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81천억 달성LG전자 실적도 5천억 육박

 

삼성전자가 2분기(4~6)에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침체 우려에도 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증권업계에선 비대면’(언택트·Untact) 바람으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실적 개선세가 예상을 웃돌았다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는 평가를 내놨다. LG전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해 2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2조원, 81천억원이다. 지난 1분기에 견줘 매출은 6% 남짓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5.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7.4% 줄고 영업이익은 22.7% 늘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포함한 확정 실적은 이달 말 발표된다.

8조원대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치를 2조원 가까이 뛰어넘는 실적이다. 잠정실적 발표 하루 전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Fn)가이드가 집계한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 평균치는 64703억원이었다. 삼성전자도 지난 4월 열렸던 1분기 경영설명회(IR)에서 코로나19 불확실성을 이유로 2분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 분석가들은 깜짝 실적의 배경을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찾았다. 도현우 엔에이치(NH)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실적발표 뒤 낸 보고서에서 비대면 수요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증가하면서 2분기 서버 디램(DRAM) 가격이 20% 이상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가 추정한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52천억원이다. 이는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39900억원)에 견줘 30% 더 많다. 이외에도 4월 이후 세계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보조금을 풀면서 스마트폰과 가전 수요가 살아났고, 마케팅 축소에 따른 비용이 줄어들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실제 이번 2분기 영업이익률은 15.6%로 지난 2018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것도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휴대전화용 디스플레이를 공급받는 미국 애플이 애초 약속한 물량을 다 사지 못한 경우 부품사 매출 보전을 위해 주는 보상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분 약 85%를 보유한 삼성전자 장부에 일회성 이익으로 잡혔다. 업계에선 보상금 수준이 1조원 내외일 것으로 추산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 및 세트 실적 회복과 일회성 이익 효과가 동시에 발현됐다고 밝혔다.

하반기 실적 전망은 엇갈린다. 메리츠증권과 엔에이치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7~9) 영업이익을 각각 91천억원과 89천억원으로 내다봤다. 꾸준히 이익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삼성전자의 주력 상품인 디(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편다. 김경민 하나금융그룹 애널리스트는 지난 6일 낸 보고서에서 3분기 디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5%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엘지전자도 이날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128340억원, 영업이익은 493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20% 내외로 모두 줄었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감소 폭이 적다. 지난 6일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영업이익 전망 평균치는 4058억원이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 5천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반적인 실적을 견인했고, 모바일 부문은 올 상반기 출시된 전략 제품 벨벳이 기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 송채경화 기자 >


     

닷새 지나도록 가해자 조사도 안해 체육출신 여성 차관 역할해달라

국회는 상임위 차원 청문회 추진, 경찰청 특별수사단 꾸려 비리 단속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고 최숙현 선수 사건에 관해 불행한 사건의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며 폭력, 가혹 행위를 포함한 체육계 비리를 뿌리 뽑으라고 지시했다. 국회는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선수에 대한 가혹 행위와 폭행은 어떤 말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구시대의 유산이라며 체육계의 각종 부조리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빠르게 적극적으로 바로잡아 국민께 확실히 신뢰를 심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그는 최 선수가 지도자와 선배에게 가혹 행위를 당한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는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메달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고, 성적이 선수의 행복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체부의 늑장 대처에 대해선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체육계의 폭행과 성폭행 사건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 선수들인 점을 들며 여성 체육인 출신 차관(최윤희 2차관)이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닷새 전 같은 지시를 했는데도 문체부 특별조사단이 여태 가해자인 감독과 트레이너, 선배 선수를 조사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 1월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사건이 경종을 울렸는데도 가혹 행위가 반복해 벌어진 상황에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청문회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야당 간사와 논의해 청문회 일정을 잡아야겠다고 여당 간사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특별수사단을 꾸려 체육계 비리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청은 체육계 불법행위 특별수사단을 운영해 불법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9일부터 88일까지는 체육계 폭행, 갈취 등에 대한 특별 신고 기간도 운영한다. < 성연철 채윤태 기자 >

영국도 선수 폭행 파문코치에 맞고 단식 강요

두 여성 체조 선수 올림픽 못가고 상담치료

영국 체조계가 폭행 스캔들에 휩싸였다.

케서린 라이온스(20)와 리사 메이슨(38) 등 두 영국 전직 체조 선수는 지난 6일 영국 <ITV>와 인터뷰에서 코치에게 맞고 단식을 강요받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라이온스는 유럽선수권 대회 주니어 챔피언 출신이고, 메이슨은 영연방 국가 체육대회인 커먼웰스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들 외에 폭행과 괴롭힘을 당한 전·현직 체조 선수가 수십 명에 이르지만,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등의 이유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이번 폭로는 지난달 24일 미국 체조계의 성추행 스캔들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애슬리트 A)가 공개된 데 이어 이뤄졌다.

라이온스는 항상 올림픽 출전을 꿈꿨지만, 소망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그가 간 곳은 병원이었다. 코치에게 당한 괴롭힘 때문에 몸은 물론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어, 1년 반 동안 상담을 받아야 했다. 라이온스는 어려서부터 코치에게 자주 맞아 늘 멍이 들어 있었다고 했다. 7~8살 때 울거나 소리치면 진정할 때까지 식당 찬장에 갇혀 있어야 했고, 다쳐도 훈련을 받아야 했다. 훈련 캠프에서는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며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해, 집에 돌아와서도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학대로 그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판정을 받았다.

메이슨도 10살이 되기 전부터 끔찍한 학대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코치가 손바닥이 벗겨지고 피가 날 때까지 철봉에 매달려 있게 했다며 이후 소독용 알코올을 손에 들이부었다고 말했다. 메이슨은 체중을 줄여야 한다며 속옷 차림으로 훈련단 앞을 걸어야 했고, 방에 갇힌 채 단식을 강요당했다고도 했다. 또 발목이 삐고 정강이 피로 골절에 시달렸지만 진통제를 먹고 훈련을 해야 했다. 메이슨은 현재 체육계 엘리트 선수들도 침묵 속에서 비슷한 학대를 당하고 있다며 몇몇 선수가 내게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말했지만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2017년 체육계 복지 파문 때 비슷한 폭로가 있었지만, 이렇게 피해자들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 폭로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비슷한 폭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체조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우리는 선수들에게 해를 끼치는 어떤 행동도 비난하며 이는 우리의 훈련 기준과 반대된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는 미국에서 대학 체조팀과 체조대표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가 수십년 동안 100명이 넘는 여자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내용을 담았다. 나사르는 체조 선수들의 미투 선언이 이어지며 2018년 결국 징역 175년형을 선고받았다. < 최현준 기자 >

 


해고자·실업자 노조 결성 등 뒷받침, 20대 국회선 자동폐기 다시 제출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정병하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임서정 차관, 윤문학 국방부 인사기획관.

               

실업자와 해고자도 노조 활동을 할 수 있고, 병역판정검사에서 4(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도 현역 복무를 선택할 근거가 될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3개의 비준이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고용노동부는 7일 국무회의에서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가운데 결사의 자유에 관한 87·98,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29호 등 3개의 비준동의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비준동의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친 뒤 이달 중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내용의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고, 20대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핵심협약 87호는 노사의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단체의 설립 및 가입·활동 등을, 98호는 노사의 자유로운 교섭 보장과 노조 활동에 대한 불이익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 허용, 퇴직 공무원·교원과 소방공무원, 대학 교원 등의 노조 가입 허용, 전교조 합법화 등이 이 결사의 자유 협약 2개와 관련돼 있다.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을 금지한 29호는 사회복무제와 관련돼 있는데, 이를 비준하면 보충역 대상자도 강제노동 소지가 있는 사회복무요원 대신 현역 복무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비준동의안 의결에 앞서 최근 이를 뒷받침할 노조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병역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핵심협약 비준은 현재 진행 중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분쟁 해결 절차인 전문가 패널 심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전날 사전 브리핑을 통해 핵심협약 비준은 잠재된 통상 리스크를 해소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가급적 금년에 비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양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