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핵심 공약인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 가치를 1대1로 맞추는 1인 1표제가 3일 가결됐다. 1인 1표제는 오는 8월 전당대회 때부터 적용된다. 당원 지지세가 강한 정 대표의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국혁신당과 합당 제안 후 정 대표에 대한 당내 비판이 분출하는 상황에서 1인 1표제가 최종 관문을 넘어서면서 리더십 약화에 대한 부담도 다소 덜 것으로 보인다.
민홍철 민주당 중앙위원회 의장은 이날 중앙위 투표 결과 재적 중앙위원 590명 중 515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0.58%(312명), 반대 39.42%(203명)로 1인 1표제를 도입하는 당헌 개정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87.29%였다. 투표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에 따라 향후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권리당원 간 표 가치는 현행 20대1 이하에서 1대1로 변경된다. 당원들이 주요 선거에서 행사할 수 있는 표 가치가 대의원과 동등해진 것이다. 개정안에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중 1명은 전략 지역 우선 배정, 전략 지역 투표 가중치 부여 등 취약 지역 대표성을 보완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 대표는 1인 1표제 가결 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민주권 시대에 걸맞은 당원 주권 시대가 열린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만시지탄 감이 없지 않으나 이제 더 넓은 민주주의, 더 평등한 민주주의, 더 좋은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인 1표가 시행됨으로써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에 계파가 해체될 것”이라며 “당원들이 공천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계파를 형성해 공천에 대한 이익이나 기득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적 변경이 된다”고 말했다.
투표 결과 최종 가결은 됐지만 1인 1표제에 대한 찬성률은 다소 낮아졌다.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한 차례 부결됐던 지난해 12월 중앙위 투표 당시 찬성률은 72.7%였다. 찬성률 하락은 1인 1표제를 놓고 막판까지 당내 찬반 의견이 충돌했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0으로 이기나 3대0으로 이기나 이긴 건 이긴 거고 승리한 건 승리한 것”이라며 “투표율과 찬성률에 저는 크게 마음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
당 지지세가 약한 전략 지역에 대한 후속 조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전략 지역 투표 가중치는 전당대회 준비위에서 결정한다”며 “전략 지역의 경우 1표가 아니라 1.2표가 될 수도 있고 1.3표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전략 지역은 당원들 입당이 너무 없어서 대의원으로 배려했다”며 “하지만 (이제) 대구·경북 지역 권리당원 숫자는 대부분 1000명을 넘는다. 대의원 구하기 어려웠던 때와 달라졌다”고 말했다.
1인 1표제는 정 대표의 연임 도전 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때 대의원을 비롯한 의원 표심에서는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권리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정 대표가 검찰개혁 등 주요 국면마다 당원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역시 당원이 주요 지지층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당원주권은 위기의 순간마다 당을 지켜낸 가장 강력한 힘”이라며 “1인1표는 당원주권주의 최초의 제도적 실현”이라고 밝혔다.
2일(현지시각)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한 건물에서 “미국을 타도하라”는 내용의 반미 선전물이 걸려 있다. EPA 연합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란과 미국이 지난해 6월 ‘12일 분쟁’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회담을 연다.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을 두고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2일(현지시각)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오는 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만나 양국 간 핵합의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카타르, 튀르키예,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오만, 아랍에미리트 등 7개 중재국 대표단도 참석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지난달 이란 정부의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을 두고 양국 간의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성사된 이번 만남은 지난해 6월 ‘12일 분쟁’ 당시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폭격한 이후 처음 열리는 고위급 회담이다. 지난해 6월 예정됐던 양국 간 6차 핵협상은 개최 직전 진행된 군사적 충돌로 열리지 못했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도 미국과 핵협상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보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외교적 과정의 작업 방식과 틀에 대해 검토하고 결정하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스탄불 회담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포괄적인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는 이란이 회담에 필요한 양보를 할 준비를 하고 참석하기를 바란다”라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이란에 독자적 핵농축 포기, 탄도미사일 제한,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을 요구해왔지만, 이란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중동 지역 아랍해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의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서 F-18 슈퍼호넷 전투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AFP 연합
이번 회담이 핵문제에만 집중하느냐 아니면 모든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느냐를 두고도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은 핵문제 외에도 탄도미사일, 대리세력 문제도 협상하길 원하지만, 이란은 핵문제만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란 것이다.
이스라엘은 오는 3일 먼저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와 만나 ‘어떤 합의든 이란이 핵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보유하지 않고, 대리세력 지원을 중단하는 데 합의해야 한다’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방송 채널12이 보도했다. 이 만남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다비드 바르네아 국외정보기관 모사드 수장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 개최를 위해 이례적으로 많은 주변 국가들이 중재에 나섰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국제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담당자 알리 바에즈는 7개 중동국가의 회담 중재와 참여를 두고 “이 지역 국가들의 전례 없는 협력은 공동의 불안이 있단 걸 보여주는 척도”라며 “이들은 미국의 이란 타격이 난민, 무장투쟁, 불안정 등의 혼란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주변에 퍼뜨릴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