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렵 덮친 K-Pop열풍

● 스포츠 연예 2011. 6. 19. 16:51 Posted by Zig

역동적 춤과 음악, 매력적 외모에 매료
유튜브·페이스북 등 뉴 미디어도 큰 몫
대형 기획사 시스템 경쟁력 높여…파리 첫 공연 1만4천여명 환호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젊은이들 얼굴에선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지난 10일 오후 프랑스 파리 르 제니트 공연장 앞은 담요를 챙겨와 전날부터 기다린 10대들, 남부 프랑스에서 10시간 동안 자동차로 온 20대 여성들, 이탈리아에서 20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온 모녀 등 온갖 사람들로 북적댔다.
이들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케이팝’(K-POP;한국 대중가요)이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온 오리에타 오키우초(53.여)는 “딸 손에 이끌려 야간열차를 타고 어제 파리에 도착했다”며 “딸이 K팝을 좋아하는데 얼마나 대단한 건지 직접 확인하러 왔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합동공연 ‘SM타운 라이브 인 파리’ 시작 10분 전, 르 제니트의 7000여석을 가득 메운 유럽 팬들의 ‘파도타기’ 응원이 시작됐다. 조명이 꺼지고 여성 그룹 FX의 노래 ‘라타차’ 전주가 흐르자 공연장 지붕을 날려버릴 듯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샤이니,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등의 무대가 이어질 때마다 관객들의 열기는 더해만 갔다.
한국말 가사를 따라 부르고 복잡한 춤도 곧잘 따라 하는 관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고마워’, ‘사랑해효’, ‘우리에게 피자 말고 슈퍼주니어를 달라’ 등 재치 있는 한국말이 적힌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영국, 스페인, 핀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등 자신의 나라 국기를 흔드는 관객들도 많았다.
“이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려왔는지 몰라요. 그런데 이제 공연이 끝났으니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할지 막막해요. 아까 무대에서 내년에 또 오겠다고 한 약속 꼭 지켰으면 좋겠어요.” 파리 인근 퐁투아즈에서 온 델핀(22.여)은 3시간여의 공연이 끝난 뒤에도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그는 친구들과 공연장 로비에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를 부르며 춤을 추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10~11일 ‘SM타운 라이브 인 파리’ 공연에는 1만4000여명이 다녀갔다. 애초 공연을 하루만 하려 했으나, 티켓이 10여분 만에 동난 뒤 현지 팬들이 추가 공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폭발적 반응에 힘입어 하루 더 추가했다. 입장료는 50~110유로(8만~17만원)였다. <르몽드>, <르피가로> 등 프랑스 유력 일간지들은 ‘유럽을 덮친 한류’라는 제목으로 크게 보도했다. 한국 아이돌 음악의 첫 유럽 공연 무대로선 상당한 성과다.

이처럼 K팝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파고들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도 특유의 역동적인 춤과 음악, 매력적인 외모 등 3박자가 유럽 젊은층에게도 먹혀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K팝 사이트 운영자 마튜 라무레는 “프랑스 젊은이들이 고답적이고 리듬감 떨어지는 프랑스 음악보다 흥겹고 즐거운 K팝에 관심을 쏟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1980~90년대에 세계 소녀 팬들을 사로잡았던 뉴 키즈 온 더 블록, 백스트리트 보이스 같은 대형 아이돌 스타가 드물어진 요즘, 그 틈새를 한국 아이돌 그룹이 파고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렇게 되기까진 한국 특유의 대형 기획사 시스템이 큰 구실을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길게는 7년이 넘는 연습생 기간을 통해 춤·노래·연기는 물론 외국어까지 체계적으로 교육해 가수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국내 가요를 획일화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 다양한 음악이 넘쳐나는 세계 시장에선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했다. 최상의 결과물을 위해 댄스 음악 강국인 유럽과 미국의 작곡가에게서 곡을 받고 미국 안무가에게서 춤을 전수받는 경우도 많다. K팝을 만들어내는 데는 국경이 없는 셈이다.
여기에 유튜브, 페이스북 등 새 미디어의 힘을 등에 업으면서 K팝은 유통에서도 국경의 장벽을 훌쩍 넘었다. 과거에는 몇몇 다국적 대형 레코드사를 통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에 음악을 알리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콘텐츠만 좋으면 세계 누리꾼의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는 건 다반사다. 지난해 SM소속 가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6억건, 올해는 1~4월에만 4억건을 돌파했다.
SM은 이번 파리 공연을 유튜브(www.youtube.com/user/smtown)에 올렸다. 1일 개설한 페이스북 SM 페이지(www.facebook.com/smtown)는 한국 페이지 최초로 유명인 페이지를 소개하는 ‘페이스북 셀레브리티’에 선정되기도 했다.

< 파리=정상필 자유기고가, 서정민 기자 >


박지성, 시즌 8골 6도움 최다 공격포인트


박지성(30·맨유)이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추가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한국인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박지성은 22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블랙풀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후반 19분 교체될 때까지 1골 1도움을 기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공격포인트 2개를 추가한 박지성은 올 시즌 8골 6도움으로 14공격포인트를 기록, 지난 시즌 이청용(23·볼턴)이 세웠던 한국인 한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13)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5년 7월 맨유에 입단한 후, 6시즌 만에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것. 박지성은 올 시즌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맹활약으로 박지성은 오는 29일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맨유는 23승11무4패로 승점 80점 고지를 찍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블랙풀은 10승9무19패(승점 39)로 19위에 머물러 강등의 아픔을 겪게 됐다.
이청용은 같은 시간 홈구장 리복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38라운드에서 선발로 출전했지만 후반 31분 교체될 때까지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최종적으로 올 시즌 12공격포인트(4골 8도움)의 성적을 받았다. 볼턴은 0-2로 완패했다.

뚝심의 최경주 8승째‥ 4대 메이저 ‘정조준’

플레이어스 챔피언쉽, 3년 4개월만에 대역전 우승 “하나님이 도와”

3년4개월 만에 다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 고지를 정복한 순간, 최경주(41·SK텔레콤)는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그러나 우승 감격은 이내 눈물로 바뀌었다. 캐디인 앤디 프로저와 얼싸안고는 펑펑 울음까지 터뜨렸다. 우승 때마다 듬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던 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대회 내내 하나님께서 도와주었다.”
15일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3년 4개월만에 미국 프로골프투어(PGA)에서 우승의 감격을 다시 맛본 ‘탱크’ 최경주는 역전우승이 믿어지지 않은 듯 잠시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최경주(41·SK텔레콤)가 긴 침묵을 깨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8승째를 달성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총상금 950만 달러가 걸려 4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이상 총상금 750만 달러)에 버금가는 특급대회다.
최경주는 이날 우승 상금 171만 달러를 받아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39·KB금융그룹)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골프의 위상을 드높였다.
통산 7승에서 1승을 추가하기까지 3년4개월 동안 굴곡의 세월이 있었지만, 최경주는 조급해하지 않고 특유의 뚝심과 집념으로 버텨 기어코 대역전 드라마로 우승을 일궈냈다.

최경주는 2008년 1월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해 근육량을 늘리고 스윙을 교정하면서 도약을 노렸다. 그러나 체중을 10㎏가량 줄인 탓에 클럽과 스윙이 몸에 맞지 않으면서 샷이 흔들리는 부작용에 허리 통증까지 나타났다.  ‘불혹’을 앞두고 찾아온 부상은 두고두고 걸림돌이 돼 깊은 슬럼프로 이어졌다.
소니오픈 직후 열린 뷰익 인비테이셔널을 포함해 2008년 PGA 투어 5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아픔을 맛봤다. 2009년에는 1개 대회에서만 톱10에 진입했을 뿐 22개 대회 중 9차례나 컷 탈락하고, 중하위권에 그칠 때가 많았다. 이런 부진에 ‘은퇴할 때가 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많았지만 최경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해부터는 허리가 낫기 시작하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매일 언더파를 치며 우승을 노렸으나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고, 올해 대회에서도 마지막 날까지 선두권에 있다가 후반 퍼트 난조로 공동 8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집념은 빛을 발해 최경주는 최근 세 개 대회에서 연속 톱10에 드는 쾌조의 감각을 유지했고, 마침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특급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감격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에 이르렀다.

올해 초 “넘버 8(8번째 우승)이 오면, 넘버 9와 10은 금방 올 것”이라며 재기 의지를 드러냈던 최경주. 그는 이제 PGA에 입문한 11년 전부터 꿈꿔온 ‘통산 10승’과 함께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유에스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 우승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최경주는 17일 귀국, 19일부터 서귀포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오픈 2011에 출전한다.

음주물의 5일만에… “바보같은 짓” 사과


객지 나가면 고향 까마귀도 반갑다. 음주 물의로 미국과 국내 팬들에게 면목이 없어진 추신수(29·클리블랜드)한테 야구 선배 전준호(42) 코치는 까마귀가 아니라 백만원군이었다. 속 터놓고 하소연하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을까. 8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 추신수가 위축됐던 방망이를 털고 엘에이(LA) 에인절스전 5회 결승 2타점 2루타로 생기를 되찾았다.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만난 부산 출신 야구 대선배인 전준호 코치의 기살리기가 큰 힘이 됐다. 추신수의 외삼촌인 박정태 롯데 2군 감독과 친구이기도 한 전 코치는 현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는데, 이날은 추신수를 찾아왔다. 그리고 “타석에서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적극적으로 휘둘러라”는 조언을 해줬다.

입을 앙다문 추신수는 곧추세운 방망이를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휘둘렀다. 관중석에서 터져나오는 상대팀 팬들의 거센 야유 소리는 철저히 무시하고 다만 공에만 집중했다. 1-2로 뒤진 5회초 2사 1·2루의 기회, 1루수 키를 넘어서는 우측 2루타로 주자가 모두 들어와 경기는 3-2로 뒤집혔다.  22타석 만에 처음 기록한 안타였다.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뒤 처음 터뜨린 안타이기도 했다. 그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인지 18타수 무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전 코치는 “역전 결승 2루타를 쳐서 추신수도 조금 홀가분해졌을 것 같다. 경기 후 모처럼 웃는 얼굴을 보니 보기가 좋았다”며 “추신수도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엄청 후회를 하고 있다. 팬들도 너무 다그치지만 말고 넓은 아량으로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 선수는 지난 2일 새벽 미국 오하이오주의 셰필드레이크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적발돼 체포됐다. 당시 법정 음주운전 기준치인 0.08%의 2.5배에 해당하는 혈중 알코올 농도 0.210%의 만취상태로 6일 셰필드레이크 시법원에 출두해 재판을 받았다.  추 선수는 음주운전과 관련해 4일 구단을 통해 “정말 바보같은 짓을 했다. 가족과 동료,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이번 일이 클리블랜드의 좋은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공개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