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지금 ‘평화 제로’

● Hot 뉴스 2013. 4. 14. 18:48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을씨년스럽게 휑한 남북출입사무소.


연일 긴장고조에 불안감도 확산

남북관계의 유일한 ‘생명선’이던 개성공단이 4월9일 마침내 가동을 멈췄다. 이어 10~15일 사이에 물리적 도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간접도발일 가능성이 크지만, 기습공격이나 테러와 같은 직접도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잇달아 전쟁을 경고하는 도발적 언사를 늘어놓자 국지전을 우려하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고, 대형마트의 생필품 매출이 늘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쌓아왔던 ‘한반도의 평화’라는 공든탑이 5년 남짓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개성공단의 미싱은 가동 9년 4개월 만에 회전을 멈췄다. 북한의 세 차례 핵실험,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 11월 연평도 포격 때도 없던 일이다. 9일 오전 파주시 경의선 남북 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돌아온 입주업체의 한 직원은 “오늘 북한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았다. 이제 끝장났다”고 고통스럽게 말했다. 북한 근로자 5만4000여명을 매일 아침 8시께 실어나르던 250여대의 통근버스도 움직이지 않았다.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운동복 1000벌을 승용차에 바리바리 싣고 돌아온 다른 입주업체 직원은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라며 울상을 지었다. 이날 71명이 돌아왔고, 외국인 2명을 포함해 408명이 실낱같은 희망을 붙든 채 개성에 남아 있다.
북한은 이날 “서울을 비롯해 남조선에 있는 모든 외국기관들과 기업들,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들은 신변안전을 위해 사전에 대피 및 소개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불안감을 부추겼다.
모 대학 교직원 김아무개(40)씨는 “지난해 12월 북한이 인공 위성을 쐈을 때만 해도 별 느낌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긴박하게 돌아가는 최근 정세를 보며, “이러다간 전쟁이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덜컥 들었다”고 했다. 그사이 미국의 첨단 무기들이 잇따라 출몰했고, 서로 질세라 남북간에 초강경 발언이 오갔다. 김씨는 보유중인 주식이 폭락할까봐 걱정하며 수시로 주식 시세를 확인한다.
 
2010년 11월 북의 포격을 받았던 연평도 주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해 있다. 신일근 청년회장은 “불안하다며 이미 100여명이 섬을 떠났다. 오늘 이장들이 모여 정부에 이주 대책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일주일 전부터 라면, 생수, 부탄가스 등 생필품의 수요가 10~20% 정도 늘었다. 사재기라고 할 순 없지만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이날 밤 포털사이트 다음의 ‘소셜픽’을 보면 ‘외국인 대피 대책’이 5만여건의 검색, 1200여개의 트위트, 7700여개의 댓글로 소셜픽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주식시장에선 코스피200의 변동성 지수가 18.72로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주가가 급락할 때 급등하기 때문에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5년 만기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88bp로 지난해 말보다 27bp 급등했다.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발행 주체의 부도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이날 “남북한 당국이 직접 나서서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애타게 호소했다. 염원했던 평화는 온데간데없고, 남은 것은 상대를 향한 불신과 증오뿐이다.
< 길윤형·정환봉·홍대선 기자 >



“서울 미국인 대피 불요”
미 정부 밝혀… 한·미군은 워치콘 상향

북한이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대피하라고 위협한 데 대해, 미국 정부는 미국 시민에게 한국 방문을 피하거나 한국 내 미국 시민에게 대피를 권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국에 거주하거나 방문할 계획이 있는 미국 시민에게 당장 보안상 특별히 주의할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북한의 ‘외국인 대피’ 위협에 대해 “이는 불필요하고 도발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 상황을 감안할 때 무책임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우리가 다르게 생각했다면 이와 다른 권고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게 우리의 권고다”고 답했다.
미국 백악관도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대피하라고 언급한 북한의 성명에 대해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성명은 긴장만 고조시키는 도움이 되지 않는 수사”라며 “이런 종류의 언사는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화의 길을 선택하고 국제 의무를 준수하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요구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계속해서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북의 의도에 대해 그는 “지역 내 긴장을 높이려는 것이다. 수년간 북한 문제를 다뤘던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행동 패턴이다”고 말했다.
한·미 군당국은 그러나 10일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상향 조정했다.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 발사 등 물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연합사령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높였다”고 말했다. 워치콘은 북한의 군사활동을 추적하는 정보감시태세로, 평상시부터 전쟁 발발 직전까지를 5단계로 나누어 발령한다. 2단계는 북한의 도발 위협 징후가 뚜렷한 상황에 발령된다.
< 워싱턴=박현 특파원>


‘해독음식’으로 봄맞이 ‘몸 청소’

● 건강 Life 2013. 4. 9. 18:32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독소 뺄 해독요리 현미·식초·생강‥
 
봄맞이 대청소에 나서는 이들이 많다. 길었던 겨우내 방 구석구석 쌓인 먼지도 털고 가구도 옮긴다. 한결 산뜻해진 집안 풍경은 유쾌한 봄의 시작이다. 우리 몸도 비슷하다. 몸 안에 묵은 찌꺼기들을 빨리 수거해야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해독이 주목받는 이유다. 해독은 체내에 생기는 활성산소(유해산소)와 노폐물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유해성분을 막는 항산화제를 꾸준히 섭취하는 게 한 방법이다.

개그우먼 권미진씨의 다이어트 성공 비결로 알려진 해독주스는 채소가 주재료다. 채소에는 항산화제가 많다. 해독주스만 있을까? 해독음식은 없을까? 두 전문가가 해독음식에 대해 조언한다.
해독주스를 만든 이로 유명한 대한자연치료의학회 서재걸 원장은 현미를 첫째로 꼽는다.
현미는 깔깔한 식감 때문에 정붙이기가 쉽지 않다. 유창한 영어 실력도 ABC부터 시작하듯이 현미 섭취도 초급과정이 필요하다. 그는 부드러운 찹쌀과 현미를 섞어 만든 찹쌀현미죽을 아침식사로 추천한다. 현미의 양을 점차 10%씩 늘려 우리 몸이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점심에 집밥을 먹을 수 없는 직장인들은 현미밥을 도시락에 싸서 가져가길 권한다. 동료들 앞에서 주섬주섬 도시락을 꺼내는 모양새는 왠지 궁색해 보인다. 부끄러움은 잠시뿐, 어느 틈에 고운 피부를 자랑하게 된다.
 
간 해독에 좋은 현미밥
해독은 간에서 시작한다. 현미는 용왕이 탐낸 간의 해독에 좋다. 서 원장은 현미밥 반 공기와 된장국, 삶은 양배추를 사흘간 먹은 뒤 비타민C 1g을 보충하는 방법도 권한다. 된장국이나 된장찌개, 청국장 등은 해독의 특효인 발효식품이다. 비타민은 사과, 포도, 매실차(매실원액과 물을 1 대 1로 탄 것)를 먹어 섭취한다. 
해독에는 조리법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몸 밖에서 으깬 것을 먹느냐, 몸 안에서 으깰 것이냐 선택해야죠.” 그가 만든 해독주스는 채소 몇 가지를 삶는다. 삶으면 비타민C가 파괴되기도 한다. “생채소의 우리 몸 흡수율은 5%, 많아야 10%지만 삶으면 60%로 올라가요. 비타민C가 조금 파괴되더라도 좋은 영양소를 더 많이 흡수하게 되는 겁니다.” 해독에는 흡수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식초도 우리 몸에 잘 흡수되는 식품이라고 한다. 식초와 물을 1 대 1로 섞어 30㏄ 정도를 매일 먹으면좋다. 매실이나 3개월 이상 발효된 식초는 우리 몸 해독에 자주 등판하는 선수들이다. 생강도 만만치 않은 선수다. “위도 근육입니다. 헐고 상처가 많으면 안 좋아요. 위축성위염(위의 점막이 만성염증으로 얇아진 상태)은 흔할 정도죠, 혈액이 잘 안 돌죠.” 생강은 우리 몸을 따스하게 해 혈류 증강에 도움이 된다. 장기가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노폐물이 쌓인다.
 
어른들은 예전부터 생강을 꿀에 절여 차로 마셨다. 따끈한 차 한 잔이 건강음료였다. 찬 성질을 가진 녹차와 완전발효차인 홍차를 반씩 섞어 마시는 것도 좋다. 생강과의 울금(강황의 뿌리를 말려 가루로 만든 향신료)이나 피망도 좋은 해독식품이다. 
나른한 봄날 ‘핫한 해독음식’은 봄나물이나 새싹채소다. “제철에 에너지를 가장 많이 담고 있어요.” 발효식품인 고추장을 넣어 비빈 새싹채소비빔밥은 맛도 영양도 해독에도 최고봉이다. 표고버섯도 해독에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폐 해독에는 으뜸이라고 한다. “(표고버섯을) 하루 5개씩 먹는 게, 1년에 딱 한번 산삼을 먹고 밀가루 음식을 즐기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한다. 
그는 어떤 음식이 해독에 좋으냐를 따지기보다 해독 능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아는 것도 중요해요. 해독 방법이 달라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대사(우리 몸이 영양소를 흡수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과정) 능력은 떨어진다. 해독 능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피곤하다, 더부룩하다”는 생각이 들면 해독 능력이 떨어졌다고 봐도 된다. 식도, 위, 간, 십이지장, 장으로 이어지는 장기들이 잘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기는 안 움직이고 차가워집니다. 해독 기능을 멈춰요. 혈류가 잘 안 돌죠.” 몸에 찌꺼기가 쌓인다.
걷는 것은 건강에 최고다. 음악, 그림, 스포츠 등 감성적인 활동도 즐긴다. 그처럼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개발이 필요하다. 해독에 특별한 방법은 없다. 매일 숙제하듯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리하는 한의사’ 왕혜문씨가 추천하는 해독음식도 큰 차이는 없다. “간 해독이 중요하죠. 바지락 같은 조개류나 황태가 좋아요.” 음주에 지친 이들의 구세주다. 
황사가 몰아치는 봄철에는 버섯류다. “장내의 노폐물을 빼주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신맛의 음식들은 항산화작용뿐만 아니라 항균·살균 등의 활동도 한다. 자고로 깨끗한 환경은 건강한 생활의 기초라고 했다. 음식이나 소스에 레몬즙을 넣는 방법, 고추장에 레몬즙을 살짝 뿌리는 방법 등은 인상을 찡그리지 않고도 섭취하는 묘책이다. 왕씨는 시중에서 파는 인공제품보다 생레몬을 권한다. “(하지만) 위장에 문제가 있는 이들은 피하는 게 좋죠.” 검은콩은 만능선수다. 간과 장의 해독에 좋다. 피로가 쌓이고 열이 많이 나서 피부에 종기 등이 나면 녹두나 숙주나물을 먹는 게 좋다. “열이 많으면 독이 돼요.” 톳 같은 해조류도 해독식품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다. 
당귀·구기자 같은 약재가 해독식품으로 나설 때가 있다. “혈액순환에 좋아요.” 약으로 복용하는 것보다 차가 좋다고 말한다. 당귀는 15분 정도 끓이는 게 적당하다. 당귀 10g과 구기자 10g을 물 1.5ℓ에 넣어 같이 끓여도 된다. 
봄철 해독에 좋은 약초는 민들레란다. 왕씨는 보양도 강조한다. “몸이 튼튼하면 해독도 촉진됩니다.” 서양의 대표 해독식품은 올리브다. 요즘 우리 식탁에도 자주 등장한다. 왕씨도 조리법을 따진다. “즙을 내거나 끓여 먹는 것은 효능을 올리지만 튀김은 아니에요.” 
< 박미향 기자 >

 

[1500자 칼럼] 마음의 소리

● 칼럼 2013. 4. 7. 17:17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근래에 새로운 재밋거리에 빠졌다. 오디오가 먹통이 된 고물차 덕분이긴 하지만 운전 중 졸음을 쫓는 데는 묘책이다 싶어 시작한 놀이다. 혼자 놀음이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재미도 있고 의미도 가져 보자는 생각에 몇 가지 유형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예를 들면 꿈을 꾼 다음날은 꿈속에서 본 것들을 가지고 노는 식이다. ‘피라미. 송사리. 누치. 쏘가리. 모래무지. 각시붕어. 납지리. 가물치. 메기. 은어. 미꾸라지. 퉁가리. 뱀장어. 꺽지. 끄리. 빠가사리. 버들치. 버들붕어~’. 꿈속이긴 했지만 양지말* 개울의 한여름은 여전히 드넓고 뜨겁고 신났다. 그 곳에서 만나던 조무래기 내 동무들의 이름은 ‘종호. 정권. 승수. 은실. 연영. 영신…’. 서울서 전학을 와서 학교 근처 농장에 살던 여자애 이름은 생각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잡아서 병에 담기 무섭게 발그레 물들던 버들붕어 지느러미 같던 그 아이의 볼빛은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그 날은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섭게 민물고기 이름들을 챙겼고, 종일 혼자 헤엄치며 외치며 놀았다. ‘피라미야. 송살아. 꺽지야. 납질아. 은어야. 버들아~’.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엔 깜박이등 재깍거림을 따라 불러보기도 하고, 핸들을 두드리는 손톱 소리 사이로 이름들을 던져 넣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닿곤 했다.

날이 가면서 사람이 짓는 목소리의 경이로움에 빠져들고 있다. 같은 단어지만 발성 호흡의 농담을 조금 바꾸거나 이어지는 단어의 간격만 살짝 건드려도 얼마나 다르고 어찌나 새롭게 다가오는지. 아침에 일어나면 처음 스치는 단어를 붙잡고 그날의 소리 행렬을 정하는 게 시작이 되었다. 이건 뭐 못 말리는 자기도취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굳이 명분을 찾자면 살아 움직이는 하루가 그대로 시가 되길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랄까? “시의 행은 숨결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쓰는 사람의, 쓰고 있는 순간의 숨결에서부터 생산된다”는 Charles Olson의 말을 떠올려 본다. 좁은 차 안에서 이뤄지는 소리의 행렬이야 말로 시적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완벽한 구조인 셈이다. 이른 바 시를 짓는 마음과 듣는 마음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

곧 봄맞이 시낭송 행사가 꽃불처럼 번질 때가 되었다. 모국의 상황이지만 10여 년 전부터 시를 낭송하고 즐기는 모임이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반가우면서도 내심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는 것은 토론토 우리 사는 마을에선 통 그런 소식을 접할 수가 없어서이다. 이왕에 나온 말이니 좀 덧붙이자면 시낭송(詩朗誦)이란 밝을 낭, 욀 송 즉 ‘낭랑한 목소리로 시를 외운다’는 의미로 낭송문학이라는 장르에 속하는 별개의 문학예술이며 적극적인 문학 작품 감상 활동이다. 다양한 표현 매체를 활용한 개성 있고 독특한 시낭송은 새로운 예술적 성취감을 줄 수 있는 퍼모먼스로서 자리매김되고 있다. 혹 그런 시낭송의 묘미를 느끼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당신의 마음속에 스며드는 소리 짓기를 시도해 보길 권한다. 가령 녹록하지 않은 이민 삶을 사느라 본의 아니게 목석간장의 부부가 되어간다면, 지금이라도 사랑하는 아내나 남편의 이름을 연이어 30번쯤 반복해서 불러보는 거다. 맑은 아침엔 가볍고 힘찬 숨으로, 힘들고 지친 퇴근길엔 낮고 느린 호흡으로, 그냥 그 순간 당신의 마음이 빚어내는 숨결로 불러 보라. 부르는 당신의 숨소리가 그 사람만을 위한 이 세상 하나 밖에 없는 감동 어린 시인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당신이 아름답다.
(※ 양지말* =경기도 안양의 지역명칭)

< 김준태 - 시인, ‘시.6.토론토’동인 ‘시와 시론’으로 등단 >
펜클럽·한국신시학 회원 / 허균 문학상 수상 /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칼럼] 경기회복이라는 낙관주의의 귀환

● 칼럼 2013. 4. 7. 17:13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미국 경제를 추적해온 경제학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나쁜 기억력 때문에 고통을 겪을 것이다. 그들은 최근 몇달치 통계에 기초해 추론하는 일을 반복한다. 과거의 성장 패턴이나 공공정책이 끼칠 수 있는 영향은 무시해 버린다. 
최근 경기가 회복중이고 이런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양적 완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다. 이런 낙관적 평가는 방향을 완전히 잘못 짚은 것이다. 
낙관론은 지난 2월 23만6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는 보고에 근거하고 있다. 애초 경제학자들은 약 17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예측했다. 기대치보다 높은 이런 수치는 분명 좋은 뉴스지만, 그 맥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2012년 2월엔 27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2011년 1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월별 일자리 창출 평균치는 27만2000개였다. 이런 수치는 최근 3개월 동안의 월평균 일자리 증가 수 19만1000개와도 비교된다.
 
당시에도 일자리 수가 급증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기 회복의 열기가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낙관론은 곧 비관론에 자리를 내줬다. 2012년 봄이 되자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의 수는 월 10만개 정도로 떨어졌다.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에 나타난 일자리 증가는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겨울 날씨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눈보라와 극심한 추위로 인해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의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며칠 동안 중단된다. 건설공사는 연기되고 식당과 가게는 문을 닫는다. 이 기간엔 일부만 고용될 뿐이다. 
그런데 당시의 겨울 날씨는 그렇지 않았다. 그것이 일자리가 비교적 많이 늘어난 이유다. 또한 그해 봄에 일자리 증가가 적어 보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1월과 2월에 직원을 많이 고용한 기업들은 3월과 4월에 많은 인력을 고용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은 미래의 채용을 앞당겨 한 것이다. ‘겨울의 강력한 고용’은 ‘봄의 약한 고용’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올해에도 비슷한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예측치보다 높은 2월의 고용지수는 따뜻했던 겨울 날씨 때문에 나타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근본적 정책 변화의 근거가 되기에는 충분치 않다.
 
저변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미국 경제의 취약점이 드러난다. 2012년 하반기 동안, 경제는 단지 연간 1.6% 비율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급여세 감면 중단 조처로 인해, 노동자의 주머니로부터 연간 약 1100억달러(국내총생산의 0.7%)가 (세금으로) 빠져나가게 될 것이다. 올해 연방 예산에서 80억달러(국내총생산의 0.5%)를 삭감시킬 ‘시퀘스터’ 조처도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그 반대편에서 성장을 강화하는 요소들은 주택시장의 지속적 강세와 최근 도약을 준비하는 주식시장 정도다. 주택시장의 성장은 경기부양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거품경제의 붕괴로 인해 국내총생산에서 주택 건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6%에서 2% 이하로 떨어졌다. 현재 주택부문 주식의 가치는 거품경제가 정점에 이른 시기와 비교해 약 8조달러 낮다. 이런 수준으로는 거품경제 시기에 우리가 보았던 정도의 소비가 생겨나진 않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는 진지한 분석에 기초해 2013년에도 저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현실을 알아야 한다. 낙관주의자들은 오늘의 태양을 즐기겠지만, 통계자료는 그들을 곧 지구로 끌어내릴 것이다. 

< 딘 베이커 - 미국 경제정책 연구센터 공동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