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윤석열 공통점

국회의원 경험 없이 집권해 계엄 패악질

 

 

2024년 12월 3일, 내란수괴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석열은 계엄선포와 함께 국회에 완전 무장한 특수부대를 대거 출동시켜 국회를 봉쇄하고자 했고,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발표하였다.

 

이승만은 여순반란 당시 계엄을 선포한 이래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4.19 혁명 진압을 위해 계엄을 선포할 때까지 총 일곱 차례나 계엄을 선포하였다. 박정희는 5.16 군사쿠데타 이래 10.26으로 스스로 붕괴될 때까지 18년 장기집권 기간 내내 계엄과 군사통치로 일관했다. 그런가 하면 전두환은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한 이래 광주학살의 흉악범으로서 가히 계엄 그 자체라 할 정도의 무단 통치자였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을 숭앙해온 내란수괴 윤석열

 

내란수괴 윤석열은 문자 그대로 “철들고부터” 줄곧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을 숭앙해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주위 친구들에게 “제2의 이승만이 되고 싶다”고 말해왔고, 검사 시절부터 ‘쿠데타’를 찬양하고 꿈꿔왔다. 12.3 계엄선포 당시의 포고령 1호는 1980년 전두환이 비상계엄 전국 확대와 동시에 발표한 포고령 1호를 그대로 베꼈다.

 

윤 대통령은 이승만 미화로 논란이 된 영화 <건국전쟁>이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진실을 담아낸 작품”이라 상찬하며 참모들에게 시청을 권유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42주기를 맞아 “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도 있지만, 우리는 이 분의 위업을 기리고 본받아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은 부산 해운대구 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 호남 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꽤 있다”고 주장했다.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국회 본청에는 계엄군이 진입했다. 국회의 발 빠른 결의로 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그 여파는 컸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수사기관의 수사를 동시에 받는 처지가 됐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는 장면. 2024.12.17. 연합
 

‘대통령병’ 이승만, 이 나라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왜곡시킨 장본인

 

이승만은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스스로 사용한 최초의 한국인이었다. 3.1 운동 이후 수립된 상하이 임시정부는 원래 국무총리 제도였고, 또 다른 임시정부인 한성정부는 집정관 총재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대통령이라는 호칭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이승만은 ‘무단으로’ 대통령이라는 명함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이에 도산 안창호가 이승만에게 그 호칭을 사용하지 말라는 서한을 보냈지만, 이승만은 그 요청을 거부하고 임시정부 대통령으로 군림하였다.

 

한편 해방 이후 유진오 박사가 중심이 되어 작성한 대한민국 헌법 초안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국무총리’가 실권을 쥐고 대통령은 단지 상징적 지위일 뿐인 의원내각제 국가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초대 대통령으로 내정된 이승만은 반드시 대통령이 강력한 권력을 장악해야 한다면서 한사코 대통령제를 주장하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의원내각제 위에 대통령제를 덧붙이는 정부 형태로 마무리된 것이 바로 제헌헌법이었다. 이승만은 이후 사사오입 개헌으로 국무총리를 없애버렸다. 이승만이야말로 ‘대통령병’ 환자로,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처음부터 오염시켰다.

 

1958년에 실시된 제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승만의 자유당은 경찰과 공무원을 총동원하여 부정선거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10석이 줄어든 126석을 차지한 반면, 47석에 불과했던 야당인 민주당은 79석으로 늘어났다. 민심이반의 반영이었다. 그러자 자유당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대대적인 부정선거를 획책하였다. 결국 이 부정선거로 인해 4.19 혁명이 발생하였고 이승만 정권은 종말을 고했다.

 

시종일관 국회 무력화에 집착했지만, 도리어 자멸한 박정희와 전두환

 

박정희는 10월 유신 선포와 함께 국회를 해산하였다. 이후 국회의원 정수의 1/3은 자신의 충복 ‘유정회’로 채우고 오로지 자신의 명을 충실히 받드는 '사쿠라 야당'만을 인정하면서 시종일관 국회를 허수아비로 만들고자 했다. 1978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신체제의 관권선거가 극성을 부렸는데도 야당인 신민당이 32.8%를 얻어 박정희 수하의 민주공화당(31.7%)을 앞섰다. 커다란 위협을 느낀 박정희 정권은 야당 총재인 김영삼을 제명하는 등 본격적인 야당 압살에 나섰다. 하지만 이에 반발하는 부마항쟁이 발생하고 결국 10.26으로 박정희가 피살되면서 박정희 군사독재체제는 몰락하고 말았다.

 

박정희 군사독재의 충실한 계승자 전두환은 5.17 계엄을 선포하면서 ‘국가보위입법회의’를 조직하고 국회를 해산하였으며 주요 정치인들의 정치 활동을 일체 금지했다. 전두환은 야당의 존재 자체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민정당 일당독재 체제 구축을 꾀하였다. 하지만 1985년 제1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총선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창당한 야당 신민당은 독재자 전두환의 민정당에 사실상 승리를 거두었다. 서울에서 민정당은 27.3%에 그친 반면, 신민당은 43.9%의 득표율을 올렸다. 전두환 정권은 호헌조치를 발표함으로써 대대적으로 탄압에 나섰지만, 전국적인 6월항쟁이 전개되면서 전두환 정권은 몰락했다.

 

국회는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한 존재일 뿐

 

이 지점에서 우리가 여태껏 별로 주목하지 못했던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에 주목한다. 계엄을 선포했던 이들 네 명의 대통령 모두 하나같이 국회의원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라는 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그리고 윤석열.

 

국회 경험이 없던 그들에게 국회는 오직 이질적인 적대 집단이었고, 정치적 협상과 교섭 그리고 타협을 중요한 활동 요소로 하는 국회란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한 존재일 뿐이었다. 민의의 대표기관이며 현대 대의민주주의의 상징으로서의 국회의 존재의미에 대한 인식은 애당초 부재했다.

 

그들이 선포한 계엄의 제1 목표는 바로 국회를 없애는 것이었다. 극단적인 권위주의로 충만된 이들 독재자들에게 국회는 유일하게 자신에게 계속 도전하는 ‘체제 전복세력’이었다. 그리하여 국회는 반드시 절멸시켜야 할 제1호 척결대상일 뿐이었고, 결국 그들은 모두 계엄에 의한 국회 제압으로 치달았다.

 

윤석열 내란 청산 과정은 한국 민주주의 전진의 커다란 이정표 될 것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는 계엄선포라는 독재자의 무력적 방식에 저항해온 역사이기도 하다. 독재자들은 총칼로써 무자비하게 민주주의를 짓밟고자 했지만, 이 땅의 민중들은 독재자의 압제에 맞서 4.19 혁명부터 광주민주항쟁, 6월항쟁 그리고 지금의 내란수괴 윤석열의 내란 청산 투쟁에 이르기까지 결코 굴하지 않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수호해왔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이승만과 박정희 그리고 전두환의 반민주적인 독재정치 방식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계엄을 선포하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절멸시키고자 하였다. 이는 이 땅의 민중들이 피땀으로 일궈낸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반란 행위로서 시대착오적이며 명백한 위헌 범죄이다. 이제 내란수괴 윤석열은 파면될 것이고, 그 일당의 내란은 철저히 청산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이 나라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분명하게 전진시킨 민중의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 소준섭 전 국회도서관 조사관 >

포린 폴리시 "트럼프, 윤 구원할 가능성 없다"


윤 진영 '지속적으로 트럼프 도움 호소
"복음주의 열정을 지닌 트럼프가
헌재의 윤석열 탄핵 물리칠 것 믿어"
'중국 침투' 가짜뉴스로 동병상련 유도

 

"한국의 보수가 트럼프의 구원을 얻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 변호사인 미셸 김이 3일 미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실은 글의 제목이다. "탄핵소추된 윤석열 대통령의 팬들은 워싱턴이 그를 구할 수 있다고 본다"는 부제가 달렸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연 탄핵 반대 광화문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2.1 연합
 

법원 폭동 윤석열 극렬 지지자들

"트럼프, 윤석열을 구원해달라"

 

이 글은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의 정당인 국민의힘의 보수 정치인들이 백악관에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도움'을 간절하게 호소하는 움직임을 조명했다. 이들은 윤석열 극우 지지자의 1·19 서울서부지법 폭동과 2021년 트럼프 극렬 지지자의 1·6 의회 폭동의 유사성에 착안해 트럼프의 동정을 끌어 내려 한다는 게 김 변호사의 견해다.

 

그러면서 국힘의 다수 의원이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고 법원 폭동을 저지른 윤의 극렬 지지자들과 결합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윤의 극렬 지지자에 대해 그는 "대체로 나이 든, 확고한 반공 정서를 지닌 복음주의 기독교 국가주의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상징하는 빨간 야구 모자를 쓰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트럼프 지지자가 들었던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이란 팻말과 미국의 성조기까지 흔들면서 "나라를 넘어선 '대안 우파(극우) 동맹"을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변호사는 "계엄군, 국힘, 한남동 요새 등 윤석열의 힘을 지탱하는 모든 기둥이 무너지자 그의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공격해 그들을 구할 것이란 희망에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내용인즉, 트럼프가 어떻게든 야권이 압승한 작년 4·10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조사할 것이고 마침내는 "복음주의적 열정"을 지닌 트럼프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을 물리칠 것으로 믿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의 부정선거 음모론은 극우 유튜버들이 선전해온 허구적 주장들임은 물론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이 열린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 대통령이 출석해 있다. 2025.2.4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극우, 복음주의 열정 지닌 트럼프가

헌재의 윤석열 탄핵 물리칠 것 믿어"

 

미셸 김은 "분명히 하건대, 미국 대통령에겐 한국의 민주주의를 뒤엎을 힘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런데도 윤석열은 영구 독재를 꿈꿨다가 실패한 친위쿠데타를 필사적으로 되살리고자 '공산주의 중국'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정치적 공작에 착수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윤은 자신의 독재 시도를 중국의 한국 내정 침투에 대한 성공적인 방어로 프레임을 바꾸고, 그렇게 해서 미국의 한국전 참전이 공산주의 전복에 맞선 민주주의적 구세주라는 기억들을 연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이 작년 12월 14일 국회의 탄핵소추 직전 TV 연설에서 계엄령 선포 근거로 중국의 안보 위협 거론한 것이나, 1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손 편지를 통해 중국과 민주당의 '부정선거 공모' 의혹을 제기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풀이했다.

 

냉전 유산, 중국과의 동북공정 관련 역사 논쟁, 미국의 사드 관련 중국의 경제 보복 등에서 비롯된 한국 내의 중국 혐오증에 편승해 윤석열은 총선 참패와 자신의 국정운영 실패의 배후에 "비밀 지휘자"인 중국이 있다는 거짓말을 지어냈다고 김 변호사는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워싱턴D.C. 백악관의 사우스론에 도착하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 02. 02 [로이터=연합]
 

"윤 극우 지지자들, 탄핵 반대를

미중 권력 투쟁으로 프레임 전환"

 

그는 "윤석열 지지자들은 이런 극단적 주장을 반중 십자군 전사이자, 선거 음모론의 대변자인 트럼프에게로 집결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그들 대부분이 옹호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의 언어를 빌어 트럼프가 '중국 해체'라는 메시아적 임무를 갖고 있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중국 공산당"의 지원을 받는다는 '허위 주장'도 퍼뜨리고 있다. 심지어 일부 국힘 의원들이 이런 음모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게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실이다.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인 김흥규 교수(정치학)는 "윤의 극우 지지자들은 탄핵 반대를 미중 간 권력 투쟁으로 프레임을 바꿔 대중에게 더 설득력 있게 호소하고 정치 위기를 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런 전환은 그들이 확고한 반중 플랫폼인 트럼프와의 동맹을 구축하고 워싱턴에 윤을 지지해달라는 강한 신호를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윤석열 '구원' 가능성을 김 변호사는 '없다'고 봤다. 그는 "국민의힘의 집단적 아우성에도 트럼프는 그들을 구하러 가는 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라고 논평했다. 김 변호사는 취임 이후 트럼프가 윤석열과의 회동과 관련해 "그들이 그에 대한 탄핵을 멈춘다면.."이라고 농담을 던진 사실을 거론한 뒤 "그의 취임식 참석차 (워싱턴에) 날아갔던 보수 의원들에겐 실망스럽게도 한국 내 분쟁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혀 비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를 주재하고 있다. 2025.2.3 연합
 

"이재명은 국익 우선 실용주의자,

윤석열의 선동적 외교와 대조적"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즈음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외교 기조도 조명했다. 김 변호사는 "중국 동정론자란 부당한 묘사를 털어내고자 이재명은 워싱턴과의 동맹을 확인하고, 무역에 집중된 중국과의 실용주의적 파트너십을 증진하는 쪽으로 외교 기조를 다듬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의 후임 가능성이 큰 이재명은 변덕스러운 트럼프의 통치술을 잘 헤쳐 나갈 준비가 된 적응력 있는 리더로 자신의 포지션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사례로 트럼프 취임 이후 조셉 윤 주한미국 대사 대리와의 만남에서 이 대표가 "새로운 미 행정부의 새 외교정책에 발맞추겠다"고 약속한 것이나, 최근 트럼프가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렀을 때 트럼프의 대북 외교 접근 용의를 환영했던 점을 들었다.

 

민주당을 포함한 한국의 '리버럴들'(진보세력)의 특징도 소개했다. 그는 "정치적 유산의 뿌리를 1900년대 후반 민주화 운동에 두고 있다"면서 "미국의 패권으로부터 더 독립적이고, 북한에 덜 강경하며,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에 열려있다고 여겨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은 이런 물려받은 외교적 가치들을 존중하면서도 당파적 원리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트럼프에 더 가까운 실용주의자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윤석열의 대중 선동적인 외교와는 완전히 대조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촛불행동은 20일 '내란 선동, 폭동 주도 전광훈을 구속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5.01.20. 사진 이호 작가
 

"트럼프, 윤석열 구원할 가능성 없다"

"더 나은 협력자, 윤석열 아닌 이재명"

 

김 변호사에 따르면, 한국 극우의 간절한 호소에도 트럼프가 윤석열 구원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뭣보다 트럼프의 한국 정쟁 개입은 "되돌릴 수 없는 지정학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외교 문제를 다룰 때 '원칙 있는 현실주의'(principled realism)에 입각해 가치와 동맹을 제거하고 노골적인 거래적 접근을 통해 미 국익을 챙기는 게 트럼프다. 김 변호사는 "트럼프는 이념적 우려엔 냉정한 채 한국의 정치 위기를 동북아에서 한국을 미국 주도 동맹의 핵심으로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거래적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흥규 교수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트럼프는 윤석열 편에 서서 추가적 혼란과 분쟁을 부추겨 중증 장애 상태의 한국이 되는 걸 바라지 않을 것이다"라며 "그것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에 동북아를 책임지라고 권한을 내주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정치적 패배자를 싫어하는 트럼프는 "정치적 합법성을 부여받은 새로운 한국 행정부와 거래할 때를 기다릴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예상했다.

 

김 변호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결국 트럼프에게 더 나은 협력자는 윤석열이 아니라, 아마도 이재명이 될 것이다. 전혀 다른 정치적 가치를 품은 채 서로 경쟁하는 현실주의자들이 마침내 놀라운 지전략적 파트너십(geostrategic partnership)을 구축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극우집회 주도 전광훈에 손현보 목사 도전장


부산 세계로교회 바탕으로 세몰이하며 상경
서부지법 폭동 이후 서로 헐뜯으며 갈라져
유명 유튜버 다투어 영입, 후원금·세력화 경쟁

 

왼쪽은 부산세계로 교회의 손현보 목사, 오른쪽은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 손 목사는 여의도파, 전 목사는 광화문파 극우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5.02.06. 유튜브 화면 캡처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고 있던 극우 세력 집회 외 신흥 세력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손 목사는 한국사 전한길 강사 등을 영입하면서 20·30 청년을 모으는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를 광화문파, 손 목사를 여의도파라고 하며,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이후 두 극우 세력이 분열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전 목사를 고발했으며 다음 주에는 손 목사를 고발할 예정이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2021년에 '정치 집회'를 예고한 뒤 극우 세력의 중심에서 집회를 주도했다. 새로운 극우 집회 세력이 등장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이후다. 신흥 세력의 중심인물은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다. 

 

손 목사는 평소 주일예배 설교 단상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탄핵도 반대"라며 "대통령은 권한이 있다. 국회의원도 마음대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데 대통령은 왜 못 하냐" 등의 과격한 정치적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는 것으로 주목받았다. 손 목사는 예배에서 한 선동적 발언을 그대로 유튜버에 올리고 있다. 실제 부산 세계로교회는 교인이 새로 오면 기존 교인이 새로 온 교인에게 '보수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괜찮겠냐'고 확인하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손 목사는 지난달 3일 '세이브코리아'를 출범하고 극우 집회를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첫 번째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로에서 열었고 부산역 등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매주 극우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여의도 국회의사당로에서 집중적으로 집회를 연다.

 

지난달 25일부터는 공무원 시험 한국사 전한길 강사를 비상구국기도회 강사로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튜버 그라운드 C 김성원 대표도 비상구국기도회에 강사로 참석하고 있다.

 

전 강사와 김 대표를 영입한 이유로는 20·30 청년들을 극우 세력으로 모으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부산 세계로 교회는 중·고등부와 청년 5000여 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릴 정도로 청년 비율이 높은 교회지만, 전 강사와 김 대표를 영입하면서 전국에 있는 청년을 극우 세력으로 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20·30 청년이 탄핵 반대 집회에 많은 이유로 추측되고 있다. 대표적인 극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는 전 강사를 '장군감'이라고 하며, 김 대표를 '2030을 가장 빨리 깨운 인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부산 세계로교회 주일예배 모습. 2025.02.06. 세계로교회 홈페이지 캡처

 

손 목사는 여의도를 중심으로 극우 집회를 한다고 해서 '여의도파'라고도 불리고 있으며,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광화문파'라고 불린다. 일각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가 분열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하며, 극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들의 분열을 우려하기도 한다.

 

손 목사와 전 목사는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10·27 한국교회 연합예배'를 기점으로 갈라서기 시작했다. 연합예배 주최자인 손 목사는 연합예배에 참석할 것을 전 목사에게 요구했는데, 이를 두고 전 목사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손 목사가)세 동원이 안 되어 광화문 세력에 올라타려 하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처음에는 전 목사를 옹호했던 손 목사가 '전광훈에 대한 이단성 조사'를 고신총회 이단대책위원회에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의 핵심 주동자로 사랑제일교회 이형석 특임 전도사가 구속되면서 이들의 갈등은 본격화했다. 광화문파의 중심에는 전 목사 외에도 신의한수 유튜브 신혜식 대표가 있다. 그는 전 목사 수사전담팀을 결성한 것을 두고 "이게 다 계략이 꾸며진 것 같다"면서 여의도파를 저격하며 '전광훈 죽이기'에 나섰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또한 손 목사가 전 목사에게 보낸 욕설 문자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한 문자에는 '개XX, 너는 오늘로 끝이다. 두고 보면 알겠지. 너에게 두 번 속겠냐'라고 나와 있다. 이를 두고 신 대표는 "전광훈 목사님은 (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개입된 게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런 갈등이 심화하자 전 목사와 함께 극우 집회에 주도한 유튜브 신남성연대 TV 배인규 대표는 극우 집회를 참석하지 않을 거라고 공식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광훈 목사의 발언을 담은 보수집회 자료 영상을 보고 있다. 2025.2.3. 연합
 

손 목사와 전 목사의 내부 갈등이 유튜버들을 통해 공개됐지만 결국 '돈' 때문에 싸운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분열한 극우 유튜버들이 서로를 헐뜯으면서 후원금을 받아서 구독자들에게 '코인 팔이(돈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 목사를 내란 선전 및 소요 교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6일 민주당 내란 극복·국정안정특별위원회와 법률위원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 목사가 위헌·위법 내란 행위를 선전하고, 대중을 상대로 소요 행위를 교사해 고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전 목사가 12·3 비상계엄 이후 광화문 집회와 유튜브 방송 등에서 해온 발언에 대해 "지속적으로 윤석열의 내란 행위를 정당화했다"며 "허위성 발언으로 불법 계엄을 옹호했다"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특히 서부지법 폭력 사태 전인 지난달 18일 전 목사가 광화문 집회에서 '서부지법으로 모여 대통령 구속영장을 저지하기 위해 국민 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발언하고 이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면서 "이는 집단적 위력으로 법원의 기능을 무력화할 것을 노골적으로 선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내란극복·국정안정특위 위원장인 김민석 최고위원은 "근거 없는 부정선거론, 법원과 헌정질서에 대한 공격 선동, 대중집회에서 욕설과 테러 선동을 일상화하는 극단주의 세력을 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회복의 최대 숙제 중 하나가 됐다"며 "전 목사가 극단주의 폭력 선동의 중심에 서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 강사, 손 목사, 배 대표에 대해서도 "내란 선전·선동과 서부지법 폭동 교사 혐의로 다음 주 고발할 것"이라며 "극단적인 맹동주의자들의 몰지각한 행위에 대해 법적 심판을 반드시 받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들레 김민주 기자 >

공천·당직은 당원지지 따라 결정할 사안


비판할 수 있지만 정당민주주의 지켜야
민주당 창당 이래 가장 단합됐다는 평가

문재인 시절 기회 놓친 민주당 사과해야
헌법 유린한 계엄 때 그들은 무얼 했나?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 대표가 독단적으로 당을 운영한다는 비난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일련의 헌정 위기 속에서 잠시 숨죽이고 있던 이른바 비명계 또는 반명계 인사들이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그들은 윤석열의 몰락이 예견되자 일제히 등장해 이재명 대표를 성토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리고 언론이 이러한 주장들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대로 받아적어 증폭시키고 있다.

 

임종석 김경수 김부겸

 

그들은 민주당이 이재명의 일극체제로 전락했다거나, 민주당이 사실상 이재명에 의하여 사유화되었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럽게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난 인사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함께 할 최소한의 조건만 갖춰지면 언제든지 힘을 모아줄 이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올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다. 누구나 사상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가지고 있고, 특히 정당이나 정치권에서 다양한 정치적 견해와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정당의 공천을 비롯한 모든 정치적 결정과 운영은 헌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정당과 관련된 헌법상의 근거 조항인 제8조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실현의 대표적 방법으로 정당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제2항은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모든 정당의 이념과 구성, 조직과 활동이 헌법상의 기본원리인 민주주의 원리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천명하고 있다. 즉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고(국회의원도 한 사람의 당원일 뿐이다), 정당의 대표 선출을 비롯한 공천과 당직 선출 등 모든 정당 운영은 당원의 의사에 따라야 한다. 이는 헌법상의 당위적 명령으로서 민주당 또는 정치인 이재명에 대한 지지 여부나 호불호와 전혀 무관하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최근의 비판과 주장은 정당 민주주의라는 헌법상 대원칙의 측면에서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참고로 필자는 헌법학을 전공하고 법대 교수를 지냈으며, 민주당 및 이재명 대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비명계 내지 반명계 인사들의 주장과는 별도로, 실제로 민주당을 떠난 이들이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게 된 근본적 원인은 이재명 대표에게 있지 않다. 자신들이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당직을 상실했다는 사실, 따라서 당내에서 별다른 보직이나 역할을 맡지 못하게 됐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이재명 대표 탓이 아니라 자신들이 당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에 그 원인이 있다.

 

앞서 강조한 바와 같이 정당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정당 내에서의 자격과 지위 또는 권한은 당원들로부터 위임받는 것이다. 당 대표나 지도부가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그러한 지위는 자신들의 배타적인 기득권이 아니다. 자신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그러한 지위를 원한다면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들의 지지를 받으면 된다. 그런데 그들은 그런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다. 이재명이 탈락시킨 것이 아니다. 또한 당을 떠난 것도 당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니 본인들 스스로 떠난 것 아닌가? 사실 그들은 과거의 비민주적 경선 절차나 계파 정치 등 매우 불합리한 당 운영에 익숙해 있고, 그로부터 배타적 특권을 누려온 세력들로서 아직도 그 시절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이재명의 독재’ 운운하고, 막연히 통합과 포용을 말하기에 앞서, 이 대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 대표의 구체적 정책과 노선, 당 운영 절차와 방법을 합리적으로 비판하면 된다. 그것이 정당하고 설득력 있는 비판이라면, 그리고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한다면 당원들은 이재명이 아닌 다른 대안 세력에게 지지를 보낼 것이다. 그것이 정당민주주의의 본질이다. 즉 민주적 절차와 당원들의 지지가 핵심이자 본질이다.

 

당원들은 자발적 의사로 적법한 당헌·당규에 따라 이재명과 이재명의 정책과 노선을 지지한 것이다. 물론 그러한 결과 및 정책의 내용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헌법과 법률 및 당헌·당규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면 마땅히 승복해야 한다. 만일 그러한 이재명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들일 수 없고, 당원들이 원하는 정책이 자신들의 노선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면 탈당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당원들의 지지 그 자체를 본인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강성 지지자’ 운운하며 폄하해선 안된다. 그것이 정당민주주의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배제 재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28. 연합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방법은 아주 간명하다. 정당민주주의하에서의 정당 내부의 권한 획득과 행사를 위해서는 당원들의 지지를 받으면 된다. 그리고 좋든 싫든 이재명은 적법한 방법으로, 그것도 압도적으로 당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것보다 더한 헌법적 정당성은 없다. 그리고 이는 이재명에 대한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원칙과 상식의 문제이다. 당원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당 운영을 독재라고 한다면 이는 정당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막연히 당의 통합과 화합을 주장하는데, 실제로 현재 민주당이 분열과 갈등이 만연하는 혼돈 상태에 놓여있는가? 당이 분열됐다면 어떻게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했으며, 어떻게 이번 비상사태에 이다지도 일사불란하게 대처할 수 있단 말인가? 당원들과 당직자들은 민주당이 창당 이래 그 어느 때보다 더 단합되어 있다고 평가한다.

 

한편 차기 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오고자 한다면 그 방법 역시 간단하다.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된다. 만일 이재명의 자질이 문제가 되고 당과 국가를 위해 이재명이 차기 대통령 후보자가 되는 것을 막고 싶다면 이재명보다 자질이 뛰어나고 더 훌륭한 정책과 비전 및 리더십을 보여주면 된다. 당원과 국민이 왜 더 뛰어난 후보를 제쳐두고 이재명에게 투표하겠는가?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른바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를 운운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한 행태는 마치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높일 생각은 하지 않고 경쟁자에게 사고가 나기만을 기도하는 것과 같다. 이 얼마나 한심하고 비겁한 행태이자 자기부정인가?

 

얼마든지 당과 이재명 대표를 비판할 수 있다. 그리고 얼마든지 대권이나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 매우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런데 그전에 왜 자신들이 당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 지도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왜 당원들이 자신들이 아닌 다른 인물들을 선택했을까? 답은 명확하다. 당원들은 다른 인물들이 자질과 도덕성, 이념성, 당원으로서의 정체성, 책임성, 참신성, 추진력, 용기 등에서 앞선다고 평가한 것이다. 또한 과거의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제 역할을 못했고, 거론되는 인사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당원들은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선택받지 못한 것이다. 그게 민주주의다. 사태의 원인을 이재명 등 다른 데서 찾는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고, 본인들이 원하는 진정한 화합 및 포용도 이루어지기 어렵다. 정당민주주의의 진정한 헌법적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 예방 후 사저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2025.1.30 연합
 

사실 이전 문재인 정부와 당시의 민주당은 행정부뿐 아니라 입법부, 그리고 더 나아가 사법부까지 주도권을 갖고 있었다. 한마디로 우리 헌정사에서 두 번 다시 나타나기 어려운 절대적으로 유리한 정치적 지형이었다. 그런데 검찰개혁 등 모든 분야에서의 대대적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등장한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래서 정권을 뺏긴 것이라고 대부분의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생각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당원들과 민주당을 지지했던 국민들의 상처와 실망감, 배신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인사 중 단 한 사람이라도 국민과 민주 당원들에게 진정 어린 반성과 사과를 한 적이 있는가? 그래서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묻는다. 사과를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해야 하는 것이냐고?

 

또한 묻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현재의 민주당과 선량한 민주시민들이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고 있을 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등 모든 헌법적 가치가 무너지는 것을 국민들이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체성이 부정되고 독립운동가 등 순국선열이 폄하되고 국민들의 자긍심이 속절없이 무너질 때,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구성원들 그리고 위대한 민주시민들이 국회 안팎에서 목숨걸고 계엄을 저지하고 있었을 때, 천신만고 끝에 윤석열을 탄핵소추하고 구속시켰을 때, 그리고 그 수많은 민주시민들이 엄동설한에 거리에서 죽을 고생을 하고 있을 때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냐고?  < 정연주 헌법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