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전사회 만들라는 엄중한 경고

카테고리 없음 2014. 10. 28. 18:32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현장에서 17일 일어난 환풍구 붕괴 사고는 우리 사회의 불균형 발전으로 인한 ‘기본의 지체 현상’이 낳은 참사라고 할 수 있다. 사고가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첨단 지구에서 한류 스타 걸그룹의 공연이 진행되는 와중에 발생한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판교테크노밸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 업체 등 870여개 기업이 모여 있는 첨단산업의 상징 장소다. 거기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걸그룹이 화려한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이처럼 더할 나위 없는 선진사회의 행복한 일상이 가장 후진적인 사고로 한꺼번에 무너져내린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세계적인 성취를 이뤄낸 분야가 많지만, 시민의 안전과 자유 등 기본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한계를 아프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특히 안전 분야의 취약성은 세월호 참사로 너무나 큰 대가를 치르며 경고를 받았던 것이기에 이번 사망·부상자들의 희생이 더욱 뼈아프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인파가 몰리는 다중이용시설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라 울렸다. 공연장 사고는 그 이전부터도 빈발해온 터다. 그럼에도 이번 공연 현장에는 안전요원이 한 명도 없었고, 경찰•소방서는 사전 안전점검 요청도 거절했다. 관객 2, 3천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 행사치고는 안전대책이 전무했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환풍구 위에 올라선 게 부주의한 행동이었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른바 ‘합리적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는 위험하고도 무책임한 발상이다. 우리 주위에 도사린 모든 위험을 일일이 헤아려 행동하는 합리적 인간이란 이상적인 관념일 뿐이다. 구조 자체를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설치하든가 눈에 확 띄는 경고 문구를 붙여놓는 등 사전에 강구할 안전조처가 얼마든지 있는데, 이를 외면한 채 피해자의 부주의를 탓하는 건 본말 전도다. 선진국에서는 길거리 공사나 미끄러운 바닥 등 우리가 보기에 ‘사소한’ 위험요소에도 과도해 보일 정도의 경고문을 붙이고 차단장치를 설치한다. 유명한 ‘맥도널드 커피 소송’에서 보듯 경고 의무를 소홀히 한 쪽에 막중한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는 세월호가 준 경고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위험보다는 누구도 예견하지 못하는 위험이 정말 큰 위험이다. 무심코 넘겼던 수십 수백 가지 요인이 합쳐져 세월호라는 비극을 낳았다. 세월호 이후 정부는 바로 이런 사각지대를 찾아내 사전 대책을 마련하는 데 매진했어야 한다. 세월호 유족들의 진상규명 요구에는 이런 안전사회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 유족을 외면하는 데 급급했던 정부가 과연 국민의 안전 확보라는 임무를 얼마나 진지하게 수행해왔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판교 참사의 수습에 최선을 기울이는 한편, 국민의 안전 등 나라의 기본을 갖출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지혜와 땀을 짜내야 할 것이다.

 

[사설] 여당 대표의 낯뜨거운 ‘개헌론 소동’

● 칼럼 2014. 10. 28. 18:31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 논의의 불가피성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대통령께 죄송하다”며 꼬리를 내렸다. 현 집권세력이 개헌 문제에 얼마나 정략적으로 접근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헌법 개정은 나라의 앞날에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1987년 만들어진 현행 헌법에 대해선 시대 변화에 따라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다. 이에 관해 진지하고 신중하게 논의해볼 필요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헌법 개정의 중심은 국민이며, 국민의 뜻에 의해 모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당파적, 정략적 차원에서 개헌 문제에 접근하는 건 옳지 않다. 이런 점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봇물 터질 것”이라며 개헌론을 띄웠다가 곧바로 사과하고, 또 불씨를 남겨놓는 김 대표 태도는 그 얄팍한 정치적 계산만큼이나 씁쓸하다.
 
청와대의 태도 역시 문제가 있다. 따지고 보면 개헌 문제를 정치적으로 먼저 활용한 이는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집권 후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공약했다가 이제 와선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개헌 논의 불가’를 외치고 있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바꾸면서도 진솔한 해명이나 사과는 없다. 그러니 ‘이원집정부제’까지 언급하며 개헌론을 말하다 순식간에 꼬리를 내린 여당 대표나, 그런 여당 대표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는 청와대나 국민들 눈엔 오십보백보로 비칠 수밖에 없다.
 
개헌을 주장하는 논리 중 하나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이다. 김 대표도 ‘권력 분점의 필요성’을 개헌론의 한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지금 박 대통령을 ‘제왕’으로 만들고 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정부와 여당이다. 대통령 한마디에 검찰이 ‘사이버 검열’을 하겠다고 나서고, 국회의원인 여당 대표가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침범한 것도 아닌데 “대통령께서 아셈 회의를 하고 계시는데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리는 상황을 다른 나라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 이번 ‘개헌론 소동’에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김 대표가 공개사과했지만 개헌론이 완전히 사그라질 것 같지는 않다. 정기국회 이후엔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높다. ‘공론의 장’인 국회에서 개헌 논의를 하는 걸 막을 이유는 없다. 다만 언제나 그 중심엔 국민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이런 인식을 분명하게 가져야 한다.


[칼럼] 사이버 검열과 ‘매운 고추’

● 칼럼 2014. 10. 28. 18:30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경찰과 검찰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카카오톡과 모바일커뮤니티 서비스 ‘밴드’를 압수수색하고 사이버 대화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거라니 자신도 사이버 사찰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며칠 전 사이버 검열은 1980년대 신군부의 보도지침을 능가하는 ‘공안통치’라고 비난했는데, 1980년대나 오늘날이나 ‘검열’은 시민이 신뢰하지 않는 권력자가 시민들을 겁주어 제 불안을 쫓으려 취하는 조치입니다.
출판된 지 77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중국 공부의 필독서로 꼽히는 <중국의 붉은 별>에 ‘그는 내가 쓴 글의 내용이나 촬영한 사진에 대해 전혀 검열하지 않았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제가 이 구절을 잊지 못하는 건 1980년대 초 신문기자로서 신군부의 검열을 받아본 아픈 기억 때문입니다. 여기서 ‘그’는 훗날 중국 초대 국가주석이 된 마오쩌둥입니다.
국민당 군대를 피해 1934년 10월부터 일년 동안 ‘대장정’에 나섰던 마오는 1936년 여전히 게릴라 군대를 면치 못한 홍군의 지도자로서, 국민당 정부가 내건 어마어마한 액수의 현상금을 목에 건 채 이 책의 저자가 된 에드거 스노를 만났습니다. 누가 봐도 불안한 상황이었지만 마오는 ‘태평스럽게 다른 사람들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마오가 ‘태평스럽게’ 나다니고 스노의 글을 검열하지 않았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신이 이끄는 홍군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병사들과 똑같이 생활했고 그들이 맨발일 때는 자신도 신을 신지 않았으며, 집회에서나 극장에서는 사람들 틈 아무 데나 끼어 앉았다고 합니다.
권력자들이 시민과 똑같이 생활하며 자나 깨나 시민의 복리를 생각하면 시민의 사랑을 받습니다. 그렇지 않아 사랑받지 못하는 권력자가 ‘검열’로 위협할 때 시민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두려움에 떨며 ‘사이버 망명’을 해야 할까요?
2011년 지진해일로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 후쿠시마의 고철을 수입하는 나라, ‘절친’ 미국으로부터 ‘유사시’ 한반도에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는 나라, 22조원을 들여 수자원을 오염시킨 사람들이 호의호식하는 나라, 이런 나라의 시민들이 왜 ‘사이버 검열’ 따위를 두려워해야 할까요?
 
두려움은 삶을 위축시킵니다. 두려움에 떠는 사람의 일년은 자유인의 하루보다 무가치합니다. 협박에 순응하는 시민은 시민이 아니고 노예입니다. 누가 뭐라든 할 말은 해야 합니다.
겁이 나서 카카오톡이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으면 스마트폰을 쓰는 대신 직접 만나서 대화하세요. 대화란 원래 ‘서로 마주앉아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니 스마트폰이 없으면 더욱 의미 있는 대화가 가능하겠지요.
혹시 정부가 ‘세월호가 죽인 경제’를 살리려 이러는 거라면 다시 생각해보길 권합니다. 사이버 대화를 ‘실시간 모니터링’ 하려면 무수한 요원들을 고용해야 하고, ‘불온한’ 대화자를 모두 벌하려면 검경과 법관, 유치장과 교도소를 늘려야 하겠지만 이런 식의 ‘경제 살리기’는 ‘나라 죽이기’이니까요.
마오쩌둥은 ‘매운 고추’라는 민요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노래의 주인공 고추는 먹히기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채소의 나날을 혐오하다가 결국 채소들의 봉기를 이끕니다. 부당한 조치에 순응하는 사람은 먹히기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채소와 다르지 않습니다. 권력을 갖지 못한 사람은 ‘소시민.’ 지금이야말로 소시민들이 ‘작은 고추’가 되어 ‘작은 고추의 매운맛’을 보여줄 때가 아닐까요?
 
< 김흥숙 - 시인 >


햐얀 이 만들려다 잇몸 망가져

● 건강 Life 2014. 10. 28. 18:25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아름다운 미소의 기본은 하얗고 반짝이는 치아다. 아무리 웃는 얼굴이 예뻐도 치아가 누렇거나 잇몸이 거무죽죽하면 보기 좋을 리가 없다. ‘건치 미인’ 연예인들이 유명해지면서 광고 모델 같은 하얀 치아를 갖고자 자가 미백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잘못된 자가 미백은 치아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시술은 신중히… 치아미백·성형 어떻게? 

치아 미백은 과산화수소를 치아 표면의 법랑질과 상아질에 침투시켜 착색된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자극적인 성분을 사용하다 보니 충치가 있거나 치아가 마모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치아미백을 하면 미백 성분이 되레 치아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럴 때는 무작정 치아미백을 하기보다 자신의 치아상태부터 먼저 살피는 게 우선이다. 치석 때문에 치아가 깨끗하지 않을 때는 미백보다 스케일링을 먼저 해야 한다. 충치가 생겨 치아가 까맣다면 당연히 충치치료를 먼저 해야 하고 잇몸병이 있을 때도 잇몸 치료가 우선이다. 치아와 잇몸에 질환이 없어도 의사 진단 없이 자가미백을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치과전문의들은 “치아미백을 할 때는 화학약품이 잇몸과 뿌리에 닿지 않도록 철저하게 커버하고 치아 상태에 따라 적절한 시술 시간을 정해 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집에서 자가 미백을 하면 잇몸과 치아를 다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아미백은 병원에서 해도 70~80%가 이가 시린 증상을 겪게 된다. 보통 하루 이틀이면 없어지지만,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오래가는 경우가 많다.
치아미백을 한다고 치아가 하루아침에 하얘지는 것도 아니다. 착색된 부분을 벗겨 내 본래 자신의 치아 색이 드러나게 하는 게 치아미백이다. 치아미백으로 치약광고 모델 같은 새하얀 치아를 갖게 되리라는 기대는 접는 게 좋다. 멜라닌 색소가 많아 잇몸이 검은 사람에게도 미백제를 쓴다. 잇몸에 약제를 바르면 멜라닌 색소가 없어져 일주일 정도 후에 선홍색 잇몸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멜라닌 색소가 생겨 본래 색깔로 돌아온다. 
바나나 껍질, 레몬 등으로 치아를 닦아내는 방법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바나나의 당분이 치아 사이에 끼고 레몬의 산이 치아 부식을 유발해 멀쩡한 치아를 망가뜨릴 수 있다. 속설은 그냥 속설일 뿐이다.
치아성형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보편화된 라미네이트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미네이트는 겉으로 드러나 있는 치아 표면을 미세하게 다듬고 그 위에 치아 표면과 유사한 세라믹 재질의 기공물을 붙이는 보철치료의 하나로, 변색된 치아나 비정상적으로 작은 치아, 깨진 치아를 치료할 때 시술한다.
 
전문의들은 “실제로 라미네이트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면서 “치아가 많이 틀어진 상태로 간격이 벌어져 있으면 치아를 더 많이 깎아내야 하고, 윗니와 아랫니의 교합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시술 후 라미네이트가 잘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잇몸에 염증이 있을 때도 시술이 어렵다. 치아 표면에 붙이는 라미네이트를 제작하려면 실리콘을 이용해 환자의 치아와 잇몸에 맞는 본을 떠야 하는데, 잇몸에 염증이 있으면 치아와 잇몸 사이가 들떠 제대로 본이 떠지지 않고 접착도 잘 안 된다. 이 경우에도 잇몸 염증을 치료한 다음 시술해야 한다. 
라미네이트 시술이 잘 됐다 하더라도 수명은 10~15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치아 배열이 계속 바뀌는데다 라미네이트는 탄성이 없어 딱딱한 음식물을 자주 섭취하면 깨질 가능성이 크다. 라미네이트가 치아 기능을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작은 치아를 가진 사람이 해도 씹는 기능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오로지 미적인 기능만 있을 뿐이다. 
심각한 부작용은 없어도 시술 가격이 비싸고 수명이 짧아 의사들도 단순히 연예인처럼 미백 목적으로 시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에게는 잘 권하지 않는다. 
웃을 때 드러나는 잇몸의 모양이 고르지 않아 치아를 덮은 잇몸을 약간 제거해 올려주는 ‘잇몸성형’도 마찬가지다. 잇몸 일부분을 제거해도 될 만큼 두께가 적당하지 않으면 치아뿌리가 드러날 위험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