?, 스가? 이시바? 3인물?

아베 의중엔 스가여론조사는 이시바 선두

아베 신조 총리가 28일 지병 재발을 이유로 돌연 사임을 발표함에 따라 포스트 아베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집권당 총재가 총리에 오르는 일본 정치 구조상, 국민적 지지 못지않게 여당인 자민당 의원들의 의향이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자민당 총재로 누구를 뽑느냐는 (자민당) 집행부에 맡기기 때문에 내가 말할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내 최대 파벌을 이끌며 아베 1강 체제를 구축해온 아베 총리가 후계자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의 움직임도 포스트 아베 향방과 관련해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20168월부터 현재까지 역대 최장수로 자민당 2인자인 간사장을 맡고 있다. 자민당은 이날 임시 임원 회의를 열어 아베 총리 후임을 뽑을 총재선거 일정과 방법을 니카이 간사장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여론조사상으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우위지만 실제로는 셈법이 복잡하다. <지지통신>이 지난 7~10일 유권자 1977(유효 응답률 63.7%)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니, 다음 총리로 적합한 인물 1(24.6%)가 이시바 전 간사장이었다. 그는 2012년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당원 투표에서 아베 총리한테 이기고도 의원 투표에서 뒤져 최종적으로 패한 이력이 있다.

자민당 규칙을 보면 당 총재는 참의원과 중의원, 당원이 참여하는 당 대회를 열어서 선출한다. 다만 임기 중 사퇴 등 긴급을 요하는 경우 중의원·참의원 그리고 각 광역지자체 자민당 조직 대표 표를 합산해 후임자를 선출할 수 있다. 당내 주요 파벌의 지지 여부가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이유인데, 자민당 내 최대 파벌 호소다파의 수장인 아베 총리와 두번째 아소파의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시바 전 간사장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최근 부쩍 포스트 아베로 거론되는 인물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다. <지지통신> 여론조사에서 스가 관방장관은 6(4.5%)에 그쳤지만, 최근 주간지 <주간 문춘>(슈칸분슌)은 아베 총리의 의중에 있는 사람이 스가 관방장관이라고 보도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와 함께 아베 2차 정권을 처음부터 지탱해왔고, 관료 장악 능력이 뛰어나다.

자민당 보수 본류를 잇는 파벌인 기시다파를 이끄는 인물인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도 빠짐없이 총리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아베 총리에게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온 터라, ‘선양을 바란다는 관측이 많았다. 이 밖에 고노 다로 방위상,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도 포스트 아베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 조기원 기자 >

 


민주당 시스템 공천과 플랫폼 정당 구축 큰 보람

남북교류 기반 소망다시 교착상태 가장 아쉬워

 

28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며 당 공식 유튜브 채널로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씀티비(TV) 영상 갈무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년 임기를 마치고 28일 퇴임했다. 그는 이날 32년 정치여정도 함께 마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이 날, 이 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 채널로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늘은 당 대표로서도 마지막 날이지만 35살부터 정치를 시작해 공적 역할의 마지막 날이라 감회가 깊다. 그동안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안정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이 무엇이었냐는 물음에는 남북이 충분히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잘 나가는 듯싶다가 다시 교착상태인 점이 제일 아쉽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으로서,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남북 교류에 힘쓰려 한다고 답했다.

최대 성과로는 시스템 공천플랫폼 정당 구축을 꼽았다. 그는 시스템 공천을 사전에 준비해서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 룰을 1년 전에 만든 것이 가장 의미 있고, 전 당원의 의사를 즉각 물을 수 있는 현대화된 플랫폼 정당을 만든 것이 가장 보람 있었다고 했다. 여권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어느 정권이나 어려운 문제다.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서 국민 걱정이 큰 것을 알지만 현 상황을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하나하나 세심하게 해결하며 관리해야 한다. 특히 집 없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주거대책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과 관련해선 그렇게 되면 준전시 상황이 된다며 신중론을 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도 “(1차 때처럼) 경제활성화를 위한 재난지원금 개념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영세사업자를 보호하는 긴급대책을 세워야 하므로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198813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7선을 하며 당직뿐 아니라 교육부 장관, 국무총리 같은 행정부 요직도 두루 거쳤다. 2022년 출간을 목표로 회고록 집필에도 착수할 계획이라고 한다.

28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며 당 공식 유튜브 채널로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은 강훈식 민주당 수석 대변인.

아래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의 일문일답.

-당 대표 임기 2년 동안 꼭 해내고 싶었는데 못 한 일이 있나.

꼭 하고 싶었던 건 남북이 충분히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잘 나가다가 요즘에 와서는 남북관계가 교착상태다. 그 점이 제일 아쉽다.”

-당 대표로서 스스로 가장 잘했다고 평가하는 지점은?

제가 정치를 시작하면서 약속드린 정치적 목적이 민주적 국민정당을 만들겠다는 거였다. 이번에 당 대표 맡으면서 그걸 실현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았다. 시스템 공천을 체계화해서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 룰을 전 당원 투표를 통해서 1년 전에 만들었다. 사전에 준비해서 경선하도록 했던 것이 가장 의미 있었다. 또 하나는 현대화된 플랫폼 정당을 만든 것. 전 당원의 의사를 즉각 물을 수 있는 체계화된 시스템을 만든 것이 가장 보람 있었고, 정당을 혁신하는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차기 당 대표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 있다면?

내일이면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는데 지금 시대에는 소통이 매우 중요한 시대다. 어떤 일을 하든지 국민과 소통하고 당원과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야 간 소통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소통하는 자세로 임해주셨으면 좋겠다. 이제는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도 2년간 500회가 넘는 회의를 했는데, 민주적으로 충분히 의견을 두루두루 듣고 토론을 해서 결론 내는 그런 당을 운영해주시는 것이 차기 재집권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민주당에 대해 거대 여당이 독주한다’ ‘협치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쉬움은 없는지?

어떤 사안에 대해 여야가 충분히 토론하고 대화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공적인 일은 공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어떤 사안들은 시한이 정해져 있다. 충분히 토론하되 매듭을 지어야 한다. 소수자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다수 의견을 채택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기 때문에 그런 점을 앞으로 새 지도부가 충분히 잘해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당이 극렬 지지층의 의사만 대변하고 당내의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이 극렬 지지층만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민주당은 당원의 의사가 중요하지만 국민 전체의 뜻을 존중하고 받드는 것도 중요하다. 당내 건전한 비판은 수용하고 있다. 당내 소수자의 의견이 언론에도 많이 보도된다. 우리는 한 번도 소수 의견을 인위적으로 통제한 적 없다.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토론하고 최고위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그걸 마지막으로 지도부가 정리하는 것

-최근 의사들의 집단휴진으로 정부와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대 정원 확대나 공공병원 확충은 일상적으로 요구되던 것이다. 코로나로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사 선생님이라고 할 정도로 일반 국민들은 의료계를 존중한다. 그런 정신을 살려서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강대강 대립적 구도보다는 서로 충분히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생각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과 병행하면 정책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3단계는 준 전시상황으로 가는 거다. 정부는 마지막 단계로 안 가고 해결하기 위해 노심초사 노력하고 있다. 3단계로 가면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국민 생활 하나하나가 통제된 사회로 가는 것이라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많을 거다.

지난번에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난지원금을 전원 지급했지만, 3단계로 가면 경제 활성화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영세사업자를 보호하는 단계로 가서 긴급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번 주말까지 보자는 이유는 3단계로 가면 개념이 달라져서 지원금을 논의할 것이 아니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좀 더 신중하게 보자는 거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과 부동산 정책 등으로 2030 세대가 민주당으로부터 이탈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향후 대응 방안이 있다면?

부동산은 어느 정권이나 다 어려운 문제다. 실제로 시중 유동자금이 많게는 2000, 적게는 1500조가 풀려있다고 하는데 그 많은 유동자금이 생산적인 곳으로 가지 않고 늘 대기 상태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 어려움이 있다.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서 국민들 걱정이 많은 것도 알지만, 현재 상황을 그렇게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하나하나 세심하게 해결하며 관리해야 한다. 부동산은 주거정책으로 봐야지 투자정책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특히 집 없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주거대책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임대차 3법 처리 과정에서 법안의 선입선출 원칙 등이 무시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임시국회에서 처리한 법들은 사실 너무 늦게 처리됐다. 20대 국회에 마무리하지 못한 임대차 3법이 이번에 늦게 처리 된 거다. 절차상으로도 무리하게 처리되지 않았다. 오히려 20대 국회에서 잘 처리됐다면 지금쯤은 부동산 정책이 훨씬 안정될 수 있었는데 너무 늦은 바람에 시장에 동요가 왔던 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뒤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이 계속해서 수면 위로 나타나고 있다. 바람직하다고 보시나?

검찰이 그동안 주로 특수부, 중수부를 통해 편향된 운영이 굉장히 많아서 앞으로 형사부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이건 갈등구조가 아니라 정상화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다. 제가 국무총리 할 때도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해 대화도 많이 해봤지만, 우리처럼 검찰이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하는 나라가 없다.”

-윤리심판원이 아직 금태섭 전 의원의 징계 재심을 매듭짓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 정치적 부담 탓에 차기 지도부로 결정을 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리심판원은 자율적 기구라서 당 대표나 최고위원들이 영향 미칠 수가 없다. 윤리심판원이 결정하는 내용을 보고 판단하게 될 거다. 어차피 저는 임기가 내일이면 종료된다. 차기 지도부로 넘기는 게 아니고 차기 지도부로 불가피하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접어들며 최근 지지율이 다소 쳐졌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

정당 지지율이라는 건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다. 당이 대응을 성실히 잘하느냐에 따라 국민들께서 마음을 표현하는 거라, 늘 좋게만 나오진 않는다. 대개 우리 당 지지율은 3540%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그것에 너무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야당에) 뒤진 적이 한 번인가 있는데 우리가 왜 뒤지는가 분석하고 대응을 잘하면 된다. 실제로 어느 한 요인 가지고 크게 빠지거나 올라가지는 않는다. 우리가 국민을 위해서 얼마나 진실하고 정성스럽게 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 등 민주당 후보만 보이는 지금의 대선 구도는 계속 이어질까?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상황 따라서 새로운 변수가 생긴다. 현재 여러 명이 거론되지만 항상 그렇게 가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 후보가 새로 나오기도 하고, 지금 잘 나가는 분이 어려움을 겪기도 할 것. 다가오는 파도를 탄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아직은 대선이 1년 반쯤 남아서 여러 차례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거라 지금 판단할 수는 없다. 야당 후보도 야당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 지지에 힘입어 새로운 인물이 나오는 것을 필연지사다.”

-자타가 공인하는 친노 좌장으로서 향후 정권 재창출을 위해 본인의 역할은 뭐라고 보시나. 당내에서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면 킹메이커 역할을 맡을 의사가 있는지.

허허. 저는 친노, 친문, 이런 용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앞으로 민주당은 누가 무슨 좌장이다이런 개념으로 가는 게 아니고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시스템 공천으로 당내 잡음도 적은 편이었고 앞으로도 당을 시스템으로 운영해나가는 집단적인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현역에서 은퇴해 한명의 당원으로 돌아가는 거라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이제 많지 않다.”

-앞으로 자서전을 집필할 계획이라고 알려져 있다. 어떤 내용이 담기나?

자서전은 아니고 회고록을 쓰려고 한다. 32년간 여러 공직을 맡아왔기 때문에 활동 과정, 배경, 의미와 지금의 평가 등을 중요한 것 위주로 정리하려고 한다. 쟁점이 많아서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싶다

-남북관계를 위해 역할을 한다면 무엇을 생각하고 계시는지?

우리나라는 분단으로 인해서 여러 어려움을 겪어왔고 지금도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다.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남북관계 대화를 풀어나가야 한다. 당분간 교착상태가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설득과 대화를 해나가야 한다. 저도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을 맡았는데 정부가 하는 일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남북관계 관련 교류 등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정치인생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셨는데, 가장 잘했다고 하는 순간과 가장 후회되는 순간은?

평가는 제가 하는 게 아니고 국민들이 하는 것인데(웃음). 잘한 일도 있고 후회스러운 일도 있다. 제일 아쉬웠던 것은 참여정부가 재집권에 실패해서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쪽으로 넘어가면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실시한 정책들이 왜곡됐던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민주주의도 경제도 남북관계도 무너졌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때 생각한 것이 정책이 뿌리를 내리려면 재집권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정책이 입안돼서 뿌리내려서 국민들이 효과를 보기까지 아주 짧은 것도 45년씩 걸리고 완전히 뿌리내려 흔들리지 않으려면 적어도 20년 가까이 걸린다. 남북 관계도 20년 전부터 추진되었는데 중간에 단절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 거다. 안정적 정권이 재창출되어서 정책을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9일 전당대회에는 참석하시나?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서 갈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직접 참석할지는 고민해보겠다. 비대면 방식으로 참여하는 방식도 있으니 여러 가지로 검토해보겠다

-마지막 한 말씀

참 감회가 깊다. 제가 35살 때부터 정치를 시작해서 60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30여년 정치하면서 오늘이 당 대표로서 마지막이면서 공적 역할로서도 마지막 날이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 언론인 여러분에게도 감사 말씀드린다. 국민으로서, 당원으로서, 항상 나라 생각하고 걱정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겠다. 고맙다.” < 이지혜 기자 >

"개혁·승리의 선봉장"떠나는 이해찬에 칭송 릴레이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들은 28일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해찬 대표를 향해 176석 거대 여당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김부겸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굴곡 많은 정치사에서 흔들림 없이 개혁 비전을 제시해왔다. 또한 위기에선 승리의 선봉장이었다""국민의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참여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하며 훌륭한 정책가이자 행정의 달인으로 많은 개혁을 단행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늘 강조해온 '20년 집권', '선당후사' 가슴에 새기겠다""그간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건강에 더욱 유의해 앞으로도 당의 멘토로 남아달라"고 했다.

최고위원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주민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때로는 당이 앞장서서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 공약 추진에 교두보가 됐고, 때로는 정부가 앞장서서 나아갈 때 보이지 않는 동력이 됐다""문재인 정부 2, 3년 차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어느 정권과 국회에서도 해내지 못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찰개혁, 꼭 마무리하겠다""이 대표 시절 싹을 틔웠던 권력기관 개혁과 새로운 시대로의 혁신도 꼭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대변인을 지낸 이재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과거 이 대표와 함께 찍힌 사진을 공유하며 "대표님과 함께 숨 쉬고, 달렸던 가슴 벅찬 시간이었다"고 했다.

"총선에서 176석이라는 큰 의석을 가진 정당으로 발돋움 하는데 누구보다 역할이 컸음을 잘 알고 있다. 차기 지도부도 이 대표의 성과를 이어받아 당당한 민주당을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