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행동·비상행동은 '내란 종식' 집회·행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밝힌 전광훈 목사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9일 주말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 어게인'(Yoon Again)을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이날 오전 11시께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광화문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오후 3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1만5천명이 모였다. 이들은 "윤 어게인", "윤석열은 돌아온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국본은 '국민저항, 윤석열을 다시 찾자'라고 적힌 명함 크기의 홍보물을 건네며 참가자들에게 콜센터를 통한 윤 전 대통령 지지 서명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전 목사는 무대에 올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헌법재판소, 국회 등의 해체를 언급하며 "이 모든 것을 집행할 사람은 전광훈 목사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대통령 후보에 출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통일당 후보로 대선에 나가겠다며 "8명의 국민의힘 예비 후보들이 광화문하고는 가까이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8명은 절대로 당선 안 시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자유통일당으로 모셔 오겠다"고 덧붙였다.

탄핵 반대 집회를 벌여온 유튜버 벨라도는 오후 2시께 윤 전 대통령 사저와 가까운 서초구 교대역 8번 출구 인근에서 약 1천명(경찰 비공식 추산) 규모의 집회를 열었다.

윤 전 대통령 지지 단체인 자유대학은 오후 3시께 신사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모여 교대역 방향으로 행진을 벌였다.

탄핵을 촉구해온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오후 3시께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에서 '136차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 집회를 개최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약 400명은 '어서 오라 민주 정부, 몰아치자 내란 청산'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을지로입구역과 한국은행을 지나 집회 장소로 다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할 예정이다.

내란종식·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도 오후 5시 30분께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안국동 사거리를 거쳐 숭례문으로 행진할 계획이다.  < 연합 이율립 기자 >

민주당 충청권 경선 결과
이재명 88.15%, 김동연 7.54%, 김경수 4.31%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 연합

 

더불어민주당 첫 번째 순회 경선 지역인 충청권에서 이재명 후보가 득표율 88.15%로 1위를 기록했다. 김동연 후보는 7.54%로 2위, 김경수 후보는 4.31%로 뒤를 이었다.

 

19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권리당원과 대의원 총 6만4730명이 투표한 가운데 5만7057표를 얻어 득표율 88.15%로 압승했다. ‘충청의 아들’을 자임한 김동연 후보는 7.54%(4883표), 김경수 후보는 4.31%(2790표)를 얻는 데 그쳤다.

 

지난 2021년 이뤄진 민주당 20대 대선 후보 선출 순회 경선에서 이 후보는 대전·충남과 세종·충북 지역에서 각각 54.81%, 54.54%를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 경선에서는 88.15% 득표율을 기록하며 ‘어대명’ 여론을 입증했다. 이 후보는 투표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 동지들께서 어떤 이유로 저를 지지하시는지 짐작하는 바 없지 않지만, 굳이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듯하다”며 말을 아꼈다. 집권 후 협치와 권력분담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본선도 아니고 예선 경선 중이기에 민주당 후보가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선거 전부터 이 후보의 압승이 예견됐던 가운데, 김동연 후보와 김경수 후보는 각각 7.54%, 4.31%로 한 자리율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충북 음성군 출신으로 ‘충청의 아들’을 강조한 김동연 후보는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를 확인한 후 기자들과 만나 “ 이제 시작이다. 좋은 약이 됐다”며 “앞으로 다른 지역 경선들과 여론 조사가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치적 조직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제가 부족한 점도 있겠고, 지금의 당의 여러 역학 관계가 같이 작용한 것 아니겠냐”며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세 후보 중 ‘세종 행정수도론’에 가장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이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헌법 개정과 국민적 합의라는 난관도 있겠지만, 대통령실과 국회의 (세종으로의) ‘완전 이전’도 추진하겠다”며 한 발짝 나아간 태도를 보였다. 0.73%포인트 격차로 윤 전 대통령에게 패한 21대 대선을 언급한 이 후보는 “그 고통 속에서 더 깊이 성찰하고, 더 지독하게 준비했다”며 “군림하는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의 충직한 도구가 되려는 저 이재명, 역경속에서 더 단련되고 더 준비된 저 이재명에게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김동연 후보는 “충청에서 나고 자란 충청 사람”임을 강조하며 “취임하는 당일부터 세종에서 일하겠다. 국회, 대법원, 대검찰청까지 충청으로 옮기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했지만 당원들의 마음을 크게 사지는 못했다.

 

한편 김경수 후보는 “노무현의 꿈 행정수도 이전, 김경수의 꿈 메가시티를 이곳 충청에서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다”며 충청지역 공약을 설명하는데 집중했으나 4.31%의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개표 후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대선 레이스 출발이 늦었던 데 비해 지금까지 차근차근 달려온 첫 번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아쉽긴 하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모두가 이기는 경선을 통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대 목표”라며 “단일화는 이번 경선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다가오는 20일에는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 후보의 텃밭 영남권 경선 개표가 이뤄지는 만큼 김 후보가 약진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충청권 순회 경선 투표는 선거인단 수 11만1863명 중 유효투표자 수 6만4730명으로 57.8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 순회경선은 이날 충청권을 시작으로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강원·제주 순서로 권리당원 및 대의원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최종 후보는 27일 권리당원 투표 결과 50%에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 50%를 합산해 결정한다. 27일 한 후보의 득표가 과반일 경우 결선투표 없이 바로 후보가 확정된다.  < 한겨레 고경주 기자 >

“온 국민이 목도한 내란에 대해 침묵하는 한 권한대행의 역사인식에 문제"

어떤 소통 노력도 하지 않던 권한대행..  ‘통합’을 강조한 것을 두고도 비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제65주년 4·19 혁명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4·19혁명 65주년 기념사에서 “부정과 불의에 맞서 목숨까지 바친 민주 영령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며 그 정신을 소중히 가꾸고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독재 정권을 끌어내린 민주주의 정신을 언급하면서, 정작 12·3 내란사태를 막아낸 시민의식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아 비판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부정과 불의에 맞서 목숨까지 바치신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가슴 깊이 새기며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 우리의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초석을 놓아주신 4·19혁명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4·19혁명은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빛나는 성취”라며 “1960년 2월부터 대구, 대전, 마산을 거쳐 마침내 4·19혁명으로 전국 곳곳에 울려 퍼진 함성이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어 “4·19혁명은 시민의 힘으로 성공한 혁명으로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반이자, 인류가 계승해야 할 고귀한 유산이 됐다. 우리는 민주 영령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며, 그 정신을 소중히 가꾸고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사에서 한 권한대행은 지난 12·3내란 사태와 내란을 막아낸 시민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한 첫 사건이고, 시민들이 맨몸으로 계엄군을 막아서 반헌법적 내란을 저지했음에도 이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온 국민이 목도한 내란에 대해 침묵하는 한 권한대행의 역사인식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지난 내란 과정을 통해 모든 국민이 알게 된 상식”이라며 “내란 세력과 전혀 결별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12·3 내란이라는 초유의 국란을 경험한 지금, 4·19 혁명의 의미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며 “두 번 다시 불의한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민주당이 위대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키겠다”고 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이 ‘통합’을 강조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그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한 뒤 우원식 국회의장이나 옛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어떤 소통 노력도 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기념사에서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나라는 더 풍요로운 대한민국, 법치와 협치가 뿌리내린 대한민국,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조화롭게 발전하는 대한민국”이라며 “위기극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이라고 말했다.  < 한겨레 엄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