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은 13m 버디 퍼트로 연장전 몰고 갔지만… 준우승
임성재, 한국 선수 두 번째 2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
20m 버디 퍼트 넣고 환호하며 기뻐하는 람.
욘 람(스페인)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더스틴 존슨(미국)의 약 13m 버디 퍼트가 들어가는 바람에 연장전에 끌려들어 간 람이 연장 첫 홀에서 20m 버디 퍼트로 응수하며 우승 상금 171만달러(약 20억2천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람은 31일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의 올림피아필즈 컨트리클럽(파70·7천36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기록해 6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4언더파 276타가 된 람은 존슨과 함께 연장 승부를 벌였다.
세계 랭킹 1위 존슨과 2위 람이 연장전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극적이었다.
람이 먼저 4언더파로 경기를 마쳤고, 람에게 1타 뒤처져 있던 존슨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약 13m 버디 퍼트를 남기고 있었다.
람의 우승이 유력해 보이는 상황이었으나 존슨은 신중하게 그린 상태를 살핀 뒤에 오르막에 이은 내리막으로 향하는 장거리 버디 퍼트를 기어이 넣고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람으로서는 전날 3라운드 5번 홀 그린에서 마크를 하지 않고 공을 집어 들었다가 1벌타를 받은 장면이 뼈아프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연장 승부를 마치고 주먹을 맞대는 존슨(왼쪽)과 람.
그러나 연장에서는 이보다 더 큰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에서 람은 약 20m 버디 퍼트를 남겼고, 존슨은 그보다는 가까운 약 10m 남짓한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시도하는 상황이었다.
둘 다 파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이때 람이 20m 버디 퍼트를 먼저 넣고 환호했다.
남은 버디 퍼트를 넣어야 하는 상황에 몰린 존슨은 허탈한 듯 웃었고, 결국 그의 버디 퍼트는 다소 짧아 이번 대회 우승은 람에게 돌아갔다.
람은 7월 메모리얼 토너먼트 이후 올해 2승째,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존슨은 연장에서 졌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으로 지난주 열린 노던 트러스트 우승에 이어 2차전 준우승으로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다음 주 투어 챔피언십을 페덱스컵 포인트 1위로 시작하게 됐다.
이번 대회까지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30명이 9월 4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개막하는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나간다.
BMW 챔피언십까지 페덱스컵 순위 1위가 10언더파를 안고 경기를 시작하며 2위는 8언더파, 3위 7언더파 등 보너스 타수를 갖고 투어 챔피언십을 시작한다.
BMW 챔피언십까지 존슨이 페덱스컵 1위, 람이 2위를 달리고 있으며 3위는 저스틴 토머스(미국)다.
임성재
이번 대회에서 최종합계 12오버파 292타로 출전 선수 69명 가운데 공동 56위에 오른 임성재(22)는 페덱스컵 순위 9위로 2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가 2년 연속 상위 30명이 겨루는 투어 챔피언십에 나간 것은 2010년과 2011년 최경주(50) 이후 이번 임성재가 두 번째다. 최경주는 2007년과 2008년에도 2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바 있다.
또 지금까지 투어 챔피언십에 2회 이상 진출한 한국 선수는 최경주(4회), 양용은(2회)에 이어 임성재가 세 번째가 됐다.
임성재는 4언더파를 안고 투어 챔피언십을 시작한다.
안병훈(29)은 BMW 챔피언십에서 3오버파 283타로 공동 12위에 올랐으나 페덱스컵 순위 33위로 투어 챔피언십에는 나가지 못하게 됐다.
타이거 우즈(미국) 역시 이번 대회에서 11오버파 291타, 공동 51위에 머물러 페덱스컵 순위 63위로 2019-2020시즌을 마무리했다.
PGA 투어 챔피언십 4일 개막…세계 1·2위 존슨·람 쟁패
30명 중 꼴찌도 4억6천만원 주는 '돈 잔치', 임성재도 출격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9-2020시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이 3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7천319야드)에서 개막한다.
이 대회는 지난해 10월 개막한 2019-2020시즌의 마지막 경기로 선수들의 대회별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상위 30명만 출전할 수 있다.
여느 대회와는 다른 방식으로 우승자를 정한다.
출전 선수들이 똑같은 출발 선상에서 1라운드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지난달 말에 끝난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까지 페덱스컵 순위에 따라 보너스 타수를 안은 상황에서 경기에 나선다.
페덱스컵 1위로 이 대회를 시작하는 더스틴 존슨(미국)은 10언더파를 미리 받았고, 2위 욘 람(스페인)은 8언더파, 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7언더파 등이 기본 출발 지점이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2)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에 성공했다.
임성재의 페덱스컵 순위는 9위로 4언더파를 안고 경기를 시작한다.
임성재는 신인이던 지난해 페덱스컵을 19위로 마쳤다. 한국 선수의 페덱스컵 역대 최고 순위는 2007년 최경주(50)의 5위다.
5위는 5언더파를 안고 대회를 시작하기 때문에 임성재로서는 얼마든지 5위 이상을 노려볼 수 있다.
이 대회 우승으로 2019-2020시즌 페덱스컵 챔피언에 오르는 선수에게는 페덱스컵 보너스 1천500만달러(약 178억원)를 준다.
이 돈은 시즌 상금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대회 우승은 공식 우승으로 인정된다.
1천400만달러가 현금으로 지급되고, 100만달러는 은퇴 연금 형식으로 적립된다.
준우승자 보너스는 500만달러를 받고, 최하위 30위를 해도 4억 6천만원에 해당하는 39만 5천달러를 가져갈 수 있다.
현재 페덱스컵과 세계 랭킹 모두 1위인 존슨은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 트러스트 우승, 2차전 BMW 챔피언십에서 준우승 등 최근 기세가 좋다.
2007년 창설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제도에서 아직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지만 플레이오프 대회에서는 5차례나 우승한 경력이 있다.
역시 페덱스컵과 세계 랭킹 모두 2위를 달리는 람은 BMW 챔피언십 연장에서 20m 버디 퍼트를 넣고 존슨을 꺾은 상승세를 이어갈 태세다.
지난해 페덱스컵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현재 페덱스컵 순위 12위에 올라 있다.
만일 매킬로이가 우승하면 페덱스컵 사상 최초로 챔피언에 세 번 등극하는 선수가 된다.
다만 그의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불참 또는 기권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매킬로이 외에 페덱스컵을 두 번 제패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유일하다.
우즈는 그러나 최근 2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에 실패했다.
현재 페덱스컵 3위 토머스가 올해 페덱스컵을 제패하면 우즈, 매킬로이에 이어 페덱스컵 정상에 두 번 오르는 세 번째 선수가 된다.
지난해에는 BMW 챔피언십까지 5위였던 매킬로이가 1위였던 토머스와 5타 차를 뒤집고 페덱스컵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는 현지시간으로 금요일인 4일 개막해 월요일인 7일에 끝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 PGA 투어 챔피언십 페덱스컵 순위에 따른 보너스 타수
순위 선수(국적) 보너스 타수
1 더스틴 존슨(미국) -10
2 욘 람(스페인) -8
3 저스틴 토머스(미국) -7
4 웨브 심프슨(미국) -6
5 콜린 모리카와(미국) -5
6 대니얼 버거(미국)
해리스 잉글리시(미국)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임성재(한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4
11 브렌던 토드(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패트릭 리드(미국)
잰더 쇼플리(미국)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 -3
16 랜토 그리핀(미국)
스코티 셰플러(미국)
호아킨 니만(칠레)
티럴 해턴(잉글랜드)
토니 피나우(미국) -2
21 케빈 키스너(미국)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
라이언 파머(미국)
케빈 나(미국)
마크 리슈먼(호주) -1
26 캐머런 스미스(호주)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매켄지 휴스(캐나다)
캐머런 챔프(미국)
빌리 호셜(미국) E
'연장 명승부' 존슨·람, 남자 골프 세계 1위 경쟁도 '초접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BMW 챔피언십에서 연장 맞대결을 벌인 더스틴 존슨(미국)과 욘 람(스페인)의 세계 랭킹 1위 경쟁도 더욱 뜨거워졌다.
존슨과 람은 31일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에서 끝난 PGA 투어 BMW 챔피언십에서 연장전까지 치른 접전 끝에 람이 우승, 존슨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1타 차 2위였던 존슨이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오르막에 이은 내리막을 지나야 하는 약 1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먼저 분위기를 띄웠다.
이미 4라운드를 끝내고 연습장에서 몸을 풀던 람은 존슨의 극적인 버디에 환호하는 관계자들의 소리를 듣고 연장전 성사 사실을 눈치챈 듯 어드레스 자세를 풀고 연습장 밖으로 나왔다.
이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으로 진행됐지만 존슨의 버디 퍼트가 워낙 극적이었기 때문에 몇 명 되지 않는 관계자들의 함성만으로도 람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듯했다.
이번엔 람의 차례였다. 람은 연장 첫 홀인 역시 18번 홀에서 20m 긴 거리에 각도도 거의 90도 가까이 꺾이는 더 어려운 버디 퍼트를 넣고 경기를 끝냈다.
현지 TV 중계 화면에는 연장전을 시작하기 전에 '오늘의 샷'으로 이미 존슨의 18번 홀 버디 퍼트를 선정해 여러 차례 보여줬는데, 그 직후에 더 환상적인 람의 버디 퍼트가 나왔다.
세계 랭킹에서도 1, 2위인 존슨과 람은 이날 결과로 간격이 더 좁혀졌다.
지난주에는 1위 존슨과 2위 람의 랭킹 포인트 격차가 9.16-8.82로 약 0.34 포인트였으나 31일 발표된 이번 주 순위에서는 존슨이 9.96, 람은 9.87로 0.09포인트 차까지 줄었다.
저스틴 토머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콜린 모리카와(미국) 등 3위부터 5위까지도 순위 변화는 없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17위에서 18위로 소폭 하락했고, 이번 BMW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오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27위에서 20위로 뛰어올라 아시아 국적 선수 가운데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아시아 넘버 원'이었던 임성재(22)는 25위에서 27위로 내려갔다.
30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헤지스골프 KPGA오픈에서 우승한 김한별(24)은 836위에서 438위로 400계단 가까이 껑충 뛰었다.
'20m 버디 퍼트 우승' 람, US오픈 코스 답사 여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마법 같은 20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정상에 오른 욘 람(스페인)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을 사흘 앞두고 US오픈 개최 코스 답사를 다녀오는 여유를 부렸다.
람은 1일 미국 뉴욕주 윙드풋 골프 클럽에서 18홀을 돌았다.
윙드풋 골프 클럽에선 18일부터 나흘 동안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이 열린다.
5일 개막하는 투어 챔피언십이 치러지는 조지아주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과 윙드풋 골프클럽은 1천400㎞ 떨어져 있어 비행기로도 2시간이 걸린다.
대개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대회 장소로 이동하는 다른 선수와 다른 일정이다.
람에 앞서 타이거 우즈(미국)와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BMW 챔피언십을 앞두고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연습 라운드를 했다.
이날 람의 라운드는 일부 회원과 골프장 직원만 목격했다.
한 직원이 "이곳에서도 최종일에 마법 같은 퍼트를 봤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네자 람은 "그런 퍼트가 필요 없으면 좋겠다"며 웃으며 답했다.
올해 26세인 람은 1923년 문을 열고 US오픈 다섯번. PGA챔피언십을 한번 개최한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라운드해본 적이 없다.
가장 최근 이곳에서 열렸던 US오픈인 2006년 대회에서 죠프 오길비(호주)가 필 미컬슨(미국),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등을 1타차로 제치고 4라운드 합계 5오버파로 우승했을 때 람은 11세였다.
씁쓸하게 시즌 마친 우즈 "몸 아픈 건 일상…그래도 견뎌야"
2019-2020시즌 마친 뒤 모자 벗고 웃어 보이는 우즈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9-2020시즌을 씁쓸하게 마무리한 타이거 우즈(미국)가 "이제 몸이 아픈 건 일상이라 견디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31일 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1오버파로 마친 그는 "내가 바라던 순위는 아니지만, 오늘 경기는 앞서 1∼3라운드보다는 훨씬 나았다"고 자평했다.
45세인 우즈는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몸 상태가 여전히 문제라고 솔직히 밝혔다.
"매일 아프다. 늘 아프고 몸은 뻣뻣해진다"는 그는 "그래도 일상이니 그러려니 하면서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뒤죽박죽된 투어 일정에 대해 그는 "우리가 가야 할 새로운 현실"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우즈는 "올해는 어떤 대회가 어디서 열릴지 모르는 채 지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일정에 대해 "당분간 쉬면서 일정이 어떻게 될지 살펴보겠다"면서 "앞날이 예측하기 힘들지만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즈는 다음 달 18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까지 휴식과 연습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