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검찰, 명태균-김건희 통화 질문은 안 해"
4500개 녹취록, 공식·비공식 회계 장부 일체 제출
"대통령이 관여했냐는 질문 8번 수사 중 1차례뿐"
"검찰이 명 씨와 용산의 연관성을 질문했어야 해"
어설픈 압수수색 등 검찰 조사 못 믿을 이유 수두룩
민주당 "국정농단 범죄 지우는 것은 무모한 시도"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포함한 4인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검찰이 짠 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 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국정농단'이 빠지고 '돈 관계'를 수사했다는 것은 몸통은 뺀 채 깃털만 좇는 격이다.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 씨는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검찰 조사 과정을 밝혔다. 강 씨는 총 8번의 검찰 수사를 받았고 마지막 출석한 날은 지난 6일이다.
수사 분위기가 나쁘진 않았다. 강 씨는 "초반 4번은 수사관이 수사를 했고, 나머지 4번은 수사관이 한 질문을 검사가 보완해서 질문하는 식이었다"며 "강압적인 분위기는 없었다. (내가) 진술할 때 귀담아 들었다"고 했다.
검찰에 증거로 제출한 자료도 설명했다. 그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선거 관련해서 지방 예비 후보자들에게 준 돈에 관한 장부가 있다"며 "이게 7억 원 전후다. 장부를 거의 암호화해 놨기 때문에 직접 설명했다. 이런 돈이 어떻게 들어온 것인지도 말했고, 명태균 대표에게 지출했던 회계 장부 목록도 제출했다"고 말했다.
강 씨가 검찰에 제출한 자료는 김영선 전 의원이 선거할 때의 비공식·공식 회계 장부, 약 4500개의 휴대폰 녹취록, 강 씨의 통장 계좌 등이다. 녹취록을 제외하면 모두 '돈'과 관련된 증거 물품이다.
'검찰에게 공천 개입과 관련된 진술을 많이 했냐'는 질문에 강 씨는 "여론조사 비용에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며 "검찰이 공짜 여론조사가 81회 있었고 거기에 3억 원 이상 돈이 들어갔다는 질문도 했다"고 답했다.
반면 명 씨와 김건희 씨가 어떻게 소통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강 씨는 "검찰이 알고 있어서 그런 건지 김건희 씨와 명 씨의 질문은 없었다"고 했다.
이 질문은 명 씨가 대선 기간 내내 여론조사 결과지를 들고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을 간 것과 윤 대통령의 자택인 아크로비스타에 자주 갔다는 녹취록 내용을 알기 위해 필요하다. 그 연장선상에서 명 씨가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씨의 힘으로 김 전 의원을 당선시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검찰이 이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수사선상에서 '대통령 부부'를 뺐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짜 여론 조사에 관한 질문은 있었다. 강 씨는 "수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이냐는 질문이 있었다"며 "(직접 들은 적이 없어서) 알 수 없다고 답했는데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 질문은 8번의 수사 중에서 1번 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패널로 참여한 김갑수 평론가는 검찰이 수사 방향을 정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평론가는 "한 번만 질문한 것은 놀랍다"며 "나도 검찰 수사를 받은 적 있지만 보통 수사를 할 때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재질문을 한다. 검찰은 돈 문제가 아니라 명 씨와 용산이 얼마나 자주 연락했고 어떻게 엮이게 됐는지를 질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수사 방식에 대해 강 씨 역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강 씨는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조사 횟수가 너무 적다"며 "(명 씨와 김 전 의원이 국정농단을) 부인해서 수사가 빨리 끝난 것 아닐지 생각도 들고, 검찰이 (명 씨를) 봐주기로 약속해서 빨리 끝난 것 아닌가 생각도 든다"고 했다.
검찰 조사 횟수도 달랐다는 것이다. 강 씨가 8번의 조사를 받는 동안 명 씨는 2번의 조사로 검찰 조사가 끝났다. 김 전 의원도 역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총 2번만 출석했다.
검찰 조사를 믿을 수 없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창원지검은 미래한국연구소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려고 사무실을 찾았지만 이미 폐업한 후였다. 명 씨는 압수수색을 하기 한 달 전에 이미 짐을 다른 곳으로 옮긴 뒤였다.
자택 압수수색에도 문제가 있었다. 검찰은 명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 한 다음에 포렌식을 위해 휴대폰을 압수했지만, 명 씨는 압수 당일 9시간 만에 휴대폰을 돌려받았다. 휴대폰에 저장된 SNS 대화 기록과 통화 기록, 음성 파일을 추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어서 압수 당일에 돌려주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전부 '봐주기를 위한' 정황으로 보인다.
검찰의 편향적인 수사에 민주당도 연일 불신을 표시하고 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명 씨와 김 전 의원 등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수사 의지를 기대하는 것은 사막에서 물을 찾는 격"이라며 "오히려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막기 위한 꼬리 자르기 수사 아니냐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검찰도 대통령의 육성을 숨길 순 없다. 정치검찰이 명 씨의 입을 틀어막아도 명 씨의 녹취를 막을 순 없다"면서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범죄를 지우려는 무모한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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