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주관 첫 TV 토론

이  “윤석열 ‘국물도 없다’  정치보복 발언이 경제위기 불러”

윤 “이재명 부정부패 제대로 법 적용하는 게 경제발전 기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1일 열린 경제부문 대선후보 티브이(TV) 토론회에서도 ‘대장동’으로 충돌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내빼는 데 선수”라고 날 선 공격을 했고, 이 후보도 “상습적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대선후보 티브이 토론에서 “(윤 후보가) 정치 보복하겠다, 검찰을 이렇게 키워서 ‘국물도 없다’ 이런 소리하면서 국민 갈등시키고 증오하게 하면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오고, 이는 경제위기를 불러온다”며 “(북한을) 선제타격하겠다고 하면 한반도 리스크가 올라가서 미국에서 전쟁 위험을 걱정하지 않나. 이런 게 경제를 망치는 길 ”이라고 윤 후보를 몰아붙였다.

 

윤 후보는 이에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꺼내들며 “이 후보가 성남시장, 경기지사 하면서 한 부정부패에 대해 제대로 법을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고, 경제발전의 기초”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이 후보는 “답을 하라. 엉뚱한 답을 하지 말고”라고 말했고, 윤 후보는 “(이 후보가) 내빼는데 선수 아니냐. 남이 안 한 얘기 가지고 엉뚱한…”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무슨 안 한 얘기를 했냐. 그런 식으로 거짓말하지 말라”며 “상습적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이어 이 후보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꺼내 들었다. 윤 후보는 “아까 이 후보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얘기하는데 연일 언론에 나오는 경기지사 법카 공금횡령은 말을 안 한다”라며 “공무원 마음 다 떠나가고 있다. 제대로 조사하고 엄정하게 책임지는 게 민주주의고, 사람들의 일할 의욕 북돋워 주는 게 경제발전 기본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화천대유 관계자 녹취록’이 적힌 패널을 꺼내 들고 반격에 나섰다. 패널에는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윤석열이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라고 해”라는 김만배씨의 발언이 적혀 있어, 두 후보의 날 선 신경전이 이어졌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구조적 성차별 없다’ 사과할 생각은?” 윤석열 “답변 필요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과 관련해 사과를 요구하자 윤 후보는 “이 질문에는 말 많이 했기 때문에 답변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티브이(TV)토론에서 “얼마 전 구조적 성불평등, 성차별은 없다고 하면서 개인의 문제라고 했는데 전세계적으로 성평등은 중요한 과제고, 승진·급여·보직 등에서 차별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무책임한 얘기 아니냐. 사과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제가 이 질문에는 말씀을 많이 드렸기 때문에 굳이 답할 필요가 없다”며 “집합적인 남자 집합적인 여자의 문제에서 개인 대 개인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피해자나 약자의 권리 잘 보정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영지 김윤주 기자

 

손실보상 놓고 이-윤 신경전 “야당 코스프레” vs “반박 기회 왜 안주냐”

 

21일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 앞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첫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코로나19 대책 토론 과정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윤 후보가 이 후보를 비판하며 답변은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요구하자, 발언하려는 이 후보와 ‘답변 들을 필요가 없다’는 윤 후보가 맞섰다.

 

여야 후보는 이날 첫 주제인 ‘코로나 시대의 경제 대책’ 토론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관련 지연 책임 공방에 나섰다.

 

먼저 이 후보는 총량제 토론이 시작되자, 윤 후보에게 “국민의힘은 왜 지금 이 순간에도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국민을 위한 신속한 지원을 반대하나. 추경 합의가 지금 난항이라고 하는데 안타깝다”며 “지난 손실과 앞으로의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불이 났으면 불을 꺼야지 양동이 크기만 따지고 나중으로 미룰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본인의 공약인 ‘50조원 손실보상안’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윤 후보는 “저는 지난해 9월부터 코로나19 피해자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50조(원) 정도의 재원을 시급히 마련해 손실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민주당은 ‘손실보상 없는 손실보상법’을 지난해 7월 날치기로 통과시켰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손실보상 대책을 강도 높게 공격했다. 윤 후보는 “오늘 이 후보께서 ‘이번 선거 이후에 코로나 대응이 확 바뀐다’고 선언하셨고 마치 야당처럼 지금 정부가 마치 국민의힘 정부인 것처럼 했다”며 “170석 여당이 이렇게 법안 날치기 통과할 때는 방관하다가 여당 후보로 집권 정부의 방역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결국 그렇다면 민주당이 대선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것 아닌가. 야당 코스프레할 게 아니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가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질문하겠다고 하자 이 후보가 “제가 말씀드리겠다”고 나섰고, 사회자가 “안철수 후보가 발언을 신청했으니 듣고 오자”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다음) 발언자를 당사자가 지정하는 거 아닌 거 같아서. 저한테 다 물어놓고”라며 불만을 나타내자 윤 후보는 ”얘기해봤자 본인 얘기만 할 게 뻔해서 객관적으로 제3자에게 (질문하는 거다)”라고 응수하자 이 후보는 “그게 토론이다. 내가 주장하고 상대방에게 반박하는 시간을 주는 거죠”라고 반박했다. 배지현 김가윤 기자

 

심상정 “윤석열, 30억 집 살면서 종부세 92만원…폭탄이냐? 집 무너졌나?”

윤석열의 ‘종부세 폐지’ 공약 비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왼쪽 사진)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21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첫 티브이(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30억 집 살면서 종부세 92만원이 폭탄이냐”며 윤 후보의 종합부동산세 폐지 공약을 강하게 비판했다. 심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동산 공약을 두고서도 “국민의힘에서 계속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낸 대안”이라며 “만약 이게 진짜 옳은 방향이라면 퇴행적 정권교체에 정당성만 부여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심 후보는 “(윤 후보가) 요즘 유세에서 ‘20억짜리 집에 산다고 갑부 아니다. 세금으로 다 뺏어간다’고 얘기했다. 윤 후보는 시가 30억 정도 되는 집에 살고 계신데, 종부세 얼마 냈는지 기억하냐”고 묻자 윤 후보는 “한 몇백만원 내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윤 후보는 종부세를) 92만원 냈다. 30억 집에 종부세 92만원이 폭탄이냐. 92만원 내고 폭탄 맞아서 집 무너졌냐”고 따졌다.

 

이어 심 후보는 “재산세까지 다 합쳐 봐도 (윤 후보가 낸 세금은) 400만원 정도다. 전·월세 (주택에 사는) 청년들의 1년 월세만 800만원이다. (윤 후보는) 그 절반밖에 안 된다”며 “대통령 되겠다는 분 아닌가. 조세는 시민의 의무다. 공동체 유지를 위해서 서로 나눔의 정신으로 분담하고 있는 건데 마치 국가가 약탈이라도 하는 것처럼 세금 내는 걸 악으로 규정하고 국가를 강도짓이나 하는 것처럼 규정하는 게 대선 후보로서 옳은 일인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가 “지금 이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 잘못돼서 집값이 치솟았고, 퇴직하고 집 한칸 갖고 별도의 수입 없는 사람도 있어서 그런 걸 고려해서 해야 한다”며 “종부세를 폐지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재산세와 합쳐서 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심 후보는 “집 가진 사람 대변하는 것 알겠다”며 일축한 뒤 “(종부세에 대해) 국가가 다 뺏어갔다고 하는 건 도대체 제가 볼 땐 허위사실 유포인데, 어떤 형량으로 다스리나.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심 후보는 이어 “종부세를 납부하는 사람은 95만명으로, 대한민국의 2%되는 분들이다. 그분들 세금 깎아주는 데 혈안이 돼서 되겠나. 44%의 집 없는 서민들, 매월 70∼80만원씩 내는 청년 세입자 걱정해야 하지 않나”라며 윤 후보의 종부세 폐지 공약을 거듭 비판했다. 이어 심 후보는 “저는 다음 대통령은 투기를 근절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의 토지초과이득세 재도입, 노무현 정부 수준으로 종부세를 회복하고, 개발 이익을 철저히 환수해서 다시는 ‘대장동 (의혹)’ 같은 천문학적인 민간 특혜가 발생하지 않게 할 것”이라며 “부동산 세금을 똑바로 걷고, 불로소득을 제대로 환수해서 집값을 잡고, 집 없는 서민들 주거 안정에 저는 쓰겠다”고 덧붙였다.

 

심 후보는 ‘양도세·종부세를 깎겠다고 공약하면 1% 대통령, 많아야 4% 대통령’이라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언급하며, 이 후보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부동산 정책에 대안으로 이 후보가 낸 것이 공급 폭탄, 규제 완화, 부동산 감세인데, 이것은 국민의힘에서 계속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낸 대안”이라며 “만약 이게 진짜 옳은 방향이라면 퇴행적 정권교체에 정당성만 부여하는 것 아니냐”고 이 후보에게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저는 좌파·우파 정책을 가리지 않는다. 국민에게 필요하고 현실적으로 유용하면 한다는 입장“이라며 “반드시 한쪽 방향으로 가라고 요구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또 “일반적인 감세에 동의한 바 없다”고도 말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의 토지이익배당(국토보유세) 공약을 두고도 “정직했으면 좋겠다. 감세는 열심히 선전하는데, 세금 내라는 것도 당당히 말하라”며 “앞으로 소득세도 소득배당, 부가세도 부가가치배당이라고 할 것이냐. 눈가림으로 국민을 속이면 안 된다”고 직격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보통 세금은 국가 재정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내는데, 토지보유세는 전액 국민께 돌려드린다는 측면에서 배당이라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연서 기자

 

“디지털 데이터 경제가 뭐냐”…윤석열 답변에 고개만 절레절레 

  단일화 제안 철회 뒤 공개 석상서 첫 만남

  윤석열에 “핀트 안맞아”  “우려된다” 견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티브이(TV) 토론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디지털 데이터 경제 등을 놓고 맞붙었다. 안 후보는 지난 19일 윤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뒤 이날 윤 후보와 처음 공개 석상에서 만나 “핀트를 못 잡고 있다” “깊게 고민하지 않지 않으신 것 같다” “우려가 된다”며 집중적으로 견제구를 날렸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MBC)에서 열린 대선후보 티브이 토론에서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그런 추세”라며 “반면에 우리나라 정부는 확장재정으로 예산을 늘리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하고 있다. 금리를 올리게 되면서 동시에 확장재정을 하게 되면 금리 인상 효과가 상쇄돼 더 많은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이에 대한 윤 후보의 생각을 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지금의 재정 확장은 임의적인 재량이라기보다 코로나19 손실보상이라고 하는 국가 의무를 지는 부분이라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우리 한국은행이나 재정 당국에서 국민이 피해를 안 보도록 여러 물가 관리나 주택 담보 대출의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피해가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이게(코로나19) 지나가면 빨리 우리가 재량지출을 줄여서 건전성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고 긍정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말씀이 핀트를 못 잡고 있는것 같다”며 “추경은 주로 국채를 발행해서 빚 얻는 것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땜질식 방법보단 확장 재정도 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거는 기존 예산을 구조조정을 해서 재원을 마련하면 빚을 안 얻고도 이것을 극복할 수 있다. 거기에 대해서는 제1야당에서 좀 고민이 부족하신 거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두번째 주제토론에서도 윤 후보의 공약인 ‘디지털 데이터 경제’에 대해 캐물었다. 안 후보가 “디지털 데이터 경제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윤 후보는 “5G라거나 데이터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과, 이것들이 전부 클라우드에 모여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기기들이 전부 서로 연결돼 있으면서 정보 데이터가 물 흐르듯이 흐르고 있다. 이 속도를 더 빠르게 해야만 자율주행 자동차 , 이런 4차 산업 혁명의 총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핵심이 무엇이냐”, “말씀하시는 것은 하드웨어 쪽이지 데이터 인프라 쪽이 아니다”라고 거듭 공세를 폈고, 윤 후보는 “상당한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이 필요한 것”이라고 간단히 답하고 넘어갔다.

 

안 후보는 이어 “정부 데이터 개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추가 질문에 나섰다. 윤 후보는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도 있는 것도 있고 보안사항도 있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안 후보는 이런 답변에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는 “데이터 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공공데이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정부에서 전혀 이런 것들을 공개를 하지 않다 보니까 우리나라가 갈수록 뒤쳐지고 있고, 차기 정부의 중요한 국정운영 목표 중 하나가 공공 데이터 공개라고 믿기에 여쭤본 것”이라며 “(윤 후보가) 확실하게 이런 문제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신 것 같아 그점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가 생각하는 그런 첨단 디지털 기술만 가지고 우리가 경제 부흥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걸 어떻게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기업을 끌어내는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을 구성하면 민간 관계자들이 들어오면서 절로 공공 데이터가 돌게 돼 있고, 특별히 보안을 요하는 것을 제외하면 정부가 국가 전체의 데이터 플랫폼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윤 후보의 답변을 듣던 안 후보는 다시 한번 납득할 수 없다는 듯이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 후보는 “빅데이터 기업과 플랫폼 기업은 완전히 다른데 윤 후보가 두 개를 구분을 못하는 것 같다”며 “기업의 경쟁력 제고 전략 등도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미나 기자

우상호 “윤석열, 대장동 비리 뒷배 봐준 흑기사”

김만배-정영학 통화 녹취록 추개 공개하며 역공

국힘 “윤 후보 대한 허위 발언만 발췌 공개” 반박

 

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 기획본부장,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그래픽 한겨레 스프레드팀

 

더불어민주당은 20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김씨와 정영학(화천대유 계열사 천화동인 5호)씨의 대화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김씨 관련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야권이 ‘대장동 몸통’으로 주장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니라 현직 대법관이라는 보도가 전날 나오자, 김 씨와 윤 후보가 석연찮은 관계로 비쳐질 수 있는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하며 ‘되치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씨와 정씨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에는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김씨의 말에 정씨가 “죽죠.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윤석열은”이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씨는 이어 “(윤 후보는) 되게 좋으신 분”이라며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말하는 것으로도 나온다. 우 본부장은 이 발언을 두고 “윤 후보가 김씨를 도와준 것이 드러나지 않게 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윤 후보야말로 대장동 비리의 뒷배를 봐준 ‘대장동 김만배 일당의 흑기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우상호 본부장

 

우 본부장은 또 녹취록 내용 중 김씨가 “내가 죄가 뭐야? 문제가? 한번 물어봐 사람들한테”라며 “이재명한테 돈을 줬어? 내가 유동규한테 돈을 줬어?”라고 말하는 대목에도 주목했다. 우 본부장은 “김만배가 ‘내가 이재명한테 돈을 줬냐’고 항변한 것은 이 후보가 대장동 사업에서 아무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며 “(윤 후보가) 김만배에게 말한 ‘위험한 일’은 무엇인지, 김만배의 죄는 무엇인지, 진실을 낱낱이 이실직고 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도 이날 이런 녹취록 내용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적반하장, 후안무치”라고 적었다. 지금까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의 ‘몸통’으로 이 후보를 지목하고 공세를 펴 온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직격한 것이다.

민주당은 또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인 ‘그분’이 이 후보가 아니라 현직 대법관이라는 정황이 담긴 언론보도를 앞세운 역공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과거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씨가 ‘(대장동은) 절반은 그분 것’이라 언급한 것을 두고, ‘그분’이 이 후보라고 공세를 펴온 바 있다. 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뻔뻔하게 마치 이 후보가 대장동 ‘그분’인 것처럼 가짜뉴스와 거짓선동을 일삼았다”며 “선거관리위원회는 윤 후보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런 주장이 “윤 후보에 대한 허위 발언 부분만 발췌해 공개했다”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는 김만배씨와 어떤 친분도 없다는 사실을 국민 앞에 떳떳하고 명백하게 밝힌 바 있다”며 “윤 후보가 만난 적도 없는데 김씨 손을 꼭 잡고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조언해줬다는 말을 국민들 보고 믿으란 말인가”라고 해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를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라고 재차 강조하며 “오히려 대장동의 검은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의혹만 더 커졌다. 즉시 녹취록 전문을 공개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우 본부장의 녹취록 공개와 허위 발언은 오히려 특검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며 “이 후보와 민주당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겠지만 이제 ‘특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하얀 배지현 기자

 

의문의 대장동 녹취록 '그분', 대선 코앞서 논란 재점화

 작년 10월 수사 초반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로  '그분' 언급

 검찰 확보한 정영학 녹취록에서는 현직 대법관이 '그분'으로 등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대장동 민간업자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로 언급됐다는 '그분'의 정체가 대선을 10여일 앞두고 다시금 정치권의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분' 논란은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려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던 지난해 10월 초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 아닌 걸 다들 알지 않느냐.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촉발됐다.

 

'그분'의 정체를 두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나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설들이 제기됐었다.

 

'대장동 4인방'의 말은 혼란을 더 키웠다.

 

김만배씨의 말부터 오락가락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11일 첫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 "사업자 갈등이 번지지 못 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그리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가, 논란이 되자 이튿날 변호인을 통해 '그분'이 들어간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을 바꾸기도 했다.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18일 귀국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천화동인 1호가 본인(김만배)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김씨에게서 들었다"면서도 김씨가 평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그분'이라 지칭한 기억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귀국 후 김씨와 유 전 본부장, 정 회계사와의 '4자' 대질신문에선 '그분'은 유 전 본부장이라는 취지로 진술하며 말을 뒤집었다.

 

'그분' 논란은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지난해 10월 14일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공방 주제로 떠올랐다. 당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그분'이라는 표현이 한 군데 있지만, 정치인 그분(이재명)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 일정이 본격화하면서 이슈의 중심에서 다소 비껴나 있던 '그분' 논란은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녹취록 내용이 추가로 알려지면서 다시금 눈길을 끌게 됐다.

 

다만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를 가리킨 지난해 10월 '그분' 의혹과 전혀 다른 맥락에서 '그분'이 언급됐다.

 

모 신문이 18일 공개한 2021년 2월 4일자 녹취록에서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대화에 등장하는 '그분'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A 대법관을 가리킨다.

 

A 대법관에 대한 의혹은 지난해 10월 '그분' 의혹과 별도로 한 차례 제기된 것이기도 하다. 외교관과 결혼한 A 대법관의 딸이 국내에 머물 때 사용할 거처를 김씨가 마련해줬다는 의혹이었다. A 대법관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결론 내려진 시기에 대법관 중 영향력이 큰 법원행정처장을 맡고 있었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씨의 변호인은 18일 녹취록이 보도된 뒤 "A 대법관과 친분도 별로 없을뿐더러 (김씨가) 전혀 안 맞는 말을 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계사가 녹음하는 낌새를 보이니 일부러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A 대법관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같은 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김씨를 알지도 못하고 만난 기억도, 전화번호도 없다. 외교관인 딸도 없고 외교관인 사위도 없고, 외국에 사는 딸이나 사위도 없다"며 "의혹을 제기하려면 단서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다.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검찰 역시 의혹을 다각도로 확인한 결과 A 대법관에 대한 이야기는 실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 천화동인 1호 소유주를 의미하는 '그분' 언급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지검장이 지난해 국감에서 말한 내용과 같다.

 

민주당은 A 대법관 보도에 "마침내 '대장동 그분'의 정체가 밝혀졌다"면서 그간 이 후보를 겨냥해 온 국민의힘에 역공세를 펴고 있다.

  

민주 "윤석열 장모, 부동산 차명투자 과정서 김건희 지인 동원"

'부동시' 관련 유석열 "당시 굴절률 수동 측정…80년대 병역면탈 중점관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는 2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장모 최모씨의 신도시 인근 토지 차명 투자에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서울대 경영전문대 경영학과 석사(EMBA) 과정 인맥 등 김씨와 김씨 오빠의 지인까지 동원한 정황을 판결문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는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윤 후보의 장모 최씨의 사문서위조,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징역 1년 판결문과 동업자 안모씨의 대법원 확정 2심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부동산 차명 투기로 90억원대 차익을 얻은 최씨 일당의 사문서 위조,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범죄 행각에 윤 후보의 배우자 김씨 4남매와 그들의 지인까지 동원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TF는 "안씨에 대한 유죄 판결문에 따르면 최씨 일당의 범죄에는 딸 김건희씨가 EMBA 과정에서 알게 된 김모 씨가 최씨의 지시로 허위 잔고증명서를 위조했으며, 김건희씨 친오빠의 친구 또한 최씨의 범행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장모 부동산 실명법 등 위반 1심 판결문 중

 

최씨가 분당신도시 인근 도촌동 일대 16만평 토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민이던 아들 김씨의 친구 명의를 빌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해당 토지를 차명 취득하려 했다는게 TF의 설명이다.

 

최씨는 당시 자금조달에 실패한 뒤 신안저축은행에서 48억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받아 도촌동 토지 실소유권을 취득했는데, 당시 신안저축은행 대표 박모씨 역시 김건희씨와 서울대 EMBA 과정을 함께 수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씨가 차명으로 도촌동 땅을 취득한 뒤 등기부상 권리를 이전하는데 동원된 주식회사 ESI&D 역시 최씨 일가의 가족회사"라며 "최씨가 대표이사이며 김건희씨의 친언니, 오빠가 각 사내이사로, 남동생이 감사로 재직했다. 김씨 또한 ESI&D가 근저당권을 인수하기 1년 전인 2014년 7월경까지는 ESI&D의 이사로 재직하다 사임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EMBA 2기 졸업생 명단

 

민주당은 또 윤 후보의 부동시(不同視) 병역 면제 의혹도 연일 부각하며, 과거에는 눈의 굴절률을 수동으로 측정한 만큼 윤 후보에 대한 의구심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모종화 선대위 평화번영위 국방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과 김남국, 김병주, 이용빈 의원 등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군 통수권자가 되겠다고 나선 윤석열 후보가 허위 부동시 관련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검증은 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병무청장 출신인 모 위원장은 윤 후보가 1982년 군 입대 신체검사에서 양안 시력 차이가 0.7(좌안 0.8, 우안 0.1)로 부동시 판정을 받았다고 지목하며 "좌우 눈의 굴절률(곡광도) 차이를 측정하여 3.0 디옵터 이상 차이가 나야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굴절률 측정을 수동으로 했기 때문에 윤 후보의 시력검사 자료에 더욱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80년대 부동시는 시력장애, 아토피성 피부염, 신장이나 간 이식수술 등과 함께 대표적인 병역면탈 중점 관리 질환으로 지정돼 관리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모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의 디옵터 값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자료는 없으나 시력과 디옵터는 굉장히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말했다.

 

또한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최강욱 의원이 윤 후보에 소명을 요구하자 윤 후보가 연세의료원 안과병원장 한○○(교수) 명의로 시력 차이가 0.85(좌안 1.0 우안 0.15)인 진단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최 의원이) 병역면제 기준인 3디옵터 이상 차이가 나진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모 위원장은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이미 해소된 사안이라며 발뺌할 것이 아니라 오락가락하는 자신의 시력에 대한 무제한 검증에 응해야 한다"며 "병역 면제 당시 시력 자료와 검사 임용·재임용 당시 신체검사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의사 출신인 이용빈 의원도 "1982년 당시 입대 면제를 받기 위해 당시 시력 검사를 시행, 수동 굴절률 검사라는 방식 통해 디옵터 검사를 했을 것"이라며 "이 검사 결과는 당시 병역 관련해서 신체검사 기록지에 기재하지 않는 관계로 얼마든지 주관적으로 병역 면탈 관련 행위가 개입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연도별 윤 후보 시력 등 현황'

 

“민주당, 이권 · 권력 나누는 비즈니스 공동체” 주장

비난강도 높여 지지층 결집·갈라치기로 부동층 공략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9일 오후 경남 김해시 김수로왕릉 앞 광장에서 유세한 뒤 주먹질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주말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철지난 좌파혁명이론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공동체”라고 주장하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선거 장사에 이용한다”고 맹폭했다. 선거 초반 기선을 잡겠다는 명목이지만, 주요 유세 발언이 ‘막말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울산·양산·김해·거제·통영·진주·창원 등 경남 7개 도시를 방문해 연속 자신의 유세 상징인 ‘어퍼컷’을 날리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울산에서 유세를 시작한 윤 후보는 “여러분도 지난 5년 동안 이 민주당 정부의 한계를 보셔서 알겠지만, 철지난 좌파 혁명이론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소위 말해서 ‘비즈니스 공동체’”라며 “비밀이 유지되는 사람끼리 이권을 나누고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민주당의 실체”라고 저격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하는 댓글부대 말은 믿지 말라. 다 거짓말”이라며 “지난 5년 민주당 정권을 망가뜨린 사람이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 주역들”이라고 목청을 돋웠다.

 

윤 후보의 발언과 행동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과격해지고 있다. 지난 17일 민주당을 ‘전체주의 정당’으로 규정지은 데 이어,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는 격앙된 표현을 쏟아내며, 이 후보와 현재 민주당을 고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게서 분리하는 데 집중했다.

 

윤 후보는 김수로왕릉 앞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3억5000만원 들고 가서 8500억원 빼 오는 도시개발에, 그런 부패의 주범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민주당은 노무현의 민주당이냐. 김대중의 민주당이냐”라며 “이들이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파는 것을 믿지 말자. 어디다 그런 분들을 내놓고 선거 장사에 이용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과 노무현 대통령의 원칙이 100분의 1이라도 있다면 민주당 정권이 이런 오만과 부패를 일상화할 수 있겠나”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퇴출돼야 하는 그런 민주당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거제에서도 “민주당이 과거에는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우고 그 전통을 이어간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그러나 이 사람들이 궁궐과도 같은 586 이념세력에 갇혀서 꼼짝도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저런 부패한 세력들을 26년간 상대해온 제가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았나. 지금부터는 국물도 없다(경남 진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다. 이재명 민주당 세력과 대한민국 국민과의 대결(경남 창원)”이라고 날을 세우며 주말 유세를 마무리했다.

 

윤 후보가 막말에 가까운 표현으로 민주당을 집중 타격하는 것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민주당과 이 후보에게 마음을 주지 못 하는 부동층 표심을 겨냥한 전략으로 보인다. 국정 운영 지지율이 40%를 웃도는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대신 민주당과 이 후보를 원색 비판하며 압도적인 정권교체론을 띄우겠다는 뜻이다.

 

다만 당 안팎에선 막말 퍼레이드를 이어가는 윤 후보의 ‘격앙된 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장 분위기에 고무된 윤 후보가 즉흥 발언을 하다 ‘실언 리스크’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과도한 표현이 오히려 중도층의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장 지지를 북돋는 건 좋지만 아직 오차범위 내 선두이기 때문에 중도층 표심을 위해 발언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부모 찬스’ 비판? ‘성별 갈라치기’ 아닌가…윤석열 대선광고 논란

  남성 면접자 좌절앞서 ‘밝게 웃는 여성 면접자’ 부각

  국민의힘 “부모 찬스 피해보는 청년 묘사” 설명

 “여성차별 채용 비리 현실 교묘히 왜곡” 지적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TV 광고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티브이(TV) 광고 속에서 묘사된 채용 면접 장면을 두고 “채용 시 발생하는 성차별 현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기득권 자녀들에게 피해 보는 청년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해당 광고가 여성 면접관과 밝게 웃는 여성 면접자를 부각하며 남성 구직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윤 후보가 최근 공개한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국민편’ 광고를 보면 한 남성이 채용 면접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여성 2명, 남성 1명으로 구성된 면접관들이 앞에 있고 남성 면접자는 옆에 있는 다른 남성 면접자를 쳐다보다가 반대쪽에 밝게 웃고 있는 여성 면접자를 바라본다. 이후 이 남성은 탈락을 예감한 표정으로 옷에 붙은 수험표를 뗀다. 이때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고’라는 자막과 내레이션이 나온다.

 

‘성차별 현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장예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은 페이스북에서 “(광고 속 남성은) 빽 없고 힘없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이다. 옆자리는 부모 찬스로 입시와 취업하는 내로남불 기득권의 자녀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집에 여성 혐오 표현 ‘오또케’ 반영’ 등 선거 과정에서 ‘성별 갈라치기’를 선거 전략으로 이어오다 보니 해당 광고도 ‘여성 혐오’를 통한 득표전략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 장면이 최근 몇년 사이 여성 지원자들을 대거 떨어뜨린 채용비리가 잇달아 발생한 현실을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TV 광고 갈무리

 

해당 광고를 본 직장인 여성 ㄱ(25)씨는 “최근 채용비리만 봐도 여성을 차별하는 비리가 많았다”며 “광고에 다분히 다분히 남녀갈라치기 하는 의도가 드러난다. 평소 윤 후보의 발언기조와도 일맥상통하니까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 입사한 ㄴ(25)씨도 취업 준비 과정에서 실감한 ‘유리천장’을 언급하며 “무너진 공정과 상식의 예시로 나온 면접 상황에서 면접관 과반수를 여자로 설정한건 대체 무슨 저의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면접 가면, 여초 회사조차 열에 아홉이 남성 면접관이었다. 이런 현실에서 대선 후보가 현실을 곡해한 광고를 내놓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기득권 자녀에 의한 채용비리를 보여주려 했다’는 국민의힘의 설명에 대해서도 직장인 여성 ㄷ(25)씨는 “이 장면을 낙하산 채용비리 다루려고 넣었다는 해명을 봤는데 그런 의미를 담고자 했다면 제대로 표현이 안 됐다고 본다”고 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여성 혐오에 기대어 한쪽 성별의 표를 받으려는 선거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전략이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성차별 현실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성 면접자들이 구직과정에서 받는 차별은 ‘현실’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원자를 탈락시켜 인사관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곳은 한국가스안전공사, 대한석탄공사, 케이비(KB)국민은행,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등이 있다. 2017년 킨텍스에서는 남녀 성비를 맞춘다는 이유로 40여 명의 여성 지원자를 탈락시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도 남성을 합격시키기 위해 여성을 부당하게 탈락시킨 사실이 2019년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여성 면접관이 남성 면접관보다 많은 경우도 드물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를 보면 공공기관과 지방공사·공단, 500인 이상 민간기업(대규모 기업집단 중 300인 이상 포함) 관리자 가운데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9%였다. 상장기업의 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5.2%에 불과했다.

 

여름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활동가는 “해당 광고는 실제 면접 장면을 반대로 표현했다. 여성 때문에 남성이 힘들다고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대선 후보들이 마치 여성은 투표권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주빈 고병찬 기자

단일화 제안 철회뒤 “국힘에 결렬책임” 정치적 승부수

 윤석열 무반응 · 이준석 모욕적 도발 등 복합 작용

“감정적 반응” 평가에 “당내 ‘완주’ 목소리 커” 의견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야권 단일화 제안을 공식 철회한 직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유세를 재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대선을 17일을 앞두고 야권 단일화 제안을 공식 철회한 배경엔 국민의힘의 ‘백기 투항’ 압박과 시간 끌기, 모욕적 언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조사 방식의 야권 단일화를 제안한 그가 일주일 만에 ‘마이웨이’를 선언하며 다시 한 번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에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봤다”며 “비록 험하고 어렵더라도 저는 제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무반응,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도발, 국민의힘 안팎의 모욕적인 반응 등으로 자신의 진정성이 훼손됐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 안 후보 설명이다. 단일화 논의 결렬의 책임을 국민의힘 쪽으로 돌리면서, 남은 선거 운동의 동력을 삼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논의 당사자인 윤 후보는 안 후보가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을 통한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이후 극도로 말을 아꼈다. 지난 일주일간 단일화 관련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원론적 답변만 반복했다. 두 사람은 지난 16일 국민의당 유세 차량 사고 사망자 빈소에서 20여분, 20일 전화통화를 통해 1∼2분 정도 직접 대화를 나눴지만, 단일화와 관련한 윤 후보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그간 윤 후보의 무반응은 상승세를 탄 자신의 지지율을 기반으로 안 후보의 ‘백기 투항’을 압박하기 위한 최적의 시점을 기다리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안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 상례는 후보인 제가 제안을 했으면 마땅히 윤 후보가 직접 대답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윤 후보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안 후보를 ‘원색 비난’하며 노골적으로 압박한 것도 단일화 결렬 선언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후보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연일 쏟아내 단일화 결렬을 사실상 도발했다. 그는 이날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전 <한국방송>(KBS) ‘일요진단’에서 전날 안 후보가 ‘고인의 뜻을 존중해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고인이 갑자기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나. 국민의당 유세차 버스 운전하는 분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써 놓고 가시나”라고 비아냥 대듯이 말했고, 이에 국민의당이 ‘금도를 넘었다’며 격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직후에도 “단일화 제안을 하다가 갑자기 또 완주 선언을 하셨으면, 조변석개하는 입장변화에 대한 비판은 안 후보님과 국민의당이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또 다시 감정을 거스르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날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이 안 후보의 ‘정치적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해석이 분분하다. 앞서 안 후보 지지 선언을 했던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겨레>에 “책임 총리, 경기지사 등 (국민의힘 쪽에서) 그간 나온 얘기는 안 후보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며 “단일화 협상을 하자는 분들이 요구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 프레임을 씌우고 그런 말을 퍼뜨리는 것은 조롱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상황은 전체적으로 감정적인 반응이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뜨겁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윤 후보가 진지하게 대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는 기존 정치 문법대로 계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당내에서도 국민의힘의 도 넘은 ‘프레임 선동’에 대해 모욕적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완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안 후보의 오늘 기자회견을 다른 의도로 보지 말아달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아내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함께하는 선거 운동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안 후보는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정권교체만 하고 대한민국이 나아지지 않으면 정권교체를 할 필요가 없다”면서 “정권교체만 하고 적폐를 몰아낸 다음에 그 자리에 들어가서 또 적폐가 되면 그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적폐교대가 아닌가”라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기호) 1번이 되거나 2번이 되거나 똑같이 5년 내내 국민은 반으로 나뉘어 서로 싸울 것”이라며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떨어뜨리는 게 대통령 선거가 아니다.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 우리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사람, 우리나라 인재를 골고루 등용해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뽑는 게 대통령 선거”라고 표심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김미나 기자

 

안철수 ‘독자완주’ 선언뒤 ‘국힘 책임론’ 반격…D-17 대선 요동칠까

 

“단일화 진정성 폄하·가짜뉴스로 모욕” 책임론

안 ‘독자완주’ 선언, 중도표심 변화에 촉각

민주-국힘 박빙구도 속 막판까지 변수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접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저는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논의를 철회했다. 대선 막판 변수로 거론돼온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의 문이 일단 닫히면서, 17일 남은 선거판은 또다시 요동치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일주일 기다리고 지켜보았다. 더 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며 대선 독자 완주 의사를 밝혔다.지난 13일 대선 후보 등록 직후 윤 후보에게 100% 국민경선 방식의 여론조사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바 있지만 “더이상 (윤 후보의) 답변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 “본 선거 3주 중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모든 책임을 국민의힘 쪽으로 돌렸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머리에 자신의 단일화 제안이 “어떻게 해서든 단일화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치 환경과 구도를 극복해보려는 고육지책이었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달라는 여론의 뜻을 받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단일화 대상이던 국민의힘 쪽을 향해 감정적인 비판을 쏟아내는 데 기자회견 시간 절반 가까이 할애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을 향해 “제 제안을 받은 윤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오히려 윤 후보 뜻이라며 제1야당의 이런저런 사람들이 끼어들어 제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하하고 왜곡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 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트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강하게 맞섰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던 지난 15일 국민의당 유세 버스 사고로 국민의당 지역 선거대책위원장 등 2명이 사망하고 안 후보가 선거운동을 중단했을 때, 국민의힘 쪽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 없는 흑색선전들을 언급하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윤 후보 답변을) 더 기다린다는 것은 저 자신은 물론, 저를 아껴주는 당원 동지들과 전국 지지자분들 모두에게 모욕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상처받고 모욕받는 일은 제가 중단시켜야만 했다”고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한 배경을 밝혔다.

 

안 후보의 독자 완주 발표로 이번 선거가 다자구도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수층 분열, 중도층 표심 변화가 예상된다. ‘이재명- 윤석열’ 양강 박빙 구도가 초접전 상황으로 맞붙는 현 상황에서, 안 후보를 안고 가려는 양쪽의 구애가 막판까지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단일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정치학) 교수는 <한겨레>에 “안 후보가 선거 동력을 살리고 명분을 찾기 위해 공을 다시 국민의힘 쪽으로 넘긴 상황”이라며 “박빙 상황인 윤 후보 쪽에서는 어떻게든 단일화를 이뤄내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가능성은 선거 전날까지는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나 기자

 

이재명 "안철수 고뇌에 공감…미래와 통합으로 가야"

 

지난 16일 국민의당 고(故) 손평오 지역선대위원장 빈소 조문한 뒤 안철수 후보 위로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0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고뇌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한 안 후보를 향해 "87체제 아래 양당 독점체제는 국민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고, 제3의 선택이 불가능한 정치환경은 상대의 실패가 나의 기회가 되어 선의의 경쟁보다 발목잡기가 능사인 구체제 정치를 낳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이제 더 나쁜 '묻지마 정권교체'를 넘어 더 나은 '정치교체'가 되어야 하고, 정치교체가 세상교체 시대교체를 이끌어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위기가 미래를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퇴행적 정쟁의 구체제 정치를 종식하고,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미래와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안 후보님의 구체제 정치 종식과 새정치를 향한 정치교체의 열망과 의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단일화 결렬 선언 회견에서 "대한민국이 통합하고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낡은 정치, 기득권, 반칙과 특권 등을 청산하는 구체제의 종식이 필수적이고 우선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으로 민주당 내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안도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의 언급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 단일화 결렬 선언’에…국힘은 당혹, 민주는 표정관리

국힘 “여러 채널 교류중 의외 행보” 여론조사 단일화엔 선긋기

민주, ‘야권 단일화’ 결렬에 내심 안도…안 후보쪽 ‘구애’는 계속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을 철회하자 국민의힘 쪽에선 “정권 교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단일화 변수’가 사라진 것에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안 후보께서 말씀하신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께 실망을 드려선 안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 문제 처리하기엔 이제 물리적 시간이 없다’는 안 후보의 지적에 대해서도 “보텀업(상향식)으로 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톱다운(하향식) 방식은 가능한 것 아니냐”며 “길은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선 이미 답을 드렸다”며 안 후보가 제안한 방식의 단일화에는 거듭 선을 그었지만 막판 후보 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안 후보의 갑작스런 결렬 선언에 충격과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 응답이 없었다’고 주장한데 대해 “물밑에서 여러 교류가 이어지고 있었고, 다양한 채널에서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며 “사전에 이런 (결렬) 분위기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그동안 안 후보 측과 윤석열 선거대책본부 측은 꾸준히 소통해왔다”며 “안 후보 측의 안타까운 사고로 좀 시간이 지체된 측면이 있다. 갑자기 이런 선언을 하셔서 약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윤 후보 쪽에선 안 후보의 ‘입장 변화’ 배경을 탐색하면서도 단일화 파기가 윤 후보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빙 판세가 이어질 수록 되레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단일화를 하면 좋다는 것이지, 단일화 자체가 전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일단 안 후보 쪽과 소통을 이어가겠다면서도 안 후보가 언급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는 거듭 선을 그었다. 이 수석대변인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선 이미 답을 드렸다. ‘고민해보겠다, 하지만 아쉽다’는 그 이상 검토된 바 없다”고 했다. 또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단일화 논의에만 빠져들 수는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는 등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와 양자 구도보다 안 후보까지 포함한 3자 구도가 민주당에 불리한 정권교체론 구도를 약화하는 만큼 호재는 호재이다”라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안 후보가 제시하는 과학기술강국 어젠다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며 안 후보를 향한 ‘구애’를 이어갔다. 김해정 최하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