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적극적으로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5년으로"

-05 23:58 수정 2025-06-07 18:32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6월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후 열린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시민들이 한 표씩 행사해 내란을 끝냈다. 1997년 대선 이후 28년 만의 최고 투표율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역대 최다 득표수를 안겼다. 이 표심에는 내란을 일으키고, 이후 6개월 동안 경제 파탄으로 온 나라를 수렁에 빠뜨려놓고도 법을 비틀어가며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내란 정부에 대한 분노가 고스란히 담겼다.

 

이재명 정부는 이 표심에 어떻게 호응해야 할까. 내란 책임자 처벌과 법을 비트는 데 동원된 권력기관 개혁은 기본이다. 다만 이 조처가 “선악 구도의 적대감”(이진순)을 바탕으로 정치적 반대파를 억압하는 도구로 쓰이는 건 경계해야 한다. 정권 초기 적폐 청산에 몰두했다가 되레 검찰 권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았던 문재인 정부의 과오는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사는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분열의 정치를 끝내기 위해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이번 대선에서 내란을 반성하지 않은 김 후보는 41.15%를 득표했다. 그런데 이 표심을 단순히 ‘내란 지지’로만 해석할 순 없다. 여기에는 내란과 상관없이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을 반대하는 정치에만 몰두한 표심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이렇게 “상대를 반대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존재 의의를 찾는” 정치를 ‘반대의 정치’(김민하)라고 한다. 실제 이번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김 후보 지지자 가운데 40.6%는 “싫은 후보 낙선을 위해” 김 후보를 찍었다고 답했다.

 

양극으로 나뉘어 서로 반대만 하게 만드는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승자가 독식하고 반대편을 억압하는 권력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또한 반대가 아니라 지지를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의 비례성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정당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고, 정책을 추진하거나 집권하기 위해 연합 정치도 할 수 있다. 개헌이나 정치 개혁 논의가 필요한 까닭이다.

 

이것만큼이나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일도 시급하다. 참여연대가 전문가 101명에게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를 물어본 결과, 사회통합과 경제적 불평등 완화가 가장 많이 꼽혔다. 특히 경제적 불평등 완화는 19명이 핵심 문제로 꼽았는데, 증세와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재분배 강화(9명)까지 합치면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 분야 19개 과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22.76%)을 나타냈다. “불평등과 그에 대한 불만은 경쟁 격화, 각자도생, 혐오 세력화, 포퓰리즘 정치를 부른다”(김희원)거나 “증세와 소득재분배를 통해 불평등을 개선해야 하고, 이중 노동시장 구조도 개혁이 꼭 필요하다”(이강국)는 지적이 나왔다.(이번호 특집)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 상속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과 같은 감세 정책을 앞세웠다. 이것이 이번 대선에서 한강벨트 표심을 되찾아오는 결과를 낳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통령이 한강벨트에 사는 사람들만을 위한 대통령이 될 순 없다. 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한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 공정에만 머무르지 말고 더욱 적극적으로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5년으로 진화해야 한다. 5년 중에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길지 않다.  < 이재훈 기자 >

 

정치 지형과 민심이 변했다…숫자로 보는 21대 대선

 

                   6월 3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체육관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제21대 대선은 사상 최대 득표, 역대급 투표율, 지역 구도의 미묘한 변화, 20대 남성의 두드러진 표심 분화 등이 주요 특징으로 나타난 선거였다. 선거 결과 드러난 몇 가지 핵심 수치는 한국 정치 지형과 민심의 새로운 흐름을 드러냈다.

 

■49.42%, ‘압도적 승리’?

 

이재명 대통령은 최종 49.4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총 1728만7513표로 역대 대선 최다 득표 기록이다. 2위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15%·1439만5639표)와의 격차는 8.27%포인트로 289만1874표 차이가 난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과반 득표에 성공한 대통령은 제18대 박근혜 전 대통령(51.55%)이 유일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은 50%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역대 당선자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36.64%, 김영삼 대통령은 41.96%, 김대중 대통령 40.27%, 문재인 대통령은 41.08%로 당선됐다.

 

2위 김문수 후보와의 8.27%포인트 격차 또한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큰 편이다. 지난 20대 대선의 0.73%포인트,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의 2.33%포인트,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의 3.53%포인트 격차보다 훨씬 크다. 다만 이번 대선이 12·3 불법 계엄과 탄핵이라는 ‘정권 심판’의 성격이 강했음을 고려할 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2위인 김문수 후보와 상당히 격차가 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과반 이상의 득표로 반대 진영의 ‘심리적 승복’까지 유리하게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이었는데 이에 못 미쳤던 점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약 8%포인트 격차로 김문수 후보를 이긴 것은 분명 ‘압도적 승리’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표명을 분명히 하지 않은 김문수 후보가 40% 넘는 지지를 받은 점이 이후 정치적으로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79.4% 높은 투표율

 

21대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79.4%로 집계됐다. 이는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통상 판세가 뚜렷이 기운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시종일관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상황이었음에도 예상을 벗어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인해 보수층의 투표 열기가 낮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보수층의 막판 결집이 이루어지며 높은 투표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 원장은 “계엄과 탄핵에 대한 심판 차원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요인이 분명히 존재했다. 반면 보수층의 결집 요인을 찾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처럼 보수층의 결집이 상대적으로 낮게 예측됐기에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의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질 수 있다고도 전망됐다”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좁혀진 격차나 높은 투표율은 보수층의 막판 결집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김문수 후보 배우자 설난영씨를 겨냥한 비하성 발언 논란이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승찬 대표는 “이번 대선은 12·3 계엄으로 불거진 ‘내란 심판’의 성격이 강했던 선거였기 때문에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은 김문수 후보의 서사는 빈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은 김문수 후보에게 새로운 서사를 제공했다”라며 “막판 며칠 동안 김문수 후보가 유세를 굉장히 잘했다.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을 여성 차별, 직업 차별이라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인생사를 풀어낸 것이 보수층 결집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PK 최초 40% 돌파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부산에서는 40%를 소폭 넘는 득표율(약 42.7%)을 기록하며 민주당계 후보로는 처음으로 ‘마의 40% 벽’을 넘었다. 울산에서는 42.54%를 얻어 민주당 후보 역대 최고 득표율을 경신했으며, 경남에서도 39.40%를 득표해 40%에 근접하며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의 지지를 받았다. PK 출신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대 대선에서 얻은 37.8%를 상회하는 기록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PK에서 민주당 후보가 40%를 넘거나 근접한 득표율을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TK(대구·경북)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30%를 넘지 않겠냐는 전망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실제 개표 결과 대구에서 23.22%, 경북에서 25.52%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다만 역대 민주당 계열 대선후보 중에선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미묘한 민심의 변화는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희웅 대표는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준석이라는 보수 지지층의 또 다른 선택지가 존재했다는 점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라며 “TK에서 김문수 후보는 과거 보수정당 후보들이 8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60%대에 머물렀다. TK의 정서를 대변하던 국민의힘에 월등한 지지 경향은 여전히 강고하지만, 그 와중에도 일정한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대 남성의 이준석 지지

 

이번 대선에서 두드러진 점 중 하나는 20대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이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37.2%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문수 후보는 36.9% 이재명 후보는 24.0%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이는 다른 모든 세대 및 같은 세대인 20대 여성의 지지 양상과도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윤희웅 대표는 “동일 세대 내에서 남녀별 정치성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현상이 최근 3~4년간 상당히 고착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라며 “일부 정치인들은 이러한 현상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활용하고 자극해왔다. 이 같은 균열이 또 다른 사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새 정부의 정교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을 ‘20대 극우화’로 단순화해 규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한울 원장은 “극우에 대한 경계와 대응은 필요하지만, 이를 정의하는 공통된 기준이나 합의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극우에 대한 우려가 커진 배경에는 계엄과 탄핵이 있다. 이준석 후보와 개혁신당은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입장을 취했다는 점에서 그 지지자들을 극우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분명히 비판의 여지가 있지만, 그것이 극우적 성향 때문인지 무책임한 정치적 언행 때문인지를 구분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 경향 박송이 기자 >

 

이재명 PK 선전에 지역언론 “보수텃밭 아냐” “국힘 비상”

부울경 최고득표에 지역언론 표심 분석… ‘PK대약진’ 평가

 
▲ 지난 4일 UBC '뉴스프라임'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처음으로 40%대 득표에 성공했다. 지역 언론에선 이를 ‘이변’으로 평가하며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을 치르며 민심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대 대선에서 40%대 득표에 성공하자 지역언론은 이를 적극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산 40.14%, 울산 42.54%, 경남 39.4%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역 언론에선 탄핵심판 여론이 강했던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4일 부산MBC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최고기록”이라며 “역대 민주당 계열 후보 중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계엄과 탄핵으로 촉발된 이번 대선에서 심판심리가 작용해 과거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도 넘지 못한 마의 40%를 넘은 것”이라고 했다. 부산MBC는 “보수세가 여전히 강하지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민심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 지난 4일 KNN '뉴스아이' 갈무리.
▲  지난 4일 울산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같은 날 부산경남지역 민영방송 KNN 역시 ‘뉴스아이’를 통해 “PK출신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도 넘지 못한 마의 기록이 깨진 셈”이라며 “계엄, 탄핵에 대한 심판 여론이 그만큼 강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텃밭에서 접전을 허용한 국민의힘은 비상이 걸렸다”고 했다.

 

부산지역 일간지들도 ‘마의 40% 돌파’에 주목했다. 부산일보는 지난 5일 <진보 대통령으로 부산 최다득표... ‘마의 40%’ 벽 넘었다> 기사에서  “2018년 지방선거 이후로 보수우위지형으로 회귀한 부산의 정치구도를 다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같은 날 국제신문은 <李, 부산 ‘마의 40%’ 돌파... 경남선 김해 거제 金에 우위> 기사에서 ‘이재명 득표율 PK대약진’이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 지난 5일 부산일보 기사 갈무리.
▲ 지난 5일 경상일보 기사 갈무리.

 

경남신문도 지난 5일 <국민 절반 내란종식에 한표> 기사에서 ‘경남 39.4% 역대 진보 최다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울산은 부울경 지역 중에서도 두 후보간 격차가 가장 적었고 지역구 5곳 중 2곳에서 이재명 후보가 앞섰다. 이와 관련 UBC는 지난 4일 ‘프라임뉴스’에서 “보수우세 지역인 울산에선 이례적인 수치”라고 했다. 같은 날 울산MBC는 ‘뉴스데스크’에서 “울산이 더 이상 보수텃밭이 아님을 증명한 것”이라고 했다.

 

울산지역 신문인 경상일보는 지난 5일 <울산도 내란심판 표심 거셌다> 기사를 통해 “전통적인 보수우파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울산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심판하려는 유권자의 표심이 높게 나타났다”며 “울산에서는 계엄선포와 탄핵을 초래한 정당에 책임을 묻는정서가 강하게 발현된 것”이라고 했다.  <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13일 국회 의원회관서 증언대회

 
 

‘

5·18 보상법’ 개정을 위한 국가폭력 증언 대회가 오는 13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2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21명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선 정경자 전 5·18 진상조사위 조사관이 ‘5·18 관련 수배·학사징계·해직 사건 진상규명 조사 결과와 과제’를 발제한다. 고 박관현 전남대 총학생회장 누나 박행순씨가 5·17 예비검속 및 수배 피해를 증언하는 등 모두 6명의 피해자가 증언에 나선다. 5·18 당시 대구 계명대 학생이었던 김균식씨, 전주 신흥고 학생이었던 이우봉씨, 영암 신북고 학생이었던 박재택씨가 학사징계 피해를 증언한다.

 

5·18 보상 심의위는 5·18 보상법에 보상금 지급 근거 규정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5·18과 관련하여 수배·학사징계 등 피해가 인정된 ‘5·18 관련자’에게 “보상액 산출 해당 없음”을 통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5·18 피해자들이 5·18 보상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추미애·민형배·양부남 민주당 의원이 5·18 보상법 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각각 발의해 놓은 상태다.  < 성한용 기자 >

트럼프-머스크 결별엔 감세·이민정책 갈등…머스크 제3정당 창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오른쪽)가 지난 3월 14일 백악관을 떠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으로 향하기 전 대화하는 모습. 워싱턴/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갈등이 파국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트럼프 대통령 공격 게시글 일부를 삭제하는 등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끝났다”며 선을 그었다.

이번 ‘동맹 붕괴’ 배경엔 대선을 계기로 손잡은 ‘테크(기술) 우파’와 ‘포퓰리스트 우파(마가)’ 간 이념적 간극이 자리하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 승리를 이끈 이 조합이 해체되면 내년 중간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트럼프 비판 트윗 삭제했지만, 트럼프 “관계 끝났다”

 

머스크가 최근 엑스에 게시한 트럼프 대통령 비난 글 중 일부를 삭제한 것으로 7일(현지시각)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문서에 언급됐다고 주장하는 글과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고 제이디 밴스 부통령으로 교체하자’는 게시물에 “예스”라고 답한 글 등이다. 스페이스 엑스와 항공우주국(NASA)간 협력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와 머스크가 함께일 때 훨씬 더 강하다’는 한 지지자의 발언에 “틀리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중재 시도도 물밑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봉합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밴스 부통령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방위적인 비난에 나선 것은 큰 실수”라며 “대통령의 신임을 다시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엔비시(NBC) 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머스크와 관계를 회복하길 원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와의 관계가 끝난 것으로 보냐는 물음에 “나는 그렇게 추정한다”고 답했다. 머스크와 대화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나는 다른 일을 하는 데 너무 바쁘다. 그와 대화할 의향이 없다”며 “그가 대통령직에 대해 무례했다. 매우 나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사 국장 후보 지명 철회로 폭발…“트럼프, 머스크 추궁”

 

‘동맹 붕괴’는 누적된 갈등의 결과지만, 결정적 국면은 머스크의 측근이자 차기 항공우주국 국장 후보였던 재러드 아이잭맨의 낙마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진행된 머스크의 공식 환송 행사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관으로부터 한 파일을 건네받았다. 그 안에는 아이잭맨이 최근 몇 년간 민주당 인사들에게 기부한 내역이 담겨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도중 분노를 억누르며 형식적인 작별 인사를 했지만, 카메라가 꺼지자마자 머스크를 추궁했다고 한다. 머스크는 “아이잭맨은 일 잘하는 사람이자 양당 모두에 기부했던 많은 인물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언젠가 등을 돌릴 것”이라며 설득에 응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는 아이잭맨의 낙마에 굴욕감을 느꼈고, 이는 백악관과의 관계 단절을 촉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공개 비판했고,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와 격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정부 효율성부 ‘도지’의 운영으로 행정부 내에서 반발을 샀고, 장담하던 ‘2조 달러 감축’도 달성하지 못했다. 트럼프 1기 백악관의 수석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지가 헛소리라는 걸 알게 됐고, (머스크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고 평가했다.

 

갈등의 본질은 마가와 기술진보의 결별

 

동맹 붕괴의 계기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으로 이름 붙여진 감세법안이었다. 하지만 배후에는 이번 대선을 계기로 손잡은 공화당 내 두 진영인 ‘기술 우파’와 ‘마가’ 간 이념적 갈등요소였던 ‘이민자’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이날 폴리티코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 진영은 1550억 달러가 투입되는 대규모 이민 단속 및 추방 예산을 이번 법안의 핵심 정당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경 보안 및 추방 조치를 포함하고 있는 ‘보수운동의 결정적 성취’라는 게 마가 쪽 입장이다.

 

반면, 기술 우파의 대표격인 일론 머스크는 해당 법안이 대규모 재정적자를 낳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테크 분야 보조금이나 투자 항목 삭감으로 도지가 추진하던 기술혁신 관련 프로그램들도 축소될 운명에 처했다. 머스크는 “기술 혁신을 이끌 부문에 대한 지원은 줄이고, 정치적 목적의 지출만 확대됐다”고 비판했다. 전기차에 제공되는 보조금이 대폭 축소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민자 제한’을 국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마가 진영과, ‘재정 건전성과 기술 혁신’을 우선 가치로 삼는 기술 우파간 충돌은 지난해 12월 이미 한차례 펼쳐졌다. 당시 마가 진영의 스티브 배넌은 고급 기술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H-1B 비자 폐지를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민이 미국 경제의 역동성을 이끄는 동력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 편에 서며 갈등은 봉합됐다.

 

폴리티코는 “이번 사태는 트럼프 공화당 내에서 ‘이민’이 절대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라며 “이민자에 대한 태도 차에 따른 균열이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머스크, 미국 정치 흔들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공화당 지지층에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층에서 머스크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젊은 남성층과 같은 공화당의 비전통적 지지층으로부터 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공화당 내부 결속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둘 간 충돌은 당장 공화당이 추진 중인 감세 법안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법안은 하원에서 1표 차로 통과됐다. 상원을 거쳐 다시 하원을 통과해야 하는데, 상·하원 모두에서 1,2표차로 법안 운명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여론전에 나설 경우 법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감세 법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낙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후보들을 후원할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리티코는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공화당의 얼굴이 될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그는 공화당의 입법 전략과 2026년 중간선거 구상에 중대한 혼선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혼란 유발자”라고 평가했다.

 

머스크가 정치적으로 독자 노선을 모색할 경우, 그 여진은 2026년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 머스크는 6일 저녁 엑스에서 진행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중도층 80%를 대변할 새로운 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제3정당 창당을 시사했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트럼프 “정신 잃은 그와 대화 안 해”…머스크 “새 정당 필요” 다시 도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가 지난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모습. 워싱턴/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할 계획이 없다면서 머스크가 넌지시 내비친 화해 의향을 묵살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미국에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면서 다시 도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전세계가 보는 앞에서 요란한 ‘파국 드라마'를 선보인 뒤 확전은 피하려는 모양새지만, 갈등의 불씨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공개 비방전을 벌인 다음 날인 6일(현지시각) 머스크와 대화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면서 “그가 테슬라에서 잘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머스크 소유 사업체와 맺은 정부 계약 해지 가능성은 여전히 검토중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검토할 것이다”, “보조금이 너무 많다”고 보조금 지금 중단 가능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머스크와의 언쟁 중 머스크가 소유한 스페이스X 등을 겨냥해 “예산을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틀 연속 계약 파기를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머스크와 통화를 할 예정이라는 일각의 보도 내용과 관련해 “정신을 잃은 그 남자 말이냐?”라고 말하면서 “그는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만 지금은 별로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3월에 구입한 테슬라 자동차를 팔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하며 각계에서 비난받고 테슬라 불매운동이 번지던 당시에 머스크에 대한 지지를 표하기 위해 테슬라 세단을 구매했지만, 이제 3개월만에 팔아치우겠다고 나선 것이다.

 

먼저 갈등 봉합 의향을 내비쳤던 머스크는 또 다시 도발을 이어갔다. 머스크는 전날 “트럼프와 머스크가 위대한 조국의 이익을 위해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억만장자 빌 애크먼의 게시글에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답하면서 화해 뜻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SNS 게시물을 자제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항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연료를 공급할 때 쓰는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을 철수시키겠다고 한 발언도 철회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날 다시 “미국에는 중간층 80%를 대표할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자극했다. 그는 전날에도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미국에서 실제로 중간에 있는 80%를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때가 되었나?”라는 질문과 함께 엑스 이용자들에게 찬반을 묻는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그는 이 설문에 응답한 사람의 80%가 창당을 지지했다면서 “이것은 운명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 정당의 이름을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이라고 정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싸움에 난처해진 공화당 의원들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진영은 조속한 갈등 해소를 주문하고 있다. 특히 양쪽 모두와 친분이 깊은 JD 밴스 부통령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그는 두 사람의 비방전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충동적이거나 성급하지 않다고 옹호했으나 머스크에 대한 직접 비판은 피했다.

 

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사이기도 했던 ‘마가’ 세력의 대변자 스티브 배넌은 트럼프 6일(현지시간) ‘CBS 전화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마약 복용과 중국과의 연루 여부를 들여다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머스크를 맹공격했다. 그는 ”그의 시민 자격도 조사해야 한다”라며 머스크의 미국 시민권 취득 경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머스크는 18세 생일 직전 캐나다로 이주, 캐나다 시민권을 얻었고, 이후 2002년에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넌은 머스크가 수장을 맡았던 정부효율부(DOGE)가 “인공지능(AI) 모델에 입력하기 위해 자료를 가져갔는지 지금 조사해야 한다”라며 이는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이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71%는 트럼프 편을 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 등을 포함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는 누구의 편도 아니라면서 방관적 입장을 보였다.

 

머스크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거운동 자금으로 약 2억7천만달러(약 3700억원)를 기부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올랐으며, 백악관에 들어와 정부 구조조정과 지출 삭감을 주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는 머스크가 지난달 30일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 후 급격히 나빠졌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감세 법안을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비난했고, 그의 반대는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 박민희 기자 > 

“개털은 여과기 돌려도 감당 어려울 수 있어
물 자주 교체했을 가능성”…2023년 8월부터 사용량 급증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야외에 설치된 시설물로, 개 수영장 의혹이 불거졌다.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입주한 뒤 개 수영장으로 보이는 시설을 설치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관저 이전 공사 예산이 부족해 행정안전부 예비비까지 끌어다 쓰더니, 관저 예산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한 입주 이후에 대통령 부부의 사적 용도 시설을 추가 설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나랏돈으로 수백만원짜리 캣타워(고양이 놀이시설)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횡령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두 사람은 개 6마리, 고양이 5마리를 키운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1·2기 당 지도부 인사들을 대통령 관저로 불러 만찬을 했다. 1기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만찬이 끝난 뒤 페이스북에 관저 야외에서 이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여럿 올렸다.

 

이 가운데 풀밭 사이에 설치된 수영장으로 보이는 사진도 있었다. 파란색 타일로 마감된 직사각형 시설물은 단차를 두어 점차 깊어지는 구조로 물이 채워져 있었다. 가장 깊은 곳은 성인 무릎 높이 정도였다. 수조 주변은 대리석 재질로 마감됐다.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는 8일 한겨레에 “관저 공사 때는 없던 시설물”이라고 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관저 공사가 끝나고 두 달 뒤인 2022년 11월 입주했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관저에서 퇴거하지 않던 기간 수돗물 사용량이 터무니없이 많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윤건영 민주당 의원실은 “관저에 작은 수영장이 하나 있다“는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실은 “관저를 방문하는 외빈을 위해 조경용으로 꾸민 작은 수영장이다. 깊이가 성인 무릎 정도로 얕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한겨레 취재로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관저에 입주하고 8개월 뒤인 2023년 6월부터 물 사용량이 급증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건영 의원실은 이날 한겨레에 “제보자 말에 따르면 관저를 이전하면서 내부에 수영장을 새로 설치했는데, 대통령 부부가 그 수영장을 사용한 것은 아니고 관상용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관저 공사에 참여했던 업체와 친분이 있는 한 인사는 한겨레에 “관저 입주 이후에 온수가 가능한 수영장 시설을 설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람이 사용하려면 불편할 것 같았는데 ‘개가 쓸 것이라 괜찮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개 수영장 설치 경험이 있는 업체 관계자는 “깊이가 10㎝면 유아풀, 90㎝ 이상이면 성인풀이다. 대통령실 설명처럼 조경용이라면 보통 ‘조경용 연못’이라고 하지 ‘조경용 수영장’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단차가 낮은 곳 아래에는 보통 여과 펌프, 온수·급수·배수 시설 등 기계실을 둔다. 만약 저 정도 물 높이에 온수 시설까지 설치됐다면 개 수영장으로 봐야 한다. 개털은 여과기로 돌려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물을 자주 교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해당 시설물이 건축 관련 법령을 어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50㎝ 이상 땅을 깎고(절토) 높이거나(성토), 콘크리트 등으로 마감하는 개발 행위는 토지형질변경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관저 이전 공사 당시 준공검사 등을 조작했던 대통령실이, 이후 추가로 설치한 개 수영장 의혹이 제기된 시설물 신고를 관할 구청에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골프 시설로 검토했다는 70㎡ 크기 ‘유령 건물’을 2년 넘게 미등기 상태로 숨겨놓은 사실이 한겨레 취재로 드러난 바 있다.  < 김남일 기자 >

 

“윤석열 관저 개 수영장 흉물스러워, 사적 목적이면 국고 횡령”

관저 방문 민주 의원들 지적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야외에 설치된 시설물로, 개 수영장 의혹이 불거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개 수영장’으로 보이는 시설물을 설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사적인 목적으로 썼고, 공용 목적이 없다면 국고 손실, 국고 횡령 혐의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는 여당 의원의 주장이 나왔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개 수영장 논란은 앞서 여당 전·현직 지도부가 지난 7일 저녁 이재명 대통령과 만찬을 위해 한남동 관저를 방문한 뒤 불거졌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한남동 관저에 들어오기 전엔 없었던 시설물이 새롭게 설치된 것이 여당 의원들을 통해 확인된 것인데, 통상적인 수영장이라고 보기엔 협소하고, 조경용이라고 보기에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아 반려견 전용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개 6마리, 고양이 5마리를 키운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야외에 설치된 시설물로, 개 수영장 의혹이 불거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해당 시설의 수심은 발목 깊이에서 갈수록 깊어져 성인 무릎 높이까지 오는 정도로 반려견용이라고 볼 여지가 적지 않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관저에서 반려견을 여러 마리를 키웠고, 관저 입주 뒤 약 반년이 지난 2023년 6월부터 수도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도 이런 의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관저를 직접 방문한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은 “개 수영장”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미국에 있을 때 개 수영장이 집에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해당 시설은) 개 수영장의 형태”라고 덧붙였다. 같은 방송에 나온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흉물이다. 아름다운 정원에 파란색 타일의 수영장 자체가 언밸런스하다”며 “개수영장이면 개털이 빠져있지 않겠나 해서 찾아봤는데 없길래 물을 진짜 많이 갈았나 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입주 당시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대통령 관저 내부 모습도 전해졌다. 대통령 관저가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쓰였을 당시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힌 전 최고위원은 “그때는 오래돼서 시설이 전반적으로 낡았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현대식으로 굉장히 돈을 들여서 인테리어를 깔끔하게 했다. 내부가 하얀 한지로 전체적으로 정리를 해놔서 굉장히 돈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집기나 이런 것은 없었다. 그림 액자 하나 정도 있었고, 장식품, 인테리어 용품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 심우삼 기자 >

 

윤석열·김건희, 관저 물 2년 전부터 ‘월 800t’ 썼다

고지서 입수…입주 6개월 뒤부터 비정상 증가
전문가 “물 대량 사용하는 특정 시설물 의심”

 

 
                                한겨레가 입수한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전체 관저 수도 요금 고지서. 영상 갈무리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수도 사용량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관저 입주 후 약 반년이 지난 2023년 6월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4월 파면 이후 민간인 신분으로 관저에 일주일간 머무르며 228톤이 넘는 물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는데, 2년 전부터 이미 통상적이지 않은 수준의 수도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가 입수한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전체 관저 수도 요금 고지서. 영상 갈무리
 

한겨레는 29일 서울시 상수도 지도와 서울시 ETAX(인터넷 세금납부 시스템) 등을 통해 윤 전 대통령 임기 기간 전체의 관저 상수도 요금 고지서를 입수해 사용량을 확인했다.

윤 전 대통령이 관저에 입주한 2022년 11월부터 2023년 6월7일까지의 물 사용량은 수도 검침 기준인 2개월 평균 약 908톤이었다. 1개월 기준으로 보면 평균 약 454톤의 물을 사용한 것인데,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1명의 한 달 평균 물 사용량이 약 5톤(한국수자원공사 자료)이므로 약 90명분인 셈이다. 대통령실의 실제 상주 인원은 약 40명, 상시 출입 인원까지 포함하면 1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적인 수준이었던 대통령실의 수도 사용량은 2023년 6월8일부터 8월7일 두 달간 1622톤으로 급증했다. 이전 평균 사용량보다 약 700톤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물 사용량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퇴거하기 직전까지 유지됐는데, 최소 사용량은 1356톤, 최대 사용량은 2051톤이었다. 지속적으로 물을 많이 사용해야만 하는 어떤 요인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전체 관저 수도 사용량 추이. 한겨레 영상 갈무리

 

김길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 소장은 “물을 많이 썼다는 건 반드시 이유가 있다. (이 관저 수도 사용량 증가는) 단순한 누수나 인원 증가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명확한 정보가 없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시기에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시설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관저 내에는 수돗물 관련 의혹을 제기할 만한 특별한 시설이 없으며, 감사원에서 관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만큼 결과를 보면 증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해명했다.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불법 증축, 21그램의 무자격 공사, 사우나 및 스크린 골프장 등 그동안 대통령 관저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이 지적됐지만 대통령실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은 적이 없다”며 “이번 수도 사용량 문제 역시 대통령실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의혹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지난달 11일,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이 민간인 신분으로 관저에 머물면서 사용한 비용 일체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대통령비서실은 ‘정보 부존재’를 이유로 거부했다.

관련 기록은 오는 6월3일 대통령 선거 이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간 봉인될 예정이다. < 위준영  조성욱 피디 >

 

“윤석열 관저 ‘개 수영장’ 직접 개털 찾아봤더니…물 많이 썼겠구나”

민주 의원들 “국고횡령 성립 가능성”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야외에 설치된 시설물로, 개 수영장 의혹이 불거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개 수영장’으로 보이는 시설물을 설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사적인 목적으로 썼고, 공용 목적이 없다면 국고 손실, 국고 횡령 혐의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는 여당 의원의 주장이 나왔다.

‘성인 무릎높이’ 수상한 수영장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개 수영장 논란은 앞서 여당 전·현직 지도부가 지난 7일 저녁 이재명 대통령과 만찬을 위해 한남동 관저를 방문한 뒤 불거졌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한남동 관저에 들어오기 전엔 없었던 시설물이 새롭게 설치된 것이 여당 의원들을 통해 확인된 것인데, 통상적인 수영장이라고 보기엔 협소하고, 조경용이라고 보기에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아 반려견 전용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개 6마리, 고양이 5마리를 키운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야외에 설치된 시설물로, 개 수영장 의혹이 불거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해당 시설의 수심은 발목 깊이에서 갈수록 깊어져 성인 무릎 높이까지 오는 정도로 반려견용이라고 볼 여지가 적지 않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관저에서 반려견을 여러 마리를 키웠고, 관저 입주 뒤 약 반년이 지난 2023년 6월부터 수도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도 이런 의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집기, 인테리어 용품 거의 없어”

 

관저를 직접 방문한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은 “개 수영장”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미국에 있을 때 개 수영장이 집에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해당 시설은) 개 수영장의 형태”라고 덧붙였다. 같은 방송에 나온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흉물이다. 아름다운 정원에 파란색 타일의 수영장 자체가 언밸런스하다”며 “개수영장이면 개털이 빠져있지 않겠나 해서 찾아봤는데 없길래 물을 진짜 많이 갈았나 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입주 당시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대통령 관저 내부 모습도 전해졌다. 대통령 관저가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쓰였을 당시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힌 전 최고위원은 “그때는 오래돼서 시설이 전반적으로 낡았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현대식으로 굉장히 돈을 들여서 인테리어를 깔끔하게 했다. 내부가 하얀 한지로 전체적으로 정리를 해놔서 굉장히 돈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집기나 이런 것은 없었다. 그림 액자 하나 정도 있었고, 장식품, 인테리어 용품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 심우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