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사스와 2009년 신종 플루를 거쳐 최근 메르스까지 새로운 전염병이 등장할 때마다 불안과 걱정이 떠돈다. 몸을 챙기고, 건강에 대한 관심을 새삼 갖는다. 하지만 방법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습관을 평소에 유지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 6가지를 정리했다.



메르스 불안‥ 면역력 높이는 생활습관 6가지

① 제철에 나는 유기농 생야채 식단
제철에 나는 유기농 생야채 위주 식단은 면역력을 높여준다. 주식은 통곡식(씨눈과 껍질이 그대로 달려 있는 곡물)이 좋다. 통곡식은 탄수화물뿐 아니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이 골고루 들어 있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은 가능하면 조리를 단순하게 해서 자연 상태로 먹어야 한다. 제철 식재료를 쓰면 값이 싸고, 조리를 단순하게 하면 품이 적게 들며, 가능한 한 통째로 먹으면 음식량이 늘어난다. 일석삼조다.

② 규칙적인 식사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되 양은 조금 모자랄 정도로 적게 먹는 게 좋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소화나 흡수가 잘 돼 몸 안에 노폐물이 적게 쌓인다.

③ 물을 자주 조금씩 천천히
물을 자주 조금씩 천천히 마시는 습관은 몸에 좋다. 하루 2ℓ 정도의 물을 마시면 신진대사가 촉진되고 혈관이 확장돼 순환 작용이 좋아진다. 또 소변량이 늘어 대사 과정에서 몸 안에 쌓인 독소를 빨리 배출시킨다. 다만 식사 전후 1시간가량은 먹지 않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된다.

④ 자율신경에 신경을 써라
면역력은 자율신경이 균형을 이룰 때 높아진다. 운동을 하면 교감신경이, 휴식을 하면 부교감신경이 지배한다.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으면 스트레스가 쌓여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무조건 쉰다고 면역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있어도 면역력이 저하된다. 조화가 중요하다. 지칠 때까지 하는 운동도 좋지 않다. 이와 함께 풍욕과 냉온욕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조화롭게 해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몸이 찬 사람은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면 좋다.

⑤ 잠이 보약
숙면은 아주 중요하다. 면역세포인 자연살상세포(NK Cell)나 헬퍼 T세포 기능이 활발해진다. 늦어도 밤 11시 전에는 잠에 들어야 좋다. 식사 뒤 낮잠도 좋다. 제때 자야 몸 안에서 휴식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 잘 분비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졸음이 오는 것도 몸 안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짬짬이 눈을 감고 쉬어야 한다. 5분도 좋다.

⑥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를 피하라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기체조, 요가, 명상 등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자주 웃는 게 좋다. 특히 웃음은 면역체계를 작동시키는 T세포와 면역 글로불린을 생성하는 B세포를 활성화한다. 도파민 등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도 크게 낮춘다.


면역력 높일 5가지 식단은?

골고루·통곡류·컬러 푸드
버섯·김치… 술 담배는 피해

메르스 등 전염병에는 평소 면역과 예방을 위한 음식이 중요하다. 면역력을 높이는 식단을 살펴본다.

①골고루 먹는 것은 기본= 전문가들은 건강에 가장 좋은 음식으로 비빔밥을 든다. 비빔밥이 만능이라는 소리는 아니고 골고루 먹으라는 것이다. 곡물과 채소, 과일, 견과류, 해조류 등을 가리지 않고 적당한 양을 골고루 먹으면 건강 유지를 위한 기초는 다져진다.

②현미와 통밀 등을 활용하라= 현미나 통밀 같은 통곡류도 면역력을 높이는 데 좋다. 전분성 탄수화물과 비전분성 탄수화물이 골고루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단백질, 지방, 비타민과 무기질도 있는 온전한 영양 공급원이다. 또 식물생리활성물질인 파이토케미컬이 많이 들어 있어 몸속에 남아 있는 중금속이나 발암물질을 흡착해서 내보내며 장 속에 있는 유익한 균의 먹이가 된다.

③컬러푸드는 건강에 좋다= 다양한 색을 지닌 ‘컬러푸드’에는 파이토케미컬이 많이 들어 있어 항균 작용이 뛰어나다. 녹황색 채소에 함유된 비타민 A·C·E는 유해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 식품으로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토마토는 칼슘, 철분,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또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이 많이 함유되어 항산화 작용을 한다. 시금치도 비타민이 많아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과일은 채소와 함께 면역 기능에서 주요한 구실을 하는 백혈구를 활성화해 준다.

④버섯과 김치를 먹어라= 김치는 살균력을 높이고 항산화 작용을 돕는다. 김치가 숙성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유산균은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준다. 버섯도 베타글루칸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을 강화시켜줄 뿐 아니라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이를 잡아먹는 대식세포를 활성화하는 작용을 한다. 버섯 속에 든 진균에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감염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⑤술·담배는 백약무효= 화학첨가물이 든 가공식품이나 청량음료, 술, 담배는 물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하는 나쁜 식품이다. 피하는 게 좋다. 또 건강보조식품이라도 인공적으로 합성된 건강식품보다는 자연 상태의 식품을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가공한 천연 건강보조식품이 좋다. 몸의 환원력을 도와주는 죽염, 미네랄을 보충해주고 체액의 균형을 돕는 함초, 독소를 분해해 대사작용을 활성화해주는 효소, 항산화 작용이 뛰어난 비타민C의 공급원인 감잎차 등이 도움이 된다.
< 권복기 기자 >



암환자도 고기를 먹어야 한다

● 건강 Life 2015. 5. 22. 17:49 Posted by SisaHan

“암 보다 영양실조로 사망할 수도…”
암 환자의 잘못된 의학상식 ‘육류 금지’

암과 투병중인 환자들은 반드시 고기를 먹어야 한다. 암 환자들이 암 치료에 필요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상인만큼의 영양이 필요하지만,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잘못된 의학 상식으로 고기를 꺼리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암환자의 20%는 영양실조로 사망하기까지 한다.

연세대병원의 자료를 보면, 암환자의 50% 가량은 식욕 저하를 호소한다. 종양세포에서 분비하는 물질들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토 어지러움 구역질 같은 신체적 부작용도 식욕부족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일부 암환자들은 카켁시아로 불리는 총체적인 영양불량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로 암에 걸린 환자들은 단맛과 신맛에 대한 민감도는 떨어지지만 쓴맛에 대한 민감도가 강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육류에 함유돼 있는 철분의 맛을 쓰게 느껴 육류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환자들은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육류 등의 고단백 음식을 피하는 대신 암에 좋다고 알려진 버섯 야채 같은 음식만을 섭취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환자는 결국 체력이 고갈되고 간기능이 저하돼 항함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노출된다.
따라서 암 치료 중에는 체력저하와 면역력 증강을 위해 고단백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특히 면역력의 핵심인 혈소판과 백혈구 증가를 위해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류를 번갈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 체력감소와 체중감소를 막기 위해 마요네즈나 생크림같은 고열량 식품이 포함된 식단을 제공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김형미 영양팀장은 “항암치료를 받고 있을 때에는 체력 유지를 위해 붉은 고기나 생선은 물론 입맛에 맞다면 생크림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암은 신체에 큰 불이 난 응급상태에 비유할 수 있고 유일한 대안이 병원에서의 암수술이다. 이런 상황에서 잘못된 의학 상식으로 고기를 거부하고 야채 밥상을 찾는 환자가 있는데, 이는 집에난 불을 표주박 물로 끄려는 행동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암환자와 가족들이 무엇보다도 암을 치료할 때 먹는 고단백의 치료식과 수술 등의 치료가 마무리 된 이후 일상으로 돌아와 섭취하는 치유식을 명확하게 구분해야만 암을 치료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권은중 기자 >



비타민제, ‘맹신’은 곤란

● 건강 Life 2015. 5. 15. 19:22 Posted by SisaHan

비타민제와 건강기능식품의 ‘허실’

‘질병 치료’ 의학적 근거 없어
오메가-3·글루코사민도 미지수

평소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고 흡연과 잦은 과음을 하지만 정작 운동은 하지 않는 사람이 알약 하나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들의 이런 바람 덕에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는 게 비타민제 등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다. 하지만 효과가 없거나 되레 해롭다는 다른 한편의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합성 종합비타민제는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교수는 최근 펴낸 <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는 책에서 수많은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비타민제나 건강기능식품의 부풀려진 효과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책을 바탕으로 비타민제와 건강기능식품의 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 비타민제가 갖가지 질병을 치료했다? : 2000년대 초반 서울의 한 의대 교수는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가족과 친척들이 비타민C를 고용량으로 먹고 고혈압·망막혈관질환·뇌졸중 후유증 등을 치료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영양학회가 권장하는 하루 비타민C 섭취량은 100㎎이지만 고용량 요법은 이의 60배에 이르는 6000㎎을 먹는 것을 일컫는다.
그러나 명 교수가 올해 2월까지 나온 관련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비타민C 보충제가 뇌졸중 때문에 생긴 반신마비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은 발표된 바가 없다. 비타민C 보충제가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살펴본 임상시험은 4건으로 모두 3만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이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타민C 보충제는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막혈관질환의 치료 효과도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고혈압의 경우 비타민C 보충제가 높은 쪽 혈압을 4.9㎜Hg 정도 감소시켰다. 그러나 이 정도 효과는 운동을 하는 등 생활습관을 교정할 때 떨어지는 혈압 수치인 5㎜Hg보다 낮았다. 명 교수는 비타민C 보충제가 혈압을 떨어뜨린다는 의학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으며, 설령 감소시킨다고 해도 생활습관 개선이나 고혈압치료제보다 효과가 높지 않다고 밝혔다.

◈ 비타민A, 베타카로틴제는 오히려 수명 단축시켜 : 채소나 과일 등 비타민이나 천연항산화제의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심근경색 등 심장·혈관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줄어든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도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하루 400g 이상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그렇다면 합성해서 만든 종합비타민제도 같은 효과를 낼까? 2007년 2월 의학계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미국의학협회지>에는 비타민제의 효과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이 연구 결과는 비타민제의 효과에 대해 모두 18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47편의 논문을 종합 분석한 것으로 그 신뢰성이 높게 평가됐다. 결과를 보면, 종합비타민제에 든 베타카로틴, 비타민A, 비타민E는 사망률을 되레 각각 7%, 16%, 4%씩 높이며, 비타민C와 셀레늄은 사망률을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탓에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에서는 암이나 심장·혈관질환의 예방을 목적으로 일상적으로 비타민 보충제를 먹는 것은 권고하지 않는다.

◈ 오메가-3 보충제, 글루코사민의 효과도 증명되지 않아 : 오메가-3 지방산은 고등어와 같이 등이 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 있으며, 이런 음식을 통해 섭취하면 심장·혈관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메가-3 보충제로 먹으면 그렇지 않다. 효능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로는 생선으로 먹을 때에는 오메가-3 외에도 다른 영양성분이 우리 몸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는 고지혈증 약을 먹는 사람은 오메가-3를 추가로 먹어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오메가-3의 효과를 살펴본 대규모 연구는 없다.
게나 새우 등의 껍데기 구성 성분인 키틴을 높은 온도에서 분해해서 만드는 글루코사민은 관절염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10편의 논문을 종합분석한 결과 글루코사민의 효과는 가짜 약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명 교수는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는 건강기능식품이나 비타민제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입증된 절주, 금연, 적정 몸무게 유지, 규칙적인 운동, 과일과 채소 섭취 등을 실천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



28년 동안 트럭 운전을 한 남성의 얼굴. 왼쪽에 유독 주름이 많은데 트럭 창문을 통과한 자외선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1년 중 5월 가장 강한 ‘자외선 제대로 차단하기’

유명 의학 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2012년 4월19일치에 ‘편측 일사성 피부염’에 관한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보고한 논문에는 28년 동안 트럭 운전을 한 69살 남성의 얼굴 사진(오른쪽)이 실려 있다. 오른쪽은 눈가 주름만 조금 있을 뿐인데 왼쪽은 89살 노인처럼 쭈글쭈글하다. 연구팀은 차 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자외선A의 영향 때문이라 분석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자외선은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외선A는 유리창과 구름을 통과할뿐더러 피부 깊숙이 침투해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선 가운데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한쪽 끝인 보라색보다 파장이 짧은 200~40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영역이 자외선이다. 파장이 긴 순서대로 대략 삼등분한 자외선A·B·C 가운데 자외선C는 오존층에 막혀 지상에 도달하지 못한다. 자외선B(280~320㎚)도 오존층에서 일부 걸러지지만 맑은 날이면 상당 부분이 지상까지 내려온다. 반면 자외선A(320~400㎚)는 오존과 구름을 쉽게 통과해 대부분 지상까지 온다.
단순히 파장 길이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자외선A와 자외선B는 성질이 여러모로 다르다. 자외선A는 일년 중 가장 강한 시기가 5월인데 자외선B는 7~8월이 최고점이다. 자외선A는 5~6월의 강도가 연평균의 3배에 이르는 반면 자외선B는 7~8월이 연평균 5배에 이를 정도로 여름에 집중된다. “봄볕에는 며느리를,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속담은 꽤 과학적 근거가 있는 얘기다.

자외선B는 하루 중 오전 10시~오후 4시에 80~90%가 집중되지만 자외선A는 아침부터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른다. 자외선B는 구름이 끼면 맑은 날의 50%, 비가 오면 25%로 강도가 약해지는 데 비해 자외선A는 흐린 날조차 노출량이 많다. 자동차용 유리는 380㎚ 이상의 자외선A는 차단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앞유리보다 옆유리의 자외선 차단율이 낮아 운전자의 왼쪽 얼굴과 팔에 일사성 피부염이 더 심하고 자주 발생한다. 같은 양이라면 자외선B가 훨씬 강력하지만 지상에 도달하는 자외선A의 양이 20배에 이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5월이면 자외선 문제가 생기는 시점이다. 4~9월을 위험 시기로 보고 대처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자외선A·B는 피해 양상도 차이가 난다. 자외선B는 살갗이 빨갛게 변하는 홍반을 일으키고 심하면 검게 타거나 물집이 생기는 일광화상에까지 이른다. 반면 자외선A는 피부 깊숙이 진피까지 침투해 색소침착(변색)을 일으킨다. 색소침착은 우리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멜라닌 색소를 늘리는 것으로 그 자체가 해로운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색소침착이 반복되면 진피 안의 콜라겐 변성을 일으켜 피부 노화를 촉진한다. 자외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자외선B는 직접 DNA의 변성을 일으켜 흑색종이나 편평세포암 등을 일으킨다. 자외선A는 활성산소를 생성해 간접적으로 DNA 손상에 따른 발암 위험을 높인다. 기미·주근깨·주름·검버섯 등은 홍반이나 색소침착처럼 모든 사람한테 똑같이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자외선에 의해 생기는 피부 변성이다.

자외선을 쬐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햇볕에 살갗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옷과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최대한 가리되 노출되는 피부에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자외선차단제는 선크림, 선블록 등으로도 불리지만 미국에서는 선스크린이라는 용어만 제품 표기에 허용하고 있다. 자외선차단제는 자외선B를 주로 막아주는 화학적 차단제와 자외선A를 차단하는 물리적 차단제가 있다. 화학적 차단제는 자외선을 흡수해 열로 발산시키는 원리이고, 물리적 차단제는 자외선을 반사 또는 산란시켜 피부를 보호한다.
화학적 차단제의 성능은 자외선차단지수(SPF)로 표시한다. 차단제를 바르지 않았을 때 생기는 최소 홍반량과 발랐을 때의 최소 홍반량을 비교한 수치다. 인종마다 최소 홍반이 생기는 시간이 다르다. 황인종은 평균 20분으로 SPF20인 차단제를 바르면 이론적으로 400분(20×20) 동안 자외선을 막을 수 있다. SPF 수치는 1㎠당 2㎎을 발랐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 기준에 맞춰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려면 얼굴에만 2g의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이다. 집게손가락 첫째 마디 위에 4번 정도 짜서 발라야 한다. 실제로는 20~50%밖에 안 바른다. 도포량이 절반이면 차단율은 25%로 떨어진다. 활동 중에 묻어나가거나 땀에 의해 손실되는 것을 고려하면 차단제를 2~3시간마다 다시 발라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물리적 차단제의 성능은 자외선A의 차단 효과(PA)로 표시한다. 차단제를 바르지 않았을 때 생기는 색소침착량과 발랐을 때의 색소침착량을 비교한 수치다. 효과 정도에 따라 PA+, PA++, PA+++ 등 3가지 등급으로 분류한다.

차단제는 외출 20~30분 전에 발라줘야 차단 성분이 피부 표면에 균일한 상태로 흡착될 수 있다. 잘못하면 살갗이 얼룩덜룩하게 탈 수 있다. 미국에선 ‘바르는 즉시 차단 효과가 있다’는 표현을 제품 설명에 넣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물리적 차단제가 많이 들어간 제품은 하얗게 들뜨는 백탁현상이 생길 수 있지만 성능과는 무관하다. 유통기한이 2~3년으로 표기돼 있어도 일단 개봉 1년 이상 된 제품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냉장보관하면 사용기한을 늘릴 수 있다.
< 이근영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