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목사 / 낙원장로교회 담임목사
지난해 말 미국의 유명 사전출판사 메리엄웹스터는2022년의 단어로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선정했습니다. ‘가스라이팅’ 검색건수가 2021년에 비해 1740% 늘어나는등 이 단어의 활용빈도와 관심이 급증한 것이 선정이유였습니다.
‘타인의 심리를 조작해 지배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가스라이팅은 1938년 연극으로 무대에 올렸고, 이후 영화로 상영된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합니다.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의 남편은 여주인공의 이모가 남긴 보석을 욕심내어 이모의 유품을 보관한 다락방에 밤마다 몰래 들어가 보석을 찾습니다. 다락방의 등을 켜고 유품을 뒤지며 움직일때마다, 아래층의 가스등이 어두워지고 발소리가 들리지만, 아내가 “등이 어두워졌었고, 위층에서 발소리가 들렸다”고 하면 “당신이 잘못 보고 들은 것” 이라고 강압적으로 말하며 무시합니다. 남편은 브로치, 그림 등 집안의 물건을 몰래 감추고 그 분실책임을 아내에게 물으며 정신이상으로 몰아가, 결국 아내가 자존감과 현실감각을 잃고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통제합니다.
이처럼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상대방의 정신세계까지 조작해 지배하는 행위인 ‘가스라이팅’은 내밀한 가족관계에서 직장내의 상하관계, 공공적인 정치현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메리엄웹스터 편집인은 정치인이나 유명인이 허위정보로 추종세력을 선동하는 행위 등을 예로 들며 “가스라이팅은 이익을 보기위해 타인을 속이는 행위, ‘거짓말’을 표현하는 단어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을 인격적인 존재로 보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종할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파렴치한 범죄행위입니다. 자신의 이익과 승리를 위해 주변의 모든 것을 도구화한다는 점에서, 가스라이팅은 인간안에 깊이 숨어 있는 죄성의 민낯을 보여주는 행위입니다.
‘가스등’이 이렇게 인간의 죄성과 절망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불확실한 빛이라면, ‘God’s light’는 우리의 참 소망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비춰 주시는 구원의 빛입니다.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참 빛( 요1:9)’이 되신 예수님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20:28)”는 말씀처럼 사랑으로 자신을 희생하여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참 빛’되신 예수님은 상대방을 인격적인 존재로 존중했습니다. ‘수가성 여인’, ‘니고데모’, ‘맹인 바디메오’, ‘로마인 백부장’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할때 그들을 전혀 얽매거나 조정하거나 억압하지 않았습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하게 하리라(요8:32)”말씀처럼 예수님을 만난 그들은 주님안에서 참된 자유와 자존감을 가진 ‘의인’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로 인해 ‘가스라이팅’이 들불같이 번져가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참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함께 하시기에 소망이 있습니다. 섬김과 희생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그 분이 함께 하시기에 우리는 ‘가스라이팅’을 분별해 물리칠 수 있습니다. 그 구원의 은혜로 진정한 자유와 자존감을 가진 새사람이 되었슴에 감사하며, 섬김과 존중으로 세상에 ‘희망의 빛’을 비추는 그리스도인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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