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자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인터뷰 보도 인용 "불법 수사와 무고한 사람들 괴롭히기 중단해야" 검찰, 권한남용하면 조만간 국민이 해고할 것"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 등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7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사건 1심 판결 관련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2024.11.17. 연합
더불어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이하 사검독위)는 29일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1심 재판부'가 식품연구원 용도변경과 관련, "성남시 공무원들은 압박이나 협박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판단한 데 대해, 전직 성남시 국장급 공무원의 반대 증언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방위적인 압박이 있었음이 수많은 문서와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면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사검독위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의 지난 27일자 보도를 인용해 이재명 성남시장 당시 성남시 공무원들이 국토부 등의 압박을 느낀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27일자, [단독] 전 성남시 국장 "이재명 전방위 압박 받았다" 증언)
앞서 <워치독>은 이재명 성남시장 당시 국장으로 근무했던 전직 공무원 ㄱ씨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당시 박근혜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성남시를 압박한 정황을 밝혔다. ㄱ씨는 식품연구원 용도변경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있었다"면서, 당시 국토부 등의 압박 때문에 주무부서인 ㄴ과장이 회식에서 "부서를 바꾸고 싶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사검독위는 <워치독> 보도를 인용해 현직 성남시 공무원이 검찰로부터 압박을 받고 진술을 바꾼 정황도 확인됐다며, ㄱ씨의 당시 인터뷰를 소개하기도 했다.
ㄱ씨는 <워치독>과 인터뷰에서 "며칠 전 공무원○○회(종교 모임)에서 영주와 경주 등에 갔다왔는데, 한 간부가 밑에 있는 직원이 (이재명 대표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데 '멘붕'에 빠졌다고 한다. 이상한 생각 할까 봐 걱정했을 정도였다"며 "그런데 검찰에 이재명 쪽에 불리한 이야기를 하니까 부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사검독위는 "검찰이 수사 방향을 정해놓고 증인·참고인들을 압박하여 진술을 조작하고, 증언을 취사 선택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뒤, 차에 타기 전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1.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아울러 사검독위는 "(증언 취사선택 등이) 사실이라면,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면서 온갖 조작과 불법을 일삼은 것"이라며 "정치적 표적 수사에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수많은 성남시 전현직 공무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정치검찰은 법의 껍데기를 쓰고 거짓을 집행하며 법과 원칙을 훼손하고 많은 사람의 삶까지 망가뜨리고 있다"고 일갈했다.
사검독위는 "검찰은 더 이상의 불법적인 수사와 무고한 사람들 괴롭히기를 중단하기 바란다"며 "정적제거에 권한 남용을 계속한다면 역사와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고, 머지않아 국민의 해고통지서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권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있었음이 수많은 문서와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며 "이 대표 공선법 항소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사검독위 성명서 전문.
전 성남시 국장 "이재명 전방위 압박받았다" 증언
■ 검찰 갔다 온 현직 공무원 '멘붕'
■ 검찰, 이재명대표에 불리한 증언 하니까 놔줘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재판부가 성남시 백현동 식품연구원 용도변경과 관련한 국토교통부의 '협박' 여부에 대해 "성남시 공무원들은 압박이나 협박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판단한 데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국장으로 근무했던 전직 공무원이 "당시 성남시 간부라면 국토부 협박이 있었다는 건 거의 다 알고 있었다"며 "국토부, 행정안전부, 감사원 등에서 전방위적 압박이 있었다"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증언했습니다.
권〇〇 전 성남시 교육문화환경국장은 지난 6월 14일 공판에서도 "당시 일선 공무원들로부터 용도변경 문제로 중앙에서 성남시 공무원 직무유기로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하여 "국토교통부의 부지 용도변경 압박이 있었다"는 이재명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한 바 있습니다.
재판부가 '국토부 협박이 없었다'고 판단한 데 대해 "행정현장을 이해 못 한 것"이라며 "최종판단(용도변경)은 (법률에 따라) 성남시에서 한 거니까, 법원은 성남시가 스스로 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전후 사정을 전혀 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권 전 국장은 "(총리실 지침은) 감사부서 같은 곳에서 교육도 시키고 그랬다"며 "총리실 지침이 있어서 위에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조항을 가지고 문책도 하고 다 한다. 중앙에서 내려온 것은 엄연히 압박"이라고 말했습니다.
재판에서 '국토부 압박이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다른 공무원에 대해서는 "현직에 있었던 일로 법적 처벌을 받으면 연금이 박살 나지 않나. 공무원에게 (연금이) 가장 큰 것인데"라며 "공무원 특성상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의 보도에 따르면 현직 성남시 공무원이 검찰로부터 압박을 받고 진술을 바꾼 정황도 확인되었습니다. ㄱ씨는 "며칠 전 공무원○○회(공무원 종교 모임)에서 영주와 경주 등에 갔다왔는데, 한 간부가 밑에 있는 직원이 (이재명 대표 관련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데 '멘붕'에 빠졌다고 한다. 이상한 생각 할까 봐 걱정했을 정도였다"며 "그런데 검찰에 이재명 쪽에 불리한 이야기를 하니까 부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검찰이 수사 방향을 정해놓고 증인·참고인들을 압박하여 진술을 조작하고, 증언을 취사 선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사실이라면,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면서 온갖 조작과 불법을 일삼은 것입니다. 정치적 표적 수사에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수많은 성남시 전현직 공무원들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정치검찰은 법의 껍데기를 쓰고 거짓을 집행하며 법과 원칙을 훼손하고 많은 사람의 삶까지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검찰은 더 이상의 불법적인 수사와 무고한 사람들 괴롭히기를 중단하기 바랍니다. 정적제거에 권한 남용을 계속한다면 역사와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머지않아 국민의 해고통지서를 받게 될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있었음이 수많은 문서와 증언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표 공선법 항소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박정 위원장(가운데)과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회색 재킷)이 회의 시작을 앞두고 있다. 연합
정부가 제출한 원안에서 감액한 내역만 반영된 내년도 예산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 등이 전액 삭감됐는데,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분풀이 예산”이라고 반발하며 의결 전 퇴장했다. 예산안이 야당 일방만으로 처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예결위는 2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민주당이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총수입은 정부안 대비 3천억원 줄인 631조원, 총지출은 정부안 대비 4조1천억원 줄인 673조3천억원이다. 정부 동의가 필요한 예산 증액과 달리, 감액은 국회의 결정만으로 할 수 있다. 감액 수정안을 처리하려고, 민주당은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2조원 증액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합의 없이 삭감한 예산안이 새달 2일 본회의에 오르게 됐다. 여기에는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특활비 82억5100만원 △검찰 특활비 80억900만원·특정업무경비(특경비) 506억9100만원 △감사원 특활비 15억1900만원·특경비 45억1900만원 △경찰청 특활비 31억6700만원·특경비 506억9100만원 전액 삭감이 포함돼있다. 민주당은 정부 예비비도 정부 원안의 절반인 2조4천억원을, 국고채 이자 상환 예산은 5천억원을 깎았다.
예결위에 소속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곽규택 의원은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명 대표의 분풀이를 위해 일방적인 특활비 삭감, 특경비 삭감을 하면 속이 시원한가”라며 “예산안을 갖고 국가·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민께 필요한 예산을 검토하자는 약속을 헌신짝처처럼 버렸다”고 말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구자근 의원도 “윗선의 압박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지속적으로 검찰 특활비를 ‘깜깜이 쌈짓돈이냐’고 지적했지만 (검찰의) 소명 노력이 없었다”며 “특활비를 제외한 수사 지원비가 1267억원이나 된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박정 예결위원장은 “2014년 예산안 자동부의제도가 시행된 이래 작년까지 단 한 차례도 예외 없이 예결위에서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정부 원안이 본회의로 자동 부의되는 문제를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모두 본회의 처리 전 추가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고 있어 이 예산안이 2일 본회의에서 그대로 처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주말 사이 합의가 이뤄진다면 본회의엔 이를 반영한 수정안이 올라가게 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없는 예산안을 본회의 상정할지도 변수다.
한편,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채 예산안이 전체회의를 통과한 뒤 박 위원장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정부 쪽 인사말’을 요청했다. 최 부총리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 정면만 응시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침묵으로 대신한 걸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회의 뒤 최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감액 수정안을 단독 처리한 데 매우 안타깝고 심히 유감”이라며 “단독 처리를 철회하고, 예산안 합의해 임해주면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한겨레 신민정 기자 >
일제강점기 일본 기업의 생산 현장에 끌려가 강제노동한 한국인들의 피해를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또 나왔다.
30일 법조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1 단독부의 구자광 판사는 지난 26일 강제동원 피해자 유아무개씨 유족들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제철이 유족에게 모두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유씨는 1927년 태어나 15세 무렵인 1942년 1월 일본 규슈 야하타 제철소에 끌려가 3년 넘게 일했다. 같은 재판부는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 윤아무개씨의 유족이 낸 소송에서도 일본제철이 유족에게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윤씨는 1916년 생으로 1944년 10월부터 일본 가마시이 제철소에 강제동원돼 작업하다가 왼손 엄지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재판부는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옛 일본제철의 행위는 당시 한반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불법적인 식민 지배, 침략 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반인도적인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면서 “피해자들의 당시 나이와 강제노동으로 고통받은 기간, 육체적·정신적 피해의 정도, 현재까지도 책임을 부정하고 있는 피고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했다”고 밝혔다. < 한겨레 노형석 기자 >
천주교 사제 1466인은 28일 오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에는 김선태 주교(전주), 김종강 주교(청주), 김주영 주교(춘천), 문창우 주교(제주), 옥현진 대주교(광주, 이상 가나다순)를 비롯해 전국의 교구 및 수도회·사도생활단 소속 사제, 해외에 있는 사제까지 동참했다.
사제들은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통해 "숨겨진 것도 감춰진 것도 다 드러나기 마련이라더니 어둔 데서 꾸민 천만 가지 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이에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천주교 사제들도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조금 더, 조금만 더 두고 보자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이들조차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거두고 있다. 사사로운 감정에서 '싫다'고 하는 게 아니"라며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고, 나머지 임기 절반을 마저 맡겼다가는 사람도 나라도 거덜 나겠기에 '더 이상 그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제들의 생각도 그렇다"면서 "그를 지켜볼수록 '저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나 못할 일이 없겠구나' 하는 비탄에 빠지고 만다. 그가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하여 묻습니다. 사람이 어째서 그 모양입니까?"라고 직격했다.
사제들은 특히 "대통령 윤석열 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면서 "그는 있는 것도 없다 하고, 없는 것도 있다고 우기는 '거짓의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꼭 있어야 할 것은 다 없애고, 쳐서 없애야 할 것은 유독 아끼는 '어둠의 사람'"이며 "무엇이 모두에게 좋고 무엇이 모두에게 나쁜지조차 가리지 못하고 그저 주먹만 앞세우는 '폭력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야 할 것을 싹둑 끊어버리고,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을 마구 흩어버리는 '분열의 사람'"이며 "자기가 무엇하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여자에게 넘겨준 사익의 허수아비요 꼭두각시. 그러잖아도 배부른 극소수만 살찌게, 그 외는 모조리 나락에 빠뜨리는 이상한 지도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제들은 "어디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파괴와 폭정, 혼돈의 권력자를 성경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하고 아주 튼튼한 네 번째 짐승'이라고 불렀다"면서 "그러는 통에 독립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생존과 번영을 위해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 바친 선열과 선배들의 희생과 수고는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의 양심과 이성은 그가 벌이는 일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사제들은 "그를 진심으로 불쌍하게 여기므로 그를 위해 기도한다. 하지만 '그 사람 마음 안에서 나오는 나쁜 것들'이 잠시도 쉬지 않고 대한민국을 괴롭히고 더럽히고 망치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 윤석열 씨가) 버젓이 나도 세례 받은 천주교인이오, 드러냈지만 악한 표양만 늘어놓으니 교회로서도 무거운 매를 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사제들은 신자와 시민들에게 "나로부터 나라를 바로 세우자. 아울러 우리는 뽑을 권한뿐 아니라 뽑아버릴 권한도 함께 지닌 주권자이니 늦기 전에 결단하자"면서 "헌법준수와 국가보위부터 조국의 평화통일과 국민의 복리증진까지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하자"고 했다.
사제들은 끝으로 "오늘 우리가 드리는 말씀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질 것이니 방관하지 말자는 뜻"이라며 "아무도 죄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러기에 매섭게 꾸짖어 사람의 본분을 회복시켜주는 사랑과 자비를 발휘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이 열리고 있다. 2024.11.23. 사진 이호 작가
전통을 중시하는 천주교회에서 1446인의 사제들이 시국선언으로 뜻을 모은 것은 그만큼 교회 내부에서도 현 정세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는 최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의 발언에서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이 주교는 지난 18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 50주년 심포지엄 격려사에서 박정희 유신시대와 10·26 사건 등을 언급하며, 사제단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주님의 예언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하는 한편, "세상은 이제 교회를 향해 새로운 희망의 길이 무엇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느냐고 끊임없이 묻고 있다. 우리는 의로움 때문에 고난을 겪을지라도, 사람들이 우리를 두렵게 할지라도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는 희망을 고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주교의 발언도 현 시국에 대한 심각성과 교회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천주교 사제 1446인이 대규모로 시국선언을 낸 만큼, 종교인들 시국선언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의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 발표 당시에도 천주교뿐 아니라 개신교와 불교 등에서 수천 명의 종교인들이 시국선언을 한 바 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다음은 천주교 사제 1446인 시국선언문 전문.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
"사람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느님이 주셨던 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잃어버렸습니다."(로마 3,23)
1. 숨겨진 것도 감춰진 것도 다 드러나기 마련이라더니 어둔 데서 꾸민 천만 가지 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천주교 사제들도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2. 조금 더, 조금만 더 두고 보자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이들조차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거두고 있습니다. 사사로운 감정에서 "싫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임기 절반을 마저 맡겼다가는 사람도 나라도 거덜 나겠기에 "더 이상 그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낸 것입니다.
3. 사제들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를 지켜볼수록 "저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나 못할 일이 없겠구나."(창세 11,6) 하는 비탄에 빠지고 맙니다. 그가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하여 묻습니다. 사람이 어째서 그 모양입니까? 그이에게만 던지는 물음이 아닙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마는"(로마 7,19) 인간의 비참한 실상을 두고 가슴 치며 하는 소리입니다. 하느님의 강생이 되어 세상을 살려야 할 존재가 어째서 악의 화신이 되어 만인을 해치고 만물을 상하게 합니까? 금요일 아침마다 낭송하는 참회의 시편이 지금처럼 서글펐던 때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나는 내 죄를 알고 있사오며 내 죄 항상 내 앞에 있삽나이다 … 보소서 나는 죄 중에 생겨났고 내 어미가 죄 중에 나를 배었나이다."(시편 51,5.7)
4. 대통령 윤석열 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그는 있는 것도 없다 하고, 없는 것도 있다고 우기는 '거짓의 사람'입니다. 꼭 있어야 할 것은 다 없애고, 쳐서 없애야 할 것은 유독 아끼는 '어둠의 사람'입니다. 무엇이 모두에게 좋고 무엇이 모두에게 나쁜지조차 가리지 못하고 그저 주먹만 앞세우는 '폭력의 사람'입니다. 이어야 할 것을 싹둑 끊어버리고,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을 마구 흩어버리는 '분열의 사람'입니다. 자기가 무엇하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여자에게 넘겨준 사익의 허수아비요 꼭두각시. 그러잖아도 배부른 극소수만 살찌게, 그 외는 모조리 나락에 빠뜨리는 이상한 지도자입니다. 어디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파괴와 폭정, 혼돈의 권력자를 성경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하고 아주 튼튼한 네 번째 짐승"(다니 7,7)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는 통에 독립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생존과 번영을 위해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 바친 선열과 선배들의 희생과 수고는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의 양심과 이성은 그가 벌이는 일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5. 그를 진심으로 불쌍하게 여기므로 그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 마음 안에서 나오는 나쁜 것들"(마르 7,21-22)이 잠시도 쉬지 않고 대한민국을 괴롭히고 더럽히고 망치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오천년 피땀으로 이룩한 겨레의 도리와 상식, 홍익인간과 재세이화의 본분을 팽개치고 사람의 사람됨을 부정하고 있으니 한시도 견딜 수 없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사회의 기초인 친교를 파괴하면서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조롱하고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도 그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버젓이 나도 세례 받은 천주교인이오, 드러냈지만 악한 표양만 늘어놓으니 교회로서도 무거운 매를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6. 그가 세운 유일한 공로가 있다면, '하나'의 힘으로도 얼마든지 '전체'를 살리거나 죽일 수 있음을 입증해 준 것입니다. 숭례문에 불을 지른 것도 정신 나간 어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이기로 말하면 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요, 우리야말로 더 큰 하나가 아닙니까? 지금 대한민국이 그 하나의 방종 때문에 엉망이 됐다면 우리는 '나 하나'를 어떻게 할것인지 물어야 합니다. 나로부터 나라를 바로 세웁시다. 아울러 우리는 뽑을 권한뿐 아니라 뽑아버릴 권한도 함께 지닌 주권자이니 늦기 전에 결단합시다. 헌법준수와 국가보위부터 조국의 평화통일과 국민의 복리증진까지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합시다!
7. 오늘 우리가 드리는 말씀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질 것이니 방관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아무도 죄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매섭게 꾸짖어 사람의 본분을 회복시켜주는 사랑과 자비를 발휘하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