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원장,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감 결과 공개

2022년 7월 현안대응TF 한 달간 운영
쌍방울과 경기도 연관성 밝혀내지 못해
감찰 결과 보고서에는 이 내용 빠져
2023년 2월 국정원 감찰부서 은닉 지시


수원지검, 미리 특정된 13건만 압수수색
공직기강 비서관실 관여 시도한 사실도
쌍방울 주가조작 의혹·불법 도박 첩보 등
2023년 3월 이화영 등 재판에 제출 안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정치검찰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6.4.3 연합
 

이종석 국가정보원 원장이 윤석열 정부 당시 국정원이 수원지검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지원하고, 국정원에 파견된 검사를 통해 대북송금 수사에 불리한 자료를 숨겼다는 내용이 담긴 특별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대북 송금 사건에 관여하려 한 흔적도 파악됐다고 했다. 

 

이 국정원장은 3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정부 당시 국정원이 감찰부서에 고위직을 신설해 이창현 전 검찰 수사관을 임명했고, 쌍방울 사건을 기획 감찰한 사실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창현 전 수사관은 임명된 직후인 2022년 7월부터 한달동안 '쌍방울 남북교류협력사업에 관한 국정원의 불법적인 개입을 점검한다'는 명목으로 현안대응TF를 주도했다. 이 원장은 "이 TF가 쌍방울 관련 보고서와 작성자 등을 대대적으로 감찰했지만, 쌍방울과 경기도의 연관성 여부는 감찰 결과 보고서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또 "유도윤 부장검사가 2023년 2월 국정원 감찰 부서장에 임명돼, 북한 수집 부서에 수원지검에 제출한 보고서 목록 66건 원문을 요구했고 이 중 13건을 특정한 후 압수수색에 대비해 (나머지는) 미리 비닉(몰래 감춤) 조치하라고 (같은 해) 5월 10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후 "수원지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유도윤 부서장이 사전에 특정한 13건만 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압수수색 과정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국정원 내부 자료들은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또 "감찰 부서가 수원지검의 긴밀한 창구 역할을 했다"며 "쌍방울과 경기도의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한 감찰 기획 결과보고서는 검찰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당시 국정원이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에 관한 자료를 선별 제출하고, 당시 이재명 경기 도지사와 이화영 부지사를 수사하던 검찰에 불리한 자료를 숨기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국정원장은 또 "윤석열 정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관여를 시도한 사실도 파악됐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 통일전선부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가 조선노동당과 달리 금융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기획재정부의 유권 해석이 보도되자, 인사검증과 대통령실 내부 감찰을 담당하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시원 당시 비서관이 노동당 산하 조직이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언급했고,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요청에 따라 황원진 당시 국정원 차장은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2023년 3월 수원지검이 국정원에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협조 의뢰 공문을 보내면서 쌍방울, 김성태, 안부수 등의 활동내역 2년 치를 요청했지만 그 시기에 대한 여러 첩보가 재판에 제출되지 않은 점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쌍방울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정황, 김성태와 안부수가 대북사업을 빌미로 주가 조작을 시도했다는 의혹, 김성태가 2019년 7월 해외 불법 도박을 한 정황에 대한 첩보 등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정치검찰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뒤 서영교 위원장의 대기 장소 이동 조치에 따라 떠나고 있다. 2026.4.3 연합
 

국정원 문건, 검찰 신문조서와 박상용-서민석 전화 통화에 등장

 

국정원의 보고 문건은 2023년 5월 26일 박상용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 평화부지사를 신문한 제7회 조서에도 등장한다. 박 검사는 "국정원의(에서) 안부수가 진술한 사실이 보고된 문건이나, 김OO이 당시 김성태 회장과 회의한 회의록을 보면,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지원 대금을 북한에 대신 납부해준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면 경기도 스마트팜 지원 대금 부분을 김성태 회장이 해결해주기로 했다는 부분도 2019. 1. 17. 경에는 얘기가 나왔을 것으로 보이고,  그곳에 참석한 여러 사람들도 그렇게 진술하는데 어떤가요"라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그 부분은 제가 국정원 문건 등을 보고 좀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한다.

 

이에 박 검사가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위해 그 방북 비용을 김성태가 북한에 지급한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저희 경기도가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추진한 사실이 있지만, 방북 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라고 답해 5월 17일 연어회 술파티로 이재명 지사를 엮으려던 박 검사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전날인 5월 25일 박 검사와 이 전 부지사를 변호하던 서민석 변호사의 전화 통화 녹취록을 보면, 서 변호사는 "나는 국정원 문건 나오기 전까지는 800만 달러는 다 무죄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하자 박 검사가 "저도 뭐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일단 국정원 문건하고 (쌍방울 작성) 회의록 보면 또 생각 많이 달라지실 겁니다. 그건 제3자 뇌물까지 거의 메이드 시켜버리거든요"라고 답하는 대목이 있다.

 

그런데 이종석 원장의 이날 발언은 전반적으로 박 검사의 신문, 통화 내용과 정반대되는 사실을 가리킨다. 박 검사는 전날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나와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입법부가 관여하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조치"라면서도 "진실이 호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증인으로 출석해 적극 반박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날은 증인 선서를 거부해 파행의 빌미를 제공한 뒤 30분 남짓 만에 떠나버렸다.

 

국가정보원법 위반, 직무유기, 위증 등의 혐의를 받는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1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2025.11.11 연합 자료사진
 

특검, 조태용 전 원장 징역 7년 구형…"국정원을 내란에 동원"

 

한편 12·3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았음에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다음 달 21일 이뤄진다.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원장의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위반, 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막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동원해 비상계엄 상황을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는 위헌·위법성이 명백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내란의 징표"라며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면 국정원장에서 물러나야 하고, 본인에 대한 수사가 예상돼 사실을 은폐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기 위해 진술의 신빙성을 공격했다"며 "윤석열과 내란 동조 세력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시켰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또 "국가 최고 정보기관 수장으로서 국정원을 내란 은폐에 동원해 기관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사안의 중대성과 죄질이 불량한 점을 고려해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전 원장 측은 "특검의 공소사실은 사후적 관점에서 판단한 것"이라며 "직무유기 등 주요 혐의에 대한 고의성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려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조 전 원장은 최후진술에서 "국정원이 비상계엄과 관련해서 전혀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며 "국정원 직원 누구도 재판받고 있지 않다는 점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비상계엄 당일 밤에 알고도 책임을 회피했다는 점이 가장 답답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객관적 사실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 당시 국정원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조 전 원장은 계엄 당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동선이 담긴 국정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제공하고, 자신의 동선이 담긴 영상은 더불어민주당 측에 제공하지 않아 국정원법상 명시된 정치관여금지 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거짓 증언을 하고 국회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 등에 허위 답변서를 제출한 혐의,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한 혐의도 있다. 

                                                                                               < 임병선 기자 >

제주 4·3의 진실과 정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COREA 2026. 4. 4. 13:35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대통령의 ‘서훈 취소’ ‘시효 폐지’ 재추진은 큰 의미


가해 주체도 ‘국가폭력’도 새기지 못한 ‘백비’
가해·피해 유족들 ‘향쟁론’ 여부로 첨예하게 맞서

4.3을 ‘사건’으로 둘 것인가, ‘정명’ 찾아 줄 것인가
출범 6년인데도 파행 중인 추가 진상조사 보고서

관계자들 반성과 함께 살아있는 자의 책무 다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제주4·3 78주년 추념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을 전제로, 미리 제주를 방문하여, 3월 29일 제주4·3 피해 유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했어요. 4·3 진압의 공로로 받았던 서훈을 취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의 마련과 민·형사 시효의 완전 폐지를 재추진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유족들의 오랜 바램이었지만, 대통령이 이런 언급을 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어요.

 

그동안 제주4·3을 비롯한 과거사 문제의 처리에 있어서는 대체로 ‘진실과 정의’가 아니라 ‘진실과 화해’를 지향해 왔습니다. 진실을 명확히 규명하지만, 가해자를 색출하여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화해라는 이름으로 회피했던 것이지요. 가해자들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에 대한 법적 처벌은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인 것이지요.

 

군경에 쫓기다 눈보라 속에 스러져간 모자를 형상화한 '비설'

 

‘정의’ 대신 ‘화해’ 택한 제주 4·3 특별법

 

이러한 모델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시기를 끝내고 민주주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진실과 화해위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위원장이었던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그의 저서 『용서 없이 미래 없다』 중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진실과 화해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우리 각자가, 아니 우리 모두가 끔찍한 악행을 저지를 만한 능력이 있음을 깨달았다. (…) 그 범죄자들과 똑같은 영향을 받고 똑같은 세뇌를 당하더라도 나는 절대 그들처럼 되지 않았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가 있을까?

 

그들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거나 못 본 체하자는 말이 아니다. 그저 하느님의 자비로 마음을 가득 채우고,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 중 한 명이 그렇듯 서글픈 처지에 이르렀음을 한탄하며 함께 울어 주자는 것이다. 우리는 값싼 동정심이 아닌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하느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나도 저들과 같은 처지였을 것이다’라고.”

 

2000년에 제정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2조는 제주4·3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합니다. 여기에는 가해의 주체도 없고 국가폭력이라는 의미도 나타나지 않아, 당시의 시대적 조건에서 이루어진 타협의 산물이었던 것이 분명한데요.

 

그 결과 개인별 보상을 포기한 대가로 집단보상의 형태로서 평화공원이 설립되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의 특별법 개정을 통해서 다시 개인별 보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4·3을 규정하는 법조문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여전히 가해자는 국가유공자로 서훈을 받고 국립묘지에 안장되었으며, 그들을 추종하는 세력들은 틈만 나면 제주4·3을 좌익폭동으로 몰아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평화공원 홈페이지

 

‘백비’에 새겨질 화해와 상생을 위한 ‘정명’

 

제주 4·3과 인연을 맺고 다양한 활동을 해 오는 가운데,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는 정명(正名)이었어요. 4·3평화기념관 전시실 입구에 누워 있는 백비(아무 것도 새기지 않은 비석)에 ‘항쟁’이라는 비문을 새겨 세워야 한다는 염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목소리만 높았지, 왜 항쟁이라고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근거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것인지를 학문적,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어요. 따라서 정명은 결국 미완으로 남고 말았습니다.

 

제주4·3은 다른 사건에 비해서 기간도 길었고, 시기별로 성격도 다양했어요. 당장 어느 하나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제주 지역공동체 내부에서의 살상행위도 이루어졌어요. 특히 무장대나 우익 단체 구성원들은 같은 제주도 지역 주민을 이념적으로 다르거나, 상대 측에 협조한다는 이유로 살상을 했습니다. 공동체 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더욱 어려웠어요.

 

예를 들어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에 의해 경찰지서와 함께 경찰 가족들이 공격을 당했습니다. 그러니까 4·3을 그날로 국한시켜 본다면 그것은 좌익 세력들의 무장봉기였던 것이지요. 따라서 보수 인사들은 여전히 4·3에 대해서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2003년 진상조사보고서는 그러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그 기원을 1947년 3.1절 행사에서 찾는 우회로를 찾은 것인데요.

 

현재 유족회 내부에는, 무장대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경찰 및 민간인 유족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항쟁’을 과연 수용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데요. 만약에 항쟁을 밀어 붙이게 되면 유족회의 분열 갈등이 예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족회는 아마도 가장 나중에 항쟁론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이지요. 정명은 화해와 상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명을 기다리며 기념관 전시실 입구에 누워있는 백비. 필자 촬영

 

4.3의 최종 책임자는 이승만

 

사실 4·3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어떻게 명명하느냐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요. 다른 항쟁의 경우를 보더라도 연구자 및 활동가들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자유롭고 다양하게 사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자연스럽게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명칭이 정명이 될 텐데요. 비록 국가에 의한 명명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포기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선언이 구체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정이 따라야 할 것인데요. 무엇보다 제주 4·3의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2003년의 진상조사보고서는 처음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작성되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군경 측의 비협조와 사료의 부족 등으로 인해서 미완성으로 남았어요. ‘경찰 등 주요기관의 관련문서 폐기와 군 지휘관의 증언거부, 미국 비밀문서 입수 실패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습니다.

 

보고서는 “집단인명피해 지휘체계를 볼 때,중산간마을 초토화 등의 강경작전을 폈던 9연대장과 2연대장에게 1차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이 두 연대장의 작전기간인 1948년 10월부터 1949년 3월까지 6개월 동안에 전체 희생의 80% 이상을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책임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승만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강경작전을 지시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추가진상조사보고서 작업의 파행과 살아남은 자들의 책무

 

그런데 2020년의 특별법 개정에 따라 시작된 추가진상조사보고서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어 지역 사회의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2024년 말까지 추가진상조사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보고서가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중앙위원회에 보고되고 국회의결을 거쳐 지금쯤에는 이미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어야 마땅했는데요. 중간에 위원들이 교체되면서 6개월을 연장했다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추가진상조사분과위원회의 심의도 거치지 않고 행정안전부에 곧바로 제출해 버리는 파행을 겪었지요. 30억 원이 넘는 국고가 투입되었음에도 그마저 아직 미완성인 상태의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초안’이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절차와 결과물에 대한 일부 추가진상조사분과위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행정안전부 측에서는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어요.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났지만, 초안에서 진전된 결과물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제시했던 4·3 진압의 공로로 받았던 서훈을 취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의 마련과 민·형사 시효의 완전 폐지 재추진이라는 과제는 대단히 엄중한 사실확인과 근거의 제시를 필요로 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책임있는 추가진상조사보고서가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합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도민들에게 국가를 대표하여 사과를 했을 때에도, 진상보고서에 근거했던 것이지요.

 

78주년 4.3 추념식. 필자 촬영 

 

오늘 ‘4·3의 역사는 평화를 품고 역사의 기록은 인권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열린 제주 4·3 78주년 추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대통령이 제시한 국가폭력의 희생자였던 제주의 희생자들과 행방불명자의 기대를 느낄 수 있었어요. 원래대로 한다면 추가진상조사보고서를 완성하여 오늘 추념식에서 제단에 봉헌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통령이 발언을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주진오 역사학자·상명대 명예교수

 

부디 내년에 열리는 추념식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추가진상조사보고서에 입각한 보다 진전된 언급이 나오기를 소망해 보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책임을 맡은 관계자들의 처절한 반성과 확실한 마무리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것이 살아남은 자들의 책무이니까요.

[편집인 칼럼] "난세 광인의 무덤이 궁금하다"

● 칼럼 2026. 4. 4. 13:23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편집인 칼럼- 한마당]   

 

   난세 광인의 무덤이 궁금하다

 

홍순구 작가 만평

 

지금 중동에서의 전쟁으로 전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 회심의 미소를 감추며 득을 보고 즐기는 일부가 있다. 러시아 푸틴은 최대 수혜자이고, 중국 시진핑도 그에 못지 않다. 미국을 끌어들여 ‘차도살인(借刀殺人)’을 저지르고 학살을 서슴지 않으면서 자기 범죄를 가리고있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는 어쩌면 가장 질이 나쁜 인물이 아닐까.

 

이들은 “남의 손 빌어 코를 푸는” 행운에 신나서 칭송을 보낼지도 모르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현재 전 세계인의 원망과 지탄을 한몸에 받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미국의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일 것이다.

 

도대체가 무슨 전략과 목적과 후과를 염두에 두고 느닷없이 이란을 전면 공격하고 나선 것인지, 전쟁과 살상을 재미로 아는 듯한 막말과 오락가락 전황대처, 전쟁기밀 악용한 사익편취 논란 등도 겹쳐지면서 중동파고의 장본인에게 세계인의 손가락질과 욕설이 쏟아지고 있다. 초등학생 170여명 폭살을 시작으로 수많은 무고한 인명 살상도 개탄스러울 뿐더러, 원유공급이 막혀 그렇지 않아도 침체에 빠진 세계경제가 유가 폭등에 휘청대면서 민생과 기업, 각국 정부 모두 고달픈 상황에 처한 때문이다.

 

 

지난해 6월14일 트럼프의 79번째 생일날 미국 전역 2,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5백만명이 모여 외친 “No Kings!” 시위는 이란전쟁이 딜레마에 빠진 지난 3월28일에는 무려 3,300곳으로 늘어나 8백만명 이상 참가하는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반 트럼프, 반전(反戰) 시위로 폭발했다. 미국인들이 자국의 대통령에게 “당신은 왕이 아니다. 당장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무모하고 반인륜적인 전쟁을 벌여 국력을 소진하고 생활고를 가중시킴은 물론 국제적인 배척대상이 되고있는 ‘막가파’ 대통령을 좌시할 수 없다는 분노의 외침이 미 전역에 확산일로이고, 전세계로도 번지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의 수학자들은 오는 7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국제 수학자대회’ 거부와 개최 장소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명 수학자 5천명 안팎이 모이는 이 대회는 국제 수학자연맹(IMU)이 주관해 4년마다 개최하는 최대규모 학술대회로 ’수학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수학 노벨상‘이라고도 하는 필즈상(Fields Medal)을 수여하는데, 지난 2022년 대회 때 한국인 허준이(June Huh) 교수가 수상해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런데 올해 미국 대회를 앞두고 각국의 수학자들과 초청연사 등이 현재 미국 상황을 지적하며 ’보이콧‘ 운동에 돌입, 다른 나라로 옮기라는 청원에 3월 말까지 2천명이 서명했고, 프랑스는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트럼프 정부는 미국 내에서 뿐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본적인 인간성을 저버리는 조처들을 하고 있다”며 “수학자들 간의 국제적 연대감을 고취하는 게 대회의 목적인데 이것이 불가능하다. 현재 미국은 개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민세관집행국(ICE)의 무차별 단속과 시민 살해, 미 대법원의 검문 허용 등 현재 미국 정부는 이민자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감을 명백히 드러냈다”고 지적, “전세계 수학자들은 ICE 요원에게 무차별적인 괴롭힘과 신체적 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연맹(IMU)이 위험을 조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IMU에 미국 아닌 곳으로 옮겨 열라고 요구했다.

 

청원서에서 수학자들은 “미국이 광범위한 공격을 통해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다. “이민자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와 ICE 무차별 단속, 가짜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지도자를 불법적 납치한 사건, 이란에 대한 파렴치하고 무모한 전쟁, 팔레스타인에서 진행 중인 대량 학살을 방조하고 조장하는 행위, 쿠바에 대한 강압적이고 징벌적인 봉쇄, 거주민 의사에 반해 그린란드를 식민지화하려는 시도” 등이다.

한마디로 불안하고 위험한 ‘불한당 미국’엔 가기 싫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집권 1기에도 무수한 거짓말과 허풍으로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2기에는 증세가 더 위중해졌다. 그는 지구촌을 지탱하고 유지해 온 국제질서를 멋대로 깨부셨다. 대표적으로 유엔과 나토, 기후협약 등을 무력화하고 관세전쟁에 집착했다. 전통적으로 내걸었던 미국식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외교의 기조를 아예 무시했다. 이민자와 사회적 약자, 약소국을 짓밟는 무지막지한 힘의 논리에 취했다. 태생적인 장사꾼 탐욕 기질이 뒤엉킨 권력의 교만과 과시적 자만에 독선과 아집, 종잡을 수 없이 튀는 몰지각한 저질 언동 등 파시스트 괴물군주화 했다. 국정이 난관에 봉착하고 이른바 앱스타인 스캔들에 몰리며 ‘면피성 발광’은 증세가 심해졌다, “No Kings!” “No Dictators!”라는 미국시민들 외침이 그걸 증명한다. 차츰 그의 실상과 폐해를 체감한 미국인들이 자격없는 지도자를 뽑은 걸 후회하며 옐로우카드에 그치지 않고 레드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트럼프를 ‘광인(狂人)’이라고 부름에 주저함이 없는데, 나중 역사가들은 그를 어떤 단어들로 기록할까. 글자의 본 뜻이 으뜸이고 승자라는 ‘Trump’의 오만과 기고만장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그는 여전히 “전쟁은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믿으며 노벨평화상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 인간의 기행과 괴벽은 개성의 영역일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치부 욕망을 나무랄 수는 없다. 엄청난 거부가 자기 배 두드리며 떵떵거리고 산다해서 누가 뭐랄 수 있나. 다만 개인적 전횡에 그치지 않는 인류적 난동질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초강국 미국을 추락시키고 국제사회에 풍파를 일으켜 세계인을 심적·물적 고통에 몰아 넣은 것은 분명 ‘패악질’에 다름 아니다.

 

한국사회를 수십년 후퇴시킨 윤석열이 자승자박, 제 발등을 찍더니 마침내 몰락한 것처럼, 사악한 권력자들은 제 꾀에 제가 넘어가고 결국은 제 무덤을 파는 게 인류역사의 굴곡진 단면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대통령직은 미국은 물론 세계의 불행일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잘못된 선택이고 불운이다. 미국민들의 울분지수 상승과 이란전쟁 패착에, 중간선거 폭망론 등을 앞에 둔 ‘난세 광인’의 향후 인생행로가 궁금하다.                   < 편집인 >

박순찬 작가 만평

 

갤러리아 슈퍼-굿네이버스 캐나다, ‘착한 소비’ G4C 제품 판매 MOU

"판매 수익금 전액 생산자 후원, 매장 인프라 공유로 상생 모델 구축"

 

 

갤러리아 슈퍼마켓(대표 김문재)이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 캐나다(Good Neighbors Canada: 대표 조향)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K Town 매장 내 사회적 가치를 담은 ‘Good4Causes(G4C)’ 전용 판매 섹션을 오픈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상품 입점을 넘어 지역사회 내 공익적 소비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양측의 깊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됐다고 양측이 밝혔다.

갤러리아 슈퍼마켓은 특히 G4C 제품 판매 수익금 전액이 굿네이버스를 통해 생산자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매장 인프라를 전적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갤러리아 슈퍼는 일상적인 쇼핑 과정에서 고객이 자연스럽게 공익적 소비에 참여할 수 있는 “착한 소비” 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G4C는 굿네이버스 캐나다의 사회적 경제 프로젝트의 하나로, 해외 협동조합과 장인들이 정성껏 제작한 핸드메이드 제품을 매장에 선보인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면 그 수익이 생산자들에게 전달돼 기술 교육, 설비 구매, 신제품 개발 등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의 기반 마련에 사용되는 개념이다.

굿네이버스 캐나다 조향 대표는 “갤러리아 슈퍼마켓이 이러한 방향성에 깊이 공감하고 파격적인 지원을 결정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번 협력이 기업과 NGO가 함께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상생 모델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슈퍼마켓 관계자는 “고객과 함께 나눔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굿네이버스 캐나다는 G4C 입점을 기념해 K-Town 점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SNS 참여형 기브어웨이(Giveaway)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인스타그램 계정(@goodneighbourscanada, @goods4causes, @galleriasupermarket)을 팔로우한 뒤, 매장 내 G4C 섹션 인증 사진을 필수 해시태그(#G4Cgiveaway)와 함께 업로드하면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다.

 

한편 굿네이버스 캐나다는 Good4Causes(G4C)에 대해 자체 사회적 경제 프로젝트라면서 해외 협동조합과 국내 장인들이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을 소개·판매함으로써 이들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과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모든 판매 수익은 장인들에게 직접 전달되며, 기술 교육, 설비 구매, 신제품 개발 등에 재투자되어 지속적인 소득 증대를 돕는다는 것이다.

 

굿네이버스는 '굶주림 없는 세상, 더불어 사는 세상'을 목표로 1991년 한국에서 출범해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만들어 온 국제적 비영리단체로, 굿네이버스 캐나다는 그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2017년 캐나다에 등록된 자선 단체다.     < 문의: 647-494-35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