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문 초안 작성해 평의를 거치면서 수정 작업 진행관측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울타리에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이번 주 선고를 목표로 막바지 평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주 후반인 오는 20일이나 21일 선고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헌재는 17일에도 재판관 평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지난달 25일 변론 종결 뒤 수차례 평의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논점을 정리하는 작업에 상당 부분 진척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돌발변수가 없다면 이번주 후반에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앞서 10여명의 헌법연구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는 인용·기각의 결정문 초안을 작성했고 평의를 거치면서 수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의가 끝나면 재판관들이 각자 의견을 밝히는 평결을 하고, 평결 결과가 나오면 헌재는 선고기일을 지정해 국회와 윤 대통령 쪽에 통지한다. 이어 최종 결정문을 쓰는데, 이 과정에서 반대의견 등의 소수의견이 있으면 해당 재판관이 직접 쓰게 된다. 결정문을 쓰는 과정에서도 재판관들은 문구 조정 등 세밀한 결정을 위한 평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5일 변론 종결 뒤 4주째로 접어들고 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은 변론 종결로부터 14일 만에 결과가 나왔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만에 파면 결정이 나왔다. 탄핵소추안 통과부터 최종 선고까지도 노 전 대통령은 63일, 박 전 대통령은 91일이 걸렸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은 16일로 93일째를 맞이하면서 역대 대통령 탄핵 재판 중 최장 심리를 기록하게 됐다.

 

법조계에선 결정의 정당성 측면에서도 헌재가 충분히 숙고할 시간을 가진 것으로 판단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석열 지지자들의 분위기가 과열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헌재가 충분한 평의를 거친 것으로 보고, 이제 졸속 판결이라고 비난할 여지는 없어진 상황”이라며 “앞선 대통령 탄핵심판 선례와 같이 금요일 등 주 후반부에 선고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 한겨레  김지은  오연서 기자 >

민주, “선고 늦어질수록 사회적 불안과 혼란, 경제적 피해,

                   극우세력의 폭력 선동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광화문 농성장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도보행진을 시작하기에 앞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6일 닷새째 광화문에 집결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말 사이 서울과 구미 등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을 진행한 뒤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이번 주 내로, 가장 빠른 날에 윤석열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하길 거듭 촉구한다”며 “선고가 늦어질수록 사회적 불안과 혼란, 경제적 피해, 극우세력의 폭력 선동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광화문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긴급행동 집회, 저녁에는 광화문에서 릴레이 발언도 진행했다. 민주당은 전날 광화문에서 열린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 대규모 인파(주최쪽 추산 100만명)가 운집한 것에 고무된 분위기였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파면에 대한 압도적인 국민의뜻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제 광화문에서 확인했다”며 “헌재가 신속하게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조지연,권영진,김정재,임종득,박준태 의원이 탄핵 각하를 촉구하며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

 

나경원·윤상현·이만희·구자근·장동혁·강명구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보수 기독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지난 15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앞에서 개최한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 자리에서 “헌재는 내란 몰이만 믿고 날뛰다가 황소 발에 밟혀 죽는 개구락지 신세가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1일부터 헌재 앞에서 탄핵 반대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원들의 강경 발언과 관련해 “우리 당이 민주정당인데 (발언을) 통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당의 공식 입장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 한겨레 기민도  서영지 기자 >

조업 나갔다가 태평양서 1095㎞ 표류
바퀴벌레·새·거북 먹고 빗물 마시며 연명
“어머니, 두 살 손녀, 가족 생각으로 버텨”

 
 
태평양에서 95일간 표류하다 구조된 페루 어부 막시모 나파가 구조된 뒤 페루 파이타에서 긴급 의료 처지를 받고 있다. 페루 해군 제공/AFP 연합

 

페루의 어부가 바다에서 95일간이나 표류하다가 바퀴벌레 등으로 연명하며 생환했다.

페루의 어부 막시모 나파는 지난해 12월7일 페루 남부의 마르코나 연안에서 조업을 나갔다가 거친 날씨에 배가 표류했다. 그는 당초 2주간의 조업을 계획했는데 열흘 째부터 항로를 이탈하고는 태평양에서 표류했다. 그는 지난 11일 페루에서 1095㎞나 떨어진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그를 찾아 나선 페루 해양순찰대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 당시 그는 심한 탈수증 등으로 위독한 상태였으나, 응급 처지 등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그는 로이터에 표류 도중에 “죽지 않겠다”고 다짐하고는 “바퀴벌레, 새, 그리고 내가 가장 먹기싫던 거북이까지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표류 내내 두살 된 손녀 등 가족만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가 오면 그 비를 받아서 먹었고, 구조되기 마지막 15일전부터는 음식이 떨어져 물 이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어머니를 생각했다”며 “하나님이 나에게 또다른 삶을 주신 것에 감사한다”고 생환 소감을 밝혔다. 그의 어머니 엘레나 카스트로는 현지 언론에 가족들은 낙관적으로 생각했지만, 자신은 희망을 잃기 시작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엘레나 카스트로는 “아들의 생사와 상관없이 나에게 보내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다”며 “그러나 내 딸들은 결코 신념을 잃지 않고, 그가 돌아올 것이라고 나에게 계속 말했다”고 밝혔다.

 

구조된 나파는 현재 에콰도르와 접경한 파이타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곧 고향으로 돌아간다. < 정의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