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한다던 홍 시장이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것 같아 씁쓸"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3일 오전 대구 서구 서대구역에서 열린 ‘대경선 광역철도 개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이 조기 대선 출마를 시사하자, 국민의힘 친한동훈계 의원들이 “탄핵에 반대한다더니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정훈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홍 시장을 겨냥해 “탄핵 찬성파를 징계하라더니 이제는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벌써 마음이 들떠있는 이 분. 진심은 없고 노욕만 가득한 이런 분 탓에 우리가 후져 보이는 건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박 의원은 “심지어 대구시정에는 마음이 떴다고 스스로 선언하고 있으니 정말 노답이다. 지금 우리 당이 할 일은 처절하게 반성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계엄 옹호정당’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다. 더 이상 노욕이 우리 당을 잠식하게 두고 보지 않겠다”고 했다.

친한계인 우재준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대구시민과 당원들은 실의에 빠져 있다. 그런데 탄핵에 반대하신다던 홍 시장님은 누구보다 즐거워하시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대구시장, 4년의 임기는 대구 시민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너무 가벼이 여기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앞서 홍 시장은 이 페이스북을 통해 “어차피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구 혁신 100플러스1’(홍 시장이 강조하는 대구시정 성과)을 압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 한겨레 서영지 기자 >

 

홍준표 ‘대선 도전’ 시사…“대구시장 졸업 더 빨라질 수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8일 대구 군위군 군위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군위군민체육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장 졸업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사실상 대선 도전 뜻을 시사했다.

홍 시장은 23일 오전 페이스북에 “태어나서 23번째 이사한 게 대구다.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며 이렇게 적었다.

홍 시장은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구 혁신 100플러스1’(홍 시장이 강조하는 대구시정 성과)을 압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수라판이 조속히 안정되고 정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아웃사이더만이 한국사회 기득권의 틀을 깨고 진정한 선진대국시대를 만들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는 등, 최근 조기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 신민정 기자 >

 

홍준표 “탄핵안 가결되면, 배신자들 제명 처리해야” 주장

 

 
윤석열 대통령(앞줄 오른쪽)이 지난 2023년 11월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으로 상황을 매듭짓자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위헌 행위를 저지르고도 자숙하지 않고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느냐”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윤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홍준표 시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젠 나라 혼란을 더 초래하지 말고, 국민의 명령으로 이젠 그만 들어가라고 하고, 여야가 타협하여 질서 있는 퇴진으로 마무리 짓자”고 말했다. 그는 전날 대구권 광역철도(대경선) 개통식이 열린 서대구역 광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금 배신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윤 대통령이) 탄핵이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배신자’는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일부 의원들을 가리킨다.

홍 시장은 이날 “(윤 대통령 취임 후) 지난 2년 반 동안 국정 운영은 검사 정치였고 거칠었다. 그래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고 급기야 비상계엄 사태까지 이르렀다”며 “그런데 우리가 잘못 선출했으니 이제는 그만 물러가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내란죄라는 중죄를 덮어씌워 감옥으로 보내야 하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내란 행위를 자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는 국방장관(김용현)에게 계엄령 발령 담화 방송으로 국민께 알린 이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며 “군 관계자들은 모두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이후 병력 이동 지시를 따른 것이니만큼, 이들에게는 전혀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언제 또 배신 할지 모르는 철부지 반군 레밍들과 함께 정치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며 “한동훈과 레밍들의 배신으로 내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지도부 총사퇴시키고 배신자들은 비례대표 빼고 모두 제명 처리 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의 발언은 현재 여론과 거리가 멀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2명으로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5.8%)를 진행한 결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5%로, 반대한다는 응답(21%)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전통적인 지지층인 대구·경북에서도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2%로 반대(33%)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한국갤럽이 국민일보 의뢰로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1%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국회의 권한 제한을 위한 반국가적 내란 행위”라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다.  < 한겨레 오세진 기자 >

3번째 한국 군사정찰위성 우주궤도 진입 성공

● COREA 2024. 12. 22. 14:51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

 

 
 
한국의 세번째 군사정찰위성이 21일 오전 3시34분(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엑스(X)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영상 갈무리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 한국 군사정찰위성 3호기가 우주 궤도에 진입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8시34분(현지시각 오전 3시34분)에 발사된 군 정찰위성 3호기가 발사 51분 뒤인 오후 9시24분경 발사체와 성공적으로 분리돼 목표궤도에 정상 진입했다”며 “이후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찰위성 3호기는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Ⅹ)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정찰위성 3호기 발사는 군 당국이 한반도와 주변을 감시하는 정찰위성 5기를 띄우는 ‘425 사업'의 일환이다. 유사시 군 당국이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고 타격하려면 정찰위성을 통해 북한 지휘부와 핵·미사일 기지 등의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

군사 정찰위성 1호기는 지난해 12월2일 미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 2호기는 지난 4월8일 미 케이프 커네버럴에서 발사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정찰위성은 한국형 3축 체계 가운데 하나인 킬체인의 핵심자산”이라며 “군은 내년까지 정찰위성 총 5기를 띄우고 군집 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호기 발사로 1·2호기와 함께 군사정찰위성의 군집 운용이 가능하게 됐다. 군집위성 운용은 여러 개의 위성을 함께 운용하는 것으로, 특정 지역 관측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특정 위성이 고장나도 나머지 위성들이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광학·적외선(EO/IR) 위성이다. 광학 위성은 해상도가 높은 디지털카메라로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나, 밤이나 안개나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에는 표적이 보이지 않아 촬영이 어렵다. 적외선(IR) 위성은 표적에서 나오는 열을 감지해 추적할 수 있어 밤에도 촬영이 가능하지만 안개나 구름이 짙을 경우 촬영이 불가능하다.

2호기는 레이더가 지상으로 발사한 전파가 반사되어 돌아오는 신호를 수신해 영상을 만드는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이다.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주야간 날씨에 관계없이 지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날 발사된 3호기도 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이다. 한국이 1·2호기(전자광학·적외선 위성·합성개구레이더 위성)에 이번에 3호기 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을 추가로 확보하면, 낮과 밤, 날씨에 상관없이 북한 지역을 한층 촘촘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 한겨레 권혁철 기자 >

불법 계엄 지휘관 엄정 처벌하되 장병 선처 호소

출동 장병들에 "너희들은 잘못이 아니다"
'항명 사건'은 위법 명령 복종 여부 기준점

"위법한 명령은 법에도 나왔듯이 거부해야"
"비상계엄, 위법한 명령 복종 해야 되나,
큰 물음을 우리 사회에 던졌다고 본다"

 

"그 아무리 권력이 힘이 세고 절대 권력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 밝혀진다고 생각했고 그 시간 동안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하루하루 승리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항상 위로하면서 매일 두 평 남짓 되는 사무실로 정시에 출근했습니다."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은 18일 한국인터넷기자협회(회장 이준희)의 사회공헌상(인권 대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 12. 18. [오마이TV 화면 캡처]
 

박정훈, 인터넷기자협 사회공헌상 수상

윤석열 향해 "누가 내란 수괴가 됐나"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은 18일 한국인터넷기자협회(회장 이준희)의 사회공헌상(인권 대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통해 작년 7월 고 채수근 해병 사망 사건 수사와 관련한 외압에 저항하다가 '집단 항명 수괴'로 낙인찍혀 1년 넘게 겪어온 수난의 세월을 이렇게 표현했다.

군검찰은 지난달 21일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박 대령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날은 박 대령의 생일이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9일로 예정됐다.

박 대령은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해 보면...경찰, 검찰, 국방부, 대통령실까지 특히 해병대 사령부의 30여 년 동료였고 전우였던 사람들까지 다 일치단결해서 저를 적대시하고 악마화하는, 정말 앞이 보이지 않는 그런 시간이 저에게도 있었다"며 "당시에 제가 이 모든 사건이 한 사람의 격노로부터 시작됐다고 했지만, 당시 저를 망상이라고 그랬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1년이 지난 지금은 누가 망상인지 이제 국민이 알게 됐고 당시에 저를 집단 항명의 수괴라는 정말 교과서에나 나오는 단어로 저를 구속, 처벌하려고 군검찰은 입건했다"며 "지금은 누가 내란의 수괴가 됐는지...모든 진상은 밝혀지고 결국 진실은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광화문광장 관람 무대에서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지켜보던 중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4.10.1 연합
 

'항명 사건'은 위법 명령 복종 여부 기준점

"위법한 명령은 법에도 나왔듯이 거부해야"

박 대령은 채 해병 사건이 한국 사회에서 지니는 의미를 두 가지로 정리했다. 하나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특히 윤석열 정권의 음습한 부분들이 많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또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도이치 모터스도 나왔고 삼부 토건도 나오고 그다음에 마약 수사에 외압도 나오는 그런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이른바 '항명' 사건이 상부의 위법적 명령이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준점'이 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박 대령은 "채 해병 사건, 특히 저 박정훈 대령의 항명 사건은 반드시 정의롭게 무죄가 나와야 될 이유가 (있다.) 저 개인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의가 과연 무엇인가, 위법한 명령은 과연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가라는 기준점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령은 "그래서 반드시 이 사건은 정의롭게 잘 마무리가 되어야 된다"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윤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와 불법적인 군 병력 동원을 통해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침탈하려 했던 상황으로 이어졌다. 박 대령은 "특히 이번에 비상계엄 사건 때 출동했던 수많은 군인들...이미 국방부에 많은 장성이 구속되고 앞으로도 처벌이 될 건데, 과연 위법한 명령에 복종을 해야되는 것인가라는 큰 물음을 우리 사회에 던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위법한 명령에는 법에도 나왔듯이 거부해야 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자정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계엄군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다. 2024.12.4 연합
 

지휘관 엄정 처벌하되 장병엔 선처 호소

출동 장병들에 "너희들을 잘못이 아니다"

이번 비상계엄에 동원된 군인들에 대한 처벌 문제도 언급했다. 박 대령은 "특히 그 지휘관들은 법에 따라서 엄정하게 처벌돼야 한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우리 사회에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수사해서 그 책임에 응당한 처벌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만 본인이 어떤 임무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국회로 출동했던 많은 현역 장병들, 그리고 초급 간부들은 어느 정도로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유혈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애쓰는 듯한 장병들에 대한 이해도 구했다. 그는 "외형적으로는 소극적이지만 내면에는 엄청 고민도 많았을 거고, 내면에선 적극적으로 위법한 명령에 저항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그들이 부대로 복귀해서 그렇게 울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한다. 군인은 명예를 먹고 사는 조직인데, 그 자랑스러운 그 특수군에 들어가서 힘든 훈련을 마치고 군 복무를 하는 그 어린 친구들이 지금 반란군으로 낙인이 찍히고 스스로 명예에 큰 손상을 입어서 힘들어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대령은 "그래서 그들에게 한 마디를 꼭 전하고 싶다"면서 "너희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결정해야 하는 그 지휘관들이 너희들을 잘못 이끌어서 그런 것이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자책하지 말라고 꼭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징역 9년6월서 감형됐지만…1심 판단 유지해


검찰 연어회 파티 등 증거조작 전혀 인정 안 돼
검찰 주장 800만 불 중 200만 불 여전히 유죄

이화영 재판 증거관계 이재명 재판도 영향줄 듯
이재명이 보고 받았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지만
오염된 증거들…'연어 술파티' 재점화할 수도

이재명 재판부, 이화영에 1심 유죄내린 재판부
이재명 쪽, 유죄심증 우려…재판부 기피 신청해
내란 혐의 국힘은 이떄가 기회다 "재판받아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10월 2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에 출석, 선서하고 있다. 2024.10.2. 연합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 대북 송금에 공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지만, 재판부는 대북 송금과 관련해 1심에서의 판단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창작 소설급 증거 조작이 드러났음에도 재판부는 눈을 감은 모습이다.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서 다투는 사실 관계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재판에도 이어지는 만큼 추후 또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고법 형사1부(문주형 김민상 강영재 고법판사)는 19일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월에 벌금 2억 5000만 원 및 추징금 3억 2595만 원을 선고했다. 1심보다 징역 1년 10개월 감형한 것이다.

앞서 1심은 지난 6월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월(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월·특가법상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 및 벌금 2억 5000만 원, 추징 3억 2595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해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죄는 공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라며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자금법의 입법취지를 훼손한 것으로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800만 달러 대북송금 및 5개 비상장회사 자금 500억원대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12. 연합
 

다만 "특가법상 뇌물죄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과 관련해선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진 않았다"며 "이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대납을 강요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지사가 증거인멸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는 않았다"며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주도로 (이 사건 범행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면서도 1심과 같은 결론을 유지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에 대납하게 했다는 대북 송금액 800만 달러 가운데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용 500만 달러를 무죄로 보고, 나머지 300만 달러 중 "200만 달러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과 관련한 사례금으로 보기 충분하다"면서 일부만 유죄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1심)의 판단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한다"고 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200만 달러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800만 달러 중 무죄로 판단한 500만 달러를 제외하고 남은 300만 달러(이재명 방북 비용)에 대해 김 전 회장은 그동안 북측 협상 창구가 리호남이었다고 주장해왔다. 북한 정찰총국 대남 공작원 출신인 리호남은 윤종빈 감독의 영화 <공작>에서 안기부 블랙요원 흑금성(황정민 역)의 북측 사업 파트너로 나온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처장 이명운(이성민 역)의 실존 모델이다.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 공동 주최로 열린 제2회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 명단. 여기에 리호남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 제공.
 

김 전 회장은 그동안 1심 법정에서 "제2회 국제대회 당시 필리핀에서 원래 100만 달러를 주기로 했는데 경비로 여기저기 쓰는 바람에 70만 달러를 먼저 주고, 2020년 1월 15일경 마지막 30만 달러를 중국 심양에서 리호남을 만나서 전달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작 70만 달러를 줬다고 하는 2019년 7월 필리핀 국제대회 북측 대표단 참가자 명단에 리호남 이름은 없었다는 사실이 2심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는 대북 사업가들의 증언과도 일치했다.

남북경협연구소장 김한신 소장은 "리호남이 나더러 '북한 단천지구 자원 개발은 언제 할 거냐'며 '쌍방울에서는 큰돈도 가져온다' '나노스 주가를 띄워서 그 돈을 빼 중국으로 좀 보내달라'는 부탁을 했다"며 당시 이재명 얘기는 일절 없었다"고 증언했고, ㄱ아무개 대표는 송명철로부터 "리호남은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 국제대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위해 사업비를 가져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민간 통일교류 사업가인 하동혁 민족통일촉진회 대표도 지난 10월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위해) 필리핀에서 70만 불을 줬다?"라고 의문을 표하며 "(북한) 리호남이 얼마나 능글맞은 사람인데 수교국도 아닌 필리핀까지 가서 어떻게 (자금을) 조달해가느냐"며, 김 전 회장 쪽의 주장을 일축했다.

 

지난 2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하동혁 민족통일촉진회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4.10.4. 국회방송 갈무리
 

검찰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증언만 취사선택한 정황도 확인됐다.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접촉한 통일운동가 김아무개 씨는 "수원지검에 출석해 리호남은 마닐라 국제 대회에 오지 않았다고 증언했지만 검찰이 조서에 담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일운동가 김 씨는 9차례 정도 검찰에 출석해 일관되게 리호남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의 진술조서 어디에도 리호남 관련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이 주장한 대북 송금 800만 달러 중 그나마 유죄로 판단한 200만 달러는 북한 송명철 아태위 부실장이 2019년 12월 1일 확인서로 인해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송명철이 쓴 확인서에는 '86만 5800유로와 101만 6321달러를 정확히 인계 받았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 가운데 일부를 김성태 전 회장 측이 대납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이화영 전 부지사의 공소장 등에서 검찰은 2019년 5월 방북비용 대납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북한 송명철이 200만 달러 영수증을 써준 날짜는 그해 12월이다. 5월에 약속하고 7개월 만에 돈을 준 것인데, 거래 방식 자체도 상식적이지 않을뿐더러 이재명 대표는 그해 9월 법원에서 경기도지사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정치 생명이 끝날 위기에서 방북을 추진했다는 논리 자체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러나 재판에서 이러한 사정은 고려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4.12.17. 연합
 

이날 항소심의 판단은 이 사건과 증거 관계가 상당 부분 동일한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제3자 뇌물 사건 재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 만큼 재판부의 판단 내용이 중요하지만, 여전히 200만 달러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고 있다는 점은 이 대표의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쌍방울그룹 자체의 대북사업 진행을 위한 의도도 포함돼 있으나, 피고인(이화영) 또한 그 지급 명목인 스마트팜 비용 및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을 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재판에선 유죄로 인정받은 200만 원 등을 중심으로 이 전 부지사로부터 보고받았는지, 이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옥중편지를 통해 자신은 쌍방울 측에 대북사업 비용을 요청한 적도, 이재명 당시 도지사의 방북비용을 대신 내달라고 한 적도 없다면서 이를 도지사에게 사전 보고한 적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김 전 회장도 2019년 1월, 7월 두 차례 이 대표와 통화했다고 주장했지만, 술자리 중 이 전 부지사가 통화를 바꿔주는 형태였고 "대북송금"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회장 본인도 "인사나 하라고 해서 통화했다" "만취 상태로 통화해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지난 5월 29일 쌍방울 전주 임필순 씨와 뉴탐사 강진구 기자의 통화 녹취. 2024.10.29. 시민언론 뉴탐사 화면 갈무리.
 

아울러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이자, 김 전 회장이 '어머니' '스님' 등으로 부르며 각별히 따르는 것으로 알려진 임필순 씨는 최근 <뉴탐사>와 인터뷰에서 "(검찰이) 그물망을 던져가지고 이재명하고 연결이 된 것이 돼버렸지, (김성태가) 사실은 얼굴도 한 번 본 일도 없고 사실은 통화도 안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성태가) 협조하고 있지 정부에다가 지금, 검찰에"라면서 "그 얘기 지금 하면 안 된다, 쟤(김성태)가 좀 불리하게 되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과 김 전 회장이 모종의 거래를 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 대표의 재판에서 검찰 쪽은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서 확정된 증거 관계를 가지고 이 대표의 유죄를 추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애초 대북송금 사건에서 '연어 술파티' '진술 세미나' 등이 문제가 된 만큼, 검찰의 증거조작 의혹이 다시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원고법에 제출된 쌍방울 법인카드 내역. 2024.11.5.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재판부는 이날 김 전 회장이 자신에 대한 수사 축소 등을 이유로 허위 진술했다는 주장에 대해 "그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연어 술파티' '진술 세미나' 등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가 검찰청 내 '김성태 술파티'가 열렸다고 지목한 날, 수원지금 고깃집에서 쌍방울 법인카드가 41만 원 결제되고, 김 전 회장의 출정일에 해산물 전문점에서 약 40만 원이 결제됐고, 관련된 법인카드 영수증도 제출됐지만 재판부는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추후 이 대표의 재판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있을 경우, '연어 술파티' '진술 세미나' 등 검찰의 증거 조작이 또다시 문제로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전 부지사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신진우 부장판사가 이 대표의 1심을 맡은 점은 문제다. 이에 이 대표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의 유죄 심증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에 대한 법관 기피 신청을 제기했다. 기피 신청 심리가 대법원까지 갈 경우 2~3개월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의 '내란'에 동조한 혐의로 궁지에 몰린 국민의힘은 이 전 부지사의 판결에서 또다시 유죄가 나오자, 이같은 사정은 배제한 채 "이 대표는 더 이상 사법 방해를 하지 말고, 신속하게 재판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란 사건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이 대표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회의에서는 이와 관련한 논의가 없었다"고 짧게 말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