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아세안 회원국과 첫 협정…비준 후 내년 발효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사진 왼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 연합]
 

인도네시아와 캐나다가 서로 무역 장벽을 낮추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맺었다.

 

26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24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열린 회의에서 CEPA에 서명했다.

 

이는 캐나다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과 처음 맺은 협정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의 한 형태인 이번 협정에 따라 캐나다로 수출되는 인도네시아산 상품 90%의 관세가 철폐돼 의류와 가죽 제품의 북미 수출 시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인도네시아로 수출되는 캐나다 상품 95%가량의 관세도 없어지거나 대폭 인하돼 밀, 칼륨, 목재, 대두 등 캐나다 주요 수출품도 혜택을 받는다.

 

지난해 기준 양국의 총 교역 규모는 40억 달러(약 5조6천500억원)였다.

 

인도네시아와 캐나다는 2021년 CEPA 협상을 공식적으로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번 협정은 양국의 비준 절차를 거친 뒤 내년부터 발효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역사적 순간"이라며 "이 협정서를 인도네시아로 가져갈 수 있는 대통령이어서 매우 행운"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도 인도네시아가 캐나다의 동남아 최대 수출 시장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상대국과 맺은 올바른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국이 CEPA 체결을 통해 전략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와 캐나다는 또 군사 훈련, 해양 안보, 사이버 보안 등 분야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국방 협력 협정도 체결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2016년 7월 공식 협상 시작한 이후 9년 2개월 만에 유럽연합(EU)과도 CEPA를 체결한 바 있다.

 

한 전문가는 AFP에 "1주일 안에 체결된 2건의 무역 협정은 미국 관세로 인해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의 회복력을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 안달라스대학교 소속 경제학자 샤프루딘 카리미도 "(인도네시아가 맺은) 이번 협정들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대국 다각화 전략"이라면서도 "인도네시아가 미국 시장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손현규 기자 >

 [논썰]

 

‘희대의 난’ 본질은 국헌문란 사법 쿠데타
진상규명·단죄 없이 근원적 해결 불가능

 
 
 

 

모처럼 다행스런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22일 이른바 ‘조희대의 난’으로 불리는 희대의 ‘사법 쿠데타’ 진상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조희대 대법원 대선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를 열기로 한 바 있죠. 이 청문회 결정 과정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과 당 지도부 간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등설 등 난기류가 일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곧바로 당 지도부가 일제히 청문회는 당연하다고 힘을 싣고 나섰습니다.

“추미애 위원장을 비롯한 법사위원들은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진짜 삼권분립 망가뜨린 사람은 최후의 보루여야 할 조희대의 대선개입 의혹이다.”(정청래 민주당 대표, 24일 최고위원회의)

당 지도부에선 청문회를 넘어 조 대법원장의 사퇴와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지금 법사위에서 결정한 청문회에 대해서는 지도부도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먼저 청문회를 통해서 진실을 밝혀보고 그게 안 된다면은 수사를 요구하든가 아니면 내란특검이 됐든 상설특검이 됐든 저는 수사를 해야 된다고 봐요.”(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다행입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은 사법부 수장이 스스로 사법부 독립, 삼권분립의 원칙을 깨고 국민주권의 핵심인 대통령 선출권을 탈취하려 시도한 중대한 헌정 파괴 의혹 사건입니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의 대선 출마 자격이 걸린 공직선거법 상고심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어기고 졸속 재판을 강행토록 한 직권남용 의혹도 제기됩니다. 그 진상을 규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은 사법부의 반헌법적 정치 개입을 차단하고 국민주권의 원리와 삼권분립의 원칙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나아가 다시는 그런 범죄적 행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 개혁까지 완수하라는 게 지금 국민 대다수의 요구입니다.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그런 요구에 부응하려면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의 단합과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정밀한 준비와 정교한 조율도 중요합니다. 그렇게 할 때 전면적 내란 청산을 원치 않는 국민의힘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자신이 찢어버린 사법부 독립의 허울 뒤에 숨어 어떤 책임도 지지 않겠다고 뻗대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철면피한 저항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실제 이번에도 국민의힘은 ‘조희대 청문회’의 정당성을 깎아내리기 바빴습니다.

“이대로 청문회가 열리게 된다면 2025년 9월30일은 대한민국 삼권분립 사망일, 대한민국 국회의 사망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23일 원내대책회의)

 

그러나 사법부 독립, 삼권분립은 사법부가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고 국민과 동떨어져 마음대로 권한을 휘두르라고 있는 원칙이 아닙니다. 오히려 입법·행정·사법부가 상호 견제와 감시를 통해 권력 독점과 전횡을 막고 국민주권과 국민 기본권 수호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라는 게 삼권분립의 본래 의미입니다. 실제 국회법 121조는 ‘위원회는 특정한 사안에 대하여 질문하기 위하여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감사원장 또는 그 대리인의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기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장을 청문회에 부르는 건 삼권분립을 죽이는 행위이긴커녕, 법률에 입각해 입법부의 사법부 견제라는 삼권분립 정신을 실현하는 행위인 셈입니다.

 

“국민의힘 삼권분립 공부 다시 하셔야 됩니다. 왜냐하면 삼권분립이라고 하는 것은 행정부와 사법부, 입법부가 서로 상호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법부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위배한 내용들이 발견된다면 그에 마땅한 견제를 해야 되는 것이죠. 이미 입법부나 행정부에 대한 견제는 법률에 의거해서 사법부도 하고 있는 것인데…”(전용기 민주당 의원, 24일 KBS ‘전격시사’)

 

물론 이런 의미가 제대로 실현되려면, 전제가 필요합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 위의 존재나 되는 듯 높은 법좌에 앉아 군림하는 오만함을 버리고, 국민이 제기하는 의구심에 대해 진솔하게 해명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정반대로 가고 있죠. 대법원 2인자인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24일 밤 법사위에 출석해 조 대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 자체에 대해 국회가 관여할 수 없어 청문회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사실상 청문회 거부를 통보한 겁니다.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사법권 독립이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국회가 관여하거나 조사할 수 없다는 국정감사조사법에 따라 청문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천대엽 법원행정처장, 24일 법사위 전체회의)

 

이날 오전 우원식 국회의장은 천 처장을 만나 국민 불신에 대한 조희대 사법부의 ‘결자해지’를 요청합니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만에 청문회 참석조차 해당 사항 없다고 거부하고 나선 겁니다. 천 처장은 ‘감사 또는 조사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를 들어 청문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법사위 청문회는 국정감사조사법이 아니라 앞에서 봤듯이 국회법 규정에 따라 열리는 자리입니다. 번짓수를 잘못 짚고 엉뚱한 법률 조항을 대며 국회의 출석 요구를 비껴가려는 것은 법기술자에 불과하다고 자인하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설령, 국정감사조사법을 근거로 해도 조 대법원장 조사가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국회사무처가 발간한 ‘국회법해설’을 보면, “국회가 독자적인 진실규명, 정치적 책임 추궁, 의정자료 수집 등의 목적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국정감사 및 조사를 진행한다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정감사 및 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판 중인 사건도 사안 성격에 따라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 국회가 조 대법원장에게 중점적으로 물으려는 사안은 재판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은 이미 대법원 판결이 끝나서 고등법원에 내려보낸 상태입니다. 또 청문회에서 짚으려는 내용도 대법원 역사상 전례 없는 속도전 판결이 나온 경위와 과정 등 절차적 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적법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조 대법원장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는 게 국회법해설의 취지에 부합합니다.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거기에는 정말 이틀 만에 7만쪽에 가까운 그런 기록들을 다 보았는지, 그러니까 전산 로그인 기록도 좀 확인을 해야 될 거 같고요. 그다음에 재판 연구관들이 사건이 대법원에 오기 전에 미리 검토하고 있었다라는 의혹도 있거든요. … 그다음에 사법 역사상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인데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개 한 3년 넘게 기간이 걸리는데 9일 만에 이런 선고를 한 것이 과연 사법의 정치적 중립이라든가 독립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관계 교수님이라든가 전문가를 불러서 한번 그런 의견도 들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김승원 민주당 의원, 23일 MBC ‘100분토론’)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실제 지난 5월1일 나온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판결에 국민들이 충격과 분노를 느낀 이유는 단순히 2심 무죄를 유죄로 바꿨기 때문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소부 배당 2시간 만에 전원합의체(전합)에 넘기고, 전합 회부 당일 심리에 착수합니다. 또 통상 한달에 한번인 합의기일을 이틀 만에 연속으로 열어 곧바로 투표로 유무죄를 정했습니다. 7만쪽 가까운 사건 서류를 다 읽는 건 고사하고 목록과 제목만 일별하기에도 벅찬 시간입니다. 한마디로 대법원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급발진과 졸속의 연속이었습니다. 적법 절차를 무시하고 밀어붙인 사실상의 직권남용입니다.

 

“뒤집을 때는 충분히 시간을 두고 기록 검토도 다 하고 평의도 대법관들끼리 전원합의체에서 치열하게 하고 그다음에 결론을 내도 국민들이 신뢰할까 말깐데 … 신속한 게 아니라 이건 무슨 목적의식에서 서두른 거라고 볼 수밖에 없는…”(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3일 MBC ‘100분토론’)

 

이토록 서두른 이유가 이재명 후보의 대선 출마를 봉쇄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느냐는 게 지금 많은 국민이 품는 의구심입니다. 사실상 유력 후보의 출마를 막고 국민의 대통령 선출권을 탈취하기 위해서 벌인 폭주극이 아닌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사법 쿠데타를 시도한 게 아닌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겁니다.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국민들 입장에선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들의 대통령 선택권이라는 주권자 국민의 그 권리를 침해당한 거다, 국민들의 비판론이 일었던 거죠. … 그 목적이 뭘까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은 지금 대법원에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죠.”(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3일 MBC ‘100분토론’)

 

조 대법원장은 당연히 이런 국민의 물음에 답할 책임이 있습니다. 만약 그런 책임을 부정하고 청문회마저 회피한다면, 국민이 갖는 의구심은 확신으로 굳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땐 국민의 분노 수위도 훨씬 높아질 겁니다. 민주당에서도 청문회 이상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큽니다.

 

“청문회 이후에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국정조사, 탄핵 등 모든 것들을 다 예상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아직 그걸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나 사법부 반응에 따라 민주당 압박의 종류와 수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건 상식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박수현 민주당 수석 대변인, 24일 최고위 백브리핑)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만약 조 대법원장이 끝내 사과도 해명도 거부할 경우 어떻게 될까요. 수사를 통해 ‘사법 쿠데타’ 시도의 전모를 파헤치고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청문회도 국정조사도 거부하고 버틴다면, 남는 방법은 강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상고심 과정의 직권남용 여부는 물론 12·3 계엄 과정에서 계엄사의 협조 요구를 받고 동조했는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계엄사령부가 됐든 계엄 주체 세력들한테 협조를 분명히 요청을 받고 협조했을 확률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계엄사령부가 있으면 군사법원에서 민간 죄를 이양해야 되는 항목이 있어요. 그럼 그런 건 어떻게 이양을 해야 될지 당연히 그런 건 논의가 됐을 거라고 보고 있거든요. … 저는 수사를 해서 여기에 대해서 명명백백히 진실을 밝히고 그 죄가 있으면 그 죄를 물어야 되는 거죠. 그것이 국민들이 실제 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저 개인적으로는 조 대법원장이 상고심 과정에서 보인 행태는 국민주권을 위협한 결코 용납해선 안 될 사법 쿠데타에 해당한다는 강한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국민의 거센 저항과 반발로 실패하긴 했지만, 만약 조 대법원장의 ‘이재명 대선 후보 제거’ 시도가 통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지귀연 부장판사가 풀어준 윤석열이 지금도 ‘윤 어게인’ 세력과 함께 거리를 활보하고, 윤의 후계자가 정권을 날로 잡은 뒤 윤을 복권해주는 대참극이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지 않으리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 생각만으로도 아찔하고 끔찍합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근원을 잘라내야 합니다. 그러자면 모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한 위에서 반드시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문회 거부’ 조희대의 오만, 수사·처벌 갈 수밖에 [논썰] 한겨레TV

 

조 대법원장이 최근 보이는 모습도 매우 부적절합니다. 중앙일보 창간 기념식과 대법원이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연설하면서도 정작 자신을 향한 의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분노에 응답하기는커녕, 핍박받는 보수 투사라도 되는양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청문회를 통한 결자해지의 기회마저 스스로 날려 버린다면, 국민도 더는 인내하지 않을 겁니다.

                                                                             <손원제 논설위원>

 

정부 “개편 부처 직제 신속 마련”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
 

행정안전부는 26일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개편되는 부처들의 하부 조직과 정원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반영한 각 부처 직제 제·개정령안을 신속히 마련해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일반 부처 개편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예산심사 일정과 제도 정비 등을 고려해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내년 1월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은 내년 10월께 각각 출범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이번 개편은 정부조직 전반에 국정 철학과 비전을 반영하고, 정부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정부조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특정 부처에 집중된 기능과 권한을 재배치하고, 기후 위기,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미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향을 설정해 기획재정부 분리, 검찰청 폐지, 기후에너지환경부 개편 등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으로 중앙행정기관은 19부 3처 20청 6위원회(총 48개)에서 19부 6처 19청 6위원회(총 50개) 체제로 바뀌게 됐다.     < 최혜정 기자 >

 

검찰청 78년 만에 사라진다…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통과

 

 
 
국회는 26일 본회의에서 검찰청 폐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

 

검찰청을 해체하고 기획재정부의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검찰청은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창설 78년 만인 내년 9월 기소 기능을 전담하는 공소청과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분리된다.

 

국회는 26일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80명 가운데 찬성 174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졸속 심사”라며 정부조직법 처리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펼쳤던 국민의힘은 의원 전원이 투표에 불참했다.

 

개정안 통과로 기소·수사권을 가진 검찰청은 내년 9월 폐지된다. 대신 기소 권한만 갖는 공소청이 법무부 산하에 새로 출범하고 행정안전부 산하에는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신설된다. 2020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2021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2022년 검찰청법 개정 등으로 점점 범위가 축소되어온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완전히 박탈되는 것이다.

 

개정된 정부조직법은 법무부 장관의 사무 관장 범위를 기존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에서 ‘검사사무·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로 바꿨다. 또 ‘검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둔다’는 조항은 ‘공소청을 둔다’로 변경됐다.

개정안에는 또 기획재정부를 예산 기능을 담당하는 국무총리 소속의 기획예산처와 경제정책·세제·국고·공공기관 업무를 담당하는 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내용이 담겼다. 장관급 부처인 기획예산처에는 장관 1명과 차관 1명을 두고, 재정경제부 장관은 부총리를 겸임한다. 기획재정부 개편은 부칙에 따라 내년 1월2일부터 시행된다.

 

정부·여당은 애초 개정안에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고, 금융위의 국내금융 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는 조항을 담았으나, 전날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돌연 철회했다.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려면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 등 연계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돼야 하는데, 야당 반대로 법안 심사가 원활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의 경우 소관 상임위가 정무위원회인데,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의원이어서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법안 처리가 불가능하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이 손잡고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경우 상임위 심사 단계를 건너뛸 수 있으나 법안 처리에 6개월가량이 걸리고 그 기간 동안 금융시장의 혼란과 정부 정책의 혼선이 커질 우려가 있었다.

 

개정안에는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환경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개편되며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원자력발전 수출 부문 제외) 사무를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하는 방안도 담겼다. 에너지 업무를 덜어낸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통상부로 명칭이 달라진다. 또 통계청과 특허청은 각각 국무총리 소속 국가데이터처와 지식재산처로 격상되고, 여성가족부 명칭이 성평등가족부로 바뀐다. 교육부 장관의 부총리 겸임을 폐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부총리를 겸임하는 방안도 새로 담겼다.

 

이날 개정안은 약 24시간에 걸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끝에 표결에 부쳐졌다. 첫 필리버스터 주자였던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17시간12분(전날 오후 6시30분∼이날 오전 11시42분) 동안 반대 토론을 해 역대 최장 기록을 깼다. 박 의원은 지난해 8월 민생회복지원금 반대 토론에서 15시간50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해 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지 1년여 만에 기록을 다시 세웠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검찰청 폐지 법안 처리를 환영하며 향후 사법·언론개혁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드디어 이재명 정부의 밑거름이 되어줄 정부조직법이 통과되고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던 검찰개혁도 힘차게 닻을 올렸다”며 “추석 귀향길 라디오 뉴스에 ‘검찰청은 폐지되었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제 개인도 기쁘다”고 말했다. < 최하얀  김채운 기자 >

 

검찰총장 대행, 검찰청 폐지 법 통과 뒤 “형사시스템, 공백 없도록 노력”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연합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검찰청을 폐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직무대행은 26일 저녁 국회에서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서울 서초동 대검찰창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게 생각한다. 국회 의결을 존중한다”며 “향후 형사사법 시스템이 공백 없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행은 “검찰 지휘부가 리더십 발휘를 하지 못했단 입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보완수사권은 유지가 돼야 한다고 보나”, “검찰은 헌법기관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한 뒤 퇴근했다.

 

앞서 노 대행은 지난 24일 “헌법에 규정된 ‘검찰’을 지우는 것은 도리어 성공적인 검찰개혁에 오점이 될 수 있다”는 입장문을 냈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내부 반발을 의식한 입장 발표였는데 이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튿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부적절하다”며 “어떤 조치가 적절할지 연구해서 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페이스북에 “지금의 검찰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으니,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라며 “공포 후 1년 뒤 새로 출범할 수사-공소기관은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국민의 인권을 수호하는 정의로운 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적었다. 정 장관은 이어 “법무부는 정부가 주도하는 후속 조치에 적극 임하면서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의 명령을 완수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 김수연 기자 >

8월 재개된 한일 셔틀외교에 따라 이시바 총리가 퇴임 앞서 답방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회담을 갖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오는 30일 부산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8월 재개된 한일 셔틀외교에 따라 이시바 총리가 답방에 나서는 것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 대통령 초청으로 1박2일 한국을 방문해 부산에서 한-일 정상회담 및 만찬 등 일정을 가진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셔틀외교를 재개하며 이 대통령은 ‘다음 회담은 서울이 아닌 도시에서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울 외 도시를 방문하는 것은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제주 정상회담 이후 21년 만이다. 정상회담은 30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일 정상은 양국 간 미래 지향적인 협력의 발판을 더욱 공고히 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일 공조 방안,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양국 공동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사임 뜻을 밝힌 뒤에도 측근들을 통해 남은 임기 안에 한국을 찾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한다. 자민당은 다음 달 4일 이시바 총리의 후임을 뽑는 새 총재 선거를 치른다.                                    < 엄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