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서울캠퍼스 노천극장 게시판에 부착된 경희대 24학번의 대자보 ⓒ 김수정
 


전국적으로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 발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4천명이 넘는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에 비해 같은 대학 구성원인 학생들은 잠잠하다며 비교하는 보도 역시 눈에 띈다. 하지만 지난 26~27일 둘러본 대학 내 풍경은 달랐다.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 부착된 대자보를 시작으로 서울 지역 대학 곳곳에는 학내 게시판에 부착된 교수들의 시국선언 대자보 옆에 학생들의 대자보가 자리잡고 있었다.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 기존에 발표된 시국선언문과는 다른 '나의 이야기'가 적혀있어 더 공감이 된다는 반응이 많다.

양심과 부끄러움 앞에서 터져 나오는 '윤석열 퇴진'

26일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안에 부착된 윤석열 퇴진 대자보 "양심에 찔려 위기를 모른 척 할 수 없습니다." ⓒ 김수정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내부에는 졸업을 앞둔 재학생 명의로 작성된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대자보는 기존의 윤석열 퇴진의 이유를 밝히는 시국선언과는 사뭇 달랐다. 윤석열 정권 아래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느끼는 진솔한 고백이 담겨 학생들의 공감을 더욱 받고 있다.

시국선언문을 쓴 이는 졸업을 앞두고, 취업준비와 관련 공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도 외면할 수 없는 윤석열 정권 아래 벌어지는 국정농단 사태와 실정에 삶이 고통스럽다고 호소한다. 특히 그는 "속이 답답하기만 한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제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다"면서 "윤석열을 뽑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내 삶이 고통스러워야 하는지, 한참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누구나 시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부끄럽게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나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는 대통령을 그냥 둘 수 없습니다.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대통령을 그냥 둘 수 없습니다. 나와 우리를 갉아 먹으며 제왕적인 권력을 누리는 대통령을 그냥 둘 수 없습니다.


서울여대 24학번 아동학과 재학생이라고 밝힌 이가 쓴 윤석열 퇴진 서울여대 학생 시국선언문 주변엔 공감을 표시하는 포스트잇이 붙기도 했다. 시국선언문을 쓴 학생은 윤석열 정권에 느낀 실망감과 임기 2년 반을 우울하고 희망이 없는 시간으로 보낸 마음을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무기력함으로 표현한다. 이어서 " 투표권이 없던 나는 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내가 사는 나라의 대통령이 누구인지 실감했다" 며 "더이상 외면할 수도 타인을 원망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

27일 서울여대 학생누리관 안에 부착된 아동학과 24학번의 시국선언 대자보 ⓒ 김수정
 

 

과거의 나를 위해 지금의 내가 <서울여대 학생 시국선언>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2022년 3월 10일 새벽의 나를 기억한다. 그날의 나는 무력하기 그지없었다. 만 17세의 나이로 투표권이 없던 나는, 그날 새벽을 눈 뜬 채로 지새워야만 했다.

남몰래 조금 울었던 것 같기도 하다. 투표권을 가진 어른들을 원망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나의 무력함에 대해 자책했다. 그날 개인 SNS에 캐나다 오타와의 사진을 올리며 이민을 가야겠다고, 한국을 떠나야겠다고 울부짖었던 기록은 여전히 남아 그날의 나를 상기시킨다.

그날 이후로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졌던가.

투표권도 없던 나는 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내가 사는 나라의 대통령이 누구인지 실감했다. 친구와 전화기를 붙들고 한 시간이 넘도록 역정을 내고 한숨을 뱉어 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것밖에 없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주위를 돌아보던 시선을 거두고 나의 삶만을 영위했다.

2024년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지금의 나는 12월 7일 그날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가진 참정권을 이대로 썩힐 수 없어서, 타인을 원망하고 싶지 않아서,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며 결국 또 무력했던 자신이라 기억하지 않았으면 해서.

12월 7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퇴진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린다. 나와 같은 기억, 다짐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 지난 과거의 내가 내지 못했던 목소리를, 지금의 내가 내고자 한다.


경희대 서울캠퍼스에 부착된 학생 시국선언은 현 정권아래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시국선언문은 높은 물가 속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청년들의 삶을 지켜주기보다는 청년예산삭감으로 일관하는 앞뒤 다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더이상 이 나라는 어려울 때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일갈했다.

쿠팡에서 내 시급과 맞먹는 계란 한 판 가격을 보며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물가가 계속 오르지만 최저시급은 그만큼 오르지 않는 현실이 원망스러웠습니다.

 

27일 서울과기대 향학로 게시판에 붙은 21학번 행정학과 재학생의 시국선언 대자보 ⓒ 김수정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21학번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2022년 여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파업 당시 들었던 구호를 시국선언문 제목으로 삼았다. 시국선언문에는 노동혐오를 조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었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며 절박하게 외친 그들의 구호가 머릿속을 맴돕니다. 또, 특진을 내걸고 경찰력을 동원한 윤석열 정권에 맞서 차마 그 모욕감을 견디지 못해 자신의 몸에 불을 댕길 수밖에 없었던 건설노동자가 떠오릅니다.

마지막 순간 그가 느꼈을 외로움과 분노가 가슴 깊숙한 곳을 찌르듯 파고듭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노동혐오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에 대한 외면 뿐만 아니라 살고자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며 "뿌리부터 썩은 정권, 어쩌면 최근 밝혀지고 있는 명태균과 김건희의 국정 농단은 국민을 하찮게 여기고 무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해도 되는 행동이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썼다.

각 대학들의 시국선언은 12월 초에 발표할 예정으로 학생들의 연명을 진행하고 있고, 대자보가 부착되고 있는 학교들 역시 더욱 늘어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아래 살아가는 청년들은 더 이상 또래의 계속되는 죽음 앞에서 숨어버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자신의 양심 앞에서 더 이상 자책만 하고 싶지 않다며 윤석열 퇴진에 목소리를 높이는 대학생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 말미에는 대부분 '12월 7일 윤석열 정권퇴진 범국민대회에 함께 나가자'는 호소가 담겨 있다. 더 이상 참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12월 7일 광장으로 나와 다시 촛불을 들지 주목된다.

27일 광운대 중앙도서관 로비에 부착된 " 청년은 한톨의 희망도 느낄 수 없다." 학생 시국선언 대자보 ⓒ 김수정
 
지난 17일 오후 서울대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 행정관, 공과대학 게시판 등에 '국민의 적 윤석열을 타도하자'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또 게재됐다. 지난 8일, 13일에 이어 세 번째 대자보다. 이번 대자보를 게시한 학생은 "앞서 붙은 대자보를 보고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학생회관, 중앙도서관, 행정관, 공과대학 총 네 곳의 게시판에 '국민의 적 윤석열을 타도하자'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 작성자는 생활과학대학과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학부생 두 명이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대통령 자리를 꿰차고 앉아 전횡하는 윤석열은 국민의 공적"이라며 "스스로 물러나라. 그리하지 않으면 분노한 국민의 손으로 타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의 죄가 매우 많아서 하나씩 열거하자면 지면이 모자란다. 이미 (그 죄가) 두루 알려져 있어 분명하지 않은 바가 없으므로 간단히 적는다"라며 ▲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 ▲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 R&D 예산 삭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 명태균씨 국정 개입 의혹 등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실정과 무도함에 국민은 지쳐버렸다"며 "지난 대선, 국민 여론을 어떻게 조작했을지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라며 "대한민국은 공화국이고 왕이 되려 하는 대통령이 설 자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탄핵이든 개헌이든 빠르게 정권 종식해야"

대자보를 작성한 A씨는 18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윤석열 정권의 폭정, 김건희 여사의 국정농단 등으로 국민들의 삶이 피폐해졌다"며 "먼저 대자보를 쓴 다른 학생들을 보고 용기를 냈다. 저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번 대자보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서울대 출신이란 게) 정말 부끄럽고 더 이상 우리 학교에서 이런 사람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윤 대통령을 탄핵하든 (임기 단축) 개헌을 하든 이 정권을 빠르게 종식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윤석열 동문의 퇴진을 촉구한다"라는 제목의 지난 8일자 대자보가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게시판에 붙어 있다. ⓒ 박수림
 


한편 지난 8일에도 '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윤석열 동문의 퇴진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평범한 학부생' 명의로 학생회관·중앙도서관 게시판에 게재됐다.

지난 13일엔 '윤석열 퇴진 대학생 운동본부'와 '윤석열 탄핵 소추 촉구 대학생 시국농성단'이 서울대 내 버스정류장에 "윤석열과 하루도 더 함께 할 수 없다", "끌어내리자" 등의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게재하기도 했다.  < 오마이 박수림 기자 >

아래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대에 게재된 대자보 전문이다.

국민의 적 윤석열을 타도하자
대통령 자리를 꿰차고 앉아 전횡하는 윤석열은 국민의 공적이다. 윤석열의 죄가 매우 많아서 하나씩 열거하자면 지면이 모자라거니와 이미 두루 알려져 있어 분명하지 않은 바가 없으므로 간단히 적는다. 말 같지 않은 해명으로 국민에게 청력 테스트를 시키며 지록위마의 고사를 상기시키고, 한낱 똥별 놈을 감싸려고 채수근 상병의 억울한 죽음과 박정훈 대령의 충정에 모욕을 주며, 미래 성장 동력인 자연과학과 공학에는 R&D 예산 삭감의 치명타를 날리더니, 심지어는 괜한 이웃 나라의 심기를 건드려 적의 동맹을 만들어 주고, 공연히 남의 나라 전쟁에 참견하여 전쟁의 참화를 불러오고 있다. 윤석열의 실정과 무도함에 국민은 지쳐버렸다. 집권 이후 이룬 것이 무엇이 있나? 매번 전 정권 탓만 하고 정적 제거에만 몰두하지 않았는가? 더구나 명태균 같은 정치 잡상인을 권력 속에 초청한 것은 참을 수가 없을 따름이다. 지난 대선, 국민 여론을 어떻게 조작했을는지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대한민국은 공화국이다. 왕이 되려 하는 대통령이 설 자리는 없다. 국민의 신뢰가 바닥나고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국민이 윤석열을 믿지 않으니, 아직 존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국민의 적 윤석열은 스스로 물러나라. 그리하지 않으면 분노한 국민의 손으로 타도될 것이다.

-서울대학교 학부 재학 우국 청년-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제목으로

 

 

 
                       서울대학교 정문. 
 

윤석열 대통령 모교인 서울대학교 교수와 연구자들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한다.

27일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특검을 촉구하는 서울대 교수·연구자 일동’이라고 밝힌 이들은 다음날 오후 3시 윤 대통령 퇴진 요구를 담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국선언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민생에서부터 외교에 이르기까지 위험하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현재 시국을 걱정하며 의견을 내는 것은 지식인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 초안에서 “국민과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 사죄와 통탄의 심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촉구한다”며 “‘윤석열과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제자들의 대자보가 양심의 거울처럼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는 내용을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서울대가 교육과 연구에서 제대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치지 못한 채 ‘영혼이 없는 기술지식인’을 양산해 온 것은 아닌지 참담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도 적었다고 한다. 발기인으로 나선 교수 61명이 적은 시국선언문 초안은 연명자 명단을 최종 취합해 공식 발표된다.

지난달 28일 가천대 교수 노조를 시작으로 전국 대학과 지역에서 잇따른 시국선언문에 이름을 올린 대학 교수는 최소 3천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각 학교 동문회와 학생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국선언에 나서고 있다. 경희대·경희사이버대 교수·연구자들은 지난 13일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시국선언문을 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한겨레 임재희 기자 >

 

서울대 교수 시국선언 “尹, 언론탄압 인사 방통위·방심위 임명 작태”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특검 촉구
호남권 대학교수·연구자들도 “아내에겐 관대하지만 언론엔 기소·수사 남발”
방통대·성균관대도 정부 언론탄압 비판 “언론·집회의 자유 군사 독재 수준”

 
 
▲서울대학교 정문. 사진=서울대학교 사진갤러리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 교수들이 정부가 언론탄압 논란이 있는 인사를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임명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서울대뿐 아니라 호남권 29개 대학, 한국방송통신대, 성균관대에 나온 교수·연구자 시국선언에서도 정부의 언론탄압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대 교수들은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촉구하는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대통령을 거부한다> 시국선언을 오는 28일 최종 발표한다. 61명이 시국선언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현재 추가 서명자 명단을 취합 중이다.

서울대 교수들은 “정치를 정적과 비판 세력에 대한 수사와 기소로 대체한 검사 출신 대통령과 권력 비호에 앞장서는 검찰로 국민들은 더 이상 사정기관과 사법기관의 공정성과 정의를 믿을 수 없게 됐다”며 “국가인권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인권과 언론 자유를 지켜야 할 감시 기구에 반인권적 행태와 언론탄압을 자행해 온 인사를 임명하는 작태가 현실이 됐다”고 비판했다.

탄핵 소추로 직무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MBC 재직 시절 노동조합 탄압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5기 방심위는 류희림 위원장 체제에서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 보도를 인용한 KBS·MBC·YTN·JTBC에 과징금 제재를 결정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서울대 교수들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 사죄와 통탄의 심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촉구한다”며 “‘윤석열과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제자들의 대자보가 양심의 거울처럼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서울대가 교육과 연구에서 제대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치지 못한 채 ‘영혼이 없는 기술지식인’을 양산해 온 것은 아닌지 참담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 교수들은 “한국 사회의 장래를 위해 윤 대통령의 사퇴는 필연적이다. 이제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한다”며 “김건희를 둘러싼 각종 의혹, 그것을 은폐하기 위한 권력의 자의적 남용,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과 국정농단 의혹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은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손을 들고 있는 모습. ⓒ연합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을 비판하는 시국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호남권 29개 대학에 소속된 교수·연구자 217명 역시 지난 27일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윤석열 정부가 언론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국정농단과 부패 의혹을 규명하라는 특검법을 반복해서 거부하고 있다”며 “아내에게는 관대하면서 언론인이나 야당 정치인에 대해서는 무차별적인 수사와 기소를 일삼는 이중적인 ‘내로남불’ 대통령에게 도덕성과 공정성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23명은 지난 26일 시국선언을 통해 “지난 2년 반의 임기 동안 대통령 윤석열은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해 왔다”며 “장기간의 의료대란 방치와 심각한 반노동 정책으로 국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밖에도 민주주의, 경제, 언론, 인권,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불합리한 퇴행을 자행한 사실들이 다수 있으나, 이를 모두 적시하기에는 지면이 모자르다”고 했다.

성균관대 교수·연구자 137명과 민주동문회 336명은 지난 23일 발표한 시국선언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리더십 부재 속에서 정치적 혼란을 넘어 경제 위기와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언론과 집회의 자유는 군사독재 시절 수준으로 후퇴시켰다”고 했다.          < 미디어 오늘 윤수현 지자 >

         

숙명민주동문회 “ 12월4일 숙명의 명예를 위한 집회 개최"예고

 

 
지난 10월8일 서울공항으로 입국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가 석사학위를 받은 숙명여대의 동문으로 구성된 숙명민주동문회가 “김 씨의 석사학위 논문 심사 결과를 신속히 발표할 것”을 학교 쪽에 촉구했고 김 씨에게는 학위 반납을 요구했다.

숙명여대는 김 의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2022년 2월 예비조사에 이어 그해 12월 본조사에 착수했지만 2년이 다 되도록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숙명민주동문회는 27일 성명을 내어 “학교가 여전히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의지 부족이며 학교의 책임”이라며 “논문 표절은 명확한 문제이기 때문에 ‘청문회’가 열린다면 학교의 큰 망신이므로 자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12월4일 숙명의 명예를 위한 집회를 개최한다. 이 집회에는 구연상 교수와 재학생, 동문이 함께할 예정이다. 모두 한마음으로 숙명을 위해 호소할 것“이라고 했다.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소속인 구연상 교수는 김건희 의 석사 학위 논문이 자신의 논문을 표절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9월 취임한 문시연 총장은 총장 선임 과정에서 김건희 논문 검증 의지를 밝혀 학생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숙명민주동문회는 “문시연 총장께서 취임하셨을 때 새로운 변화와 진정성 있는 대처를 기대했다. 그러나 학교 측의 대답은 이전 총장과 다르지 않게 ‘하고 있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독립기구이다’ 등 원칙적인 답변만 반복됐다”고 했다. 이어 “논문 심사를 할 의지가 있다면, 의지가 있는 사람을 조사위원으로 선임하면 된다. 본조사위원회는 5인 이상 구성되며, 외부인 비율이 30% 이상이어야 한다. 공정과 상식을 아는 분들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숙명민주동문회는 “학교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학교가 공정과 원칙을 지키는 결단을 내리는 용기를 내주길 요청한다”면서 김 를 향해 “대통령 선거 당시 외쳤던 ‘공정과 상식’이라는 약속을 숙명여대 석사 학위 반납으로 지켜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성명을 맺었다.

숙명여대는 김 가 1999년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 석사 논문으로 제출한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에 대한 표절 시비가 벌어지자 2022년 조사에 착수했지만 지금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8일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김건희 여사의 논문표절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숙명여대, 명예로운 길과 망신의 길 : 선택은 학교의 몫입니다”

문시연 총장 취임 후, 학교의 태도에 대한 실망

2024년 9월1일 문시연 총장께서 취임하셨을 때, 우리는 새로운 변화와 진정성 있는 대처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의 대답은 이전 총장 시절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고 있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독립 기구이다” 등 원칙적인 답변만 반복되었습니다.

지난 11월12일, 재학생 비대위가 주관한 학교와 재학생 간의 대화 자리인 ‘눈송회담’에서도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여전히 구체적 답변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문시연 총장은 총장 선거 당시 “진상을 파악하겠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도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소통의 노력 또한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조사 의지 부족, 학교의 책임

논문 심사를 할 의지가 있다면, 의지가 있는 사람을 조사위원으로 선임하면 됩니다. 본조사위원회는 5인 이상으로 구성되며, 외부인 비율이 30% 이상이어야 합니다. 공정과 상식을 아는 분들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전 총장 재임 시절 심사를 1000일이나 지연시킨 변명을 인정하더라도, 이미 2개월이 추가로 지났습니다.

논문 본문은 50페이지에 불과합니다. 학교가 여전히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의지 부족이며 학교의 책임입니다.

논문 표절은 학문적 도둑질

논문 표절은 학문적 도둑질이며, 이를 바로잡는 것은 학문 윤리를 지키고 성실히 학업에 임하는 학생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결론 발표가 계속 지연되면서 학교의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는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통해 학문적 윤리를 회복하며, 구성원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합니다.

사회적 압력과 학교의 명예

숙민동은 총장이 바뀐 후 학교가 스스로 명예를 지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제 사회는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전국의 교수들과 재학생들까지 시국 선언에 나서고 있습니다. 학교가 권력의 눈치를 보며 망설인다면, 결국 외부의 정치적 논쟁의 장으로 불려 나갈 것입니다. 논문 표절은 명확한 문제이기 때문에 ‘청문회’가 열리게 된다면, 이는 학교의 큰 망신이 될 것입니다.

스스로 망신의 길을 갈 것입니까? 숙명여대가 자발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사회적 압력에 의해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숙명의 명예를 위한 집회

이에 숙민동은 12월4일, 숙명의 명예를 위한 집회를 개최합니다. 이 집회에는 구연상 교수와 재학생, 동문이 함께할 예정입니다. 동문, 교수, 재학생 모두 한 마음으로 숙명을 위해 호소할 것입니다.

김건희 여사에게 보내는 요청

마지막으로, 김건희 여사께 요청합니다. 학교의 운영이 교육부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학 현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학교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학교가 공정과 원칙을 지키는 결단을 내리는 용기를 내주기를 요청합니다. 공정과 원칙은 숙명여대가 200년, 300년 동안 지속될 기반이 될 것입니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학문과 명예는 무한합니다.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길은 김건희 여사께서 석사 학위를 자발적으로 반납하는 것입니다. 대통령 배우자로서, 책임 있는 인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를 위해 학교의 부담을 줄여주길 바랍니다.

대통령 선거 당시 외쳤던 “공정과 상식”이라는 약속을 숙명여대 석사 학위 반납으로 지켜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숙명의 명예와 미래를 위해

11월 27일 숙명민주동문회

 < 한겨레 고경태 기자 >

 

 

당 대표와 관련한 중대한 정치적 문제...대처 잘못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가족 연루 의혹이 제기된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한 대표가 팩트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이사장은 27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한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 대처법의 문제점을 짚었다. 유 전 이사장은 “문제의 핵심은 어떤 당원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쓴 것이 문제냐 아니냐가 아니”라며 “당 대표 가족 명의로, 여러 사람이 소위 드루킹 공작 비슷하게 1~2분 간격으로 접속을 이어가면서 비슷한 성격의 글을 계속 올린 의혹이 사실이냐 아니냐 묻는 것이고, 이는 당 대표와 관련한 중대한 정치적 문제”라고 말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한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온 사실이 지난 5일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한 대표는 가족이 실제 글을 작성했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대통령 비판 글을 썼는지 색출하라고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 “없는 분란을 불필요하게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익명 당원 게시판에 대통령 비판 글을 쓰는 것은 애당초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가족 연루 의혹에 맞서고 있는 것인데, 유 전 이사장은 이를 본질을 비껴간 대처법이라고 본 것이다. 유 전 이사장은 “특정 당원이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을 썼냐, 안 썼냐 그 문제가 아니다. 문제를 엉뚱한 것으로 바꿔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이사장은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한 내밀한 정보를 측근들하고만 공유하며 방어막을 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친한계는 한 대표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이용자가 8명이라며 한 대표 연루 의혹을 부인했는데, 유 전 이사장은 이를 두고 “개인정보보호법상 당원명부를 보면 안 된다면서 어디서 나온 팩트냐. 팩트가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방과 공감을 이루기 위해선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것이 논리의 규칙인데, 자기와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은 ‘8동훈’(당원 게시판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동훈’ 이름의 당원이 8명 있다고 친한계가 밝힌 뒤 생겨난 말)을 안다고 하고, 그걸 다른 사람(친윤계)하고 공유 안 한 조건에서 없는 분란을 만들어내고 있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허수아비 논증(의 오류)”라고 꼬집었다. 허수아비 논증의 오류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곡해해 전혀 다른 '허수아비'를 정해놓고 그것을 공격하는 오류다. 유 전 이사장은 “(한 대표는) 남과 대화할 기본이 안 돼 있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가면 얼마나 가겠느냐”고 덧붙였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한동훈, 도로교통법 위반 신고돼…“불법정차 뒤 국힘 점퍼 입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 차량이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청년 당원 간담회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도로 법규를 위반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면, 작성자는 한 대표가 탄 차량 운전자와 한 대표가 도로교통법을 위반했으므로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에 접수된 이 신고 내용은 서울 마포경찰서로 이송됐다.

글 작성자는 한 대표가 타고 있던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고 불법 주정차를 했다고 주장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1시간1분40초부터)을 보면, 서울 마포구 홍익대 주변에서 초록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한 대표가 탄 검은 차량이 느리게 지나간다.

이어 행사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한 대표가 행사에 맞춰서 입을 흰색 후드티를 차량 창문을 통해 전달했고, 건물 주차장 쪽으로 우회전 하던 차량은 인도와 차도에 걸쳐 멈춰섰다. 횡단보도의 초록불이 빨간불로 바뀐 뒤에도 한 대표가 탄 차량은 18초 동안 차도를 막고 있었고, 편도 1차로 도로에서 그 뒤에 있던 차량들은 18초 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글 작성자는 “한 대표의 차량이 주행했던 도로의 방향이 일차선이었던 만큼, 횡단보도 신호가 다시 적색으로 바뀌었는데도 뒷차량은 앞으로 주행하기 어려웠다. 그로 인해 잠시간이나마 교통혼잡이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대표가 탄 차량은 건물 쪽으로 근접하면서 차량 소통은 가능해졌지만 이번에는 행인들이 지나다니는 인도를 막아서게 됐다. 주차장 출입구에서 후진과 전진을 반복하기도 했다. 우산을 쓴 시민, 자전거를 탄 시민은 인도 한가운데 멈춰선 차량을 피해가야 했다. 한 대표가 차량의 뒷좌석에서 흰색 후드티를 걸쳐 입고 나오기까지 4분2초가 걸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검은색 차량에서 나오는 모습. 유튜브 화면 갈무리

글 작성자는 “결국 한 대표가 국민의힘 마크가 부착된 하얀색 잠바를 입고, 차량에서 나오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불법정차 및 보도역주행 하는 황당무계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집권 여당의 당 대표가 준법정신이 결여된 모습을 보인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공보실은 “차량이 횡단보도를 진입하는 시점에 보행자 신호는 빨간불이었다”며 “차량이 진입한 곳은 단순 인도가 아닌 해당 건물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라고 설명했다. 주차장 진입이 늦어진 것과 관련해선 “차량 높이 문제로 주차장 진입 가능 여부를 건물 주차 관리인에게 안내받고 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한겨레 김가윤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 차량이 인도와 차도에 걸쳐 있는 모습. 유튜브 화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