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리드한 상황서 만루홈런 치자 다음 타자에게 빈볼 던져 징계

선수 보호·스포츠맨십애초 취지 무색 변질, 선수들도 비판적 의견

 

샌디에이고의 타티스 주니어(오른쪽)17일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전에서 만루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앞서 나간 상황에서 만루홈런을 쳤다는 이유로 빈볼을 던진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야구 경기 때 서로 암묵적으로 지켜야 하는 불문율을 어겼다는 게 이유인데, 빈볼을 던진 투수와 이를 지시한 팀 감독은 징계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에게 1경기, 소속 투수인 이언 기보트에게 3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18일 결정했다.

사연은 이렇다. 텍사스는 전날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3-10으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 때 샌디에이고 타자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에게 만루홈런을 맞았다.

당시 투수였던 후안 니카시오의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연속 3볼을 내준 상황. 타티스 주니어는 가운데로 몰린 4구를 받아쳤고, 이 만루홈런으로 샌디에이고는 14-4로 대승했다.

이 홈런이 문제였다. 크게 앞선 상황에서, 그것도 3볼까지 몰린 투수의 공을 힘껏 받아쳐 홈런을 친 것이 비신사적인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텍사스는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에 대한 응징을 단행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타티스 주니어를 째려보기도 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투수 기보트는 샌디에이고의 다음 타자 매니 마차도의 몸쪽으로 공을 던졌다. 고의적인 빈볼이었다. 마차도가 공을 맞지는 않았으나, 사무국은 이 행위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타티스 주니어의 만루홈런과 징계를 둘러싸고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비판적 의견을 내고 있다. 스포츠맨십과 상대 선수 보호를 위해 생긴 불문율이 경기력을 훼손할 정도로 과해졌다는 것이다.

신시내티 레즈의 아미르 개릿은 자신의 SNS명문화되어 있지 않은 규정을 따르고 싶지 않다고 했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팀 앤더슨은 이래서 야구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타티스 주니어는 좋은 스윙을 했다. 이 상황에 관해 사과하지 않길 바란다고 올렸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신시내티의 전설 조니 벤치도 만루홈런은 엄청난 기록이다. 누구든지 3볼에서 풀스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타티스 주니어를 지지했다. 메이저리그에선 KBO에서 빠던이라 부르며 팬들이 환호하는 배트 플립도 금기시 돼 있다.

민훈기 스포티브이해설위원은 크게 앞선 상황에서 번트나 도루 등을 자제하는 불문율은 전의를 상실한 상대팀을 배려하려는 전통이다. 하지만 이번 건은 불문율이라고 보기엔 매우 드문 경우다. 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이정국 기자 >

부끄럽고 죄송, 너무 늦게 찾아와, 광주시민에 사과 이제 첫걸음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었다. “부끄럽고 죄송하다. 너무 늦게 찾아왔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전례 없는 보수 정당 대표의 무릎 사과는 호남 및 중도층 민심을 겨냥한 포석으로 읽힌다. 하지만 그의 행보를 보는 시민들의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그가 차용된한시적 비대위 대표라는 사실과 미통당 내에 망언의원들이 여전 건재한 때문이다.

비대위 출범 이후 처음으로 5·18 민주묘지를 찾은 김 위원장은 광주시민 앞에 용서를 구한다. 일백번 사과하고 반성해야 마땅한데 이제 그 첫걸음을 뗀다잠들어 있는 원혼의 명복을 빌고, 아물지 않은 상처를 보듬고 살아가는 유족들께 깊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9806, 전두환 신군부가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대통령 자문·보좌기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상심에 빠진 광주시민과 군사정권에 반대한 국민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준비한 1300여자짜리 사과문을 읽으며 여러 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이후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15초간 묵념했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시절인 20161월에도 5·18 민주묘지를 찾아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사연이야 어쨌든 그와 같은 정치(국보위)에 참여했던 것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또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 발언에 우리 당이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진태·김순례 등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2월 국회 토론회에서 5·18 유가족을 폄훼하고 사실을 왜곡하고도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임기를 마쳤다. 이날 현장을 찾은 광주시민 수십명은 이런 발언에 박수를 치며 감사하다고 했지만, 한켠에 서서 망언 의원조차 제명하지 않은 상태로 광주에 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김 위원장과 면담한 광주시민들은 진정 호남하고 같이 가려면 그들(5·18 망언 의원)을 제명하든지, 신뢰가 가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총선 때 호남 지역구에서 거의 후보를 내지 못했던 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출범 이후 새 정강·정책에 5·18 민주화 정신을 담고, 5·18 유공자의 예우를 강화하는 법안도 발의할 계획이다.

당내에선 당을 대표하는 분이 공식 사과하고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장제원 의원), “그동안 실천이 부족했다. 이번에 신호탄의 개념으로 국민통합, 호남 포용의 목소리를 낼 것”(조해진 의원)이라는 긍정적 반응이 쏟아졌다.

반면 허윤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광주 방문이 화제 전환용으로 비치는 것이 오해인가라며 화합을 위한 진정성이 담긴 방문이라면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논평을 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에 계류돼 있는 5·18역사왜곡처벌특별법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하라는 여당의 요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의원들이 같이 토의를 해봐야 안다. 내가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같은 김 위원장 행보에 호남 지역민심은 여전히 긴가 민가하며 진정성을 가늠하는 모습니다. < 김미나 이주빈 기자 >


통성 기도·예배 뒤 식사에 코로나 일파만파 큰 위기감

목사 개인 역량에 교회 성패 좌우되는 상황 독려 열성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톨릭 성당도 다수가 모여 주일 미사를 드리고, 불교 사찰도 법회를 연다. 그런데 유독 개신교 교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집합시설을 운영한다는데는 종교 간 별 차이가 없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 종교를 설명할 때 성당은 공무원 조직, 절은 공기업, 교회는 자영업으로 비유하곤 한다. ‘교황청-교구-성당으로 중앙집권식 조직의 안전판 아래 있는 사제는 공무원과 비슷하게 개인의 성과에 목매지 않는다. 성당에 반드시 나오도록 신자들을 닦달하거나 애써 헌금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조계종이 다수인 불교의 경우 총무원-교구-사찰·암자로 형식상으론 중앙집권시스템이지만 가톨릭처럼 엄격하지는 않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스님들의 특성상 매여있는 것을 싫어하는 만큼 신자를 관리하는 것도 비교적 느슨하다. 반면 개신교회는 수 백개의 교단이 난립한데다 각각의 교회적 특성이 강하다. 각 교회의 성패가 목사의 역량에 달렸기에 신자 관리와 선교, 헌금에 기울이는 열정이 다른 종교보다 훨씬 강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종교시설 모임을 제한할 때마다, 가톨릭과 불교는 큰 이의제기 없이 따르지만 개신교 목사들은 왜 식당·술집·카페는 두고 교회 소모임만 막느냐며 볼멘소리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이전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 예배 모습.

특히 한국 교회는 다른 나라 크리스천들이 놀랄 정도로 열성적이다. 새벽마다 교회에 모여 새벽기도를 올리고 예배 후 식사도 함께한다. 다른 나라 교회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새벽기도는 아침마다 장독대 위나 부엌에 정한수를 떠놓고 기도하던 한국 전통문화와 유사하다. 식사는 본래 사찰에서 하던 것이지만 교회에도 하나둘씩 구내식당이 만들어지면서 예배 뒤 식사하는 교회가 늘었다. 사랑방에 모여 정을 나누던 전통적인 모습이 이어진 것이다. 한국 교회에서 흔한 통성 기도 역시 미국 남침례교회나 아프리카 등에서 일부 볼 수 있지만, 유럽과 아시아권에선 드물다. 더구나 교회는 건물 면적당 신자 수가 사찰·성당에 견줘 많아 소모임에서 마스크를 벗고 찬송·통성 기도를 하거나 식사를 함께할 경우 비말이 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형교회는 10가구 안팎의 구역과 100가구가량의 교구를 엮은 점(세포)조직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매주 몇 차례씩 모임을 갖기 때문에 교인 간 접촉 빈도는 다른 종교와 비교할 수 없다.

지난 2월 대구 신천지교회발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성교회 대부분이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예배당 내 참여자를 줄여 거리두기를 하고 온라인 예배를 병행했다. 신자 수 56만명으로 단일 세계최대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주일 7부 예배 중 오전 9·11시 예배엔 평균 12천명이 참석했으나 지난 2월 이후 그 숫자가 10분의 1로 줄었다. 주일 6부 예배를 하는 경기도 용인새에덴교회도 예배 당 4~6천명이던 참석자 수가 500~1천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신자들이 이탈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교회와 목사들 사이에 팽배하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지난 531일을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로 정하고 모든 신자가 다시 예전처럼 교회에 출석해 예배를 보자는 캠페인을 펼친 것도 이런 다급함이 반영된 것이다.

한교총 소속의 한 목사는 출석 신도와 헌금이 줄면서 교회 운영이 어려워지는데도 대다수 교회가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소모임과 식사를 자제하고 있지만, 일부 교회가 열광적으로 찬양과 기도를 하며 숙식을 함께하는 부흥회나 수련회를 열어 다수 교회에까지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가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로 떠올랐지만,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하루빨리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를 열망하는 곳도 교회다. < 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